2009.09.13 08:51




한양으로 무대를 옮긴 '탐나는 도다' 이번 11회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박규도령, 버진, 윌리엄의 한양 가는 길에 사연도 구구절절, 고비도 고개고개 참으로 험난하기만 합니다. 세 사람 한양가는 길, 우리도 함께 따라가 볼까요? 참, 괴나리 봇짐 다 싸셨지요? 자, 그럼 짚신 세켤레 괴나리 봇짐 뒤에 털렁털렁 매달고 달려가 보자구요! 배낭 매고 오셔도 상관없습니다. '탐나는 도다' 11회 리뷰 들어갑니다! 이번회는 박규(임주환)도령에 대해 쓸게 많으니 세세한 것은 넘어가고 한양까지 제 전용 천리마를 타고 달려가겠습니다.  

낭만도공(이한위)의 가마에서 상봉을 한 박규도령, 버진, 윌리엄, 얀 네사람은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특히 동인도 회사 직원 얀은 하루빨리 조선땅을 떠나려고 합니다. 윌리엄을 데리고 말이지요. 버진이도 함께 데리고 가야한다며 떼를 쓰는 윌리엄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버진도 데려가려 해요. 윌리엄은 나카사키든 잉글랜드든 버진과 함께라면 지옥도 불사할 태세입니다.
그런데 자상을 입은 박규도령을 두고 가려니 버진이 발길이 떨어지지 않지요. 정성스레 약을 다려 마지막 인사라도 하려고 하는데 박규도령 문도 열어주지 않습니다. 길을 나선 버진이 몇번이고 뒤를 돌아보지만 박규도령 코빼기도 비치지 않아요.
동인도 상단의 사람들을 기다리며 여곽에 윌리엄 혼자 두고 저자거리에 장보러 나선 버진과 얀은 또다시 나타난 서린상단의 삿갓때문에 장을 빠져 나옵니다. 그리고 버진은 한달음에 박규도령이 있는 가마로 돌아오게 되지요. 박규를 택해 걸음을 돌린 버진을 찾아 윌리엄 역시 얀에게 혼자가라고 하고 가마로 왔지요. 한편 낭만도공(이한위)은 관아에 어사가 자신의 가마에 있음을 알려 관군이 어사박규 나으리를 모시러 오게 되었으니 다음은 아시겠지요? 윌리엄이 이제 조선을 빠져나가기가 힘들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드디어 박규일행은 한양에 당도합니다. 한양에 도착하자마자 세사람에게 많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우선 박규와 윌리엄은 임금(인조)을 알현하는데요, 윌리엄을 죽이라는 명은 다행히 내리지 않아요. 대신 로버트 할리씨(하일)를 소개받았지요. 할리씨는 제주에 표류했다가 귀화한 네델란드인으로 지금은 훈련도감에서 무기제조를 담당하는 박연이라는 인물로 깜짝 변신했네요. 박규는 제주에서 진상품 도적 사건을 수사하다 의혹을 가지게 된 서린상단에 대해 조사를 하기위해 사헌부로 자진 전근을 요청해 이제 사헌부 소속 관리가 되었어요.
그런데 한양땅에 처음 온 버진이가 문제에요. 박규도령 모친 엄씨부인(양희경)이 대단한 극성엄마거든요. 박규도령 몸종 봉삼이가 대상군 딸이라 하니 대상군이 무슨 벼슬 비슷한 직위인줄 알고 버진이를 양가집 규수로 오해하고 맙니다. 더 나아가 한밤중 화장실을 찾던 버진이 도둑으로 오인되어 벌인 소동으로, 엄씨부인은 박규와 버진이 그동안 밤에 만리장성을 쌓은 걸로 오해하고 말았으니 앞으로 버진에게 무슨 일들이 일어날지 궁금합니다. 게다가 소화불량에 걸린 버진이 홀몸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금쪽같은 아들에 대한 실망은 고사하고, 촌닭며느리를 봐야할 지도 모르게 생겼으니 어떡하지요. 소문이라도 나면 한양마님들 곗날에도 참석하기 힘들게 생겼네요. 
행색이 꼬질꼬질한 것에 못마땅했던 엄씨부인 버진에게 몸단장을 시키라고 하니, 버진이 순식간에 어여쁜 한양규수로 변신합니다. 예전 모습도 귀엽고 좋았는데, 꽃단장 분단장하고 예쁜 옷을 입혀놓으니 더 귀엽고 예쁘지요. 박규도령도 입을 허벌레 하고 볼 정도였으니까요.
"니가 내 망아지더냐. 너 정말....어찌 이리도 고우냐"라고 하고 싶었겠지만 "뭘 입혀도 태가 안나는구나, 호박에 줄 긋는다고 달라지겠냐만은" 하면서 말꼬리를 흐리는데, 박규도령 얼굴에 한가득 퍼진 웃는 미소만은 감출 수 없었나봅니다. 그러나 눈치라고는 반푼어치도 없는 버진이는 박규를 보자 또 윌리엄 타령입니다. 속으로 '내 망아지 이뻐 죽겠어' 어쩔줄 몰라하는 박규도령 또 샘초롱해져 버리지요. "제주에서나 한양에서나 윌리엄 얘기뿐이냐"고 말입니다.
그리고 묻지요. "그리 윌리엄이 걱정되느냐? 그런데도 어찌하여 가마에 있던 내게 다시 돌아왔느냐"며 말입니다. 이때 버진이도 자신의 감정을 보일락말락 박규에게 전하려 했지요. 아마 "박규 니가 걱정되서..."이런 말이었겠지만 분위기 좋았는데 이때 눈치없는 봉삼이가 들어와서 '새나라의 일꾼은 일찍 자야한다'고 훼방을 놔버립니다. 봉삼이 미워!
그런데 한양으로 오자마자 주위에서는 일이 커지네요. 서린상단 대행수 서린이 야심의 비수를 들었거든요. 서린의 야심이 이제보니 조선의 개항을 통해 서린상단을 키우고 조선경제를 장악한 다음에 나라를 통째로 먹어버리려는 속셈이었군요. 병조판서까지 그녀의 치마폭에서 노는 걸 보니 권력층 깊숙이까지 손을 미치고 있다는 뜻인데 갈수록 포악해져가는 현재의 임금 인조를 보니 앞날이 걱정입니다. 
성군아래 충신 나오고 폭군아래 간신이 나오는데 지금의 인조임금은 병자호란의 삼전도 치욕 이후 청에 볼모로 잡혀갔다가 돌아온 소현세자를 경계하고 있으니 조선 조정이 풍전등화에 놓인 형국입니다. 총명하고 서양문물에 관심과 이해가 깊었던 소현세자는 이후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말았는데 우리 역사상 정말 아까운 인물입니다. 

그런데 이번 '탐나는 도다' 11회를 보면서 박규도령 임주환의 세심한 연기에 밑줄 쫙 한번 긋고 가야겠네요. 박규도령 임주환은 윌리엄이나 얀에 비하면 세심한 감정표현을 많이 해야 하는 캐릭터입니다. 반듯한 사대부의 연기도 흠잡을 데가 없지만, 가끔씩 보여주는 코믹한 표정 또한 극의 흐름에 방해되지 않게 적절하게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이번회에서는 사랑하는 이를 보내는 애끓는 슬픔을 절절하게 표현하며 내면연기의 진수를 보여주었지요. 박규도령이 버진을 보내던 절절했던 장면, 다시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상깊었던 두 장면만 추려보면 우선 자상을 입었던 자신을 치료해 주던 버진을 바라보는 눈이었어요. 슬픔과 두근거림과 안타까운 감정들이 뒤섞여있는 감정을 그 눈빛으로 잘 보여주었다는 생각입니다. 낭만도공의 가마에 숨어있다가 버진과 재회한 박규는 짤막한 말한마디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요. "나쁘지 않구나. 망아지 널 다시는 못 볼줄 알았는데 다시보니 나쁘지 않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은 버진이 약을 발라주고 나가는 장면인데요. 이때 박규 가슴을 살짝 앞으로 숙입니다. 마음이 버진을 향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 마음을 막기 위해 손은 무릎을 꼭 잡고 있어요. 내일이면 윌리엄과 나카사키로 떠나는 버진을 잡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있다가, 버진이 나가 버리자 허탈한 듯 무릎을 잡고 있던 손을 풀어버리는 세심한 감정연기가 가슴을 찡하게 했습니다.
박규도령 임주환의 감정이 절정에 이른 것은 다음날 버진이 떠나는 장면이었어요. 마지막으로 인사라도 나누자는 버진에게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고 방에서 숨죽여 흐느끼는 박규도령. 한양 최고의 인기도령 박규를 한낱 잠녀를 사랑하는 그 박규도령이라고 상상이나 하겠어요. 방가운데 우두커니 앉아 끅끅 흐느껴우는 박규도령의 마음이 어찌나 가슴을 후비던지... 사대부가 여인네 때문에 저렇게 울기도 힘들텐데 역시 사랑은 체면도 지위도 다 잊게 하나봅니다.
박규도령은 버진을 향한 마음을 언제까지 감출 수 있을런지, 아니 억누를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박규도령! 그러다 병 생겨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얼른 버진에게 보여줘봐요. 사랑은 쟁취하는 거라구요! 버진이도 지금 내 마음 나도 몰라인 것 같은데.. 버진이의 박규와 윌리엄에 대한 마음은 대체 뭘까요? 저는 박규도령에게는 연정, 윌리엄에게는 애틋한 우정 내지는 모성애 비슷한 감정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버진낭자! 두 남자 속 끓이지 말고 얼른 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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