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20 09:26




다음은 자신의 이상형과는 전혀 거리가 먼 여자의 얼굴이 둥둥 떠다녀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스스로를 로맨티스트 순정남이라고 밝힌 천재용씨의 사연입니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첫사랑 쌤집 앞에서 였습니다. 어둠 속에서 허리를 숙이고 뭔가를 뒤적이는 사람에게 말을 붙였는데, 갑자기 느닷없이 얼굴에 날아든 것은 쓰레기 봉지였죠. '내를 어떻게 보고 치한으로 오인을 했는지 참 내 기가막혀서'...
손버릇이 무지막지한 여자, 차윤희 쌤 이후 처음 본 괴력의 여자였죠. 내 고운 얼굴에 상처를 내고도, 사과는 커녕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여자, 이런 경우를 적반하장이라고 하죠. 난 치료비를 받아야 했고, 솔직히 치료비는 핑계였고, 경찰서에 폭행으로 고소한다고 겁만 좀 줄려고 했어요.
전요, 아무리 세상이 바꼈다고는 하지만 여자는 여자다워야 하고,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는 것을 소신으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의 극히 평균적인 남자입니다. 평균치보다 좀 많이 잘생겼다는 것이 제 단점이자 장점이지만요. 제 자랑같지만 너무 잘생기고 완벽하다보니, 여자들이 겁을 내는 것같더라고요. 당연히 임자가 있을 거라고, 못 오를 나무라고 생각해서 인지 여자들이 저를 어려워해요. 하긴 저처럼 잘생기고 완벽한 남자를 애인으로 두면 불안하겠죠. 

치료비를 핑계로 여성스럽지 못한 그 여자를 교육을 시키기 위해 몇번 만났습니다. 그런 여자를 누가 데려갈 지 같은 남자입장에서 너무 안됐다는 생각에, 누군지 모르는 남자에게 동정심이 가서 조금 편하게 살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제가 로맨티스트이면서, 또 휴머니스트라 그냥 지나치면 죄될 것같더라고요.
그런데 도무지 교육이 안되는 여자더군요. 여자가 감히 전화를 제멋대로 끊어버리지 않나, 더 기가막히고 코가 막힌 것은 나를 우리 쌤과 부적절한 사이라고, 나를 완전 이상한 놈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있죠. 우리 쌤이 알고 보니 그 여자 오빠의 부인이었더라고요. 뭐 이런 경우가 다있나, 완전 X밟았죠. 차윤희 쌤의 시누이라는데 잘못하다간 쎔한테 얻어터지겠고, 쌤은 아직도 나를 자기 제자로 생각한다니까요. 암튼 쌤때문에 그 여자랑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았죠.
근데 쌤이 내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어요. 이쁘고 마음 고운 여자라고 소개팅을 시켜준다기에 기대 잔뜩하고 나갔는데, 그 여자가 나왔지 뭡니까? 머리는 선머스마처럼 짧게 잘라, 멀리서 보면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도 안가는 여자를 뭐!!!!예쁘다고. 쌤한테 세게 뒤통수를 맞아 기분도 드럽고, 그동안 그 여자한테 당한게 억울해서 그날 아주 가벼운 복수를 해줬지요. 맞선을 본다고 꼴에 하이힐을 신고 나왔길래, 좀 많이 걷게 했죠. 내가 신사라서 여자를 팬다거나 하는 짓은 안하거든요. 그것으로 그 여자와의 악연은 쫑냈다고 생각하니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더라고요.
근데 우리 쌤이 또 장난을 친 거있죠. 레스토랑에 사람 하나 쓰라고, 일잘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추천한다고 꼭 채용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가길래, 오지랖 넓은 쌤이 마음이 약해 후배 취직자리를 알아봐 주나 보다 싶었죠. 근데 또 그여자더라고요. 전생에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내 인생에 굴러 들어온 웬수덩어리.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아서, 레스토랑 일이 힘들거라고 겁을 좀 줬죠. 제풀에 나가 떨어졌으면 싶어서요. 그런데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남자도 휘청이는 밀가루 포대를 척 걸쳐매고 나르는 항우장사의 괴력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전등까지 교체하는 맥가이버의 재주까지 보여주니 어쩔 수 없이 우선은 임시직으로 고용한다는 조건으로 채용을 할 수밖에 없었죠. 쪼잔하게 과거의 악연에 얽혀 일자리를 주지 않으려 한다는 말을 듣기는, 이 천재용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고, 청년 실업률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대국적인 애국심까지 발휘했던 거죠. 제가 제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대인배 스타일입니다ㅎ.
그 여자 이름은 방둘숙입니다. 실명을 밝히면 안되니 아무도 눈치못채는 가명으로 그 여자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 맞겠죠? 방둘숙씨는 그렇게 제가 점장으로 있는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정말 성실이라는 이름표를 붙여줘도 될만큼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둘숙씨가 이상하게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오해는 하지 마세요. 신경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는 분들도 있던데, 방둘숙씨는 제 이상형과는 전혀, 완벽하게 거리가 머니까요. 저는 첫사랑에 심하게 데여서 성격 강하고 폭력성이 있는 여자는 정말 진저리나게 싫습니다. 여자라면 다소곳하고, 애교도 좀 부릴 줄 알고, 참신하게 스커트도 입고, 말도 나긋나긋하게 방긋방긋 웃을 줄 알아야 되는데, 방둘숙씨는 몸만 여자지 다른 것은 남자라고 보면 되거든요.
그런데 방둘숙씨를 처음으로 여자라고 생각하게 된 사건이 일어났어요. 십년 첫사랑이 결혼을 한다고 레스토랑에 여우같이 생긴 여자랑 왔는데, 방둘숙씨 표정이 안좋더라고요. 금방 눈물을 쏟을 것처럼 하고,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서, "나 이 남자 좋아한다"라고 딱 쓰여있더라고요. 근데 왜일까요? 기분이 괜히 안좋은 것있죠. 막 신경쓰이고 두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나 듣고 싶어지고, 좋아하는 남자한테 고백도 못해보고 10년을 혼자 짝사랑만 했다는 미련곰퉁이가 안됐고, 암튼 그렇더라고요. 내가 휴머니스트라는 말 했던가요?
그리고 진짜 사건이 터졌죠. 그 여자 10년 사랑 그 놈이 결혼 일주일을 남겨두고 파혼을 해버렸다는 거예요. 2주일 전에는 그 여자한테 좋아했다고 고백을 하지 않나, 그 여자를 흔들어 대더니 말이죠. 그 여자가 늦은 고백을 듣고 우는데, 그냥 내 가슴이 더 아파오더라고요. 그래서 또 다시 울면 짜르겠다고 경고장도 날렸는데, 사실은 그 여자가 우는 모습이 마음 아파서였어요.
오늘은 레스토랑에 진상 여자가 나타나 또 방둘숙 그 여자 눈에 눈물을 흘리게 만들어서 짜증이 확 밀려왔어요. 파혼당한 것이 방둘숙씨 때문이었다고, 친구들 떼거지로 몰고와서 그 여자에게 폭언을 하는데 못들어주겠더라고요. 근데 내가 무슨 죄야? 나한테 직원 교육을 잘못 시켰느니 말았느니, 내 참 그런 진상은 또 처음봤습니다. 그런 여자 만날까 내가 여자만나기가 겁나요. 점잖은 체면에 욕은 못해주고, 사실만은 깨우쳐줬죠.
"방둘숙씨 그런 사람 아닙니다. 방둘숙씨는 남의 남자를 빼앗는 여자가 아니라, 남의 남자가 좋아할 만한 여자죠. 가만히 있어도 좋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여자, 남자입장에서 '여자가 진상이다, 싸가지다' 그러면, '방둘숙씨같은 여자랑 결혼하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드는 여자죠". 그리고 영업시간 끝났으니 그만 나가라고 쫓아내 버렸죠. 내가 생각해도 내가 멋있었던 것 있죠. 진상여자 가는 길에 쏠트 한 바가지 뿌려주고, 아 말로요. 아깝게 소금을 왜 뿌려요. 암튼 들어오니 그 미련곰탱이가 쓰레기 봉투를 나르고 있더군요. 눈물을 흘리면서 말이죠.
바보, 쓰레기 봉투로 가리면 모를 줄 알았는지.... 해 줄말이라고는 울지말라는 말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기운내라고, 그런 이상한 친구 앞으로 사귀지 말라고 어깨를 토닥여줬는데, 그 여자가 내 가슴에 팍 기대어 엉엉 우는 거예요. 아, 제가 이런 걸 무지 싫어하거든요. 안아주면 이상한 놈 되고, 그렇다고 뿌리치면 인정머리도 없는 놈 되고....
그런데 요즘 제가 좀 이상해지고 있어요. 레스토랑에서 하루종일 그 여자 얼굴만 쫓아다니네요. 그 여자만 보면 미친 놈처럼 실실 웃음이 나옵니다. 집에 오면 잠도 안오고, 벽에서 그 여자가 떼거지로 튀어나오는 환시증상까지 겪고 있습니다. 잠이 안와 미치겠어요. 예전에 그 여자가 만든 귀신들린 식탁때문에 잠을 자지 못해 맨날 팬더가 됐는데, 다시 그 증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내가 왜 그 여자때문에 잠도 못자고 이래야 되냐고요. 내가, 이 천재용이 방둘숙 그 멋대가리 없는 곰탱이를 설마 좋아하는 건가요? 내 이상형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데, 나 미쳤나 봐요. 어떡하죠?" 
이상형이 아닌 여자때문에 불면증으로 고생하신다는 천재용씨의 사연이었습니다. 지금 시청자의 의견이 속속 들어오고 있는데요, 천재용씨는 방둘숙이라는 분을 좋아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네요. 그리고 방둘숙씨에게 빨리 고백해서 두 사람이 예쁜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는 응원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이라며, 천재용씨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는 의견도 많네요. 천재용씨, 용기있는 고백으로 불면증을 동반한 환각증상을 속히 치료하기 바랍니다^^

요즘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훈훈하게 달구고 있는 커플이 방이숙-천재용 커플이죠. 이희준(천재용)의 사투리도 매력적이고, 연기가 자연스러워 극중 인물이라 하기보다는 현실에 있을 법한 남자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캐릭터입니다. 무뚝뚝한 듯 다정하고, 방귀남 버금가는 훈남이라 참 마음에 드네요. 우는 방이숙을 안아주지도 못하고, 손가락에 힘 꽉 주는 모습이 너무 귀엽더군요. 여자를 사겨보지 못한 듯한 순진한 천재용 캐릭터를 실감나게 보여주는 이희준, 가족드라마 속의 로맨스를 감칠맛나게 살려주는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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