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14 10:15




목단이 자신의 첫사랑 분이이자, 친구 슌지의 첫사랑 에스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강토입니다. 그러나 목단에게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밝힐 수 없는 강토의 속마음을, 주원이 좋은 내면연기로 표현했지요. 목단이 깨어나자 처음으로 이강토에게서 그의 참모습을 발견한 수 있었습니다.
"정말 다행이야"라며 웃는 이강토, 그렇게 해맑고 고운 아이가 왜놈의 개가 되어야 했는지, 망국의 백성, 그 서글픈 한 단면이겠지요. 얼굴을 잃은 사람들, 이름을 잃은 사람들이 많았던 일제강점기의...
이번회 가장 통쾌했던 장면은 조일은행의 돈을 빼돌린 현금수송차를 가로막은 각시탈의 활약이었습니다. 사과궤짝에 가득 담겨있는 썩은 사과를 받은 기무라 타로(천호진)의 썩은 표정이란... 대박이었습니다. 사과궤짝은 우리 사회의 신랄한 풍자 한장면이기도 해서 더 통쾌하더군요.
조일은행 현금수송차 탈취사건은 예기치 않은 비극으로 이어져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조선인들에게 현금을 던져 주고 돌아온 각시탈 이강산이 어머니의 죽음을 봐야했기 때문에 말이지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각시탈의 활약만큼이나 바보와 얼굴없는 독립군 각시탈, 죽은 어머니를 가슴에 안고 우는 이강산을 넘나들며, 신현준이 좋은 연기를 보였지요. 특히 신현준의 오열연기는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슬픔이 무엇인지를 잘 표현해서 감동적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과 형의 정체로 강토가 각시탈이 될 것이라는 것이 예고편을 통해 암시되기도 했는데요, 사자놀이에서 보여준 주원의 액션연기가 훌륭하더군요. 대역을 쓴 것 같지는 않았는데, 주원의 각시탈은 신현준의 각시탈보다는 역동성이 가미될 것이라 생각되기에, 볼거리가 더 풍성해 질 것같은 예감이 드네요.
무엇보다 첫사랑 목단에게 마저도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 하는 이강토의 애틋한 감정은, 스펙터클한 드라마를 서정적으로 이끌어 가는 한 축이 될 듯한데, 그 감정선을 이어주는 주원의 연기가 참 좋더군요. 
왜놈앞잡이, 매국노, 독립군잡는 식인종이라는 독설에 강토는 화가 치밉니다. 독립군 대장 목담사리의 딸이자 오매불망 잊지 못했던 첫사랑, 강토가 기필코 잡아야 하는 각시탈의 한패라는 현실은 강토가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밝힐 기회도 주지 않습니다.
친구 슌지의 첫사랑, 슌지의 옷장에서 옷을 벗고 숨어있었던 여자가 분이었다니, 슌지에게 보내는 분이의 다정한 눈길은 강토의 질투심에 불을 지피지요. 오래동안 잊고 있었는데, 죽은 줄로만 알고 가슴 한 켠에 묻어두었는데, 막상 눈앞에 나타난 분이를 보자 강토는 분이에 대한 사랑이 온몸에서 살아나고 있음을 느낍니다.
분이와의 재회로 심란한 강토에게 전해질 어머니의 죽음이 강토를 어떻게 분노하게 할지, 얼핏 보여진 2대 각시탈이 강토라는 암시를 통해 나왔지요. 켄지의 총에 맞아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될 강토, 슌지와는 함께 할 수 없는 길을 가게 되겠지요.
의문의 여인 우에노와 이강토와의 인연도 밝혀졌지요. 경찰서를 나가는 이강토를 보며 얼음처럼 굳어버린 우에노가 무슨 곡절이 있길래 싶었는데, 과거 명월관 기생이었을 때 이강토가 목숨을 걸고 지켜주었던 인연이 있었지요. 콘노(김응수)와 각시탈을 잡기 위해 온 우에노가 각시탈을 잡아야 하는 이강토와 같은 운명을 가졌다고 미소짓는 것을 보니, 아이러니한 삼각관계를 느끼게도 합니다. 그녀가 유일하게 조선인 중에 좋아하는 사람 이강토는 그녀가 잡아야 하는 각시탈이니 말입니다.
번번히 목숨을 구해준 각시탈을 좋아하는 목단의 삼각관계는 우에노와는 정반대지요. 각시탈을 벗은 이강토는 죽이고 싶은 적 왜놈앞잡이 식인종이니, 이 무슨 가혹한 운명인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이강토가 그 각시탈을 쓰게 될 것이기에, 목단의 각시탈을 향한 연모의 마음도 더 싶어질테지요.
조선의 얼굴없는 영웅 각시탈이 아들 강산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어머니, 그러나 비극은 너무나 빨리 찾아왔습니다. 자랑스러운 아들, 그 고단했을 어깨를 다독여주지도 못하고, 어머니(송옥숙)는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늘 가슴에 아픈 손가락이었던 강산이가, 바보라고 놀림받고 왜놈 앞잡이 형이라고 강토를 대신해 뭇매를 맞으면서도, 한 번도 속을 내비치지 않은 강산이가 각시탈이었다니...
속을 내비칠 수가 없어서 였습니다. 그 말 못하는 심정이 얼마나 답답했을까...'내새끼가 어떤 자식인데, 이씨가문의 장손이.. 그럼 그렇지, 그랬을리가 없어. 저승에 가서 인이 아버지를 볼 면목이 생겼구나, 내 아들 강산이, 인아...'.
이강산이 각시탈이라 의심한 켄지의 총을 가로막은 어머니, 절대로 말하지 말라며 강산을 막는 어머니였습니다. 그 똑똑하고 의젓했던 인(강산이 원래 이름)이 고문을 받고 바보가 되어서 나왔을 때, 어머니의 가슴은 찢어졌습니다. 그래도 살아서 나온 것만으로 천지신령님께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바보아들이라 할지라도, 미친아들이라 할지라도, 산 자식을 죽은 자식에 비하겠어요.
지붕에서 내려오면서 흘린 각시탈, 비로소 어머니는 아들 강산이를 알아봅니다. 멀쩡한 강산이의 모습을 말이지요. "강산아 겁먹지마. 에미는 네가 너무 자랑스럽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어머니는 절대로 말하지 말라며, 주저하는 이강산을 엄한 눈빛으로 쏘아봅니다.
어머니는 죽으면서도 기쁜 눈물을 흘리고 갑니다. 아들 강산이 바보로 위장하며 살면서도, 아버지의 뜻을 이어 온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살인범이라고 해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어머니일진대, 어미인 자신에게 까지 정체를 말하지 않았던 강산이, 홀로 삭혀야 했을 울분을 몰라주고, 쓰다듬어 주지 못한 것이 한으로 맺힐 뿐인 어머니는, 강한 아들이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다만 천둥벌거숭이같이 날뛰는 강토를 두고 가는 것이 못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형인줄도 모르고 각시탈을 잡겠다고, 밤낮으로 미친놈처럼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다니는 강토, "네 동생, 우리 영이 잘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는 어머니, 송옥숙과 신현준이 말없이 주고 받는 눈빛교환은 백마디의 말보다 더 많은 것들을 전달해 주었지요. 다소 의아하게 폴짝 뛰어 켄지의 권총에 달려드는 송옥숙의 몸연기는 부자연스러워 보였음에도 말이지요. 
눈 앞에서 어머니가 총을 맞고 쓰러지는 것을 본 이강산, 신현준의 연기는 연기인지 사실인지 구분이 안가는 열연이었습니다. "어, 어" 밖에 뱉어내지 못하고, 자기 손으로 뺨을 때리고, 머리를 때리는 바보연기를 했지만, 바보연기는 연기가 아니라 진짜라고 느껴지더군요.
어머니를 죽게 한 자책, 충격, 목숨을 걸고 아들을 살리고자 했던 어머니의 죽음 앞에, 신현준은 요즘말로 멘붕된 모습을 논스톱으로 보여주더군요. 어머니를 지키지 못한 자신의 뺨을 철썩철썩 때리고, 각시탈이라 말하지 못한 자기의 입을 사정없이 때리는 모습은, 바보연기를 하면서도 감추지 못한 이강산의 마음이었고, 분노였고, 슬픔이었습니다.
죽어가는 어머니를 부둥켜 안고서도 정체를 드러낼 수 없는 각시탈, 켄지와 일본순사들이 몰려간 뒤에야 이강산은 오열할 수 있었습니다. 바보아들 이강산이 아니라, 숨겨야 하는 이름, 이인으로 말이지요. 신현준의 핏발 선 목은 시청자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게 했습니다. 많은 오열연기를 봐왔지만, 신현준의 핏발 선 목은 그 슬픔과 분노를 몸으로 표현한 리얼이었습니다. 
목에 굵은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핏발오열은, 심장의 모든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이강산의 분노와 슬픔을 담아냈고, 하늘을 가르는 듯한 외마디 비명은 그 슬픔의 깊이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하더군요. 가히 미친 오열연기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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