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16 09:05




더킹 이재하가 입을 열었습니다. 드라마가 끝나고 많은 인터뷰들을 했을 이승기지만, 특히 눈길이 닿는 인터뷰를 읽고 나니, 왜 이승기가 아름다운 청년인가를 그의 입을 통해 확인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시청률이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드라마의 주제의식과, 함께 일했던 동료배우와 감독, 제작진이 좋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라성같은 선배들과 연기를 함께 할 수 있었고, 배웠다는 것만으로도 큰 것을 얻었다고 하는데, 더킹을 관심있게 본 영화관계자들이 많았다고, 영화출연 욕심도 내비치기도 했더군요. 예능에서도 러브콜이 많은 것을 인정하면서, "아, 나만한 인재가 없나?"라고 자신의 팬카페(아마 아이렌이겠죠)에 썼다고도 하더라고요. 기사를 읽으면서, 얘는 자신감도 어쩜 이렇게 밉지않게 충만할까 싶더군요(죄송, 제가 이승기 어머니뻘이라 기사를 읽으면서 이런 식으로 말을 했거든요) .
눈에 띄었던 발언은 이승기가 벽이 하나 무너진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윤제문과의 독대신을 들어 설명을 했는데, 윤제문의 카리스마에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는 평가는 잘못되었다고 말했더군요. 더킹 촬영에 들어가고 처음 두 달은 힘들었다는 이승기, 거의 원톱 주연이었으니 어깨가 무거웠겠지요. 
"제가 무너져버리면 아무리 옆에 있는 기라성 같은 하지원 선배, 윤제문 선배 등도 절대 잘될 수 없거든요. 처음 촬영을 시작한 2월 한 달간은 많이 힘들었어요. 연기파 선배들 사이에서 창피하지 않으려고 준비 많이 했는데 윤제문 선배의 첫 대사를 듣는 순간, 얼어버렸어요. 너무 리얼해서요.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하지?' 너무 황당해서 입이 안 떨어졌어요".
화제가 되었던 윤제문(김봉구 역)과의 독대는 카리스마의 밀고 당김이 아니라, 윤제문의 호흡에 따라갔다고 고백을 했더군요. 윤제문이 당기면 끌려가주고, 이재하가 당기면 윤제문이 끌려와 주는, 즉 들숨날숨에 맞추듯 서로의 호흡을 맞춰줬다고, 특히 윤제문이 이승기를 잘 끌어주었다고 대목에서는, 이러니 선배배우들도 하나같이 이승기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구나 싶더군요. 어린 연기자들에게는 입바른 충고를 하는 이순재옹도 이승기를 칭찬했다는 것은 기사를 통해서 많이 알려졌지요.
이승기가 벽이 하나 허물어진 것같았다고 표현한 것은, 상대의 호흡을 읽을 줄 알게 되었다는 것이겠죠. 이승기는 상대배우의 대본까지 외울 정도로 노력파 배우였습니다. 그럼에도 뭔가 부족하게 느껴졌던 것은 계산이 알게모르게 읽혀지는 불필요할(?) 정도의 성실함이었어요. 상대의 감정선까지 이미 읽고 대응하는 여유라고나 할까, 그리고 그것이 잘하고 싶은 욕심으로 이어지다 보니 경직된 듯한 힘도 보였고 말이죠.
이승기가 하지원이나 윤제문, 이순재, 윤여정 등 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것은 여러모로 행운이었습니다. 그동안 이승기의 작품에서 만난 상대여배우는 고만고만한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들이었기에 이승기는 자신의 캐릭터에만 열심이면 되었는데, 상대배우들이 뿜는 아우라는 소위 내공이라 부를 수 있는, '기'를 접한 느낌이었을 듯 하더군요. 윤제문의 첫대사에 어쩜 저렇게 연기를 잘하지?라고 얼어버린 이유도 그 기에 제압당했던 것이겠죠. 
이재하라는 캐릭터는 그동안 이승기가 맡았던 역할들과는 차별적인 인물이라는 것이, 이승기로서는 힘들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소문난 칠공주 황태자에서는 철없는 대학생 아들로, 찬란한 유산에서는 까칠하고 안하무인인 부잣집 손자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역시 비슷한 선상의 캐릭터였지요. 안하무인 싸가지로 속된 말로 개기고, 목에 힘주면 반은 접고 들어갈 수 있었던 캐릭터였죠.
그에 반해 이재하는 왕제였다가 왕위에 오르게 되는 인물로, 부잣집 도련님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왕족이라는 캐릭터를 함께 표현해야 했기에, 싸가지는 없으나 왕족이라는 고품격 캐릭터도 살려야 하는 이중부담이 있었죠. 초반에는 싸가지없는 왕족의 모습이 심해 부작용도 있었지만, 형의 죽음과 항아를 만나면서 품격을 갖춰가는 성장해 가기는 했습니다만... 
이재하는 스물 다섯 청년에게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직위에 앉은 사람이 되게 했습니다. 그동안 철부지 아들이나 손자로 선배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는, 손아래 사람으로 귀엽거나, 버릇없거나, 반항하거나의 모습이면 족했지요. 그런데 더킹의 이재하에게는 그동안 이승기가 출연했던 드라마 캐릭터에서는 없었던 카리스마가 요구되었죠. 기존 드라마 캐릭터와 차별성이 이 카리스마였어요.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싸이코 김봉구를 상대해야 했고, 이순재의 깍듯한 절을 받아야 하기도 했죠. 아홉살 연상인 하지원에게는 존경받을 만한 남자로서의 매력도 보여야 했고요.
스물 다섯 이승기가 그런 이재하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쉬웠을까, 지금 생각하면 참 깝깝했을 듯 하더군요. 드라마의 주제의식이 접근하기 쉬운 소재도 아니었고,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에서 이승기의 선택은 무모할 정도로 간단했습니다. 모든 배우가 캐스팅되고 남자주인공만 비워져 있던 상태에서 이승기는 바로 승낙을 했다지요. 제의를 받고도 한류스타, 일본진출, 가볍지 않는 주제때문에 망설였을 배우들도 있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승기가 이재규 감독님만 믿고 출연결정을 했다는 것은, 무모할 정도의 자신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감독과 출연배우들에 대한 믿음없이는 역시 불가능했을 것이고요.
이승기의 선택은 그의 배우인생에서 큰 획을 그은 전환점을 돌게 했습니다. 연기력은 과거의 이승기가 맞나 싶을정도로 일취월장해 갔고, 이승기가 아니면 이재하라는 인물은 대체불가의 존재감을 보였으니까요. 더킹에서의 이승기에게서는 엄청난 힘이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이승기에게서 보여졌던 힘과는 다른 것이었죠. 이재하라는 캐릭터를 완성해 가는 열정이었어요.
그동안 이승기의 연기에서 느껴졌던 힘은 빠졌고, 다른 힘이 그 자리를 채워갔지요. 캐릭터의 진중한 무게감이었어요. 간혹 캐릭터의 존재감이나 연기를 살리기 위해 과한 힘을 불사르는 배우들을 보기도 합니다. 연기 잘하는 박신양도 싸인 초반에 카리스마의 과잉이 부작용으로 전해졌을만큼, 힘을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것이 연기자에게 쉬운 일만은 아닌 듯합니다.
이승기는 윤제문과의 밀고 당기는 장면을 찍으면서, 카리스마와 카리스마가 부딪쳤을 때, 좋은 배우는 어떤 식으로 상대와 호흡하고 서로의 연기를 살리는 지, 그 힘의 분배방식을 배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선배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인터뷰를 했어도 참 기특하다 싶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승기는 윤제문의 연기에 얹혀갔고, 윤제문이 분위기를 이끌어 주었다는 말로 명장면의 공을 윤제문에게 돌리더군요. 

드라마나 예능에서 비춰진 이승기의 모습은 아들삼고 싶은 남자, 사위삼고 싶은 남자 1위 완벽한 이상형이지요. 그런데 방송에서 보여진 이승기의 모습이 진짜일까? 겸손과 성실, 무결점 반듯한 청년이 100% 이승기의 본모습일까에 대해서는, 이승기가 아닌 다음에야 확인할 길은 솔직히 없습니다. 함께 생활하지 않는 이상은 말입니다. 더군다나 스타는, 연예인은 만들어진 이미지에 좌우되는 경우가 더 많으니 말입니다. 언론매체나 방송에서 가끔 대형 폭탄발언을 터뜨려 이미지를 실추시키거나, 다른 동료에게 해를 입히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소속사에서 특히 버라이어티 예능이나 토크쇼에 나가서 할 얘기 수위들을 조정하고, 미리 훈련을 시켜 내보내는 경우도 있고 말이죠. 
그런데 이승기에게서는 소위 만들어진 이미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흔한 스캔들 한 번 일으키지 않은 최고의 스타, 트리플 황제라는 칭호까지 받는 이승기가 촬영현장에서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딸아이를 불러 기사를 읽어보게 까지 했습니다.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 이유가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를 위해서라네요. 불만을 표현하다보면 자기만 힘들어지고, 그러면 즐거운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거나 촬영을 할 수 없기때문이라지요.
1박2일에서 다크서클이 진하게 내려와 있으면서도 웃으며 촬영하는 이승기를, 나영석 피디도 늘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본인의 입에서 불평불만을 말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니, 왜 이승기가 아름다운 긍정 청년인지가 더 확 와닿더라고요. 예능에서 러브콜이 쏟아지는 것에 "나만한 인재가 없나" 라는, 자뻑충만한 자신감과 잘난척(?) 농담도 전혀 밉지가 않네요. 
언젠가 이승기의 기사에 악플이 달려있는 것을 봤는데, 돈만 벌지말고 봉사도 좀 하라는 말이었어요. 일본진출설로 홍역을 치를때 돈승기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고요. 이승기가 현장르뽀 동행에 1억원을 기부하고,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선행을 하고 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속상하더군요. 
연예계에 이승기같은 인기스타는 많습니다. 좋아하는 팬들도 다양하고요. 그러나 타의 모범이 되는 스타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더구나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할 수 있는 피끓는 청춘스타들에게는 말이지요. 이승기는 젊은 스타들의 모범롤모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이승기에 관한 글을 쓸 때는 성을 생략하고 쓰는 일이 과거에는 많았습니다. 특히 1박2일 관련글에서는 거의가 승기라고 표현했었지요. 그런데 더킹 이후로 꼭 성을 함께 쓰게 되더군요. 착한 남동생, 아들같은 이승기에게서 뭐랄까, 남자의 향기(?)가 느껴져서 였습니다.
열심히 하는 배우 이승기, 연기 잘하는 연기자 이승기가 되었습니다.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데, 이승기의 승승장구는 배가 아프기는 커녕 기분만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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