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14 08:21




아직 드라마 제목에 대한 제작진의 입장은 강경한 모양입니다. 글을 쓰면서도 차칸남자가 어색해서 볼 때마다 거부감이 느껴지기는 하네요. 볼 때마다 느껴지는 이 생경함이 익숙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글자를 오래 접하다 보면 맞는 맞춤법처럼 느껴지는 단어들이 꽤 있습니다. 그렇지야 않겠지만 차칸남자가 착한남자의 다른 표현이라고 인식될까 조금은 우려스러워서 말이죠. 여튼...

 

마루의 응급처치로 위기를 넘긴 서은기, 참 매정스럽고 인정머리라고는 약에 쓸래도 없는 인물같아 보이더군요. 정신을 차린 후에는 누가 자기를 살렸는지 물어라도 봐야 정상이 아닌가 싶은데, 한재희의 약점을 잡기 위해 역이용하는 서은기(문채원)였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훗날 어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 아직은 모르고 있는 서은기지만 말입니다. 

 

서은기가 한재희를 협박해 마루를 공갈협박범으로 고발하게 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그들은 영원히 단절된 세계의 사람들이 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강마루는 더이상 한재희의 주변을 맴돌지 않았을 것이고, 서은기는 한 여자로 인해 인생이 바닥으로 떨어진 한 남자의 질기고도 무서운 사랑을 지켜보지 않아도 되었겠죠. 사랑하는 사람의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을 말입니다.

 

너무도 닮은 그들의 사랑, 끝! 터널 속 긴 그리움, 이제... 끝났다

 

강마루의 목숨과도 같았던 등불, 꺼졌다

경찰서에 붙들려간 마루를 찾겠다고 비를 맞으며 헤매다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초코, 두 번 죽일 뻔 했습니다. 6년전 재희누나의 전화를 받고 아픈 동생을 두고 나가버렸던 그날밤의 악몽이 마루를 괴롭힙니다. 한재희, 한 때는 시궁창과도 같았던 곳에서 유일한 등불이 되었던 여자, 그 여자때문에 말이죠.

13년전 어느날 신발 한짝만 신고 입이 터져 들어온 재희, 숨겨달라고 했습니다. 동네에서 제일 이쁜 재희누나가 말입니다. "제 장래 꿈은 의사에요. 이름은 강마루", 그렇게 마루의 사랑은 시작되었지요. 13년간을 오직 한 사람을 향해서....

태산그룹의 세컨드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때마다 재길(이광수)에게 화만 냈습니다.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게 사랑이니까. 그래서 몇년이 되어도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 있었던 마루였습니다. 이사를 가버리면 재희누나가 찾지 못할까봐 산동네 허름한 집을 떠나지 못했던 마루였습니다.

"의사도 아닌게 그만하라고, 강마루", 6년의 시간은 많을 것을 다르게 만들었지요. 의사도 아니었던 본과 3학년 마루에게, "의사니까, 사람 살리는 것 배우는 의사니까 살려보라"고 했던 재희누나는, "의사도 아니면서 환자 몸에 손대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만하자, 이제 아닌 걸 어떡해... 마음이 변한 걸 어떡해... 나도 이제 예전의 강마루가 아닌데... 끝! 여기서 끝". 그렇게 오랜 시간 놓아주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던 한재희, 그의 등불 재희누나와 이별하는 마루였습니다. 한 줄기 눈물과 함께...  

 

인생과도 바꿀 수 있었던 서은기의 사랑, 이제 안녕

병원에서 나와버린 서은기가 한재희를 기다리고 있었급니다. 한재희가 강마루에게 전한 10억이라는 큰 돈에 대해 묻기 위해서 말이지요. 사례금이라고 하기에는 구린 냄새가 나는 액수였지요. "비행기에서 응급처치로 위장하고 내 정부의 전처 딸 서은기를 죽여달라, 그럼 10억을 주겠다"는 거래댓가였냐고 묻지요.

한재희의 강한 반격에 서은기도 흠칫했지요. 강마루가 7년전에 서은기가 마약소지혐의로 구속됐던 것을 알고, 협박해서 무마하기 위해 준 것이었다는 말에 아득해져 오는 은기였습니다. "언론이나 주주들이 그 사실을 알면 네가 어떤 치명타를 입을 지는 잘 알거고...".

7년전, 은기가 사랑했던 그 남자 김정훈은 은기의 마약이라고 진술해 달라고 사정했습니다. 위기에 처한 회사도 도와줄 수 있고, 크게 보면 손해보는 딜이 아닐 거라면서 말이죠. 아이 아빠가 된 과거의 남자 김정훈에게 전화를 거는 서은기, 한 번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진심을 말해주었지요.

"내가 널 사랑해서, 서은기가 김정훈을 그만큼 사랑해서... 그래서 기꺼이 뒤집어 써준 거였다고 말해주면 너 믿을래?". 어항에 넣어버린 휴대폰과 함께 서은기의 지독한 사랑도 그렇게 끝을 냈습니다. 

강마루와 서은기는 이렇게 닮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마약소지 혐의를 대신 뒤집어 쓰기도 했던, 사랑하기에 자신들의 인생까지 걸었던, 너무 착해서 바보같았던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한재희씨, 당신 이제 내가 가질 거야 

"이해해 줄 생각이었어요. 누나가 가지기에 난 더이상 자격이 안된다는 것, 누나하고 난 이제 서로 완전히 다른 세상의 사람이 돼 버렸다는 것...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었으니까... 이렇게 까지 안해도 깨끗이 누나 잊어드릴 생각이었다고요, 내가... 이렇게 까지 안해도 기꺼이 한재희씨가 원하는 그 사람한테로 보내줄 생각이었다고요, 내가...".

그래서 평생 갚겠다는 한재희식의 빚갚음도 돌려주고 왔는데, 마루를 끌어들인 것은 한재희 그녀였습니다. 협박 공갈로 10억을 갈취했다는 혐의로 입건된 마루, 고소인은 한재희... 마루의 머리가 텅 비어 버린 듯했습니다.

경찰서에서 강마루가 10억을 갈취한 것이 사실이라고 진술하는 한재희에게 시선을 고정한 강마루, 그의 방백이 흐릅니다. 도대체 왜 또? 묵비권으로 일관하는 강마루, 6년전에는 아픈 동생 초코를 팽개쳐 두고 재희누나에게 달려갔지만, 이젠 그럴 수 없습니다. 초코가 기다리는 집으로 가야하는 마루이기 때문에 말이지요. 가져야 겠습니다. 그래서 마루가 살고 있는 세상, 그 지옥같은 곳을 한재희도 살게 할 것입니다.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마루, 초코가 병원에 실려갔다는 말에 병원으로 달려가지요. 감사합니다, 초코를 살려줘서... 초코의 손을 잡고 감사와 미안함에 고개숙인 마루가 고개를 든 순간, 공포영화를 보는 듯 소름이 쫙 끼치더군요.

헉 놀래라, 정말 무서운 눈빛이었습니다. 꽃미남 송중기에게 어두운 시크남의 모습이 이리 잘 어울릴 것이라 상상을 못했는데요, 캐릭터 장악력은 물론 대사장악력까지, 놀라운 연기성장입니다.  

 

어디선가 장미에 가시가 많은 이유는 너무 아름다워서 자기를 지키기 위한 보호본능때문이라는 것을 읽은 것 같은데요, 송중기의 독기품은 눈빛이 마치 날카로운 가시같더랍니다. 복수, 증오, 살기가 느껴지는 송중기의 섬뜩한 눈빛연기에 전율이 일 정도였네요. 오로지 눈빛 하나로 그렇게 무서운 독기와 살기를 뿜어내다니, 연기 스펙트럼의 무한가능성을 연 순둥이 송중기의 재발견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