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2 09:12




티켓 가격과 콘서트 시간이 무한도전 방송시간대와 겹친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었던 슈퍼7 콘서트가 전면 취소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이어 리쌍의 길과 개리가 이번 논란의 책임을 지고,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한다고 하차선언을 해서 충격적입니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 문제를 제기했던 네티즌들과 언론들에게 화살을 돌리기에는 그 상처가 너무 커서 사실 기사를 접하고 받은 심적 충격이 수습이 잘 안되네요.

슈퍼7 콘서트는 솔직히 제 관심밖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공연을 보러갈 여건도 못되거니와, 무한도전 정규방송과 관계된 것이 아니었기에, 방송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지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무한도전에서 스페셜로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일부 보여주기를 바라는 정도였지요.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개인적으로는 그런 지적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무한도전과는 무관하다는 김태호 피디의 입장발표가 있고는 더욱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콘서트를 당연히 돈을 주고 가는 것이지, 왜 무한도전 멤버들에게만 무료공연을 요구하는지 억지주장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무한도전 멤버들이 무대에 오르는 것이기에 무한도전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는 팬들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무한도전 멤버라는 이유로 어디를 가든 꼬리표가 따라다닌다는 것 또한 모르지 않고요. 

 

슈퍼7 콘서트가 논란이 되는 것을 보고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무한도전은 '무한도전 밖에서는 자유롭지 못하구나, 참 안됐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은 우리 예능에서는 조금 특별한 정체성을 가집니다.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것도 아니고, 방송사의 것도 아니고, 더더구나 김태호 피디 것도 아닌, 무한도전의 열혈팬들과 시청자의 적극적 구속력을 가지는 특별한 프로가 무한도전입니다.  

무한도전만큼 사고의 영역이 자유스러운 예능을 전 본 적이 없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인간의 심리까지 건드리지 않는 분야가 없죠. 때로는 우회적으로, 때로는 직설적으로 통렬한 비판의 직격탄을 날리는 김태호 피디의 촌철살인의 자막이 미치는 힘은 대단하죠. 

게다가 무한도전은 공익의 영역까지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무한도전의 기부행사는 이젠 무한도전의 색깔이 되기도 했습니다. 달력판매 수익금 전액을 사회에 기부하고, 멤버들 자비로 벌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강제(?) 기부를 하게 하기도 하죠.

 

그랬던 무한도전이 왜 콘서트를 유료로 하느냐고 무도팬들의 볼멘소리가 높았고, 리쌍컴퍼니의 주도로 이뤄졌다는 것을 알고는 비난의 화살은 리쌍에게로 쏟아졌습니다. 끝내 공연을 취소하고 길과 개리는 각각 출연중인 프로그램을 하차한다는 결정을 내리게 했습니다. 길의 입장표명 전문을 읽으니, 씁쓸하더군요.  

 

안녕하세요. 길입니다.

슈퍼세븐 공연취소로 인하여 고개 숙여 죄송한 마음뿐이지만 마지막 이야기는 해야 하는게 도리인듯 싶어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올해초 드디어 슈퍼세븐 공연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리쌍도 작은 도움이지만 멤버들과 한 맘으로 연습을 시작하며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멤버들이 악기를 하나둘씩 배워가며 점점 재미를 붙기 시작했고 바쁜 스케줄속에 일주일에 3~4번씩 모여 밴드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쯤에서 유료화와 무료화의 두 갈림길에서 고민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리나라 최고 연출가 선배들의 조언도 들어보고 자체적으로도 멤버들과 리쌍 컴퍼니스탭들과 모여 많은 고심 끝에 방송에서는 여건상 보여주지 못했던 최고의 음향, 최고의 무대, 조명, 서비스 등등 세계시장에 나가도 손색이 없을 만한 대한민국 최고 블록버스터 공연을 만들어보자로 의견이 모아졌고 그로인해 유료화 공연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방송국이나 대기업스폰행사가 아닌 이상 무료 공연은 힘들다는것을 여러분들도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수입금은 1차적으로 공연 중 정말 재미있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기부라는 것이 즐거운일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어려운 분들에게 자동차선물, 등등 버라이어티한 연출을 준비하고 있었고 2차적으로 모든 투어가 끝나고 난 뒤 수익금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무슨 일로 보답 할 수 있을까로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던 중이였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고아원 양로원 건물신축 증정, 장학금제도, 자선단체설립 등등 큰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상황이라 구체적이지는 않았지만 정말 여러가지 재미난 아이디어들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보여드릴 수 없는 일들이 되어 버렸지만요.

 

간절히 말씀드리지만 멤버들이 공연을 통해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함이 아니라 무대위에서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난 뒤 무도스타일로 세상에 다시 돌려 드릴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리쌍컴퍼니도 그런뜻으로 시작했고 정말 아끼며 살아오며 공연에 모든걸 쏟아붙자라는 마인드로 힘차게 준비해 왔습니다.

하지만 끝나면 알아주시겠지 믿어주시겠지라고 생각했던 저의 판단이 초래한 여러 가지 안좋은 상황 때문에 오랜 시간 믿어주신 무한도전 시청자 여러분들을 혼란스럽게 해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여러분 멤버들은 공연을 모릅니다. 멤버들은 무대를 모릅니다. 멤버들은 전문적으로 춤을 추고 노래하는 가수가 아닙니다. 하지만 멤버들은 우리만의 색깔로 멋진 무대를 위해 지금 이 시간까지 열심히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받은 사랑을 세상에 더 크게 돌려드리기 위해 정성껏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결정과 모든 진행은 제가 직접 진행했고 멤버들은 공연을 만들어온 저만 믿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모든 잘못은 제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고개 숙여 사과 드립니다. 더 이상 이 일로 인해 수많은 오해와 억측으로 멤버들과 제작진 시청자분들의 마음이 다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무한도전 제작진과 시청자는 저희에게 가족 이상의 사랑입니다. 받은 사랑이 얼마나 큰지 글로 헤아릴수 없습니다. 컴퍼니 홈페이지에 무한도전과 무관하다는 글의 속뜻은 본 공연은 방송이 아니다라는 뜻이였고 제작진과 결정한 부분이였지만 그 부분 또한 제가 유연하게 설명하지 못해 일어난 제 실수입니다. 정말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어제 취소 결정을 내리고 멤버들과 얼굴을 맞대고 아침까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멤버들도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다시 한번 시작해보자라는 말로 화이팅 하고 있으니 여러분들도 많은 힘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방송에서도 더욱 더 힘을 모아 열심히 빅재미 만들어 가자고 소주한잔에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여러분들 제발 더 이상 멤버들과 제작진의 마음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슈퍼세븐을 준비하며 수개월간 도와준 댄스팀, 리쌍유랑극단, 무한도전 작가님들, 리쌍컴퍼니 직원분들 기달려 주신 수 많은 스탭 여러분 약속을 지키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죄송한 마음으로 떠나겠습니다. 개리도 마찬가지 죄송한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3년동안 정말 진심으로 무한도전을 사랑하고 시청자들에게 받은 사랑에 감사하며 보낸 시간이였습니다. 고마웠습니다.

 

9개월간 준비해 온 것이 물거품이 돼버렸다는 것이 속상하네요.

 

또 다른 생각 하나는 논란에 대해 서로 타협점은 없었냐는 것이었습니다. 김태호 피디는 무한도전과는 무관한 것이라며 발을 뺐고, 결과적으로 리쌍과 유재석을 비롯한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모든 결정을 넘겨버린 것이죠. 김태호 피디의 입장을 이해하기는 하지만, 무한도전이 시청자들과 팬들에게 다른 예능과는 다른 특별한 정체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유연하게 대처를 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칭 무한도전 팬이라고 하는 일부의 시각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더군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무한도전은 사고의 영역이 자유롭다는 것이 다른 예능과의 차별성이자 독보적인 영역입니다.

그런데 이번 콘서트 논란과 길의 하차를 보면서 무한도전을 잘못 알고 있는 일부팬들과 언론이 얼마나 편협하고 경직된 사고를 가졌는지를 실감했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기에 안된다는 사고틀의 경직성입니다. 무한도전이기에 유료공연을 해서는 안된다는 말도 안되는 논리는 뭐란 말입니까? 물론 기획과 공연에 관한 세부적인 진행과정을 이해시키지 못한 슈퍼7에게도 문제는 있었습니다. 방송사의 지원이나 스폰서없이 자비로 시작을 해야 했기에, 그 비용에 대한 부분은 티켓으로 충당하려 한다는 설명과, 공연 수익금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도 사전공고를 했다면, 사태가 이 지경으로 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길의 하차입장 전문을 읽으면서 서글퍼지더군요. 민폐길, 예능감 없는 길이라고 멤버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눈총을 받아오면서도, 길은 무한도전을 정말 사랑했고, 무도 멤버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혹자는 길의 글을 쇼맨십이라고 또 비난을 늘어놓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길의 진심이 읽혀져 울컥해지더군요.

길은 끝까지 제작진과 남은 멤버들이 아닌, 기획을 주도한 자기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는 말로, 남은 멤버들과 제작진이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로 혼자 책임지려했습니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간 일부 네티즌과 언론은 결과적으로 무한도전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결론밖에는 안나오네요. 따지고 보면 수익금을 반드시 기부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방송용도 아니었고, 개런티도 없는 공연이었기에, 수익금을 공연비로 챙긴다고 해도 문제될 일은 아니죠.

무한도전 멤버들과 시청자(몰지각한 팬 제외)는 7년이라는 시간동안 서로를 알아왔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자기 밥그릇이나 챙기자고 콘서트를 열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우리가 알아 온 무한도전 멤버들이라면, 유료공연을 하더라도 수익금을 좋은 일에 쓸 것이라는 것 정도는 당연히 알고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그게 무한도전과 맺어 온 신뢰였습니다. 굳이 미리 말해주지 않았다고 그런 예상도 못했다면, 무한도전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무한도전 밖에서도 무한도전 멤버들이었습니다. 좋은 일에 쓰려고 고아원 양로원 신축이나 장학금 전달 등 여러가지 방안들을 두고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었다는 멤버들은, 방송과 관계없는 콘서트를 하면서도 무도 멤버임을 잊지않았던 것입니다. 그들은 방송밖에서도 무한도전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을 믿지 않은 것은, 무한도전이기에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경직된 틀을 고집한 일부 시청자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정작 무한도전 멤버들을 몰랐던 것은 무한도전을 너무나 아낀다는, 무한도전을 자기들의 틀 속에 가두려는 일부 시청자들이었습니다. 길의 하차는 그 결과물의 일부인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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