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4 15:28




"은오야, 너야?", 어머니의 영을 본 은오는 혼란에 빠집니다. 어머니를 요물로 봐야하는지, 어머니로 봐야 하는지 멘붕상태가 된 것이죠. 너의 어머니가 아니라며 칼을 빼든 저승사자 무영을 필사적으로 막는 은오였지요.

아랑을 천상으로 보내주겠다는 약속, 이서림의 죽음의 비밀 끝에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지 모르는 은오입니다. 요괴에게 영과 육신이 점령당했다고 해도, 몸안에 어머니의 영이 함께 있으니 은오가 홍련을 찌른다면 패륜이 될텐데, 옥황상제도 참으로 잔인하군요. 옥황상제가 마지막 한 수를 준비한 듯해서 미워하지는 않고 있지만요.  

무연을 멸하려는 무영의 칼을 막는 은오, 저승사자 무영과 은오가 한동안 맞붙어 싸우게 되지요. 그 틈을 타 홍련은 악귀들을 불러 둘을 공격하지만, 옥황상제의 신물을 당할 수는 없었지요. 결심이 선 무영이 홍련의 심장에 칼을 겨눴지만, 심장을 뚫지 못하고 맙니다. 나중에서야 염라를 통해 이유를 알았습니다. 저승사자는 산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 간단한 사실을 무영도, 시청자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네요.

옥황상제가 무영의 의지를 시험하기 위함인 것을 알았지만, 여튼 무영은 지난 번의 실패로 자신의 존재이유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했습니다. 무연을 멸하기 위한 존재라는 것을 말이죠. 옥황상제가 저승사자의 사람(?)임에도 가까이 두고 믿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무영과 은오는 정확하게 말하면 400년 전의 옥황상제의 실수 처리반인 셈입니다. 저승과 이승의 병기들이죠. 무연의 영을 멸해야 하는 무연, 어머니의 몸을 죽여야 하는 은오이니, 둘은 미우나 고우나 홍련을 함께 처치해야 하는 관계입니다. 그러니 좀 친하게 지내봐요. 상의도 좀 하면서 서로 알고 있는 정보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말이야!  

 

홍련을 산속 폐가로 피신시킨 주왈, 최대감이 홍련을 버릴 것이라는 것을 알아챕니다. 별채와 지하동굴까지 불태워 없애버리라고 한 최대감이니 홍련과는 바이바이했습니다. 무연이 인간들이란 배은망덕하다고 욕을 바가지로 하던데, 무연의 입장에서는 그럴만 했겠죠. 여태까지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게 해줬더니, 무병을 없애는 부적을 받아 태워 마시고는, '이제 필요없으니 가시오' 하는 것과 진배없었으니 말입니다.

최대감이 홍련의 손아귀에서는 벗어난 듯 보이지만, 기다리시라! 은오사또가 그간의 죄악을 응징하러 갈터이니...   

 

우선 최대감의 집사 거덜부터 거덜을 내는 것 같더군요침모의 사체와 함께 나올 호패가 살인자에 대한 결정적 단서가 되겠지요. 배후가 최대감이라는 증거들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최대감을 옭아매기는 증거가 부족하고아버지 김응부 대감에게 피발을 띄웠으니 어머니 서씨부인과 최대감의 악연도 곧 밝혀지겠네요.

주왈에게 밥상을 주며 안쓰럽게 바라볼때부터 무슨 사연이 있겠다 싶었는데, 김서방이 어린 주왈이 자기같아서 측은하게 여겨왔던 것이더라고요. 골비단지로 놀림을 받았던 자기모습과 같아서 말이죠. 주왈이 윤달 보름마다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것까지도 알고 있었던 김서방, 이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해야 할 지 나쁜 놈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더군요. 죄없는 처녀들을 죽이고 다니는 것을 묵과한 것은 나쁜 일인데, 주왈에 대한 측은지심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솔직히 혼란스러워서 말이죠.

중요한 것은 김서방의 마음이 주왈을 사람으로 만드는 계기 또한 될 거라는 것이죠. 아랑에 대한 연정이 주왈을 사람으로 만들어 가고 있듯이 말입니다.   

사람이라면 응당 가져야 하는 측은지심을 주왈은 배우지 못했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전을 나눠주는 아랑과,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아이는 지켜야 겠다고 생각했다는 김서방의 측은지심을 말이지요. 그저 주린 배를 채우면 다라고 생각해 홍련의 혼사냥꾼이 되어버렸던 주왈이었지요.

 

주왈이 아랑에게 어떤 순간에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일은 안할거라고 약조해 달라고 하지요. 아랑이 마음을 내어주지 못하겠다고 주왈의 고백을 거절했음에도 말이죠. 

한 번 스친 정인을 위해 밤새 빼곡히 연서를 써내려간 이서림, 아랑이 건네준 월하일기를 읽으며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었지요. 이서림을 자신이 죽였다는 홍련의 말에 눈물을 흘리는 주왈, 이 무슨 가혹한 운명의 장난인지 말입니다. 주왈도 안됐고, 죽은 이서림도 가엾고 마음이 짠하네요. 

주왈을 위해서는 반전이 준비되지 않았을까 하는 작은 희망도 가져봅니다. 그가 저지른 살인은 용서받기 힘든 죄악이지만, 주왈도 사람답게 사는 모습을 보고싶어서 말이죠. 그 날 폐가에서 이서림을 죽인 사람은 주왈이 아닌 최대감으로 밝혀지는 반전같은 것 말이죠.

 

홍련에게 가는 서씨부인을 막으려 비녀를 뺐던 것을 기억해낸 아랑, 아랑의 기억 장면을 보면 분명 다리 주변에 다른 누군가가 있었던 듯 싶더군요. 무턱대고 서씨부인에게 가지말라고 비녀를 뺀 것은 아니었을테니 말이죠.

추측을 해보자면 그날 이서림은 서씨부인을 데리고 가는 주왈을 보고 따라가려다 사람들(최대감과 홍련) 소리에 발을 멈춥니다. 최대감과 당시는 서씨부인의 모습이 아닌 다른 여인의 모습을 한 여인의 대화를 들었겠지요. 둘의 대화를 이서림이 듣고 서씨부인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서림은 서씨부인이 폐가로 가는 것을 막으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를 본 최대감이나 주왈이 이서림을 잡았고, 굴러온 밥을 홍련이 취하려고 했겠지요. 하지만 홍련은 이서림의 혼을 취하지 못합니다. 이서림이 죽기전에 손에 쥐고 있었던 비녀때문입니다. 옥황상제가 준 하늘의 물건이었으니 무연의 요기도 통할 수없었던 것이죠.

은오와 아랑이 만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런 인연때문인 것이고요. 이서림은 서씨부인을 구하고자 했지만, 비녀를 빼는 바람에 서씨부인의 몸이 무연에게 점령당했던 것이죠. 만약 이서림이 비녀를 빼지 않았더라면 옥황상제의 힘이 막아줬을 텐데 말이죠. 

 

이서림도 억울한 죽음이었죠. 이서림은 서씨부인때문에 죽었으니 말이죠. 주왈이 서씨부인을 데리고 가는 것을 보지 않았더라면 따라가지 않았을 것이니까요. 그런데 죽은 이서림의 영혼은 서씨부인이 구합니다. 비녀가 없었다면 아랑은 혼을 먹혔을 것이니 말이죠.

서씨부인과 아랑은 서로를 죽게했으면서도 서로를 살리기도 했던 것이죠. 은오어머니가 무연에게 몸을 내어줄 정도로 자기를 포기한 이유도 어쩌면 비녀가 없어져서 였을지도 모르고 말이죠. 이것을 인연이라 해야 할지 악연이라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랑과 은오가 만난 것이 우연은 아니었던 것이죠. 옥황상제의 계획이어도 좋고, 운명적인 만남이어도 좋고 그 무엇이든 만날 인연은 반드시 만난다는 것. 

   

 

누구보다 은오가 멘붕상태인데요, 어머니가 요물이라니 믿고 싶지 않은 은오의 괴로움이 어느 때보다 컸던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에게 칼을 겨누는 어머니와 악귀들을 부리는 모습을 보고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지요. 잠시 아랑의 어깨에 기대어 믿고 싶지 않았던 일들을 잊고 싶어합니다.

은오는 무당 방울이를 찾아가 물어보지요. "결계를 칠 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갈 수도 있나? 그럼 원래 몸주인의 영은 어떻게 되나? 죽은 거야?".

"죽지는 않지만 이런 경우는 원래 몸주인의 영이 있어야 그 몸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근데 몸이 영안에 갇혀있으면 죽은거나 진배없답니다. 이런 경우 살아도 산 게, 죽어도 죽은 게 아닌 존재라 할 수 있죠. 참으로 불쌍합니다". 

어머니를 구하고 싶은 마음에 간절하게 묻지요. "그 영을 구해서 몸을 되찾을 방법은 없냐?"고 말이죠. 방울이 9대 할머니도 본 적은 있지만, 방법이 없다고 한 것같다고 은오를 낙담하게 만듭니다.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서는 최대감과 어머니에 얽힌 사연부터 알아야겠다고 최대감 비리조사에 들어간 은오, 아마 은오의 아버지가 그 사연을 말해줄 듯 싶더군요. 평생을 아들과 남편도 나몰라라 하고 원수에 대한 복수와 원한에 사로잡혀 살았던 어머니, 친정가문이 한날에 몰살을 당하고 노비가 되어야 했던 사연을 들으면, 은오도 기절초풍을 하게 되겠죠. 최대감에 대한 분노 또한 어머니 서씨부인 못지않게 크겠지요. 아주 작살을 내줘라 은오사또!  

 

은오가 어머니와 최대감과의 사연에 대해 궁금해 하기 시작했는데요, 최대감의 악행을 낱낱히 밝히는 것은 산사람과 죽은 사람을 위한 옥황상제의 안배였습니다. 최대감의 악행은 산사람과 밀양땅의 원귀들의 원한까지도 풀어주는 일이 될 것이니 말이죠.

 

옥황상제가 은오에게 귀신보는 능력을 준 것도 이 때문이겠죠. 귀신은 스스로가 원한을 풀지 못하잖아요. 살아있는 사람이 그 원한을 풀어줘야 하는 것이죠.  막말로 최대감이 벼락을 맞아 비명횡사를 해버린다고, 최대감에게 당한 원귀들이나 은오어머니의 원한이 풀리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 억울한 사연들을 밝혀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돌려줄 것은 돌려줘야 원한을 풀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승으로 오는 온갖 사연들을 가진 인간들을 보며 옥황상제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잠시 상상을 했답니다. 아랑이나 은오어머니와 같은 사연들을 덜 듣고 싶어했을 것 같더군요. 누구보다 중생을 가여이 여기는 옥황상제이니 말입니다. 직접 내려와 인간세상을 다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소중한 인연의 씨앗으로 남겨둔 은오에게 그 일을 대신하게 하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은오를 사또로 만든 옥황상제의 뜻이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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