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6 10:36




슬슬 인내심의 한계가 오려는 순간, 송중기의 눈물이 저를 붙드네요. 착한남자 첫 리뷰에서 언제 손들게 될지 모르겠다고, 이경희 작가의 잔인할 정도로 독한 사랑을 견뎌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했는데, 한재희가 폭력배를 동원해 강마루에게 폭행을 가하는 순간, 이 드라마를 이젠 견디기 힘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재희가 내려오고 싶지 않은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재희에게 정나미가 뚝 떨어져 버렸죠. 더불어 바보스러울 정도로 착하기만 한 강마루가 왜 저런 여자를 내려놓지 못하나, 그 병적인 집착을 이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정신적으로 감정소모가 많아서 말이죠. 

사랑이란게 그래요. 어느 순간 소유하지 못하면 집착으로 변해가죠. 강마루의 한재희에 대한 마음이 사랑인지 집착인지 헷갈리기 시작하더군요.  

 

한재희에게 매번 당하고 속으면서도 한재희에게 달려가고 마는 이 바보같은 남자와 끝내야 겠다고 생각한 순간, 강마루가 답을 내리더군요. 한재희씨한테 향했던 지긋지긋했던 마음이 끝이 났다고...

 

닮았다, 그 때의 나랑 너무 닮았다똑같은 나를 만났다

 

장대비보다 굵은 눈물을 흘리며 그녀는 말했다.  "나 그거 첫키스였어요.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마음껏 말해본 것도 처음이었어요. 내 스물 아홉 인생 전부를 합쳐서... 사랑해요 서은기씨, 나 그렇게 가슴떨리는 고백도 처음 들었어요. 그쪽때문에, 강마루라는 남자때문에 일어나고 숨쉬고 살아있는 일이 처음으로 좋아졌어요".

유일한 소원이 나랑 매일 마주보면서 사랑한다 말하고, 매일 사랑한다는 고백을 들으며 아이도 낳고 키우고 그렇게 늙어가는 거라는 여자, 그 여자가 물었다. "가능할까요?". 

 

내 유일한 소원도 그랬다. "누나에게 대단한 부와 명예를 줄 순 없지만, 나의 있는 힘을 다해 누나를 아끼고 사랑하겠습니다. 외롭지 않게 하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누나의 손을 놓지 않겠습니다. 내 시작은 처음부터 재희누나였고, 나의 끝도 누나의 것임을 약속합니다", 나는 아직까지 재희누나의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놓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까... 

서은기를 통해 나를 본다. 내 사랑을 본다. 대답해 주지 못했다. 내게 여자란 한재희밖에 없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물을 닦아주고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녀가 너무 추워보였다. 난 그 때 춥지는 않았는데, 너무 따뜻해서 좋았는데 이 여자는 추워서 바르르 떨고 있다. 

그 때까지도 몰랐다, 한재희가 도시락 보자기를 들고 나타나기 전까지는.. 내가 한재희가 아닌 다른 여자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 여자를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누나에게 소리쳤다, '건드리지마, 서은기는 절대 건드리지마'.  

누나와 함께 가려고 했던 동해, 서은기가 함께 가자고 메모를 붙여두었다. 잠들어 있는 그녀, 나도 모르게 인사를 했다. 그래요, 함께 가요.

 

안녕... 한재희. 한 때는 행복이었고 꿈이었던 등불을 껐다

 

전화가 왔다. 이젠 받지 않겠다고, 내 인생에서 한재희는 없다고 나에게 세뇌를 시킨다. 음성메시지, 재희누나 목소리다. 그날, 6년전 그날 그 다급한 목소리. 아픈 초코를 팽개치고 달려갔던 그날, 우리의 운명을 바꿔버린 그날처럼 나는 바보같이 또 달려간다.

입술이 터지고 여기저기 상처투성이로 웅크리고 앉아있는 누나, 처음 우리집에 뛰어들어온 누나가 보인다. 그리고 알았다. 자작극이었다는 것을...

 

소름끼쳤다. 누나의 무서움에... 서은기와 떼어놓겠다고 이런 짓까지 하는 누나는 내가 알았던 한재희가 아니었다. 내가 사랑하는 한재희가 아니었다. 그리고 알았다. 한재희를 사랑했다는 것을, 그 사랑이 이미 과거가 되었다는 것을... 

 

허무하다, 강마루의 사랑이 비참하다. 내가 사랑했던 것은 누구였을까? 운동화 한짝만 신고 입술이 터져 들어온 소녀? 정의와 부패척결을 외치는 한재희 기자? 왜 사랑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해야 하기때문에 사랑했나보다. 그 순간 깨달았다. 한재희에 대한 사랑이 나도 모르게 집착으로 변해있었다는 것을, 그 바보같은 사랑, 지긋지긋하게 내 발목을 잡았던 한재희라는 이름을 내 마음에서 지웠다.  

 

 

"가능할까요?"

 

그녀는 혼자 동해로 떠났다. 어디까지 들었을까? 한재희와 나의 대화를...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게 한재희는 사랑했던 사람이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여자를 보는 것이 편해졌다. 한재희에 대한 복수, 한재희의 파멸, 이제 관심없다. 이 여자를 지켜야 한다는 것밖에는...  

서은기, '나를 먼저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난 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19년을 매일같이 사랑한다고 말해왔어요.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을 겁니다. 스 아홉 처음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는 당신에게 너무 미안하니까... 대신 이것만은 약속할게요. 당신을 지켜주겠다고, 당신을 다치게 하는 그게 무엇이든, 누구로부터'. 

 

나는 다시 사랑을 하고 있었다. 그게 어떤 것인지는 나도 모른다. 처음 한재희 누나를 봤을 때 지켜주겠다는 마음과 같은 것인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빗속에 피를 흘리며 맨발로 찾아온 서은기, 가능하다고 대답하고 싶었던 내 마음, 그게 사랑이라는 것이 확실해졌을 뿐이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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