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31 09:23




한여름 무더위를 한시간 정도는 싹 식혀줄 오싹한 드라마가 나왔다. 6년전 은궤밀수 현장에서 동료형사이자 사랑하는 사람이 총에 맞는 것을 목도하고, 둔기에 머리를 맞고 6년간 뇌사상태에 빠졌던 양시온(소이현), 6년만에 어느날 갑자기 기적처럼 눈을 떴다. 신체기능은 정상이지만 6년전의 기억은 없는 상태로... 사랑하는 이형준(김재욱)이 죽는 그 순간을 본 충격이 양시온의 기억을 봉인하고 있을 터. 

 

유실물관리센터에 자원한 양시온은 말한다. "끌렸어, 뭔가 날 기다리고 있는 것 같고". 주인없는 유실물들, 혹은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유실물들, 그곳에서 양시온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원한 맺힌 영혼들이었다. 그녀를 그곳으로 이끌었던 것은 죽은 애인 이형준(김재욱)이 전해주지 못한 반지였으리라. 신참 의경 임성찬(노영학)이 아무렇게나 던져버린 조그만 상자에 담긴 반지...

그리고 양시온의 그날 기억은 거대한 범죄자에게로 향하게 되리라. 그날의 기억으로 양시온이끌게 될 반지와 죽은 애인 고스트 이형준(김재욱), 그 뒤에 숨겨진 엄청난 비밀에 접근해 가는 것이 앞으로 양시온(소이현)과 차건우(옥택연) 콤비가 해야 할 일이다. 은궤밀수사건과 관련된 힘있는 어떤자의 정체에 접근하는... 죽은 이형준이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그 진실에 관해서 말이다.

더불어 죽은 영혼과 살아있는 동료 차건우와의 이상한 삼각관계 역시도 이 드라마를 애틋하고 아프게, 그러면서도 쫄깃하게 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옥택연의 미워할 수 없는 열혈형사역이 매력적이라 느껴졌는데, 죽은 이형준(김재욱)은 또 얼마나 가슴아프게 시청자의 김정을 흔들어 놓을지... 

 

6년전의 일이 기억에 없는 양시온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기억을 떠올리려 애를 쓰지만, 여전히 그녀에게 기억은 안개 속이다. 정신과 상담의 박형진(장현성)과 상담하면서, 양시온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은 사람에 관해 털어놓는다. "보여요, 사람이요... 사람이기는 한데 분명 사람은 아닌... 사람모습을 하고 있는데 말도 없고, 눈에 초점도 없고, 표정변화도 없어요. 그리고 저한테만 보이는 것 같아요". 

양시온의 뒤에서 볼펜을 똑깍거리던 남자의사의 반전은 오싹 충격이었다. 볼펜끝에 견출지에 쓰인 9973, 의문의 남자가 저벅저벅 창가를 향해 걸어가 떨어지는 장면을 충격으로 보고 있는 양시온, 6년 뇌사상태이후 그녀에게 갑자기 생긴 능력이다. 그리 유쾌하지 않은 능력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박수하가 가진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때문에 그의 세상이 늘 시끄러운 것과는 다른,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하는 능력이다.

 

양시온의 이상한 행동은 경찰내에서 그녀에 대해 수근거리게(직접적 표현으로는 미친년) 하고, 양시온은 귀신이 보인다는 말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다. 그녀에게만 보이는 귀신, 때로는 사람인지 귀신인지 그녀도 혼란스럽다. 

유실물센터에서 보았던 체육복의 주인 단오름, 유실물 경매에 나온 체육복을 설명하다 말고 양시온은 그 주인이 요즘 시온의 주위에 계속 나타나고 있었던 여학생이었음을 알게 된다.  

유실물센터 부하형사 차건우에게 단오름에 대해 다짜고짜 묻지도 말고 알려고도 하지말고 조사해 오라는 명령을 내리는데, 뜻밖의 인물을 만나게 된다. 죽은 단오름의 남자친구였던 배경민, 그리고 충격스런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는 눈을 반은 감고 봐야 했을 정도로 장현성의 싸이코 패스 연기가 소름돋을 정도로 좋았다. 어린 여자만을 골라 탐하는 성도착증 정신병자, 아이러니하게도 박형진은 상처입은 사람들을 치유해 온 정신적 슈바이처로 즐비한 표창장과 공로상은 역겨울 정도였다. 장현성이 연기한 박진형은 싸이코 패스 집합체를 보는 듯 소름돋는다.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총을 쏠거라는 양시온처럼 법이 못하는 것은 정의가 단죄한다는 말이 어울리는 개자식 싸이코 패스였다. 

유실물센터에서 만나는 사연들, 원한때문에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영혼들과 매치시킨 드라마 설정이 좋다. 단오름의 체육복에 이어 다음은 정체불명의 은색철가방이다. 냉기가 도는 여자, 아마도 이 여자는 얼어죽었으리라.

 

 1,2회를 본 느낌이 좋다. 소이현과 호흡을 맞추게 된 옥택연은 그동안 옥택연의 연기에서 보였던 긴장감이 많이 없어진 느낌이라 좋다. 힘은 빠지고 대사와 표정연기가 자연스러워졌다.

옥택연은 약간의 개그감있는 캐릭터도 잘 소화하고 있고, 물과 같은 느낌의 김창완(최문식 역)표 연기가 드라마를 더욱 탄탄하게 받쳐준다. 섬뜩하리만큼 공포감이 감도는 사건들, 사이사이에 차건우(옥택연)와 임성찬(노영학)의 분위기 업시키는 투덜거림이 체감공포를 완화해 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소이현의 연기가 좋다.

 

소이현의 공포연기에 사실 많이 놀랐다. 호러물에서 시청자를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은 무서운 분장이나 괴기스러운 장면만은 아닐 터.

소이현의 공포연기는 사실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섬세했다. 연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공포와 불안속에 던져진 모습을 사실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마치 소이현이 진짜 귀신을 보고 있는 듯한... 사실 귀신 자체로는 무섭지 않다. 분장과 표정이 괴기스러울 뿐, 연기자가 연기하고 있다는 것을 시청자도 감안해서 보기에....

그런데 소이현이 귀신을 보고 놀라고 도망가고 두려움에 떠는 모습이 너무 리얼해서, 그녀 앞에 서있는 배우가 진짜 귀신처럼 느껴지게 만든다그래서 공포에 떠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지 않을 정도였다.

양시온을 기다리고 있는 다음 사건은 어떤 것을 보게 할지, 얼어죽은 여자와 은색가방은 어떤 사연으로 오싹하게 만들지, 물론 극이 진행되면 덜덜과 함께 달달도 되겠지만, 두 사람의 케미도 나쁘지 않다. 올여름 심장 덜덜 떨게 만들 소이현-옥택연 형사커플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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