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08 10:02




역시 소현경 작가입니다. 드라마 전체를 아우르는 힘, 믿고 보는 소작가의 탄탄한 얼개에 믿고 보는 배우 이준기라는 걸개가 만든 투윅스는, 첫방송부터 긴장감은 물론 곳곳에 배치한 저릿저릿한 감정선들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더군요.

각본, 연출, 배우의 연기, 어느 하나 부족함없이 어우러진 웰메이드 작품이 탄생할 것 같습니다. 스토리는 탄탄하고, 연출은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며 빨려들게 만듭니다.

장태산 역의 이준기를 보면서, 그 설정들이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조인성, 아저씨의 원빈, 파이란의 강재 최민식, 추적자의 백홍석 손현주도 짬뽕되어 떠올랐지만, 드라마 시작 몇분만에 그들은 싹 가시고 오직 수진이 아빠 이준기만 보이더군요.  

"만석아, 심장이 왜 이렇게 아프냐...", 짧은 대사 하나만으로도 '이준기, 살아있네, 살아있어'를 연발하게 하더군요. 전작 아랑사또전보다는 홀쭉한 볼에 복귀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떨친듯 몸에 꼭 맞은 옷을 입은 이준기, 짱!~ 

두 볼을 타고 내리는 이준기의 눈물에는 너무나 많은 사연이 있었습니다. 사랑했던 여자 서인혜를 버려야 했던 이유,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내려온 것처럼 갑자기 생긴 급성백혈병에 걸린 여덟살의 딸, 그에게 단 한조각도 남지 않았던 삶의 이유와 희망이라는 낯설어진 것들이 터진 댐의 물살처럼 거세게 밀려옵니다. 온세상이 하나의 얼굴, 하나의 단어만으로 찼습니다. 딸 수진이와 '아빠'라는 가슴 떨리게 아프고 행복하게 하는 말로... 

투윅스(2 weeks), 2주일은 장태산(이준기)의 딸 서수진(이채미)에게 삶과 죽음을 가르는 시간입니다. 그 안에 수진이 골수이식을 받지 못하면 희망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2주일은 장태산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피를 말리는 도주의 레이스로 바뀌게 되었죠. 장태산의 목적지는 오직 한 곳, '수진이에게...'. 목표는 오직 하나, '내 딸 수진이를 살려야 한다'.

 

오미숙(임세미) 살인혐의로 호송되던 중 호송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호송차에서 도망친 장태산과 그를 잡으려는 추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장태산에게 살인누명을 씌운 몸통 문일석(조민기)과 조서희(김혜옥)의 추악한 탐욕, 그들의 실체를 추적하는 박재경(김소연) 검사, 그들의 과거는 장태산과 서인혜의 과거와도 밀접히 연결되어 있음이 복선으로 나왔죠. 박재경 검사의 집 화이트보드에 적혀있던 조서희와 문일석 수사 추적자료들을 통해 얼핏 유추되기는 하더군요. 왜 사랑하는 서인혜(박하선)에게 아이를 지우라고 했었는지, 그녀를 수술실로 강제로 떠밀고 나와 3류 양아치로 살아야 했는지, 2005년 장태산 매수라는 메모 속 숨겨진 사연에 들어있겠지요. 

낮에는 건달동생 전당포를 봐주고, 저녁에는 정신 아웃된 아줌마들에게 웃음(가끔 몸도)도 팔고, 그녀들이 쥐어주는 명품과 수표를 건네받으며 하루하루를 땜질하듯 살아가는 장태산, 그는 왜 살아야 하는지 언제부터인지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도 관심없습니다. 건달인지 양아치인지... 언제부터인가 자신이 어떻게 왜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기 싫어졌습니다. 남들은 반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그러든지 말든지 관심없습니다. 아마도 서인혜에게 낙태를 강요하며 수술실로 떠밀어 버렸던 그날 이후부터 였겠죠.  

그런 그에게 삶을 통째로 흔들어 버린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죠. 하나는 아픈 딸이 생겼고, 하나는 오미숙의 살인누명을 쓰게 된 사건입니다.

장태산을 짝사랑하는 술집종업원(?) 오미숙은 장태산을 보려고 일부러 목걸이 반지를 맡겼다 찾기도 하며 혼자 사랑을 키워가는데, 오미숙은 박재경(김소연)이 심어둔 정보원이기도 했습니다. 

 

박재경이 수사하고 있는 문일석은 폭력배 출신이며 현재는 성실캐피탈 회장으로 국회의원 조서희(김혜옥)와 손을 잡고 4천억어치 마약을 밀수하려고 1년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를 해오고 있었죠. 지역구민들과 국민들의 눈에는 더없이 청렴한 국회의원, 장애인과 싱글맘들에게 희망을 주는 국회의원으로 철저하게 위장하고 살아온 조서희의 실체에 경악하게 만들었네요.  

조서희라는 인물의 꿍꿍이는 뭘까? 그녀의 자폐아들이 그녀가 두얼굴로 살아온 이유였는지, 그녀의 두 얼굴 사연마저도 궁금하게 만드는군요. 조서희와 문일석 나쁜 년놈들임에는 확실해 보이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조민기의 강단있는 악역, 역시 명품 연기입니다.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김혜옥과 쌍으로 욕좀 먹겠군요. 워낙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라 더...

 

가짜 문화재 속에 4천억 어치의 마약을 밀수해 오려던 계획은 고스란히 오미숙의 디카에 촬영되었고, 오미숙이 박재경 검사에게 연락한 일로 오세미는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문일석과 조서희의 대화가 녹화된 디카는 전당포에 맡겨졌고, 수진에게 골수이식이 적합하다는 얘기를 듣고 기쁨에 흥분했던 장태산은 자기도 모르게 디카를 호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와버립니다. 조서희와 문일석을 잡을 수 있는 결정적 증거 디카는 장태산과 함께 살고 있는 고만석이 애인과 놀러가서 사용하라고 빌려온 것으로 무심결에 들기는 했는데... 디카가 누구 손에 들어가게 될지... 

첫회 눈길을 끌었던 역은 아역 이채미양이었습니다. 아역들이 연기를 잘해서 요즘은 성인연기자들이 긴장해야 하기도 하는데, 수진 역의 이채미를 보는 순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더군요. 긍정적이고 속도 깊고, 죽는 것이 무서운데도 엄마 서인혜가 슬퍼하고 울까봐 아무말도 못하고 꼭꼭 숨겼던 수진, 골수기증자가 나타났다는 말에 결국 울음을 터트리지요. "하늘나라가 어떤 데인지 몰라서, 엄마도 아저씨도 없이 나 혼자 가는 것 너무 무서웠어...".

처음 만나는 아빠 이준기와의 케미는 이준기의 설렘과 떨림, 기쁨과 두려움 비슷한 감정과 수진역 이채미양의 너무도 해맑은 모습이 어우러져 기적같은 케미를 만들었지요. 이준기가 그냥 아빠가 되더라고요. 수진이는 딸이고... 

피검사를 마치고 소아병동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태산, 볼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궁금합니다. 딸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을까, 키는 얼마나 될까, 어린 것이 얼마나 아플까, 내 골수로 그 아이만 살릴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겠다고, 아니 앞으로 사람답게 살겠다고 하느님께 맹세도 하고 싶었을 장태산입니다.

또르르 굴러오는 축구공, 휠체어에 앉아있는 그 아이를 보는 순간, 장태산의 심장이 쿵쿵 떨려오기 시작합니다. 인혜와 너무도 닮았습니다. 설마? 이준기와 이채미, 첫 만남부터 끊을 수 없는 부녀 케미를 만들었습니다. 남녀간의 러브케미보다 가슴 떨리게 만들더군요. 아빠와 딸을 보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수진이와 장태산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분들 많았을 겁니다. 둘을 꼭 살리고 싶은 감정이 울컥울컥 눈물로 솟구치게 만들어 버린 케미였습니다.

극중 의사가 친부모인 경우 오히려 골수가 적합한 경우가 많지 않은데장태산과의 골수가 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오자 기적이라고 표현하더군요. 그 기적처럼 아빠와 딸의 첫만남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기적같은 케미라는 표현을 하고 싶을 만큼 이준기와 어린 이채미양의 연기는 시청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수진은 아빠의 얼굴을 알고 있었지요. 엄마와 다정히 찍은 사진을 붙여 몰래 몰래 아빠의 얼굴을 봐왔던 수진이었지요. "공좀 주워주세요", 공을 건네는 태산에게 벼락이 내려치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심장을 얼게 만들어 버린 "아빠"라는 말, 뒷걸음쳐 버린 태산을 따라온 수진이, 천사같은 아이가 태산을 보고 웃습니다. "내가 왜 니 아빠야, 난 그냥 지나가는 아저씨야", "지나가는 아저씨! 부탁이 있는데요...". 

수진은 인형친구 팅팅이를 태산에게 맡아달라고 부탁하지요. "더이상 같이 못살게 됐어요. 얘는 사람이 아니라서 내 사연을 말해줄 수가 없어요. 엄마가 그랬어요. 사람한테는 말 할 수 없는 사연이 있는 법이라고.. 그렇다고 막 버릴 수는 없잖아요". 팅팅이가 사람이 아니라서 골수를 받지 못하게 되면 죽어 하늘나라로 가게 된다는 사연을 말하지 못했던 수진이었지요.

인혜가 수진을 부르는 소리에 놀라 도망가려는 태산의 손에 수진이 팅팅이를 쥐어줍니다. 나중에 꼭 돌려달라면서 말이죠. 약속, 도장... 자석처럼 손을 들어 약속하고 도장을 찍는 태산, 그게 생애 처음 만난 딸과의 첫만남이었습니다. 그리고 장태산에게는 필사적으로 살아야 할 이유가 되었습니다.   

수진의 골수이식에 적합판정이 나왔다는 말에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뻤던 태산, 당장이라도 피가 되었든 골수가 되었든, 뭐가 되었던 딸 수진이에게 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러저러한 검사로 2주후 9월 26일에 수술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나오죠. 수진이 감염되면 안되니 9월26일까지는 털끝하나 안다치게 할 겁니다. 몸도 마음도 깨끗하게, 예쁜 수진이에게, 내 딸 수진이에게 깨끗한 골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길게만 느껴진 2주가 끔찍한 2주로 바뀌어 버렸군요. 오미숙의 살인누명으로 도망자가 되는 장태산, 딸아이의 골수이식 수술을 하는 9월 26일까지는 무조건, 무슨 일이 있어도 가야 합니다. 딸에게...내 딸에게... 내가 가지 않으면 내 딸이 죽습니다. 내 딸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살아야 합니다. 딱 2주만이라도 살아야 합니다... 

"만석아, 심장이 왜 이렇게 아프냐...", 딸 수진을 만나고 와서 소주를 마시다 누운 태산의 말, 심장이 아프다는 말이 얼마나 실감나게 들리던지요. 태산에게는 온통 아이들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수진이가 겹쳐지지요.

그런데 그 아이가 아프답니다. 태어난 것조차 몰랐는데,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그 아이를 보자 사랑에 빠져버린 태산입니다. 3류 양아치 아빠라도 그 아이의 아빠이고 싶습니다. 골수를 다 빼서 뼈만 남아버린다고 해도, 딸 수진이를 살릴 수만 있다면 남은 한 방울까지 다 짜서 주고 싶은 태산입니다. '아빠가.. 이제부터 널 사랑해도 될까? 수진아... 갈게, 아빠가 꼭 갈게, 수진이 살리러, 팅팅이 돌려주러 꼭 갈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