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10 10:23




끝까지 함께 했으면 좋았으련만, 아쉬움과 서운함을 뒤로 한 채 귀국을 해야 했던 신구에 이어, 박근형도 드라마 스케줄상 여정을 함께 하지 못하고 중도에 돌아가야 했지요. 사전 스케줄을 짤때부터 제작진과 의견조율이 있었겠지만, 시청자들에게는 두 할배의 빈자리가 벌써부터 그리워집니다.

박근형을 먼저 보내고, 숙소에서 할 일없이 침묵만 지키고 있던 이순재와 백일섭의 허전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귀국하면 사석에서든 작품에서든 또 만나고 할 그들이지만, 막상 둘만 남겨지자 멘붕된 서진보다 두 할배가 느끼는 허전함이 더 커보이는 듯 했습니다 

기대하고 있었던 한지민과의 스위스에서의 만남, 30분 늦게 출발했던 것이 화근이 되어 한지민은 다른 스케줄로 이동해야 했고, 넓은 중앙광장에 덩그라니 떨어진 서진의 얼굴이 어느 때보다 굳어지기 시작합니다. 한지민만 믿고 관광할 곳도 알아보지 않고 방심했던 서진, 급기야 완성도 높은 스위스 베른 5단멘붕을 보여주고 말았죠.

급한 스케줄이 생겨 루체른행 기차를 타고 이동중이라는 문자를 보내온 한지민, 베른 역에 나타나지 않았던 한지민때문에 인터넷에서 왈가왈부했던 일이 있었던가 봅니다. 천사같은 한지민이 괜한 마음의 상처를 받았지 않기를 바라네요. 토닥토닥~ 

한지민과의 약속불발로 부랴부랴 스위스 관광일정을 짜야했던 이서진, 무작정 걸을 수도 없고, 일단 할배들에게 커피마실 여유를 주고 관광정보를 업데이트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헉, 커피숍에서 유로화를 받지 않는다네요. 스위스 프랑으로 환전하지 않았던 서진,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일도 있다는데 꼼꼼한 서진의 실수!

환전소를 찾아 뛰는데 서진의 표정이 제정신이 아닌듯 보인 박근형이 걱정되어 서진의 뒤를 따랐지요. 서진은 박근형이 따라오자 자신의 보폭을 맞추느라 박근형이 힘들까봐 얼른 환전소를 찾아야 겠다는 마음이 앞서 더 우왕좌왕하고... 서진이 마음씀씀이 너무 이뽀~

다행히 환전소를 찾았고, 시간단축을 위해 환전은 박근형이, 서진은 관광안내센터로 가서 여행지 추천을 받고 일행과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네비게이션 서진의 방향감각이 복구되지 않았는데도, 서진을 따라가면서 봐둔 시계탑을 기준으로 순재와 일섭이 기다리는 곳으로 정확히 찾아가는 최고의 로맨티스트이자 능동의 아이콘 박근형! 

여행을 통해 드러나는 박근형의 참모습은 근엄 근형보다 훨씬 매력적이었습니다.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하고, 신구형님을 사심없이 놀리기도 하고, 고스톱판에서는 춤까지 추며 분위기 교란작전까지 하는 박근형, 첫날 발톱에 바른 패티큐어를 발견하고 빵 웃음터지게 했던 박근형에게서, 그의 연기에서 보여지는 카리스마보다 더 멋진 훈남의 매력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즐겁고 편한 여행이라 본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앞으로 시청자들이 작품에서 근엄한 모습에 몰입하지 못할까 걱정이시라는데, 그런 염려는 안해도 될 듯... 황금의 제국에서 죽음으로 하차는 했지만, 꽃보다 할배와 동시에 최동성 회장을 봤지만, 최동성에게서 꽃할배 박근형의 모습은 전혀 없었습니다^^ 

 

베른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의 문화유산이라는데, 공사중이라 곳곳에 휘장들로 둘러쳐져 있어서 허탈하게 만들기도 했지요. 공사중이라 가뜩이나 먼지도 많은데 할배들과 서진 앞에 나타난 육교에 허걱!

엎친데 덮친격으로 무릎이 좋지 않은 백일섭은 더 못걷겠다!고 선언하고는 주저 앉아 버리고, 걷기 좋아하는 순재는 진격을 멈추지 않습니다.

서진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오죠. 나피디에게만 궁시렁궁시렁 대는 게 다지만, 가운데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서진이 정말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입니다. "누구 의견에 따라야 할 지 모르겠어요ㅠㅠ. 걷는 것 좋아하시는 분하고 싫어하시는 분... 그런 조합으로 여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예요!"ㅎ. 

일섭은 그곳에서 쉬기로 하고, 두 팀으로 결국 갈라졌지만 조금 지나자 동화같은 거리가 나와, 탄성을 자아내게 했지요. 베른의 상징인 아레강을 가로지르는 니테그 다리에서 내려다 보는 옥색물빛, 동화속 그림같은 집들, 서진은 일섭이 함께 보지 못하는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리는지 버스타고 오시면 안되냐고 했지만, 일섭에게는 휴식이 더 필요한 시간이었기에 합류는 못했지요. 

베른 구시가지 관광이 끝나고 다음 행선지는 체르마트였지요. 영화사 파라마운트사 로고로 유명한 마터호른이 있는 곳입니다. 이동중에 널찍한 기차 의자에 뻗어버린 이서진, "나 아플 것 같아".

체르마트로 이동중이면서도 서진의 머리를 압박해 오는 것은 어김없이 찾아오는 '끼니 걱정'입니다. "저녁 어떡할거야 ㅠㅠ", 몸은 잠시 쉬는데 머리는 여전히 걱정으로 쉬지 못하는 서진, 화장실을 찾아가는 순재에게 누워있는 모습을 보이고는 민망해 하는 모습, 작은 행동 하나에도 기본이 바르게 잡혀있다는 게 느껴지는 43세 소년^^. 서진이는 볼매남(볼수록 매력적인 남자). 

 

알프스의 여왕 마터호른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언덕배기에 위치한 숙소에 도착한 할배들과 서진, 멋진 경관을 둘러보지도 않고 무언가 열중하고 있는 서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죠. 한인마트에서 순재할배가 툭 던져준 미역, 문제의 미역주인공 박근형의 생일상 준비에 바쁜 서진이었지요. 깜짝 이벤트를 위해 근형은 제작진이 밖으로 유인하고, 할배들과 서진이 함께 근형 생일상을 차려주었지요.

미역국과 케익, 관광중에 급히 준비한 서진의 스카프 선물에 눈시울이 촉촉히 젖어드는 박근형, 방송에서 깜짝파티를 하는 것을 보고 부러워했는데, 자신이 그런 생일상을 받았다고 행운아라며 고마움을 표하는 근형할배, 앞으로도 계속 건강유지하면서, 아내분과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생일파티의 훈훈했던 시간도 잠깐, 박근형이 드라마 스케줄로 먼저 떠나야 한다고 해서 모두들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지요. 할배들이 전망대에 올라가 마터호른을 보는 동안 서진은 먼저 떠나는 근형을 위한 이벤트로 헬기를 타고 마터호른이 비추는 호수근처에서 점심을 먹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며 피크닉 준비를 했지요. 

노예근성, 서빙본능으로 무장한 알프스 소년 서지니, 대박! 나피디의 깐족처럼 "이 형 진짜 노예근성 대박이야!". 과일은 먹기좋게 잘라주고, 포도는 알알이 일일이 따서 어르신들께 주는 서진, 스텝들에게는 일일이 찾아가 초콜렛을 내미는 서빙서비스. 제작진은 노예근성이라는 말로 웃겼지만, 친절과 자상이 탑재된 지니요정, 이뽀이뽀^^. 

그러나 피크닉 바구니는 호수의 잔디위에서 펼쳐지지 못했습니다. 기상악화로 바람은 거세게 불고 비까지 내리는데, 헬기는 오지 않고, 궁여지책으로 추위를 피한 곳이 화장실이었지요. 결국 근형 송별이벤트 피크닉 하일라이트는 화장실 앞 바닥에서 마무리 지어야 했습니다.  

배우 김미숙이 선배님들 여행에 보태라고 유로화를 전했던 것도 나왔죠. 그 유로화는 헬기대여로로 사용되었고, 동화같은 피크닉은 화장실 바닥에서 ㅎㅎ. 참 재미있습니다. 여행이라는 참 묘미는 이런 예상치 못한 추억들을 만든다는 것이겠죠. 한참 후에도 화장실 바닥에서의 만찬은 할배들과 서진에게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을 듯 합니다. 

마터호른에서의 즐거운 추억을 안고 이제 박근형이 떠나야 할 시간, 먼저 보내는 이들의 마음도, 먼저 떠나는 이의 마음도 다 서운합니다. 금방 다시 만나게 될 것을 알면서도 헤어짐이 서운하지요. "힘들긴 해도 아주 행복했어요".

박근형을 보낸 그날 저녁의 숙소, 허전함에 외로워 보이는 이순재와 백일섭을 보면서 느껴지는 복잡한 감정들... 이 감정들때문에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명절때 자식 손주들이 모여 시끌벅적해 있다가 하나둘 떠나 보내면서 손을 흔들어주는 부모님, 그 모습이 겹쳐와서 마음 한켠이 싸해지더군요. "왜 이렇게 초가 많아"라던 이순재의 말에 순간 복잡한 감정으로 멈칫해졌던 것처럼... 

누군가를, 무언가를 그리워 하는 그들의 외로워 보이는 등은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합니다. 여러가지 종류의 이별들, 누군가를 먼저 보낸 허전함이라고만 해석하기 에는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이순재와 백일섭의 그리움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장 그리운게 사람이라더군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그래서 가끔은 귀찮게 생각되기도 했는데, 방학때 집에 내려가면 할머니가 졸졸 따라다니시면서 말을 붙였어요. 그게 말동무가 그리웠음을, 사람이 그리웠음을, 한참 후에야 알습니다. 집을 떠나는 날, 한 걸음 한 걸음 따라오시다가 한참이나 그자리에 서서 가족들중 마지막으로 대문안으로 들어가시던 모습...

 

누구에게든 빈자리의 허전함이 크지만 어른들에게 사람의 빈자리는 더 크다는 것이 느껴졌던 할배들의 그리움이었습니다. 함께 오래 해 온 세월의 깊이만큼, 켜켜이 쌓인 정이 깊은 만큼, 몇일 후에 볼 사람들인데도 여행지에서의 이별은 더 큰 그리움이 되고, 더 소중한 무언가가, 혹은 누군가가 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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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들을 오래도록 작품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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