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29 10:19




"처음 내 세상에 미친 태양이 떴을 때 어떻게든 쫓아내려고 했었어.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오히려 내가 니 음침한 세상에 끌려가고 있었어. 더는 안끌려 갈려고 몸부림을 쳤는데, 오늘 경찰서에서 깨달았어. 이미 난 갈데까지 갔구나. 너 내 옆에 오고 싶다고 했지. 축하해, 성공했어".

쪼잔하게 손목에서 팔꿈치까지 딱 한뼘만 태공실 존으로 내 준 주군이 온몸을 전격개방하겠다고 고백했습니다. 주군이 문을 활짝 열어 태양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주군의 자존심을 세워주려고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표현했지만, 실은 이미 주군의 마음을 장악해 버린 태양을 더 이상 밀어내지 않겠다는, 사랑고백이었죠. 

주군(소지섭)이 이렇게 빨리 감정을 고백한 것은 사실 강사탕 강우(서인국)의 역할이 컸습니다. 서브남의 비애랄까ㅠㅠ. 그래도 강우 이뽀, 태이령과의 케미도 나쁘지 않고... 태이령도 눈꼴시럽게 밉지는 않아서 전 이쪽 라인도 애정하며 보는중이랍니다. 아직은 강우의 사랑에 함께 가슴 아파해주고 싶지만요.

강우는 주군과 태양(공효진)을 급속히 이어주는 촉매제가 되었지요. 주군의 질투 유발에 큰 역할을 했으니 말이죠. 군견병을 진정시키고, 쇼파에서 잠든 공실을 보는 주군, 공실의 손에 주군은 손을 살포시 포개도 보고, 공실의 얼굴을 향해 자석처럼 빨려가는 자신을 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주군은 젖먹던 힘을 다해 태양을 밀어내려고 노력하기는 했죠. 강사탕과의 약속시간에 늦겠다고 더 자고 싶어하는 공실을 깨우기도 했고 말이죠. 확실한 선을 긋기 위해 태공실 존(zone)을 지정해 주기도 합니다. "방공호가 필요하면 말시키지 말고 터치만 하고, 나한테 필요한 차희주를 봤을 때만 말걸어. 태공실 존은 그냥 내줄게. 대신 다른데는 넘보지마!".

 

주군은 공실에게 보인다는 귀신보다 태공실이 무섭습니다. 주군의 마음을 빼앗길까봐, 다시는 사랑같은 것 못할거라 생각했던 주군, 아니 안할거라고 생각했던 주군, 여자라는 다른 성염색체를 가진 생물이 들어오는게 싫습니다. 사랑에 빠지기 두려운 주군, 공실이 무서운 이유입니다. 첫사랑 차희주가 남겨놓은 사랑의 상처가 너무도 컸기에 말이죠. 

그런데 강우를 만나러 간 공실이 신경쓰여 미치겠습니다. 뮤지컬을 보러간 공실, 아무일없이 뮤지컬을 감상했을 리가 없습니다. 보나마나 무서운 귀신을 보고 뛰쳐나오든가, 불쌍하다고 쫓아나가서 강사탕을 멍하게 만들겠죠. 실실 웃음마저 나오는데 찬물 확 끼얹는 김실장(최정우), "아니죠, 문제있으면 사장님한테 전화왔겠죠. 조용한 거 보니 데이트 잘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젠장, 전화 한 통이 없다. 갑자기 심박수가 빨라지는 주군, '왜 이렇게 불안한 거지'.

 

청심환을 먹었는데도 잠도 안오고, 전화조차 울리지 않습니다. 달달한 기분에 취해 있을 공실을 생각하니 화딱지가 나고 열불이 납니다. 뮤지컬을 핑계로 공실에게 전화를 걸어보는 주군, 뮤지컬을 못봤다네요. 흐흐흐 좋아죽는 주군입니다. 대신 한강에 갔다왔다니 다시 짜증이 솟구칩니다.

"근데 뛰는 귀신, 분수대 귀신때문에 멀쩡한 척 하느라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주군 입 다시 찢어지죠. 공실과 강우가 달달하지 않았다니, 기분이 좋아진 주군, 그제서야 졸음이 몰려옵니다. 공실이 달달하면 왜 쓴지 아직은 정리가 안된 주군이지만, 공실의 데이트가 엉망이 되었다니 주군의 잠은 꿀맛입니다.  

 

다음날 지저분한 인형을 들고 나타난 공실, 이 안에 아이 귀신이 셋이나 있다고 맡아달라고 내려놓고 가려하죠. '오, 노노! 그런 순서가 아니지'. "총맞을 뻔 한 사람 비타민제라도 하나 사들고 와서 잘잤냐, 청심환이라도 주는 것은 못할 말정, 귀신을 셋이나 디밀면 안되지!".

주군을 보니 애정결핍이었구나 싶은 생각에 토닥토닥해주고 싶더이다. 모든 것을 갖추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돈으로 다 살 수 있는 주군이지만, 자기를 위해 주는 걱정과 마음을 그리워했던 것같아서 말이죠.  

"그래도 돼요? 내가 걱정해도 되는 거였어요? 사장님이 싫어하실까봐 못했는데...", 마지못해 들어주겠다는 듯 걱정 좀 해달라는 주군, 시작은 좋았는데 마지막에서 그만 기분 꿀렁해져 버리지요.

"사장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이거 제가 가지고 다니는 약인데 하나 드세요. 혼자 놀라다가 사장님이 있으니까 저는 이 약을 덜 먹어도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위험한 인형은 킹덤에서 제일 안전한 사장님이 맡아주세요". 여기까지는 좋았죠.

"위험한 것은 보안팀 강사탕한테 맡겨야 되는 것 아냐?", 주군이 기대했던 것은 "아니에요. 사장님이 제일 강하고 든든해요" 이런 말을 기대했지만, 아부성 멘트를 굽신굽신 날려주는 스타일도 아닌 공실, "강우씨 이런 거 제일 싫어하는데 놀라면 어떡해요". 

강사탕 걱정하는 태양, 꼴배기 싫어, 꺼져! 이렇게 돼버렸습니다. 공실이 두고 간 약을 하나 오도독 깨물어 보는 주군, "태공실이 달달하면 난 왜 쓰지?", 바보, 질투나서 그러는 거지~ 공실이 다른 남자한테 빼앗기는 것 같아 속이 쓰린 거고!

 

김실장이 뭐도 안걸린다는 여름감기로 하루 휴가를 내고, 대신 주군의 1일비서가 된 태공실, 주군의 난독증도 공실이 알았으니 김실장은 마음놓고 주군 곁을 하루 떠나있죠. 김실장의 캐도캐도 나오는 능력, 대체 뭐하시던 분이신지? 궁금하다 못해 살짝 의심증으로 치닫고 있는 중이랍니다.  

주군의 1일비서가 된 공실은 주군의 하루 일과를 주군 곁에 찰싹 붙어서 지켜보게 되었죠. 사무실에 앉아서 망원경만 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여기저기 가야할 곳도 많고 할 일이 많은 주사장, 사장이라고 편하게 회전의자 돌려가며 앉아있는 것만은 아니었죠.

중역회의에서는 여자소복을 입은 귀신이 나타나 주군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공실의 이상한 모습을 보고 어깨에 손을 올려주는 주군, 그 묵직하고 믿음직한 손에 하트 뿅뿅! 회의장에서는 공실의 곁을 돌아댕기며 귀신아 물렀거라!를 해주기도 했던 주군이었죠. 

주군이 늘상 보는 망원경, 공실도 눈을 가져다 대보지요. 망원경 볼 줄도 모르는 공실, '암튼 내 손이 가야 한다니까', 뒤에서 껴안은 자세로 여기저기 설명을 해주는 주군, 주군의 숨소리, 따뜻한 체온에 공실의 가슴이 콩콩거리기 시작합니다. 얼굴은 화끈, 심장에서 불이 난 것 같습니다.

공실의 콩닥거리는 마음도 모르고 주군은 그렇게나 가까이 안겨 있었으면서도 공실의 무반응에 뾰로통해지죠. 어멋!하고 밀치는 게 보통 여자들의 반응일텐데, 주군을 뭘로 보는지 아무 느낌도 없나봅니다. "태양, 방공호가 남자라는 걸 철저히 무시하고 있어. 방공호를 콘크리트 정도로 생각하는 거겠지?". 

얘들 왜 이렇게 동문서답인지, 공실은 엉뚱한 말로 주군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못알아듣고, 딴에는 좋은 말을 해준다고 했는데, "사장님은 콘크리트가 아니라 최고 좋은 대리석이에요"라네요. 공실씨, 주군이 자기를 남자로 좀 봐달라는 것잖아요~~!

"이건 그냥 대리석이 아니라 세상에서 제일 비싼 대리석이야. 니가 그냥 여자라면 절대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레이더 덕분에 내가 그냥 내준거야. 딱 한뼘만큼!". 주군 또 삐져서 선을 그어보죠.

 

주군의 선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한 뼘으로 제한된 태공실 존도 오래버티지 못하고 함락돼 버린 사건이 일어났지요. 버려진 인형의 사연, 그 속에서 살고 있는 귀신 아이들의 사연, 친어머니의 학대를 받는 창민이의 사연, 극단적인 케이스들만 모은 이유가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와 관심이었을 거라 짐작은 되지만, 공실과 주군의 마음을 확인하게 하는 과정으로 엮은 것은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아마 주군에게도 학대 비슷한 상처가 있었지 않았나-아버지로부터-생각도 해봤지만, "내새끼 내 맘대로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 애 키우다 때릴 수도 있는 것 아냐"라고 목청을 돋구는 창민엄마 머리털을 다 뽑아버리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눌렀네요. 모기 때려잡는 김실장님때문에요.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데, 우산으로 아이를 때리고(우산을 많이도 사놨더군요. 그것보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화가 나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창민이를 장농에 가둬둔 엄마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 귀신보다 무서운 여자였습니다. 공실씨, 제일 무서운 귀신 불러서 그 여자좀 잡아가게 해줘요!

장농에 갇힌 창민이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공실을 주거침입과 폭행으로 고소한 창민 엄마, 김실장이 킹덤 변호사의 자격으로 아동학대로 신고를 했는데, 창민엄마는 쇠창살 안에서 창민이가 장농에 갇혔던 100만배의 시간만큼 햇볕없이 살기를...  

창민엄마의 신고로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 주군과 태양, 주군이 유치장에 갇혔다 나온 것은 드라마 스토리와는 별개로 의미를 가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세상으로부터, 사람으로부터, 사랑으로부터 자신을 가둬버린 주군, 주군은 자신이 만든 유치장에서 나옵니다. 어둡고 삭막했던 주군의 마음에 환하고 따뜻한 태양이 스며들었고, 자신을 가둔 어두운 감옥에서 나온 것이죠. 한 뼘만큼이 아니라 방공호를 전격개방, 금지구역을 해제하면서 말이죠.  

창민엄마와 몸싸움을 하면서 얼굴에 생긴 상처를 보게 된 주군, "다쳤네, 그 애엄마 진짜 혼나야 겠다. 남의 애까지 이 모양으로도 만들어 놨어. 태양, 병원 가자!". 창민이 때문에 웃을 수 없었지만, 속으로 주군에게 벌렁하는 것까지는 감추기 힘들었습니다.

 

태양의 얼굴 상처를 치료를 하고 나온 주군, 열불이 나 죽겠습니다. 창민이 생각하니 열불나고, 공실 얼굴보니 또 열불나고, 태양이랑 같이 있으니 심장이 뛰기도 하고... 물론 날씨도 덥고...

머리가 띵해 눈을 가리고 멈칫서는 태양 손을 덥썩 잡아주는 주군, 이젠 먼저 다가오는 서비스까지 주군이 정말 달라졌군요. "여긴 태공실 존 아니잖아요", "이왕 배린 몸이야. 그냥 써!". 귀신때문이 아니라 머리가 띵해서 그런 거라고, 공짜는 사양하는 공실, 주군의 손을 밀어내버리죠. "띵한데 귀신 보면 더 띵할 거니까 예방차원에서 그냥 써. 너 오늘 잘했어... 그냥 상이야". 

손잡고 가자는 말을 뭘 그렇게 빙빙 돌려 말하시나, 주군!

먼저 다가오는 친절 서비스에 무료 예방주사까지, 공실은 그런 주군의 변화가 어리둥절합니다. 이렇게 잘해주다가 갑자기 방공호가 아니라, '오지마!'라고 방화벽을 쳐버릴까 두렵기도 하고요.

그런 공실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옆에 있고 싶은 것, 만지는 것 마음대로 허락해 주겠다고 해주는 주군이었죠. 방공호는 몸을 활짝 열어줬는데, 공실은 주군 몸이 아니라. 마음도 만지고 싶은 자신의 감정변화를 고백하지요.

"사장님, 전부터 레이더에 자꾸 이상한게 잡혀요", 망원경을 함께 보며 콩닥했던 공실의 레이더, 공실 얼굴 상처를 돌려보는 손에 심장이 멎어버리고 얼굴에 불이 나는 듯 했던 공실, "사장님은 내가 이렇게 만져도 아무렇지 않죠?". 공실은 주군의 몸에 손을 대면 가슴이 콩닥콩닥, 얼굴이 화끈, 뜨거운 것에 손을 댄 것처럼 화들짝 놀라는 감정이 겁이 납니다.

"너 내가 진짜 대리석으로 만든 방공호인줄 알아!".

 

아닐 거라고, 밀어내려고 했는데 그게 안됐던 주군, 유치장에 갇혀있으면서 주군은 깨달았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해 줘서 너무 달달하고 좋다는 태양을 보며, 한약보다 쓴 맛이 느껴졌던 이유가 뭔지 알았습니다. 태양에게는 달달한 강사탕이 왜 주군에게는 쓴 맛이었는지를 말이죠.

공실의 손을 자신의 심장에 대주는 주군, 이렇게 느끼게 해줘야 아는지... '나도 이렇게 심장이 뛴다고! 금방이라도 울 듯한 네 눈을 보면 꼭 안아주고 싶다고! 따뜻한 가슴만큼 따뜻한 네 손을 잡으면 내심장이 튀어나갈 것만 같다고!' 

공실의 손이 닿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이 벌렁거리고, 심박수가 증가하는 남자라고 고백하고 만 주군이었습니다. 공실과 처음 만났던 날 차안에서 공실의 손이 닿자 찌릿찌릿했던 것, '나도 찌릿했다구! 그래서 널 더 밀어내보려고 했어. 근데 안돼. 이젠 찌릿찌릿이 아니라, 두큰두큰한다구!'. 심장소리로 고백하고 나니 주군도 이제 좀 달달한 것 같습니다. 달달 웰컴, 쓴맛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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