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13 07:13




음변의 원인을 밝힌 공으로 동이는 삽시간에 장악원에서 인기짱입니다. 동이 덕분에 장악원에는 어식(임금이 내린 음식)이 내려지고, 동이는 고급비단과 금붙이에 노리개까지 하사받았지요. "난 이 나라의 왕이다" 라는 말을 듣고도 "네가 임금이면 나는 옥황상제"라며 칼을 겨눈 서인들 하수인들에 의해 목이 날아갈 찰나 서용기가 이끌고 온 포청관군들에 의해 다행히 숙종과 동이는 목숨을 구했어요. 
간밤에 어리바리 숙종과 풍산 동이의 활약으로 음변의 원인이 암염때문이라는 진상이 밝혀짐에 따라 명성대비와 서인들이 곤궁에 처하지만, 음변을 꾸민 배후가 명성대비와 서인들이었음을 알고도 장옥정은 이를 기회로 이용하는 영리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겉으로는 명성대비를 곤궁에서 구해주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숙종의 총애를 잃지 않으려는 계산이 있었던 것이지요. 또한 명성대비와 서인들에게는 약점을 잡고 있다는 것까지 은연 중에 내비친 장옥정입니다. 왕실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칼 같은 숙종이기에 이번 음변의 음모 배후가 드러나면 어머니에게도 칼을 댈 수 있는 성정이라는 것을 장옥정이 모르지 않기에, 명성대비와 서인들의 음모를 묻어주려는 것이었지요. 어머니를 치고 장옥정을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없을 것임을 계산에 넣은 장옥정의 영특한 처리방법이었던 것이지요.
숙종으로부터 간밤에 목숨이 왔다갔다 했던 재미있는 무용담을 들은 장옥정은 묘하게 동이라는 아이가 궁금해집니다. 천을귀인이라는 같은 운명을 타고 난 이유인지 자석처럼 장옥정은 동이라는 아이에게 끌립니다. 장옥정은 동이로 인해 재입궁이 변란이라는 흉흉한 소문을 털 수 있었으니 동이에게 상을 내리고자 하지요. 동이를 기다리는 동안 장옥정은 과거 도인이 했던 말이 불현듯 떠올라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모든 것을 가진 자가 모든 것을 잃은 아이의 그림자다" 라며 자신을 그림자라고 했던 도인의 예언에 걸립니다. 빛이 그림자를 알아보듯, 그림자 역시 빛이 들어오면 눈이 부시는 법이지요. 빛과 그림자라는 타고난 운명때문이었는지 장옥정의 눈앞에 나타난 동이에게서 나오는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장옥정도 느끼지요. 
동이를 본 장옥정의 예감은 예리합니다. 국화차를 권하며 고경명의 황백국이라는 시 한 구절을 읊으며 다음 구절을 맞추라고 하니 동이의 입에서 다음 구절이 막힘없이 나옵니다. 동이에게서 품어나오는 맑은 눈빛과 맑은 기운은 장옥정이 동이에게 호기심을 갖게 합니다. 장옥정은 동이가 예사 아이는 아니라는 생각에 흥미를 가지는데, 상으로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말에 실망이라며 동이를 나가보라고 합니다. 장옥정은 순간 자신의 신분과 야망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지난밤에 간밤에 임금인 줄도 모르고 혼줄까지 내가며 범인을 잡았다는 말에 장옥정은 동이의 영민함에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든 자신과 같은 야망이 있는 인물인지 알고 싶었을 겁니다. 이런 것이 운명의 이끌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역시 신분이 천출임에도 숙종의 은혜를 입고 상궁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기에 동이에 대해 특별히 호기심을 보인 것이었지요. 더구나 동이에게서 나오는 천비답지 않은 기품과 맑은 기운은 장옥정이 관심을 가지게 했고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동이의 말에 "네가 감히 당치 않은 것을 꿈꾸고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으려 했다면 더욱 마음에 들었을텐데..."라며 자신이 사람을 잘못봤나 싶어 실망을 하는 장옥정입니다. 나가보라는 말에 "마마님! 사실은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라며 청을 들어줄 수 있느냐며 엎드린 동이, 과연 동이가 궁금해 하던 나비문양의 노리개에 대해 동이가 장옥정에게 물어볼 지 다음회를 기다려야 겠네요.
동이가 궁궐에 들어 온 이유가 나비모양을 가진 항아님, 그리고 장익헌 대감이 죽으며 보여주었던 손동작을 했던 항아님을 찾아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무고를 밝히고자 함인데, 동이는 억울함을 풀게 될지 모르겠네요. 장옥정이 동이가 어느 밤 어린 아이에게 인정을 베풀어 궁지에서 구해주었던 검계 최효원의 여식임을 알게 되면, 장옥정이 동이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을 듯 싶은데, 호기심 소녀 동이의 앞날이 풍전등화입니다.  
동이가 방송된지 7회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동이는 이렇다하게 시청자들을 끄는 힘이 부족해 보입니다. 지난 회 숙종 지진희의 코믹한 모습으로 새로운 모습의 숙종에 대한 기대감이 급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드라마는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우아하고 품위있는, 그리고 영특한 장희빈의 모습에 근접한 이소연은 캐릭터 잡기에 성공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주인공 동이를 연기하는 한효주가 우려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붕 떠있다는 느낌입니다. 조선시대의 캔디로서의 밝고 명랑한 동이를 연기하고 있는 한효주 연기를 못한다는 것은 아닌데, 드라마가 끝나면 한효주의 붕 떠 있는 목소리가 자꾸 걸립니다. 물론 동이는 17살의 어린나이이고, 현재로서는 다듬어지지 않은 들꽃같은 캐릭터를 보여주어야 하기에 행동에서도 말투에서도 천방지축인 모습은 감독이 원하는 동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또한 난관 속에서도 늘 따뜻하고 밝은 성격의 동이를 보여주고 싶다는 설정에도 부합되는 모습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문제는 한효주의 대부분의 대사가 정통적인 사극에서의 대사라기 보다는 현대적인 대사들이기에 사극의 냄새가 나지 않는 점도 있지만, 한효주의 대사는 조금 빠르고 거친 호흡마저 느껴집니다. 대사를 끊지 않고 하려다보니 호흡이 가파르고, 더구나 한효주의 음색이 낮은 톤도 아니기에 더 현대적이고 빠르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한효주의 상대배역들과 나오는 신은 각자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상대방과 주고 받는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자기대사만 친다는 느낌까지 들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보다 심각한 것은 동이의 장악원에서나 숙종(아직은 임금인줄 모르고 있지요) 등과의 장면에서 동이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망각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밝고 긍정적이고 영민한 성격의 아이라는 것에 지나치게 치중하다보니 드러나지 않지만 묘하게 거슬리는 부분들이 눈에 뜨입니다. 
예컨데 밤중에 숙종과 암염에 대한 증거를 잡는 과정에서도 동이는 양반, 더구나 한성부 판관이라는 양반을 가지고 노는 듯한 인상입니다. 물론 어리바리 숙종과 환상의 개그콤비는 만들었지만, 양반에게 눈을 꼿꼿이 들고 가르치려는 듯한 태도는 노비신분에서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는 것이죠. 한성부 판관이 조금 모자라다 싶으니 아예 무시까지 하려는 듯한 동이는 당당하기 보다는 되바라져 보일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어요. 이런 동이의 태도는 비단 숙종에게서 그치지 않습니다. 장악원에서는 정도가 심하다 할 수 있습니다. 서열상으로 위인 영달(이광수)과 황직장(이희도)를 대하는 태도는 밝음을 넘어서 입에서만 나으리고, 전혀 윗사람을 대하는 태도처럼 여겨지지 않습니다. 동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하는 장악원에 대부분이 희화적인 인물들만이 있다보니 동이의 이런 면은 더욱 강조될 것같습니다.
이번 회 강렬한 감초들로서 등장한 오태풍(이계인), 오호양(여호민) 역시 동이를 사극적인 무게감이 아닌 재미요소들만 있는 인물들 속에서 부각시킬 뿐일 것입니다. 이소연이 명성대비, 오태석 그리고 잘 교육된 상궁들 속에서 우아하고 기품있는 장희빈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물론 본인의 캐릭터 소화능력에도 있지만, 좋은 멍석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을 것입니다.
반면 한효주의 주변에는 코믹하고 바보스러운 인물들 투성입니다. 동이가 제 아무리 영특함을 갖췄다 할지라도, 명성대비를 한방에 보낼 수 있는 물증(패찰)을 가지고 명성대비와 서인들의 뒷통수를 친 장옥정이 부각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장악원에서 동이 한효주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들은 대부분이 코믹하고 과장적인 캐릭터이기에 이 속에서의 한효주 역시 붕붕 떠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동이가 보여줘야 할 영특함과 밝음도 코믹속에 묻혀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햇살미소마저도 시도때도 없이 밝은 모습을 애써 강조하기 위해 남발하는 듯한 모습이고 말이지요.
호기심많고 덜렁대는 동이도 좋지만, 동이는 장금과는 다른 캐릭터입니다. 장악원에서의 천방지축 동이는 수랏간의 장금이 같은 모습이 군데군데 눈에 뜨이는데, 장금이 이영애가 보여주었던 기품은 부족한 모습입니다. 이는 배우 한효주에게도 한효주가 만들어 갈 동이라는 캐릭터에도 좋은 방향은 아닐 듯 싶습니다. 물론 장금이가 어려서부터 한상궁에게 교육받은 영향도 있지만, 시청자는 드라마 속 주인공에게서 특별한 분위기를 찾고 싶어 하는 것이 사실이지요. 한효주는 천방지축 노비 동이의 모습은 제대로 살리고 있지만 주인공으로서의 무게감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천인의 왕은 저 아이'라는 말이 워낙 강렬하게 자리해서인지 동이가 범부들과 다른 모습을 찾고 싶은데, 밝고 낙천적인 성격을 지나치게 부각하다보니 매사에 흥분 상태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말이지요.
동이는 숙종의 눈에 들기 전까지는 들꽃같은 이미지의 아이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동이는 들꽃같은 야생화 이미지보다는 잡초의 이미지가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인현왕후, 장희빈, 숙빈최씨 동이를 꽃에 비유하자면 각각 수선화, 장미, 연꽃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진흙탕 속에서 피어오른 연꽃같은 인물이 숙빈최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은 후원 연못가에 핀 수선화의 이미지도 아니고, 장옥정처럼 자색으로 임금을 유혹한 것도 아닌, 진흙탕 속에서 고고하게 피어오른 연꽃같은 인물말입니다. 
영웅에게는 범부에게 없는 영웅의 모습이 있듯이, 궁중 무수리출신이었지만 미래 국모로, 그리고 천민들의 왕에 오르는 사주를 타고난 동이만의 분위기도 있어야 하는데, 밝고 재치발랄한 동이의 모습에만 치중하다보니, 뭔가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그게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2%의 신비감 혹은 기품같습니다. 동이를 둘러싼 장악원의 모든 인물들이 코믹에 치중하다보니 동이 역시 기품이 풍겨나올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시청자는 느끼지 못하고 단지 도인과 장옥정만이 아는 기품일 뿐입니다. 연꽃으로 피어나기 전의 들꽃같은 동이, 잡초가 아닌 들꽃같은 동이를 보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추천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