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05 14:18




동이와 차천수가 드디어 만났습니다. 천애고아로 하늘 아래 혼자 남은 동이에게 천수오라버니는 아버지가 살아 온 듯하고 동주 오라버니가 살아 온 듯 반갑습니다. 6년 동안 궁에서 외로움을 가슴에 묻고, 그리움을 하늘을 쳐다보며 달래던 동이에게 천군만마가 나타난 듯합니다. 천수 역시 죽은 검계의 수장 최효원과 친구 동주에게 드디어 낯을 들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같아 가슴에 한이 되었는데,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천수는 이제 무슨 일이 있어도 동이를 곁에서 지켜주겠다고 수장어른께 맹세합니다. 동이를 지키는 일이 수장어른과 동주를 따르지 못한 죄값이고, 수장어른의 뜻을 잇는 일이라 생각하는 차천수입니다. 그런데 검계는 언제 다시 조직할 것인지....
궁궐에서 감찰궁녀가 된 동이를 지키기 위해 무과시험을 쳐서 금군이 되겠다는 결심까지 하는 차천수를 보니, 뜻은 이해되는데 상황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네요. 검계 수장의 딸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도 아니고 동이가 위험에 처한 일도 없는데 궁녀를 지키겠다고 금군에 투신하겠다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어불성설인듯 싶어서 말이죠. 동이 곁에 있겠다, 혹은 동이가 숙종의 승은을 입은 후라면 또 이해가 되지만, 궁녀가 된 동이는 더 이상 사가의 여자일 수 없는데 벌써부터 천수의 일편단심 동이에 대한 연모의 정이 안타까워 집니다. 동이를 보며 우는 차천수의 눈물을 보니 앞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남몰래 눈물을 삼켜야 할 날이 더 많아 보여서 말이지요. 이래서 다 아는 역사 속 로맨스는 맥이 빠져 버리나 봅니다.
청사신단에 묻어 들어온 밀거래상 김윤달을 잡기 위해 감찰부 나인들이 비밀리에 모화관으로 잠입해서, 동이가 또 큰 일을 해냈습니다. 소학 책자에 숨겨둔 비밀 암호문을 찾아낸 것이지요. 그런데 이게 상당히 중요한 단서였나 봅니다. 예고편에 암호를 가지고 있던 김윤달이 변사체로 발견된 것을 보면 말이지요. 무슨 연유인지 도성을 떠나야 한다고 보따리를 싸는 천수에게 동이는 궁녀라 떠나면 안된다고 하는데, 두 사람에게 생명을 위협하는 중요한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동이와 장옥정이 결정적으로 틀어지지 않을까 생각도 되는데요, 김윤달이 남인 수장 오태석과 거래를 했고 그 다리를 연결한 인물이 장옥정의 오라비 장희재였으니, 김윤달이라는 인물은 남인과 장희재에게는 중요한 인물이었던 것이지요. 바로 정치에 없어서는 안되는 뒷돈을 대줄 수 있는 거물이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장옥정은 모르는 일이고 장희재와 오태석의 정치적 영합으로 벌어진 일이지만, 장희재가 벌이는 일에 차천수가 깊숙이 관련되어 있으니 천수도 이 사건과 무관할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그런 김윤달의 정체를 밝힐 중요한 단서를 찾아 낸 동이는 역시 믿을 만한 개코 형사입니다. 김윤달의 밀거래 단서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동이처럼 신통방통한 능력을 가진 차천수 덕분이었지요. 도대체 차천수는 무술은 그렇다치더라도, 서역인들이 사용했다는 암호전달 방법을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천재소녀 동이를 돕는 사람들은 천인같지 않은 능력자들만 모인 것 같네요. 차천수가 똑똑한 것은 좋은데, 너무 일이 일사천리로 풀리는 듯해서 맥도 풀려 버립니다. 차라리 이런 증거물은 서용기 종사관이 풀었어야 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나저나 청사신단이 머무는 모화관에서 증거를 찾다 들켜 청사신단으로부터 쫓기다 한성부판관 나으리를 만난는데, 이게 더 큰 일같아 보입니다. 한성부판관 나으리가 임금이라는 것을 동이가 알게 되었으니 두 사람의 달달한 비밀데이트도 끝나게 생겼네요. 또한 장옥정의 질투도 시작될 듯하고요. 동이를 떠올릴 때마다 자신의 입이 귀에 가서 걸리는 줄도 모르고, 장옥정 앞에서 동이와 달달한 달밤데이트를 못하게 될 것만을 걱정하고 있으니, 천하의 장옥정의 얼굴도 굳어지고 맙니다. 
감찰부 궁녀가 되었으니 숙종을 알아보게 될 일은 시간문제지만, 그보다 자신이 동이를 속인 것에 대해 그 아이가 어찌 생각할지 걱정만 하고 있으니, 장옥정의 얼굴이 긴장되고 뭔지 모를 불안감이 스쳐가는 것 같더군요. 여자의 육감이 때로는 백마디의 말보다 정확할 때가 있지요. 이 모든 것이 거스를 수 없는 빛과 그림자의 운명이라는 예정된 수순이겠지만요. 빛이 있어야 그림자가 생기는 법, 그림자는 결코 빛을 누르지 못한다는 도사의 예언을 머지않아 장옥정이 곱씹어 볼 것 같습니다. 장옥정이 성정상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에 그림자임을 거부하려는 몸부림 또한 강하게 할 것이고, 그럴수록 동이의 시련은 클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럼, 청사신을 따라 온 밀거래상 김윤달의 서책에서 나온 청파(靑坡)의 뜻이 무엇인지 예측해 보도록 해야겠네요. 아무래도 제작진이 예고편에 글자를 가르쳐 준 것을 보면 시청자들에게 풀어 보라고 숙제를 내준듯해서요. 저는 청파를 지명으로 해석해 봤습니다. 청파는 현재 숙명여대가 위치하고 있는 청파동을 말하는데요, 조선 숙종때는 용산방 청파계로 편성이 된 곳으로, 당시 한양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관문에 있었던 역이기도 합니다. 청파라는 지명이 나온 문헌을 찾아보니 춘향전에 이몽룡이 과거급제 후에 "청파역졸 분부하고, 숭례문 밖 내달아서 칠패팔패 이문동, 도제골, 쪽다리 지나 청파 배다리, 돌모루, 밥전거리, 모래톱 지나 동자기 바삐 건너..."라는 내용이 나오더라고요.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이 춘향이를 만나러 남원으로 가기 위해 도성밖 첫 관문에 있는 청파역원에서 말을 준비해서 타고, 숭례문(남대문)을 돌아 지금의 염천교와 삼각지를 거쳐 동작나루터로 간다는 내용이에요. 
청파는 조선시대 지금의 용산의 중심지였다고 합니다. ‘용산’은 지금이야 거대 전자상가가 들어서 있고 아파트들이 산봉우리를 이뤄 언제 산이 었었겠나 싶지만, 조선시대만해도 지금의 원효로 4가와 마포로 사이에 나지막하게 솟아 있는 산봉우리로, 한강을 향해 물을 마시러 고개를 숙인 용의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용산이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해요. 청파 아래로는 선릉으로 능행을 가기 놓았다는 배다리가 있던 만천이 흐르고 있었지요. 이 만천의 양옆 청파로와 원효로 주변이 그러니까 사대문 밖에서 만나는 첫번째 경제활동 중심지라는 거지요. 
한양의 상권은 한강나루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어요. 유명한 경강상인들의 활동지가 다 강나루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고요. 마포나루, 용산나루, 삼개나루니 하는 말들이 다 그것이지요. 청사신을 따라 들어온 밀거래상 김윤달이 오태석을 만나 제의한 것은 정치자금을 대줄테니 밀거래를 허락해 달라는 것이었어요. 병자호란 이후 청과의 교역이 활발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쌍시, 책문개시, 회령개시, 책문후시니 하는 말들을 역사책에서 한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청과의 교역이 활발해지자 국경근처에서 사무역이 성행했고, 이를 단속하기 위해 공무역을 허락함으로써 청과의 공식적인 교역을 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역이 활발하던 시기였고, 후에는 속수무책으로 횡행하는 사무역을 단속할 수 없게 돼버렸을 정도로 청과의 무역이 활발하던 시기였지요. 유명한 상평통보가 유통되게 된 것도 이런 배경이 있고요. 
청과의 교역물품은 주로 조선에서는 비단, 곡물, 면포, 인삼등을 수입했고, 조선은 청으로부터 청비단, 말, 향신료, 가죽 등을 수입했는데요. 저는 청파역이라는 지명을 떠올리며 김윤달이 말을 밀거래하는 상권을 따내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봤습니다. 조선에서는 항상 말이 부족했고, 말은 특히 국가에서 수입관리하는 품목이라 밀무역만 성사되면 상당한 이익을 남길 수 있었지요. 더구나 청파역은 한양 첫 관문이기에 말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말을 빌리거나 살 수 있는 요지였고, 말거래가 성행해 개인 마방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김윤달이 밀거래하고자 하는 품목은 뭐였을까? 그리고 마포상인과 경강상인들이 조선의 상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노렸던 시장이 어디였을까?를 생각하니 드라마에서 비밀암호로 나왔던 청파가 역원이었다는 것과 관련지어 추측해 봤어요.  청나라에서 환장하게 좋아했던 조선의 인삼과 홍삼 물목도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청파라는 암호는 용산나루의 중심지였던 청파에서 이루어지던 말의 밀거래를 눈감아 달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혹시 정확하게 풀이하신 분계시면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물론 암호가 풀리겠지만 그래도 궁금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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