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18 07:11




동이의 스토리 전개가 빨라지면서 극중 동이와 장희빈, 그리고 인현왕후 등 숙종의 세 여인의 관계도 급진전이 예고되었는데요,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흘러 어느덧 동이가 감찰부 나인이 된지도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나인생활에 적응한 동이의 목소리도 표정도 한결 나아보이고 조금은 성숙해 보이기도 합니다. 얼른 커서 숙종의 승은을 입어야 할텐데 말이지요. 인현왕후가 폐서인될 때까지 한참 후에나 이뤄질 것 같지만, 동이와 숙종의 못말리는 도서관 데이트도 재미있습니다. 
숙원첩지를 받은 장옥정은 훗날 경종이 될 왕자를 생산하고 희빈의 자리에 올랐고, 명성대비는 오늘 내일 갈날 받아놓은 듯 병이 위중합니다. 역사적 사실에 의하면 진즉 저세상 분이지만요. 하긴, 이번 회 보니 아직 나오지도 않아야 할 신윤복의 그림까지 춘화로 등장한 걸 보면 동이에서 시대는 그냥 무시하고 봐야될 것 같습니다. 날로 병세가 위중해져 가는 명성대비의 탕약에 문제가 있다고 누군가가 인현왕후에게 투서를 해서 감찰부 정상궁이 수사에 나섰지만, 증험은 찾아내지 못하고 말았지요.
그때 반짝반짝 동이가 차천수 오라버니에게 SOS를 보냅니다. 차천수는 명성대비의 탕약인 서각승마탕에는 문제가 없지만, 오두와 함께 복용을 했다면 문제가 있다며 탕약의 문제에 대한 힌트를 주게 되지요. 서각과 오두가 상극이라 문제가 있을 거랍니다. 이런 한의학은 모르니까 패스~
여튼 동이는 천수오라버니의 말을 듣고, 취선당 감찰을 나갔다가 발견했던 백출부자탕 약방문을 봤던 것을 기억해 내고, 명성대비의 병세악화와 취선당이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심증을 굳히게 되지요. 아니나 다를까 취선당 장희빈 처소의 나인이 장희재와 접선을 하고, 몰래 약방문을 내의원 의관에게 서찰을 전달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미행수사를 통해 동이 한 건 또 해냈습니다. 장희빈의 나인을 붙들어 서찰에 대해 묻는 것으로 동이 17회 끝이 났는데요, 동이에게 제법 감찰부 나인 포스도 풍기고, 동이도 궁중생활 법도에 많이 익숙해진 모습입니다.
그런데 동이에게 딱 걸린 취선당 나인의 서찰 사건은 동이의 운명을 가르게 되는 일 같아 보입니다. 취선당 장희빈과의 관계가 이 일로 틀어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장희빈은 사실 아무것도 모르고 오라버니인 장희재가 한 짓이지만, 이 고비를 장희빈이 어떻게 넘기게 될지 궁금합니다. 장희빈이 명성대비를 시해하려는 음모가 오라버니가 한 짓임을 알게 되고, 동이는 이 일에 대한 증험까지 가지게 되었으니, 동이와 장희빈의 관계는 점점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그녀들이 되게 할 것 같습니다. 동이에게 가해오는 장희재의 무시무시한 압박도 더 심해지게 될 것 같으니 동이에게 다가오는 시련은 끝이 없습니다. 
장희빈이 동이를 불러 국화차를 대접하며 동이와 첫대면을 했던 날 고경명의 황백국의 시를 인용해서 동이를 파악했던 일을 이야기 하기도 했지요. "내가 너에게 괜한 날개를 달아주었나 할때도 있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너처럼 재주 많은 아이를 내 사람으로 만들었으니 오히려 다행이 아니겠느냐?" 그때의 장희빈과는 동이를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달라졌다는 것도 느껴졌는데, 온화함보다는 협박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동이에게 넌 내사람이니 충성해라라는 식으로 들리기도 했고 말이지요. 동이는 여전히 장희빈의 속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보이기는 했습니다만...
동이는 장희빈에 대한 궁궐의 소문에 대해 믿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처럼 아무 것도 아닌 천비를 위해 감찰부로 와서 구해주기도 했고, 자신을 귀하게 여기라고 가르쳐 주기도 했으니, 동이에게 장희빈은 권모술수나 부리는 작은 그릇의 인물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습니다. 동이는 매사에 의심하고 조사를 해야 하는 감찰부 상궁이지만, 기본 품성이 사람에 대한 믿음이 강한 아이거든요. 동이는 사람관계나 궁궐 안팍에서의 요직에 대한 계산이 없는 아이이니 권세를 위한 줄타기 싸움은 모릅니다. 그저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를 뿐입니다. 이런 무모할 정도로 순수한 모습때문에 숙종도 쩔쩔 매고 좋아하나 봅니다. 
숙종이 이번회에도 동이때문에 체면이고 뭐시고 다 구겨버렸는데요, 눈치 제로에 까칠한 동이때문에 숙종은 삐짐 대왕으로 등극하게 생겼습니다. 늘 열공모드인 동이는 밤에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지요. 나인직무실 서고에서 책자를 보고 있던 동이에게 누군가 기척없이 다가와 어깨를 톡톡 칩니다. 아이쿠 깜짝이야! 깜짝 놀란 동이가 들고있던 서책을 말아쥐고 돌아서는데 이게 누구십니까? 장난꾸러기 놀래키기 대왕 숙종이 아니십니까? 승정원 서고도 아니고, 나인 직무실을 무시로 드나드니 누구 눈에라도 띌까봐 안절부절 못하는 동이지요. 임금을 향해 뻗친 손을 내리지도 않고 얼음땡되어서 서있는 동이에게 "책 좀 내려주라, 이러다 한 대 치겠다" 라며 매력만점 숙종의 개그 시작됩니다. 이번회도 개그 숙종때문에 얼마나 웃었는지, 동이와 함께 할 때마다 숙종은 귀여움 작렬입니다.
동이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책을 가져와서 기다리고 있었다는데, 책을 받아 든 동이의 반응이 시큰둥합니다.  숙종 옆구리 찔러서 절을 받습니다. "책이 마음에 드느냐?" 동이의 대답은 한마로 끝나버립니다. "예" 허걱, 숙종의 예상이 뒤집어지는 순간입니다. 숙종은 동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좋아서 방방 뛸 줄 알았거든요. 그러면 은근 슬쩍 너 위하는 내 마음이 이렇게 크다라고 공치사도 하고 싶었는데, 숙종은 혼자서 김칫국부터 마신 셈이 되고 버렸지요. 그런데 웬걸! 얼른 나가라는 듯 동이가 자꾸 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눈치까지 줍니다. 게다가 숙종은 안중에 없는 모습입니다. 숙종이 좋아하는 표정도 안 지어주고 말이지요. 숙종은 동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눈을 마주쳐주고, 입이 귀에 걸리도록 환하게 웃는 모습이에 늘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그런 동이의 얼굴을 보면 모든 근심을 잊을 것 같거든요. 
그건데 여긴 나인 직무실이라 누가 들어올지 모른다며 어서 나가라는 눈치를 주니 금새 삐지는 숙종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갈려고 그랬다며, 놀랐느냐고 슬쩍 화제를 돌려 시간을 끌어보는 숙종이지요. 그런데 동이는 전하는 사람 놀리는 것 좋아하시는 것 같다며, 장상궁에게 첩지 내려준 것에 놀랐다고 하지요. 회임도 감축드린다면서도. 그것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어머니에게 된통 혼나고, 모자지간에 금이 쩍쩍 소리가 나도록 갈라지고 있는데, 불편한 숙종입니다. 
숙종은 "예전부터 내려줄라고 했는데 미루다가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내렸다", 회임에 대해서는 뭐가 그리 쑥스러운지 "그게 그렇구나" 라며 횡설수설 말을 버벅대기 시작합니다. 성인인데다 왕인 숙종이 여자 임신시켰다고 누가 뭐라한다고. ㅎㅎ 버벅대는 숙종을 보니 왠지 동이에게 변명을 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동이도 장옥정이 첩지를 받고 회임한 것에 대해서는 묘하게 신경이 쓰이나 보다 싶더라고요. 동이도 알지 못하지만 정신줄을 살짝 놓고 글씨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먹물을 떨어뜨리던 것을 보면 말이지요. 마음에 담을 수 없는 사람이지만, 감히 오르지 못할 하늘이라고 쳐다보지도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동이도 점점 성숙한 여자가 되어 가나봅니다. 치맛자락 펄렁이며 뛰어다기기만 했던 말괄량이 동이가 얼굴도 붉어지고 질투심도 살랑살랑 일어나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동이와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은 숙종은 나인직무실을 두리번 거리며 말거리를 찾는데 야속한 동이는 "더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라며 나가라는 말보다 더 서운한 말을 하지요. 명색이 왕인데 관심없어 하는 동이를 보니 숙종 기분도 떨떠름하지요. 그런대도 동이랑 좀더 있고 싶어 체면이고 자존심이고 다 죽이고 무슨 화제라도 꺼내고 싶어합니다. 직무실이 좁은 것 같다며 넓혀줄까? 라고 당장이라도 공사를 할 태세를 보이지 않나, 별일 없었느냐고 새삼스럽게 안부를 묻지를 않나, 불편한 것 있으면 말을 하라며 어떻게든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어 보려고 하지만, 동이의 좌불안석하는 모습에 궁시렁거리면 나올 수 밖에 없는 숙종입니다. 아니 쫓겨나는 숙종이지요.
처소에 돌아 온 숙종이 분이 나서 일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내가 용무가 있어야만 지를 보나? 고얀녀석. 오랜만에 만나 얘기나 할려고 했더니, 지가 바쁘면 얼마나 바빠? 왕보다 바빠?" 라며 씩씩거리는 모습이 빵빵 터집니다. 아무튼 귀여운 삐짐대왕 숙종 등극입니다. 씩씩거리는 모습을 보니, 꼭 여자친구에게 차이고 들어 온 모습같아요. 
숙종은 동이에게 위로 받고 싶었을 거예요. 장옥정에게 첩지를 내려주고 회임했다는 기쁜 소식에도 어머니는 차라리 죽겠다며 결사반대를 하지, 기세등등한 서인세력 견제를 하려니 남인들에게 힘을 실어 국정도 안정시켜야지 골치만 아픈 숙종입니다. 숨쉬기조차 버거운 고독한 자리 왕, 그 숨통을 트여줄 녀석을 만나 잠시라도 웃고 싶었는데, 고얀 녀석은 마음도 알아주지 않고 새침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놀아주지 않는 동이에게 왜 섭섭한지 그저 고약한 녀석이라고 한켠으로 밀어놓고 싶은데, 자꾸 동이가 있는 감찰부 서고로 발길이 가는 숙종입니다. 동이도 이제 숙종을 보면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한성부판관 나으리인줄 알았다가 임금님이라는 것을 알고 놀라기만 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숙종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닿을 수 없는 사람인데도 다른 여인을 향하고 있는 모습에 가슴 한 켠이 서늘하게 아파오기도 합니다. 동이도 이제 여인이 돼가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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