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3 08:46




무한도전 1년 프로젝트 중의 하나인 2011년 1, 2월 달력이 공개되었는데요, 전문가와 함께 작업을 함으로써 예술성까지 가미되어 역시 발전하고 변화하는 무한도전이라는 것을 새삼 더 느끼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달력 특집은 두 번 꼴찌를 하면 누드촬영이라는 벌칙까지 있으니 무한도전 멤버들 정말 기를 쓰고 열심히 촬영에 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심사위원으로 나온 모델 장윤주의 돌발진행때문에 크게 웃었습니다. 1월 달력에서 4위를 차지한 파일럿 유재석과 5위를 차지한 부자 박명수를 거꾸로 발표해 죄송하다는 사과를 거듭 했는데, 실수가 더 큰 재미를 주었지요.
그런데 2월 달력 출산장려 캠페인 달력에서 뜻밖에 이변이 발생해서 놀라웠는데요, 촬영과정에서는 가장 허접스럽게 보였던 박명수와 화목한 가족의 모습을 보였던 유재석이 1위와 꼴찌를 차지한 것이지요. 심사위원들도 현장에서의 느낌과 작품으로 나왔을 때의 느낌이 이렇게 다를 줄 몰랐다며 심사평 중간에 말을 할 정도였습니다. 저 역시 결과가 조금 놀라웠어요. 그리고 다시 유재석과 박명수, 그리고 길의 달력 사진을 한동안 보면서, 역시 전문가들이 작품을 보는 눈은 우리와 다른 곳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는 데서 놀라웠고, 그 결과에 수긍이 가더라고요.
심사평으로 심사위원들은 유재석의 5년간 변화하지 않은 부담없이 편한 모습이라는 점에서 꼴찌로 뽑았다고 밝혔는데, 그 문제는 여러가지 생각을 해야 할 듯 싶더군요. 유재석이 출연한 한 광고까지 예를 들어 보여주었는데, 그동안 쌓아 온 유재석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유재석을 좋아하는 이유는 유재석의 그 식상할 정도로 편한 모습이라는 것을 시청자들이 모르지는 않을테니까요.
저는 제작진이 다른 문제로 유재석의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작진은 유재석을 들어 무한도전의 변화의 필요성과 의지를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200회를 넘긴 무한도전은 지금 여러가지 면에서 스스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중입니다. 무한도전 메인MC 유재석에 대해 변함없다는 것이 오히려 감점이 되었다는 지적은,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무한도전에 대한 자체평가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한 유재석의 이미지가 한결같았다는 지적은 유재석에 대한 제작진의 애정을 표한 것으로도 보입니다.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최고 MC이고, 인기 1위인 유재석에게 변화가 없다고 표현할 만큼, 유재석을 아끼고 변화에 대한 충고마저 편하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재석이 현재 누리고 있는 인기에 비춰 볼 때, 유재석의 부담없음이 오히려 감점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고, 방송 후 댓글테러를 당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스쳤는데, 바꿔 생각하면 유재석을 그만큼 아끼기 때문에 제작진도 평가과정을 여과없이 내보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수년간 최고의 MC로 장수해 온 유재석의 인기비결은 진행의 편안함, 게스트와 보조 MC들에 대한 배려, 겸손함, 성실함, 최선을 다하는 자세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모든 요인들 중에 유재석의 인기비결은 진정성에 있다고 생각해요. 스튜디오에서 처음 본 아이들과 촬영하는 것은 힘든 작업일 수 밖에 없고, 아이들이라 통제하기도 힘들고 진땀나는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유독 모든 아이들이 유재석이 안아주면 울음 뚝 하더라고요. 물론 다른 멤버들이 인상이 고약해서 혹은 아이들에게 윽박 질러서는 아니었어요.
아이들에게는 아이들만의 거울이 있다고 해요. 유재석이 가진 편안함과 진정성이 아이들 눈에 가장 먼저 들어 왔기 때문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쓰고 보니 다른 멤버들에게는 진정성이 없다라고 오해하는 분들도 있겠는데, 그런 의미는 아니고 첫인상에 대해 말하는 거예요. 솔직히 멤버들 중 첫인상이 가장 좋은 멤버가 유재석인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변함없이 같은 느낌이 이유가 되어서 출산장려 캠페인 달력 평가에서 꼴찌로 추락했지만, 저는 다른 면에서 이유있는 평가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출산장려 캠페인의 느낌보다는 생일을 맞이해서 찍은 가족사진의 컨셉이 강하게 풍겨서, 다른 작품들에 비해 출산장려 컨셉에 가장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문가들에게 딴지 거는 것은 아니지만요. 아마 화목한 가족사진에 대한 컨셉이었다면, 1등은 아니어도 꼴찌는 하지 않았을 멋진 사진이었거든요.
1등을 한 박명수의 사진을 보고 처음에는 멤버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갸우뚱했는데, 계속 보다보니 정감있고, 서민적이고, 꾸밈없는 모습이 충분히 1등으로 뽑힐 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박명수의 딸 민서와 함께 달력 사진을 찍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촬영 당일 민서가 감기에 걸렸다고 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민서아빠 박명수의 컨셉은 비오는 날의 아빠와 딸이었는데요, 최종 베스트 컷으로 뽑힌 작품은 딸을 앞에 앉히고 지긋이 눈을 감고 있는 아빠 박명수와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딸의 모습이었습니다. 박명수가 민서를 생각하며, 작업을 하는 동안은 딸만 생각하며 촬영했다고 하는데, 아빠의 마음이 와닿았다는 심사평이 나왔지요. 가만 들여다보니 정말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치 툇마루에 앉아서 찍은 사진 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사실 촬영 중 보여주었던 정리되지 못한 수염분장은 박명수의 말대로 도둑놈(?)의 인상이었지만, 막상 작품으로 나왔을 때는 그저 평범한 한 아빠의 모습일 뿐이었습니다. 제가 박명수의 달력 사진을 보고 느꼈던 생각은 마치 일요일 아침, 느지막히 일어나 딸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두 번째 태어날 아이를 상상하고 있는 듯한 모습의 사진 같았습니다. 기도하고 있는 여자아이는 엄마와 새로 태어날 아기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이 연상되었고요. 마치 박명수 아빠가 "민서야, 우리, 엄마랑 민서 동생이 건강하길 기도하자" 라고 말하고, 민서가 "네, 우리 엄마 건강하게 해 주시고, 제 동생도 건강하고 예쁜 아이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하는 듯한 모습이었어요. 출산장려 캠페인 사진으로서는 최고 컨셉이었습니다.
제가 박명수의 사진을 보고 일등감이라고 생각했던 또 하나의 생각은 박명수와 딸아이의 사진은 너무 소탈하고 평범한 가정의 모습이었다는 점이에요. 길의 최종 베스트 사진 역시 같은 느낌이었는데, 주변의 화려함이 배제되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다른 사진들은 집 거실에 가족사진으로 걸어둘 스튜디오용 사진같은 느낌이 강했고, 출산장려 캠페인용 화보로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길의 사진도 같은 의미에서 2등을 차지할만 했고요.
유재석의 가족사진이 꼴찌를 차지했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유재석의 사진은 화목한 가족사진으로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컨셉이었지만, 너무나 안정적인 가정, 경제적인 부유까지 느껴졌던 사진같았습니다. 사실 출산을 꺼리는 젊은 부부들의 문제는 자녀양육비와 교육비, 그리고 육아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꼴찌를 한 유재석의 가족사진은 경제적인 부담은 느껴지지 않았던 럭셔리한 가족의 모습이었다는 점에서도 감점요인이 작용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출산장려 캠페인용 달력이라는 점에서 박명수와 유재석의 일등과 꼴찌순위는 그런 점에서 이유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변화를 요구하며 꼴찌의 불명예를 안은 유재석이 다음 달력 작품에서는 파격적으로 변신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오히려 더 기대가 됩니다.  
유재석에게는 새로운 변화라는 숙제 또한 이번 달력특집을 통해 주어졌는데요, 제작진과 심사위원들로 부터 변화에 대한 뼈와 살이 되는 충고를 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재석의 편하고 겸손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진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겠지요. 예전에 유재석이 팬과의 미팅에서 "지금은 정상의 자리에 있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수 없기에,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이 자리를 넘겨 줘야 한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서 매주 한 순간 한 순간 최선을 다 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마음으로 하루를 살고 있다" 고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유재석이 겸손함을 잃지 않고, 늘 최선을 다해 살아 가고 있음을 충분히 느끼고 알고 있기에, 충고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더 노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겸손함과 진정성으로,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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