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17 07:35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굵직한 연예관련 기사들 중 최근 가장 논란이 되었던 것이 권상우 뺑소니 사건과 최철호의 폭행사건이었을 겁니다. 물론 이효리의 표절인정도 있었고, 병역회피 혐의등 대중스타들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사건들이 많았지요. 불미스런 일을 부인하다 CC-TV로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출연중인 동이에서 자진하차하겠다고 밝힌 최철호에 대해 동정의 시각도 일각에서는 일고 있는데, 최철호의 사과와 비교하니 씁쓸함을 넘어서 기분까지 더러워지는 일이 권상우의 뺑소니사건입니다.
누가 봐도 권상우를 봐 줬다는 느낌이 팍팍 드는데 '사고 후 미처리' 라는 죄목과 엄청나게 무거운(?) 500만원 벌금형에 처했다는, 권상우로서는 아주 반가웠을 소식이 대중들에게는 화장실 가서 뒷처리를 제대로 하고 나오지 않은 것처럼 찝찝하기가 그지 없네요. 
권상우의 문제는 비단 권상우 뿐만이 아니라 경찰과 검찰의 도덕성과 공정성에까지 먹칠을 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 사과도 없이, 하긴 무슨 사과를 할 입장이겠어요? 매니저를 앞세웠다가 들통나고, 음주운전 의혹을 피하기 위해 시사회를 핑계로 경찰서에 출두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입 꾸우우우욱 닫고 있다가, 진실을 밝히겠다느니,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느니, 기자회견을 열어 이해를 구하는 꼴도 우스울 거니 말입니다. 강태공이 세월을 낚는 모양처럼 그저 세월아 네월아 잊혀지기를 기다리고 있을 권상우니 세상 사람들이 사과해라, 드라마 대물출연에 유감이다 아니다라는 말도 다 뉘집 강아지 풍월 읊는 소리로 들릴 것입니다. 배짱 참 두둑합니다. 자숙의 시간이라는 것으로 철옹성 속에 칩거하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권상우의 일을 지켜 보면서 생각나는 말이 '유전무죄 무전유죄' 라는 말입니다. 권상우의 일은 그래도 우리사회에 법과 상식이 통할 거라는 일말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되고 만 것같습니다. 사고가 있었던 정황이야 인터넷에 도배된 기사들을 통해서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다 알고 있을 거니 자세한 언급은 하고 싶지 않은데, 한 언론사의 도표만 여기 참고로 게재하겠습니다(해당 언론사 한겨레 신문사의 양해를 구합니다).

우선 궁금한 것이 범퍼만 긁은 정도의 가벼운 접촉사고라는데 범퍼가 어느정도 긁힌 것인지 궁금하네요. 운전을 하는 분들이라면 아마 운전을 하다, 기물 혹은 가볍게 보도블럭을 들이 받았을 때, 어떤 식으로 운전습관이 반응하는지 알 것입니다. 사건정황을 보면 불법 좌회전 후 추격하는 경찰차를 피해 달아나다 1차로 주차된 승용차를 들이받습니다. 그럼 자연히 운전자는 후진기어로 바꾸고 차를 후진시키겠지요.
그런데 당시 권상우의 상황은 이미 경찰차가 쫓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겁니다. 술취했나요? 몰랐게?(본인이 술을 절대로 안먹었다고 했으니.;;) 게다가 대낮도 아니고 차량도 드문 한 밤중에 경찰차의 요란한 불빛만 봐도 '경찰이 떴군' 하고 알텐데 말입니다.
여튼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니 경찰차가 쫓고 있는 것은 알았을 터, 여기서 도망치려는 사람들의 90%가 취하는 행동은 '더 빨리 도망가자'일 겁니다. 당연히 급후진을 했을 가능성이 큰데 뒤쫓아 와 선 경찰차와 거리가 어느 정도 였는지 모르지만, 급후진 차량이 가하는 충격은 적지는 않았을 겁니다. 다행히 거리가 많이 차이나서 충격을 덜 받았을 수도 있었겠지만요(이부분에서는 경찰관이 부상을 입지 않아서 다행입니다만). 경찰차에 탔던 경찰관분들 혹시 늦은 후유증 오지 않았는지 모르겠네요. 저같은 경우는 2년전에 정말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도(이때도 제 뒷범퍼가 긁힌 정도로 가벼웠어요), 정말 사고라고 치기에도 우스울 정도의 가벼운 접촉사고였는데도, 2주 후에 후유증이 오면서 목도 돌아가지 않고,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습니다. 자동차가 가하는 충격, 그것 생각 외로 큽니다. 지금도 목의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할 정도의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정말 이해안가는 부분은 인명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뺑소니가 적용이 안된다는데, 만약 권상우가 경찰차가 아닌 일반차량을 들이받고 도망쳤는데, 그 받친 차의 운전자가 경미한 부상, 혹은 멀쩡하면 뺑소니 적용이 안되는 겁니까? 사고 현장에서 운전자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취해 주지 않고, 연락처를 남긴 것도 아니고, 내려서 괜찮느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도망가 버렸는데 말이에요. 만약 이런 식으로 누군가가 후진하면서 제차를 들이받았다면, 그리고 그대로 도주해 버렸다면, 전 당연히 뺑소니 운전자로 고소할 것 같습니다. 경찰차를 들이받아서 뺑소니가 안되는 건지 아주 헷갈립니다. 천만다행이네요. 경찰차를 들이받아서...
그리고 권상우는 경찰의 정지요구에 불응하고 도주하면서, 인근의 예식장 화단을 받고 차를 버리고 도주했다고 밝혀지고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의심스러운 것은 차를 버리고 도주한 권상우를 경찰이 왜 쫓지 않았느냐는 겁니다. 제가 권상우 관련 모든 기사를 읽은 것이 아니었기에 그날 권상우를 잡고도 놓아줬는지, 아니면 정말 차적조회를 통해서 권상우 차라는 것을 알고 뒷날 출두요청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사고를 내고 도망친 운전자를 차를 추격중이던 경찰이 잡지 못했다, 혹은 잡지 않았다 이것은 직무유기 아닐까요?
제가 도로단속 경찰법에 대한 것은 솔직히 모르지만, 혹여라도 중대사건을 저지른 용의자였다면, 이런 경우 범인을 놓친 꼴 아닌가요? 사고를 내고 도망가는 운전자를 뒤쫓으면 안된다는 게 법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영화를 보면 이런 경우 대부분 경찰이 도망자를 추척하고 인근 다른 경찰차에도 지원요청까지 하던데, 영화랑 실제는 많이 다른가 보군요.

다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것이 권상우의 음주운전 관련 무혐의 결과입니다. 권상우는 사고 다음날 영화 시사회 일정때문에 경찰출두를 하지 않고, 이틀 후에 출두해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과정에서 매니저가 개입되고 암튼 우습고 추잡한 일이 벌어졌지만, 넘어가고, 여튼 이틀이 지난 다음에 알콜수치를 검사했으니 당연히 혈중알콜 농도가 낮았겠지요. 전혀 검출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요. 이런 경우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고 당일 친구집에서 축구를 보고 왔다는 권상우, 술을 마실 줄 아는 대한민국의 남녀들, 이것이 이해됩니까? 축구경기를 친구들과 보면서 물 마시며 봤겠냐고요?
권상우의 입은 상식과 추측과 정황 모든 것을 덮어버리니 법 위에 선 것 같습니다. 일이 이쯤되니 가장 우습게 보이는 것이 불법사실을 조사하고 집행하는 경찰과 검찰의 추락한 위신과 명예입니다. 권상우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기에 대한민국의 공권력까지 우습게 만들어 버렸는지 그게 더 기분 더러워집니다.
언제부터 법이 일 개인의 스케줄까지 이토록 높이 존중해 줬습니까? 따져보자고요. 사건 뒷날 영화 '포화속으로' 발표회를 하루종일 했나요? 물론 대한민국의 영화산업이 얼마나 경제에 기여를 하고 있는지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루종일 시사회장에 있을것도 아니고 조사를 받겠다는 마음, 음주운전에 대한 혐의가 없었다면, 자투리 시간을 내서라도 출두했어야 하고, 경찰에서도 요구를 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음주운전을 했다는 증거는 이미 인멸되었고 권상우가 안 마셨다고 버텼으니, 법은 증거를 따를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요럴 때 생각나는 말, 역시 법을 잘 알아서 나쁠 것 없네요.  도로교통법에 근거한 가벼운 처벌(인명피해가 없었으니 엄밀히 뺑소니라고 하지 않는다네요)과 500만원의 약식기소로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힘없는 사람들 댓글로 논란거리 제공한다고 힘있고 빽있고, 게다가 한류스타로 외화벌이에 엄청난 공을 세운 권상우가 가진 힘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경찰도 검찰도 이 힘앞에서는 법 운운하며 사건을 종결해 버리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이런 프로에 나와서 나중에 해명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경찰도 검찰도 이 문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봐야하지 않나 묻고 싶습니다. 권상우 뺑소니 사건은 법적인 유권해석은 '사고 후 미저리(미처리가 아니고 미저리같네요)'에 500만원의 약식기소로 일단락지어진 듯 보이지만, 심증적으로 전혀 이해도 공감도 믿기지도 않은 이 찝찝함은 권상우뿐만 아니라 공권력에 대한 불신으로 더 실망감이 큽니다. 추락한 공권력, 불신하는 공권력, 그 실추된 명예를 지금부터라도 바로 잡아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권상우를 구속하라, 혹은 벌금이 약하니 더 추징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대중들에게조차 심증적으로 명백한 권상우의 도덕적, 법적 잘못을 제대로 밝히고, 사고 당일 경찰관이 권상우를 잡고도 놓아주었는지에 대한 조사도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진실과 정의의 상징인 법의 힘이 비겁하게 숨어있는 대형 스타의 힘 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곧 방영될 대물에서 권상우가 맡은 인물을 보니 딱 이말이 생각나네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고현정이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저는 드라마를 보겠지만, 드라마속 인물에 맞게 '수신'하고 나오는 것은 어떨까요? 또한 혹여라도 이 일로 권상우가 울며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해서(그럴 일이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그 부인이 안타깝다느니 불쌍하다느니 하는 글들은 올리지 말았으면 싶네요. 제 남편이 이런 일을 했다면, 전 우리 남편이 아주 비겁해 보이는 거짓말쟁이 같아서 실망할 것 같거든요. 저같으면 법적인 처분은 차치하고, 우선 용서를 구하라고 말할 거에요. 제가 권상우의 아내 손 모씨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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