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7 07:12




나쁜남자는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장르의 드라마였어요. 선악의 경계에 선 주인공들의 심리를 지켜보는 재미, 그리고 김남길의 뛰어난 감정연기를 감상하는 것으로도 소위 건질 수 있는 드라마였어요. 스토리는 처음 1,2회를 지나 이상하게 흐트러져 버렸지만, 안개에 가린 듯한 영상미를 보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였습니다. 치명적인 사랑, 순수한 사랑, 기대고 싶은 사랑, 드라마 속에 흐르는 각기 다른 세가지의 사랑도 불륜이다, 양다리다라는 시각을 떠나 각기 다른 캐릭터를 완벽하게 보여준 김남길의 연기만으로도 드라마 나쁜남자는 매력적이었지요.
글 제목에서부터 눈치채셨겠지만 이 글은 비판글입니다. 나쁜남자 최종회를 보고 허탈감과 분노를 진정시키기 위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허무하게, 아니 너무나 실망스럽게 끝나버린 나쁜남자 최종회 리뷰글을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는데, 몇몇 독자분들이 최종회 리뷰글을 기다린다는 요청이 있어서 제 글을 꾸준히 읽어주신 분들께 약속을 지키는 의미에서 글을 올리기로 마음먹었어요.
사실 심건욱의 죽음은 드라마 시작부터 예상되었기에 충격은 아니었어요. 홍회장의 친자라는 사실 앞에 심건욱이 택할 방법은 죽음밖에 없을 듯했고, 제작진이 심건욱을 어떻게 죽이느냐가 궁금했어요. 물론 재인이 건욱을 잡아주고, 모네가 친오빠라는 사실에 구원의 동아줄을 내려줄 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감에 심건욱을 살릴 수도 있겠다는 기대 또한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드라마의 최대의 실수, 신여사의 건욱 친자 폭로
정신병원에 있던 건욱이 모든 일이 신여상의 죄상을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들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는 과정은 생략하겠습니다. 이 과정은 김실장과 은부장, 그리고 김실장과 건욱의 일을 돕던 미스테리 남자의 대화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될 듯합니다. 그런데 심건욱의 복수극 퍼즐맞추기는 치명적으로 개연성의 부분에서 실수를 보여줍니다. 신여사를 옭아매기 위한 심건욱의 자작교통사고라는 설명은 어이가 없었거든요. 신여사 잡겠다고 재수없었으면 심건욱이 죽어버렸을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여하튼 해신의 파멸이라는 심건욱의 복수극은 신여사의 감옥행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지어지는 듯했습니다. 법정에서 끝까지 자신은 죄가 없다도 울부짖는 정신병자같은 신여사는 도저히 용서하기 힘든 파렴치한이더군요.
나쁜남자 최종회는 나쁜남자를 나쁜드라마로 만든 최악의 내용이었습니다. 최대의 실수는 신여사가 포승줄에 묶여 감옥으로 가는 호송버스를 타기전에 밝힌 심건욱의 친자폭로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드라마는 비밀과 복선이 최대의 매력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회 마무리를 심건욱의 죽음과 주변사람들의 행복을 급 포장하기 위해 억지 또 억지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그 무리수가 신여사의 폭로였어요.
신여사는 개인적으로 정말 죽어 마땅한 정신병자 사이코에 악녀였습니다. 호송버스에 타기 전 심건욱에게 "내가 진짜를 버리고 가짜를 데려왔어"라고 했던 대사는 신여사의 방백으로 처리했어야 합니다. 그랬더라면 시청자들에게는 계속적으로 여운이라도 남겼을 겁니다. '건욱이 친자라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혹은 건욱이는 자신이 친자라는 것을 알게 될까' 등등... 왜냐? 의식이 돌아온 홍회장이 건욱을 훗날 찾았을 가능성이 크고, 건욱이 친자라는 사실은 신여사 외에도 은부장과 김실장, 그리고 아버지 홍회장이 알고 있었던 사실입니다. 굳이 신명원의 입으로 드라마를 파국으로 몰고 갈 필요는 없었다는 것이지요. 이 여운을 깨버렸다는 점이 결말을 엉성하게 만든 최고의 실수였어요.
신여사는 분명 이해하기 힘든 나쁜여자입니다. 제빵왕 김탁구의 서인숙과 쌍벽을 이룰 정도에요. 제빵왕에서 서인숙도 구일중의 친자인 탁구를 죽이려고 별짓을 다했는데, 신여사 역시도 소름치칠 정도입니다. 자신의 딸 모네를 꼬셨고, 태라가 부모님이며 해신까지도 포기할 수 있을 만큼 사랑한다는 남자가 남동생이라는 것을 건욱에게 한 방 먹이듯이 하는 모습, 정말 치가 떠리는 무뇌아같더군요. 5살 아이만도 못한 생각이었다는 거지요. 제작진은 무덤까지 비밀을 가져가도 모자랄 판에 "너는 네 형을 죽게 하고 네 누나(비록 혈연적인 누나는 아니지만)와 네 여동생을 농락했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자기 딸들이 겪을 혼란과 고통은 생각하지도 못하는 무뇌아 신여사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태라의 사랑? 이는 이미 법정에서 끝난 문제입니다. 해신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 건욱을 태라는 포기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건욱을 죽이려 했고, 20년전 건욱의 부모를 살해하라는 지시까지 한 신여사의 죄를 알고도 태라가 건욱을 향한 마음을 접을 수 없다면, 태라 또한 제정신은 아닌 여자일 테니까요. 해신을 무너뜨리기 위해 접근한 건욱의 태라에 대한 마음은 연민으로 변화되어 갔지만, 사랑은 아니었지요.
그럼 건욱은 자신이 홍회장의 친자임을 알아야 하나 모르고 넘어갔어야 하나?의 문제도 짚고 가야겠네요. 친자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은 심건욱을 죽이겠다는 뜻이고, 모르게 하는 것은 재인이와 일상의 평범한 집밥 먹게 살리겠다는 뜻인데, 제작진은 심건욱을 죽이려는 결정을 했지요. 
어떻게 폼나게든 죽여보려고, 제작진이 충격적 반전을 내놓은 것은 모네였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유일한 친혈육이었지요. 그리고 나쁜남자 심건욱을 착한남자 홍태성으로 죽게하기 위해 모든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은 다 가져다 붙입니다. 총에 남긴 모네의 지문을 없애 동생을 죄를 덮으려 하는 오빠 홍태성, 시간적으로 이해 불가능한 태라와 재인에게 전해진 택배물 등을 보내 홍태성의 두 여자에 대한 마음을 기억하게 하려고 합니다.

마지막회 최고로 엉성하고 조잡하고 이해가지 않는 5분정도의 장면은 소포를 받은 태라와 재인, 그리고 태라와 홍회장의 정원의 대화, 태라의 회장취임식 등이었어요. 특히 소포는 총상을 입고 피를 훌리며 건욱이 마지막으로 간 곳이 도대체 어디였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물건들이었어요. 태라에게 보내진 더티댄싱 디비디, 그리고 일본 류선생의 유리가면은 뭐였는지, 그리고 한강변에서 자살로 추정되는 오른쪽 등에 긴 흉터가 있는 신원미상의 남자사체를 찾아가라는 공고문은 미친 결말을 위한 군더더기였습니다.
혼자서 시간적인 계산을 해봤어요. <총상을 입고 시내에 나가서 디비디를 사고 소담이에게 줄 인형과 편지를 쓰고, 류선생에게 유리가면을 후딱 만들어서 가장 빠른 항공편으로 보내달라는 전화를 하고, 류선생의 소포를 받아서 재인에게 보냈다>. 유언 비슷한 편지와 함께 말이지요. 그리고 <인적없는 한강변에 나가서 쓸쓸히 최후를 맞이하고, 부패된 채로 발견되었다>. 물론 심건욱이 자살을 결심하고 이런 선물(?)들을 미리 준비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참 억지스럽네요.

본격적으로 게거품물고 나쁜결말에 대한 욕을 좀 더 해보겠습니다.

제작진은 도덕불감증?
제작진의 도덕불감증은 엑스트라로 나오는 시민들까지도 싸잡아 나쁜사람들로 만들었고 시청자들에게는 불쾌한 패배감마저 주었습니다.
우선 모네의 도덕 불감증부터 비판해 보도록 하지요.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언니도 모자라 재인에게 껄떡댔다는 이유로 총을 쏴버린 모네, 모네는 미국에서 한국 돌아가는 사정을 알고 왔었다고 했어요. 그런데 살인교사죄로 신여사가 감옥에 들어갔다고 대서특필되었고, 언론이건 인터넷이건, 모네가 유학중이던 미국방송에서까지 신여사의 죄상에 대해 난리가 났을텐데, 모네는 뭘 알고 왔다는 것이었을까요? 화가 나니 모네에게는 반말 좀 하렵니다.
니네 엄마 살인교사죄는 죄로 안보이냐? 모네야, 나 같으면 건욱에게 대신 무릎이라고 꿇고 빌겠다. 친오빠라는 것은 몰랐다고 치자. 한데 20살 어린 여자애가 아무리 한때 사랑했던 남자가 다른 여자랑 키스하는 장면을 봤다할지라도, 겁없이 총을 쏠 수 있냐? 그리고 네 손으로 사람을 죽였을지도 모르는데, '난 다 잊고 살련다' 라면서 피부관리에 요가로 몸매가꾸면서, 정신수양(?)하겠다고? 너의 그런 정신은 신여사의 못된 피를 쏙 빼다 박았구나. 넌 앞으로도 영영 사람되기는 글렀다. 그리고 홍회장 너네 아빠가 지난 일 다 묻고 그 아이 불러서 나중에 웃으며 함께 밥도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던데, 네가 총으로 쏜 후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 건욱이 너의 친오빠였다는 것을 알면, 어찌될지 난감스럽구나. 그때도 증거가 없으니 난 요가나 하며 마음을 비우고 잊어 버리겠다는 심산이겠구나 싶다. 피부관리 받을 시간에 네 엄마와 같이 무소유나 읽는게 낫겠다.
다음은 답없는 신여사입니다. 제작진은 시청자를 우롱하는 것도 모자라 돈에 대한 패배감마저 안겨주었습니다. 빼도 박도 못하는 살인교사죄로 감옥에 들어간게 엊그제 같은데, 보석으로 풀려난 신여사, 돈이 좋긴 한가 봅니다. 아니 무섭고 패배감마저 듭니다. 뉴스에서 숱하게 봐 온 비리 정치인들, 경제인들도 이렇게 빨리 풀려나지는 않아요. 일례로 대통령을 지냈던 두 분도 독방에 적어도 몇 달은 쳐박아 두더구만, 감옥에 들어가서 법정스님의 무소유 책 한 권 읽고, 회개한 듯 보이는 신여사는 몇일 안돼 바로 풀려나더군요. 이렇게 쉽게 해탈을 하다니 원효대사님도 울고 가겠어요.
감옥에서 고문이라도 받았는지 휠체어는 왜 타고 나왔는지도 궁금하더군요. 보석으로 풀려난 것이 역시나 건강상의 이유라는 높은 양반들이 늘상 말하는 이유였구나 싶네요. 전혀 아파 보이지도 않고, 아팠다면 머리가 아파 보이던데, 정신병원으로 보냈어야지 싶더군요. 더구나 해신그룹 사람들, 오너가 무섭긴 했는지 뭐 잘한 사람이라고 일렬종대로 서서 인사까지 받으며 당당하게 들어서더군요.
저 같으면 죄스럽고 부끄럽고 죽고 싶은 심정에 다른 사람들 얼굴 보기 두려워서, 보석으로 풀려났다 해도 집밖에 나오고 싶지도 않겠더구만, 끝까지 뻔뻔스러운 신여사였습니다. 아무리 건욱이 부모 죽인 원수(이때까지는)에게 복수하겠다고 까불어봐도, 힘과 돈이 이긴다는 걸 보여준 나쁜 제작진입니다. 돈 없고 빽 없는 사람 서러운 세상이라는 생각에, 아니 그렇게 흉악한 죄를 지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휠체어에 고귀하신 분 앉혀서 일렬종대 환영까지 받으며 석방시켜 버린 제작진, 당신들의 도덕적 이성적 개념은 밥말아 드셨습니까?

여동생을 살인자로 만들지 않으려는 노력은 가상하다만, 심건욱 개죽음만 당했구나!
처음으로 자기를 재인에게 "홍태성입니다"라고 소개하며 새롭게 새인생을 시작할 듯했던 건욱은 여동생 모네의 총에 옆구리를 맞았습니다. 동생을 보호하려고 지문을 닦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도대체 죽지 못해 환장한 사람처럼 피투성이로 네온사인이 즐비한 도심의 한복판을 싸돌아 다니며, "나 총맞았어요"라고 보여 준 꼴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싶어요.
아마 자신과 관계없는 사람의 상처 따위에는 안중없다는 현대인의 무관심의 심리를 영상으로 보여 주려고 한 것 같은데, 이건 아니거든요. 거리에서 피를 흘리고 비틀거리는 남자를 봤을때,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 십중팔구는 바로 핸드폰 꺼냅니다. "거기 경찰서죠? 여기 어딘데요, 어떤 남자가 피를 흘리고 지나가고 있어요" 혹은 "혹은 거기 119죠? 어떤 남자가 피를 흘리고 있어요", 게중에는 "이봐요, 괜찮아요? 병원으로 가셔야 겠어요"라고 부축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거라는 거죠. 아무리 정서가 메마르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어져가는 사회라지만, 그래도 핸드폰을 장식품으로 들고다니는 사회는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인정머리 없는 사회였나요? 시민들까지 나쁜사람들로 만들어 버린 나쁜 제작진이었습니다. 
심건욱은 누구인가?
제가 이렇게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좋아하지 않은데도 실망만을 한 나쁜남자 최종회 리뷰를 올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건욱도 궁금하고 시청자도 궁금했던 건욱의 물음에 대한 답때문이에요.

"내가 가려는 곳은 천국일까 지옥일까"
제 나름대로 답을 내려보고 싶네요. 건욱은 지옥같은 현실에서 살다가, 천국같은 지옥으로 갔습니다. 총상을 방치해서 죽음에 이르게 했으니, 자살이라는 죄목도 있고, 결과적으로 동생 모네를 살인자로 만들었으니 그 죄 또한 크다 할 수 있을 겁니다. 재인과 새 인생을 살아보자며 홍태성으로 새로 태어난 듯 싶더니, 몇분도 안되서 재인을 내동댕이치고, 재인에게 평생 가슴에 남을 상처와 의문만을 남겼으니, 이 또한 죄입니다. 잘못하면 건욱만 하염없이 기다리다 처녀귀신으로 늙을 수도 있겠더군요.
동생이 총을 쐈다는 죄를 덮어주기 위해서 스스로 죽음으로 이른 것에 대해서는 조금의 정상참작도 해 줄 수는 있겠지만, 치밀한 복수극을 준비해 왔고, 대사 한 줄 없는 스턴트맨을 하면서도 사람들의 심리공부를 해왔던 건욱이 훗날 모네가 겪을 괴로움은 계산하지 못한 것은 치명적인 실수같아 보입니다.
또 하나 "내 이름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입니다. 최태성인가. 홍태성인가, 심건욱인가.... 답은 홍태성으로 태어났다, 최태성으로 자라다가, 심건욱으로 만들어졌고, 각고의 노력끝에 홍태성이라는 본명은 찾았지만, 그가 불리고 싶은 이름을 결국은 찾지 못했습니다. 이름 없는 사람이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개죽음당한 신원 미상의 남자.

결론은 나쁜남자 심건욱은 착한남자 홍태성이 되기 위해 지옥같은 현실을 살다 천국같은 지옥으로 간, 이름 미상의 불쌍한 남자였습니다.
나쁜남자, 무엇을 남겼나? 나쁜 예와 좋은 예
나쁜남자는 드라마의 나쁜 예와 좋은 예를 남겼습니다. 시종일관 스토리는 혼란스러웠고 허술했습니다. 마지막까지 혼란스러웠던 건욱과 재인의 사랑도 의견이 분분했지요. 문재인의 사랑은 심건욱의 진짜 사랑이었음에도 가장 공감가지 않았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한가인의 연기력이 제작진이 보여주고자 했던 현대여성의 이중적인 심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이유 또한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제작진이 문재인이라는 캐릭터를 욕을 먹게 망가뜨려 버린 것이 오락가락의 가장 큰 이유겠지만요. 

한가인은 매력적인 배우지만, 나쁜남자를 통해서 제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내면적인 심리연기를 보여주기에는 표정과 말투가 마이너스인 배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명랑쾌활한 도시적인 젊은 여성역할이라면 한가인의 매력이 플러스였을텐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극중 여자들 중 문재인이라는 인물과 한가인이 가장 부조화스러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연기자 한가인에게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이런 류의 드라마에서는 대사를 조금 천천히, 감정을 실어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똑똑 끊어지는 듯한 빠른 대사처리는 문재인이라는 복잡한 캐릭터와는 어긋난 듯했고, 뭔가 아련함 같은 게 있어야 하는데 소금도 설탕도 어느 맛도 가미되지 않은 담백한 빵을 먹는 듯해서, 꼭 커피나 주스와 함께 먹어야 했다는 생각입니다. 즉, 이 드라마에서 보여주려는 캐릭터는 이런 사람이다 라는 식으로 세뇌를 해가면서 봤다는 말입니다. 물론 예쁜 한가인에 대한 감정은 없지만, 대사에 색깔이나 감정을 넣는 훈련이 더 필요하다는 조언이니. 한가인측이나 팬들은 오해없기를 바랍니다.
나쁜남자에 시종일관 흘렀던 비밀과 혼란은 또 하나의 매력이었지만, 허술함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의 질타로 이어졌고, 시청률의 저조라는 결과로 이어졌지요. 억지설정에 급마무리의 조악함은 나쁜 예의 정점을 찍었고, 허탈하게 만들었네요.

좋은 예도 남겼습니다. 드라마나 사람이나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것을 드라마의 시청률로 보여줬으니까요. 월드컵 편성으로 결방을 계속하더니, 주인공 김남길의 군입대 스케쥴까지 계산에서 틀어져 버렸고, 내막은 잘 모르지만 작가진과 제작진의 손발이 맞지 않은 이유로 드라마는 공중분해되고 말았어요. 산으로 가거나, 바다로 가버린 드라마들보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왔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만들면 안된다는 좋은 예를 보여주었으니, 다른 드라마들에게는 모델이 된 셈입니다.
드라마의 시작부터 짙은 비극의 냄새가 풍겼지만, 비극결말보다는 나쁜남자를 이끌어 오던 모든 비밀과 복수와 사랑이 산산히 공중분해돼 버린 듯한 마지막회때문에 머리가 텅 비어버린 느낌입니다. 건욱의 동아줄 모네는 결국은 건욱을 쉬게 해줬군요. 홍태성도, 최태성도, 심건욱도 아닌 상처받은 영혼의 안식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지요. 저는 건욱의 죽음을 보며 안식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청자는 바라지 않았지만, 건욱이 진정 원했던, 이제 그만 쉬고 싶다는 바람말이지요.

최종회는 엉망이었지만, 그래도 한가지 인정하고 싶은 것은 스토리의 부실함까지 커버해 준 연기자들의 연기력입니다. 천의 얼굴로 수만가지의 감정연기를 보여준 김남길, 도도한 감성을 제대로 표현한 오연수, 히스테리와 정신병적인 악녀역을 소름끼치게 보여준 김혜옥, 제작진이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오락가락 문재인을 연기하느라 고생했을 한가인, 그리고 소리만 벅벅 지르게 만든 대본에도 성실하게 캐릭터를 유지하려고 무던히도 애쓴 김재욱, 청순미의 새 얼굴로 순수함과 섬뜩함까지 보여준 신인 정소민, 바른 말은 제일 많이 하더니 나중에는 간접광고 전문배우가 되어버린 심은경(도대체 집세도 못 내서 쩔쩔매는 이 가난한 집 자매에게 왜 이렇게 최신장비들이 많은건지..)까지, 연기력만은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이 좋은 배우진을 가지고 마지막회 정체불명의 드라마를 만들어버린 제작진이 가장 나쁜 사람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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