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20 11:03




제빵왕 김탁구 22회에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정신없이 펼쳐졌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분노하기도 하고, 혀를 끌끌 차기도 했는데요,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권선징악이라는 것보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 일은 반드시 올바른 것에 이른다)이라는 점에 더 무게를 두고 보고 있었어요. 물론 용서하기 힘든 서인숙과 한승재는 권선징악의 댓가를 치뤄야 겠지만, 악연와 악행으로 빚어진 어긋난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 가길 바라고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구마준만큼은 어른들의 악연으로 인한 잘못된 선택으로 벌을 받는 것보다는 개과천선(改過遷善)의 길을 가길 바랬습니다.
그러나 구마준은 그 기회를 스스로 박차고 나가 버렸네요. 마준이는 설빙초 사건을 알면서도 뉘우침을 기다렸던 팔봉선생의 믿음과 기대를 저버리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무릎을 꿇은 마준이의 경합에 대한 집착을 잠깐이나마 동정해 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기도 했어요.
그런데 팔봉선생의 질문에 답하는 마준이의 말을 듣고는 오만 정이 떨어지더군요. 선생님의 뜻대로 오직 팔봉선생의 인정서를 받기 위해 2년을 참고 견뎌왔는데, 기어코 떨어뜨려야 했느냐고 눈을 치켜드는 모습은 과거의 마준이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성장하지 못한 절름발이 청춘도 있을까 싶습니다.

2년 전 팔봉선생의 화두에 대한 마준의 어리석은 대답
2년을 팔봉선생의 곁에 둔 이유를 "자신이 못마땅해서 벌주려고 일부러 그런 것 아니냐"고 묻는 장면에서는 드라마의 인물들 중 이토록 피해망상증에 사로잡힌 인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삐딱한 심성이 놀랍더군요. 팔봉선생이 마준에게 2년의 기간을 주었던 이유는, 탁구에게 누명을 씌우기 위해 제빵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을 팔봉선생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떨어진 손수건때문에 말이지요.
팔봉선생이 그 때 마준이에게 중요한 화두를 던졌지요. "빵은 사람이 먹는 음식이다. 한데 빵을 만드는 그 마음에 어찌 칼을 품고 있는거냐?". 그리고 마준이에게 물었었지요. "네 앞에 있는 반죽은 살았느냐? 죽었느냐?" 빵쟁이에게 반죽은 살아있는 생물이다. 그런데 너는 그 생물을 죽였다. 빵쟁이가 절대 해서는 안될 짓을 저질렀다" 라고요. 그리고 인정서를 받으려면 세가지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2년간 버틸 수 있으면 시험을 치르게 해준다고 했었지요.
그 2년 후가 이번 경합이었지요. 마준이는 2년동안 무엇을 포기했는지는 모르지만, 암튼 인정서를 받기 위해 쳐박혀 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갈려면 곱게 나갈일이지 감히 빵을 만든다는 녀석이 팔봉선생의 제빵실 재료실에 불을 지르고는 나갔습니다. 물론 박춘배가 훔쳐오라는 발효일지까지 가지고서 말이지요. 불까지 싸지른 녀석이 잠시 2년간의 팔봉빵집 식구들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팔봉선생과 탁구의 환청을 듣는 장면에서는 거미줄 한가닥만한 용서의 기회가 주어지는 듯했지만, 가방을 들고 나가 버리더군요.
설빙초를 직접적으로 먹이지는 않았지만 탁구의 후각을 없애기 위해 준비했다는 진술만 있다면, 이는 인체상해죄를 물을 수 있을 것이고, 팔봉선생의 발효일지를 훔친 것은 절도죄이며, 제빵실에 불을 냈으니 방화죄까지, 이 명백한 죄목들 앞에 마준이를 어찌 벌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드라마니 욕만 실컷 해주고 있지만, 26살의 흉악범을 보는 듯해서 오금이 저릴 정도입니다. 서인숙과 한승재의 얼굴까지 오버랩되면서 어쩌면 이 년놈들의 피는 특별한 피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욕을 했다지요.;;
불지르고 나가는 것을 보고는 마준은 피해망상증 중증환자로 감옥이 아니라 정신병원으로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뚜렷한 선과 악의 캐릭터로 드라마를 보기는 참 쉽습니다. 나쁜 남자에게도 일말의 동정심과 이해를 가지고 싶고, 어느 부분에서는 감싸고도 싶은데, 마준이나 그 생물학적 부모의 경우는 사람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질을 하고 있으니 결코 용서하고 싶지 않습니다.
마준이는 빵을 만들 자격을 스스로 박탈한 셈입니다. 팔봉선생의 화두, 반죽이 살아있는 거라고 보느냐, 죽은 것이라 보느냐?의 화두에 대한 마준의 대답이 제빵실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충분히 답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팔봉선생과 박춘배, 비하인드 스토리
마준이를 통해 팔봉선생에게 정체를 밝힌 박춘배는 팔봉선생의 죽마고우이자 라이벌이었고, 한 때는 함께 봉빵을 만들었던 팔봉 버금가는 명장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었을 인물이었지요. 팔봉선생이 탁구와 같은 천재적인 후각을 가진 사람을 딱 한 사람봤다고 했는데, 그 사람이 박춘배(최일화)였지요.
갑수와 인목을 통해 팔봉선생과 춘배의 악연, 그리고 봉빵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역시 박춘배라는 인물과 팔봉선생의 차이는 빵실력이 아니라, 빵을 만드는 마음의 차이가 성패를 갈랐던 이유였더군요. 사람에게 좋은 빵을 고집했던 팔봉선생과 돈을 쫓았던 박춘배의 봉빵대결은 박춘배의 패로 끝나고, 박춘배는 팔봉선생에게 원한을 가진 채 십여년을 자취를 감췄다 복수를 하겠다고 나타난 것이었어요.
개인적으로 갑자기 나타난 춘배의 미심쩍은 행동이 봉빵에 얽힌 스토리도 물론 있겠지만, 팔봉빵집에 대한 조사를 했던 서인숙이 불현듯 떠올랐는지 모르겠네요. 서인숙의 사주를 받고 나타났는지에 대한 의구심마저도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억측일 가능성이 있으니 일단 이 문제는 여기서 패스...
하필 구마준이 춘배의 복수 시나리오에 얽혀 들기는 했지만, 봉빵레시피에 목숨이라도 걸것 같은 마준이었으니 꼬시기는 쉬웠을 겁니다. 그런데 마준이가 원하는 것이 봉빵레시피인지, 팔봉선생의 인정서였는지, 구일중에게 인정받는 것인지, 탁구를 이기는 것인지 이제는 모든게 헝클어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 역시 마준이는 심성뿐만 아니라 머리도 모자란 녀석이었다는 깨달음만 얻었네요.
등에 칼을 꽂은 제자, 십수년만에 나타나 봉빵이 자기 것이라며 진정서를 낸 박춘배 등의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팔봉선생은 급기야 쓰러지고 말았지요. 진정서가 접수되었으니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 팔봉선생의 명장타이틀이 박탈당할 것이라고 하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요, 갑수의 말대로 시베리아 귤까먹는 소리입니다.
팔봉선생의 명예를 지키는 길은 봉빵을 재현해 보이는 것 밖에는 없는데, 팔봉선생은 쓰러지고, 주종의 레시피가 적힌 발효일지는 마준이 훔쳐 가버렸으니, 막막한 팔봉빵집 식구들입니다. 그런데 미각도 후각도 잃어버린 탁구가 봉빵을 만들어 보겠다고 합니다. 팔봉선생의 명예를 지켜 드리겠다고요. 한 사람 두 사람 팔봉빵집 제빵실 식구들은 탁구와 함께 봉빵을 만들자고 의기투합을 하고, 밤잠을 자지 않고 발효종과 발효점을 찾기 위해 모두 힘을 합하지요. 그러나 탁구의 후각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실패를 거듭하는 가운데, 주어진 기간 일주일이 지나, 팔봉선생의 대리인으로 탁구가, 춘배의 대리인으로 못된 마준이 녀석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봉빵의 완성으로 가는 길 차세대들의 경합 그 서막이 올랐습니다.
탁구와 마준의 봉빵 경합, 그 승자는?
아마 지금부터 시청자들은 몇가지의 문제로 예측을 하고 있을 겁니다. 일단 누가 경합에서 이길까?가 관심사겠죠. 답은 탁구아니면 마준이겠지요. 저도 이 문제를 두고 수많은 경우의 수를 두고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사실 이 답을 정리하느라 글도 늦어졌네요.
우선 두 가지의 경우의 수가 있겠지요. 하나는 시청자들의 바람대로 탁구가 우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스토리의 전개를 위한 마준이의 잠정적인 우승일 거예요. 마준이가 이긴다면, 다시 탁구가 마준이의 봉빵보다 풍미깊고 맛있는 팔봉선생의 진짜 봉빵을 만들 것이고요.
조건적으로는 마준이 이길 확률이 높습니다. 마준이는 팔봉선생의 발효일지를 손에 넣었으니 발효종을 얻은 상태이고, 더군다 발효점을 찾을 수 있는 천재적인 후각을 가진 춘배가 있으니까요. 마준의 빵실력도 탁구보다는 한수 위고 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탁구의 우승을 예측하고 싶습니다. 아마 이번 시연에서 이기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팔봉선생이 깨어난 후 도움을 받으면 진정한 봉빵을 완성시키게 되겠지만요.
탁구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데에는 몇가지 탁구의 능력 때문이기도 합니다. 탁구가 미각과 후각을 잃었다는 것은 마준이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드라마에서는 아직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였지만, 탁구의 꿈에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냄새를 못맡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버려라. 두려움을 버리면 모든게 다시 괜찮아 질거다"라는 팔봉선생의 말에 탁구는 냄새를 듣습니다. 바로 발효가 일어나는 소리를 말이지요. 그리고 발효소리는 탁구의 후각을 깨우고, 탁구는 냄새를 듣습니다. 2년간 매일 반죽했던 손이 가장 좋은 반죽상태를 기억했듯이 탁구의 청각은 발효의 냄새를 기억나게 한 것이지요.
드라마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두려움을 떨친 탁구의 미각과 후각까지 돌아왔을지도 몰라요. 갑수형이 준 특효약의 효과가 쪼매 있겠지만요. 아마 탁구가 갑수형이 준 약때문에 나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고마워하는 장면도 다음회에 맛보기로 보여줄 지도 모르고요.
그러나 탁구의 청각이 후각의 기억까지 깨웠다고 해도 탁구가 봉빵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탁구의 미각때문입니다. 물론 팔봉선생의 봉빵을 먹어봤던 미순이와 인목, 그리고 갑수가 맛을 판별해 주기는 하겠지만 맛을 느끼지 못하는 탁구로서는 답답해 미칠 지경일 거에요.

탁구는 팔봉선생의 봉빵을 알고 있다?
저는 탁구가 봉빵맛을 알아낼 거라는 확신을 하고 있답니다. 왜냐면 탁구는 딱 한 번 봉빵을 먹은 적이 있었거든요. 혹시 기억하시나요? 12살 탁구가 팔봉선생을 부두에서 처음 만났던 날 팔봉선생이 빵을 건넸던 것을요. 제 생각에는 그 빵이 봉빵이었을 것 같아요. 탁구가 그때 말했지요. "할배도 솜씨가 좋으신 모양이네요. 맛이 좋네요" 라고요. 탁구는 마준이의 봉빵을 먹어 볼 수는 없었지요. 미각을 잃었으니까요. 그런 탁구가 자신있게 제빵협회의 시연참석 요구에 나선 것은 봉빵을 완성했기 때문일 거에요. 탁구의 미각도 돌아왔고, 돌아오지 않았다 할지라도 미순이가 감별해주기는 했겠지만, 탁구는 팔봉선생의 봉빵을 만드는 데에 성공했을 겁니다. 12년전 먹었던 봉빵 맛의 기억을 찾았을 거라는 것이지요. 
그럼 만약 이번 진짜 봉빵의 주인을 찾는 경합에서 탁구가 이긴다면, 왜 완벽한 레시피를 가진 마준이는 질 수 밖에 없을 지도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
우선 빵에 대한 빵쟁이의 마음에서 마준이는 결코 탁구를 이길 수가 없을 겁니다. 탁구의 빵과 마준의 빵은 결정적으로 차이가 있어요. 팔봉선생이 거칠고 투박하지만 탁구의 빵에서 느껴졌던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고 했지요. 탁구의 봉빵에는 스승님의 명예를 지키려는 진심이 담겼지만, 마준의 빵에는 복수와 승부에 집착한 욕심의 칼만이 들어가겠지요. 좋은 빵을 만들고자 했던 팔봉선생과 돈을 쫓는 빵을 만들었던 춘배의 빵처럼 맛은 비슷하지만 빵의 성질은 달랐던 빵처럼 말이지요.
스승님의 명예를 찾기 위한 탁구, 복수의 칼이 들어있는 춘배와 마준의 빵은 그 기운이 다를 것이라는 거지요. 마준이는 1차경합에서 빵이 차가운 느낌이 난다는 평을 받았는데요, 마준이의 빵은 더 차가우면 차가웠지 따뜻한 기운을 담아낼 수 없었을 거예요.
이는 심리적인 빵맛이니 빵쟁이의 평가에 맡기기로 하고요, 결정적으로 마준이가 지는 이유는 레시피에 있을 것입니다. 팔봉선생의 레시피는 적어도 20년이 된 레시피에요. 인목이 말했듯이 그때와는 기후와 환경이 달라졌다는 말을 했었지요. 바로 이점에 중요한 핵심이 숨어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준이와 춘배는 발효일지에 있는 레시피에 충실한 봉빵을 만들 것이지만, 탁구는 아버지에게 배운 습도 감지 손사위, 청각, 12년 전 할배의 빵, 그리고 손의 기억 등이 이끄는 빵을 만들겠지요. 마준이의 봉빵은 20년전의 레시피기에 달라진 기후나 환경이 계산되지 않은 교과서적인 봉빵일테고, 탁구의 것은 마음의 눈으로, 기억하는 맛으로, 듣는 냄새로 만들 것이기에 교과서 봉빵과는 풍미와 맛도 다를 거예요. 빵도 달라진 환경에 맞게 레시피도 수정되고 발전되어야 했는데, 마준이의 봉빵은 십수년전의 변화하지 않은 주종레시피였으니 어떤 것이 더 맛있을까요? 
마준이 과거의 봉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고 할지라도 맛과 풍미는 탁구의 봉빵이 훨씬 좋은 느낌이었을 거라는 것이지요. 물론 심사위원이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고 평가할 지는 모르겠지만요. 탁구는 팔봉선생의 명예를 지킬 수 있을까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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