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26 07:36




장안의 화제 진짜 봉빵의 주인을 가리는 탁구와 마준이의 대결, 아니 팔봉선생과 춘배의 대결은 진짜 봉빵 주인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말하는 혀는 거짓말을 할 수 있어도, 맛을 느끼는 혀는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봉빵경합에서 증명이 되었지요. 돈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승부를 가리는 것이라는 표현을 삼가하고 싶을 정도로, 10여년만에 탁구에 의해 세상에 다시 나온 봉빵에는 팔봉선생이 명장타이틀을 지켜주려는 탁구의 마음,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봉빵은 맛이 아니라 빵쟁이가 빵을 굽는 마음, 가장 기본철학을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뇌물을 받은 제빵협회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이 팔봉선생의 손을 들어주면서, 마준이에게 했던 말이 있었지요. "아무리 돈이 좋고 돈을 쫓아 사는 세상이라지만, 그런 빵을 먹고도 폄하하는 것은 빵쟁이로서의 예의가 아니지. 그 빵은 진짜였네"라는 말 말이에요.
춘배의 눈물에 담긴 의미

돌아 온 탁구의 미각과 후각, 정말 다행입니다. 마준이 녀석은 탁구의 미각과 후각에 대해 관심조차 가지지 않아서, 요녀석 머리속을 자꾸 해부하고 싶은 생각마저 들 정도로 연구대상이지만요. 지난 글 내용중에 탁구가 봉빵맛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썼는데, 정말이었네요. 14년전 부두에서 할배가 건넸던 빵이 봉빵이었지요. 봉빵레시피의 공개라는 역할만 하고, 쓸쓸히 팔봉선생과 함께 하차한 춘배(최일화)의 마지막 눈물이 인상적이었어요. 춘배가 알아내지 못했던 팔봉선생의 레시피의 비밀, 그것은 쌀가루였지요. 전분을 사용했던 춘배와는 달리 팔봉선생은 쌀가루를 사용했고, 그것이 깊은 풍미와 향을 가름했던 핵심이었어요. 
팔봉선생을 끝내 만나지 않고 돌아가는 춘배는 팔봉선생에게 맺힌 원한도 깊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빵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팔봉선생의 진짜 봉빵을 다시 먹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욕심이라는 짐을 내려 놓은 듯 편해 보이더군요. 탁구처럼 천재적인 후각을 지녔던 춘배는 느즈막히 팔봉선생의 가르침을 깨달았지요. 빵을 굽는 마음은 기다림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탁구가 발효점을 찾아 기다리던 시연장에서의 모습은 좋은 빵이 아니라, 돈을 쫓아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마저 돈벌이에 이용해 버렸던 빵쟁이로서의 잘못된 마음을 깨우쳐 주었어요. 그래서 춘배가 흘렸던 한방울의 눈물이 인상적이더라고요. 
빵쟁이의 길을 함께 걸었던 춘배였기에, 더이상 나오지 않았던 팔봉선생의 빵을 춘배도 많이 그리워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춘배가 나가고 친구를 잃은 상실감에 더이상 팔봉선생이 봉빵을 만들지 않았으니까요. 춘배가 그리웠던 것은 자신은 완벽하게 재현하지 못했던 팔봉선생의 봉빵이었던 것같아요.
마준이에게 팔봉선생의 발효일지를 굳이 가져오라고 했던 이유도 자신의 봉빵과의 차이를 알고 싶었던 쟁이로서의 호기심도 있었겠지만, 팔봉형님의 봉빵을 다시 한 번 먹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탁구의 봉빵을 먹으면서 춘배는 그리웠던  팔봉형님의 빵을 먹고, 감개무량함에 눈물을 흘리는 것같아 보였거든요. 탁구가 만든 봉빵이 곧 팔봉형님이었기에 굳이 인사를 하지 않고 떠나는 춘배, 봉빵의 진짜 주인을 인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구일중의 마준에 대한 마음, 미우나 고우나 품안의 자식
마준이는 한승재에게 무슨 수를 쓰더라도 봉빵경합에서 자신이 이기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한승재는 심사위원을 매수해서 팔봉선생과 탁구를 무너뜨리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지요. 마준이 거성가로 다시 돌아갔는데요, 재력 짱짱한 집과의 정략결혼을 시키려는 서인숙의 말에 또다시 참담함을 느낍니다. 마준이의 유경에 대한 마음을 보니, 처음에는 탁구에 대한 질투와 열등감에서 시작되었지만, 유경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것 같더군요. 유경이 역시 마준이의 아픔을 보듬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같고 말이지요.
저는 사실 이 커플에 관심이 없어서 그러거나 말거나 하고 있지만, 마준이를 마지막까지 놓지 않을 사람이 한 사람 더 늘어난 것 같아서 마준이는 복도 많다 싶었요. 마준이를 끝까지 끌어 안을 사람이 저는 탁구와 아버지 구일중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유경이까지 마준이를 보듬을 수 있으니 마준이 나쁜 마음만 고치면 사람될 것도 같은데, 서인숙의 마준에 대한 집착이 마준이를 계속 힘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큽니다. 여전히 마준이가 극복하지 못한 친자가 아니라는 것과 탁구에 대한 열등감과 질투심이 마준이의 가장 큰 딜레마이기는 하지만요.
마준이에 대한 구일중의 마음이 전면으로 드러났는데요, 구일중이 마준이를 사랑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는지, 마준이에 대한 구일중의 속내가 반가웠어요. 마준이 녀석이 부모의 깊은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주면 그렇게 어긋나지 않았을텐데, 마준이는 좀더 철이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구일중이 마준이에게 바라는 것은 최고의 실력있는 제빵사도 아니었고, 팔봉선생의 봉빵 레시피도 아니었어요. 팔봉선생의 인정서는 더더욱 아니었고 말이지요.
구일중은 마준이가 진심으로 빵이 좋아 빵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탁구를 이기겠다는 마음이 아닌, 나눔의 마음, 감사의 마음, 그리고 팔봉선생이 걸었던 빵쟁이로서의 외길인생에 대한 자긍심을 배우기를 바랬어요. 팔봉선생 밑에서라면 빵쟁이의 마음을 마준이가 깨우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팔봉빵집에서 빵을 배우겠다는 마준이 믿음직스럽기도 했었던 구일중이었어요. 그런데 오직 팔봉선생의 인정서와 봉빵레시피를 위해 마준이가 탁구의 존재도 숨기고, 탁구를 이기기 위해 치졸하게 경합에 임했던 것에 구일중은 실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에요.
유경이와 진지하게 만나고 있다는 말을 하는 마준이에게 구일중이 한번 데리고 오라고 말을 했지요. 마준이가 순간 많이 놀라워 하더라고요. 방으로 뒤 따라온 서인숙에게 자기 아내로 삼고 싶은 여자를 스스로 선택하게 하라는 구일중이었지요. "처음으로 내 눈을 보며 자기의 생각을 말했소. 12살때 빵을 배우겠다고 했던 이후로, 한 번도 내 눈을 보며 자신의 의지를 보였던 적이 없었소. 적어도 후회하는 결혼은 시키지 않을 작정이요".
마준이는 늘 아버지 구일중을 볼 때마다 주눅이 들었을 거에요. 친아들이 아니라는 비밀을 알게 되었으니, 아버지를 똑바로 쳐다보기가 힘들었던 마준이었겠지요. 또한 매사가 마준이의 의사라기 보다는 서인숙의 결정에 따라왔으니, 더욱이나 그랬을 것이고요. 그런 마준이 처음으로 어머니 서인숙의 말을 거부하고, 자신의 의지로 결정을 내린 모습을 보인 것이지요. 구일중은 그런 아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싶어 합니다. 애정없는 결혼이 자신은 물론 상대방까지 불행하게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마준이에게도 불행한 결혼생활을 되물림하게 하고 싶지는 않는 구일중이에요.
다음날 유경을 만난 구일중이 마준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드러내더군요. 사실 이 시대 아버지들은 자식들보다는 일에 매달렸던 세대들이고, 자식사랑을 표현할 줄 모르는 아버지들이 대부분이었어요. 하다못해 자식을 무릎에 앉히거나 예뻐해 주는 것도 팔불출이라고 흉을 잡히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보육원 출신에 부족한 것이 많다는 유경의 말에 "마준이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위해 주게. 많이 외로운 아이야. 내가 해주지 못한 걸 자네가 채워줄 수 있다면 정말 고맙겠네...". 마준이가 아무리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아버지에게 두 눈 뜨고 대들어도, 아버지는 이런 사람들인 것 같아요. 말로 사랑하지 않아도 마음으로는 누구보다 걱정하고,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마음이겠지요. 기른 정이든 낳은 정이든 부모니까요.

팔봉선생, 큰 가르침 남기고 떠나다
서인숙과 한승재의 마준이 지키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일이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치졸스럽기가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졸렬한 한승재는 팔봉빵집 빵에서 쇳가루가 나왔다는 터무니없는 음모를 꾸미고, 결국 팔봉빵집은 3개월 영업정지라는 처분을 받게 만들었지요. 보상을 해달라며 핏대올리는 남자를 수상하게 생각한 탁구와 진구가 미행끝에 알아낸 차량번호는 거성소유의 차량이었고요.
거성으로 찾아간 탁구는 구일중에게 차량조회 증거를 내밀고, 결국 이 모든 일이 한승재가 벌인 일이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척봐도 삼천리구만 이제서야 안 구일중을 위해 해주고 싶은 한마디는, 그러게 등잔밑이 어둡다 잖아요!
"감히 내 아들을 건드린 것도 모자라 하늘같은 내 스승님까지 괴롭히다니, 더 이상 자네의 만용과 패악을 봐줄 수가 없군. 일주일안에 신변정리하고 사표제출하게". 진즉 이렇게 강하게 밀고 나갈 일이지, 하긴 아직도 늦지는 않았지만, 한승재가 이제 직접적으로 구일중을 공격하게 될 것 같아 가슴이 조마조마 합니다. 교통사고를 위장해서 구일중을 죽이려고 했었던 한승재였기에, 더 끔찍한 일도 눈하나 깜빡이지 않고 저지를 것 같아서 말이지요. 
팔봉빵집에 일어난 모든 일이 자신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 자책하는 탁구는 괴롭습니다. 다시는 빵을 만드는 손으로 주먹을 쓰지 않겠다고 미순과 약속했지만, 스승님의 명예를 위해 또 한번 주먹을 써버린 탁구였지요. 한때는 스승님의 제자였던 마준이 팔봉선생 등 뒤에 비수를 꽂은 것이 탁구는 더 슬프고 화가 납니다.
스승님이 쓰러지신 것도 탁구는 죄스럽지요. 쓰러져 자는 탁구를 조용히 부르는 소리는 팔봉선생의 목소리였어요. 제빵복으로 갈아입고 제빵실로 오라는 팔봉선생은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직감하지요. 팡봉선생의 떠나는 길은 마지막 제자 탁구를 위한 가르침의 시간이었어요. 제빵왕 김탁구의 든든한 정신적 지주였던 팔봉선생과의 이별이 정말 많이 슬펐네요. 그냥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게, 그동안 팔봉선생에게 저 역시도 많은 가르침을 받아서, 저의 스승이 떠난 것처럼 슬프더라고요.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물었지요. 빵이 왜 좋으냐고요. "빵에서 나는 따뜻한 냄새가 좋습니다". 탁구가 이번에는 스승님께 묻지요. 왜 빵이 좋으냐고요. "그야 사람이 먹는 것이니 좋지...".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마지막으로 가르치고 간 것은, '이 세상에 사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라는 너무도 평범한 진리였어요. 팔봉선생이 빵만드는 것이 좋은 이유,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중하고 귀한 '사람', 그 귀중한 사람이 먹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팔봉선생이 탁구의 빵에서 느꼈던 진심이 사람이 먹는 빵을 만드는 빵쟁이의 마음이고, 그 진심을 잊지말라는 가르침이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또 다른 제자 마준이에 대한 숙제을 탁구에게 부탁하고 갔지요. 칼이 들어있던 마준의 빵을 고치지 못한 팔봉선생은 탁구보다 마준이가 더 안타까웠을 거예요. 탁구의 심성이야 걱정할 일이 없지만, 마준이는 팔봉선생의 숙제와도 같았지요. "탁구야, 인생이란 겪는 것이다. 나쁜 일도 슬픈 일도 좋은 일도 기쁜 일도 겪고... 태조는 하나뿐인 네 동생 아니더냐? 네가 평생 안고 가야 할 네 동무니라".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마지막 당부하고 간 것은 마준이었어요. 어른들의 악연으로 꼬이고 꼬였지만, 탁구는 팔봉선생의 말씀이 무슨 말인지 알고 있어요. 마준이랑 빵을 만드는 것이 좋았거든요. 때로는 재수없고 싸가지 없는 행동도 하지만, 탁구의 팔목에 끈을 채워 주었던 녀석이었거든요. 그 녀석이 옆눈으로 째리는 것도 가끔은 귀여웠던 탁구였어요. 동생이니까요. 아버지의 아들이니까요. 
반죽이 발효실에서 오랜 숙성의 시간을 거쳐 발효점에 이르기까지, 오븐에서 노릇노릇 골고루 구어질 때까지 오랜 기다림끝에 좋은 빵이 나오듯이, 마준이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합니다. "빵이 다 구워질 때가지 기다리겠습니다"라고 했던 말은 팔봉선생에게 마준이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지요. 욕심과 질투와 다듬어지지 않는 미성숙의 마준이도 성숙할 때까지 기다려 줘야 겠다는 것 말이지요.
자신의 또 한 제자를 끝까지 보듬고 가는 팔봉선생의 가르침은 탁구에게 남긴 팔봉선생의 유언이었어요. 오래 전 자신이 품지 못해 친한 사람을 잃어야 했고, 봉빵마저 더 이상 구울 수조차 없었던 팔봉의 아픈 상처를 탁구가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랬던 것이지요. 구일중이 탁구나 마준을 미우나 고우나 자식으로 품에 안으려 하는 것과 팔봉선생의 제자에 대한 사랑이 그 궤를 같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만든 빵이 구워져 나온 시간, 팔봉선생은 그렇게 빵쟁이의 외길 인생에서 긴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앉은 채 미동도 하지않고, 잠든 듯 편하게 말이지요. 모든 팔봉빵집 식구들과 구일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팔봉선생은 그렇게 편하게 길을 떠나셨네요. 자신이 아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지막 빵을 남겨주고 말이지요. 제빵왕김탁구의 큰 중심축이 떠난 것 같아 많이 아쉽고 허전하네요.
제빵왕 김탁구의 얽히고 설킨 실타래와 그 상처들을 봉합할 인물 중 한사람으로 팔봉선생이 할 거라 생각했는데, 결국은 모든 것이 구일중과 탁구에게 넘어간 것 같습니다. 마지막 거성식품을 둘러싼 서인숙과 김미순의 정면승부가 터지기 일보직전인 화약고가 되고 있는데요, 마준이가 그 화약고를 향해 달려들 것 같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는 것도 느꼈어요. 홍여사가 쓰러진 현장에 남겨진 서인숙의 팔찌를 꺼낸 마준의 눈이 섬뜩스럽더라고요. 설마 서인숙에게 그날 밤일을 알고 있다고 협박을???이런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제빵왕 김탁구입니다. 팔봉선생에게 조의를 표합니다. 팔봉선생 장항선의 묵직한 연기가 좋았다는 것도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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