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5 09:42




무한도전 프로레슬링 특집 WM7이 드디어 공개되었는데요, 그 과정에서의 우여곡절이 특히 많았던 특집이었기에 복잡한 심정으로 봐야했습니다. 감동은 둘째치고 멤버들이 다칠까봐 이렇게 노심초사하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경기에 들어가기전 무한도전 멤버들이 구호처럼 서로에게 강조하던 말, '다치지 말자' 1년간의 연습을 통해 누구보다 멤버들이 경기중에 만에 하나라로 일어날 수 있는 부상을 염려하고 걱정했겠지요. 그들의 경기는 쇼가 아니었고, 매사가 실전이었으니까요.
비록 기술이 늘어나지 않아 손스타로부터 따끔한 질책을 받기도 했고, 열심히 하지 않는 몇멤버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원성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저는 그들이 링위에서 1년을 연습하면서 느꼈던 육체적 고통만 안쓰럽더군요. 그들은 보여주기 위한 쇼를 위해 1년을 땀을 흘린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지난 주 경기 두시간을 앞두고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가야했던 정준하가 "아픈데 다 참고 했는데..."라며, 경기장대신 병원침대에 누워했던 말이 가슴에 꽂혀오더군요. 허리를 한 번이라도 삐끗했던 분이라면, 정준하가 참았던 고통이 어떤 것이었는지 이해할 수도 있을 겁니다. 
병원에서의 정준하의 뒷얘기는 큰 감동을 주었지요.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관객들과 동료들을 위해 주사바늘을 빼고 경기장으로 향하는 정준하를 보며, 가슴 뭉클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극심한 통증을 미련스럽게 참는 바보스러움이 가슴 아프기도 했습니다. 정준하가 링거바늘을 뽑고 링위에 서야했던 이유, 형돈이 울렁증에 구토까지 해가며 링위에 올랐던 이유, 그것은 관객과의 약속이었고, 시청자와의 약속이었고, 그리고 그들이 무한도전 멤버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프로레슬링 특집에서 단연 우수한 경기를 보여준 멤버는 정준하와 정형돈이었지요. 특히 정준하와 정형돈의 부상투혼은 감동을 넘어 열정으로 보이더군요. 우려되었던 2경기 박명수, 길, 하하의 플레이도 무난하게 치뤄졌고, 돈가방매치라는 컨셉에 맞는 풍자와 해학까지 재미를 주었습니다. 심판을 매수한 협회장 박명수의 손으로 들어간 돈가방이 풍자하고 있는 것은, 레슬링으로 보여주는 그 이상의 의미까지도 표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정으로 얼룩지는 돈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고, 권력을 이용해 돈을 빼돌리는 모습은 국민의 혈세가 빼돌려지는 느낌도 들었으니 말입니다.
제가 이번 프로레슬링 특집을 보면서 멤버들 중에 특히 정준하를 유심히 봤어요. 경기전의 허리통증으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까 걱정이 되어서 였기도 했는데요, 정준하가 에이스로서 기량을 잘 발휘한 것도 칭찬하고 싶었는데, 잠깐 제 눈을 사로 잡은 장면이 있었습니다. 정준하와 정형돈의 1경기에서 자이언트 스윙을 실패한 후 정준하의 필살기인 초크슬램 부분이었어요.
자이언트 스윙에서 형돈을 놓쳐버린 정준하에게 관객들이 '한번 더'를 외치기도 했지만, 정준하는 재치있게 3경기에서 보여주겠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지요. 물론 정준하의 상태를 알리 없는 관중들은 '세번 더'를 외쳐 버리기는 했지만요. 형돈의 몸무게가 장난이 아니기에 허리가 좋지않았던 정준하에게는 사실 자이언트 스윙은 무리였지요. 시청자들은 정준하의 상태를 미리 알고 있었기때문에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지만, 당시 현장에 있었던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서운했을 수도 있었을 듯 싶더군요. 링밖의 뒷이야기들을 이제 방송으로 알게 되었으니, 그날 경기를 봤던 관객들도 왜 거구 정준하가 실패를 했었는지, 그리고 다시 시도를 하지 못했는지도 이해될 듯 싶습니다.
하지만 정준하는 결코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프로레슬링 특집에서 괴력의 정준하가 보여주었던 수많은 성공연습을 봤었기 때문에 말입니다. 
제 시선을 잡은 장면은 장면은 자이언트 스윙 후의 초크슬램이었어요. 지난회 초크슬램에서 정형돈의 부상으로 이어져 가벼운 뇌진탕 진단을 받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정말 걱정이 많이 되었거든요. 경기에서 초크슬램은 깔끔하게 성공했고, 정형돈도 제대로 낙법을 해서 다행히 우려했던 일은 없었지요. 잠깐 슬로우 모션으로 장면을 더시 보여주었는데, 그때 제 눈에 정준하의 손바닥에 들어오더군요.
정준하가 형돈과 연습하다 형돈이 뇌진탕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에 미안하고 걱정하던 모습이 눈에 선했는데, 그 순간 정준하의 마음이 보이더군요. 정준하는 정형돈이 받을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의식적으로 정형돈의 등을 손바닥으로 받쳐 주더라고요. 짧은 시간에도 형돈의 부상을 염려한 정준하의 마음이 그 손바닥에 담겨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본인의 허리통증에도 형돈이 다치지 않게 하려는 준하의 마음도 보이고, 손바닥으로 짧은 순간 형돈의 몸무게를 지탱해 줄 때, 정준하의 허리에 가해졌을 통증도 느껴졌습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진한 동료애, 그것이 없다면 그들의 프로레슬링 도전은 성공하지 못했겠지요.
대기실에서 손스타와 무한도전멤버들이 아픈사람 맞냐고 정말 잘한다고 감탄했는데, 왜 아프지 않았겠어요. 참았겠지요. 병원 응급실 의사도 말렸던 정준하, 제대로 일어나기도 힘들었던 몸을 일으켜, 경기장으로 달려왔던 정준하가 링위에서 고통을 감추면서, 경기하는 모습은 감동 자체였습니다. 표정연기의 달인이라고 할 만큼이나요.
정준하가 고통을 참을 수 있었던 이유는 게스트로 참가한 싸이의 연예인 노래처럼, 관객들에게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 그리고 체육관을 가득 매운 열기가 삼켜 버렸겠지요. 제3경기를 앞둔 정형돈의 몸상태가 많이 좋아보이지 않던데, 경기 뒤에 감추었던 아프고 안타까웠던 링밖의 이야기들을 보니, 고통을 참고 멋진 경기를 보여 준 멤버들때문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어요.
무성한 뒷얘기를 남긴 무한도전 WM7, 폭풍감동으로 마무리를 잘했고, 하이라이트 제 3경기는 다음주에 이어지겠지만, 무한도전은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을 전해 준 것 같습니다. 도전은 결과물이 아니라, 그것을 이루어 내는 과정들이라는 것도, 함께 하면 못할 것이 없다는 교훈도 전해준 것 같습니다. 레슬링은 철저하게 상대를 믿어야 하는 스포츠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레슬링이 힘들고 어렵다고 말들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것은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겠지요. 체력미달 무도멤버들은 말이 아니라 몸으로 도전했습니다. 링위에 선 무한도전 멤버들의 경기는 프로레슬러의 경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아마추어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그들에게 프로레슬러의 모습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멤버들은 멤버들이 도전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주었고, 무한도전의 예능색깔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예능에서의 웃음과 재미도 보여주었고, 프로레슬러들의 힘든 세계도 투혼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그들의 경기에는 열정이 있었고, 도전이 있었고, 감동이 넘쳤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도전하는 열정만큼은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었습니다.

링거투혼, 뇌진탕 투혼, 안면마비 투혼 등등이 말하고 있는 것은 열정이었어요. 무엇이 그들을 갖은 부상과 육체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링위에 서게 했을까? 그것은 바로 일곱남자들의 무모할만큼의 뜨거운 열정과 도전정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총사령관 김태호 피디까지도 말입니다. 참, 손스타도요. 손스타 진짜 수고 많았어요! 그저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해 주고 싶은 말은, 수고 많았고, 박수보내고, 응원한다는 말밖에는 없어서 미안해질 정도네요. WM7프로레슬링 경기를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스첬습니다. '그들은 4천명의 관객과 시청자들과 함께 축제를 하고 있다'.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무한도전이라는 축제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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