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9 08:36




결말을 향해 가는 제빵왕 김탁구, 가까워진 결말만큼 후딱 해치운 신유경과 구마준의 결혼은 축복해 줄 수만은 없는 스산스러운 결혼이었습니다. 그 출발이 사랑보다는 분노와 복수같지도 않은 복수라는 이름을 건 비극과 불행을 안고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하다못해 여우와 호랑이가 결혼식을 올린대도 결혼이라는 말 자체로 축하해 주고 싶은데,  이 커플은 그 상황의 비정상때문인지 걱정부터 듭니다. 
딱 한 번 "신유경 아니면 안된다"는 마준이의 유경에 대한 감정이 나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마준이의 감정은 사랑보다는 서인숙에 대한 반항이 더 커보입니다. 이는 신유경 역시도 마찬가지지요.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 주는 연민정도는 느끼지만, 서인숙과 한승재의 거센 반대에도 결혼을 강행해 버리는 마준과 신유경을 보면, 사랑해서 하는 결혼이 아니라,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한 반항을 위한 결혼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마준이와 신유경의 결혼을 축복해 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마준이의 결혼 승낙을 받는 과정에서의 팔찌 협박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솔직히 마준이가 신유경에게서 라도 편히 숨쉬었으면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신유경의 오락가락한 마음이 탁구에게 더 향하고 있기에 두 사람의 결혼이 행복할 것같은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둘 다 한참 철들어서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해후해도 될 듯하더군요. 드라마 스토리상 결혼으로 신유경과 서인숙의 갈등부분을 보여줘야 했기에, 이런 무리한 결혼식을 강행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요.

축복받지 못한 마준과 유경의 슬픈 결혼식
신유경만큼이나 오락가락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마준이는 용서를 하고 끌어안기에는 너무 멀리 가버린 나쁜 녀석이기에, 이젠 실오라기 같은 희망도 남겨 두고 싶지 않아요. 신유경과의 결혼이 서인숙에게서 속죄의 감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라든지, 빈말이라도 탁구에게서 유경이를 빼앗은 죄책감에 탁구보다 백배 더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속마음이 어림 반푼어치만 있었더라도,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을 거예요. 팔찌는 서인숙의 죄를 깨우치기 위함도 아니었고, 결혼만을 위한 협박도구였으며, 친부인 한승재에게도 자신의 출생의 비밀은 두 사람만이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협박용이었습니다. 이것 역시 신유경과의 결혼강행을 위한 것이었고요. 
신유경마저도 서인숙에게 받은 수모와 멸시에 대한 보복용 협박도구로 팔찌를 사용하는 것 같더군요. 어떻게 팔찌의 내막을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비가 많이 왔었다던데, 기억하냐"고 묻는 예고편을 보고는, 그나마 연민으로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기를 바랐던 마음이 무참히 깨져 버리더군요. 그러니 마준이와 유경의 결혼은 결과적으로 서인숙에 대한 반항과 분노용으로 전락한 비극일 수밖에 없어 보여요. 
마준이와 유경의 결혼을 축복해 주기 힘든 이유 중 또 하나는, 두 사람 모두 행복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다는 점이겠죠. 유경은 마준과의 결혼이 행복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고, 이는 마준이도 마찬가지에요. 유경이 서인숙으로부터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받고 거성식품의 창고방으로 근무부서를 옮겼을 때, 마준이가 그런 말을 했었지요. 마준이는 구일중으로부터 팔봉빵집에 함께 2년을 있었던 탁구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일중의 질책을 받았던 날이었지요. "우리 절대로 용서하지 말자. 널 여기까지 끌어내린 그사람들, 절대로 용서하지 말자, 우리.." 그리고 자신을 이용해 엄마에게 보란듯이 복수하라고 했지요. 이용당해 주겠다면서요. 유경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을 때 "나도 복수해 주고 싶거든, 그 사람들한테..."라고 말했지요.
이제서야 마준이가 유경과 결혼한 진짜 이유가 마준이가 하고 싶은 복수때문이라는 생각과 연결되더군요. 물론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마준이 진심으로 유경에게 끌리게 되었고, 유경이의 어린 시절 볼품없는 주정뱅이 친부로부터 폭행을 당했던 아픔도 보았고, 유경을 사랑(하고 있나?)하는 마음도 생기게 된 마준이지만요.
그런데 마준이를 보고 있노라면, 여러가지로 이해되지 않는 갈팔질팡 정신상태를 보게 됩니다. 마준이는 유경이 빼고는 주변 모든 인물들이 복수의 대상같아 보이거든요. 탁구야 두말 할 필요도 없고, 팔봉선생에게도 그러했고, 누워있는 구일중에게도 탁구를 발기발기 짓밟아 버리겠다고 이를 바득바득 갈고, 그럼에도 유일하게 유경을 인정해 준 구일중이었기 때문인지, 축복받고 싶은 마음으로 구일중에게 결혼하겠다는 말은 하지요. 이때는 여전히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했던 마준이의 모습같더군요.
한승재에게도 마찬가지에요. 자신의 인생에 끼어들지 말라며 밀치면서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탁구에게 이기고 싶다고 손을 내밀다가, 또 유경의 문제에서는 출생의 비밀을 알고 있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협박하고, 한마디로 개차반 구마준이에요. 유경에게 말했던 서인숙과 한승재에 대한 복수를, 유경의 짓밟힌 자존심을 빌미로 가담시키고 있다는 생각에 두 사람의 결혼을 답답한 마음으로 봐야 했네요.
참으로 슬픈 결혼식이었습니다. 상처투성이 아이들인데,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비성숙한 인물들이었기에 더욱 안타까운 심정이었고 말이지요. 두 사람 중 한사람이라도 제정신이라면, 어떻게라도 두 손 꼭 잡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나갈 수 있을텐데, 모두 삐딱선이니 누가 두 사람의 질주를 막을 수 있을까 싶네요. 결과는 서인숙, 한승재, 그리고 마준이라는 기형패밀리와의 동반파멸일테니 말입니다.

"어무이 아들 탁구가 왔다"
마준이가 성당에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있을 때, 유경의 결혼식에 가려던 탁구는 닥터윤으로부터 전화를 받지요. 14년만에 엄마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 탁구, 하지만 무슨 운명이 이리도 모진지, 엄마 미순과의 상봉은 이뤄지지 못하고 말았지요. 한승재의 명령을 받은 진구형님이 납치를 해버려서 말이지요. 병실 앞에서 탁구가 엄마의 이름을 보며 눈물을 글썽이던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름만 봐도 눈물이 그리운 엄마, 김미순, 김탁구의 엄마니까요. "어무이 아들 탁구가 왔다".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고 들어간 병실은 텅 비어있습니다. 휘청, 여행을 다녀 오겠다는 메모 하나만 달랑 남겨두고, 겨우 5분이라는 짧은 시간사이에 엇갈려 버린 탁구입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 버리는 탁구, 그래도 탁구는 힘을 내 봅니다. 팔봉집에서 하루 자고 나오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지요. 
탁구는 이제 힘이 펄펄 나는 것 같습니다. 엄마의 연락처도 알고 있고, 무엇보다 엄마가 살아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가슴 벅차고 행복합니다. 엄마를 만나기만 하면 되니까요. 청산공장의 문제점도 이제는 윤곽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빵품질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불량재료 반입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중간에 공금을 착복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았으니까요. 납품회사를 바꾸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인목의 말에 밀가루 납품회사를 바꾸려는 탁구지요.
비리의 검은손인 한승재가 가만 있을리가 없지요. 이번회 한승재에게 뻥뻥 구구절절 옳은 말만 날리는 탁구, 정말 캡짱이었어요. "대리인 자격으로 할 수 있는 일 중에 인사권도 있더라고요. 한실장님도 제뜻과 맞지 않으면 자를 수 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부아가 치밀어 어쩔줄 몰라, "김탁구 너"하는 한승재에게 "너 아니고, 대표입니다!!!"라고 맞받아치는 탁구, 브라보입니다.
그러고보니 이 뻔뻔한 한실장은 구일중한테 이미 잘렸는데, 아직도 개기고 있는 이유가 뭔지 싶네요. 분명히 일주일안에 정리하고 사표쓰고 나가라고 했는데 말이지요. 아쉽게 그 와중에 구일중이 쓰러져 버렸으니 안 나가고 버티고는 있지만, 이제 곧 그 긴 꼬리가 덜커덕 잡힐 일만 남았습니다. 공금횡령에 김미순 납치에 공갈협박으로 지분포기 각서강요죄까지 죄목이 어째 하루가 멀다하고 늘어나고 있는 한승재입니다. 그래도 친아들이라고 마준의 결혼식에는 참석하더군요. 
"갖지 못할 여자를 평생 바라보기만 하면서 살아갈 일은 없겠죠. 세상에 그런 불행보다 더한 불행이 어디 있겠어요. 안그래요? 아저씨(아버지). 신유경같은 아버지같은 사람도 자식의 행복을 위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데, 왜 우리 가족은 그런 걸 모르나 몰라". 아들에게서 "당신이 가장 불행한 사람이야, 신유경 아버지보다 못한 인간아" 라는 말을 듣는 한승재의 마음도 어지간히 착잡할 듯 싶습니다. 인간적으로 용서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죄인이기에, 아들의 결혼식을 지켜 보는 한승재에게 값싼 동정심을 베풀고 싶지는 않네요.
유경의 결혼식에 가려던 탁구가 전화를 받고 급하게 청평별장으로 향했지요. 폐쇄회로에 찍힌 영상에는 놀랍게도 바람개비 문신 진구형이 휠체어를 밀고 가는 모습이 잡혀 있었지만, 그럼에도 탁구가 진구형님을 먼저 만나야 겠다며 인목에게 사정하는 것을 보고, 뭉클해 지더군요. 혹이라도 경찰에 붙잡힐 수 있는 진구형님을 걱정하는 탁구의 마음이 느껴져서 말이지요. 
엄마의 행방을 찾아 온 청평, 한승재가 고용한 깡패들이 탁구를 막아서지요. 목이 터져라 "어무이 내가 왔다, 탁구가 왔다" 어무이를 불러보는 탁구입니다. 14년만에 들려오는 어무이의 목소리, 엄마가 탁구를 부릅니다. "탁구야!" 분명 어무이의 목소리가 맞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뛰어가지만, 어무이는 차에 실려 또다시 14년전 마지막으로 엄마를 봤던 그 모습 그대로 탁구의 눈에서 멀어지고 말지요. ㅠㅠㅠ 이 장면에서 엄청 울었어요. 
예고편을 보니 드디어 탁구와 김미순이 감격의 상봉을 하더군요. 양쪽에 왠 건장한 떡대들이 서있었는데, 한승재의 부하들인지. 진구형님을 위시한 구일중의 수하들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여하튼 중요한 사실은 탁구와 미순이가 다음 회에 만날 것이라는 겁니다. 시력을 잃어가는 미순이와 탁구에게, 너무 다행입니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한승재가 용서받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혹이라도 죽을 거라면 속죄하는 마음으로 탁구엄마에게 각막이나 기증하고 갔으면 좋겠네요. 기타 다른 장기들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기증하고 말이요. 대신 그 추악한 마음만을 절대로 남겨두지 말고 지옥으로 가져 가시길.... 오늘밤이 정말 기대되네요. 오늘밤도 손수건 필히 지참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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