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02 10:29





찬란한 유산의 후속작으로 방영전부터 화제를 몰고 온 스타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첫회 방송을 본 소감은 한마디로  화려한 쇼윈도우에 전시된 명품들을 구경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더라도 충분히 구경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유쾌함과 볼거리들이 즐비했었지요. 특히 연예계의 패셔니스타 김혜수의 세련된 스타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스타일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김혜수는 비쥬얼과 섹시미, 그리고 빈틈없는 능력까지 갖춘 커리어우먼 박기자 역을 맡았는데요, 스타일이라는 드라마가 그녀를 위한 드라마인지 그녀의 스타일을 보여주기 위한 드라마였는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김혜수는 완벽하게 '스타일'이라는 드라마와 일치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드라마 '스타일'은 독하고 완벽한 잡지사 차장 박기자(김혜수), 1년반차 잡지'스타일'의 에디터 이서정(이지아), 포토그래퍼 김민준(이용우), 마크로비오틱 쉐프 서우진(류시원) 등 네사람을 중심으로 일과 사랑이야기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첫회 방송은 이렇다 하게 눈에 띄는 내용은 없었지요. 네 주인공들의 성격을 한꺼번에 보여주려는 의도 때문이었는지 다소 산만하기 까지 했습니다. 특히 주인공 이지아의 오버연기는 첫회라서 그냥 넘어가주려고 하는데도 끝까지 거슬리더군요. 다행히 김혜수의 화려한 섹시미와 도도한 카리스마가 커버를 해주기는 했지만 부드러운 남자 류시원도 자칫 묻혀버릴 것 같다는 위험도 감지 되었습니다.

첫장면에서부터 이지아의 오버연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불꺼진 사무실에서 괴성에 가까운 고함을 질러대는 것으로 이지아의 성격이 한번에 파악되더군요. 그리고 공개사직서라고 쓰는 폼이 잡지사 기자를 하는 사람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감정적이고 무식스럽더군요. 한마디로 충동적이고 불평불만 가득차서 볼멘소리나 해대고 뒤에서 궁시렁대는 인물, 자기의 실력을 몰라준다며 투덜대는 사회초년생. 그런데 1년 반차의 에디터라기에 좀 의외더군요.
그리고 앞으로 이지아가 그려갈 이서정이라는 인물은 한눈에 보였습니다. 무조건 들이대고 보자는 천방지축 덜렁이, 좌우명은 '깡으로 밀고 나가자'. 이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보여준 두루미와 겹치더군요. 
드라마에서 이런 인물들은 어려운 일도 황당한 사건으로 척척 해결해버리지요. 최고의 한식 쉐프 서우진과의 인터뷰 역시 그런 식으로 따게 될 것이니까요. 참 민망하게도 엉덩이 근육뭉침 사고로 서우진과의 개인적 친분을 아주 쉽게 쌓아버린 것이지요. 그리고 서우진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남친이 다른 여자랑 바람피우는 현장을 목격하고는 오버스럽게 울면서 남친에게 해 줬던 자신의 헌신적인 사랑(?), 박기자에게 당하고 사는 자신의 처지를 한꺼번에 어리광 피우듯 뱉어냅니다. 부드러운 남자 서우진에게 일종의 인간적인 연민을 가지게 하지요. 아픔을 목격한 죄로 서우진은 이서정에게 인터뷰를 허락하고 박기자(김혜수)라는 프로를 한방에 물 먹여버리는 것이지요.

포토그래퍼 김민준과의 만남도 어설픈 박기자 경계의식으로 오히려 김민준의 관심을 끌게 합니다. 복도를 지나는 이서정에게 김민준이 무턱대고 다가가 옷자락을 묶어주면서 그렇게 하면 잘록한 허리라인을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서정(이지아)이 모델도 아니었는데 말이지요. 포토그래퍼로서의 예리한 눈썰미를 보여주었다기 보다는 자칫하면 흑심을 품고 접근하는 제비처럼 보이기 십상이었지요. 그런 김민준에게 이지아는 오해할 행동하면 박기자에 혼난다는 엉뚱한 말을 하며 경계를 하지요. 사실 불쾌할 수 있는 행동이었는데도 당황함이나 불쾌함 대신 박기자를 들먹이는 것은 상황에 맞지 않았다고 보여집니다.
총리가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라는 사람이 소란을 피우는 일도 우스웠지만, 꼭끼는 바지때문에 엉덩이 근육이 뭉쳤다면서 과거 한의학을 배웠다는 서우진에게 침 시술을 받게 한 장면이나, 김민준 깜짝 스타일 조언은 이서정과 얽히게 하려는 의도이기는 했지만 왠지 설정들이 유치했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그런식으로 네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개인적으로 엮였으니 일단 사건의 발단은 여기서 패스하고 넘어가기로 하지요.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이들의 얽히는 사랑과 일이 전개되어야 하니까요. 
스타일은 볼거리가 넘쳐나는 드라마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이 시대 최고 당당한 섹시미의 대명사 김혜수의 세련된 패션감각을 드라마 내내 볼 수 있다는 점도 패션 애호가들에게는 충분히 구미가 당기지요. 자칫 김혜수의 섹시미만을 보여주기에 급급한 드라마가 될까 우려를 했는데 그런 우려는 없더군요. 김혜수는 실력을 겸비한 멋진 커리어우먼 박기자 역을 그녀의 세련된 패션감각을 뛰어넘어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첫회에서 그녀는 단연 돋보였습니다. 캐릭터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스트립이 보여준 노장의 까칠함은 아니었지만, 직설적이고 도도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메릴스트립 보다는 훨씬 젊은 그녀이기에 보스로서의 박기자의 역할을 더 감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겠지요.

매 씬마다 변신하는 김혜수의 의상이나 소품, 헤어스타일 등은 김혜수라는 여배우가 가진 이미지와 함께 패션잡지자의 베테랑 여기자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패션잡지사의 기자들이 다들 그런 차림으로 일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스타일이라는 잡지사 차장 박기자는 일과 자신을 철저하게 하나로 여기는 프로입니다. 일류 명품들을 다루는 잡지의 보스(아직은 차장이지만 곧 편집장이라는 보스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는 자신의 스타일도 명품으로 만들고자 하지요. 스타일의 박기자는 명품과의 동일화를 꿈꾸는 인물입니다. 철저하게 자신을 명품화시켜야 진정으로 명품을 다룰 자격이 있다는 그녀만의 독특한 직업의식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지요. 그래서 박기자는 명품이 되지 못하는 부하직원들이 못마땅합니다.
"엣지있게 해" 그녀가 성에 차지않는 모델이나 부하들에게 늘상 던지는 말이지요. '엣지있게' 이는 그녀의 프로의식을 한마디로 보여주는 대사입니다. 일에 있어서 철저하지 못하고 명품 기사를 내지 못하는 부하 직원들에게 그녀가 악마 독수리가 되는 것은 그녀로서는 당연하지요. 그녀는 명품을 다루는 명품이거든요. 
박기자(김혜수)라는 명품과의 동일화를 꿈꾸는 인물이 일에서, 또는 사랑에서 좌절을 겪으면서 어떤 식으로 명품관을 재수정해갈지, 오버연기를 극복하고 이지아는 어떤 모습으로 이서정을 안정적으로 혹은 톡톡 튀게 그려갈지 궁금합니다. 박기자, 이서정, 김민준, 서우진 네사람이 앞으로 그려갈 일에서의 스타일과 사랑에서의 스타일이 어떻게 전개되어갈지 드라마 '스타일'은 분명 시청자들의 관심 속에 주시되는 드라마임에는 확실해 보입니다.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2 Comment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