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03 10:04




소말리아 피랍선원 석방을 위해 대통령특사로 떠나게 된 서혜림에게 하도야가 숨겨왔던 감정을 폭발시키고 말았습니다. 바라보기만 하는 사랑이었지만, 하도야의 서혜림에 대한 감정은 드라마에서 일관적으로 보여주고 있었지요. 하도야의 기습키스에 지긋이 눈을 감던 서혜림에게서도 하도야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두 사람의 키스장면을 보며, 이 드라마가 로맨스 드라마인지, 정치드라마인지 혼란스러워지더군요. 잠시 머리를 식히고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혁신당 대표의원으로 차기 대권출마를 기정사실화시키고 있었던 서혜림에게 정치와 사랑을 분리시켜야 하는지부터 제 생각정리를 시작했습니다.
결론은 정치인으로서의 서혜림과 한여자로서의 서혜림은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정치개혁을 꿈꾸는 그녀의 소신과, 힘들때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고 싶고, 사랑받고 사랑하고 행복하고 싶은 한 여자로서의 사랑을 무 자르듯이 반으로 나눌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혜림에게 찾아 온 사랑과 위기
드라마 대물을 관통하는 주제는 두 가지입니다. 정치와 사랑이죠. 처음에는 이 두가지가 하나의 주제로 범벅이 되는 것이 거부감이 느껴졌습니다. 작가와 피디가 교체되기전 1~4회 그 통렬한 정치풍자에 환호했기에, 정치스토리의 본질을 흐릴 수도 있는 멜로는 NO였었죠. 정치와 사랑, 한마리는 커녕 두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도 있을 위험성이 있었기에 더욱 우려가 되었고요. 김선아와 차승원 주연의 시티홀이 정치와 사랑 둘 다 잡았던 선례를 남기기도 했지만, 새로 바뀐 작가에게 기대를 걸기는 사실 무리였고요. 여자 대통령이라는 민감한 캐릭터는 현 상황에 비추어 다분히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했고, 그 과정에서 정치외압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드라마가 힘을 잃고 소물이 되어가기 시작했지요. 가장 큰 희생은 카리스마를 잃은 서혜림에게서 극명하게 나타났고 말이지요.

천운이 돕는 서혜림 대통령만들기 프로젝트는 실패 일보직전에 놓였고, 그녀의 힘으로 그 어느 하나 이루지 못한 꼭두각시 국회의원, 어부지리 도지사 서혜림이라는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되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변질돼가고 있었습니다. 서혜림을 강력하게 대선후보로 떠오르게 할 정치적 사건, 혹은 사회적 사건이 필요한 시점에 터진 것이, 소말리아 해협 선원 피랍사건입니다. 그리고 서혜림을 대통령 특사로 무장단체 심장부에 던져 놓습니다. 서혜림을 국민적 영웅, 한마디로 정치적 스타로 만들 수 있는 사건입니다.
입으로만 "대한민국에 대한 도발이다,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 고 떠드는 강태산이나 복지당 민대표가 할 수 없는 것을 서혜림이 하게 되는 것이지요. 전쟁나면 입대해서 싸우겠다고 진한 애국심을 보여 준, 대한민국 최고의 정예부대 행불당 보온병 출신 안상수 의원같은 분들과는 천지차이의 다른 행보지요. 사회는 피랍사건으로 어수선해도, 강태산과 민우당처럼 차기 정권창출과 대통령 당선을 위해 샴페인을 터뜨리고, 파티를 하는 것이 정치입니다. 도재정이 파산이 날 지경인데도, 의원들 해외연수를 위한 예산안에 도장 쾅쾅 시원스레 찍는 분들이 정치인들이고,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후 사저를 아방궁이라 비난했던 분들이, 이명박 대통령 퇴임후 사저 100억 예산안을 내미는 분들이 이름도 아름다우신 정치인이고, 대통령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보고있는 99%의 현실입니다.
1%의 희망, 서혜림과 하도야
여기에 1%의 희망이라는 소박하고 힘없는 비현실의 이름표를 달고 나온 인물이, 아줌마 서혜림과 열혈 꼴통검사 하도야입니다. 민우당에 복당하면 국무총리에 내정하겠다는 달콤한 사탕도, 강태산의 선거캠프 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는 꿈의 이론도 거절하고, 독야청청 홀로 푸르리라 외치는 서혜림은 분명 정치인으로서는 현실감각 제로인 이상주의자, 외통수 고집불통입니다. 그러나 시청자는 그런 서혜림을 열렬히 응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녀가 목숨을 내놓을지언정, 마지막까지 내려놓지 않을 이상정치 1%의 희망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희망정치라고 부릅니다.
복직된 하도야 검사 역시 1%의 이상에 목숨을 걸 인물입니다. 정치거물 조배호를 체포한 하도야 검사가 그런 말을 하지요. "장기판 졸이 왜 무서운지 아십니까? 뒤로는 후퇴못하고, 한칸이지만 앞으로만 가기 때문입니다". 40년 썩고 썩은 정경유착 비리를 하도야가 아무리 쑤셔도 파헤치지 못하겠지요. 대통령으로부터 정재계 총수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차야 할 일일테니까요. 친일파들까지 싹쓸이를 했으면 싶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어서 아쉬웠지만요.
하도야가 멋지게 대꾸를 하더군요. 검사 정년이 끝날때까지 하나씩 벗겨 가겠다라고요. 하도야 검사의 "졸장 받으시죠. 외통입니다"의 대사가 어찌나 시원스럽던지요. 하도야 같은 검사가 있는 한, 물론 한 번에 정경유착이라는 고리를 끊어내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강한 견제와 감시의 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배호나 강태산 같은 구태의연한 정치인들, 그리고 산호그룹 김명환 회장같은 재계 총수들이 몸을 사리게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그래서 물불 안가리는 다혈질 하도야가 장기판의 가장 하찮은 졸이라 할지라도, 앞만보고 한칸씩 가겠다는 말에 우리는 검찰에게 바라는 1%의 희망을 읽습니다. 
대통령후보와 검사의 사랑, 어떻게 봐야 할까?
이번회 서혜림을 궁지에 넣을 지, 새로운 전환이 되게 할 지 모르겠지만, 위험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하도야와 서혜림의 키스신입니다. 로맨스냐 정치물이냐?의 갈림길을 두고 제가 고민을 했다고 했는데요, 그리고 결론도 앞에 언급은 했지만 사랑이 발목을 잡을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남편을 잃은 젊은 여자에게 다시 사랑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잔인한 시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혜림에게도 사랑할 인간적인 권리가 있는 거니까요. 대통령 후보가 사랑을 하면 안된다고 대통령 후보 출마자격 요건으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닐테고요. 그러나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 상대진영이 서혜림과 하도야 검사의 사랑을 악의적으로 이용할 소지는 많습니다. 철저하게 비밀로 하든지, 두 사람의 감정을 끊어버리지 않는 한은 말이지요. 
제작진은 네가지의 선택을 두고 고민할 거라 생각됩니다. 대통령출마전에, 혹은 당선전에 서혜림과 하도야를 이어줄 것이냐? 아니면 대통령 당선 후 이어줄 것이냐?(이는 국민들의 여론이 좋을 것 같지 않기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요), 그리고 세번째는 서혜림대통령 퇴임 후에 연결시켜 줄것인가? 그래서 한적한 남해도에 내려가 하도야는 곰탕을 끓이고, 서혜림은 깍두기를 담으며 소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물론 피끓는 청춘 하도야는 앞으로 6년은 서혜림 바라보기만 하며 총각으로 늙고 있어야 겠지만요. 마지막으로는 사랑하지만 서로를 위해 아름다운 이별로 마무리하는 것이겠죠. 
저 역시도 네 가지 사이에서 많이 고민을 해봤는데요, 서혜림은 정치인이기 전에 사랑을 할 권리가 있는 여자라고 결론을 내려봤습니다. 1%로의 희망정치와 1%의 희망검찰의 모습, 어쩌면 함께 할 때 더 강하고 단단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두 사람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이유는 한 가지에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상대방에 대한 강한 신뢰와 견제지요. 드라마기에 가능한 이상과 희망적인 모습이지만 말입니다. 현실적으로는 대중의 따가운 시선과 입방아가 더 난무하겠지만, 1%의 희망을 말하는 드라마 대물, 그래서 두 사람의 사랑도 아름답게 봐주고 싶어졌습니다.
"아줌마 내 생각 해본 적있어? 아줌마 거기 보내고, 내가 어떤 심정으로 지내야 하는지 생각해봤어? 걱정돼서 미칠 것 같아". 살아하는 여자가 생명이 보장되지 않는 무장단체 적진으로 가겠다는 말을 듣는 하도야의 심경, 묵묵히 그림자처럼 지켜주었던 하도야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고백이었습니다. 배드민턴 라켓 17만원짜리를 샀다고 화가 나서, 마지막이 돼버린 남편 박민구의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차를 돌려버렸던 일은, 두고두고 서혜림의 가슴에 남았던 후회였지요. 내일 일을 모르기에 두렵고 떨리는 심경, 하도야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는 서혜림의 감정도, 그래서 이해되었던, 아픈 키스였습니다.
서혜림 대통령 만들기의 키워드는 민심
이 드라마에 흐르는 주제는 처음의 기획의도가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두 가지로 떠올랐습니다. 서혜림이 꿈꾸는 정치와 서혜림과 하도야의 사랑이지요. "국가가 지켜주지 못하는 국민이 나와서는 안된다. 개인적인 야심에 정치가 볼모가 되어서는 안된다".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었고, 강태산이나 조배호라는 인물의 대권야심에 정치개혁이 허울뿐인 도구가 되었던 것이 현실정치였습니다. 혜성처럼 나타난 서혜림이라는 인물이 중요했던 것은 99%의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현실정치에 1%의 희망을 기치로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강대국의 눈치를 살피며, 전시작전권마저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이 가지고 있는 이 참담한 현실은, 서혜림의 남편 박민구가 아프간에 피랍되었을 때 지켜주지 못했던 상황입니다. 서혜림과 국민들은 단지 분노할 뿐이었고, 무능한 정부에 대한 성토밖에는 할 수 없었습니다. 죽음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없었으니까요.
같은 상황, 적진을 향해 특사 자격으로 선원들을 구하러 가는 서혜림은 선원들과 함께 강태산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강한 무기를 가져올 것입니다. 바로 서풍입니다. 국민을 지켜줄 수 있는 진정성있는 서혜림은 정치적 배후공작, 금권정치가 이길 수 없는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바로 민심이에요.
서혜림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의 키워드는 바로 민심이었습니다. 킹메이커를 자처한 조배호도, 강태산을 한방에 무너뜨릴 수 있는 결정적 자료를 가지고 있는 장세진도 할 수 없는 일이 민심을 얻는 일입니다. 표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민심을 서혜림 스스로 만들었다는 것은, 서혜림의 대통령 자격에 열계단은 성큼 올라서게 만들 것이고요. 그리고 하도야는 서혜림을 끊임없이 견제하고 바른 길로 이끄는 정치적 동치이자, 소신을 함께하는 응원군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드라마가 사랑에 치우쳐 좌초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돈으로도, 권력으로도 살수 없는 것이 민심입니다. 풀뿌리 민주주의, 그 원동력은 잡초처럼 질긴 힘, 민심입니다. 하늘을 거스르는 사람은 망할 것이고, 하늘의 이치에 순응하는 이는 승리할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나라를 책임질 어버이에게 내린 하늘의 뜻은 민심을 받으라는 것입니다. 국민을 지켜주는 나라, 국민의 말을 어버이의 회초리로 여기는 대통령, 국민이 믿을 수 있는 대통령, 서혜림을 통해 드라마 대물이 말하고자 하는 1%의 희망대통령의 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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