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7 10:04




맨손의 승리, 서혜림의 청와대 입성기가 심장을 뜨겁게 했습니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당리당략을 위한 편법과 밀실정치, 정경유착의 비리없는 대통령은 서혜림이 여성대통령이기 이전에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 자질이었기에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물론 서혜림의 대통령 당선이 현실에서는 1%의 기적보다 불가능한 것이기에, 더 환호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선투표를 하루 앞두고 복지당 민동포 대표의 단일화 후보 서혜림 지지 철회선언은 우리 정치사에서 똑같은 상황을 경험했기에, 이번 서혜림이 대통령 당선을 보고 우리의 마음 속에 살아있는 우리들의 영원한 대통령, 그 분이 생각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보라고 불리웠던 노간지 노무현 대통령이 그리워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강태산의 정치비자금과 자식들 병역비리문제를 터뜨리겠다는 협박에 서혜림 지지철회를 한 민동포 복지당대표는 오히려 민심을 결집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왔지요. 2002년 정몽준 후보의 모습과 오버랩되는 장면이었기에, 더 실감나게 지켜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엎치락 뒤치락 하며 강태산과 접전을 벌인 끝에 반신반의했던 기적이 일어났지요. "서혜림 대통령 당선" 자막이 뜨는 순간은 서혜림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슴이 요동치며 눈물이 핑글돌기도 하더군요.
서혜림의 대통령 취임사보다 제가 인상적으로 새겼던 대사는 마지막 후보연설이었습니다. 지난 회 TV토론회에 나와서도 같은 말을 했지만, 드라마 대물이 작가교체와 피디교체의 파동을 겪으면서 맹물이 돼버렸지만,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서혜림의 마지막 연설에 있다고 생각되어, 그나마 후임작가가 드라마의 메시지 전달은 제대로 했다고 생각되더군요.
"선거에서 대통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 가슴 속에 남아있는 정치적 소신과 신념에 투표해 주십시오. 물 한방울이 모여 강물을 이루고 바다가 되듯이, 여러분 스스로에게 던진 한표 한표가 모여 대한민국을 바꿀 겁니다. 그것만이 국민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주인이 되는 길입니다"
어쩌면 우리 헌정사에서 부끄러운 대통령을 만들어 왔던 것은, 그들이 가진 권력과 금권때문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역주의가 낳은 부끄러운 선거들을 몇십년간을 치뤄왔던 우리의 책임이 더 컸습니다. 입으로는 욕을 하면서도 내 이익과 관련하여, 무분별한 개발 공약과 국민소득 몇만불에 현혹되어 기표소에서는 마음과는 다른 후보의 이름에 도장을 찍었던 가장 거대한 이익집단이 국민이니까요. 그런 결과의 예 하나가 신음하는 4대강일 겁니다.
극적 반전을 이룬 서혜림 대통령의 취임사는 짧고 강렬했습니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정책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부정부패, 정경유착 척결을 위해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초심을 잃지 않도록 국민여러분께서 회초리를 들어 주십시오"
그리고 이어진 서혜림의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위한 출국과 함께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 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요. 첫회 "국가가 지켜주지 않는 국민이 한 사람도 나오지 않겠다, 그것이 내가 대통령이 된 이유"라며, 미국 대통령에게 고개 빳빳이 들던 멋진 서혜림이 부활되어 나왔지요. 약 20여분간의 1회 같은 장면은 사실 감동장면이기는 했지만, 지나치게 길어서 재방송을 보는 느낌까지 들게 하더군요. 서혜림 대통령은 중국 주석에게 고개를 숙이고 국치외교를 벌였다는 것과, 국가를 전쟁의 위험에 빠지게 했다는 책임을 물어, 민우당 강태산 대표가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것으로 첫회로 거슬러 갔습니다. 탄핵소추로 다음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드라마 대물은 서혜림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에 대한 희망을 우리에게 숙제로 내주며, 결말을 향해 가겠지요.
"이 땅의 젊은이들의 소중한 목숨보다 더 귀한 국격이 도대체 뭡니까? 만약 젊은이들의 목숨을 당리당략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아니,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분노했던 서혜림의 입을 빌어, 더 이상 당리당략과 부정부패, 선심공약으로 국민을 선동하는 거짓 정치인을 용서하지 말자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서혜림의 탄핵소추안을 국민들이 받아들일지, 민우당 강태산의 주장대로 국가를 혼란에 빠뜨리게 했는지, 국민의 심판이 따르겠지요.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매일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이어졌고, 자정이 넘어서야 해산해서 집으로 돌아왔던 시간들이 생각나는군요.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아들과 딸을 데리고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던 생각이 나네요. 역사는 흐르고 되풀이듯이, 드라마를 통해 탄핵소추라는 초유의 사태를 접하니 또 착잡해집니다. 반복되지 않아야 할 역사임에도 드라마를 통해 또다시 재현하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 국민들의 응어리진 감정이 여전히 달래지지 않고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세월이 갈 수록 그리움이 더해 가는 분이기에 말이지요.
그나저나 이번 대물 22회를 보며 제작진의 소홀함이 부끄러울 정도로 느껴졌던 옥에 티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전에는 유심히 보지 않았던 청와대였는데, 서혜림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들어가니, 소품 하나하나가 남다르게 들어오더군요. 먼저 드라마가 시간 계산을 하지 못한 옥에 티 하나를 가볍게 지적을 하고 넘어가야 겠습니다. 서혜림이 미국 순방길에 나섰을때는 햇볕이 따가운 여름, 혹은 봄이었는데, 며칠만에 돌아온 한국은 추운 겨울이라는 점이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이런 옥에 티는 드라마 촬영시기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그냥 넘어가도록 하지요.

그런데 드라마 대물 소품팀의 크나큰 실수는 시정이 요구되기에 꼭 집고 넘어가야 겠습니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태극기가 잘못 게양되어 나와서 너무 화가 나서 말이지요. 처음 태극기가 이상하다고 느낀 부분은 백성민(이순재) 대통령의 퇴임사 장면이었어요. 태극기의 건과 이 부분이 봉에 묶여 있어야 하는데, 감 부분이 묶여있는 겁니다. 그리고 서혜림이 청와대에 입성해서 집무실을 둘러보는 장면에서도, 역시 태극기가 잘못 게양되어있는 것을 보고는, 한심스럽고 부끄러워 지더군요.
어떻게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를, 그것도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집무실에 잘못 걸어서 버젓이 내보낼 수가 있단 말입니까? 대물제작팀의 소품담당이 태극기를 소홀하게 다룬 처사에 대해 아쉽네요. 비록 시청자와 한여름밤의 꿈을 꾸었던 희망대통령 서혜림이라는 인물이 가공인물이었고, 청와대의 주인이 5년마다 한 번씩 바뀐다지만, 태극기는 변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얼굴이잖아요. 나라의 상징이니 만큼 세심하게 다뤄야 하는 국기잖습니까?

명작이 될 수도 있었을 대물을 소물, 맹물로 만들어 버리고 고현정을 비롯한 연기자들의 연기력에 겨우겨우 시청률을 유지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고, 고현정 연기력 운운하는 기사 하나 막지 않은 제작팀과 방송국은 소품관리 소홀부터 반성해야 할 듯 싶네요.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니겠죠? 저는 지금껏 태극기의 감부분을 봉에 묶은 태극기는 처음 봐서 말이지요. 만약 제가 잘못 알고 있었다면, 태극기 다는 법을 잘 아는 분들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태극기는 대물을 부끄럽게 했지만, 노란 자켓을 입은 고현정은 대물을 살렸습니다. 서혜림 후보 지지 철회와 극적 당선으로 노무현대통령을 떠올리게도 했던 당선과정의 감동을, 노란 자켓으로 이어 주더군요. 의도했던 아니든 개념있는 연기자 고현정, 시청자의 그리움을 달래주고, 텅빈 마음을 다독여 주고 함께 울고 웃고 싶어했던 드라마 속 서혜림의 마음을 표현해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멋진 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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