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1 08:42




송이경의 몸에 빙의된 지현의 등장은 작은 파열음을 내며 인형의 집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투명 유리구슬 속에 그림처럼 예쁜집이 있고, 흔들면 보석가루가 눈처럼 내리는 유리구슬을 한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식물인간이 된 지현을 금치산자로 만들자는 말로 신일식 사장을 감정적으로 혼란시키고, 회사경영권까지 걸린 계약을 성사시키려는 강민호의 영악한 모습은, 그의 야심의 끝이 어디까지 인지 충격적이기까지 합니다. 아름다운 유리구슬 속의 용궁을 통째로 삼키려는 강민호, 스케줄러가 이 세상에 무의미하게 일어나는 일은 없다고 했던 말처럼, 어쩌면 신지현의 사고가 강민호의 추악한 야심을 막기 위한 누군가의 뜻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도 들게 합니다. 신지현이 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강민호는 너무도 손쉽게 목적을 이룰 수 있었을테니까 말입니다. 
 
송이경에게서 지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한강과 멸시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지현의 눈빛에 끌려드는 강민호, 멀어져 가는 강민호의 차가움에 오해와 불신이 커져가는 신인정, 순도 100% 눈물을 담아야 하는 지현, 네 사람에게 사랑과 진실, 배신과 거짓의 모습은 혼란투성이입니다.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밀쳐지지 않는 송이경이라는 낯선 여자에게 느껴지는 지현의 흔적들은 한강에게 혼란스럽지요. 지현을 좋아하면 안되기에 못되게 굴기만 했던 한강은 송이경에게서 보이는 지현의 모습때문에 혼란스럽습니다. 지현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것이 지현을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송이경의 모습 속에 보이는 지현을 사랑하는 것은 민호형과 지현에게 못할 짓이라고 생각하는 한강입니다. 
민호형의 약혼자인 지현을 송이경을 통해서도 가슴에 품어서는 안되는 일이기에, 한강은 걱정하고 신경쓰이는 마음을 억제하지 못하면서도, 밀어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강민호가 송이경(지현)을 신경쓰는 것을 보게 되지요. 강민호의 마음이 다른 여자에게 가는 것을 막는 것도 지현을 지키는 일이라 생각하는 한강입니다. 강민호와 마주치는 일을 없애려고, 송이경을 해고시켜 버리는 한강, 그러나 일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들지요. 강민호가 해고된 송이경(지현)에게 가사도우미를 제안하고, 지현이 하겠다고 나섰으니 말입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여자 지현과 사랑하는 여자 인정이 있음에도 강민호는 송이경(지현)이 신경쓰입니다. 강민호의 혼돈은 드라마에서는 삼각구도를 위한 끌림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이면에는 남자들이 여자에게 끌리는 연애감정이 깔려있어서 설득력이 있지요.
남자들이 여자에게 관심을 가지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죠. 모성애, 헌신적인 모습, 외모, 귀여움, 섹시함, 조건 등등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도 있지요. 거만하고 도도하게 틱틱거리는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남자들 말입니다. 강민호가 경멸의 눈으로 자신을 보는 지현에게 끌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궁금하거든요. 왜 이 여자가 나를 이렇게 볼까? 연애의 기술 중 하나가 무관심으로 상대방의 관심을 끌어내라는 것도 있는데, 송이경에게 빙의된 지현의 경우는 도발적이기는 하지만, 이유없이 싫어하는 감정까지 얹어 "너한테 관심없어, 이 나쁜놈아"를 대놓고 표현하니 강민호가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죠. 

이 드라마는 유독 과거 회상씬이 많습니다. 한강이 기억하는 학창시절 신지현의 모습도 그러하고, 아직 비밀이 나오고 있지는 않았지만, 신인정과 강민호가 2년동안이나 신일식의 신가산업과 지현의 재산을 빼돌려 파산시키려 한 것을 보면, 강민호와 신일식 사장이 과거에 악연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합니다. 치매처럼 보이는 강민호 어머니의 모습에서도 과거 생선장사 떡장사 등을 전전하며 어렵게 살아왔다는 것을 보면, 강민호가 신가산업에 어떤 원한을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하고요. 아무튼 너무 많은 복선들이 깔려있어서 작가가 어떻게 가지치기를 하면서, 큰 나무 그림을 완성할 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에요.
지현과 한강, 강민호와의 삼각관계 축을 형성해 가면서, 한편에서는 송이경과 스케줄러의 이야기가 서서히 풀려나오고 있는 드라마 49일. 수영하는 저승사자, 춤추는 저승사자에 이어 싱어송라이터로 노래하는 저승사자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스케줄러의 입을 통해 중요한 단서가 던져졌습니다. "스케줄러에 자원했다. 뭔지 모르지만 난 간절한 일을 남기고 죽은 것 같다. 임기 5년을 무사히 마치면,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게 내가 스케줄러로 사는 이유야". 간절한 일이란 스케줄러 대장에 의해 봉인되어 스케줄러 송이수도 지금은 모르고 있는 일입니다. 송이수가 하고 싶은 간절한 일이 송이경과 관계된 일이겠지요.
송이경의 연인이 5년전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는 것은 첫회 송이경이 말라버린 장미꽃을 들고 사건현장을 찾아 자살시도를 하려했던 장면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스팔트 위에 쓰러져 있던 뒷모습도 꽃미남이었던 남자는 스케줄러 100배 즐기기를 하며 임무수행중인 스케줄러였을 거라는 복선을 깔았는데, 점점 더 송이경과 스케줄러와의 관계가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임기말년의 스케줄러가 임기를 채우면 받을 거라는 약속, 그것이 이번회 나왔던 간절한 일이겠죠. 
봉인된 스케줄러의 기억은 송이경의 기억을 통해 나올 준비를 하는 중입니다. 자신의 몸을 빌어 살고 있는 지현으로 인해, 거의 하루 24시간을 풀가동 중인 송이경은 자신의 몸에 일어난 이상한 일들을 감지하기 시작하지요. 허깨비처럼 살아가는 송이경은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는 귀신에 홀리는 일들에 서서히 세포들이 살아나고 있는 중입니다. 주인아줌마와 만났다는 둥, 자신이 평소 먹지 않았던 음식을 폭식한 지현때문에 몸에 탈이 나고, 피곤해서 눈커풀이 천근만근으로 감기는 일이 이상할 뿐이지요.
가둬버린 5년전 송이경의 삶은 송이경의 방에 방치된 박스 안에 봉인되어 있습니다. 송이경 방의 박스에는 드라마 흐름상 스케줄러가 임기를 마치면 할 수 있는 간절한 일과도 연결되어 있을 것임을 짐작케 합니다. 스케줄러가 하고 싶은 간절한 일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환생이 아닐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승사자라는 직업(?)이 솔직히 좋은 직업은 아니지요. 이쪽세계에서도 저승사자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데, 저쪽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인물도 훤칠하고 살면서 큰 죄는 저지르지 않았을 것 같은 스케줄러가 지옥으로 떨어졌을 것 같지는 않은데, 왜 천국을 마다하고 죽음을 인도하는 여행자를 자원했을까요. 아마도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만큼의 강한 미련을 이 세상에 남겨두었기 때문이겠지요. 죽음을 거부하고 싶은 강한 미련은 송이경과의 사랑이 아닐까 싶고요.
연인을 떠나보내고 5년을 죽은 사람과 매한가지로 살고 있는 송이경을 보면, 두 사람은 죽음이 갈라놓지 못할 절절한 사랑, 혹은 아름다운 사랑을 했을 것 같은데, 송이경 혹은 스케줄러의 회상을 통해 두 사람의 사랑했던 시간이 나오면, 이것도 대박일 것 같습니다. 전생에서 스케줄러의 성격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얼른 송이경의 기억이 풀어 나왔으면 싶네요. 이 커플은 어떻게 사랑했는지가 궁금해서 말이지요.
스케줄러가 하고 싶은 간절한 일이 환생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했는데요, 스케줄러의 대장이 환생을 약속했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하나 남아 있지요. 스케줄러가 돌아갈 자신의 육신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자꾸 글로리 담배아저씨 노경빈이 오버랩이 되네요. 노경빈은 2년전에 누군가를 잃고 세상 사는 맛을 잃어 버린 인물입니다. 자책감에 병원을 정리하고 숨어사는 그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자살을 기도한 송이경과의 만남은 특별한 의미가 되었습니다. 자신이 지켜줘야 할 사람은 지키지 못했지만, 늘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송이경은 지키고 싶어하지요. 그녀가 살아있음을 매일매일 확인하기 위해 담배를 사러 가면서 친구가 돼주고 싶은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되기도 했고요.
스케줄러가 이런 말을 했지요. 이쪽 세상에서 그냥 일어나는 일은 없다. 다 연관이 있고 의미가 있다는 말입니다. 노경빈이 정신과 의사라는 말에서 자신에게 일어난 이상한 일들에 대한 기억을 쫓아가보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지요. 예전 영화에서 우피골드버그의 역할처럼 말이지요. 노경빈의 최면술로 자신이 잠들어 있는 동안 일어난 일들을 쫓다보면, 송이경이 반나절을 자신의 몸에 전세들어 살고 있는 지현의 존재도, 지현의 관리자 스케줄러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거죠. 물론 수영장씬에서 스케줄러는 살아있는 사람과 대화도 가능하고,심지어 작업까지 걸 수 있는 꽤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도 드러났고요. 자신이 잠들어 있는 사이 지현과 만나는 스케줄러를 보게 될 송이경이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겠지요. 제 생각이 1%라도 맞다면, 송이경이라면 지현이 자신의 몸에 들어와있는 시간에 알람이라도 맞추고 일어나려고 할 것같은 생각도 듭니다.
한 몸에서 두 영혼이 만나는 일도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드라마를 보니 지현이 단순 긍정공주만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마음까지도 착하고 순수하더라고요. 세상에 이유없는 일이 없고, 어떤 만남이든 무의미한 것은 없듯이, 받는 것이 있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지요. 지현이 송이경의 몸을 빌어썼으면 송이경을 위해 뭔가 해줘야 공평한 룰이죠. 스케줄러 임기도 끝나가고, 스케줄러 대장이 약속을 지켜줘야 하는데, 만약 환생이 스케줄러의 요구조건이었다면, 송이경에게 뜬금없이 살아났다고 말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죠. 송이경이 스케줄러와 뭔가 교감을 느껴야 하는데, 지현이 이 두 사람을 위한 다리가 돼 주지 않을까, 요런 신파적인 상상도 했더랍니다. 혹 간절한 일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해주지 않고 죽어서, 그말을 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한 것일까요? 영화에서 요런 소재 봤는데, 설마 그런 재탕이라면 뭉클하기는 하겠지만 새롭지는 않을 것 같죠?
제가 생각하는 간절한 일은 일단 환생, 환생할 육신은 노경빈입니다. 스케줄러의 환생을 위해 생목숨 거두는 것은 아니고, 노경빈의 예정된 스케줄에 따라 가는 것이죠. 영혼만 말이죠. 그리고 좀 신파적인 설정일수도 있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 요건 지현의 입을 통해 들려주겠죠. 그런데 이 상황은 왠지 사랑과 영혼 필이 나서 환영하고 싶지는 않고요.ㅎ 여러분이 생각하는 간절한 일은 무엇인가요? 의견 접수합니다. 접수창구는 아래 댓글창되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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