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8 09:11




신지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송이경을 신경쓰는 한강, 알 수없는 냉소와 경멸이 가득찬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지현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강민호, 인간세상의 감정따위는 내 알바 아니지만 늘 신지현에게는 져주고 싶은 스케줄러, 송이경에게 빙의된 자신에 대한 시선을 감지하기 시작한 신지현의 관계가 재미있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비밀이 생겨날 때마다, 생채기 난 상처가 욱신거리면서도 새살이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비밀이야기 속에서도 신지현이 알아가기 시작하는 삶의 소중한 가치들은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를 던지기에 충분합니다.
신지현이 알아가는 삶의 가치와 송이경이 묻어둔 그리움
신지현은 자신을 살릴 세 방울의 눈물보다 더 소중한 무엇인가를 알아가기 시작하지요.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지, 아니 해야만 하는지 알아가는 지현입니다. 또한 지현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자신을 싫어한다고만 생각했던 한강의 진심을 알아가는 지현이지요. 23살에 죽으면 어떨 것 같느냐는 스케줄러의 질문에 지현이 속상하겠다고 했지만, 스케줄러가 "아쉽지, 미치게 아쉽지"라는 말을 해준 것처럼 말이지요.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의 마음을 알수 없듯이, 지현은 제3자로서 남의 불행을 속상하게 바라봤을 뿐입니다. 송이경의 아픔을 하나씩 알아가는 지현은 송이경을 살리기 위해 그녀 식의 감사함을 표현하지요. 송이경의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입니다. 잘 먹고 운동시켜 주고, 지현 그녀가 아닌 송이경의 삶도 돌아보기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송이경의 주변을 맴돌며 송이경의 죽음을 막고 있는 정신과 의사 노경빈도 그랬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생을 포기하려는 여자를 만났을 때, 그는 잊으라는 말을 해주었을 뿐입니다. 불행의 시간이 끝나면 행복의 시간이 올거라고, 잊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이지요. 그리고 그 자신이 감당하지 못한 불행을 겪었을 때, 그는 비로소 의사가 아닌 환자의 눈으로, 자신의 슬픔과 송이경의 슬픔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죽음보다 더 견디기 힘든 감정이 있다는 것, 화상처럼 깊은 상흔으로 각인된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이 어떤 고통인지를 알았습니다.
"잊어지지 않으면 그냥 그리워해요.. 난 그렇게 했어요". 눈앞에서 죽은 아내를 그는 그리워합니다. 습관처럼 관습처럼, 세끼 밥먹고 숨쉬고 살아가는 일상생활의 한 부분처럼 말이지요. 그리움도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그 감정을 거스리지 않는 것도 하나의 치유방법임을 정신과 의사 노경빈을 통해 알았습니다.
송이경의 병은 그리움과 함께 세상으로부터 마음의 문을 잠가버린 것입니다. 꾹꾹 눌러놓은 감정이 솟아오를 때마다, 그녀는 자살을 시도하고, 그리고 실패하죠. 얼마나 오랜 기억인지, 송이경은 오래도록 상자에 꽁꽁 싸매어 둔 추억을 끄집어 냅니다. 노경빈의 말처럼 그냥 그리워하고 싶은 송이경입니다. 아주 잠시만이라도 그녀의 그리움을 허락해준다면....
이수와 찍은 초등학교 입학사진, 한장의 사진과 함께 송이경의 기억은 시작점을 찾기 시작합니다. 오버랩되는 목소리 "너란 애 지긋지긋해". 그리고 눈을 지긋이 감아버리죠. 다시 시작되는 고통입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스케줄러 정일우의 목소리였음을 단박에 알겠더라고요. 23살에 죽은, 죽음이 미치게 아쉬운 남자가 바로 스케줄러 송이수입니다. 스케줄러 100배 즐기기로 신나는 스케줄러의 생활을 하고 있는 송이수, 너무 일찍 죽어서 못 살아본 인생을 살고 있다는 스케줄러, 그는 전생에 사랑을 했을까? 아마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그가 스케줄러를 자원한 이유가 되겠지요. 송이경이 가지고 있는 마른 장미꽃의 사연이 숨어있을 듯도 하고 말이지요.
스케줄러의 비밀, "기억은 정지되었지만, 마음은 남아있다"
이번회 스케줄러의 비밀이 또 한가지 드러났지요. "전생에 대한 기억은 정지시켰지만, 마음은 남아있다"는 말이에요. '마음'.... 송이경의 방에 들어가면 찜찜한 기분이 들어했던 그가, 송이경과 눈 앞에서 맞닥뜨리자 이상한 슬픔이 그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처음으로 나왔지요. 송이경도 이상한 기운에 그 자리에서 얼어버리고, 눈물만이 고이는 모습이었습니다.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기(氣)'로 그 사람을 느끼는 듯한 스케줄러와 송이경을 클로즈업했던 장면이 나왔는데, 그 찰나의 정지장면이 참 의미있게 다가 오더군요. 스케줄러에게 남아있다는 '마음', 그 마음에 대한 기억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송이경과 숨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가까이 마주치자, 그 찜찜하다고 했던 기운이 무겁게 짓누르는 것을 느끼는 듯했지요. "앞으로 이 여자 있는데 부르지마"라며, 슬픈 듯 어두운 표정으로 빨간 바바리를 펄럭이며 사라지는 스케줄러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스케줄러의 패션쇼가 갈수록 화려해지고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츄리닝패션에서부터 꽃무늬 잠바에 근사한 수트까지, 암튼 가장 룰루랄라 띵까띵까 속편한 저승사자님이십니다. 임무가 없는 날이면 홍대클럽에서 젊음을 불사르며 미친듯이 댄스열연을 하는 팔자 늘어진 분이시죠.ㅎ
그리고 한가지 중요한 사실이 또 나왔는데요, 이 부분은 그냥 언급만하고 (제가 몸이 너무 아파서 오래 앉아서 자판을 두들길 수가 없는 지경이거든요.;;), 이 글에서는 한강이야기로 넘어가렵니다. 다음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상력을 발동시켜 추리해 보도록 할게요. 다름 아니라 스케줄러의 임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스케줄러의 임기가 5년이라고 했는데, 이상한 점이 신지현의 49일 여행과 딱 하루가 차이가 나더라는 말이죠.
현재 신지현에게 남은 시간은 32일, 스케줄러의 임기는 33일이 남았다는 점입니다. 신지현이 뇌사상태에서 깨어나 생명을 찾는 것과 스케줄러가 임기를 마치고 해야 할 일이라는 간절한 일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을 것 같고,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고, 아무튼 소작가는 이런 부분에서 무엇인가 이야기를 끌어내는 감각이 탁월한 듯... 이 이야기는 좀더 생각정리를 하고 다음에 언급하겠습니다.
한강의 마음속 그녀는? "언제나 너, 신지현..."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송이경을 둘러싼 세 남자의 마음이 갈팡질팡 흔들리고 있는데요, 정확히는 송이경에게 영혼빙의된 신지현에게 흔들리는 마음이겠지요. 오늘은 잘생긴 훈남, 숨겨둔 성격 중에 한 성질 하는 부분도 있는 한강(조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한강은 신지현과는 신인정, 박서우 다음으로 오랜 친구입니다.
고등학교때 전학온 한강과 지현은 꽤 많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강의 어머니에 대한 아픈 비밀을 지현이 알고 있고, 어딘지 학교생활을 우울하게 하는 한강에게 신지현은 친구가 되어줍니다. 한강은 지현과 친구하기가 싫었어요. 논둑길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한강을 구해주고, 자전거와 함께 비탈길을 굴러내리던 날부터 한강에게 지현은 가슴 쿵쾅거리는 여자로 다가왔습니다. 한강은 세상 근심이라고는 모르는 밝고 낙천적인 신지현이 그냥 동창친구로 여기는 것이 싫습니다.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쑥맥 한강은 마음과는 달리 신지현에게 틱틱거리기만 하지요. 남자들이 관심있는 여자들에게 괜스레 까칠하게 굴어보는 수컷심리처럼 말이지요. 남자로 신지현에게 다가서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동안 하면서 짝사랑을 해왔지만, 마음과 달리 오해만 늘어갔습니다. 미국유학시절 민호선배에게 한국가면 꼭 찾아보고 싶다는 여자는 지현이었지요. 그러나 언제나 당당하고 구김살없는 지현에게 최고의 건축사가 되어 근사한 남자가 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녀 곁에는 힘들 때 버팀목이 돼 준 피를 나눈 형제같은 민호선배가 있었습니다. 
지현의 약혼식, 마음을 들킬까봐, 아니 다른 남자품으로 떠나는 그녀를 보기 힘들어서 일에 빠진척 해보지만, 지배인 아저씨에게 등이 떠밀려 가고 말았지요. 너무나 예쁜 지현이 자신을 보고 웃습니다. 당장에라도 손을 잡아 끌고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한강입니다. 구두가 망가져 불편한 지현의 손을 잡아달라는 민호형의 말에 화들짝 놀라버리는 한강, "내가 왜 형 약혼자 손을 잡아줘?"라며, 까칠하게 굴지요. 손을 잡으면 예쁜 지현이를 그대로 데리고 도망쳐 버릴 것 같았거든요. 마치 영화 졸업에서의 한장면 처럼 말입니다.
지현이의 사고에 가슴이 무너지는 슬픔을 표현조차 못하는 한강입니다. 혹이라도 민호형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혹이라도 자신의 마음때문에 부정을 타서 지현이 깨나지 못할까봐, 지현이 아무것도 모른채 누워있을 때, 몰래몰래 지현이를 마음껏 바라보고 돌아오는 한강입니다. 지현이 좋아하는 희끄무레한 장미꽃을 들고서 말이지요.
그런데 느닷없이 지현이 나타났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다 다른데, 송이경 그녀에게는 신지현의 모습이 들어있습니다. 신지현과 자신만이 알고 있는 예전 기억들까지도 생각나게 합니다. 덜렁거리고, 잘 웃고, 잘 토라지고, 제멋대로 화내고, 파스타에 월계수잎을 가려내고, 마늘 파스타를 환장하게 좋아하는 식성까지 닮아 있습니다. 지현이 가지고 있던 핑크호루라기까지도 가지고 있고, 늘 한강을 아연실색케 해버린 마술쇼까지도, 너무나 많이 지현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송이경이 신경쓰이는 자신을 이해하기 힘든 한강, 송이경이라는 여자때문인지, 송이경에게서 보이는 지현의 모습때문인지 뒤죽박죽 돼버린 한강이지요.
그리고 똑같은 혼란을 겪는 민호형을 보게 됩니다. 언제 깨어날 지 모르는 뇌사상태의 지현을 두고, 민호형이 송이경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수컷이라는 동물적 감각으로 느끼는 한강입니다. 친구의 약혼자에게 찝적대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며 송이경을 짤라 버렸지만, 송이경이 민호형 가사도우미를 하고 있다는 것에 한강은 분노폭발하지요.
송이경에게서 보이는 지현의 모습때문에 힘들었던 한강은 생일에 지현이 끓여다준 홍합미역국을 보고, 또 미치고 환장하게 머리가 팽팽 돕니다. 홍합미역국은 엄마의 미역국이었고, 이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지현밖에 없었지요. 도대체 정체가 뭔지, 송이경 이 여자때문에 한강은 돌것 같습니다. "난 내 마음이 뭔지 모르겠어. 신지현때문인지, 송이경때문인지..." 한강 마음 속에서 두 여자가 번갈아 가며 숨바꼭질을 합니다. 송이경 속에 있는 신지현, 신지현을 닮은 송이경 두 여자가 자꾸 물어봅니다. "네 마음이 누굴 향하고 있느냐?"고 말이지요.
한강의 마음은 신지현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하지만 신지현에게는 절대로 마음을 드러내서는 안되는 일이에요. 지현이가 민호형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기때문에 부담을 줄수는 없어요. 지현이는 자기밖에 모르는 철부지 덜렁이같아 보이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여리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한강이에요. 그런 지현이에게서 민호형을 빼앗을 것 같아, 송이경이 민호형의 주위에 얼쩡거리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 한강입니다. 송이경이 민호에게 가는 것이 싫어지는 한강입니다. 안보이면 궁금하고, 곁에 두면 지현이 생각나서 돌 것같은데, 송이경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한강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지현을 닮은 송이경을 좋아하는 것이지요. 한강은 지현을 좋아하는 것을 멈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현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송이경에게서 지현이 보여서 좋습니다.
송이경에게는 많이 미안해지는 한강입니다. 다른 사람의 모습때문에 좋아지는 것이 미안한 한강입니다. 그래서 밀어내 보려고도 했는데, 잘 되지 않을 것 같은 한강입니다. 언젠가는 고백을 할 작정입니다. "송, 당신에게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모습이 보여, 그래서 당신이 자꾸 눈에 들어오고, 밟히고, 그 친구가 생각나... 그래서 당신에게 다가서기가 겁나고, 미안해, 그런데도 또 다가서게 돼, 이렇게라도 지현이에게 다가가고 싶어서... 송, 당신에게 미안하고, 날 어쩌지 못하는 내가 미워..."라고... 영혼빙의라는 것을 알 턱이 없는 한강, 송이경과 신지현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한강의 마음 속 그녀는 신지현입니다. 한강에게 여자는 신지현이 처음이고, 마지막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강의 마음속 그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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