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31 11:27




요즘 제가 시청하고 있는 드라마 중 볼수록 흥미진진, 갈수록 궁금해지는 것 중의 하나가 <탐나는 도다>인데요, 이번 8회를 보니 정말 귀양다리 박규와 길잃은 순수왕자 윌리엄 중 누구에게로 마음을 줘야할지까지 모르겠습니다. 세사람은 지금까지의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통상적인 삼각관계의 틀에서 떨어져 있는 이색적인 두커플입니다. 삼각관계 대부분이 두사람 사이에 한사람이 엮여서 대개 한사람은 나쁜 여자 혹은 나쁜 남자가 되면서, 주인공 두사람이 절대적 지지를 받는 것이 대부분인데 <탐라는 도다>의 커플은 각각 색깔이 너무 달라 각각의 커플을 응원하는 기현상이 벌어집니다. 버진은 한사람인데 버진과 박규도령, 버진과 윌리엄의 두 커플이 다 예쁘고 응원해 주고 싶으니 솔로몬의 지혜를 빌어서도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 어려워 보입니다.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혹시 솔로몬의 지혜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팁:

지혜의 왕으로 일컬어지는 솔로몬 시대에 있었던 일입니다. 아이을 낳지 못하는 한 여자가 이웃집 아이를 훔쳤습니다. 그리고 두 여자가 아이를 두고 서로 자기 아이라고 싸우지요. 결국 재판까지 오게 된 두사람의 사연을 들어보니 지혜의 왕 솔로몬도 선뜻 판결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솔로몬 왕은 꾀를 내어 판결을 하지요.

"들어보니 너희 두여자가 다 이 아이의 어미인 것 같구나. 그러니 공평하게 아이를 반으로 나눠가져라"
그 말을 들은 여자 중 한 여자는 좋아하며 말했지요. "옳으신 판결입니다. 아이 반쪽이라도 가지겠어요".
그러자 다른 한여자가 울면서 말을 합니다."임금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 아이는 제 아이가 아닙니다. 그러니 저 여인에게 아이를 주십시오"
두 사람 말을 들은 솔로몬 왕은 자기 아이가 아니라고 말한 여자에게 네가 어미가 맞다며 아이들 데리고 가라고 합니다. 진짜 어미라면 아이를 반으로 나눠 생명을 빼앗지는 않을테니까요.


쓰고 보니 한참이나 거리가 멀어보이는 이야기지만 그만큼 제 심정이 어느 한 쪽을 편애할 수가 없거든요. 이번 8회는 어떻게 두남자가 버진이와 시청자들 애간장을 태웠는지 지금부터 줄거리 들어갑니다!
지난회 윌리엄이 담을 넘어 온 제사장 집을 뒤집다 헛탕치고 돌아가는 이방에게 박규, 버진 그리고 시퍼렁눈 노랑머리 윌리엄이 딱 걸리고 맙니다. 오도가도 못하는 고양이 앞의 쥐 신세가 된 세사람은 관아에 압송할 것이라는 이방의 말에 낙담해 하지요. 이때 귀양다리 박규가 드디어 신분증을 보입니다. 가슴팍에 고이 모셔둔 왕패가 등장하는 순간이었는데 말서너필 새겨진 마패가 등장할 거라 예상했는데 왕패라는 것도 있었네요.
윌리엄은 다시 안전하게 제사장집으로 들어가고 박규와 이방은 한적한 주막에서 이야기를 나누지요. 버진이는 알아서 집에 가고 있겠지요. 박규의 정체와 임무를 알게된 이방은 "쇤네 죽을 죄를 졌습니다", 급 굽신모드로 들어가지만 이제보니 이방어른 여지껏 사극에서 나온 이방들과는 다른 분이었네요. 나랏밥 먹는 말단 공무원들도 저런 사람은 한둘, 아니 많이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방과 박규는 작전에 들어가지요.
사실 이방도 탐라에서 자꾸 진상품이 도둑을 맞은 것을 수사하는 성실한 공무원이었습니다. 그날 밤 제사장집을 기웃거렸던 것도 수사중 발견한 편자의 출처를 찾다보니 제사장집에서 만들어 갔다는 것도 알게 되었던 것이었고요. 암행감찰어사, 아직은 귀양다리 신분인 박규는 이방에게 중요한 임무를 맡깁니다. 제주 한해 농사를 결산해서 진상품을 마지막으로 바치는 날 분명히 도둑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걸 눈치챘거든요. 이방은 진상품을 슬쩍 제주목사로 가져가는 도중에 바꿔치기를 하고 놈들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제사장 어르신의 부하들이 연무하고 있는 비밀기지까지 알게 되었지요.
너무 큰 비밀이다보니 이거 일이 커지게 생겼습니다. 이제보니 제사장 어르신은 광해군 복위를 꾀하는 인물이었다기 보다는 새로운 왕국을 세우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었던 인물이었군요. 어쩐지 광해군과 바닷가에서 이야기를 나눌때 광해군이 제사장의 말에 제사장의 계획에 시큰둥했던 이유를 알겠네요. 폐위된 광해군은 그저 탐라의 일개 자연인으로 살아가고 싶었나 봅니다. 그래서 탐라에 피바람이 불어 올 것에 대해 우려를 했던 것이었고요. 비록 폐위되었지만 백성의 안위를 염려하는 군주의 마음이 엿보여서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제사장은 서린상단의 서린과 진상품 밀무역의 핵심 주선자로 제주백성들의 피땀을 야욕을 위해 사용해 왔던 사람임이 드러났습니다. 서린상단과 은밀히 내통하면서도 동인도 회사에 손을 뻗친 것도 무기를 들여오려는 속셈이었습니다. 얀을 나카사키로 보낸 것도 서린상단 대행수 서린을 통하지 않고 직접 교역을 위한 술책이었고요.
진상품이 바꿔치기 당했다는 것을 알게된 제사장 어르신은 버진에게는 친절하기만 했던 날쌘돌이(그냥 제가 붙여준 애칭입니다. 이분도 왠지 앞으로 연기가 주목되는 페이스라..) 하인 향복이를 움직여 이방의 행적은 들통나게 되버렸지요. 그리고 충실하게 공무수행중이던 지방 말단관리 이방은 칼에 맞아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습니다(일단 박규 어사님께서 죽은 걸로 하라니 우리도 당분간은 비밀).
그런데 이방이 날쌘돌이 향복이의 칼을 맞을때 밤마실 좋아하는 버진이와 윌리엄이 물레방앗간에서 데이트(?)를 하다가 발각당합니다. 아무튼 물레방앗간에 들어갈 때부터 뭔가 사단이 일어날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향복이 이방에게 칼을 휘두른 것을 본 목격자 버진에게 "그간 우리 정을 생각해서 못본 걸로 할테니 얼른 가"라며 순순히 보내줄 리는 없지요. '인정사정 볼 것없다' 버진을 향해 칼을 날리는데 윌리엄이 비호처럼 몸을 날려 칼을 대신 맞습니다. 멋져부러..
그런데 어딜 베인 건가요? 마음이 무지 쓰라리네요. 지난번 박규도령이 형틀에 매여 곤장 열대를 맞고 나올 때도 가슴이 쓰라리더니 윌리엄은 심지어 칼을 대신 맞아주시니 이제 두 커플 중 누구를 응원해야 할까요? 향복이 다시 칼을 날리려는데 때마침 등장한 제사장이 나카사키로 간 얀이 돌아올 때까지는 윌리엄이 필요하니 칼을 거두게 하고 사제 옥사에 가둬버립니다. 다행이에요. 나쁜 사람이기는 하지만 두 사람 목숨은 일단 구했네요.
이제 진상품 도둑과 제사장 어르신이 연루되어 있고 단순한 도둑이 아니라 더 큰일을 도모하려 한다는 심증까지 굳힌 귀양다리 박규는 드디어 신분을 공개하고 제주현감에게 병력파견을 요구하러 갑니다. 그런데 한발 빠르게 제사장의 하인 날쌘돌이 향목이 먼저 현감을 구워 삶아 놓고 가지요. 그러고는 슬쩍 버진의 전복캐는 칼까지 보여주며 "버진이랑 노랑머리는 내 손안에 있소이다." 박규를 위협하고 가지요.
그렇지 않아도 귀양다리는 어젯밤에 버진이 집에 안들어 왔다는 얘기에 속이 타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돌아댕기지 말라고 일렀건만 버진이 또 윌리엄이랑 함께 있다 일을 낸 모양이니 이 철없는 망아지가 박규도령을 아예 숯덩이로 만들 작정인가 봅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덤벙대고 못생겼다지만(당시 탐라미인의 기준) 벽장속에서 키스도 했고, 조심하라고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해 준 버진이 조선팔도 최고 꽃도령박규에게 사랑의 그물을 씌워버렸으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해야지요. 박규 도령의 사랑의 망나니 버진 구출기는 다음주에 계속됩니다.
그런데 버진과 윌리엄 커플, 버진과 박규 커플은 누구편에 서야할 지 아직도 마음을 잡지 못하겠네요. 버진을 구하기 위해 칼을 향해 몸을 날리고, 천덕꾸러기 밥만 축내는 귀양다리라도 버진의 집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귀양다리를 부러워하는 윌리엄의 지고지순한 마음을 어찌 외면할 수가 있겠어요.
조선의 꽃도령은 또 어떻고요. 공무집행 중이면 나랏일이나 할 것이지 '탐라에서 일 끝나면 돌아갈 사람 아니냐'는 버진에게 '아니라'며 진지하게 마음 전하니 말입니다. 이 대목에서 버진이는 눈치채지도 못하고 자라니까 그냥 잠만 자러 가버렸지만 말입니다. 게다가 이방에게 버진에 대한 마음 살짝 들키고 주모만 애타가 찾던 박규도령의 매력 또한 가슴을 흔드니 세 사람에게 불어 온 탐라의 바람은 제 마음마저 설레이게 합니다.
다음주에는 오랜만에 춘향전의 명대사, 명장면 나옵니다. "암행어사 출두요!" 다음주 예고 보니 기대되는 장면들이 넘쳐나 보입니다. <탐나는 도다> 다음주 정말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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