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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28 '동이' 부드러운 카리스마 인현왕후, 동이를 얻을 수 밖에 없는 이유 (8)
2010.04.28 13:12




구중궁궐 조용하기만 했던 곳에서 강한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간 다소곳하고 병색 깊어 보이던 인현왕후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존재를 드러냈지요. 비로소 인현왕후의 캐릭터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 나와 반가운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그동안 그림처럼 앉아있는 장면만이 대부분이이었고, 명성대비와의 몇 장면에서 얼굴만 잠시 보인터라 사실 동이에서의 인현왕후는 어떤 인물로 그려질까가 무척 궁금했어요. 인현왕후는 내유외강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왕비의 모습이었습니다. 통찰력있고, 사려깊은 성정으로 지아비인 숙종의 뜻을 헤아리고,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그려진 현모양처의 모습을 그대로 가진 듯하면서도 할말과 책임을 분명히 하는 인물같아 보입니다 
내명부 소속 감찰부궁녀로 임명받아 궁녀로서의 첫생활을 하게 되는 첫날부터 만만치 않은 벽에 가로 막힙니다. 우선 궁중예법을 익히지 못한 데서 오는 행동들때문에 감찰부 궁녀들로부터 무시를 받지요. 하루 아침에 사람취급도 하지 않았던 천비가 자신들과 같은 신분으로 급 상승해서 온 것에 대한 불만 또한 큽니다. 면천이라는 파격대우 뿐만 아니라, 자신들은 10년 넘게 고된 훈련을 받으며 이뤄 온 자리를 사건하나 해결했다고 장옥정의 뒷배경을 가지고 낙하산 인사로 왔으니 고까울 수 밖에 없지요. 감찰궁녀로서의 자부심과 자존심이 동이로 인해 땅바닥에 떨어졌으니 감찰부 궁녀들의 심정이 이해됩니다. 물론 이제부터 천재소녀 동이를 겪어가면서 하늘이 내린 비상한 재주들을 경험하게 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이겠지만요. 게다가 겸손하고 착한 성품가지 갖췄으니 사람 보는 눈이 있는 궁녀들이라면 동이를 쉽게 친구로 받아들이게 되겠지요. 동이의 재주에 질투심을 느끼는 궁녀들은 더 시기하고 경계하려 들겠지만요.
낙하산 인사는 포도청에서도 있었네요. 서용기 종사관 수하에 장옥정의 오라비 장희재가 포도부장으로 부임했으니, 궁이 시끌시끌해지게 생겼습니다. 첫 등장부터 범상치 않은 인물로 등장한 장희재는 차천수와의 인연 역시 사람보는 남다른 눈을 보여 주었습니다. 오작인이라는 천한 신분임에도 평범하지 않은 무술실력과 글을 모르는 것으로 위장하고 무언가를 찾으려는 차천수에게 무엇인가 꿍꿍이가 있다는 것에 장희재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장희재는 파락호 행세를 하며 사람을 찾고 있는 중이에요. 동생 장옥정을 최고의 자리에 올리기 위한 자기만의 사람을 찾고 있는 것이지요.
실제 장희재가 이렇게 똑똑한 사람이었다고는 결코 동의하지는 못하겠지만, 여하튼 장희재는 장옥정의 세력인 남인들을 믿지 않습니다. 장옥정을 임금의 총애를 받는 후궁일 뿐이라는 심리가 남인들 밑바닥 심리에 깔려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언제든지 내쳐질 수도 있다는 것을요. 장희재와 장옥정에게 필요한 사람은 자신들의 수족과 같은 사람입니다. 운없게도 이들 남매가 고른 인물이 영원히 평행선일 수 밖에 없는 운명의 동이와 차천수였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지만요. 
그나저나 감찰부로 온 동이에게 첫 시련이 닥쳤습니다. 동이가 못마땅한 유상궁(임성민)은 명성대비의 부름을 받고 동이를 내칠 궁리를 하는데요, 감찰부 연례행사인 시재에서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동이를 다시 장악원으로 보내 버리겠다고 하네요. 온지 3일밖에 되지 않은 동이가 10년간 공부해야 하는 것들을 벼락치기로 공부할 수도 없고, 시험에 통과하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같아 보이는데, 동이가 별을 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외유내강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인현왕후
저는 이번 회 드라마를 보며 인현왕후가 보여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와 닿았어요. 인현왕후는 사실 모든 것을 가진 여인이에요. 명망높은 양반출신에 인품높고 덕망높고 자애로운 국모의 조건은 다 갖춘 인물입니다. 더구나 당시 실세였던 서인세력의 비호를 받았으니 인현왕후처럼 좋은 배경을 가진 인물을 없었을 겁니다. 
인현왕후가 가지지 못한 것은 딱 한가지, 왕손을 생산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인현왕후가 왕자를 생산했다면, 아마 역사는 달라졌겠지요. 인형왕후가 왕자를 생산했다면, 왕권강화를 위해 숙종이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고 폐비로 내칠 수도 없었을테지요. 장희빈과 동이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도 못했을 거고, 장희빈의 소생인 경종과 동이의 소생인 영조도 적자 아닌 후궁들의 왕자들로 군의 칭호나 받고 살다 갔을 거고요.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인현왕후의 대사를 통해 두가지를 볼 수가 있었어요. 하나는 앞으로 동이가 왜 인현왕후의 사람이 되는지 그 관계를 엿볼 수 있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장옥정에 대한 단호함이었습니다. 
장옥정의 천거로 동이가 감찰궁녀로 임명된 것에 대해 감찰부는 항명의사를 표하지요. 감찰부 최고상궁과 명성대비가 중전에게 교지 취소를 해달라며 왔을 때, 인현왕후가 최고감찰상궁에게 한 말은 동이가 장옥정이 아닌 인현왕후의 사람이 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어요. 장옥정과 인현왕후의 동이를 바라보는 차이점이기도 하고요. 장옥정은 끊임없이 동이에게 신분의 벽을 허물고 귀한 사람이 되라 가르칩니다. 동이를 위해 장옥정이 직접 감찰부로 수사를 받으러 왔을 때, 동이는 장옥정의 마음에 감동하였지요. 하찮은 천비를 위해 하늘 같은 상궁마마가 나선 것은 동이는 머리를 끊어 신을 삼고 싶을 정도의 감동이었을 겁니다. 이런 점에 동이가 장옥정을 믿고 목숨을 걸고 장옥정의 무고를 밝히려 하게 했던 것이고요.

동이가 인현왕후의 사람일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런데 인현왕후는 장옥정보다 큰 마음으로 동이를 품습니다. 제도적으로 천인을 품어버린 것입니다. 물론 숙종의 청도 있었지만, 인현왕후는 천인도 궁인이 될 수 있다는 국법으로 천인 동이를 품으려 한 것이에요. 장옥정이 동이 한 사람을 품으려 한 것과는 그런 점에서 다른 것이고요. 동이는 천인이라는 신분을 개인적으로 뛰어넘는 인물은 아니에요. 동이가 천인을 위한 조직인 검계의 수장 최효원의 딸이고, 아버지가 어떤 일을 하다 죽었는지 동이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꿈까지 품어 준 인현왕후이기에 동이는 인현왕후의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동이가 천민의 왕이라는 도사의 예언과도 닿아있는 것이겠고요. 인현왕후는 동이라는 한 영특한 사람이 아니라, 동이와 같은 천인 모두를 품을 수 있었던 그릇이었던 거예요. 인현왕후가 감찰부 최고 상궁에게 했던 말을 상기하면 더 이해가 빠를 겁니다.  
"내가 천가 동이를 감찰부 궁녀로 윤허했습니다. 내가 그리한 것은 그 아이의 재주가 감찰 궁녀로서 충분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네. 분명 그 아이가 누구도 하지 못한 것을 한 것은 사실 아닌가?" 그러자 명성대비가 그 아이는 천인이라며 천인을 궁녀로 들인 것을 힐책합니다. 이는 장옥정이 천출임에 못마땅한 대비의 심정이 나온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인현왕후는 "이 나라 국법은 천인중에서도 궁인을 들일 수 있게 되어 있다" 며, 사문화된지 오래되어 내명부에서 천인을 궁인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최고상궁에게도 내명부의 앞으로의 일까지 하명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국법을 지키면 되겠군. 어떤가? 그걸 내명부를 통솔하는 감찰부가 나서 해주면 더할 나위가 없는 모범이 될 걸세" 라고요. 인현왕후의 이 말은 천인의 왕이 될 동이가 왜 인현왕후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는지 보여주는 것이지요.

인현왕후와 장옥정의 힘겨루기 시작되다
장옥정에 대한 인현왕후의 심중은 책임감 속의 단호함입니다. 인현왕후는 내명부의 수장으로서 장옥정에게 월권행위를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했지요. 권한과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 줍니다. 궁궐이 혼란에 빠진 것에 대해 자신이 수습하겠다고 하자, 인현왕후는 장옥정의 월권행위에 대해 확실히 선을 긋습니다. 동이를 감찰궁녀로 임명하는 교지는 자신이 내린 것이며, 그 권한 또한 자신에게만 있다고 장옥정에게 확실히 말하지요.
"내명부를 소란에 빠뜨린 건 날세, 자네가 아니야. 그 아이를 궁녀로 들이겠다고 결정한 것은 나고, 내명부에서 그 같은 결정을 할 수 있는 이는 중전인 나 뿐일세. 헌데 어찌 그 소란을 자네탓이라 할 수 있겠는가? 다만 안타까운 것은 자네가 그 아이를 천거한다는 말이 나돌면서 자네가 내명부일에 나선다는 당치 않은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이라네. 난 장상궁 자네가 괜한 오해는 받지 않았으면 하네. 허니 이번 일의 수습 또한 나에게 맡기고 자네는 조금 물러나 있는게 어떻겠는가?"
영특한 동이를 내명부 감찰궁녀로 장옥정의 사람을 심어두겠다는 것을 모를리 없는 인현왕후입니다. 장옥정이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로 인자하지만 한편으로는 서릿발같은 중전의 위엄을 보여줍니다. 자신이 내명부의 수장이니 나를 허수아비로 보지 말라는 강한 일격을 가한 셈입니다.
인현왕후의 말에 장옥정의 눈썹도 꿈틀하지요. 장옥정 역시 인현왕후에게 납작 엎드리지 않겠다며 "소인의 자리에서 할 일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라며 힘겨루기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으로 팽팽한 힘겨루기가 시작되면서 숙종의 여인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 같습니다.  
역사에서처럼 드라마에서도 인현왕후는 늘 연민이 느껴지는 인물입니다. 동이에서의 인현왕후도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인현왕후의 한 마디는 모든 드라마에서 중요했습니다. 그 대척점에 있는 장옥정을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 요사스런 인물도 품에 안는 자애로운 왕비인지 인현왕후은 늘 관심사였지요. 그런 점에서 이번회 장옥정과의 대화는 새롭게 선보일 인현왕후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장면이었어요. 동이에서의 인현왕후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춘 기존의 인현왕후보다는 강한 모습으로 그려질 것 같아 기대도 되는데요, 동이와의 관계가 중요하니만큼, 동이에게 끼칠 인간적인 매력과 사람을 보는 시각에서도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장옥정이 자신을 귀하게 여기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면, 인현왕후는 동이의 됨됨이를 키워 줄 롤모델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이가 인현왕후의 사람이 된 것은 감찰상궁에게 하명을 했듯이, 제도 안에서 천인을 품으려 하는 인현왕후의 자애로움이었을 것 같습니다. 인현왕후의 하명은 자신을 훗날 폐서인이 되게 한 천인 장옥정까지도 포용하는 말이었기 때문이에요. 명성대비가 천출을 궁인으로 들인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말에는 장옥정에 대한 감정이 깔려 있었던 것을 인현왕후가 모르지 않습니다. 대놓고 명성대비에게 반기를 들지 않으면서도 국법을 들어 명분을 실어 준 말이었기에 중전의 위엄도 살릴 수 있었고, 인현왕후의 자애로움까지 볼 수 있었던 대목이었어요.    
외유내강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 준 인현왕후 박하선의 차분하고 지적인 이미지는 장옥정의 이미지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매력이 있었는데요, 인현왕후의 캐릭터를 설명하는데 가장 눈여겨 봤던 게 대사였어요. 부드럽고 차분한 목소리이면서도 끝부분을 짧게 끊어 발음하는 모습이 인현왕후가 호락호락한 왕비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내명부 최고 자리에 있음을 잊지 말라는 듯한 강한 위엄이 나오기도 했고요.
다음 주 동이와의 만남도 나왔는데, 서로의 첫만남이라 기대가 크기도 하고, 역사적으로 숙종과 동이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한 인물이 결과적으로 인현왕후라고 할 수 있는데, 두 사람의 인연을 어떻게 그려갈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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