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경'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0.07.22 '제빵왕 김탁구' 눈시울 적신 탁구의 마지막 추억만들기 (18)
  2. 2010.07.16 '제빵왕 김탁구' 돌아온 김미순의 복수로 드러날 진실들 (33)
  3. 2010.07.08 '제빵왕 김탁구' 윤시윤, 버럭질보다는 멜로가 걱정된다 (16)
  4. 2010.07.02 '제빵왕 김탁구' 구마준이 이름을 바꾼 이유 (12)
  5. 2010.07.01 '제빵왕 김탁구' 연기변신 시험대에 오른 윤시윤, 성공할까? (11)
2010.07.22 07:57




한밤중에 팔봉빵집을 발칵 뒤집어 놓은 오븐폭발로 간이 철렁했습니다. 화상으로 탁구의 각막이 손상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진단에, 붕대를 칭칭 감은 탁구때문에 애간장이 탔는데요, 다행히 탁구에게 이상이 없어서 '심봉사 눈떴다' 만큼이나 기뻤어요. 어찌나 걱정이 되었던지 다음회까지 끌지 않고, 이번회 결과까지 알려줘서 고마울 정도였어요.
그런데 여전히 오븐폭발 사건은 미스테리입니다. 고의로 가스를 누출시킨 범인이 진구의 입이나 한승재의 입을 통해서 나오지 않아서 아직까지 진구가 했을 것이라고는 단정지을 수 없는 의문점들이 있어서 말이지요. 왠지 진구가 했을 것같지는 않아 보이고, 한승재의 의뢰를 받은 다른 누군가의 짓같기도 해요. 
이번 회에서도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는데요, 실명위기에 처한 탁구때문에 울고 웃었고, 안타깝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엇갈려 버린 미순과 탁구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네요. 하긴 벌써부터 만나면 김이 새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탁구가 또 다른 가족을 만났다는 것이에요. 

아버지와의 추억, 빵과의 이별식
병원으로 업혀 간 탁구는 화상으로 각막이 손상되었을 수도 있다며, 큰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하자는 미순이 말을 듣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 겁이 나는 탁구에요. 혹시라도 영영 앞을 보지못하게 되었다고 할까봐, 엄마를 찾을 수 없게 될까봐서요. 처음으로 꿈이라는 것을 가져보고, 언젠가 어무이와 아버지를 만나면 "저 이렇게 빵을 만들면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왔어요" 라고 조금은 떳떳하게 자신을 보여드리겠다는 희망을 가졌는데, 어쩌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돼버릴까봐 무서운 탁구입니다.
팔봉빵집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탁구는 마지막 빵을 만들기 위해 제빵실로 들어가지요. 처음으로 꿈이라는 것을 꾸고 싶어졌던 빵과의 이별, 탁구는 어쩌면 두 번 다시 빵을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을 했을 거에요. 붕대감은 눈으로 더듬더듬 제빵실에서 반죽을 꺼내 만든 것은 빵이 아니라, 어쩌면 마지막으로 만들 수 있는 아버지 구일중과의 추억이었어요. 탁구에게 빵은 아버지였어요. 특별한 아이라고 말해 주었던 아버지, 빵을 빚어두고 탁구는 빵들에게 절을 하지요. 아버지를 추억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녀석들에게 말이지요. 목매여 우는 탁구도 울고, 소세지처럼 줄줄이 탁구를 따라 온 팔봉빵집 식구들도 울고, 저도 울었어요.
탁구는 눈이 보이지 않아 더이상 아버지와의 추억을 빚는 것조차 하지 못하게 될까봐 두려웠어요. 다시는 만들 수 없게 될지도 모르기에, 마지막으로 그분과의 추억을 만들고 떠나려는 탁구입니다. 이제는 손이 아니라, 마음으로 그분과의 추억을 빚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탁구입니다.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여는 팔봉빵집 식구들
하나 둘씩 일어나 탁구를 따라 온 팔봉빵집 식구들은 붕대를 감고 빵을 빚는 탁구의 이별식을 숨죽여 지켜보지요. 사고뭉치라고 투덜대던 이한위도, 한승재가 내미는 돈의 유혹에 흔들리는 진구도, 2년만에 인정서를 받겠다는 탁구에게 어림반푼어치 없는 소리한다던 인목도, 앞을 보지 못하면서도 감각만으로 빵을 빚는 탁구를 보며, 뭉클해집니다. 그리고 탁구를 향해 조금씩 열려가던 마음의 빗장이 활짝 열려 버립니다. "짜식, 진짜 빵을 만들고 있구나, 저거 진짜 물건이네". 그들은 탁구가 진짜 빵을 만들고 싶어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대마왕 인목, 정말 멋진 대장이에요. "반죽으로 빵 모양만 만든다고, 그게 빵이 아니다"라며 오븐에 빵을 구우라는 인목이에요. 도끼눈 이한위마저도 "빵이란 굽기까지가 다 끝나야 비로소 빵이라 할 수 있지" 라며 아무일 없었다는 듯 능청스럽게 탁구의 가방을 뺏어들고, 이렇게 이들은 탁구를 보듬고, 탁구의 가족이 되갑니다. 탁구가 가진 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이렇게 닫힌 문을 열어가며, 인간관계를 변화시켜 갑니다. 최고 감동과 눈물까지 선물해 준 장면이었습니다. 
"신입이 처음 만든 빵이다. 모두들 가차없이, 냉정하게 평가해라". 인목의 말에 제빵실 식구들은 탁구의 빵을 시식하는데, 궁시렁 궁시렁 말들이 많지요. 한마디로 형편없는 빵이라는 평가에요. "이런 엉망진창인 실력으로 2년 뒤 경합에 나가려면, 두 눈 부릅뜨고 손에 땀이 나도록 연습해도 될까 말까야". 인목의 말에 휘둥그레지는 팔봉빵집 식구들, 대장의 입에서 경합을 허락하겠다는 말이 나온 거지요.
경합에 나가기 위해서는 진찰부터 받고 눈부터 치료하자며, 탁구에 대한 마음을 우회적으로 돌려 말하는 인목입니다. 경합이 아니라 탁구의 눈을 걱정하는 인목의 마음을 탁구가 모를 리가 없지요. 탁구를 응원하고 걱정하는 제빵실 식구들, 탁구는 그들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아니 냄새로도 다 맡아집니다.
12년만에 만난 탁구와 미순,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
서울로 정밀검사를 받으러 간 탁구, 같은 병원에 그토록 찾아 헤매던 엄마 미순이 나타났는데요,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랍니까? 하필이면 붕대를 감고 있으니 엄마를 볼 수 없고, 김미순이 역시 12년만에 훌쩍 커버린 아들의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지요. 그렇게 가까이 앉아 있었는데, 강한 핏줄의 이끌림에 서로 얼굴만 돌려 볼 뿐이었어요. 그래서 핏줄이라는 것이 무서운 것 같더라고요.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김미순의 치밀한 복수가 서인숙과 한승재를 향하고 있는데요, 미순이 거성식품의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을 보니, 곧 주주총회에서 짜잔 하고 모습을 드러낼 것같아 벌써부터 서인숙의 귀신을 본 듯한 표정까지 상상이 되더라고요. 미순이 사고를 당하기 전에 몸에 지니고 있었던 홍여사의 옥쌍가락지와 통장, 아마 그 통장에 들어있던 돈이 꽤 큰 액수였나 봅니다. 이런 일까지 예견했나 싶어서 죽은 홍여사 영정 사진을 볼 때마다 섬찟하더라는...;;
기대되는 유경의 변화, 삶이 그대를 힘들게 할지라도....
제빵실에서 탁구의 모습을 지켜보던 유경이 미순에게 탁구가 병원에서 돌아오면 전해달라며, '제빵왕 김탁구'가 새겨진 흰모자와 탁구에게 행운의 모자가 돼 줄거라는 쪽지를 전해주고는 발길을 돌려버리지요. 집에 돌아 온 유경의 눈에 들어온건 빗속에 내동댕이 쳐지고 있는 보잘것 없는 유경의 살림살이들이었어요. 못가진자의 설움, 세상을 바꿔 보겠다는 운동권 여학생의 짓밟힌 외침처럼 무기력하게 버려지고 있을 뿐이에요. 마치 유경처럼 말이지요. 
서인숙의 돈의 폭력 앞에 분노하는 유경입니다. 앞으로 유경의 변화가 흥미로운데, 돈의 힘앞에 무기력하게 거리로 내몰린 유경이 거성식품 빌딩앞에 서있는 모습을 보니, 마치 거성식품을 삼켜버리겠다, 혹은 부숴 버리겠다는 야망이 보이더라고요.
저는 유경이 세상과 돈과 타협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유경은 돈과 세상에 굴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싸우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경이 어떤 방법을 통해서, 세상과 싸워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운동의 방법을 바꿨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경을 보면 암울했던 80년대, 번민하고 고뇌했던 자화상같은 모습을 보는 듯해서 관심이 많이 가는데요, 기성세대가 된 지금, 유경을 통해서 동시대를 살면서 외쳤던 희망과 좌절, 그럼에도 지치지 않았던 열정과 변질되지 않았던 순수들을 볼 수가 있을 것 같거든요. 
탁구에게 집과 가족이 생기다
붕대를 풀던 날, 탁구가 팔봉빵집 식구들에게 "덕분에 제가 다시 살았습니다" 라고 인사를 했지요. 큰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던 날, 탁구는 깨달았어요.'"이제 두 번 다시 볼 수 없으면..', '더 이상 엄마를 찾을 수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요. 제빵실 식구들이 탁구의 가족이 되었으니까요. 거친 세상을 혼자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이지요. "나한테는 여전히 내일이 있고, 그 내일 속에서 틀림없이 엄마를 찾을 수 있을테니까...아직 나는 어떤 희망도 버리고 싶지 않으니까...".
유경이 준 빵모자를 쓰며 제빵왕의 꿈을 다짐하는 탁구, 2년 후 유경이를 만나면 꼭 팔봉선생의 인정서를 보여 주고 싶습니다.  '제빵왕 김탁구'가 되라는 유경의 메시지는 탁구에게 모든 것을 걸고 이루고자 하는 꿈이며 목표가 될 거에요.
갈수록 이야기가 흥미진진한 제빵왕 김탁구는 매일 신선한 물이 퐁퐁 솟아오르는 옹달샘같은 드라마에요. 특히 팔봉선생의 빵집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수만가지 종류의 빵들처럼 말이지요. 본격적인 빵수업에 들어갈 탁구는 이제 정말로 살맛이 납니다.
새로운 가족들이 생겼고, 언젠가는 틀림없이 만날 거라고 믿는 엄마, 제빵왕이 되라며 무서운 명령을 내린 유경이까지, 탁구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으니까요. 앞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런 탁구를 보듬고 버리지 않는 팔봉빵집, 탁구에게는 진짜 집이 생겼습니다. 아무도 쫓아내지 않는, 나가려는 탁구를 바지가랑이가 찢어지도록 붙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는 집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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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18
2010.07.16 07:41




이번회 여러가지 사건이 많았는데요, 닥터윤과 김미순의 등장, 한승재로부터 돈의 유혹을 받는 바람개비 문신 조진구, 그리고 세상을 바꾸려 하지말라며 가진 자가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는 형사의 말과 마준이 내미는 그 '힘'의 유혹에 흔들리는 신유경의 고뇌입니다.  
2년동안 유경을 만나지 말라는 마준의 제안을 받아들인 탁구는 마준이와의 대결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 밖에는 없습니다. 엄마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을 느낄때, 12년만에 나타난 유경이 그 자리를 메꿔주었기 때문이지요. 탁구를 살아가게 하는 힘, 첫사랑 신유경, 유경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2년의 시간도 참고 견딜 것이라 생각하는 탁구입니다. 경찰서에 끌려간 유경이를 서태조(마준)가 어떤 힘으로 빼낼 수 있는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탁구에게는 그럴 힘이 없다는 것이 자신을 쥐어 패주고 싶을 정도로 아플 뿐입니다. 2년 후 빵시험에서 팔봉선생의 인정서를 받는 것, 탁구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팔봉선생의 인정서는 유경이에게 가는 유일한 길이니까요.
무작정 빵을 배워서 2년 후에 시험을 치르게 해달라는 탁구의 말에 팔봉선생은 너털웃음을 지을 뿐입니다. 기초도 빵에 대한 철학도 없는 탁구가 빵을 배우겠다는 말에 인목은 반대를 하지만, "탁구가 가진 좋은 마음의 밭에 믿음의 씨를 뿌려보자"는 팔봉선생의 말에 탁구에게 티나지 않게 기초부터 가르치지요.
"철판에 물기를 안닦으면 빵이 상한다" 라며 철판을 닦게 한 것도 빵에 대한 기초를 배워줌과 동시에, 기본부터 탁구를 가르치려는 인목의 깊은 마음이 숨어 있었던 것이지요. 기초가 없으면 제아무리 훌륭한 제빵사라해도 사상누각의 실력일 뿐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에요.
얼굴이 비칠 정도로 윤이 나게 닦으라는 말에도 "네" 하는 탁구, 잔머리 굴리지 않는 거칠고 무식한 탁구가 인목도 점점 좋아집니다. 탁구의 모습이 힘만 철철 넘치던 인목 자신의 젊은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듯 보이더라고요. 어떤 사유로 같은 수제자였던 구일중에게 양인목이 졌는지는 모르지만, 인목이 탁구의 성장에 구일중과 경합했던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년동안 빵을 배워서 할아버지 팔봉선생의 인정을 받겠다는 탁구에게 절대로 구마준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불철주야 주경야독하는 탁구를 본 양미순(팔봉선생 손녀)도 탁구를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탁구가 들어 오고부터 팔봉빵집에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미순은 탁구의 사연들을 아주 조금씩 알아갑니다. 바람개비 문신 진구와의 관계를 통해 엄마의 행방불명을, 마준이 탁구의 여자친구 신유경을 두고 탁구에게 빵대결을 제안하는 것까지, 그리고 탁구가 빵을 배우겠다는 것이 구마준과의 대결에서 이기고 싶은 이유때문만은 아니라는 것까지도요. 탁구는 누군가에게 떳떳한 사람으로 서고 싶어 한다는 것을요.
"12년만에 찾아간 아버지한테 인사도 못하고 나왔던 나야. 나를 특별한 아이라고 불러줬던 그분한테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럽고 창피해서...그런 내가 너무 자신없고 죄송해서...그래서 이제 그렇게 안살겠다고, 그게 빵이든 서태조를 이기는거든, 지푸라기처럼 목표를 삼고 살아 보겠다고...그래야 내가 나중에 우리 어무이를 만나든, 다른 누구를 만나든 '안녕하십니까? 제가 당신의 아들 김탁구입니다', 라고 쪽팔리지 않게 조금은 떳떳하게 인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니까 미리 안된다고 못박지 마, 나같은 놈도 꿈은 꿔 볼수 있잖아?"
탁구의 말은 착한 깍쟁이 옥떨메, 양미순(이영아)의 마음을 움직이지요. 탁구를 위해 미순은 기꺼이 저녁에 탁구의 특별 빵선생이 되어 줍니다. 인목과 진구, 미순의 탁구에 대한 호의는 탁구가 가진 힘때문이었어요. 진심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말이지요. 많은 시행착오 끝에 반죽 성공에 나선 탁구, 드디어 빵을 구워볼 시간입니다. 진구에게 자존심에 여전히 다 털어내지 못한 분노에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몰래 빵을 구워 보려고 하지요.
탁구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진구 역시 탁구에게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고, 선배로서 도와줄 뿐이라며 탁구의 빵을 구워주려고 하는데, 아마도 탁구가 몰래 제빵실로 올 것을 알고 기다렸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오븐에서 가스냄새가 나는 것을 감지한 탁구가 말릴 겨를도 없이 진구가 라이터를 켜는 순간, 오븐폭발과 동시에 탁구가 진구를 밀치며 쓰러졌는데요, 물론 무사하겠지요? 그런데 이런 천인공노할 짓을 누가 했을까요? 
탁구의 꿈, "내 이름은 김탁구입니다"
제대로 구워진 빵과 참된 인간의 완성이라는 주제를 연결짓고 있는 제빵왕 김탁구, 인간의 욕망과 야망이 빚어낸 실수와 악연들 속에서 이 드라마가 빛나는 것은 김탁구를 중심으로 한 인간들의 변화때문입니다. 저는 천부적인 후각능력보다는 탁구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는 어린 유경의 말이 탁구가 가진 최고의 능력이라는 생각을 해왔어요. 탁구가 가진 사람을 끌어 당기는 힘은 무식할 정도로 한 길을 가는 진심입니다.
엄마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12년을 버텨왔듯이, 진정한 빵쟁이에게 필요한 것은 빵에 대한 무식할 정도의 정직한 진심입니다. 팔봉선생의 빵에 대한 정신이기도 하고, 그것을 이어 받은 인목의 장인정신이기도 하고 말이지요. 탁구에게게 보이는 이 뚝심은 인목의 마음을 움직이고, 제빵실에서의 유기적인 인간관계의 변화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탁구에게 보이는 호의에 반해, 마준의 탁구에 대한 질투와 열등감은 이기적이고 비뚫어진 욕망으로까지 파멸의 길을 걷게 합니다. 탁구를 이기겠다는 열등감은 "나한테 탁구 하나가 전부"라는 유경이까지 가지고 싶게 하지요. 신유경에 대한 감정은 사랑이라기 보다는 탁구에 대한 질투와 가진 자로서의 정복욕에 의한 것이기에, 더 처참하게 탁구에게 무릎을 꿇게 할 뿐일 겁니다.
구마준의 문제는 탁구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 안에 내재된 컴플렉스와 잘못 키워 온 야망이라는 것을 여전히 모르고 있는 마준이에요. 아버지 구일중의 인정을 받아 거성식품의 후계자가 되겠다는 야망이, 구일중의 진짜 아들 탁구를 누르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기에, 마준이에게 빵의 의미는 아버지의 인정과 탁구를 누르기 위한 수단일뿐입니다.

탁구와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고 싶어 하는 줄 알았는데, 여전히 마준이는 권모술수와 비겁함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 서인숙과 한승재를 빼다 박아서, 성장하지 못한 절름발이같아 보입니다. 생부 한실장이 건네는 "밥먹었느냐" 는 인사에도 모질게 정을 떼려는 듯이 또박또박 강조해서 "아저씨, 한실장님"이라고 못 박으면서도, 뒤돌아서서 애써 눈물을 참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하는 짓이 사람만 죽이려고 하지 않을뿐 비열하기가 팔봉선생이 말하는 빵쟁이와는 거리가 먼 모습입니다.  무엇이든 돈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준이 사랑도 돈으로 살 수 있을지, 유경이의 선택이 궁금해지네요.
마준이에 비하면 탁구의 제빵에 대한 꿈은 앞으로 살고자 하는 자신의 모습입니다. 무엇인가가 되겠다고 하는 꿈은 자기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생각해 왔을 뿐이었어요. 12년간의 목표가 오직 엄마를 찾겠다는 것뿐이었으니까요. 그런 탁구에게 비로소 꿈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그래서 언젠가 어무이, 아버지, 그리고 2년후 유경이를 만나면 "이렇게 살았다"라고 보여주고 싶습니다. 부끄럽지 않을 이름, 어머니와 아버지의 아들 김탁구로, 쪽팔리지 않게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진짜 싸나이 김탁구의 모습을 그려가고 싶은 꿈이에요. 어디에 내 놔도 자신있는 잘 구워진 빵처럼 말입니다.  

시작된 김미순의 복수, 드러날 진실들
제빵왕 김탁구 12회에서 가장 큰 사건은 살아 돌아온 김미순(전미선)입니다. 홍여사가 주었던 옥쌍가락지를 끼고서 말이지요. 12년의 행적은 과거 김미순이 탁구를 임신해서 숨어살면서 시골 보건소에서 간호사로 일할 때, 의사였던 닥터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 그간의 행적을 유추해 볼 수 있는데요, 문제는 김미순이 거성가에 불러일으킬 파장이 되겠지요. 닥터윤을 거성가에 새 주치의로 등장시키고, 영정사진을 잘랐을 거라 짐작되는 공주댁까지 치밀하게 준비한 미순의 복수가 시작될 거라는 것이지요.  
살인자라는 것은 물론 할머니 홍여사의 죽음에 대한 의미는 아니였을 겁니다. 죽었을 거라 짐작하고 있을 미순에 대한 살인죄를 묻고 있는 것이지만,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벌써부터 서인숙은 시어머니 홍여사의 죽음에 관계된 일로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자고로 죄지은 놈이 다리 뻗고 자지 못하는 법이지요.
서인숙과 한승재는 살인자라는 편지와 탁구의 존재로 자주 밀담을 나눌 수 밖에 없고, 미순이 사주를 하든 아니든 거성가에 영정사진처럼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예민한 구일중이 서인숙과 한승재가 꾸민 짓을 눈치챌 기회 또한 많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고요. 
미순이의 등장으로 거성가에 있었던 12년전에 맺힌 원한과 의문의 사고들이 들춰지면서 앞으로 거대한 회오리를 불러 일으킬 것 같은데요, 구마준이 절을 하는 순간 홍여사의 영정이 상에서 떨어지면서 영정 속의 홍여사의 서릿발같은 눈매가 마준을 향해 쏘아보는 것과 밖에서 검은 승용차를 타고 닥터윤을 기다리고 있던 김미순을 보면서, 순간 전설의 고향이 생각날 정도로 오싹해졌네요. 오뉴월 한을 품은 귀신이 원한을 풀겠다고 나타난 것처럼 말이지요. 
세련된 중년부인으로 나타난 김미순이 예전의 김미순은 아니더라고요. 서인숙에게 보낸 '살인자' 편지도 미순이 보냈을 거라는 짐작이 드니, 복수의 칼을 들고 온 것 같아 섬뜩합니다. 하긴 자신을 욕보이려고 하고 죽음의 문턱까지 몰아넣고, 금쪽같은 아들 탁구에게 한 서인숙과 한승재의 짓거리를 생각하면, 머리카락을 다 뽑아서 가마니를 짜도 분노가 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탁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게 되면, 거품물고 쓰러지고 싶을 거라는 생각까지 들게 하고요.
탁구에게 가해지는 위험때문에 생살이 찢겨지는 아픔을 누르면서 거성가로 보냈는데, 그 어린 아이를 길거리로 내몰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승재와 서인숙을 용서하기 힘들 것같아요. 탁구를 만났을 때, 탁구가 국민학교도 못나오고 뒷골목에서 살아왔다니 기가 찰 노릇일테지요. 그것도 자신을 찾아 12년간을 헤매면서 말입니다.
서인숙의 악행을 생각하니 김미순이 1차로 감행한 복수극이 일단 효과를 보고 있는 듯 싶습니다. 김미순의 복수 1단계는 서인숙과 한승재를 공포와 불안으로 넣는 일일테니까요. 미순이 자신과 아들 탁구가 당한 것에 대한 복수, 그리고 여전히 저승에서도 눈을 감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이는 홍여사의 한(마준이 구일중의 혈육이 아니라는)까지 풀어줄 수 있을지 점점 흥미진진한 전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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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33
2010.07.08 07:21




다양한 인물들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얽혀있는 팔봉빵집이라는 공간은 제빵왕 김탁구의 질긴 악연과 그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해결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재미있는 곳입니다. 특히 팔봉선생이 던지는 예언같은 말들은 이 드라마의 주제를 관통하는 핵심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작연필봉(맺은 인연은 반드시 만난다), 출호이자 반호이자야(시작된 곳으로 돌아온다), 탁구에 대한 죄책감에 고개를 떨구는 조진구(박성웅)에게 팔봉선생이 한 말이었지요. 미순의 행방불명으로부터 12년전, 그리고 탁구가 출생한 24년전의 풀리지 않은 앙금들이 한 세대를 거쳐 다음 세대에서 되물림하듯 팔봉빵집을 중심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믿고 싶었던 진구형이 12년간을 개처럼 길바닥을 누비며 찾아 다녔던 바람개비 문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 탁구는 진구의 입에서 엄마 미순의 죽음을 알게 됩니다(바닷가에 떠내려 온 미순의 손가락이 꼼지락거린 것으로 봐서는 아직 살아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요). 
엄마를 납치하고 죽게 한 서인숙과 한승재에게 어떤 방법으로 복수를 할까, 몽둥이를 휘두르며 엄마를 그렇게 만든 장본인들을 그 자리에서 때려라도 죽이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착하게 살지 않았구나, 너희 엄마가 너에게 바라는 것이 네가 착하게 세상을 살아가길 바랐던 것일거라"는 팔봉선생의 말에 대문앞에 주저 앉고 맙니다. "너는 내게 특별한 아들이다"라고 말해 주었던 아버지의 제빵실, 12년전 탁구를 향해 웃어주던 구일중의 말에 탁구는 몽둥이를 떨구고 돌아나와 버리지요.
엄마가 죽었다는 사실은 탁구에게 희망과 인생의 좌표를 잃게 합니다. 갈 곳도 목표도 잃어버린 탁구 앞에 홀연히 나타난 신유경, 질긴 운명의 이어짐을 예견하듯 그들은 그렇게 다듬어지지 않은 채 상처투성이로 해후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학대에 팔이 부러지고 시설로 옮겨갔던 신유경은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는 운동권 여학생으로 등장했는데요, 탁구와 마준, 그리고 신유경의 재회가 우연처럼 동시에 이뤄졌지요. 거성식픔 창립주년 기념파티에 자림의 초대로 갔다가 구마준을 만난 유경은 마준에게 오랜 기억 속에 묻어두었던 자존심과 질투를 살아나게 합니다.
거성식품 파티이니 당연히 자신을 만나러 왔을 거라고 생각한 마준이 "나 만나러 왔냐?"고 유경에게 묻지만, 유경은 탁구라고 대답해 주지요. 이어지는 유경의 말은 마준이의 탁구에 대한 컴플렉스를 자극하고 맙니다. "네가 이기고 싶어도 이기지 못했던 김탁구". 어린 마준이에게 탁구의 어린 시절 친구 신유경이라는 존재는 마준이에게 특별하게 각인되어 있는 또 하나의 상처입니다. "넌 절대로 탁구를 이기지 못해. 탁구에게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어" 라며 마준에게 정말 겁쟁이라고 눈 동그렇게 뜨고 또박또박 새겨주던 촌뜨기 계집애였지요. 이렇게 마준에게 되새겨지는 상처들은 마준이를 자극하고, 어떻게든 탁구를 쓰러뜨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마준이 뛰어넘고 싶은 것이 눈엣가시인 김탁구 자체인지, 마준이 극복하지 못한 출생에 대한 컴플렉스인지 모른체 마준이는 한승재와 서인숙의 모습을 닮아갑니다.
유경이 거성식품 파티에 갔던 이유는 혹시 탁구를 만날 수 있을까 해서 였는데, 유경은 자림을 통해 탁구가 거성가에서는 기억도 하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유경의 험난함을 암시하듯 도도한 서인숙과도 눈도장을 찍었지요. 천하고 격없는 아이로 말이지요. 서인숙이 마준과 유경이 주고받는 눈길을 보고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유경이도 가만 두지 않을 것 같더군요. 유경이에게 앞으로 쏟아질 멸시들이 눈에 훤하더라고요. 유경의 변화에 따라 서인숙과 함께 탁구타도 연대가 형성될 지도 모르겠지만, 가진 자의 오만과 성숙하지 못한 천박한 금권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 서인숙이다 보니 구일중에게 사랑받지 못해서 빚어진 비뚫어진 욕망들임에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기는 제게는 조금 힘이 들어요.
딸아이에게 횡포를 부리는 남자에게 대들다가 봉변을 당할 뻔한 유경의 가방을 들고 뒤쫓아 간 탁구는 "죽여줄 수 있니? 나한테 이렇게 한 사람..?"이라며 뛰어 가버리는 유경의 말에 과거 청산에서 함께 살던 신유경임을 알게 됩니다. 유경이 떨어뜨린 모자를 찾아 유경의 학교를 알게 된 탁구는 유경의 뒤를 쫒고, 공교롭게도 유경이 간 곳은 거성식품의 창립기념파티였지요. 첫사랑이었던 유경이를 눈앞에 두고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는 탁구를 한승재의 똘마니들이 제지하고 탁구를 피범벅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봉고차에 실려 어디론가 끌려가던 탁구는 구사일생으로 봉고차를 탈출하고 유경의 써클룸에서 쓰러지고 맙니다. 때마침 써클룸에 온 유경은 "인천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꼬뿌 없이는 못마십니다" 라며 게다리 춤을 춰 주던 탁구와 재회하게 되었네요. 12년의 인연과 악연이 질긴 운명처럼 이어진 세 사람, 앞으로 전개될 사랑과 갈등, 그리고 파국의 과정들을 성인이 되어서 만난 후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됩니다.
탁구가 버린 몽둥이의 의미
제빵왕 김탁구를 보면서 흥미로운 점은 그 소재가 되는 빵이라는 점과 제빵실이라는 공간이 주는 매력일 것입니다. 구일중, 서인숙, 한승재로부터 시작된 악연의 구조는 김탁구, 신유경, 구마준으로 이어지면서 과거 어른들의 잘못된 인연과 악행들이 빚어놓은 반죽이 빵으로 구워지지 못하고 다음 세대로 넘어왔지요. 각각이 가진 반죽의 성향들로 어떤 빵으로 구워질 지 그 해답이 뻔함에도, 이 드라마가 주는 매력은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을 기대하는 심리와 맞닿아 있다는 점일 겁니다. 제빵왕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에서도 보이듯이 맨땅에서 일어서서 그 모습을 갖춰가는 왕의 모습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극중 탁구의 모습이 딱 그렇거든요. 

이번회 신유경역의 유진에 대한 인물을 알 수 있는 장면들도 많았고, 탁구와 마준, 그리고 유경이 삼각관계의 틀을 잡아갈 것이라는 것이 암시되었는데, 제가 극중 가장 흥미롭게 본 것은 탁구의 몽둥이였어요. 12년 전 탁구가 거성가를 나간 후의 탁구의 모습은 탁구가 내려놓고 간 몽둥이처럼 거칠었던 삶을 상징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 김미순을 찾는 과정, 그리고 홀홀단신으로 어린 탁구가 거칠고 험난한 세상을 살아남는 방법이 뒷골목에서 몽둥이가 난무하는 세계였거든요.
탁구는 지금 도정작업을 거치기 전의 밀과 같습니다. 껍질이 벗겨지고 알맹이가 부숴지는 과정을 거쳐 고운 밀가루가 되고, 좋은 이스트와 만나 숙성되어 빵으로 탄생하기 까지 탁구가 제빵왕으로 탄생하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들이지요. 탁구의 첫 과정, 껍질을 벗는 아픔이 절절하게 그려졌던 제빵왕 9회는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했던 빵과 화해하고, 원망과 아픈 조각들과 화해하기 위한 첫발을 내댇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를 찾아 뒤골목을 전전하며 살며 탁구를 싸고 있었던 거친 껍질이 도정되었다는 것이지요. 극중 내려놓은 몽둥이처럼 말이지요.  
윤시윤, 버럭질보다는 멜로가 걱정된다
스스로의 진가를 찾아가게 될 제빵왕으로서의 김탁구의 첫 출발은 내려놓은 몽둥이에서부터 비롯됩니다. 그 첫 걸음을 대딛는 김탁구를 연기하는 윤시윤의 변신도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표정연기가 이번회 조금 들쑥 날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격앙된 감정을 표현하는 윤시윤이 구일중의 집에 들어가 서인숙과 한승재에게 복수하는 장면은 비록 탁구의 생각에서 그첬지만, 그 장면에서 버럭 준혁학생의 모습이 살짝 묻어 나오기도 했는데요, 윤시윤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연기경력이 많지 않다는 점과 시트콤의 이미지는 윤시윤이 극복해야 할 숙제지만, 크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윤시윤이 감정을 폭발할 때 느껴지는 소년같은 느낌은 윤시윤의 비주얼이 가진 단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맑은 동안의 소년같은 윤시윤이 거친 남자를 표현할 때 나오기 쉬운 오류 중 하나가 다소 오버스러운 버럭질이거든요. 때문에 자칫 목소리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남자라기 보다는 소년같은 분위기가 돼 버린다는 단점이 있지요. 격앙된 버럭질보다는 한 톤정도만 낮게 목소리를 깔면 상상신에서 느껴졌던 아쉬움도 감소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버럭질보다는 오히려 유경(유진)과 양미순(이영아)과의 애정신이 더 걱정이 되네요. 양미순과는 미순의 캐릭터가 약간 왈가닥이라 윤시윤과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겠지만, 이번회 재회한 유경과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김탁구의 전반적인 캐릭터가 낙천적이고 다혈적이고 코믹한 부분도 있어서 이런 부분은 윤시윤에게는 장점인 요소들이지만, 감정연기를 많이 경험하지 않은 윤시윤에게 진지하고 무거운 멜로는 다소 부담스러울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칫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면 어색한 시트콤분위기로 흐를 수 있다는 위험이 있지요.
애정관계보다는 탁구의 성장과정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다행이지만, 삼각 애정관계의 주축으로서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면 시청자의 감정몰입에서는 실패할 위험성도 있습니다. 주연으로서 연기 시험대에 오른 윤시윤은 이 작품을 통해 소년에서 남자로 변신할 좋은 기회를 만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부터 보여줄 이야기들이 김탁구의 성장과 함께 윤시윤의 연기성장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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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2 14:33




화려한 볼거리 보다는 스피디한 전개로 수목드라마의 강자 자리를 굳히고 있는 제빵왕 김탁구의 매력은 음모와 시련 앞에 굴하지 않는 김탁구의 뚝심있는 성장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역들의 좋은 연기를 이어 인기를 이어갈지 우려되었지만, 윤시윤의 변신도 성공적이고, 이번 8회를 통해 많은 것을 보여준 구마준(주원)의 까칠한 매력도 어린 구마준의 성품과 잘 연결되었던 것 같습니다. 팔봉선생의 선생의 시험에서 탁구와 마준이 합격함으로써 두 사람의 피할 수 없는 악연은 빵이라는 매개를 통해 엉키고 풀리고 할 듯 보입니다. 
팔봉선생의 시험에 합격한 탁구와 마준의 본격적인 제빵수업이 시작되었는데요, 팔봉선생의 사위인 인목의 탁구 길들이기는 가히 똥개 훈련의 수준입니다. 제빵의 기초와 실전까지 알고 있던 마준이는 입사하자마자 제빵실의 실장으로 일을 배우게 되었고, 탁구는 그야말로 허드렛일부터 시작하지요. 탁구의 첫수업은 체력전입니다. 밀가루 32포대를 마당에서 주방으로 몇번을 반복해서 날라야 했지요. 비틀비틀 탈진할 지경이 되어도 바람개비 문신남자를 찾기 전까지는 쓰러질 수 없는 탁구입니다.
바람개비 문신남자의 이름이 진구(박성웅)이니 앞으로는 진구라고 불러야 겠네요. 탁구를 보는 진구의 마음은 편하지 않습니다. 탁구가 찾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고 맙니다. 돌봐야 할 여동생때문에 사실을 밝히지 못하지요. 진구는 한 때 주먹을 쓰고 살았지만 지금은 마음을 고쳐 먹고 갱생의 길을 걸어가고 있지요. 그런데 지난 12년전 미순을 납치했던 사실이 들통나면 또다시 큰집에 가야하기에 인목(박상면)이 탁구 앞에 나서려는 것을 극구 말려 버렸지요. 
"나는 36포대였다"며 물을 건네는 진구에게 탁구는 힘들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려고 한다면서요. 탁구의 지난 12년은 오로지 엄마를 찾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조금이라도 건들거리는 남자들을 보면 엄마를 납치해 간 바람개비 문신이 아닐까 팔뚝을 올릴 기회만 찾았고, 매일이 지옥같았던 시간들은 오로지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살게 했어요. 그런데 밀가루포대를 옮기면서 탁구는 그런 잡념들이 다 사라진 듯 가벼움을 느낍니다. 탁구가 진구에게 자신이 살아온 날들이 밀가루 32포대보다 훨씬 무거웠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니, 12살 그 어린 시절에서 지금까지 탁구를 짓눌러왔던 증오와 엄마에 대한 걱정의 무게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되더라고요. 공부도 제대로 못했을 것이고, 늘어난 것은 싸움질 기술이었겠지요. 그럼에도 기특하게도 큰 사고 없이 잘 자라 준 게 고마울 정도에요. 
탁구는 형처럼 느껴지는 진구를 자신이 찾는 그 사람이라고 의심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인상 우락부락해 보이는 대마왕(박상면)과 도끼눈(이한위)라고 추측해 봅니다. 탁구의 생활이 거친 바닥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별명을 붙이는 것도 주먹쓰는 형님들에게 붙일 법한 별명을 붙여서 웃음도 나왔네요.

어머니 잃은 탁구의 오열
그런데 탁구의 존재가 한승재의 귀에 들어가고 말았지요. 깡패들이 들이닥친 팔봉빵집은 난장판이 돼버리고 맙니다. 전문 깍두기 아저씨들에게 시장뒷골목 주먹왕 탁구는 한주먹거리도 안되는지 퉁퉁 나가 떨어지고 맙니다. 애 하나 잡게 생겼어요. 미순의 비명과 우당탕 소리에 달려 온 진구가 탁구를 치는 손목을 낚아챘는데, 믿을 수없는 장면에 탁구의 동공이 축구공만하게 커져 버리지요. 12년간을 찾았던 바람개비 문신이 형같이 믿고 싶었던 진구였다니, 탁구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고 맙니다.
주저앉는 탁구를 보며 대마왕이 되었든 도끼눈이 되었든 마찬가지 감정이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12년을 빈손으로 이골목 저골목을 떠돌면서도 탁구를 살게 했던 그 모든 힘들이, 막상 그 사람이 눈 앞에 나타나니 다 빠져 나가버리는 것 같습니다. 무릎 꿇고 눈물로 탁구에게 사죄하는 진구의 입에서 도저히 믿고 싶지 않은 말들이 튀어 나옵니다. "절벽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내가 조금만 빨리 달려 너희 엄마를 잡아챘어도... 나를 용서하지마라, 정말 미안하다..."
더 이상 아무말도 들리지 않는 탁구는 미친듯이 오열하고 맙니다.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어무이를 보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살아있다고 말만해 줘도 좋을 듯 싶습니다. 죽을 때까지 평생을 보지 못한다고 해도 어무이만 어디선가 살아 있다면 모든 것을 용서하고 싶은 탁구입니다. * 윤시윤의 오열연기, 참 좋았어요. 저도 울었네요.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넋이 나간 탁구를 팔봉선생이 제빵실로 데리고 가 빵을 구워줍니다. 탁구는 엄마를 잃고, 아버지의 집을 나와 빵을 입에 댈 수가 없었어요. 빵냄새조차 맡기 싫었어요. 엄마를 빼앗가 간 아픈 기억들, 싫은 사람들의 기억때문에 말이지요. 그런 탁구에게 팔봉선생은 탁구의 마음에 가득찬 원망과 분노와 화해하라고 합니다. 팔봉선생은 어린 탁구의 그 똘망똘망하던 눈빛을 기억하고 있었어요. 정직하고 강직하고 당당했던, 무엇보다 세상은 착하게 사는 사람이 이긴다는 엄마의 말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어린 탁구의 강직함을 말이지요.
회장님이 아버지인줄 몰랐던 탁구가 빵공장에서 빵을 훔쳤던 것을 알았던 미순은 꾸지람 대신 빵을 한접시 사줬지요. 세상 사람들이 도둑아이라고 손가락질 한대도, 미순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세상의 전부가 탁구였어요. "이 세상에 나한테는 니밖에 없다"라는 엄마의 말은 탁구에게는 꾸지람보다 무서운 말이었어요. 너 하나 보고 사는 엄마인데, 세상 모든 것들 중에 탁구 니가 전부인데, 엄마의 전부인 탁구 니가 도둑질을 하면 쓰겠냐는 회초리보다 더 아픈 꾸지람이었어요.
꾸역꾸역 빵을 먹는 탁구에게 목 막힌다고 물을 건네주었던 엄마처럼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물을 건네주지요. 착하게 사는 사람이 이긴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돌아서던, 당당하고 강직했던 12년전의 소년이 이렇게 분노와 증오만으로 가득차 있느냐며 탁구의 마음을 따뜻하게 꾸짖으면서 말이지요.
탁구는 12년전의 엄마가 사주던 빵과 팔봉선생이 구워준 빵의 의미를 알고 있어요. 탁구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 했던 것, 황홀할 정도로 고소하고 달달했던 빵굽는 냄새, 그것이 탁구를 행복하게 했던 것이라는 것을요. 탁구의 행복은 빵과 함께 하는 것이에요. 탁구는 엄마가 죽었다고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어디에서인가 꼭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엄마를 찾으면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는 빵을 말이지요. 
그나저나 탁구를 눈 앞에서 만나지 못하고 돌아 선 구일중을 보니 이 부자지간도 참 어지간히 운이 없다 싶었네요. 꽁꽁 숨어서 뭔가 짠하고 보여주고 싶었던 구마준은 하루만에 구일중과 한승재에게 들켜버리고 말았는데 말이지요.

구마준이 극복하지 못한 탁구에 대한 컴플렉스
구마준이 팔봉선생 빵집에 취직하면서 자신을 서태조라고 소개하는 것이 꽤 인상적이었는데요. 물론 마준이 한승재나 서인숙, 혹은 구일중의 눈을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출생에 대한 컴플렉스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 마준이 엄마 서인숙에게 탁구가 금고에서 돈과 패물을 훔쳐달라고 했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말했었지요. "강해질 거예요. 탁구보다 강해져서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을 거예요"라고요. 저는 구마준이 왜 서인숙의 성을 붙여 서태조라고 햇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물론 마준이는 함께 시험에 합격한 탁구를 알아보기 전 팔봉선생 빵집에 올때부터 자신을 서태조라고 소개했지만, 마준이 갑작이 급조한 이름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마준에게 탁구라는 존재는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지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형, 구일중의 친자, 마준의 엄마 서인숙과 생물학적 아버지 한승재에 의해 쫓겨난 거지새끼, 무엇보다 어린 마준이는 받아보지 못했던 아버지의 관심을 받은 아이, 처음으로 패배감이라는 기분나쁜 감정을 알려준 아이였어요.
12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마준이가 탁구에 대한 컴플렉스를 불에 데인 화상처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탁구는 한 번도 자신을 구일중의 성을 붙이지 않았어요. 마준이는 죽었다가 깨나도 구일중의 생물학적 아들이 될 수 없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더더욱이나 마준이는 한승재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이 치욕적으로 싫습니다.
그런데 탁구는 자신을 늘 "우리 어무이의 아들" 이라며 김탁구라는 이름을 버리지 않았지요. 강하지고 싶은 마준은 구일중의 아들이라는 이름이 주는 프리미엄을 떼내고 자기 힘으로 일어서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씨 성을 붙이는 것은 마준이는 한승재를 혐오하는 것 만큼 싫었을 것이었고요. 탁구가 탁구의 엄마 김미순의 성을 따랐듯이 마준이도 엄마 서인숙의 성을 따른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물론 호적상으로 바뀔 이름도 아니지만, 마준이의 목표는 아버지 구일중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탁구가 집을 나간 후로도 마준이가 구일중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는데, 이름까지 거짓말로 바꿔가며 팔봉선생을 찾아 온 마준이가 넘고 싶었던 사람은 구일중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탁구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저는 탁구와 마준이의 갈등과 대립보다는 화해에 대한 관심이 더 큽니다. 과연 이 두사람이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다는 것을 극복하고 형제가 될 수 있을까가 궁금하거든요. 이번회 구마준을 보면서 또 그 가능성을 보기도 했는데요, 탁구가 자신의 개인이야기를 하자 마준이 흔들리는 것 같더라고요. 탁구에게 함께 지낼때 지켜야 할 것 세가지를 말하는 대목에서, 마준이 아직은 아주 나쁜 놈이 된 것은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낀 대사가 있었어요. 개인사연을 떠들지 마라고 한 장면이에요. 탁구가 엄마를 찾느라고 국민학교도 못나왔다는 말을 할 때, 마준이의 얼굴에 잠깐 죄책감같은 것이 흘렀거든요. 그래서 탁구에게 모든 것을 밝혀 버릴까봐, 흔들릴까봐 애써 탁구의 마음을 차단하는 것 같더군요. 한승재에게도 탁구를 더이상 건드리지 말라며 없애도 자신이 없애고, 고꾸라뜨려도 자기가 한다고도 했고 말이지요. 한승재와 같은 방법이 아니라 정정당당한 승부를 통해 마준의 성장해야 할텐데, 진짜 부모인 서인숙과 한승재에게서 못된 짓만 배웠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운명이 생각보다 질기다는 마준이 탁구와 어떻게 갈등하고 화해할지, 끝까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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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12
2010.07.01 14:53




단숨에 12년을 뛰어 넘은 제빵왕 김탁구는 아역들의 교체로 인한 공백느낌이 컸는데요, 팔봉선생 장항선을 비롯한 팔봉선생의 빵집 등장인물들인 박상면, 이한위, 박성웅 등의 감초연기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어색함의 자리를 조금은 메꿔 준 느낌입니다. 지난회 잠깐의 등장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윤시윤이 아역배우가 보여준 훌륭한 연기를 잘 이어줄까 걱정반 기대반이었는데, 기대이상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많은 대사가 없었던 구마준은 성인 캐릭터를 어떻게 보여줄지 윤곽이 잡히지 않은 상태이지만, 풍기는 분위기는 별 특색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기대가 되었던 구자경(최자혜) 역시 첫회라 그런지 기대했던 분위기는 나오지 않았던 것 같고요.
과거의 악연들이 또다시 빵이라는 매개를 통해 얽히고 설켜 들것이 예감되는 제빵왕 김탁구가 새롭게 이야기를 전개할 곳은 팔봉빵집이라는 다소 촌스러워 보이는 수제빵집입니다. 괴팍하고 성격있어 보이는 팔봉선생은 탁구의 아버지 구일중의 스승이기도 했거니와, 12년전 탁구와 한 번 인연을 맺은 적이 있었지요. 엄마를 데리고 간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를 찾겠다며, "세상은 착한 사람이 이기는 것 맞지요" 라고 똘망똘망하게 눈을 빛내던 어린 탁구가 24살 청년이 되어 팔봉선생 앞에 나타났으니 인연도 보통 인연은 아니지 싶습니다. 
팔봉빵집을 향해 모여드는 인과관계의 설정이 다소 작위적이기는 하지만, 탁구는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를 찾기 위해, 구마준은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빵을 배우겠다며 이름까지 속이고 팔봉선생 빵집으로 들어 와 12년전의 악연은 운명처럼 이어가게 생겼습니다. 탁구에 대해 수소문을 하고 다니는 구일중도 탁구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한데, 과거나 현재나 그를 그림자처럼 감시하고 있는 한승재의 눈을 피할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탁구의 지난 12년은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를 찾아 헤매온 시간이었어요. 엄마의 행방을 알 수 있을 유일한 사람이었기에 시장바닥이며 뒷골목이며 양아치들의 팔뚝은 다 검사하고 다니는 탁구입니다. 시장통에서 탁구에게 된통 깨진 똘마니들때문에 화가 난 한 조무래기들의 두목인 듯한 남자가 바람개비 문신으로 탁구를 유인했지만, 탁구 앞에 무릎을 꿇고 개박살이 나버리지요. 깡패 두목으로부터 바람개비 문신을 한 감옥 형님에 대한 말을 들은 탁구는 인천의 팔봉빵집을 찾아가고 힘만 무식하게 세다는 팔봉선생의 아들 박상면에 의해 힘도 못쓰고 쫓겨나오고 말지요. 하루밤을 꼬박 세워 빵집 앞을 떠나지 않는 탁구에게 다가온 큰 우산의 주인공은 탁구의 운명을 제빵의 세계로 이끌 팔봉선생이었지요.
제가 성인연기자로 바뀐 이 드라마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 중의 한사람이 팔봉선생 장항선인데요, 구일중의 오늘을 있게 한 빵의 신이라 칭할 만한 포스가 느껴지기도 하고, 빵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어 보이더라고요. 탁구에게 천재적인 후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냄새가 아닌 빵굽는 노하우를 전수해 갈 앞으로의 이야기가 자못 흥미로운데요, 구마준과의 대립 못지 않게 드라마의 큰 줄기를 만들어 갈 것으로 보입니다.
탁구가 팔봉선생을 알아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팔봉선생은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를 찾는 탁구를 금방 알아봅니다. 여기서 하루, 이틀, 아니 한달이 걸려도 기필코 빵집에 들어가고 말겠다는 탁구를 내려보며, 조금은 장난스러워 보이지만, "저 안에는 무식하게 함만 센 놈이 있어서 네가 들어가 난동을 부리면 뼈도 못추릴 거다" 라며 탁구를 떠보지요. 알고 보니 박상면이 팔봉선생의 아들이더라고요. 재미있는 양반이에요.
"뼈 하나쯤 으스러지는 게 무슨 대수입니까? 목숨이 으스러진다 해도 기필코 들어가고 말겁니다" 라고 탈진해 곧 쓰러지기 일보직전에도 집념을 굽히지 않는 탁구를 위해 팔봉선생은 길을 하나 열어 주지요. "네가 들어가는 방법 두 가지쯤 알고 있는데, 한 가지는 빵을 사러 들어가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빵을 배우러 들어가는 것이다" 팔봉선생은 한 번 보았던 탁구에게 천재적인 감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 몇 겹으로 싸여진 치즈냄새를 맡았던 신통방통한 개코를 가진 녀석, 팔봉선생에게 탁구의 비상한 후각은 수제자로 키우고 싶은 욕심을 가지게 합니다.
매듭은 풀라고 있는 법,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와의 매듭은 아무리 탁구를 막는다고 해도 불가항력일 것이라는 것을 팔봉선생은 알았을 듯 싶더군요. 탁구는 그렇게 자라왔어요. 12년을 엄마를 데려 간 바람개비 문신남자를 찾기 위해 개처럼 길바닥을 쑤시고 다녀왔듯이 앞으로 12년, 아니 더한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아이라는 것을 팔봉선생은 탁구의 눈빛을 보고 알았으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양아치처럼 자라왔지만, 탁구를 보니 유머감각도 있어 보이고, 무엇보다 성격이 낙천적으로 보이는 것이 제빵왕 김탁구의 무거운 분위기를 업시켜주는 역할까지 할 것으로 보여, 윤시윤의 연기변신이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터프하고 박력있는 모습까지, 윤시윤의 좋은 연기가 아역의 뒤를 이어 드라마의 인기를 이어갈지 기대가 크네요. 하이킥에서의 앳된 학생 역할때문에 윤시윤의 성인역할이 어색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일단은 성깔있는 남성미로 앳된 모습은 탈피한 듯 싶습니다. 윤시윤의 입장에서는 엄마에 대한 무식스러울 정도의 단순한 감정선과는 별도로 애정신까지 펼쳐야 하고, 복잡한 거성가와의 싸움도 벌여야 하는데, 깊이있는 내면연기까지 소화해 낼지 기대가 큰데요, 윤시윤에게는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터프함이 눈에 힘만 주고, 소리만 높이는 것으로 완벽할 수는 없겠지요. 다행스러운 점은 김탁구라는 인물에게서 보이는 낙천적인 코믹함이 윤시윤의 2%부족한 듯한 터프함을 메꿔주고 있다는 것이에요. 오히려 김탁구의 매력을 살려줄 카드가 될 듯도 싶고 말이지요. 코믹이 과하면 시트콤 분위기가 난다는 것이 시트콤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겠지만, 첫 회 윤시윤이 모습을 보아서는 잘 할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저는 풀리지 않는 구일중의 눈빛이 마음에 걸립니다. 서인숙이 해외여행에서 돌아와 자림이가 건넨 주민등록 등본을 보고 흥분해서 구일중에게 따지는 장면이 있었지요. 호적에 탁구에게 지어 준 이름 구형준이 올라있는 것을 보고 말이지요. 서인숙이 "마준이가 있잖아요. 우리 마준이 만으로는 안돼요?" 라고 묻는데 순간 구일중의 너무나 차분한 분위기로 급변해 버리더군요. 그 표정을 보며 구일중이 마준이가 자신의 핏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구일중이 서인숙과 끝을 보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고, 한승재를 경계하는 것으로 보아 두 사람의 관계를 다 알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비밀에 대해서는 너무나 친절할 정도로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점인데, 구일중의 심정만은 여전히 성벽에 들러 싸여있는 듯해서 저는 구일중이라는 인물에게도 자꾸 호기심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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