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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2 '인생은 아름다워' 동성결혼, 교육적으로 문제라는 것도 편견아닐까? (10)
2010.08.02 15:17




지난 주 동성애커플의 결혼식이라는 화두가 던져지면서 여전히 제 머리속이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인생은 아름다워 35회를 보면서 작은 결론을 제 나름대로는 내렸습니다. 물론 드라마에서 말하는 결혼식이 흔히 치뤄지는 신랑신부의 하객을 모시고 성혼의식을 치루자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가족끼리의 조촐한 식사자리, 그리고 두 사람을 인정해준다는 가족들만의 공식적인 식구맞이 행사정도라는 것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커플의 결혼식이라는 어감이 주는 생경함에 여전히 받아들이기는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극중 태섭의 엄마 민재의 입장이나 100% 이해를 해주지 못하고 미안해 하는 병태나, 아들을 괴물 취급하는 경수엄마나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모두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일 겁니다. 아들의 행복만을 위해 태섭을 인정해주는 민재, 인정은 하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고 고백한 병태, 다른 평범한 다수의 사회구성원들처럼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지 않기를 바라는 경수엄마나 사고방식은 다르지만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이지요.
설레임의 시작, 호섭과 연주의 따뜻한 키스
이번 35회에서 두 커플의 아름다운 사랑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양가 가족의 따뜻한 환영속에 결혼을 전제로 한 연주와 호섭커플, 아무도 없는 저녁 바닷가에서 데이트를 즐겨야 하는 태섭과 경수커플. 드라마 속에서만 보자면 아름답기 그지없고, 무제한 응원하고 싶어지는 커플이에요.
양가 상견례가 끝나고 결혼을 앞둔 호섭과 연주의 사랑은 설레임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어요. 특히 처음 여자를 대하는 호섭의 뽀뽀 구걸(?)은 숫총각 호섭이의 캐릭터 그대로였고, 순수해서 웃음도 나왔답니다. 호섭이처럼 따뜻하고 쿨한 남자는 정말 사위삼고 싶어지더라고요. 무엇보다 연주를 대하는 호섭의 태도는 진실되었고, 남자다웠어요.
처음으로 여자를 방에 데려 간 호섭이 어색해서 어쩔 줄을 몰라하자, 바보같은 호섭이 좋다며 연주는 미안하다고 하지요. 과거의 전과가 있다면서요. 호섭이 자신에게로 오는 과정이었다며, 연주가 사랑에 실패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의 인연도 없었을 거라며 그런 일에 전과라는 말은 쓰지 않는 거라며, 과거를 묻어주고 과거의 상처까지 다 사랑하고 잘해주고 싶다고 하지요. 지나간 일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버렸으면 좋겠다면서요.
눈물을 흘리는 연주에게 호섭이 살짝 뽀뽀 하면 안돼느냐고 허락을 구하고 연주 얼굴에 다가서지만, 심호흡만 할 뿐 키스를 못하고 마는 호섭이었지요. 그런 호섭에게 연주가 키스를 해주는데, 참 예쁜 커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극중에서 연주가 과거 남자친구와 어떤 관계까지 였는지는 모르지만, 호섭의 쿨한 남자다움도, 미안해 하는 연주도 예뻐 보이더라고요. 두 사람이 결혼해도 과거라는 문제로 서로 할퀴고, 상처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제한 응원하고 싶은 한 커플이었어요.
힘들어서 더 아름다운 사랑, 태섭이 부르는 사랑의 세레나데
역시 무제한 응원하고 싶어지는 커플이 태섭과 경수커플이에요. 두 사람은 본인들이 이성애자처럼 되고자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어요. 경수는 결혼을 했었고, 태섭도 채영을 두고 고민을 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자신의 성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속이는 일이고, 상대를 불행하게 할 뿐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두 사람입니다. 또한 그렇게 자신을 속이고 살지 않겠다고 커밍아웃을 했지요. 극중에서 서로의 눈에 콩꺼풀을 씌울 수 있는 상대를 만난 것은 천생연분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요.
두 사람만의 결혼식을 하고 싶다는 말을 민재로부터 전해 듣고 병태는 그냥 인정해 주는 것으로 되지 않느냐며 불편해 하지요. 그런 병태에게 민재가 그 애들을 인정하면서 결혼식 혹은 언약식이라는 것으로 가족끼리만으로도 정식으로 축하해 주자고 했지요. 편견이 없다면서도 결혼에 부정적인 병태에게 차별이 아니냐는 말은 병태를 오랜 시간 힘들게 하지요. 저는 민재의 말도 병태의 고민도 다 이해가 되더라고요. 타인의 가족 일이기에 관대하게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고민끝에 병태가 태섭과 경수를 불러 술자리를 마련하고 병태의 속마음을 터놓더라고요. 아마 힘든 속마음을 술기운을 빌어서 하고 싶어했던 것 같아요. "내가 너희들을 이해한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야. 미련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렇지만 진심으로 너희들이 쭉 행복하면 좋겠어. 너희들이 끝날 일없는, 변할 일 없는 마음이길 바래. 그게 내가 너희들에게 바라는 내 욕심이야"
병태는 두 사람의 사랑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두 사람의 행복을 바라면서도, 빈 방이 있지만 널 재워보낼 수는 없다며 미안하다고 했지요. 저는 병태의 심정도 다 이해가 되더라고요. 마음으로는 이해하고 누구보다 가엽고 불쌍한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놓고 두 사람을 인정해주지 못하는 이중적인 마음, 병태가 말한 미련이라는 부분때문이겠지요.
바닷가로 나온 태섭도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지요. 미련이 있다는 말도 이해되고 경수를 재워보내지 못하는 아버지의 마음도 말이지요. 어둠이 내린 바닷가에서 태섭이 불러주는 사랑의 세레나데 "사랑은 모든 것을 벗어 버리는 것... 사랑은 꿀보다 달콤한 꿈..." 노래만큼 아름답고, 또 서글퍼지는 두 사람의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파도에 세상 모든 고민을 씻어버리려는 듯 물장난을 치는 두 사람, 가슴 아픈 만큼 무제한 응원해주고 싶은 커플입니다.
안방극장에서 보기 불편하다는 것도 편견아닐까?
요즘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면서 동성커플의 결혼이라는 화두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지만, 또 한가지 김수현 작가의 동성애 화두를 통해 생각하며 정리를 한 부분이 있어요. 동성애라는 코드가 거침없이 안방극장에 들어 온 것도 하나의 이슈가 되었고, 그것이 사회적 편견을 깨는 것에 얼마마큼의 효력을 발휘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시청자들 각자의 몫이고 판단이겠지요.
저는 드라마 처음부터 태섭과 경수의 동성애 역시 이해의 시선으로 봐왔고, 드라마를 보면서 김수현 작가가 던지는 보다 깊은 문제까지 생각하게 되면서, 편견이라는 부분보다는 어떤 식으로 그들을 바라봐야 하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김수현 작가가 던진 화두는 동성애가 아닌 인간으로서 행복할 권리였고, 사랑의 자유였습니다. 동성애자들까지 포함된 모든 사람의 권리말입니다. 
제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과연 이 드라마가 교육적으로 여파를 미치는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가끔 제 글에 아이들과 시청하기 불편하다는 댓글이 달립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고민을 했던 것이고요. 우리 애들은 어느정도의 나이가 되었기에 저는 고등학생인 딸과도 이 드라마를 함께 보기도 하고, 때로는 딸아이 학교 동성애 친구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해서, 사실 고민을 하지는 않았거든요. 

모 기독교 단체연합에서 신문에 인생은 아름다워가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드라마라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저는 공감이 가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정서적으로 해가 되는 것은 다른 드라마들에서 다루고 있는 폭력, 불륜, 살인, 복수같은 주제들이지요. 또한 드라마에서 동성애를 그려내는 장면들이 수위가 높다는 항의가 많이 있었다는데, 저는 방송을 보면서 오히려 신중하고 조심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다른 드라마에서 이성애자들의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은 이해하면서, 동성애자들이 이마에 키스하거나 한 침대에 있는 것 만으로 수위가 높다고 한다면, 동성애자들에게는 정신적인 사랑만 하라는 뜻과 뭐가 다를까요? 이성애자나 동성애자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손잡고 싶어하고 키스하고 싶어하고, 신체적으로 사랑을 나누고 싶은 것은 다 같은 마음일 겁니다. 동성애자나 베드신이나 직접적인 키스장면이 연출된다면 저 역시 정서적으로 불편할 것 같지만, 드라마에서는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키고 있다고 봅니다. 
만약 우리 애들이 지금보다 어린 나이인데 이 드라마를 보다가 동성애자 혹은 게이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솔직하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성애자와 다르게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게 태어났고, 혹은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게 태어난 사람이다. 본인이 원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태어났다. 네가 임씨 성을 가지고 태어났듯이...그리고 그렇게 태어난 것이 그 사람들이 원해서 선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쁜 것이거나 잘못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쌍한 사람들일 지도 모른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혹시나 이렇게 말하는 저에게 동성애자를 양성하자는 말로 오해하는 분은 없길 바랍니다. 저 역시 음양의 이치에 맞게 사는 것이 가장 조화롭다고 생각하거든요.
사회적 편견이라는 것이 가정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린 애들을 일부러 데리고 앉아서 이런 교육을 시킬 필요까지 없겠지만,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도 있고, 그렇게 태어난 것이 그 사람들의 잘못이나 선택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어른들이 말해 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동성애자를 보는 사회적 편견 역시 작게는 가정에서 시작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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