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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8.12 '신사의 품격' 청담동 마녀사냥꾼, 박민숙을 사로잡은 폭풍 3단고백 (3)
  2. 2012.07.23 신사의 품격: 김정난이 보여준 눈물의 품격, 마음 움직인 마법 (9)
  3. 2012.07.09 '신사의 품격' 장동건이 콜린 친부? 의문 키운 옥에 티 (24)
  4. 2012.07.08 '신사의 품격' 장동건의 굴욕, 쪼잔한 질투도 귀여운 걸로! (1)
  5. 2012.07.02 '신사의 품격' 맘보춤 장동건vs발연기 김하늘, 마구마구 사랑스러워 (10)
2012.08.12 08:06




세상에서 가장 오르기 힘들다는 임태산이 메아리와 최윤을 함께 품었습니다. 메아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태산, 메아리는 유치원복을 입고 재롱을 떨던 어리기만 한 메아리가 아니라는 것을, 아니 윤이가 누구보다 메아리를 평생 아끼고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줄 것임을 믿은 태산입니다.
최윤과 메아리의 사랑을 막을 수 없을 것임을 알면서도, 메아리가 감당해야 할 것들에 대한 우려를 했던 태산, 결국 두 사람의 인생을 두 사람에게 맡기는 것으로 결혼을 허락했지요. 마냥 어린 동생으로만 생각했던 메아리를 어엿한 어른으로 인정해 준 모습이었습니다.
어른이 어른다운 것은, 김도진이 불량학생들과 싸워 경찰서에 잡혀간 아들 콜린과 김동협의 보호자가 되어준 것처럼, 다른 사람의 성숙을 인정해 주는 것도 어른다운 모습 중 하나겠지요. 17살 차이가 나는 여동생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김도진이 동협의 뒤통수를 친 불량학생 아버지를 후려갈겨 준 것, 시원했음^^. 내 자식이 소중한만큼 남의 자식도 소중한 것을 알아야지, 어른이 애를 때릴수도 없잖느냐고 아저씨 뒤통수를 치면서, 동협의 머리를 때린 아저씨를 소인배로 만들어주기 까지 했죠. 실제라면 어른끼리 멱살잡이하고 난리가 났을 듯 하지만 말입니다.
신사의 품격은 사랑을 통해 행복이라는 극히 평범한 이야기들을 특별하게 풀어갔습니다. 여자든 남자든 사랑하기에 행복하고, 행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사랑하기를 게을리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사랑하기에 게을렀던 이정록이라는 인물은 신사의 품격에서 가장 크게 변화한 인물입니다. 이정록이라는 케릭터는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남자죠. 얼핏보면 잔머리 잘 굴리는 어린애같지만, 마음도 약하고 겁도 많고 가벼워 보이지만, 힘든 일을 겪어보지 않아 오히려 때가 묻지 않은 듯한 순수한 매력도 있죠. 돈많은 청담동 마녀 박민숙이 돈만 많은 여자가 아닌, 아는 품격까지 갖춘 매력적인 여자이듯이 말이죠. 박민숙의 돈에는 돈지랄이 아닌 품격이 있었죠. 오랜 주거래은행의 임대료를 인상하지 않고 그대로 계약하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듯이 말입니다.
이혼해 달라고 부탁하는 아내 박민숙에게서 처음으로 진심을 읽었던 이정록의 흔들리는 모습에 공감이 가더군요. 아무렇지도 않게 가게로 돌아와 일을 하고 있었지만, 넋나간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음식을 태우는 이정록은, 과거 바람둥이 이정록이 아니었습니다. 진즉 알지 못했던 아내 박민숙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흘리는 어른 이정록의 눈물이었습니다.
이혼을 강행하려는 박민숙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조언을 해 준 서이수, 짝사랑의 선배로서 서이수의 조언은 박민숙이 남편을 의심하는 이유에 대한 해답이 되었을 듯 하더군요. "그동안 짝사랑만 하셨죠? 그러다 최근에 갑자기 사랑을 받아서 행복했죠? 사랑을 주기만 했던 사람은 갑자기 받으면 의심부터 해요. '나한테 왜? 갑자기 왜?', 근데 갑자기가 아니라 이제야 이정록 사장에게 기회가 생긴게 아닐까요? 언니에게 사랑을 줄 기회요".
박민숙이 호텔에 있다는 도진의 전화를 받고 박민숙을 만나러 간 이정록, 꺄오~ 이 오빠 진짜 멋있었답니다. 박민숙이 건넨 이혼서류에 싸인을 하고는, 뒷장은 갈기갈기 찢어버린 이정록이었지요. 뒷장은 이혼하는 부부가 가장 중요시한다는 재산분할에 관한 동의서였는데 말입니다. 자녀가 없는 관계로 양육권 합의를 할 필요는 없었지만, 이정록 정말 멋지더라고요. 감정적인 이혼동의 싸인이었지만, 재산은 관심없다는 이정록, 이 남자 진국입니다.
"나랑 살던 사람이 이렇게까지 나랑 살기 싫다는데 꺼져 드려야지. 돈은 당신 다 가져. 난 돈많은 당신을 좋아한 거지 당신 빼고 돈만 챙길 생각 추호도 없어". 이렇게 박력있고 화끈하고 솔직하게 사랑을 고백한 남편이 있을까 싶더랍니다. 그저 멋지게 보이고 싶은 제스쳐는 아니었으니까요. 박민숙도 정록의 마음을 읽었는지 감동먹은 얼굴이더랍니다.
패기있게 이혼서류에 도장은 찍었지만, 정록은 박민숙과 이혼할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박민숙의 돈이 아니라, 박민숙때문에 말이죠. 진짜 박민숙없이는 안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박민숙을 정말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죠.
이정록의 빵터지는 3단 고백은 갓 연애를 시작한 김도진과 서이수 커플보다 사랑스럽고, 로맨틱했고, 사랑스럽더군요. 안되면 될 때까지, 이정록의 사전에 박민숙과의 이혼은 없다 1단계 고백들어갑니다. 일명 유치찬란 이건 내 꺼야 땅따먹기 싸움,

애같기도 한 정록의 유치함에 박민숙 좋아 죽더라죠. 재산의 3분의 1을 준다는 것을 비장하게 거절하고 가버렸던 이정록이 집의 모든 물건에 3분의 1로 분할해 테이프를 붙이는 것을 본 박민숙, 침실 침대는 물론 쿠션, 베개까지 모든 물건에 자기 소유표시를 해둔 이정록의 귀여운 모습에 웃음이 터져나오고 말았지요. 전기톱까지 준비해서는 모든 물건을 잘라서 가져가겠다는 이정록, 두루마리 화장지를 3등분 하지 않았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이정록때문에 박민숙 웃음보가 터져버리죠.
이 부부 이혼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서로를 향해 고개를 돌린 타이밍이 달랐을 뿐, 이렇게 서로 사랑하고 있고 함께 있고 싶어하는데,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닭살애정만 늘어날 듯하네요. 
메아리와 윤의 결혼소식에 2단계 고백작전 들어가는 이정록이었지요. 일명 미안했다, 행복해라 거짓이별 작전이었죠. 메아리와 윤의 결혼식을 핑계로 박민숙을 찾아온 이정록, 만날 때마다 멀미날 정도로 열렬히 울 마누라가 좋아죽겠다고 고백하는 정록을 받아주었으면 싶은데, 청담마녀의 마음은 아직인가 봅니다. 싹싹 비는 정록의 모습에 한 두번 속은 것이 아닌 박민숙이지만, 이번은 진심이라는 것을 알고도 모른척하고 있는 박민숙이지요. 전 박민숙의 그런 심리를 조금은 이해할 듯합니다. 튕기기도 했다가 지는 척도 했다가 밀고 당기는 것이 연애의 짜릿함 중 하나잖아요.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인 듯 싶기도 하고요. 
메아리 결혼선물을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정록, 그 이유가 유치찬란하지만 박민숙을 자꾸 보고 싶어서 이유를 만들기 위해 찾아온 것이겠죠. 정록은 민숙과 헤어질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으니까요. 남편의 고백은 청담마녀 박민숙의 마음을 설레게 만듭니다. "나 버리고 가니 행복해? 난 안 행복해. 며칠 전까지도 당신은 내 여자였는데 며칠 사이에 내꺼였으면 좋겠는 여자가 됐어. 나 같은 놈 사랑하느라 고생많았어. 사는 동안 미안했다. 행복한 편 말고 진짜 행복해라, 박민숙!".

회심의 3단계 고백은 싱글파티가 있다는 제보를 받은 후에 이뤄졌지요. 메아리와 윤의 결혼식을 앞두고, 박민숙은 네 여자들을 위한 싱글파티를 준비하지요. 글쎄요, 남친있는 여자들이 낯선 남자들과 부킹해서 술자리를 가진다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문화 혹은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멀어보여 과한 설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박민숙이 싱글파티를 빌미로 특히 이정록을 부르기 위해 만든 깜짝 이벤트였길 바라네요. 돈지랄 떨지 않는 개념녀 박민숙이 설마 메아리 결혼을 앞두고, 그것도 다들 애인이 있는 동생들을 불러 낯선 남자들과 부킹해서 놀려고 했을까 싶어서 말이죠. 제가 구닥다리인지 싱글파티니, 총각파티니 하는 문화는 영 거북해서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정록의 고백은 끝이 없었죠. "청담동 마녀사냥꾼입니다. 이젠 너밖에 안보인다", 쿨하게 놓아준다고도 해보고, 유치한 물건싸움도 해보고, 멋지게 민숙의 행복을 빌어주기도 했지만, 안되겠는 이정록입니다. 이정록의 인생에서 만난 최고의 여자, 돈 많은 것 빼고는 나이도 많고 키도 작고 성격도 안좋고, 애교도 없지만, 그 여자의 매력에 너무 깊이 중독되어 있어서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정록입니다. '내 눈에 박민숙 당신밖에 안보인다고! 그러니 내꺼하자 평생.... 아니 니꺼해라 평생....'.
박민숙 여사님! 정록에게 사랑할 기회, 주실거죠!

사랑은 안전지대가 없는 것 같습니다. 결혼한 부부에게도 말입니다. "결혼반지란 남편과 아내가 늘 함께 할 수 없어서 자기 제일 가까이, 심장과 연결된 약지손가락에 끼는 것"이라고 박민숙이 말했었지요. 참 좋은 말이라 오래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유일한 부부커플이었는데도, 청담마녀 박민숙과 바람둥이 남편 이정록이라는 캐릭터로 긴장감을 잘 살려준 매력적인 연기자 김정난 이종혁의 재발견은, 신사의 품격이 낳은 큰 수확입니다. 너무 늦게 박민숙의 사랑을 깨달은 이정록이지만, 달달한 연애를 시작한 커플보다, 10년차 부부의 사랑이 더 극적이고 가슴 콩닥거리게 하네요. 10년차 부부도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 결혼은 연애의 졸업이 아니라, 그 사랑을 성숙시켜 가는 연애실전장이라는 것을, 이 부부를 통해 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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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3 09:47




어느 드라마이든 이혼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더 거부감을 느끼는 단어가 이혼이라는 두 글자일 겁니다. 그만큼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하는 단어이기 때문이죠. 매일이 전쟁터처럼 지지고 볶고 싸우는 부부라고 해도, 쉽게 이혼을 결정하는 것은 아닐테고요. 아이까지 있다면 이혼은 더 어렵죠. 
흔히 사랑을 표현할 때 제 눈에 안경이라고 하지요. 박민숙에게 이정록이 그랬을 겁니다. 이정록은 이제서야 알게 된 듯하지만 말입니다. 콩커플이 씌웠는지, 마법에 걸렸는지, 바람같은 남자는 결혼 10년 내내 박민숙의 애물단지였습니다. 그 안경을 벗어던지겠다는 박민숙의 눈물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신사의 품격 최대 난관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박민숙(김정난)이 이혼이라는 말을 몇 번 뱉었고,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최윤의 사무실을 찾아가 이혼하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었지만, 심각하게 이혼을 결심했다고는 보여지지 않았지요. 철부지 남편 길들이기 작전이라는 것이 더 커보였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박민숙의 진심이었습니다. 끊임없이 정록의 바람기를 의심했던 박민숙, 정록이 다른 여자에게 한 눈을 팔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내린 결정이었지요. 그동안 박민숙이 말했던 이혼과는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이혼하자'의 통보나 협박이었는데, 이번에는 이혼해 달라는 부탁이었다는 것입니다.
"남들은 내가 모든 걸 가졌다고 하더라. 근데 난 당신이 내가 가진 전부였거든... 부탁이야 이혼하자. 내가 너무 불쌍해서 그래. 끊임없이 당신을 의심하는 내가 너무 미친년같아서 그래. 제발 이혼해줘". 박민숙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은 정록이 휘청해서 주저앉고 말았지요. 주저앉은 정록의 표정도 그동안 보였던 겁먹은 표정, 박민숙을 두려워 하는 표정이 아니었지요. 반은 정신이 나간 표정이었지요. '진짜다'.
박민숙의 이혼부탁은 박민숙의 절절한 감정이 이해되었고, 시청자도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지요. 박민숙은 신사의 품격 네 남자들보다 훨씬 매력적인 품격을 보여주더군요. 오델로 증후군이라 불려지는 의부증이나 의처증은 사실 치료하기 힘든 정신병이라고 합니다. 배우자를 의심하는 상황이 더 진전되면, 박민숙처럼 주위 지인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도청과 협박, 폭행과 자해까지 서슴지 않는 무서운 병입니다. 오죽하면 술주정뱅이 남편이나 바람피우는 남편하고는 살아도, 의처증있는 남자랑은 못산다고 까지 할까요? 제 주위에도 남편의 의처증으로 힘들어 했던 친구가 있는데, 부인을 의심해서 친정식구들까지 폭행하고 협박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이혼을 한 후에도 괴롭힘을 당해 경찰에 신고해 보호를 요청하기도 하고, 친구는 현재는 미국에서 살고 있는데, 끔찍하게 무서운 병이더군요.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 멀쩡하고 점잖은 사람인데, 본인도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못 고쳐서 힘들어 하고 그런 병이더라고요. 꽤 오랜 기간 약물치료와 정신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데, 독점력이 강하고, 편집증적 성격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사랑이 집착으로 변한 경우도 있고, 편집증적인 집착병을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고, 뭐라고 정확하게 진단내리기는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의부증이나 의처증은 사랑이 아니라는 겁니다.
신사의 품격 박민숙에게도 비슷한 성향이 보이죠. 보스기질이 강하고, 모든 것이 자기 손안에 놓여있어야 안심하는 성격이죠. 특히 정록이에 대해서는 머리카락 한 올부터 발가락까지 말이죠. 정록이 다른 여자랑 바람을 피웠다고 혼자 상상하고 의심하는 병, 박민숙은 스스로를 의부증이라고 진단을 내린 듯 보이더군요.
박민숙은 자기의 전부였던 이정록을 내려놓는 모습도 가슴 아플정도로 쿨했지요. 신사의 품격 네 남자들보다 시크녀 박민숙의 매력이 돋보이는 것은 이런 모습때문이었을 겁니다. 정록을 자유롭게 살게 해주겠다는 마음, 그리고 의부증으로 자신의 삶마저 피폐해져 가는 것을 참을 수 없는 박민숙의 마지막 자존심은, 정록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때문이었으니까요.
도진과 이수도 이별과 화해를 반복했고, 태산과 홍세라도 숱하게 반복했지만, 그 사랑과 이별이 절절하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딱히 이별할 필요가 없어 보였는데 본인들만 심각한 듯 보였다고나 할까? 감정이입에 실패한 사랑이었죠. 윤과 메아리의 사랑이 주인공 도진과 이수보다 애절하고 예쁘게 와닿고 있으니까요. 지난회 이수와 메아리 두 여자의 눈물이 대조적이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메아리의 눈물고백은 눈물범벅 울음소리였는데도, 가슴을 울리는 사랑이 느껴지던데, 세상 하직할 태세로 여행가방을 싸고, 소주를 마시며 우는 서이수의 눈물은, 그 장면이 상당히 부자연스러웠습니다. 도진이 이수가 선물한 구두를 안신었다는 이유로 거절로 단정하고, 혼자 생쇼를 하는 서이수를 온전히 이해하기가 난해했거든요. 트렁크 한가득 소주를 담아가 마실 정도로 도진에 대한 상실감이 큰 것으로도 보이지 않았고요. 맨정신에도 술주정인지 뭔지 모를 징징대는 눈물연기는, 김하늘 연기에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거든요. 뒤에 이어지는 헛물켜는 앙큼한 서이수는 웃겼지만 말이죠. 김하늘 이제 그만 울리고 웃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혹이라도 우는 장면이 앞으로 더 나올거라면, 대사없이 눈물만 흘리는 걸로!
그런데 말이죠, 저는 박민숙이 의부증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요. 의부증이라면 더더욱이나 이정록을 떠날 결심을 하지는 못했을테니까요. 박민숙이 자신을 불쌍하다고 까지 하며 이혼해달라고 눈물을 보이는데, 저 언니는 정말 정록이를 사랑하는구나를 먼저 느꼈답니다.
박민숙의 의심병은 정록을 소유물로 생각하거나, 정록에 대한 집착에서 생긴 병은 아니었으니까요. 분명 정록은 박민숙 몰래 여자들을 만난 과거 경력이 화려하고, 여자들에게 친절한 것도 태생적인 성격입니다. 물론 게 중에는 작업용 친절도 있었겠지요. 
의부증이나 의처증의 원인제공은 물론 배우자가 만든 경우도 있겠지만, 의부증이나 의처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자기의 병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먼저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박민숙은 그게 아니더라고요. 정록은 의심하는 것을 스스로 병으로 진단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박민숙의 의심은 이정록에 대한 불신으로 생겨난 일시적인 병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도도한 박민숙이 자신이 의부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비참했을 겁니다. 남들은 다 가진 여자라고 하지만, 남편의 말을 믿지 못해 여기저기 전화해서 알리바이를 확인하는 자기 모습이 얼마나 한심스럽고 초라해 보였을까 싶어요. 차라리 정록이 다른 여자랑 모텔에 갔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그럼 그렇지, 그 버릇 개줄까' 쫓아낼 수도 있었지만, 이젠 정록이 사실을 말해도 믿지 못하는 자신이 미치게 싫습니다. 이러다간 점점 미친년이 될 것도 같고요.
박민숙의 진심이 절절하게 전달된 것은 김정난이라는 배우가 보여준 눈물연기의 깊이때문이었습니다. 눈물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연기자에게 있어서는 멋진 대사보다 중요하지요. 좋은 대사도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눈물연기로 감정전달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우스꽝스럽게 맥을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김정난은 눈물연기도 박민숙이라는 캐릭터를 100%이상으로 보여주더군요.
신사의 품격 네 여자들은 비슷한 이유들로 때로는 통곡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 흐느끼기도 하고, 유독 눈물을 흘리는 일들이 많았죠. 특히 메아리의 경우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 회차가 없었을 정도입니다. 윤진이가 밝은 메아리와 눈물 메아리의 분위기 전환을 워낙 잘해서, 청승메아리가 되지 않았을 뿐이지만 말이죠. 윤진이는 좋은 연기싸이클을 가진 배우더군요. 메아리라는 캐릭터의 밝음과 슬픔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모습이 좋더군요. 풋풋함은 유지하면서 오버스러움으로 메아리를 열네살로 만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성숙해 보이겠다고 서른 여섯 애늙은이가 되지도 않고, 극중 메아리의 나이 적정선을 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가 남자였대도 최윤처럼 목숨걸고, 친구를 잃을 각오를 하고 욕심낼 만한 사랑스런 여자죠.
박민숙은 다른 의미에서 사랑스러운 여자입니다. 여자로서도 친구삼고 싶은 욕심이 나더군요. 밖에서는 청담마녀로 도도한 카리스마 아우라를 풍기지만, 이정록 앞에서는 수줍고 여린 여자, 이정록의 품에 쏘옥 안기고 싶어하는 이중성을 가진 여자, 이 언니의 눈물은 진짜였습니다. 메아리가 최윤에게 눈물로 사랑고백을 했을때, 아무리 강철심장을 가진 남자라고 하더라도 녹아내리겠다 싶었는데, 박민숙의 눈물은 다른 의미에서 사람의 마음을 녹이더군요.
진심이 들어있는 눈물 한줄기의 설득력이었습니다. 김정난은 눈물에서도 품격이라 할 수 있는 연기관록이 보여주더군요. 마음 한 구석에 슬픔과 외로움의 텃밭을 가꿔보지 못한 사람은 삶의 깊이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박민숙은 결혼 10년 내내 바람둥이 철부지 남편의 사랑을 갈구하며 슬픔을 혼자 삭혀야 했고, 많은 밤 베갯잇을 눈물로 적셔왔지요. 이혼해 달라며 흘리는 눈물에, 박민숙의 깊은 마음속 텃밭의 외로움을 다 담아내더군요. 남들은 다 가졌다고 하는 박민숙이었지만, 남편의 마음 남편의 사랑을 받지못했던 박민숙은 늘 외로웠으니까요. 돈은 그 외로움을 가려주는 반짝이 의상과도 같았습니다.

박민숙의 눈물에는 사랑이 들어 있었습니다. 의부증으로 비참해져 가는 자신에 대한 애증과 남편 이정록에 대한 사랑이 말이죠.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박민숙의 의심병은, 그래서 의부증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 듭니다. 어쩌면 이정록이 결혼생활 10년내내 주지못했던 믿음에 대한 마지막 부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정록이 혼이 나간 표정이 된 것도 그 때문이었을 겁니다. 박민숙이 얼마나 자신을 사랑했었는지를 비로소 깨달은 것이죠. 그리고 알았죠. 이정록도 박민숙을 사랑한다는 것을 말이지요. 박민숙의 이혼결심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을때 정록이 더럭 겁이 난 것은, 돈많은 박민숙을 잃을까봐가 아니라, 아내 박민숙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 겁이 났기 때문이었죠.
신사의 품격 네 남자가 신사가 되는 방법은 각기 다르죠. 열아홉살 짜리 애아빠가 된 도진이의 케이스도 있고, 친구 동생 메아리를 사랑하는 윤도 있고, 결혼보다 자신의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유분방한 세라를 지키는 태산의 사랑도 있지요.
그런데 이정록의 신사만들기, 어른만들기는 어떤 것일까 궁금했는데 마지막에 터졌군요. 박민숙과 이정록 부부의 위기가 심각하고 심란스러운 것은, 이들은 이미 한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일 겁니다. 결혼이라는 구속력을 가지는 제도와 함께 말이죠. 그런데 박민숙이 그 배에서 내리겠다고 일어서서 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정록이 숱하게 일어섰다 앉기를 반복해도 박민숙이 노를 내려놓지 않았기에, 그 배는 계속 항해를 해 왔었지요.
정록의 신사만들기는 가정과 아내를 지키는 남편이 포인트였습니다. 두 사람이 탄 배에서 한 사람이 일어서면 배는 기우뚱 중심을 잃고 위험에 처하지요. 이젠 정록이 배의 중심을 잡을 차례입니다.
신사의 품격의 모든 사랑은 짝사랑이었지요. 사랑은 혼자 할 때는 의미가 없지요. 두 사람이 같은 곳을 바라볼 때라야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결혼도 사랑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런 노력없이 지켜지는 안전지대라는 것은 없는 것이니까요. 결혼에 골인을 했더라도 말입니다.
민숙이 얼마나 아이를 갖기를 희망하는 지도 모르고, 그게 정록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모르고, 철없던 남편으로 탱자탱자 해맑기만 했던 정록, 이젠 어른이 될 타이밍입니다. 아내를 외롭게 하지 않는 남자가 진정한 신사가 아닐까요? 
한가지 해피엔딩을 위한 바람이 있다면, 민숙-정록 부부에게 아이를 점지해 주는 걸로! 아이 가진 민숙을 불면 날아갈새라 애기다루듯 하는 정록의 애처가되기 필살기 모습, 행복해서 숨이 넘어갈 듯한 민숙의 입덧도 꼭 그려주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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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9 09:08




결국은 사고가 났습니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진부한 출생의 비밀을 풀어놓을까 설마설마했는데, 김은숙 작가는 뚝심있게 밀고 나가네요. 작가가 준비한 극적인 반전, 혹은 작가가 마흔 하나 중년의 사랑을 통해 말하고자 한 사랑의 서사시에 반드시 필요했던 설정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충격이 꽤 크네요.
콜린의 친부가 우려했던 대로 김도진으로 밝혀졌지만, 이중삼중으로 확인사살을 하는 통에 아닐 지도 모른다는 한 가닥 의심마저 잠재워 버리려고 하는군요. 김도진이 "내가 이 아이 아빠인 것같다"에 이어, 김은희가 "그냥 밝히지 말지, 네가 아빠인 것"이라고 말을 해줬으니 말이죠. 최윤까지 유전자 검사결과 서류를 보여주며, 99.9%라고 못을 박았죠.
김도진이 콜린의 친부이든 아니든지를 떠나 김도진의 이별방식이 상당히 마음에 안들더군요. 너무나 일방적이고 서이수에 대한 배려심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이별통보였으니 말입니다. 젖먹이 어린애도 아니고, 양육을 해달라고 찾아온 것도 아니고(유산에 대한 관심은 있어 보이더군요. 어린 것이 일해서 돈벌 생각은 안하고 친자로 밝혀지면 유산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 친부가 죽어야 받을 수 있는 것인지 법률상담을 하는 것을 보면, 콜린이 사랑받기가 좀 곤란하죠;;), 함께 살겠다고 온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19살이나 된 아이가 나타났다고 서이수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는 것이 억지스러운 변명같아 보이더군요.
처음으로 김도진이라는 캐릭터가 밥맛이더군요. 웃통을 열어제끼고 서이수를 곤란하게 했을 때도 설렘이라는 단어로 캐릭터와 교감을 나누고 이해하고자 했지만, 마음에 상처주는 도진은 그가 표현한대로 나쁜새끼였습니다. 여차저차 사정이 이렇게 되었고, 20년전에 사랑했던 여자가 내 아이를 낳았다고 나타났다, 그래서 혼란스럽다고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서이수의 말대로 1,2,3 순서였습니다.
사실 서이수보다는 김도진이 더 황당하고 당혹스러운 상황이겠죠. 아무 말도 없이 바람처럼 사라져 버린 첫사랑, 20년간 떠난 이유조차 몰랐고, 미국 어디론가 가버렸다는 소문 하나만 들었던 도진이었는데, 자기 애를 낳아 다른 남자랑 결혼해서 잘 살고 있었다니, 정신적 쇼크가 컸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 헤어지는 사람에 대한 배려는 했어야죠. 마흔 하나나 되었으면 그정도 에티켓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건 문자로 이별통보했다는 사람보다 더 심한 비매너의 극치였습니다.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그냥 뻥 찼다는 이수에게 태산이 도진의 마음을 변명해 주었지요. 자기가 도진이었더라도 그렇게 했을 거라면서 말이지요.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 자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곁에 있어달라는 애원이니까... 그럼 너무 염치없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내가 아는 도진이는 이수씨를 지키려고 한 선택이었을 거예요. 치기어렸던 자신의 스물두살로부터요".
이수를 위로하는 태산의 말을 들으며 남자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은 점은 있었습니다. 염치없다고 생각해서 이수를 붙잡지 않기 위해, 잔인할 정도로 냉정하게 차버린 것이구나 싶었거든요. 도진이 한 여자를 평생 사랑할 자신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자격이 없었다는 말도 이수에게 염치가 없어서 였다는 것으로 이해도 되었고요. 애 딸린 싱글남의 과거, 이수처럼 순수하리만큼 윤리적인(?) 여자에게 자격이 안된다고 생각했을 도진이었겠죠.
그런데 스물두살 치기에서 이수를 지키려고 한 선택이었다는 말은 여전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입니다. 작가의 심오한 뜻이 무엇이었는지 부연설명이라도 듣고 싶을 정도입니다. 스물두살 치기어린 시절, 여자랑 잠자리를 한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한다는 것인지(어떻게? 콜린을 데리고 살겠다는 것인지... 지금까지 해주지 못했던 아빠노릇을 해주고 싶다는 건지...), 아니면 이수에게 아이를 부양하는 일을 시키지 않겠다는 것인지, 혹은 애딸린 미혼부라 이수같은 처녀와는 결혼을 하면 안될 것같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폼잡는 대사라는 생각밖에는...
여튼 혹 딸린 미혼부라 이수를 사랑할 자격이 없다는 것으로, 스스로 진단하고 결정내렸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이더군요. 이수는 배제시킨채 혼자서 결정하고 통보하면서 말이죠. 그게 도진이 이수를 사랑하는 방식이었죠. 일방통행 사랑이었습니다.
서이수가 혼란스럽고 슬펐던 이유에 대해 도진은 알려고 하지 않는 듯 보이더군요. 김도진이 애아빠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라는 생각만 하고 있는 듯 보여서 말입니다. 이수는 그게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이별한 홍세라가 태산을 찾아와 콜린의 아빠냐고 물었지요. 혼란스러워 할 태산씨 옆에 있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였다고 말이지요. 이수도 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그 어린 메아리도 윤이 오빠 아들이라면 "제가 잘 키울게요"라고 사랑스러운 생각을 하던데 말입니다.
도진은 자신의 아픔을 이수와 함께 나눌 준비가 안되어 있는 거예요. 물론 연애기간이 짧아서 그럴 수도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사랑이 시간만큼 깊어지는 건가요? 한 눈에 반한 사랑때문에 목숨을 거는 사랑도 있잖아요. 이수는 그게 서운하고 슬펐던 게지요. 이수가 엉엉 오열했던 이유는 도진에게 아들이 나타나서가 아니라, 도진의 고민을 함께 나눌 자리를 주지 않아서 였어요. 여자 많이 만나고 여자 심리를 꽤 많이 아는 도진도, 여자가 사랑에 빠지면 모성애와도 같은 강한 사랑을 보인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더라고요. 
네 남자의 첫사랑 김은희도 황당스럽고 제멋대로 캐릭터더군요. 무서워서 도망갔다고 하더니, 낳고 싶어져서 낳았다고, 그 모든 이유가 어려서였다고 하더군요. "난 어렸고 사랑에 빠졌을 뿐이야". 누구랑 사랑에 빠졌다는 것인지 납득되지 않은 설명이었습니다. 도진이랑 사랑에 빠졌는데, 아이를 가져서 겁이 나 도망쳤고, 아이에게 사랑에 빠져서 낳고 싶어졌는데도, 정작 애 아빠에게는 20년 가까이 비밀로 했다는 것이, 난감스럽더군요.
정록과는 연락을 간간히 주고 받았다는 것을 보면, 도진이 싱글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을 터, 비밀로 간직하고 싶었으면 끝까지 비밀로 함구를 하든지, 콜린에게 털어놓고 생부에 대해 말을 해주든지 했어야지 싶더군요. '네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네 아빠야, 잘 찾아보렴', 수수께끼 하나 덜렁 던져주고 휘젓게 하더니, 모른척 할 기회를 준 거였대나 어쨌대나, 밝히지 말지 그랬냐는 대목에서는 한마디로 어이상실이었습니다. 상대방이 입을 충격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안하무인인 듯 보여서 말입니다.
신사의 품격 옥에 티는 첫사랑이었다고 주장하는 네 남자를 콜린의 아빠로 의심하게 떡밥을 던진, 김은희의 불분명한 태도였다고 생각되더군요. 젊은 청춘에 실수로 임신을 할 수도 있고, 아이를 낳을 수도 있지요. 그런데 네 남자와 찍은 사진 중에 네 아빠가 있다고, 알아서 찾아보라고 한 것은 도진에게도, 콜린에게도 결코 잘한 행동같지는 않습니다. 덕분에 시청자로 하여금 네 명을 의심하게 하는 상황으로 만들어, 불편한 상상을 할 여지도 주었기에 말이죠.
김은희라는 캐릭터가 가벼운 여자로 오해를 받은 것이 네 남자가 첫사랑이라고 우기는 대목입니다. 남자들의 치기어린 허풍에 김은희가 네 남자 모두와 이러쿵 저러쿵했다는 심한 상상을 하는 시청자도 있더군요. 김은희라는 인물이 그런 막장캐릭터였겠어요, 설마?
그런데도 전 김은희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도진은 콜린에게 김은희가 어장관리를 했던 것이 아니라, 네 남자가 김은희의 어장에 들어갔다고 보호를 해주었지만, 정말 도진과 불같이 사랑을 했다면 다른 친구들에게는 도진과 사귄다고, 확실하게 마음 정리를 시켜줬어야 했습니다. 도진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김도진과 김은희가 간첩도 아니고, 숨어서 연애를 해야 할 상황도 아니었을텐데 말입니다. 뜨뜨미지근 하게 모든 남자들에게 환상은 심어주고, 뒷구멍으로는 도진과 호박씨를 깐 것밖에 더 되느냐고요.
유전자 감식에 의뢰한 부(夫)의 인적사항이 도진의 것이 확실하면,  김도진이 친부임이 확실해 지겠지요. 여튼 도진이 콜린의 친부가 확실해 보이기는 하지만, 20년전의 과거가 현재를 발목잡을 만큼 큰 장애요소일까 싶습니다.
콜린이 네명의 사진을 들고 친부를 상상하며, 도진이라면 모두가 행복한 걸로!라던데, 모두가 행복할 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벌써 두 사람이 불행한 것만은 확실해졌군요. 이수를 잃은 도진, 도진을 잃은 이수이니 말입니다. 대개는 이런 경우 아이와 아이엄마가 재결합 의사가 없는 경우는 여자가 칼자루를 쥐는데, 도진은 이수에게 칼자루도 쥐어주지 않는군요. 없던 정까지 떼게 하기 위함이었다고는 하나, 진정 이수를 사랑한다면 너무 오랜 시간 이수를 힘들게 하지 말았으면 싶군요.
난데없이 나타난 아들, 도진이 이수에게 이별을 선언할 정도의 스트레스인 것을 보면, 다음 주는 도진의 단기 기억상실증이 다시 나타날 것같아 또 다른 변수가 될 듯합니다. 이수에게 나랑 살자는 말 취소했다는 것도, 행복할 거라는 약속도 취소했다는 것을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도진이, 이수 주위를 매일같이 서성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같은 예감도 듭니다. 서이수를 완전히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은 설마 아니겠죠? 오글오글 콩닥콩닥 가슴 한 구석이 찌르르 아려오고, 볼 때마다 심장이 쿵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는 사람, 볼 때마다 반하고, 볼 때마다 연애하고 싶고, 볼 때마다 안고 싶은 여자 서이수는 잊지않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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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8 14:18




신사의 품격 13회에서는 의외의 인물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화려하고 도도하고 남자를 악세서리 정도로 생각하고, 적당히 즐기는 여자라고 생각했던 홍세라(윤세아)에게 숨겨진 비밀이 있는 듯 보이더군요. 프로골퍼에 광고도 많이 찍는 그녀가 돈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의아했거든요. 그것도 꽤 상당한 금액을 대출받아 채무독촉을 받는 듯 보이더군요.
도진의 프로포즈를 거절하고 들어간 서이수, 집에 들어서자 좋아서 비명을 지르는 앙큼녀(?)였지요. 같이 살고 싶을 정도로 자기를 좋아하나 보다고 좋아하는 서이수를 보는 홍세라는 우울한 표정이었습니다. 태산의 프로포즈를 거절했던 홍세라였기에 말이죠.
"그 사람을 위해서 헤어져 주는게 맞겠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헤어진다는 말은 없다며, 누구 한 사람은 덜 사랑하는 거라는 이수의 말에 "그게 나라구?"라고 되묻는 홍세라, 그 말이 참 쓸쓸하게 들리더군요. 홍세라가 태산을 사랑한다는 진심이 순간 보여서 말입니다.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지요. 박민숙에게 다짜고짜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말이지요. 예전에 이수가 메아리네 집이 부자라는 것을 알고 홍세라에게 물었던 적이 있었지요. 태산씨네 집이 부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고요. 홍세라는 그것도 모르고 태산씨를 만났겠냐고, 흔히 말하는 된장녀의 모습을 비추기도 했었지요. 그 때 참 재수뿡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처음에는 태산의 배경이 좋았던 홍세라였지만, 태산을 사귀면서 진심으로 태산을 사랑하는 것을 알자 오히려 헤어질 결심을 했던 것이었더군요. 빚을 부담지우고 싶지 않아서 말이죠. 잘은 모르겠지만 프로골퍼가 되기까지 홍세라의 집에서 댄 돈이 어마어마 했을 겁니다. 성적은 부진했고 홍세라 집에서 뒷바라지하며 졌을 빚을 갚기가 힘들었고,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을 듯도 하고요.
태산에게 솔직하게 말을 했더라면, 태산의 성격상 세라의 빚을 갚아주겠다고 했겠지만, 그건 세라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죠. 태산의 돈이 아니라 태산이 좋아진 홍세라이기 때문에 말이지요. 화려한 모습에 감추었던 홍세라의 진짜 얼굴을 본 것같아 홍세라에게 호감이 생기더랍니다. 남자 등쳐먹는 속물이 아닌가 싶은 비호감의 이미지도 상쇄되었고 말이지요.  
썩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도 조건없이 돈을 빌려주겠다는 박민숙의 배포는 홍세라의 진심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산전수전 다 겪었을 박민숙은, 홍세라가 태산에게는 돈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이 태산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겠지요. 박민숙, 볼수록 멋진 언니입니다. 정록의 가게가 어려운 것을 알고 몰래 와서 술을 선불로 사고 가게세를 내게 한 것도 박민숙이었죠. 박민숙이 정록의 비밀 술집까지 알고 있는 것을 보면, 부처님 손바닥이 따로 없더랍니다. 사람을 믿는다는 박민숙, 홍세라의 사랑을 믿었기 때문이었겠죠. 정록을 사랑하기에 잃고 싶어하지 않는 자기처럼 말입니다.
도진과 이수는 대놓고 '우리 사랑에 빠졌어요' 모드입니다. 쪽쪽 거리는 입맞춤도, 그윽한 눈빛을 주고받는 것도 공공장소든 집이든 아랑곳하지 않는 중이지요. 제모하다 딱 걸린 서이수, 드라이기라고 빡빡 우기네요. 티나는 발연기에 귀여워 죽는 도진입니다. 사랑에 나이가 없듯이 질투도 나이불문 대상불문이지요. 까칠 도도한 김도진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더랍니다. 물론 서이수의 말못하는 눈물을 닦아주는  가슴넓은 남자의 모습도 아낌없이 방출하고 있는 중이고 말이죠. 
서이수의 제자로 카메오 출연한 정용화에게 질투하는 도진, 남자들의 신경전이 유치찬란 요란 뻑쩍했지요. "우리 용화네" 한마디에 안색 싹 바뀌는 도진, 뒷말에 빵터졌습니다. "태희는 뭐하나, 요즘. 우리 빈이는 군대에서 잘있나?", 김태희와 현빈까지 김도진(정확히는 장동건)의 인맥이 상당하더라죠. 현빈은 같은 소속사라 언급할만했지만, 최고미녀 김태희는 어떻게 아는 사이일까 궁금하더랍니다. 같은 작품을 찍었던 기억이 없어서 말입니다. 그러고보니 함께 화장품 광고를 찍었었던 인연이 있었더라고요. 핑크리본 사랑마라톤에 유방암 예방 홍보대사로 함께 참가하기도 했고요.
여튼 정용화와 벌인 궁시렁 배틀은 쪼잔한 도진의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내 웃음을 주었지요. 말 편히 하라는 도진의 말에 "말씀 편하게 하세요. 아버지뻘이신데", 크헉~ 장동건이 이런 굴욕멘트를 듣게 될줄이야. "누군 홍콩에 안다녀 와봤나", "딴 가수들은 놀았네 놀았어", 빅뱅의 '블루'를 부르며 서이수가 자주 부르더라고 열받게 하지를 않나, '헤이유', '외톨이야' 씨엔블루의 대표곡으로 정용화를 한 방 먹여 보내기까지 연하제자에게 기를 쓰고 선방했건만, "남자는 남자가 더 잘안다"며 정용화가 이 남자 별로라고 마무리를 하고 자리를 떠버렸지요. 제자에게 열폭해서 질투작렬하는 김도진, 밥 안먹는다는 앙탈까지 귀요미가 되고 있는 중이지요.
장동건하면 잘생겼다, 선 굵은 캐릭터의 이미지가 강해 다른 이미지의 장동건은 상상조차 못했는데, 장동건과 귀여움이 이렇게 매치가 잘 되다니, 신사의 품격을 보면서 그 장동건이 맞나 의심이 될 정도입니다.
도진과 이수의 사랑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듯 합니다. "네 분 중에 제 아빠가 있다던데 누구세요?", 폭탄이 떨어졌기 때문이죠. 성령이 아닌 다음에야 아니라는 정록은 일단 열외, 유전자 감식 결과를 내놓는 듯한 최윤도 제외, 태산도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고, 도진으로 몰고가는 듯한 분위기가 어째 찜찜스럽지만, 네 남자 모두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당당하게 나타나는 김은희를 보니, 네 사람이 아니라 제 3의 인물이 있는 듯 보이고요. 김은희가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는 사람같은데, 이 비밀을 도진만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더군요.
김은희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위해 도진이 머뭇거리고 있는 듯 보이는데, 솔직히 콜린의 출생의 비밀에 엄청난 사연이 있지 않다면 짧게 정리하고 다른 에피소드로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수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도진의 기억상실증, 정록과 박민숙의 이야기, 임태산과 홍세라 커플, 최윤과 메아리의 사랑 등 풀어야 할 이야기들이 산적해 있는데, 콜린의 친부찾기 출생의 비밀이 신사의 품격을 망치는 폭탄이 될까 우려되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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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2 09:16




모든 남자들은 한 여자의 첫사랑이길 바라고, 여자들은 남자의 마지막 사랑이길 바란다고 하지요. 은희의 첫사랑이기를 검증받고 싶어하는 네 남자들을 보니, 틀린 말이 아닌 듯 싶더군요. 콜린이 왜 네 남자 앞에 나타났는지를 알고도 은희의 첫사랑이고 싶을 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이번 회도 어김없이 큰재미를 준 5분 단막극, 금연선언에 금단현상을 보인 네 남자들의 눈물겨운 사투가 재미있었지요. 운동하는 남자의 몸에서 담배냄새 맡는 변태총각 김수로, 초코막대 빠는 김민종, 담배대신 미성년자 관람불가 불태우는 밤을 택한 이종혁ㅎㅎㅎ. 압권은 화초를 뜯어서 가내수공으로 담배를 만드는 장동건의 이글아이였습니다.
도진과 이수의 닭살작렬 애정행각이 갈수록 난이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하는 모습은, 이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설렘'. 설렘이라는 단어처럼 남녀의 사랑을 명료하게 보여주는 단어도 없을 듯해서 말이죠. 오늘은 어제보다 설레고, 내일은 오늘보다 설레일 듯한 도진과 이수의 사랑은 간지러워서 더 사랑스럽습니다.
도진이 선물해 준 구두를 신고 도진의 짝사랑 매뉴얼을 실천하러 간 이수(속옷도 제대로 챙겨입고 갔을 듯 한데, 어이쿠 저런 싶더라죠ㅎ), 네 남자의 첫사랑 아들이라는 콜린에게 밀려 문전박대를 당하고 말았지요. 불안해 하는 이수에게 "구두예뻐요, 오늘 날도 좋았고..."라고 인사를 해줬지만, 이수는 김은희라는 이름에 불안감을 느낍니다. 김은희는 '유령'작가 김은희가 아닌, 네 명의 첫사랑, 진지하게 좋아했었다는 도진의 말이 신경쓰이는 이수입니다. 과거의 여자에게 질투를 하는 하는 이수를 보니, 김도진에게 단단히 빠지고 있는 중인 듯(나도 그러는 중인데ㅎ흠;;).

청담마녀 김정난, 이 언니 맘에 드네
유령에서 권혁주(곽도원) 경감의 트레이드 멘트가 "이 ㅇㅇ 맘에 드네"지요. 바람둥이 남편때문에 밤마다 홀로 베갯잇에 눈물을 적시는 박민숙(김정난), 이 언니 맘에 들더군요. 썩 친하지도 않는 홍세라지만 골프연습장에서 싸가지 없는 후배 손목 잡아 혼내줄 때, 국민언니 포스가 넘치더라고요. 꺄오~ 멋졌답니다. 후배골퍼가 홍세라에게 회장님들과도 라운딩한다더라면서, "하룻밤에 얼말까"했을 때는 골프채로 후려쳐주고 싶더랍니다. 물론 살인무기이니 들어서는 안되겠지만요. 짜잔하고 나타난 박민숙에게 후배골퍼가 혼쭐이 났지요. "김사장! 여기 물관리 이 따위로 할건가?" 아, 후련!!!
박민숙을 보니 홍세라에게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는 듯하더군요. 눈에 외상을 입은 홍세라가 의사에게 "눈물은요"라고 묻자, 박민숙이 홍세라에게서도 혼자 우는 상처를 발견하는 듯 싶더랍니다.
청담동 스트리트 빌딩들을 통째로 가진 여자, 돈으로 채워지지 않는 박민숙의 허기가 무엇인지 여전히 모르고 있는 이정록, 언제쯤 철들까요잉! 냉장고에 먹지 않고 가득 쌓여있는 보약을 보니, 박민숙이 아이를 갖지 못해 더욱이나 이정록의 바람기가 불안한 듯도 보입니다. 아이라도 생기면 남편이 철이 들까 싶은데, 아이도 생기지 않고 남편은 겉돌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철모르는 남편은 아이 생기게 약 열심히 먹고 있다고 하니, 박민숙 가슴이 찢어지죠. 약 먹여놔도 힘은 딴 데가서 쓰는(이런 표현 이해하시는 걸로;;) 듯한 남편이니 말입니다.

희망이 보인다, 임메알과 최변의 사랑
콜린의 등장은 네 남자에게 폭탄이기는 하지만, 메아리와 최윤의 러브라인에는 급물살 청신호가 되었지요. 대놓고 콜린을 질투하고 메아리를 걱정하는 최윤, 귀엽더랍니다. 메아리를 보기 위해 태산의 집근처라고 속이고는, 후다닥 눈썹이 타들어갈 정도로 뛰어가는 최윤, 단 둘이 있는 것이 못마땅해서 차막힌다고 메아리를 망고식스까지 출근까지 시켜주고, 눈치 9단 메아리에게 감정 다 들키게 생겼지요. 메아리의 질투유발 직격탄에 심장 쪼그라드는 것 다 보였을 정도였답니다.
"나이가 어려, 과거가 없어, 도진오빠보다 잘생기기를 했어. 무슨 자신감이야 대체? 내가 눈이 삐었지, 이런 아저씨가 뭐가 좋다고". 어르신 좋은 하루 보내라며 토끼처럼 인사를 하고 가는 메아리, 사랑스러워 미치겠는 최윤입니다. 아무리 거리를 두려고 해도 먼저 달려가게 되는 최윤, 메아리는 대놓고 짝사랑이라도 하지만, 최윤은 그러지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는 중이지요. 태산이 동생만 아니었더라면, 눈 딱 감고 욕심내고 싶은 아이입니다. 메알아! 왜 하필 태산이 동생이냐고!!!
친동생같은 메아리에게 흔들리는 최윤의 감정선을 잘 보여주고 있는 김민종, 장동건 맘보춤 따라하는 장면 대박 웃겼어요!!

맘보춤 장동건 vs 발연기 김하늘, 마구마구 사랑스러워!
지금까지 장동건의 작품을 대부분 봐왔는데도 춤추는 모습은 거의 처음이지 싶습니다. 장동건이 춤이라니! 싶었답니다. 그것도 故장국영의 아비정전 맘보춤을 따라하다니요? 거짓말처럼 가버린 장국영도 생각나고, 장동건 춤도 감상하고, 한편으로는 슬프면서도 한편으로는 웃으면서 그 장면을 봤네요.
장국영이 런닝에 팬티바람으로 맘보춤을 추는 장면, 여심을 홀렸던 장국영의 맘보춤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스텝 하나 하나, 자아도취된 표정하며 섹시한 춤동작까지....솔직히 맘보춤은 장동건보다는 장국영이었답니다. 아마 영화를 본 남자들이라면 장국영의 맘보춤을 많이들 따라했을 겁니다. 여자인 저도 한 때는 많이 따라하고 연습도 했답니다. 흐미 부끄부끄^^.
누구의 맘보춤이 더 섹시(혹은 귀여움)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수와 춘천을 가는 도진의 들뜨고 설레이는 마음을 춤으로 보여준 장면이었지요. 그래서 장국영보다 더 오버스럽게 춤을 춘 것같기도 했고 말이죠. 댄스 장동건은 무엇보다 새로 발견한 매력이었습니다. 왜 진즉 로코물을 안했는지 새삼 속상하더랍니다.
장동건이 그동안 영화를 통해 각인된 강한 캐릭터들이 이렇게 한꺼플씩 벗겨낼 때마다, 장동건을 캐스팅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는 김은숙 작가의 안목이 대단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장동건이라는 배우에게 쳐진 벽을 허물어 낸 듯한 그런 느낌이거든요. 장동건의 이미지가 하나씩 벗겨질 때마다 느껴지는 엉뚱함과 새로움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의 최고미남 장동건이기에 가능한 것이기에 말입니다. 배우의 외모와 이미지를 역효과없이 스토리에 얹어내는 작가의 능력이기도 하고요. 
김은희가 누군지 궁금해도 묻지못하는 이수, 도진의 전화를 기다리면서도 먼저 걸어보지 못했던 것은, 두려워서 였을 겁니다. 지금도 도진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첫사랑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첫사랑은 그만큼 강렬하고 누구에게나 오래가는 기억이니까요. 대개가 그렇잖아요, 과거 사랑했던 사람이 자기보다 더 큰 존재감으로 자리하고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비교심리랄까...
먼저 연락을 한 이는 도진이었지요. 이 남자 아무래도 연애하는 심리를 꿰뚫고 있는 선수가 아닌가 싶더랍니다. 궁금해서 일손도 손에 잡히지 않고, 그러면서 자존심에 먼저 연락하지도 못하고, 끙끙대고 잠도 못자는 심리를 다 알고 있더라지요.
"20년 전에 누군가를 좋아했었어요. 좀 진지하게. 그 친구 아들이래요". 남자의 첫사랑이 어떤 존재인지-여자에게도 마찬가지지만- 도진의 말이 공감되더군요. "어떻게 잊어요. 단지 매일 생각나지 않을 뿐이지". 이수의 말처럼, 그래서 누군가의 첫사랑과 싸우는 것은 무모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질투하면 뭐해, 한 남자의 추억 속에 있는 첫사랑을 무슨 수로 이겨요? 단지 지금보다 더 드문드문 생각나게 하는 수 밖에 없지. 잊혀지지 않는 사람중에서 유일하게 나만 현재니까".
은희가 좋아했던 건 태산이었나보다며 씁쓸해 하는 도진, 태산이 여자들에게 매력이 있다고 맞장구를 치다가, 아차 싶었던 이수였지요. 으흐흫" 자신의 입을 막고 실수를 만회해 보려는 이수였지만, 역부족이었는지 도진에게 기습뽀뽀로 사과하고 내빼버리지요. 이수의 귀여운 발연기는 도진의 가슴에 불을 지폈을 듯 합니다. 물론 도진의 가슴에만(난 여자라우~).
아무튼 남자들, 더구나 사랑에 빠진 여자가 뽀뽀를 해주고 나 잡아봐라고 도망하면, 그냥 '잘가'할 남자는 없듯이, 이수의 방까지 따라와서 이수를 자장자장 잠재워 주고 가는데, 남자의 참기 힘든 욕망을 분산시키느라 도진씨, 힘드셨겠어요ㅎ.

직설적이어서 더 설레었던 도진의 프로포즈, "나랑 살자"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도, 그게 누구의 것이었든 두 사람은 사랑의 진도 팍팍 나가는 중입니다. 그런데 이수의 부탁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더군요. "내가 김도진씨 싫어하기 전에 나 싫어하지 마요", 한달 간의 미래라는 말도 마음에 걸리고 말이죠. 한 달이라는 기간제 연애라는 암시같아서 불안감이 스치더군요. 콜린의 정체와 도진의 단기 기억상실증이라는 병은 예고된 불길함이기도 하고요.
도진은 이수에게 두 번의 프로포즈를 했지요. 한 번은 산책중에, 또 한번은 춘천다녀오는 길 이수의 집앞에서 였지요. 산책 도중 도진이 "미래도 돼보는 건 어때요?"하자, 1분후 미래 정도는 보장한다면서 프로포즈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프로포즈 대사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춘천에 다녀오면서 베티와 친할 기회를 주었던 도진, 맘보춤까지 추며 한껏 부풀었던 도진은 이수와 룸으로 올라가는데 실패했지요. 이수가 속옷을 제대로 챙겨입고 오지 않아서 말이죠. 도진이 왜 이수가 거절을 했었는지를 후에라도 안다면, 뒷목을 잡을 듯 싶더랍니다.ㅎ 이수가 참 순진하고, 본인이 원칙이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충실한 인물이더라고요. 초대용 속옷을 입고 오지 않아서 안된다고 하는 장면에서, 어쩌면 도진이 그런 이수의 순진함에 더 홀딱 반했나 보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춘천에 세워질 리조트, 아직은 아무 것도 없는 벌판이지만, 도진은 그곳에 아직 자신도 본 적없는 테마파크가 조성될 것이며. 그것을 설계하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라고 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어쩌면 이수와도 그런 것을 설계하고 싶은 도진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수와의 미래를 말이지요. "서이수, 나랑 살자. 같이 살자. 다음 생에선 누구랑 살든 상관안할게. 대신 이번 생에선 나랑 살자. 행복할거야. 약속할게".
막 잠에서 깬 도진의 프로포즈는 잠꼬대를 하고 있나 싶을 정도로 뜬금없었고 직설적이었지요. 도진은 이수와 미래를 함께 하는 청사진에 자신감이 넘칩니다. 건축사인 그의 직업과도 관계있는 자신감이었죠. 땅이 있고 건축물을 지을 튼튼한 지반이라면, 가장 멋진 건축물을 세울 자신이 있는 도진입니다. 이수를 사랑하고, 이수도 도진을 사랑하니, 흔들림없는 집, 이수가 원하는 집 '아무도 안떠나는 집, 잠깐 떠나더라도 결국엔 다시 돌아오는 그런 집'을 지을 자신이 있었던 것이죠. 이기적인 남자 도진이었지만, 누구랑 같이 살고 싶은 집을 짓고 싶었던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만큼 이수는 도진의 심장을 미치게 뛰게 하는, 그런 사랑이 돼버렸거든요.
연애할 때 제일 싫은 게 여자친구를 집에 바래다 주고 혼자 돌아가는 것이라더군요. 도둑고양이처럼 이수의 집에서 나오는 것도 싫고, 이수를 집에 들여보내기도 싫은 도진, 처음으로 친구가 아닌 여자랑 살고 싶어진 도진입니다. 호텔이 아니라 집에서 말이지요. 나랑 살자는 도진의 프로포즈는, 꽃다발도 없었고, 근사한 레스토랑을 빌리지도 않았지만, 당신과 살고 싶다는 말만큼 뜨겁게 사랑을 전달한 프로포즈가 또 있을까요? 마흔 한 살, 빠른 친구는 대학생 딸도 있는 나이, 뜸들이고 돌아가면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할 시간만 축나지요.
볼? 미쳤어 그 짓을 왜 해? 변화구? 시간아까워. 그래서 프로포즈도 직구로 던진 도진입니다. 이수가 도진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일까요? 거절은 안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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