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한'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3.08.28 '굿 닥터' 주상욱, 주원을 위한 차선책이 공감가는 이유 (9)
  2. 2013.08.27 '굿 닥터' 수상한 아군 곽도원, 그의 속내가 궁금하다 (8)
  3. 2013.08.14 '굿 닥터' 주원-주상욱, 멜로보다 기대되는 남남케미 (7)
  4. 2013.08.13 '굿 닥터' 주원-주상욱 두 루키, 서로에게 의사란 무어냐고 묻다 (3)
  5. 2013.08.07 '굿 닥터' 소름돋았던 주원의 웃음, 시청자 울려버린 진짜 이유 (7)
2013.08.28 12:53




경찰을 대동하고 은옥이를 데려 가겠다고 진상을 피우는 고모(이 분 연기 밉살스럽게 잘하더군요) 앞에 선 박시온(주원), 은옥의 의사를 물어보자는 시온의 말에, "그래 해보자"고 그야말로 웃기고 자빠졌던 고모에게 은옥의 의사를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한 두 음절에 불과하지만 은옥의 말도 찾아 준 시온이었죠.

고모가 은옥에게 집착했던 이유 중 하나가 은옥 앞으로 나온 장애아동수당때문이었든 듯도 보이더군요. 에라이, 이런 벼룩의 간을 빼먹는 삐리리 같은 아지매! 싫어 진짜 싫어!!  

은옥이는 병원에 남겨졌지만 병원비 정산을 하지 않아 은옥의 처방이 제한되었다는 말에, 자신의 장애수당으로 은옥의 병원비를 치뤄준 시온, 불편한 현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충고하는 차윤서(문채원), 야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저 돈 많습니다. 100만원도 넘게 있습니다. 은옥이 병원비 제 장애아동수당입니다", 시온의 마음에 뭉클했습니다. 시온에게 장애아동수당은 자신의 돈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는 돈이라는 생각인 듯 보여서 말이죠. "저 보다 더 어려운 사람 도와야 합니다". 

 

좀 길어졌던 은옥의 에피가 일단락된 듯하고, 성원대 병원에 천재 성악가 이규현(정윤석-이 어린 아역 제가 유심히 보고 있는 기대주입니다. 스캔들에서 하은중의 아역으로 나왔고, 그녀의 신화에서는 서태지 광팬으로 연기를 잘하더군요)이 들어왔습니다. 수두인두내에 비정상적인 구멍으로 염증이 생기는 선천성 기형을 앓고 있는 희귀케이스입니다. 수술밖에는 방법이 없는데, 수술 후에는 고음을 낼 수 없어 성악가의 꿈을 접어야 할 수도 있는 안타까운 사연의 환아입니다. 

규현의 병명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시온, 김도한(주상욱)이 의국팀들 회의에 시온을 참여시킨 이유가 드러났지요. 의국 레지던트들에게는 더 공부하라는 말을 하면서, 시온의 능력을 모두 앞에서 인정해 준 김도한이었죠.

"너희중에 이 질환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 박시온뿐이다. 정확한 진단이 바탕돼야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다. 희귀질환이라고 등한시 말고 분발해라". 시온에게 마음을 여는 도한 같아서 보여서 좋아좋아!

 

김도한에게는 다른 이유가 또 있었습니다. 시온을 진단의학과로 보내려는 것이었지요. 은옥의 병실문을 열어두었다는 오해로 최우석(천호진) 원장의 거취문제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에 시온이 병원에서 나갈때도 차갑게 보냈던 도한, 그의 마음도 편하지 않습니다. 시온을 보면 겹쳐지는 동생때문에 더더구나 말이죠.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숨어서 살라는 그의 방백에 실망했던 7회였지만, 8회에서는 도한의 마음이 표현되어서 마음을 좀 풀었습니다;; 특히 입국식 2차 노래방에서 즐겁게 노래를 하는 시온을 슬픈듯 안타깝게 바라보다 돌아서는 김도한의 표정은 시온에 대한 그의 진심이 묻어나오더군요. 동생도 살아있었으면 함께 노래방도 갔겠지 싶은 동생에 대한 그리움시온에게 차갑게 대했던 미안함, 시온에 대한 걱정 등등의 복잡한 감정이었겠죠.

(***몰랐던 문채원의 끼~  광란의 템버린 춤, 뀻!!!!! 문댄서라 불러주세욤^^) 

 

김도한은 시온을 진단의학과로 보내는 것이 차선책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박시온 능력을 확인해 본거야. 박시온 진단의학과로 보낼 생각이야. 거기서는 수술할 필요도 없고... 박시온을 의사로 만들 차선책이야. 그나마 차선책이 있다는 건 행운이야".

개인적으로 김도한의 말에 수긍이 가더군요. 시온의 꿈이 서전이기는 합니다. 수술로 아이들을 살리는 의사, 그런데 말이죠, 의사가 꼭 메스를 들어야 의사는 아니죠. 박시온은 서전이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려들지 않지만, 시온을 보는 주위 시선은 그리 살갑지도, 믿음직스럽지도 않습니다. 특히 응급상황에서 보여지는 시온의 긴장감, 손을 떨고 동공이 풀리는 상황이 언제 어떻게 닥칠지도 모르기에, 도한은 시온이 메스를 잡는 것이 불안합니다.

정확한 진단과 수술방법을 외우고 있는 시온이지만, 수술 역시도 그의 천재적 암기력처럼 능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죠. 특히나 소아환자들의 장기나 혈관등이 성인에 비해 작기때문에 실수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고 말이죠. 

'정확한 진단이 전제되어야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다', 수술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중요한 것이 정확한 진단입니다. 환아를 살리고 싶어하는 시온이지만, 반드시 수술을 해야만 의사가 되고 싶은 시온의 꿈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진단도 중요하다고 설득하려는 차윤서에게 화를 내고 나가버리는 시온, "꿈하고 잘하는 건 다릅니다. 전 그림을 제일 잘 그립니다. 수술보다 잘 할 자신있습니다. 꿈이란 건 잘하지 못해도 그냥 하고 싶은 겁니다. 빕먹을 때도 잠잘때도 생각나는게 꿈입니다. 저를 기분좋게 하는게 꿈입니다". 

시온은 꿈을 포기할 생각이 없습니다. 형아랑 한 약속이기에 시온은 꼭 지키고 싶어 합니다. 의사가 너무 좋아서, 아이를 살리는 일이 너무 좋아서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에게 그의 꿈을 버리라 합니다. 시온이 의사가 되지말라는 말이 아닌데, 다만 서전이 아닌 다른 의사가 되는 것은 어떻느냐는 것인데, 시온은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잘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꿈), 시온의 말은 뒤통수를 얻어맞은듯 멍해지면서도 가슴 한켠이 무거워지더군요.

암기에 천재성을 가진 시온, 성악에 천재적 재능을 가진 규현, 그러나 꿈을 접어야 한다는 공통점이 그들을 가로막았습니다. 잘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 박시온의 경우이기에 더 어려운 질문이 되는군요. 잘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같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시온의 경우는 힘들죠. 생명을 다루는 의사가 꿈이기에 말이죠.

천재성악가 규현의 선천성 기형, 4살때부터 성악만 했던 아이가 가장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성악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하면 잘 할 수 있는 것을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규현이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성악이었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옥상 난간에 서있는(아가, 그래도 그러면 못쓴다, 안돼!) 규현을 보니, 규현도 하고 싶고, 잘하는 것이 성악이었던 듯도 보이더군요. 

 

엄마의 극성때문에 규현에게는 잘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할 기회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기는 했습니다.

아이의 건강보다는 성악을 할 수 없다는 말에 수술을 거부하는 규현 엄마는 아니나 다를까 눈살찌푸리게 하는 왕극성 까칠맘이더군요. 수술을 거부하는 규현엄마에게 너무 한다며 은옥의 고모같다고 직설을 던지는 시온, 규현의 엄마 태도가 하도 기가 차니 버럭 김도한도 가만 있더군요. 규현엄마가 은옥의 진상 고모를 봤어야 했는데, 은옥의 고모나 규현엄마 둘다 같은 류의 사람들같아서 말이죠. 

시온이 규현을 처음 보고 했던 말이, 규현이는 노래말고는 말을 못하냐는 것이었습니다. 규현을 보면서 혹 엄마의 강요로, 잘 하는 것만 보며 죽어라 달리기만 했던 것은 아닐까 싶더군요.

노래연습을 해야 하니 친구와 놀지도 못했고, 잠자는 시간외에는 노래밖에 없는 규현, MP3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속상하고 아프더군요. 참으로 이율배반적이게도 음악감상을 하는 척 하면서, 규현은 잘하는 노래에서 벗어나 숨쉬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시온은 그런 규현의 마음을 한 번에 읽어내지요. 자신의 어렸을때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었거든요. 아무도 놀아주지 않았던 시온은 그래서 말도 잘 안했고, 혼자가 외로워 웃을 일도 없어서 많이 아팠습니다. 마음이 늘 아팠습니다.  

규현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많이 아픕니다. 옥상에 올라간 이유도 마음이 아파서였을 겁니다. 자신의 몸보다 성악가가 될 아들이 중요하고, 유학에 차질이 빚어질까 더 걱정하는 엄마, 엄마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규현입니다.

어른들은 그러죠, '다 너의 장래를 위한 일이야, 너를 위해 부모가 모든 것을 희생했는데...', 아이들에게 그 말이 사랑으로 들리지 않는다는 것, 왜 우리 어른들은 다른 사람에게서는 보면서도 정작 내 자신에게서는 보지 못할까요? 우리 아이들이 부모에게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늘 사랑이 고픈 것이 아이들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수술을 하면 성악을 할 수 없는 규현, 서전이 되는 외과대신 진단의학과로 옮겨야 하는 시온, 두 천재의 꿈앞에 닥친 시련에서 저는 다른 희망을 읽습니다. 

규현의 에피가 그래서 나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천재에게 주어지는 고난과 시련같은 것 말입니다. 세상은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사는 것은 아니라는 것, 차선도 주어진다는 것, 어쩌면 시온이 규현을 통해 배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고음을 낼 수 없는 규현은 테너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바리톤의 꿈을 새로 가져볼 수도 있고, 규현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다면 그것을 할 수도 있겠죠. 수술을 할 수는 없지만 시온은 그의 방대한 의학지식으로 정확한 진단을 하는 진단의학과 의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굿 닥터, 아이들 마음을 치료하고 정확한 진단을 하는 시온은 메스를 잡든 아니든, 이미 좋은 의사쌤입니다. 

물론 전 시온이 메스를 잡아 최고의 수술을 하는 모습도 한편으로는 보고 싶습니다. 시온의 꿈이 이뤄지는 것도 보고 싶고요. 그런데 김도한의 말도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시온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도한의 걱정을 밀쳐버리기도 힘드네요. 

김도한의 차선책이 그가 찾은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온을 의사로 만들고 싶은 그의 진심이 느껴지더군요. 돌아온 시온때문에 행복해 하는 윤서에게 "앞으로 동생 간수 잘해"라고 했지만, 김도한에게 해당되는 말 같기도 하고요. 시온의 능력을 인정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받아들이려는 모습, 김도한에게 감지되는 변화가 어쨌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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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7 13:05




강현태(곽도원)와 그가 회장님이라 부르는 김창완의 꿍꿍이는 무엇일까? 김창완은 성원대학 병원을 막말로 삼키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라면 그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이상하게도 이 두 사람에게, 특히 강현태에게는 믿음이 생겨나는 중입니다. 소아외과를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왠지 지키고 싶어 한다는 느낌이랄까. 

한 밤중에 야구연습장을 찾아 훈련하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두 사람에게 스치는 씁쓸한 표정에 비슷한 상처를 공유하고 있는 느낌이 스쳐갔던 것은 그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에게도 지키지 못했던 누군가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박시온의 임시채용에서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강현태가 이번에도 시온을 구했습니다. 시온의 레지던트 임시채용에서도 최우석 원장(천호진)과 이사장 이여원(나영희)에게 힘을 실어주었던 인물이 강현태였는데, 우일규의 격리실 출입내역을 뽑아 박시온 병원에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결정적 도움을 주었습니다.

김창완에게는 박시온을 흥미로운 루키로 병원에 남겨둘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보고를 하기도 했었죠. 강현태와 김창완이 연결고리가 되는 과거가 가장 궁금한 대목인데 야구와 관련되어 있을 거라는 짐작만 하고 있지만, 강현태는 한때 골든글러브를 받았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야구선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의 사무실 협탁에 놓여있는 골든글러브와 야구공, 그리고 벽면 장식장을 차지한 야구관련 피규어들과 그의 옷걸이에 걸린 유니폼은 그의 과거를 말해주고 있죠. 혹은 그와 관련된 가족 누군가의 과거를... 

김창완 역시도 야구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인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에서 강현태와 만난 장소도 한밤중 연습중이던 야구장이었죠. "건강한 애들만 보면 기분이 좋아져", 김창완의 첫 대사를 통해 그가 흔히 드라마에서 말해지는 악의 축의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도 그때문이었을 겁니다. 건강한 아이들이라는 말 속에서 소아외과가 그에게 특별해 보였거든요.  

그런데 왜 그가 병원경영에 투입되었을까... 김창완의 지시에 따른 성원대학병원 구조조정을 위한 투입이었지만, 그의 의뭉스러운 행보는 재단쪽 이전무와 고충만(조희봉)과장의 사리사욕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병원 이사장 자리를 차지하려는 이전무와 고과장을 정리하려는 것이 더 목적으로 보입니다.

은지와 성호를 동시에 수술하는 김도한의 수술과정을 지켜 본 이후, 강현태는 감동받았다는 인사를 하기도 했죠. 그리고 전략을 수정해 같은 배를 탈 수 있을 것 같다는 보고를 했었습니다. 야구연습장에서 나와 누군가가 건넨 김도한 관련 서류들을 보며 김창완에게 전화보고를 할 때도, 강현태는 원장 최우석과 김도한을 잔류시키겠다는 말을 했죠.

"구단주만 바뀌면 리빌딩하는데 아무 문제없습니다. 매니저와 클린업 히터(cleanup hitter 4번 타자)는 완벽합니다. 둘 다 잔류시킬 겁니다.그리고 아주 흥미로운 루키가 한 명 있습니다". 여기서 구단주는 이여원(나영희)를, 매니저는 최우석 원장, 클린업 히터 즉 4번 타자는 김도한을, 루키는 박시온을 가리키는 그의 암호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구단주 리빌딩이라는 말이 최대 관건입니다. 현재의 성원대학 이사장 이여원(나영희)을 내리고 새로운 누군가로 교체할 예정이라는 의미이지만, 강현태와 김창완은 허수아비 이전무를 우선 이사장에 앉혔다가 최종적으로는 그의 보스 김창완이 성원대학 병원을 차지하는 것이 그들의 계획이겠죠.

 

그런데 강현태나 김창완은 영리목적만으로 성원대학 병원을 인수하려는 것같지는 않아보여 이들을 경계하고 싶은 마음은 없네요. 오히려 가장 강력한 차기 후보 유채경(김민서)이 이사장이 되는 것이 더 우려스럽습니다. 소아외과에 남으려는 김도한의 자긍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유채경, 그녀의 바람대로 김도한이 소아외과가 아닌 다는 과로 옮긴다면, 적자를 이유로 소아외과를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없앨 수도 있을 유채경이기에 말이죠. 김도한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기에 두 사람의 거리는 멀어지기만 할 뿐이지만 말입니다.

 

박시온이 은옥의 병실문을 열어두지 않았다는 증거물을 최우석 원장에게 건네는 강현태, 당황스러워 하는 최우석(천호진) 원장에게게 말하죠. "잘못된 일은 바로 잡아야죠. 저 그렇게 편향적인 사람 아닙니다", 이어진 말에는 강현태의 진심이 느껴지더군요.  

"전 소아외과, 박시온 모두 우리 병원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성원대학 병원 적자 파트인 소아외과를 정리하고 싶어하는 이전무나 고과장, 김재준 과장과 같은 생각을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말이었죠. 

우일규에 대해서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넘어간 것은, 고과장과 이전무에 대한 관리가 아직은 더 필요하기에 우일규의 약점을 이용하기 위함이었겠지만, 의뭉스러운 그의 말과 행동에 관심집중하게 만드는 곽도원은 굿 닥터에서 요즘 저의 최대 관심인물입니다. "왜 쓸데없이 병실문 열어놨어요!", 발뺌하는 우일규에게 던지는 미소에 소름 쫙 돋았네요. "이 좋은 아침에 나랑 장난치고 싶어요?". 

우일규 하는 짓이 얼마나 미웠으면 제작진도 우일규의 존재를 해독불가 주민번호로 주었더군요ㅎ. 성적표에 찍혀있는 주민등록번호가 8404132-1046390, 도대체 몇일에 태어났다는 건지??

 

은옥이를 강제로 진정시키려는 안전요원을 치고, 은옥의 병실 문을 열어뒀다는 이유로 병원에서 쫓겨나는 시온, 김도한에게 그동안 호의적이었는데, 이번 충고는 솔직히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동생을 잃었던 아픔을 이해는 하지만, 도대체 그에게 환자와 의사는 어떤 관계인지 궁금해 지더군요. 시온에게 자신의 실수를 감정이입해 윽박지르는 것으로 보여서 말이죠. 김도한은 차윤서는 물론 병원 누구에게도 인사도 하지 말고 떠나라며 말하죠.  

"앞으로 어딜가든 사람들에게 피해주는 일 하지마. 혼자서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도 절대 하지 말고, 너에게 걸맞는 인생을 살아.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충고야", 시온이 최우석 원장의 병원자리까지 위태롭게 한 것에 대한 때문이겠지만, 시온이 사람들에게 무슨 피해를 줬는지 저는 잘 이해가 안가더군요. 시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김도한 자신이 불편하기 때문인듯 보이던데 말이죠. 도한이 생각하는 시온에게 걸맞는 인생이 뭔지도 모르겠고 말이죠.

 

이어지는 세 사람의 마음 속 방백은 시온을 위한 말같지만, 나약한 김도한의 모습만 확인하게 했습니다. '박시온, 세상과 부딪치지마.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숨을 수 있으면 숨어. 부탁이다'. 동생을 잃은 슬픔에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김도한으로 보이네요.

시온은 전혀 다른 방백으로 마음을 다잡죠. 사실 상처가 가장 큰 시온인데도 시온은 좌절하지 않습니다. '형아, 미안해. 다음부터는 더 잘할게. 꼭 의사될게 형아'.

 

태백행 기차를 타기전 시온은 수상한 아군 강현태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돌아왔고. 은옥을 데려 가려는 삐리리 같은 고모를 막아섰습니다. "안됩니다. 은옥이 데려가면 안됩니다. 절대 안됩니다". 귀요미 간호사 조정미(고창석)에게 혼이 덜났는지 진짜 감금치료가 필요해 보이는 고모는 정신 못차렸더군요. 

시온의 복귀로 도한의 시온에 대한 마음은 더 차가워져 가기만 하고, 강현태의 제의에 김도한이 최우석 원장과 이여원의 반대편에 서게 될지도 모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도한에게 말했던 강현태의 제안이 왠지 시온에게 해당되는 말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주인공이 루키 시온이 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어서 말이죠. "저는 최고의 소아외과 명의가, 최고의 환경에서, 최고의 수술을 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제가 꼭 그렇게 해드리겠습니다".

부원장으로서 소아외과를 물심양면 지원하겠다는, 도한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기 위한 제안이기는 했지만, 강현태의 말은 그냥 단순히 회유용은 아닌듯 보이더군요. 최고의 환경은 소아외과에 대한 투자를 의미하는데, 그게 혼자만의 독단적인 생각은 아니겠죠. 그의 뒤에 있는 회장 김창완의 뜻이기도 할테니 말이죠. 무엇때문에 그들은 성원대학 재단에서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소아외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성원대학 병원을 손에 넣으려는 목적은 아닌 듯한 회장과 강현태의 사연이 궁금하군요. 야구는 그들에게 어떤 연결고리인지도 궁금하고 말이죠.  

이윤이 되지 않고 적자가 나는 소아외과라고 하지만, 병원의 이윤때문에 어린 생명에게 살아볼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잔인한 일입니다. 자폐를 가진 박시온에게 세상과 부딪치지 말라고, 숨어있으라는 김도한의 마음속 말처럼 말이죠.

속을 알 수 없어 무서운 강현태와 김창완, 소아외과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성원대학의 골치거리로 부각시켜 그들의 계획을 용이하게 하려는 것이라면, 실망이 클 듯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그들의 꿍꿍이를 나쁜 의도로만 보고 싶지 않군요. 그들에게 환아가 이윤의 개념이 아니기를, 그들의 루키 박시온이 이윤보다 더 큰 의미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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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14 14:31




굿 닥터를 보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핵심을 집어주는 박시온에게 거는 기대는 점점 커진다. 청량리역에서 현우를 구했고, 성원대학병원에서는 성호와 미숙아 신생아를 구했다. 성호의 수술은 다짜고짜 침대를 밀고 수술방을 강제로 밀고 들어가, 김도한이 두 수술을 동시에 진행하게 하기도 했다.

한데 박시온의 결정적인 판단과 도움으로 생명을 구했는데도 칭찬은 커녕 문제를 일으켰다는 구박만 받는다. 응급상황을 잘 판단한 박시온도, 수술을 집도한 김도한도 박수는 커녕 상벌위원회에 불려다니기만 하고 있다. 생명을 살린 것에 대한 칭찬과 박수보다는 과정과 절차, 조직의 질서를 무너뜨린 것에 대한 갑론을박 책임만 추궁당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룰이다.  

한 아이의 목숨을 구했다는 일,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그런데 생명을 구하는 일이 직업이고 일인 의사에게는 그 대단한 일이 늘 감격은 아닌가 보다. 아마 감격에 무뎌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 보인다.

의사들에게 생명을 구한 것보다 어쩜 생명을 구하지 못한 일이 더 큰 일일 것이다. 차윤서의 첫수술, 첫 집도에서 아이를 구하지 못한 일에 큰 충격과 좌절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처럼 말이다. 

박시온은 위축되고, 말썽만 피우는 그가 구박당하는 모습이 시청자에게는 아프고 불편하다. 결정적인 활약은 언제쯤이나 하게 될지, 말썽만 피우는 박시온이 구박만 당하는 것이 불편한 시청자는 박시온을 그만 괴롭혀 달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위험신호다. 자칫하면 작가가 큰 실수를 할 우려도 있다.

서번트 신드롬을 가지고 있는 박시온을 영웅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위험신호, 이에 대해 작가는 김도한의 입을 빌어 중심을 지켰다.  "결핍을 가진 천재가 영웅이 되는 건 만화에서나 가능한 일이야. 난 만화의 주인공보다 소통이 필요한 파트너가 필요해. 결과적으로 그게 환자를 위한 거니까". 

 

미숙아 수술을 무사히 끝내고 동료들의 구박을 받는 시온을 밖으로 불러낸 차윤서는 답답해서 한마디 하고 만다. "넌 죄책감 없어?", 간담췌외과 김재준 과정의 환자를 동의없이 트랜스퍼했다는 일로 상벌위원회까지 열리게 한 일은 따지고 보면 박시온이 만든 일이었기에, 김도한 밑에 있는 팀원들이 박시온에게 화살을 돌리는 일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박시온의 대답은 동문서답이다. "이제 아기가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참 다행이고...", 환아만 생각하고 있었던 박시온이었기에 박시온의 머릿속은 아이가 살 수 있다는 생각밖에는 없다. 박시온은 수술을 성공한 김도한과 최우석 원장을 비롯한 김재준, 고충만, 강현태 부원장이 느끼는 감정보다는, 아이가 살아나길 기도하는 부모의 마음에 더 가까웠으리라.  

 

말장난같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창밖의 인물들(병원관계자 vs 부모)의 1차감정은 조금은 다른 것이었다. 결과는 같은 것이었지만 말이다. 수술성공을 바라는 마음과 수술로 아이가 살길 바라는 마음, 어딘지 조금 다른 출발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그 출발을 곰곰히 생각하다 보니 이 드라마가 하고 싶어하는 질문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긴급수술에 들어간 550g 미숙아의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간 아래에 뭔가 고여있다고 계속 지적하는 시온의 말에 도한은 미숙아의 간주변을 살피다 담도 천공이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담도공장문합술을 해야 하지만, 워낙 작은 아이라 수술은 불가능한 상태, 더이상 대안은 없었다.

이제 가능성이 없는 상황, 박시온은 다급히 외친다. "배액관 배액술!". 이는 담낭에 배액관을 삽입해 담즙을 제거하는 수술을 말한다. 김도한은 박시온의 말을 따랐고, 숨도 쉬지 못하며 긴장속에 지켜봤던 미숙아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우리 아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린 생명은 동수라는 이름도 가지게 되었다.  

휴회되었던 상벌위원회는 다시 열리게 되었고, 김도한은 함께 벌을 받겠다는 시온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고 혼자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시온의 책임자로서 박시온에 대한 문제까지 책임지는 김도한, 한마디로 멋졌다. 책임질 줄 아는 상관!

일주일 정직 처분과 한달 감봉처분을 받은 김도한은 약혼자 유채경(김민서)과 휴가겸 여행을 떠나면서도 차윤서에게 미숙아 부모님을 찾아보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무뚝뚝한 말로 건넨 향수는 윤서를 향한 김도한의 마음이었으리라. 후배가 아닌 여자로 보여지는 마음... 그럼에도 김도한은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포커페이스가 생명인 김도한의 그런 자제심도 참 좋다. 물론 그에게 정혼자인 유채경이 있기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래전 술김에 고백하려던 차윤서의 마음을 모르지는 않았을터... 거절해야 하기에 더 무뚝뚝해야 했고, 일부로라도 다른 감정이 들어올 틈을 주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그게 잘 안되는 김도한이다. 차윤서의 열정이 이쁘고 사랑스럽다. 아이들을 대하는 따뜻한 마음이 도한을 미소짓게 만든다.

 

이 드라마는 박시온의 성장, 편견을 극복하고 진짜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보다는 다른 것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음을 우일규를 통해 보게 된다. 시온의 행동으로 도한이 상벌위원회에 블려가고 처벌을 받은 것에 우일규는 시온에게 감정적 화풀이를 했다.

그 저급한 행동은 그가 고충만 과정의 스파이라는 것을 떠나서 의사로서 함량미달인 인격을 보여준다. 시온을 바닥에 내동댕이 치는 것도 모자라,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말한마디 못하냐. 너 정신연령이 초딩이라 그런 말 안나오지? 이 자식은 좋은 말로 하면 안들어 처먹는 것 아시잖아요!"라며, 박시온을 함부로 대한다.

박시온이 자폐증상이 없는 정상인이라고 해도 심한 인격모독적인 언사였다. 그런데 대놓고 정신연령이 초딩이라고 몰아부쳤다. 그 뿐인가, 책으로 머리를 툭툭 치며 비꼬는 말은 참아주기 힘든 말이었다. 읽기만 해도 외워져서 좋겠다며 우일규는 박시온을 모욕한다. "수술방에서 교수들처럼 나불대도 우린 니가 하나도 안부러워. 그냥 너는 의사하지 말고 예능프로에 나가라. 암기왕 박시온... 그런게 너한테 딱이야".  

여기서 이 드라마는 하고 싶은 말을 던졌다. 자폐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서번트 증후군을 겪고 있는 박시온을 내 곁에 둘 수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우일규나 다른 팀원들, 김도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박시온이 성원대학 병원에서 자신들이 몸담은 조직에 들어오지 않았던, 즉 아무런 관계가 없었을 때는 그들도 자폐를 겪은 박시온을 더불어 사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끌어안아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박시온이 자신들의 사회, 관계 속으로 직접 들어오자 그들은 스스로 편견이라는 벽을 만들어 버린다. 

이 드라마는 박시온의 성장과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을 보고자 함이 아니라, 그런 박시온을 편견없이 인정하고 보듬을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이다. 조금 모자라고 부족한 사람에 대한 배려와 동정심은 나쁜 것이 아니다. 무시와 차별보다는 훨씬 따뜻한 인간애이기 때문이다.

배려와 동정심의 마음이 아닌, 동등하게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우일규나 지금의 성원대학 소아외과 팀원들이 보여주는 모습처럼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의사인, 의사가 되려는 과정에 있는 그들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주목되는 인물이 김도한이다. 영웅이 아니라 파트너를 원한다는 그의 말은 희망적이다. 박시온을 죽은 아이도 살려내는 기적을 불러오는 영웅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이 드라마의 의미는 반감될 것이다. 변화되고 성숙해야 하는 주인공은 바로 김도한을 비롯한 우리이기 때문이다.

박시온이 조직에 적응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에서 박시온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 즉 나는 박시온을 동등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동정이 아니라 인정할 수 있느냐를 묻고 있는 것이다. 편견을 깨야 하는 것은 박시온이 아닌, 박시온에 대한 편견을 가진 나, 우리임을 이 드라마는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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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13 14:28




'영혼이 없는  의사', '환자를 살리겠다는 생각밖에 없는 수술방의 로봇', 차윤서(문채원)와 김도한(주상욱)의 눈에 비친 박시온(주원)이다. 환자를 살리겠다는 마음만 있을 뿐 확신이나 생각이 없다고 말하는 두 사람의 말이 와닿지 않는다. 환자를 살려야 겠다는 마음보다 무엇이 더 먼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김도한과 차윤서는 어린아이와 같은 박시온과 비교하면 기성세대의 느낌이다. 그들은 병원 이미지, 각 과와의 마찰, 수술 실패의 부담, 인간관계 등을 복잡하게 계산하고, 그에 맞는 판단과 선택을 하는 것이 의사라고 말한다. 

성공확률과 의사로서의 확신에 근거해서 치료를 결정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성공률이 낮은데도 수술을 강행했을때, 환자 가족이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문제와 환자에게 가해지는 불필요할 수도 있는 육체적 고통, 그런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이다.

그러나 뭔가 불편하다. 의사와 환자의 기본적 관계에 다른 이해관계들이 더 우선시 되어 있다. 주객전도이다. 이 계산을 못하는 박시온이 그들에게는 사회성 결여, 혹은 뭘 몰라 날뛰는 똥오줌 못가리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김도한과 차윤서의 눈에계산을 못하는 박시온은 미성숙 의사로만 보일 뿐이다.

 

극중 강현태(곽도원)가 누군가에게 흥미로운 루키가 한명있다는 보고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루키는 신인선수를 말하는데, 야구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를 꿈꿨던 한 고등학교 선생이 학생들에 의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는 꿈을 이루게 한...

강현태는 김도한의 자료를 보면서 왜 루키라고 말했을까... 강현태가 말한 루키는 박시온으로 짐작된다. 내게는 루키는 한 명이 아니라 두명같아 보였지만 말이다. 박시온과 김도한을 보니 영화 루키와 비슷하다.  

김도한... 실력이 뛰어난 의사이지만 그는 병원시스템에, 병원내 권력암투에 몸을 사리는 인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강현태가 추진하고 있는 모종의 일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루키가 김도한이다. 영화 루키에서의 주인공처럼 부상을 입고 메이저리그 꿈을 접은 것과 비슷하다. 타과 과장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소아외과의 처치가 필요한 경우에도 그는 마찰을 피하기 위해 의사로서의 신념을 고집하지 않는다. 그것이 사회이고 조직이고 룰이기 때문이다.

그 앞에 룰을 전혀 모르는 신입 선수가 밑으로 들어왔다. 환자를 살려야 하는 것이 의사아니냐고 묻는 순수의 루키... 박시온을 통해 김도한은 진짜 메이저 리그의 주전선수(진정한 의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속 선생님처럼 말이다. 

그리고 또다른 루키가 있다. 국시에서도 합격이 유보된 박시온이다. 그가 메스를 잡을 수 있을까, 김도한은 박시온을 언젠가는 어시스턴트로 지명하게 될 것이다. 또한 집도의로 믿고 수술을 맡길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결말부분에 이르러서의 일이겠지만 말이다.

박시온을 통해 그들은 변해간다. "아기 손 보셨습니까? 그건 살고 싶다는 표시입니다. 너무너무 살고 싶다는 표시입니다. 아기는 말은 못하지만, 너무 어리고 아프고 무서워서 말은 못하지만 살고 싶어합니다. 엄마 보고 싶어 합니다".

박시온의 말에 차윤서는 NICU(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생명줄에 의지해 숨쉬고 있는 어린 생명의 마음을 듣게 된다. 아마 박시온이 들었던 같은 소리였을 것이다. 그 작은 손이 꼼지락거리고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생명줄을 놓지 않은 아이의 숨소리는, '살고 싶다'는 말못하는 어린 생명의 호소였다. 

 

김도한은 간담췌외과로 찾아가 미숙아의 차트를 직접 확인한다. 그리고 보았다. 아무런 처치없이 그저 생명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방치'라는 그들의 태만을...

간담췌외과에서 내린 판정은 '미숙아가 살 가망성은 없다'였다. 생명이 끝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 영양공급으로 최대한 오래 버티게 하는 것이 그들의 최선이었다. 물론 잘못된 처방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들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의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타과로 트랜스퍼하지 않으려는 전문의의 오만과 이기심은 질타받아 마땅하다. 약으로 안되면 수술로도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했어야 하지만, 타과로의 트랜스퍼는 곧 자신들의 실력에 스크래치를 입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의 사고방식은, 이해는 되면서도 용납은 하고 싶지 않은, 자존심으로만 보일 뿐이다. 심하게 말하면 장삿속이다.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기본을 망각하고 있다.

타과가 되었든 다른 병원이 되었든, 환자의 생명이 먼저여야 하지 않은가 말이다. 박시온은 그래서 옳았다. 환자를 살리는 것이 목적인 의사, 반복적으로 말하지만 이보다 더 무엇이 더 우선이어야 한단 말인가...  

박시온이 간담췌외과 과장의 동의없이 임의로 소아외과로 미숙아를 트랜스퍼한 일은 김도한에게도 의사의 소명을 되새기게 한다. 피상적으로는 자존심의 상처라고 비춰졌지만, 김도한에게도 환자는 반드시, 꼭 살리고 싶은 사람이다. 

20%의 가능성에도 메스를 든 것이 자존심때문은 아니었으리라,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 싶은 마음은 더더구나 아니다. 어린 미숙아를 살리고 싶어하는 박시온과 같은 마음이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김도한은 미숙아를 수술하겠다고 선언했다. 20%의 수술 성공률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20%의 희망이 있다. 100%의 절망이 아닌...

미숙아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아니 유일한 방법이기에, 의사로서 그는 과감히 메스를 들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타과의 환자를 임의로 트랜스퍼한 책임과 수술이 잘못되었을 경우 도의적인 책임까지 지겠다는 김도한에게서 그의 본모습이 나온다. 의대에 진학하고, 굳이 출세와 앞길 탄탄하게 보장된 과들을 마다하고 소위 돈안되는(책임만 막중한) 소아외과를 지원, 그곳에 남기를 고집하는 김도한의 비밀과도 연관이 있을터... 

미숙아 신생아를 수술하겠다고 결정한 김도한에게 고맙다는 박시온에게 말한다. "넌 환자와 가족들에게 못할 짓 했어. 아무 대안없는 희망을 줬고, 그 희망이 더 큰 절망을 만들었어. 의사는 종교인이 아니야, 절대 막연한 희망과 가능성을 줘서는 안돼! 그런 이유때문에 넌 최악의 의사라는 내 생각에 난 변함이 없어. 그래서 널 내 손으로 내보내지 않을 거야. 레지던트, 펠로우 다 거쳐서 진짜 의사가 되라. 그리고 그 때 네가 책임져야 될 환자들에게 얼마나 큰 잘못을 하고 있는지 직접 깨달아라. 만약 그 때 깨닫는다면 당장 옷벗어, 미련두지 말고...". 

김도한의 말은 드라마지만 잔인했고, 환자나 가족들이 들으면 거품물을 대사다. 살고 싶은 욕구, 살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수록 단 1%의 희망에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매달리는 환자나 가족들의 마음에 모래를 끼얹는 말이다. 희망은 절망의 반대말이 아니라 포기의 반대말일 것이다. 꿈은 꿈꾸는 자에게만 이뤄진다고 한다. 애초에 희망을 품지 않은 사람에게 꿈이란 없다.

 

대안없는 희망이 정말 환자와 환자 가족들에게 절망만을 안겨주는 것일까... 1%의 희망이 있는 상황과 100%의 절망만이 있는 상황, 어느쪽이 환자나 환자가족을 덜 힘들게 할까...  물론 수술만이 능사는 아니다. 수술 성공가능성, 경제적 비용, 환자에게 가해지는 불필요할 수도 있는 육체적 고통 등 제반문제들을 고려한 판단이어야 한다는 김도한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희망과 가능성을 줘서는 안된다는 부분은 동의하기 힘들다.    

요즘 우리 병원 시스템을 보자. 응급환자가 와서 급히 수술을 해야 하는데도 보호자의 동의가 없으면, 혹은 병원비를 먼저 계산하지 않으면 치료를 거부하는 병원이 한 둘이 아니다. 책임의 문제에서 자유롭고 싶은 의사들, 혹은 병원 운영을 위한 일종의 보험이다. 수술이 잘못되었다고 해도 보호자의 동의가 있었기에 책임은 없다는 것을 명시하고, 확약을 받은 후에라야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지켜진다.

박시온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보다는 이해관계를 복잡하게 따지는 의료계의 문제를 박시온의 순수한 마음을 통해 일갈한다. 되돌아봐야 하는 것은 환자를 살리고 싶어 의사가 되려했던 초심, 왜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가를 돌아봐야 한다고 이 드라마는 꼬집어 말한다.  

하긴 요즘은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이유가 의사를 지원하는 큰 이유와 동기가 된 시대이긴 하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응급, 촌각을 다투는 외과 영역으로 축소시켰으리라. 그리고 다시 소아외과로 더 축소해 의사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어린 생명이 그들에게 달려있기에 더 절박하고 간절해진다. 메스 하나에, 선택한 약품 하나에 아이들의 꿈이, 생사가 오간다. 희망과 절망이 교차되기도 한다.

 

여기 20%의 희망에 메스를 든 의사가 있다. 그에게 메스를 들게 한 것은 고충만(조희봉)이 우일규를 이용해 "고칠 자신이 없어서 환자를 되돌려 보냈다더라"며, 김도한의 자존심을 긁어놓은 것때문이었을까... 아니다. 오히려 박시온의 영향이 크다. '의사가 잘고치면 아이들은 금방 일어납니다'.

 

또한 그의 스승 최우석의 '의사니까'라는 말은 그의 나침반이 된다.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자신의 길을 제시해 주는 말이 또 있을까... 의사니까... 의사로서의 멘탈, 차윤서에게 박시온의 문제라고 지적했던 부분, 어쩌면 의사정신, 의사로서의 멘탈이 문제가 있었던 것은 김도한 자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능성보다는 불가능에, 성공률보다는 실패율에, 절망부터 염두하고 확실한 판단과 확신을 더 우선했던...

 

김도한은 직간접적으로 박시온이 벌인 일로 인해 높은 절망보다는 낮은 희망을 택했다. 희망은 약속이 아니다. 결과 또한 아니다. 가능성이다. 환자와 가족들에게 가능성은 절망적이라는 말보다 더 기대고 싶은 말이 된다. 의사가 보여주는 20%의 희망은 가족과 환자들에게는 80%의 희망과 맞먹는 말이 되기도 한다.

막연한 희망과 가능성을 줘서는 안된다고 했던 김도한, 미숙아 신생아가 위험하다는 말에 상벌위원회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다. 꺼져가는 촛불과도 같은 아이의 상태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 아기를 살려야 한다, 아니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20%가 아니라 2%로였대도 김도한은 메스를 들었을지도 모른다. 박시온과 다르지 않다. 누구보다 환자를 살리고 싶은 김도한이다.  

 

김도한은 유능한 의사는 물론 굿 닥터가 되어간다환자를 살리고 싶다는,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이 커져간다. 희망은 의지로, 의지는 열정으로, 열정은 어린 생명에게 꿈을 주는 일로 귀결된다. 보람이다. 기쁨이다. 박시온이 소아외과 의사가 되려는 이유, "어른이 되게 해주고 싶습니다"는 박시온의 의사정신이다. 김도한이 아직 보지 못한...   

신의 손이 아닌 이상 어떤 케이스는 실패할 수도 있다. 희망이 절망이 될 수도 있으며, 부질없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놓아서는 안된다. 절망은 포기의 또다른 이름이다. '막연한 희망과 가능성을 줘서는 안돼!', 그랬던 김도한은 자신도 모르게 변해 간다. '희망과 가능성을 포기해서는 안돼, 난, 우린, 의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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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7 10:26




싫어하는 인간 유형이 많지만, 특히 말못하는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 싫습니다. 저항할 수 없는 어린 아이나, 장애를 가진 아이를 학대하는 아메바 말미잘 삐리리같은 인간들 정말 끔찍하게 싫습니다. 그리고 자폐에 대한 무지가 자폐를 겪는 아이들에게 어떤 폭력이 되는지를 굿 닥터 2회를 통해 배웠습니다.

박시온은 서번트 증후군이 완치되지 않은 서번트 신드롬을 겪고 있는, 몸은 어른이지만 사회성이나 감정표현은 어린 아이와 같지요. 박시온에게 주먹을 날리는 김도한을 보면서, 소아과 환자를 다루는 의사로서 그는 얼마나 대단한 멘탈을 가졌는지, 격정을 이기지 못한 행동에 좀 화가 나더군요 

그렇다고 김도한을 위에 언급한 말미잘 삐리리 같은 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도한은 서번트 증후군을 겪고 있는 박시온이 아닌, 레지던트 박시온에게 주먹을 날렸다는 것을 믿고 싶기에 말이죠.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김도한, 그의 소아외과에서의 실력은 과장을 넘어섰고, 그에게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차가움에 대한 이유가 있습니다. 납골당에서 흰국화를 던지듯 올려두고는 화난 표정으로 돌아서던 김도한의 모습에서 그에게 숨겨진 사연이 있으리라는 것은 짐작케 했지요. 1980년대에 태어나 1998년에 사망했으니 열 몇살에 죽은 그와 아주 가까웠던 사람에 대한 사연, 아마 그 어떤 사건이 지금의 김도한에게 큰 영향을 미쳤겠죠. 의사로서의 이성적 판단과 확신을 그토록 강조하는 이유가 이와 무관하지는 않아 보이기도 하고요.

 

회진중 박시온은 나비그림에 눈이 갔고, 아이의 침대로 발길을 향했죠. 어린 아이와 같은 감성에 머물러있는 시온과 나비그림은 동화연출과도 같았습니다. 곤충학자가 되고 싶은, 나비들을 무지 사랑하는 성호를 살리고 싶은 나비들이 시온을 성호에게로 이끈 것처럼 말이죠. 

담관낭종을 수술받은 후 성호의 상태는 좋지않았습니다. 몸은 축축 쳐지고, 노란 담즙을 토하는 것을 보고 시온은 수술이 급하다고 다급히 외칩니다. "성호 수술해야 합니다, 성호가 위험합니다. 수술 잘됐다면 힘냈을 겁니다. 아이들은 강합니다. 의사가 잘 고치면 아이들은 금방 일어납니다".

탄광촌 보건소에서 만난 최우석 선생님이 죽은 토끼를 앞에 두고 말했었지요. "토끼 하늘나라 안가면 안돼요?", "하늘나라 가기전에 치료 잘하면 안가게 할 수도 있지", "의사가 되면 하늘나라 안가게 할 수 있어요? 저도 의사되고 싶어요".

시온은 오직 한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성호가 당장 수술받지 못하면 더 이상 나비를 그릴 수도, 곤충학자가 되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가게 될 거라는 것밖에는 말이죠. 성호가 걱정되어 은지 수술방에서 나가버린 시온, 다짜고짜 성호의 침대를 수술방으로 밀고 들어가 버렸죠. 성호의 담당 간호사 조정미(고창석)의 도움과 함께 말이죠. 귀요미 고창석 간호사, 저 팬입니다^^. 

성호를 수술방으로 옮기는 과정, 수술실에서 거부당하자 조정미 간호사가 힘으로 실례를 하고 밀어들어 간 일 등, 성호를 옮겨오기 까지 시온에게는 다급함이라는 감정만이 있었지, 수술방 준비부터 수술방에 들어갈 스텝을 짜는 등의 아무런 준비없이 왔습니다. 절차와 준비가 시온에게는 입력되지 않은 시스템이었겠죠. 이런 것들을 암기가 되었든 학습이 되었든, 앞으로 시온이 배워야 할 것이기는 합니다. 

 

성호를 수술하겠다고 수술도구들을 잡아보지만 시온은 허둥대기 시작했고, 그런 흥분상태에서의 수술은 위험하다고 판단, 김도한은 박시온을 수술방에서 내보내 버리죠. 물론 옆에 있는 것도 불허했습니다. 집도의와 스텝들에게 집중이 생명인데, 시온의 돌발행동을 염려했기 때문이었겠지요. 시온은 김도한이 은지와 성호 둘을 수술하는 것을 지켜보았고, 결정적 도움도 주었지요. 피가 멈추지 않은 이유가 문제가 있는 약처방때문이었음을 정확히 짚어낸 것이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은지와 성호 둘다 살았습니다. 일단 그것에 감사. 

수술을 마치고 나오자 성호의 담당의 고충만(조희봉)이 골프를 치다 도착했고, 김도한은 화를 참지 못하고 박시온을 향해 주먹을 날리죠. 전 그게 마치 고충만을 후려치는 것같더랍니다. 고충만은 성호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고, 그의 환자를 남에게 넘기지 않겠다는 고집으로 두시간이나 기다리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김도한이 성호를 개복했을때, 두시간을 기다렸다면 성호는 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지요. 화나죠, 때리고 싶을 정도로... 그리고 박시온에게도 물론 화가 납니다. 수술방에서 봤던 당시 박시온의 상태는 김도한이 보기에는 수술을 할 상태로 보이지 않았거든요. 만약 시온이 그런 흥분상태로 메스를 들었다가 실수라도 했다면... 그 상황과 결과가 끔찍했을 김도한입니다. 

김도한의 말은 박시온에게 하는 말이었지만,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체크하지 않은 고충만(조희봉) 과장을 향한 직격탄이기도 했던 고성이기도 했습니다. "환자가 무사하면 만사 OK야?! 운이 나빴으면 둘다 잘못됐을 수도 있다. 환자한테 무관심한 의사보다 더 최악인게 똥오줌 못가리는 의사야. 너처럼 개념없이 굴다간 환자도 죽고, 의사도 죽어!!". 

그리고 김도한과 최우석(천호진)과의 대화를 들으며, 큰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서번트 증후군이나 서번트 신드롬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은 없었습니다. 서번트 증후군을 겪고 있는 아이를 알고도 있지만, 저와는 먼 사람이기에 만날 기회도 없고, 서번트 신드롬은 사실 영화에서나 봤지 실재로는 희박한 경우라 관심가는 드라마 소재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최우석 병원장이 묻는 것 같았습니다. 당신이 지금 알게 된 지식을 상식으로 바꾼다면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 사회가 조금은 더 성숙한 사회가 되지 않겠습니까? 라고... 

 

서번트 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없었기에 어떤 행동이 어떤 심리에서 기인하는지 정말 아는게 하나도 없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자폐의 특징, 타인의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대인관계를 기피하며, 언어표현능력이 부족하다는 것 정도가 제가 알고 있는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모님 전상서라는 드라마에서 김희애와 허준호의 아들 준이(유승호)가 자폐아였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런데요.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대사는 김희애의 소원이 준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사는 것이라고 했던 대사였습니다. 도움없이는 홀로 세상을 살기 힘든 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부모의 심정이 아마 다 그러할 것입니다. 준이의 심리나 행동보다는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에 많이 공감했던 드라마였습니다. 

굿 닥터의 최우석(천호진) 병원장의 말은 부모가 아닌 서번트 증후군을 겪고 있는 당사자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일종의 지식입니다. 김도한이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감정이 격했다고 하자 최우석은 시온에 대해 한가지 알고 있어야 할 게 있다고 했지요.

"시온이 웃었지? 이유는 자폐성향이 남아 있어서야. 내적 공포심이 외적으로는 전혀 반대로 표시되곤 하지. 시온이 어렸을때 그것때문에 친구들한테 많이 맞곤했어. 맞으면서도 계속 웃어서...".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요. 몰랐거든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입은 웃고 있는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아이들, 그 웃음이 공포심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저 정신상태의 이상 정도로만 넘겼습니다. 그런데 그냥 넘겨버려서는 정말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김도한의 주먹을 맞고 웃으며 고개를 들던 주원의 얼굴을 다시 봤습니다. 제가 얼마나 무지몽매하게 그 장면을 해석했는지, 전 박시온이 맞으면서도 성호가 살았다는 것에 기뻐한다는 것으로 제 마음대로 박시온의 웃음을 해석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공포심이었다니...  

그리고 다시 본 주원의 웃음, 그 웃음에 생명이 없다는 것을, 감정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입은 웃는데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빛이 그제서야 보이더군요. 주원의 섬세한 연기였습니다. 연기자의 표정에 집중하는 편인데도 전 그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주원은 너무나 연기를 잘한 것이었습니다.

흔들리는 눈빛보다 웃음을 먼저 봤던 것은 우리가 몰랐기 때문입니다. 서번트 증후군 환자가 어떤 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는지를 말이죠. 

굿 닥터 최우석 병원장의 대사를 통해 배웁니다. 또한 철없는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기를 바랍니다. 자폐를 가진 친구의, 혹은 이웃 아이의 웃음이 공포를 말한다는 것을... 아프다고, 때리지 말라는 말이라는 것을...

굿닥터 드라마를 통해 배운 것이 우리 사회의 상식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박시온의 빵터지는 깨알유머는 계속됩니다. 갈비찜과 장운동에 이어 이번회 유머 어록은 차윤서(문채원)가 옷 벗고 자는 것 구경하려고 안깨웠냐고 따지던 장면에서 나왔죠. "하긴 내가 한때는 우리 의국에서 신내바-신이 내린 바디-라는 말을 들었지".

오잉~ 시온의 빵터지는 대꾸, "도대체 어떤 신이???". 그러게요, 어떤 신이 그런 바디를 내렸을까용? 저도 무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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