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건'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3.08.29 '주군의 태양' 소지섭의 쓰디쓴 고백, 방공호 전격개방 (15)
  2. 2013.08.23 '주군의 태양' 소지섭에게 공효진이 특별한 이유 (16)
  3. 2012.09.28 '아랑사또전' 옥황상제가 비녀를 준 이유, 공짜란 없는 법이야! (1)
  4. 2012.09.06 '아랑사또전' 총체적난국, 이준기는 죽이고 옥에 티는 살리고 (5)
  5. 2012.08.24 '아랑사또전' 귀신 뒤치다꺼리하는 이준기, 사또는 어디갔나? (8)
2013.08.29 10:19




"처음 내 세상에 미친 태양이 떴을 때 어떻게든 쫓아내려고 했었어.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오히려 내가 니 음침한 세상에 끌려가고 있었어. 더는 안끌려 갈려고 몸부림을 쳤는데, 오늘 경찰서에서 깨달았어. 이미 난 갈데까지 갔구나. 너 내 옆에 오고 싶다고 했지. 축하해, 성공했어".

쪼잔하게 손목에서 팔꿈치까지 딱 한뼘만 태공실 존으로 내 준 주군이 온몸을 전격개방하겠다고 고백했습니다. 주군이 문을 활짝 열어 태양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주군의 자존심을 세워주려고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표현했지만, 실은 이미 주군의 마음을 장악해 버린 태양을 더 이상 밀어내지 않겠다는, 사랑고백이었죠. 

주군(소지섭)이 이렇게 빨리 감정을 고백한 것은 사실 강사탕 강우(서인국)의 역할이 컸습니다. 서브남의 비애랄까ㅠㅠ. 그래도 강우 이뽀, 태이령과의 케미도 나쁘지 않고... 태이령도 눈꼴시럽게 밉지는 않아서 전 이쪽 라인도 애정하며 보는중이랍니다. 아직은 강우의 사랑에 함께 가슴 아파해주고 싶지만요.

강우는 주군과 태양(공효진)을 급속히 이어주는 촉매제가 되었지요. 주군의 질투 유발에 큰 역할을 했으니 말이죠. 군견병을 진정시키고, 쇼파에서 잠든 공실을 보는 주군, 공실의 손에 주군은 손을 살포시 포개도 보고, 공실의 얼굴을 향해 자석처럼 빨려가는 자신을 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주군은 젖먹던 힘을 다해 태양을 밀어내려고 노력하기는 했죠. 강사탕과의 약속시간에 늦겠다고 더 자고 싶어하는 공실을 깨우기도 했고 말이죠. 확실한 선을 긋기 위해 태공실 존(zone)을 지정해 주기도 합니다. "방공호가 필요하면 말시키지 말고 터치만 하고, 나한테 필요한 차희주를 봤을 때만 말걸어. 태공실 존은 그냥 내줄게. 대신 다른데는 넘보지마!".

 

주군은 공실에게 보인다는 귀신보다 태공실이 무섭습니다. 주군의 마음을 빼앗길까봐, 다시는 사랑같은 것 못할거라 생각했던 주군, 아니 안할거라고 생각했던 주군, 여자라는 다른 성염색체를 가진 생물이 들어오는게 싫습니다. 사랑에 빠지기 두려운 주군, 공실이 무서운 이유입니다. 첫사랑 차희주가 남겨놓은 사랑의 상처가 너무도 컸기에 말이죠. 

그런데 강우를 만나러 간 공실이 신경쓰여 미치겠습니다. 뮤지컬을 보러간 공실, 아무일없이 뮤지컬을 감상했을 리가 없습니다. 보나마나 무서운 귀신을 보고 뛰쳐나오든가, 불쌍하다고 쫓아나가서 강사탕을 멍하게 만들겠죠. 실실 웃음마저 나오는데 찬물 확 끼얹는 김실장(최정우), "아니죠, 문제있으면 사장님한테 전화왔겠죠. 조용한 거 보니 데이트 잘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젠장, 전화 한 통이 없다. 갑자기 심박수가 빨라지는 주군, '왜 이렇게 불안한 거지'.

 

청심환을 먹었는데도 잠도 안오고, 전화조차 울리지 않습니다. 달달한 기분에 취해 있을 공실을 생각하니 화딱지가 나고 열불이 납니다. 뮤지컬을 핑계로 공실에게 전화를 걸어보는 주군, 뮤지컬을 못봤다네요. 흐흐흐 좋아죽는 주군입니다. 대신 한강에 갔다왔다니 다시 짜증이 솟구칩니다.

"근데 뛰는 귀신, 분수대 귀신때문에 멀쩡한 척 하느라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주군 입 다시 찢어지죠. 공실과 강우가 달달하지 않았다니, 기분이 좋아진 주군, 그제서야 졸음이 몰려옵니다. 공실이 달달하면 왜 쓴지 아직은 정리가 안된 주군이지만, 공실의 데이트가 엉망이 되었다니 주군의 잠은 꿀맛입니다.  

 

다음날 지저분한 인형을 들고 나타난 공실, 이 안에 아이 귀신이 셋이나 있다고 맡아달라고 내려놓고 가려하죠. '오, 노노! 그런 순서가 아니지'. "총맞을 뻔 한 사람 비타민제라도 하나 사들고 와서 잘잤냐, 청심환이라도 주는 것은 못할 말정, 귀신을 셋이나 디밀면 안되지!".

주군을 보니 애정결핍이었구나 싶은 생각에 토닥토닥해주고 싶더이다. 모든 것을 갖추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돈으로 다 살 수 있는 주군이지만, 자기를 위해 주는 걱정과 마음을 그리워했던 것같아서 말이죠.  

"그래도 돼요? 내가 걱정해도 되는 거였어요? 사장님이 싫어하실까봐 못했는데...", 마지못해 들어주겠다는 듯 걱정 좀 해달라는 주군, 시작은 좋았는데 마지막에서 그만 기분 꿀렁해져 버리지요.

"사장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이거 제가 가지고 다니는 약인데 하나 드세요. 혼자 놀라다가 사장님이 있으니까 저는 이 약을 덜 먹어도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위험한 인형은 킹덤에서 제일 안전한 사장님이 맡아주세요". 여기까지는 좋았죠.

"위험한 것은 보안팀 강사탕한테 맡겨야 되는 것 아냐?", 주군이 기대했던 것은 "아니에요. 사장님이 제일 강하고 든든해요" 이런 말을 기대했지만, 아부성 멘트를 굽신굽신 날려주는 스타일도 아닌 공실, "강우씨 이런 거 제일 싫어하는데 놀라면 어떡해요". 

강사탕 걱정하는 태양, 꼴배기 싫어, 꺼져! 이렇게 돼버렸습니다. 공실이 두고 간 약을 하나 오도독 깨물어 보는 주군, "태공실이 달달하면 난 왜 쓰지?", 바보, 질투나서 그러는 거지~ 공실이 다른 남자한테 빼앗기는 것 같아 속이 쓰린 거고!

 

김실장이 뭐도 안걸린다는 여름감기로 하루 휴가를 내고, 대신 주군의 1일비서가 된 태공실, 주군의 난독증도 공실이 알았으니 김실장은 마음놓고 주군 곁을 하루 떠나있죠. 김실장의 캐도캐도 나오는 능력, 대체 뭐하시던 분이신지? 궁금하다 못해 살짝 의심증으로 치닫고 있는 중이랍니다.  

주군의 1일비서가 된 공실은 주군의 하루 일과를 주군 곁에 찰싹 붙어서 지켜보게 되었죠. 사무실에 앉아서 망원경만 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여기저기 가야할 곳도 많고 할 일이 많은 주사장, 사장이라고 편하게 회전의자 돌려가며 앉아있는 것만은 아니었죠.

중역회의에서는 여자소복을 입은 귀신이 나타나 주군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공실의 이상한 모습을 보고 어깨에 손을 올려주는 주군, 그 묵직하고 믿음직한 손에 하트 뿅뿅! 회의장에서는 공실의 곁을 돌아댕기며 귀신아 물렀거라!를 해주기도 했던 주군이었죠. 

주군이 늘상 보는 망원경, 공실도 눈을 가져다 대보지요. 망원경 볼 줄도 모르는 공실, '암튼 내 손이 가야 한다니까', 뒤에서 껴안은 자세로 여기저기 설명을 해주는 주군, 주군의 숨소리, 따뜻한 체온에 공실의 가슴이 콩콩거리기 시작합니다. 얼굴은 화끈, 심장에서 불이 난 것 같습니다.

공실의 콩닥거리는 마음도 모르고 주군은 그렇게나 가까이 안겨 있었으면서도 공실의 무반응에 뾰로통해지죠. 어멋!하고 밀치는 게 보통 여자들의 반응일텐데, 주군을 뭘로 보는지 아무 느낌도 없나봅니다. "태양, 방공호가 남자라는 걸 철저히 무시하고 있어. 방공호를 콘크리트 정도로 생각하는 거겠지?". 

얘들 왜 이렇게 동문서답인지, 공실은 엉뚱한 말로 주군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못알아듣고, 딴에는 좋은 말을 해준다고 했는데, "사장님은 콘크리트가 아니라 최고 좋은 대리석이에요"라네요. 공실씨, 주군이 자기를 남자로 좀 봐달라는 것잖아요~~!

"이건 그냥 대리석이 아니라 세상에서 제일 비싼 대리석이야. 니가 그냥 여자라면 절대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레이더 덕분에 내가 그냥 내준거야. 딱 한뼘만큼!". 주군 또 삐져서 선을 그어보죠.

 

주군의 선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한 뼘으로 제한된 태공실 존도 오래버티지 못하고 함락돼 버린 사건이 일어났지요. 버려진 인형의 사연, 그 속에서 살고 있는 귀신 아이들의 사연, 친어머니의 학대를 받는 창민이의 사연, 극단적인 케이스들만 모은 이유가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와 관심이었을 거라 짐작은 되지만, 공실과 주군의 마음을 확인하게 하는 과정으로 엮은 것은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아마 주군에게도 학대 비슷한 상처가 있었지 않았나-아버지로부터-생각도 해봤지만, "내새끼 내 맘대로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 애 키우다 때릴 수도 있는 것 아냐"라고 목청을 돋구는 창민엄마 머리털을 다 뽑아버리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눌렀네요. 모기 때려잡는 김실장님때문에요.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데, 우산으로 아이를 때리고(우산을 많이도 사놨더군요. 그것보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화가 나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창민이를 장농에 가둬둔 엄마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 귀신보다 무서운 여자였습니다. 공실씨, 제일 무서운 귀신 불러서 그 여자좀 잡아가게 해줘요!

장농에 갇힌 창민이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공실을 주거침입과 폭행으로 고소한 창민 엄마, 김실장이 킹덤 변호사의 자격으로 아동학대로 신고를 했는데, 창민엄마는 쇠창살 안에서 창민이가 장농에 갇혔던 100만배의 시간만큼 햇볕없이 살기를...  

창민엄마의 신고로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 주군과 태양, 주군이 유치장에 갇혔다 나온 것은 드라마 스토리와는 별개로 의미를 가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세상으로부터, 사람으로부터, 사랑으로부터 자신을 가둬버린 주군, 주군은 자신이 만든 유치장에서 나옵니다. 어둡고 삭막했던 주군의 마음에 환하고 따뜻한 태양이 스며들었고, 자신을 가둔 어두운 감옥에서 나온 것이죠. 한 뼘만큼이 아니라 방공호를 전격개방, 금지구역을 해제하면서 말이죠.  

창민엄마와 몸싸움을 하면서 얼굴에 생긴 상처를 보게 된 주군, "다쳤네, 그 애엄마 진짜 혼나야 겠다. 남의 애까지 이 모양으로도 만들어 놨어. 태양, 병원 가자!". 창민이 때문에 웃을 수 없었지만, 속으로 주군에게 벌렁하는 것까지는 감추기 힘들었습니다.

 

태양의 얼굴 상처를 치료를 하고 나온 주군, 열불이 나 죽겠습니다. 창민이 생각하니 열불나고, 공실 얼굴보니 또 열불나고, 태양이랑 같이 있으니 심장이 뛰기도 하고... 물론 날씨도 덥고...

머리가 띵해 눈을 가리고 멈칫서는 태양 손을 덥썩 잡아주는 주군, 이젠 먼저 다가오는 서비스까지 주군이 정말 달라졌군요. "여긴 태공실 존 아니잖아요", "이왕 배린 몸이야. 그냥 써!". 귀신때문이 아니라 머리가 띵해서 그런 거라고, 공짜는 사양하는 공실, 주군의 손을 밀어내버리죠. "띵한데 귀신 보면 더 띵할 거니까 예방차원에서 그냥 써. 너 오늘 잘했어... 그냥 상이야". 

손잡고 가자는 말을 뭘 그렇게 빙빙 돌려 말하시나, 주군!

먼저 다가오는 친절 서비스에 무료 예방주사까지, 공실은 그런 주군의 변화가 어리둥절합니다. 이렇게 잘해주다가 갑자기 방공호가 아니라, '오지마!'라고 방화벽을 쳐버릴까 두렵기도 하고요.

그런 공실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옆에 있고 싶은 것, 만지는 것 마음대로 허락해 주겠다고 해주는 주군이었죠. 방공호는 몸을 활짝 열어줬는데, 공실은 주군 몸이 아니라. 마음도 만지고 싶은 자신의 감정변화를 고백하지요.

"사장님, 전부터 레이더에 자꾸 이상한게 잡혀요", 망원경을 함께 보며 콩닥했던 공실의 레이더, 공실 얼굴 상처를 돌려보는 손에 심장이 멎어버리고 얼굴에 불이 나는 듯 했던 공실, "사장님은 내가 이렇게 만져도 아무렇지 않죠?". 공실은 주군의 몸에 손을 대면 가슴이 콩닥콩닥, 얼굴이 화끈, 뜨거운 것에 손을 댄 것처럼 화들짝 놀라는 감정이 겁이 납니다.

"너 내가 진짜 대리석으로 만든 방공호인줄 알아!".

 

아닐 거라고, 밀어내려고 했는데 그게 안됐던 주군, 유치장에 갇혀있으면서 주군은 깨달았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해 줘서 너무 달달하고 좋다는 태양을 보며, 한약보다 쓴 맛이 느껴졌던 이유가 뭔지 알았습니다. 태양에게는 달달한 강사탕이 왜 주군에게는 쓴 맛이었는지를 말이죠.

공실의 손을 자신의 심장에 대주는 주군, 이렇게 느끼게 해줘야 아는지... '나도 이렇게 심장이 뛴다고! 금방이라도 울 듯한 네 눈을 보면 꼭 안아주고 싶다고! 따뜻한 가슴만큼 따뜻한 네 손을 잡으면 내심장이 튀어나갈 것만 같다고!' 

공실의 손이 닿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이 벌렁거리고, 심박수가 증가하는 남자라고 고백하고 만 주군이었습니다. 공실과 처음 만났던 날 차안에서 공실의 손이 닿자 찌릿찌릿했던 것, '나도 찌릿했다구! 그래서 널 더 밀어내보려고 했어. 근데 안돼. 이젠 찌릿찌릿이 아니라, 두큰두큰한다구!'. 심장소리로 고백하고 나니 주군도 이제 좀 달달한 것 같습니다. 달달 웰컴, 쓴맛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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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3 14:40




'주군의 태양', 발음을 잘못하면 죽음의 태양이 된다는 것, 홍자매의 센스를 엿볼 수 있는 제목이다. 지난 5회에 등장해 공실에게 경고했던 영매사의 말은 여러가지로 해석된다. 죽은 차희주가 태공실의 몸을 빌어 공실을 삼킬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되지만, 드라마 재미를 위한 다른 해석도 찾아보고 싶어졌다.

영매사의 말을 옮겨보자. "당신은 환하게 빛이 나요. 그래서 어둠 속에 있는 자들이 당신을 자꾸 찾아오는 거예요. 하소연도 하고 부탁도 하겠지만, 경계해야 돼요. 그 중에 어떤 것들은 숨죽인 채 기회를 엿보고 있답니다. 당신을 이용해서 다시 돌아올 기회를... '어둠은 결국 빛을 삼키고, 죽음은 결국 삶을 삼킨다'. 삼켜지지 않게 조심하도록 해요".

그리고 창밖에서 주군을 바라보고 있는 차희주 귀신을 교차로 보여줬다. 태공실을 이용해 돌아오고 싶어하는 자가 차희주라는 암시다. 주군의 곁은 떠나지 못하는 차희주, 어떻게 차희주가 납치범들에게 이용당했는지(혹은 공모를 했거나)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주군을 사랑했었다는 것만은 진심으로 보여졌다.

영매사의 말은 주군 혹은 태양이 죽음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숨어있기도 하다. 죽음과 더 가까워 보이는 것은 주군으로 보이지만 말이다.

 

귀신을 보는 태공실이 주군과 엮이게 된 것이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주군을 보호하는 강한 존재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즉 주군은 태공실에게서 귀신을 쫓아내 주는 존재가 아니라, 주군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 서로를 이어주고 있을 것만 같다. 주군의 죽은 어머니를 1순위 대상으로 꼽고 싶은데, 납치범이 요구했던 몸값이 죽은 주군 어머니의 유품(패물)이었기 때문에 더더구나 그런 추측으로 생각이 기운다. 태공실이 귀신을 보게 된 사고, 그 사고가 주군 납치사건을 일으켰던 범인들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주군의 아버지로 보이는 김용건을 보니 가정생활을 충실하게 했을 인물은 아닌 듯 보였다. 주군 어머니의 죽음도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죽은 주군의 어머니는 엄청난 가격의 보석들은 주군 아버지에게 주고 싶어하지는 않았을 듯하고, 주군의 어머니가 주군에게 남겼다면 부적절한 방법으로 자신의 수중에 넣으려 했던 아버지, 혹은 고모와 공모해서 꾸민 일일 가능성도 그래서 크다. 납치범에게 건넨 것으로 세간에는 알려졌지만, 자신이 회수해서 해외에서 호화판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납치범이 여자임에 분명해 보였는데, 납치범으로 고모(김미경)가 유력해 보이는 것도 공범의 가능성을 엿보게 하고 말이다. 물론 제 3의 인물도 추정가능하다. 예컨데 주중원 어머니의 자매, 즉 중원에게는 이모가 되는 인물일 수도 있고 말이다. 분명한 것은 깊게 눌러쓴 모자, 꽁꽁 싸맨 얼굴에 선그라스는 중원이 아는 얼굴임을 말해준다. 김비서(최정우)가 관련돼 있다면 뜨아 충격받을 일이지만, 일단은 주군에게 가까운 인물은 모두 용의선상에 올려둬야 할 듯.

 

태공실은 주군의 존재에 대해 항상 궁금해 한다. 왜 주군의 몸을 만지면 귀신이 사라지는 걸까? 빛을 삼키기 때문은 아닐까? 물론 주군이 죽은자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은 아니다. 주군이 귀신이라는 말은 더더구나 아니고 말이다. 영매사의 말에서 살짝 틀어생각해 보면 주군이 워낙 마음을 닫아걸고 사는 인물이어서, 주군의 어둠에 태양의 빛이 가려지는 것은 아닐까... 

주군은 돈만 아는, 인간미라고는 약에 쓸래도 없는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킹덤의 황제다. 킹덤 직원들 사이에서는 암암리에 주군을 폭군의 군자를 붙여 주군을 부르기도 한다.

15년전 주군은 죽음과도 같은 사고를 겪었다. 사랑하는 희주와 함께 납치되어 고문과도 같은 책을 읽어야 했고, 차희주는 주군을 유인한 공범(?)이기도 했다. 그 때문에 주군은 난독증의 후유증을 지금도 겪고 있다. 주군에게 글은 못읽는 것이 아니 아니라 읽을 수 없게 만드는 무서운 것이다.   

문맹퇴치율 100%에 임박하는 시대에 주군은 사실상 문맹과도 같다. 흔히 그런 말을 한다. 글을 못보는 것은 앞을 보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암흑세계라고 말이다. 주군에게 글을 대신 읽어 녹음기로 들려주는 김비서가 있지만, 김비서가 없는 주군에게 세상은 암흑과도 같을 것이다. 활자세계에 한해서는 말이다.

그런데 주군에게 암흑이 난독증만일까? 사람에 대해서도 인간미 없는 주군에게는 암흑과도 같다. 돈 되는 것 외에는 관심도 없는 주군, 김비서가 공실에게 관심을 가지는 주군을 보며 흐뭇해 하는 이유가 그 때문일 것이다. 주군에게는 사람에게 마음을 주는 것이 무섭다. 여기에는 차희주가 끼친 영향이 물론 크다.

 

15년전 세상을 떠들썩 하게 했던 100억 납치사건, 그러나 함께 납치된 여대생은 죽었고 주군만 살아남았다. 납치에 대한 진실은 주군만이 알고 있지만, 주군은 세상에 떠들 수도 없었다. 세상은 혼자 살아난 주군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것, 그 말이 주는 부담감이 얼마나 그를 죄책감으로 옭아매려고 했을까.. 그러나 주군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속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뻔뻔하고 나쁜 놈일 뿐이다.

주군은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차단시킨다. 그 때부터 주군이 관심가진 것은 사람이 아니라 돈을 버는 것, 돈되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돈은 가장 믿을만한 든든한 성이었고, 무엇보다 사람처럼 배신하지 않는다. 주군이 돈을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 돈되는 사람외에는 관심도 없는 주군의 세계는 어둠과도 같다. 그런 주군에게 빛이 들었다. 태양이 들어왔다. 주군이 살고 있는 어둠이라는 세상에 자꾸 들어온다. 그리고 주군은 변해간다.

주군의 손을 거절하고 군견병을 말리러 들어간 태공실, 들려오는 한 방의 총성, 주군은 위험한 그곳을 향해 들어간다. 태공실이 그곳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군견병의 총구와 마주한다. 태연하게 주군은 군견병에게 죽은 군견 필승이가 그곳에 있다고 거짓말을 해준다. 그 뿐인가, 군생활을 마치면 킹덤에 일자리를 주겠다는 약속까지 한 주군이다.  

나아가 주군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난독증 비밀을 털어놓기도 한다. 쇼파에서 잠든 태양의 손에 살며시 자신의 손을 포개보는 주군, 거짓말처럼 글자들이 무섭지 않다. 글자들이 춤을 추며 여전히 돌아다녔어도, 주군에게 공실의 손을 잡으면 글자도 무섭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에 몰래 용기를 내본다. 주군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변화다. 

어둠 속에서 빛으로 한 발 내딛어 본다. 태양을 향해 손을 뻗어본다. 달달한 강사탕 강우를 생각하며 즐거워 하는 태공실을 보며 느꼈던 질투, 애써 부인해 보려 하지만, 세상에서 귀신이 제일 싫다고 했다는 말에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던 주군, 귀신이 보인다는 태공실의 비밀을 혼자만 알고 싶은 주군이다. 아무에게도 태양의 방공호가 되게 하고 싶지 않다. 스스로를 어둠 속에 가둬버린 주군에게 빛과 같은 태양(태공실)이 특별한 의미가 되어간다. 

 

삭막하게만 살아왔던 주군이 사람들의 사연에 귀를 연다. 닫아버린 주군의 마음, 그래서 어두웠던 주군의 어둠에 태양이 들어온다. 주군에게 들어온 태양은 너무 쨍쨍해서 눈이 부시다. 귀신들의 억울한 사연에 결국 미친여자처럼 보일지라도 달려가고야 마는 공실은 주군의 차가운 심장마저 달달하게 녹일만큼 따뜻하다.

거부할 수 없는 태양의 빛에 주군이 홀릭되기는 하겠지만, 좀 빨리 홀릭되었으면 좋으련만 드라마의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귀신사연때문에 더딘 느낌이다. 주군과 태양의 달달은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강우와 태이령의 케미가 비록 태이령의 일방적인 케미지만 좋던데, 주군과 태양의 케미도 슬슬 발동이 걸려야 할 타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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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8 09:01




은오어머니 서씨부인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암시는 은오를 통해서도 알고 있었던 일이었지요. 어머니가 죽었다면 혼령이라도 은오에게 인사를 하고 갔을텐데 오지않았다는 말을 했었지요. 혼을 봉인해 둔 항아리들때문에 혹시 은오어머니의 혼을 봉인해 둔 것은 아닌가 의심도 했었지만, 무연은 서씨부인의 영을 눌러두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부채를 준 사부가 옥황상제라는 무영의 말에 놀란 마음을 추스릴 틈도 없이, 은오는 살아있는 어머니를 보고 경악했지요. 어머니라는 말에 홍련도 자신이 점령하고 있는 몸이 은오의 어머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될 듯하더군요.

 

무영이 자신을 멸하지 못했듯이, 은오도 혈연인 어머니의 몸을 멸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을 할 무연이 어떤 일을 꾸미게 될 것인지는 자명해졌지요. 어머니대신 불사의 몸 아랑을 데리고 오라는 거래를 하게 되겠죠. 아랑에게 마음 가는 대로 사랑하겠다고 고백한 은오이기에 어머니와 아랑을 두고 갈등은 커져만 갈 듯합니다. 은오의 어머니를 죽이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을 홍련이기에 말입니다.

이서림의 죽음에 대한 비밀도 조금 힌트가 나왔는데, 잘못된 아이라는 것이 영 깨림칙하더군요. 아랑이 제물로 바쳐졌었는지, 우연한 사고로 죽음을 당했는지, 아니면 그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은오어머니가 관계되어 있는 일인지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분명한 것은 은오의 사부 옥황상제가 준 모심잠이 아랑의 영을 지켜냈으리라는 것입니다. 이서림이 서씨부인에게서 비녀를 빼버려서 무연에게 몸과 영이 점령당했다는 것도 유추할 수 있을 듯하고 말이죠. 은오의 돌팔이 사부로 깜짝 출연한 정보석씨 반가웠어요^^

옥황상제는 은오에게 뜻모를 이야기들을 많이 풀어놓고 가셨는데 천상에 있을때나 지상에 내려와서나, 혼자만 알아듣는 말을 하는 것은 여전하더군요. 옥황상제 뜬구름잡는 이야기에 슬슬 조급증이 나려는 중입니다. 가여운 중생들이 옥황상제의 심오한 뜻을 얼마나 잘 헤아리겠습니까? 좀 쉽게 말해주세요!

 

제대로 살고 싶어! 아랑이라면 다르게 살아볼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마음을 내어줄 수 있겠느냐고 고백하는 주왈, 안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거절하는 아랑을 바라보는 주왈의 눈이 서글프더군요. 홍련에게도 내쳐지는 듯해서 오갈데없는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홍련이 아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다고 더는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니, 주왈에게도 변화가 생길 듯 합니다. 

이판사판 이렇게 된 것 관아로 출근해버려! 이런 마음도 들고, 주왈이 이서림의 죽음과는 관계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자꾸 생기는 것을 보니, 주왈에게 단단히 정이 들었나 봅니다. 은오보다 더 아련아련 연민이 가는 인물이라, 주왈과 은오가 편 먹고 홍련과 싸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혼자서는 해본답니다. 아랑을 사이에 두고 옥신각신 질투하는 것도 재미있을 듯도 싶고 말이죠.

주왈만 보면 버럭 사또로 급격한 성격변화를 일으키는 은오때문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오. 작가가 멜로부분은 취약한가 봅니다. 은오의 버럭--->구차스러울 정도로 절절한 고백--->포기 혹은 기분에 따라 반항모드로 급변해서, 아랑과의 멜로는 환영이지만 분위기가 달달 애절하지는 않더이다. 대사를 분위기있게 써주는 것도 아니고, 은오 고백대사만 들으면 손발이 오그라들어요;;

이서림이 긴긴 밤을 빼곡히 연시를 적어내려갈 만큼 짝사랑했던 주왈도령이지만, 아랑은 주왈도령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지요. 이서림은 이서림이고 아랑은 아랑이라는 말처럼, 아랑은 이미 은오에게 마음을 내주었기 때문에 말이지요. 안된다고 거부하면서도 아랑도 은오가 좋은 것을 어찌하지 못하지요. 은오가 그러했듯이, 아랑도 은오와 되도록이면 마주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듯한데, 글쎄 은오말처럼 그게 될까 싶네요. 금세 보고싶어 달려가 버릴 것이라는 것을 은오도 아랑도 알고 있겠지요. 악귀들의 침입에 아랑을 지키다가 잠들기는 했지만, 그렇게 한데서 잠들면 잘못하면 입돌아가요, 은오사또! 참 소중한 허리는 무사허고?

 

"솔직한 마음이 아니라는 것 알면서도 이해하는 척, 멋있는 척 안할거다. 안고 싶으면 안을 거고, 잡고 싶으면 잡을 거야. 보고 싶으면 보고,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할거다". 백허그하는 은오때문에 덜컹! 아랑이야 더 덜컹거렸겠지만, 마음을 다잡고 은오의 팔을 빼는 아랑이었지요.

아랑의 심란한 마음에 답을 내려준 인물은 방울이었습니다. 우리 귀여운 무당은 신기는 없지만, 사람 마음은 누구보다 잘 헤아리더라고요. 무당이 앞날을 보는 능력도 있다지만, 무당을 찾는 사람의 심리는 듣고 싶은 말을 듣기 위해서라고도 하더군요.

"남은 시간이 아깝지도 않소? 하루하루 가는게 애절하지도 않아? 아씨만 가고 나리만 남는게 아녀요. 누구든 남겨지게 돼있고, 누구든 가게 돼있어요. 떠나는게 무서워서 아무 것도 못하면 어떡해. 가더라도 나리한테 원은 남지않게 해줘야지. 혼자 저승가서 무슨 힘으로 살거야? 떠나면 미워지게 슬퍼 못견딜 것같은 그 슬픔으로도 사는게 사람이야. 그게 사랑이고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되는 거거든". 한 백년은 산 것같은 방울이, 신기는 없어도 인생상담은 최고네요!

참 방울이 얘기가 나왔으니, 아무래도 방울이도 이 일에 운명적으로 관련된 인연인 듯 보이더군요. 방울이 집안에서 가장 신기가 넘쳤다는 9대 할머니가 어느날 홀연히 사라졌다는 것을 보면 말이죠. 지하동굴에서 가져온 항아리의 봉인부적을 방울이 9대 할머니 책에서 찾은 것을 보면, 무연이 방울의 9대 할머니 몸도 빌어산 것같기도 합니다. 무연이 부적을 쓸 줄 아는 것도 그때문이고 말이죠.

인연이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고 하죠. 한 번 스친 인연도 거슬러가면 다 만날 인연이었기에 만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방울이 은오와 아랑을 돕게 된 일도, 아랑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악연이 되었든 인연이 되었든, '연'때문인 듯하고 말입니다.

 

은오도 무영을 통해 사부가 옥황상제였음을 알게 되었는데요, 자세하게 물어볼 경황도 없이 어머니를 만나는 것으로 끝났지만, 옥황상제가 은오에게 남긴 말들은 심오한 의미를 주더군요. "세상 어디에도 쓸모없는 인생은 없고, 가치없는 죽음도 없다". 옥황상제와 무연의 생각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무연(홍련)은 주왈과 최대감을 이용하면서도 쓸모없는 영감, 쓸모없는 놈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죠. 죽음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자신의 생을 연명하기 위해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은 안중에도 없는 살아있는 악귀죠.

아랑도 악귀들이 자신의 몸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잠깐 딴 생각을 하기도 했네요. 불사의 몸을 취하기 위해 악귀들끼리 싸움이 붙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홍련이 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악귀들이기에 말입니다.

악귀들이 왜 아랑의 몸을 원하는지는 무단 출장서비스 나온 무영이 잘 설명해줬죠. "사람에겐 소용없지만 영적인 존재가 그 아이의 몸을 얻게 되면 영생을 얻게 된다. 그러니 아랑을 잘 지켜라". 무영은 무단으로 출장 나온김에 은오와 힘을 합쳐 악귀들을 멸하기도 했지요. 아무래도 옥황상제의 말을 거역하기로 결심했나 봅니다. 옥황상제가 손떼라고 했는데 아랑의 부름에 당장 달려온 것을 보면, 은근 책임감 강한 저승사자입니다. 저승사자랑 방울이, 이 캐릭터들이 요즘 가장 쓸만한 캐릭터로 부상!

아랑의 몸이 세상의 질서를 파괴할 수도 있는 미끼라는 것을 알게 된 무영이 옥황상제에게 따져 물었지요. 어차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옥황상제의 한 수가, 무너진 이승과 저승의 질서를 바로잡을지 모르겠지만, 무영도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은오를 도와 악귀들을 멸하고 무연과 다시 마주하고 섰지요.

무영이 무연과의 연을 진짜로 끊을 준비가 된 듯한데, 아무래도 은오때문에 또 실패를 하게 될 듯하더라고요. 무영이 어머니의 형상을 한 홍련을 죽이는 것을 은오가 그냥 보지않을 것 같아서 말이죠. 사건의 진실이 단순히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는 말이죠. 설령 은오가 모든 비밀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막강한 무연을 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부채보다 비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같은 예감입니다.

 

옥황상제가 은오에게 선물이라고 준 비녀 모심잠(母心簪), 무연을 밀어내려는 서씨부인의 영을 통해서 짐작되는 것은 무연의 결정적인 약점이 서씨부인의 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복수심에 아들도 눈에 보이지 않았던 어머니 서씨부인이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질기고 강한 것이 모정이지요. 옥황상제의 마지막 말도 의미심장한 답이 되는 듯하고 말이죠."이 비녀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비녀로 무연에게 점령당해 있는 어머니를 구한다는 말뜻은 아니었을까 싶네요. 

무영에게 준 칼보다, 은오에게 준 부채보다 강한 힘이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것을, 인간의 마음을 오래동안 연구해 온 옥황상제이기에 알고 있었겠지요. 은오에게 비녀를 준 이유는 은오가 오래동안 바라왔던 어머니의 마음을 얻음과 동시에, 옥황상제 나름대로는 은오를 살려준 목숨의 댓가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 

은오의 목숨은 은오가 빚졌다기 보다는 은오 어머니의 빚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옥황상제가 어머니에게 비녀를 주라고 한 것은 이 일을 대비한 것이었던 게지요.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 모정으로 무연에게 대항하라는 뜻이었던 셈이죠. 옥황상제가 인간이기에 믿는 이유도 피로 맺어진 모정을 믿은 것이고 말이죠. 

 

악귀에게 점령당한 어머니라도 살아있는 것이 나을지, 어머니를 편하게 보내줘야 하는 것이 나을지 은오라면 답을 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악귀에게 구속되어 있는 어머니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베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어머니가 죽게 되고, 옥황상제가 말했던 가장 절박한 때라는 것이 지금을 말하나 봅니다. "모든 질문의 시작은 너로부터 온다", 옥황상제의 말뜻을 은오는 깨닫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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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6 08:30




제작진이 심각하게 위기의식을 느껴야 할 듯 싶습니다. 방송 횟수만 많다고 중편드라마라 할 수 있는 것인지, 몇회로 압축해서 납량특집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나을 뻔 했습니다. 스토리는 진행되지 않고, 연장드라마도 아닌데 이렇게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이유에 대해 대책마련을 해야 할 듯 싶습니다. 특히 핵심없이 반복되는 말장난같은 대본은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연출이 조금 허술한 부분이 있더라도, 장소나 시간 등의 촬영상 힘든 일정도 있고, 생방이나 다름없는 드라마 제작 환경을 모르는 바 아니기에, 큰 문제가 아니면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내용이 뭔지도 모르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듯한 대사와 스토리의 더딘 전개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 하네요. 내용없는 전개와 캐릭터를 살려주지 못하는 대본은 배우들의 연기력마저 잡아먹는 진짜 귀신이 따로없어 보입니다. 알맹이는 없고 외형에만 치중하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네요. 예술의 전당에 인형극 장화홍련전을 올린 느낌이랄까?

서씨부인(강문영)이 있는 최대감네 별채와 사당은 전설의 고향을 찍는 중이고, 관아는 삼방이 옹기종기 모여 돌쇠와 함께 시트콤 촬영중이고, 천상세계는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에 하늘나라에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살고 있었어요', 전래동화 만화동산입니다. 주인공들은 동굴에 쳐박혀, 남자주인공은 살아있음을 알리기 위해 간혹 기침만 콜록이며 누워있고, 여주인공은 동굴탐험으로 한 시간을 보내더군요.

 

그놈의 정체가 조금 나오기는 했지요. 서씨부인의 형상을 한 그놈은 혼령들을 모아 저승사자와 비슷한 괴물 둘을 만들었더군요. 항아리 안에 저승으로 가지 못하게 봉인한 혼들로 천상세계의 원칙을 따르는 저승사자와 비슷한 존재를 만들어 낸 것이죠. 비주얼만으로도 공포가 느껴지는 강문영의 비중이 이리 컸는지, 아니면 호러스러운 표정에 반응이 좋아(?) 늘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설의 고향이 되어가는 이 싸한 느낌은 뭔지?

강문영이 목소리 톤을 조금 낮추니 훨씬 듣기 편하더군요. 발음도 더 정확해진 듯하고요. 음향 볼륨도 줄여줘서 한결 좋았습니다. 제작진의 피드백은 굿!

 

결계를 친 부적을 찾던 은오는 마지막 한 방위의 부적을 떼어내다 절벽아래로 떨어지고 말았지요. 은오에 의해 결계가 깨지자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서씨부인은 주왈에게 분노하고, 주왈이 "확실히 아랑을 죽였는데 살아있는 것을 보았다"는 말에 놀라지요. 서씨부인도 아랑이 죽지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물론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만든 제3의 생명체라는 것은 모르지만 말이죠.

"그 아이만 내 손에 들어온다면 모자란 인간들의 구질구질한 도움 따위는 필요없게 되겠지", 아랑을 취하기 위해 주왈에게 아랑과 가까이 하라는 서씨부인, 아랑이 은오의 사람이라 은오도 당분간 죽이지 말라고 명합니다. 주왈에게 아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오라는 서씨부인의 명에 주왈은 불안해 하지요. 사냥꾼을 바꿀까봐서 인듯 하더군요. 발을 걷고 주왈을 가까이 불러 안심시키는 서씨부인, 소름끼치더군요.

"의심하지 말거라. 누가 뭐래도 넌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귀한 것이란다, 내 아들아". 자신을 믿으라는 서씨부인이지만 주왈은 서씨부인을 완전히 믿지는 않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더군요. 아랑을 서씨부인에게 내어주지 않기 위해 손을 쓰는 것을 보면 말이죠. 주왈의 심리변화에 아랑이 큰 변수가 될 것임이 예고되기도 했지요. 아랑을 여인으로 마음에 두는 것을 보니 삼각관계에 돌입할 듯하고 말이죠.

 

천상에서 염라와 옥황상제의 대화중에 그놈에 대한 중요한 말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승의 인간이니 찾은 들 손을 쓸 도리도 없다"며 생각할수록 부아가 치민다고 옥황상제의 옛날 실수를 꼬집는 염라대왕이었죠. 지옥으로 보내자는 염라대왕의 말을 무시하고 옥황상제가 원칙을 깼던 것이고, 모든 것이 천상의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는 것을 보니, 그놈이 인간, 즉 은오어머니 속에 들어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셈입니다.

봉인된 동굴에서 만들어진 심마니 악귀를 처리하고 돌아온 무영의 보고를 받는 옥황상제는 염라의 걱정에 최종병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지요. 최종병기란 아랑을 말하는 것이겠지만, 최종병기라는 식상한 묘사에 김빠지더라는... 동굴속 미친 악귀의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의 노래가사도 그렇고, 어째 최대감네 사람들(서씨부인 포함) 빼고, 악귀까지 모든 캐릭터들이 코믹코드인지 좀 그렇네요. 은오도령만이라도 좀 진중했으면 싶은데, 이건 주인공이 제일 한심스럽게 놀고 있으니 걱정입니다.

 

세상사에 관심없는 까칠 도령이라고는 하나, 은오라는 인물은 정말 매력이 없습니다. 무슨 사연이 절절한지는 모르겠지만, 다 큰 도령이 엄마 찾아 삼만리를 하며 징징거리는 모습이 더이상 가슴아프지도 않고(은오에게 어머니의 존재가 어떤 크기인지 전혀 나오지가 않았기에), 절벽 아래로 떨어져서 피를 질질 흘리면서도 아직 안죽었다고 농이나 하고, 동굴에서도 상황은 심각한데 아랑에게 빈 말이나 하고, 은오라는 캐릭터가 어찌 이리 점점 엉망이 되어가는지 안타깝네요. 아랑에게 무너지는 동굴쪽으로 가든가 말든가 라더니, 동굴에서 나와서는 돌쇠가 던진 줄을 먼저 타고 올라가서, 기껏 한다는 말이 줄이 끊어지면 눈 딱 감고 좋은 생각을 하고 떨어지라니, 도데체 이 캐릭터 뭐냐고 묻고 싶네요.

긴장을 풀어주기 위함도 아니고, 의미없는 대사들로 은오라는 캐릭터에 무게감을 실어주지 않으니 드라마는 축축 늘어지고, 삼방들의 한심한 모습이나 은오사또나 개진도진이네요.

가뜩이나 별 내용없이 꼬여있는 악귀니 그놈이니 이서림 죽음의 비밀이니 하는 것에 한 술 더 떠 돌쇠의 동성애 코드는 뭔 날벼락인가 싶습니다. 상전과 맞먹으려 드는 종놈도 처음이지만, 남색코드는 영 아니올씨다 입니다. 종놈도 저리 함부로 친구먹자 하는 캐릭터로 은오를 만들고 있으니, 사또의 위엄은 갈수록 안드로메다 행입니다. 이준기의 군 제대후 첫 복귀작이 이렇게 이준기의 필모그라피에 티로 남을 작품이 될 줄이야!

 

정체불명의 전설의 고향이 되고 있는 아랑사또전, 대본과 연출은 엉망이고, 더 우려먹을 것 없는 신민아의 원맨쇼가 끝나니, 총체적 난국에 빠진 아랑사또전에 실망감만 커지네요. 스토리는 둘째치고 옥에 티의 향연이라고 할 만큼 엉망인 연출에 실소만 터져나오더군요. 동굴에 알루미늄 사다리는 뭔가 싶었네요. 요즘 타임슬립물이 대세이다 보니, 아젠 사다리까지 타임슬립을 하나 봅니다. 주왈의 흉터는 없어졌다가 생겼다가 조화를 부리기도 했고요.

드라마 재미는 신민아가 귀신일 때가 훨씬 나았습니다. 한시적인 사람으로 돌아온 아랑이 사람들 세상에 적응을 하는 것은 좋습니다. 재미는 덜했지만 급작스럽게 바뀐 말투가 사람으로 살기 위한 변화였겠죠. 그런데 초반부의 재미가 사건 핵심으로 다가갈수록 힘이 빠지고, 지루해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은오도령은 골묘를 찾고 사건의 핵심에 접근하며 마마보이에서 탈피하나 싶었더니, 한 회를 시종일관 눕혀놓고 뭘하나 싶습니다. 사또는 커녕 어떻게 된 게 한 회 출연한 심마니 악귀보다 존재감을 약하게 그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지루한 동굴신에 30분이나 할애를 하지 않나, 특수효과만 잔뜩 집어넣은 은오어미니 서씨부인 장면은 전설의 고향 호러물로 변해가는 느낌입니다. 

이럴 거였으면 차라리, 귀신의 사연에 관심 없던 은오가 아랑을 만나 귀신들의 원을 풀어주는 에피소드들을 넣어가면서, 은오의 캐릭터를 성장시켜 갔으면 더 좋았을 듯 하네요. 예전에 귀신이 자기 딸이 어머니를 죽인 원수와 혼인하게 생겼다고, 은오에게 도와달라고 했던 사연도 나왔지요. 은오는 귀찮다는 듯이 관심도 가지지 않았지만, 은오의 성장과 함께 이런 원귀들의 사연도 풀어주면서 이서림의 죽음에 대한 비밀에 다가갔으면, 드라마가 훨씬 짜임새있었을 듯 싶은데 말이지요. 은오의 캐릭터도 엉망이 되지는 않았을 테고요.    

 

옥에 티라는 것이 드라마에 몰입하고 있다보면 문제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완벽한 연출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런데 스토리는 미궁으로 빠지고 주인공들은 들판으로 강으로 동굴로 숲속으로 뛰고 구르기 바쁘고, 가끔 나오는 대사는 농담따먹기가 주이다 보니, 다른 것들이 눈에 확확 들어오네요. 이준기와 신민아가 아깝기 그지없군요. 쓸데없는 야외촬영으로 뮤직드라마 찍지 말고, 연출과 대본에 더 내실을 다져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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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4 11:13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계획이라는 것이 뭘까요? 어지럽혀진 천상세계와 지상세계의 질서를 바로 잡으려고 오랜만에 의기투합한 모습이었습니다. 400년 전 사라진 혼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그에 따라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원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옥황상제나 염라대왕도 골치 아픈 일이니 말입니다.
다만 이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에 있어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시각차가 존재하기는 합니다. 한 인물은 너무 낙천적이어서 문제이고, 한 인물은 너무 조급한데서 오는 불협화음은, 바둑판의 흑과 백의 팽팽한 수싸움만큼이나 흥미롭습니다. 보다 흥미로운 점은 주거니 받거니 한 수를 물러주기도 하고, 모른 척 넘어가 주기도 하는 여유가 두 사람을 앙숙관계보다는, 멀고도 가까운 친구처럼 보이게 한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옥황상제를 만나 자신이 왜 그런 험한 꼴로 죽어야 했는지 진실을 알고 싶었던 아랑, 두 영감탱이는 진실을 알려주기는 커녕 기회를 주겠다며, 아랑을 사람으로 만들어 지상세계로 돌려보내지요. 이게 웬 떡이야, 횡재한 아랑이었죠. 단 보름달이 세번 뜰 때까지 진실을 알아내지 못하면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조건이었지요. 지옥 중에도 최악의 지옥, 천만억겁이 지나도 벗어나지 못할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만약 아랑이 진실을 찾아오면 천상세계에서 살게 해주겠냐는 말에 옥황상제는 그건 그때가서 생각해보겠다고 얼버무렸지요. 전 옥황상제의 대답에 큰 복선이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천상세계가 아닌 지상세계에서 명을 다할 때까지 살고 오라고 할 것 같거든요^^. 옥황상제님 뜨끔하겠다. 옥황상제님 의중을 떠보는 미욱한 중생을 용서하소서~

빵터진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손발맞지 않는 연극
무영을 따라 천상세계로 오게 된 아랑, "날 보자 한 이유가 무엇인가?", 근엄(?)과는 거리가 먼 영롱한 소리가 들려오지요. 아랑사또전의 귀요미 커플 옥황상제와 염라대왕때문에 이번회도 웃겨죽는줄 알았네요. 박준규와 유승호의 코믹넘치는 능청연기에 웃음 빵빵 터지기 시작합니다. 이게 무슨 냄새인고, 킁킁 거리는 염라대왕이었지요. "여인맞이 천상향", 향수를 뿌리고 나온 옥황상제라니, 참으로 세련의 극치를 달리는 옥황상제였지요.
수염 기다란 염라대왕을 보고 당연히 옥황상제라고 생각했던 아랑, 염라대왕에게 옥황상제 영감탱이라고 운을 떼지요. "이쪽이다", 내가 옥황상제라고, 컥 이렇게 젊고 고운 옥황상제라니 잠시 아랑의 머릿속이 띠융~
"내가 왜 죽어서 땅속에서 그 꼴로 뒹굴고 있었는지 알고 싶소", 그랬었냐고 능청을 떠는 옥황상제, "내가 얼마나 돌봐야 할 중생들이 많은데 어찌 일일이 다 알고 있겠냐?". 그래도 그토록 절박한 사연이라면 우리가 좀 고민을 해보겠다고, 의논하는 척 염라대왕에게 귓속말을 하는 연극을 하는 옥황상제였지요.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데, 옥황상제의 능청을 받아줄리가 없는 원칙주의 염라대왕입니다. '이건 뭔 시츄에이션? 저리가!!', "아까 결론 다 봤는데 뭘 의논하는 척을 해!", 시크한 염라대왕때문에 뻘쭘해진 옥황상제였지요. 
염라대왕 이때다 생색까지 내보죠. "네 죄를 보면 당장 지옥행이지만(무당을 이용해 금기된 행위를 하고, 염라대왕과 옥황상제를 능멸했으니), 상제의 간곡한 청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고 아랑을 사람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합니다. 천상세계가 생긴이래 처음있는 일이지만 사람으로 지상으로 돌려 보내주겠다는 것이었지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오지 못하면 지옥행인데도 해보겠냐는 말에 아랑, 아무 고민도 없이 하겠다네요. 간 큰 아랑, 생전에 맹탕으로 당하기만 했던 조신한 처자가 어떻게 이렇게 담력이 대단한 귀신으로 변했는지 말입니다. 
옥황과 염라가 죽었으나 살았고, 살았으나 죽은 이를 위하여 "살고 죽은 태극심장"을 만들어 내는 CG효과는 판타지의 묘를 살리기도 했습니다. 황천강을 건너는 모습과 특히 하늘문을 지키는 나무 저승사자(?)는 오싹할 정도로 잘 만들었더라고요. 잠시 옥황상제의 힘빠져 버린 주문에 뜨아~, 살짝 오글거렸다는 후문;;

돌아온 아랑, 나 진짜 사람이야!
심장을 받은 아랑은 지상의 한 연못에서 환생을 했고, 쌍으로 변태스러운 영감탱이들은 실오라기 하나 주지 않고 알몸으로 환생을 시켰더군요. 양수와 태아라는 의미를 살렸던 장면이었습니다. 이는 아랑이 이서림이라는 인물이 아닌 전혀 다른 인간으로 다시 태어났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여지더군요. 아직 천방지축 무조건 돌격하는 귀신 아랑의 성격이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아랑이 돌아온 날은 아랑의 장례식날이었죠. 그래도 사또가 인정머리가 있는 사람이라 죽은 자신을 장례까지 치뤄주는 것이 고마운 아랑이었지요. 밀양관아로 은오를 만나러 간 아랑, 헉 이런 귀신을 봤나? 아랑은 허깨비 귀신이 아니었지요. 아랑이 돌아온 것이 반가웠던 은오였지만, 돌쇠의 눈에도 보이는 귀신인지라 뭐가 뭔지 정리가 되지 않은 은오입니다. 은오 멘붕!!!
자초지종을 들은 후에도 은오의 긍금증은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여기서 아랑의 한시적 생존에 대해 드는 의문 하나! 최대감과 주왈의 대화를 보면 다음날이 보름인데 아랑이 보름전날 돌아왔으니, 보름달 한 개는 거의 통째로 날린겨? 그럼 두 개의 보름달만 남을 셈이니, 60일 동안만 한시적으로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겠네요. 그동안 진실을 찾을 수 있을지, 누워서 떡먹기보다 쉬울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하는 아랑, 난 너의 그 무모한 자신감이 궁금해! 도무지 생각이라고는 하지 않은 아랑이라는 캐릭터를 보면, 앞으로 민폐를 두루두루 끼치고 다닐 것이라는 것은 예상되는 일입니다. 살아나자 마자, 바로 사고 하나 바로 터뜨리는 아랑!

장례식을 마치고 인정머리라고는 가뭄에 콩 한톨 없는 밀양고을을 떠나리라고 작심했는데 고민이 생겼지요. 기억실조증을 귀신으로 봐야 하나 사람으로 봐야 하는 것도 정리가 안되는데, 밀양을 떠나서는 안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일단 이서림 시신을 묻은 다음에 생각하자고 숙고중인 은오의 눈에 포졸로 변복한 아랑이 얼씬거리기 시작하지요. 기어이 사고를 내는 아랑입니다. 아직 인간세상에 적응을 하지 못한 아랑이 성질머리를 그대로 드러냈으니, 아이고 죽갔구나 은오입니다. 삽질하라는 이방의 말에 "누구더러 삽질을 하라마라냐"고 큰소리치는 포졸이라니, 뒷목이 뻣뻣해져 오지요.
어라, 뭔가 잘못됐네, 튀자!. 줄행랑을 놓는 아랑을 쫓아 삼방들 달리기 헐떡헐떡해야 했고, 은오도 가만있을 수는 없게 되었지요. 잡히면 큰일인데, 저 망둥이같은 귀신이 죽은 이서림이라는 것을 누군가가 알게 된다면, 이걸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미치고 팔딱 뛰겠는 은오였지요.
그런데 아랑을 뒤쫓는 인물중에 최주왈도 섞여 있었지요. 길에서 아랑과 부딪쳐 아랑을 잡는 순간 반지가 변한 것을 보고 경악했던 주왈, 주왈이 찾는 처녀임이 틀림없었지요. 그분의 정체도 살짝 나오기는 했는데, 행방불명된 은오의 어머니(강문영)인 듯 싶더군요. 은오의 어머니 정체는 누구인지, 왜 최대감과 주왈이 설설 기는지 풀어야 할 숙제들이 늘어나고 있네요. 

드러나는 주왈과 그분의 정체
아랑이 가지고 있었던 비녀의 사연이 두 사람의 미스터리를 풀 결정적 실마리가 될 듯한데, 아직은 단서가 될 만한 것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이서림의 죽은 시신에 비녀가 없었다는 것을 통해, 이서림이 살아서 비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만 유추할 수 있을 듯 한데요, 여기서 한 가지 복선은 은오의 어머니가 살아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다른 제3의 정체인가 겠지요. 분명한 것은 은오의 어머니가 이서림에게 비녀를 주었다는 사실이겠죠. 즉 이서림이 죽은 후에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귀신은 사람이 바친 물건이나, 음식만을 취할 수 있다는 아랑의 말을 빌어보면 말입니다. 이는 은오의 어머니가 산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암시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랑의 미소를 마주하는 주왈의 눈빛이 심상치 않아 보이더군요. 한 눈에 뿅 반한 눈빛이었는데, 아랑도 담을 넘겨주는 도령을 매너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듯했고 말입니다. 아랑이 그 놈 믿으면 안되는데, 큰일입니다. 복면을 하고 아랑을 칼로 찌른 놈이 주왈이라는 예고편도 나와, 주왈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더군요. 왼쪽 심장부위를 찔렸던데 처녀의 심장을 바쳐야 하는 것인지, 구미호가 좋아하는 간을 바쳐야 하는 것인지, 여튼 산 처녀제물이 필요한 것을 보면, 그분이라는 정체가 은오어머니 강문영이 아닌, 다른 괴물이 있음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우후죽순으로 복선들이 던져지기는 하고 있는데, 아직은 뚜렷한 실마리가 나온 것은 없습니다. 주왈의 반지가 아랑에게 반응한 것을 보면, 일종의 주술이 들어있는 반지라는 것, 그리고 행방불명된 은오의 어머니가 최대감과 주왈의 목숨줄을 쥐고 있다는 정도입니다.

귀신 뒤치다꺼리하는 이준기, 저승사자가 잡아간 사또?
밀양에 전해지고 있는 아랑전설을 재각색한 판타지 무협 멜로 추리드라마 아랑사또전은 완전 종합장르세트가 따로 없습니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사람이 아닌 사람의 탈을 쓴 인물을 연기한 경력이 있는 신민아는, 아랑사또전에서는 천방지축 안하무인 귀여운 귀신 아랑으로 연기가 한층 나아진 모습입니다. 4회까지 진행된 아랑사또전은 신민아를 위주로 한 에피소드들이 주였지요. 덕분에 아랑이라는 캐릭터는 충분히 알린 셈입니다.
그런데 정작 이서림의 죽음을 파헤쳐야 할 은오도령 캐릭터는, 저승사자가 물어갔는지 좀처럼 나오지를 않고 있다는 것이 아쉽네요. 이준기의 복귀작이라 많은 부분을 기대했는데, 3회에서 보여주었던 긴 액션연기도 귀신들과 엉겨붙어서 정신없이 싸우는 바람에 매력이 반감된 부분도 있었고 말이죠. 좋은 액션으로 이준기가 사방팔방 날아다니고 온몸으로 각을 잡아줬는데도 연출은 실망;;
무엇보다 은오의 캐릭터에 대해 아직 감을 잡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은오에게 어머니는 아킬레스건이나 트라우마로 보임에도, 은오는 아랑이 저승으로 돌아가 지옥으로 떨어졌을 거라는 무당의 말에, 아랑을 안됐어 하는 마음은 비췄지만 어머니를 찾을 단서 비녀에 대한 것은 싸그리 잊어버리고, 봇짐을 챙겨 밀양을 떠나려고 하지요.
아랑때문에 억지춘향으로 밀양사또가 되기는 했지만, 이서림의 썩지 않은 시신을 보고도 의문은 커녕, 아랑과 농담따먹기(?)나 하며 놀려대는 모습은 은오의 캐릭터를 가벼이 만들기만 했습니다. 깐족대는 이준기는 극의 코믹요소만을 위해 남발되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은오도령은 4회까지 귀신 뒤치다꺼리만 하는 모습이 강했지요. 물론 아랑이 가진 비녀때문에 귀신돕는 일을 하기는 했지만, 아랑때문이 아니라 어머니때문에 더 사건에 적극적이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포기가 빠르고... 최대감이 왜 아랑의 시신을 가져가려 했는지에 대한 의심도 깊게 하지 않았죠. 그저 아랑이와의 잠깐 인연때문에 장례를 자신의 손으로 치뤄주고 떠나겠다는 고집만 부린 것으로 비춰집니다. 최대감집에서 시신을 가져가서 약에 쓸 것도 아닌데, 왜 시신을 거두려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지도 않죠. 장례를 누가 치루든 그게 뭐 대수라고 말입니다.

귀여운 귀신 신민아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은오캐릭터는 캐릭터의 매력이 아니라, 이준기의 매력으로 버티고 있는 느낌입니다. 배우의 매력이 빛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배우의 매력과 캐릭터의 매력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때, 드라마는 힘을 발휘합니다. 아랑의 죽음이 천상세계 두 영감탱이들까지 관련되어 있는 거대한 사건인데, 사또를 너무 소극적으로 그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전임 사또의 여식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었다는데 코빼기도 비추지 않은 고을 사람들, 그 흉흉한 인심의 정체가 무엇인지 관심없는 사또는 실망입니다. 물론 은오는 사또가 될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내 알바 아닌 일이기는 했지만, 문제는 은오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소극적인 인물인가, 의협심이나 의구심은 없는 인물인가에 대한 실망감이 들게 하는 이유가 캐릭터 문제는 아닌가 싶어서 말입니다. 은오캐릭터에 대해 너무나 불친절한 제작진 미워욤!!
아랑이 시한부 사람이 되어 진실을 알아야 하기에 은오는 어머니의 비녀에 대한 사연을 알기 위해서라도 이서림의 죽음에 대한 진실과 적극적으로 마주해야 겠지요. 이 과정에서 은오가 진짜 사또로 거듭날 것이라는 것을 믿어의심치는 않지만, 주왈의 캐릭터보다 은오사또에 대한 정보에 너무 인색하네요. 사또는 어디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은오캐릭터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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