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2.08.16 '아름다운그대에게' 미성년자 설리 배려한 제작진과 이현우 매너손 (13)
  2. 2011.10.19 '하이킥3' 빵터진 강릴레오의 신념과 백진희-윤계상 러브라인 (4)
  3. 2011.10.11 '하이킥3' 세경과 지훈의 죽음, 다시 등장한 이유 (15)
  4. 2011.10.05 '하이킥3' 안내상의 1인 코미디, 손뼉맞출 보스캐릭터가 필요하다 (35)
  5. 2009.08.09 '스타일', 독수리마녀 김혜수를 주목하는 이유 (27)
2012.08.16 13:36




아랑사또전과 동시에 첫방송을 시작한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기대이상의 재미와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작품이더군요. 특히 두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을 맡고 있는 신민아와 설리의 귀여운 매력은 시청률을 떠나 사랑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아이돌들의 대거출연으로 드라마가 아이돌들의 연기연습장이 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를 했었는데, 기대이상의 연기를 보여준 민호와 설리였습니다.
민호는 도롱뇽 도사를 통해 연기를 접한 경우였고, 설리의 경우는 개인적으로 연기하는 것은 처음봤는데도 연기가 좋더군요. 특히 뿌리깊은 나무에서 광평대군 역으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서준영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더군요.
흔히 아이돌 연기를 평할 때, 연기가 좋으면 아이돌 치고는 연기를 잘한다 라는 평을, 연기가 형편없으면 개나 고동이나 연기한다는 평을 내리죠. 아이돌에게는 박한 연기 평이기도 합니다. 아이돌을 떠나 연기자체가 좋은 아이돌들도 많은데, 아이돌에 대한 편견이 연기를 폄하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20대 초반 스타들의 대거 출연에도, 소위 발연기 아이돌배우나 신인연기자가 없더군요. 취향이 젊은 층을 겨냥한 드라마이기에, 시청층의 고른 사랑을 받기는 힘들어 보이기는 하지만, 드라마 자체의 스토리는 좋은 편입니다. 일본 만화가 원작이라는데, 원작을 접하지 않은 상태로 드라마만을 보게 된 제게도 하이틴 성장드라마로서는 괜찮은 작품이 나온 것 같더군요.
첫회 스토리는 강태준(최민호)을 만나기 위해 미국에서 지니체육고등학교로 전학온 구재희(설리)와 친구들의 만남을 그렸습니다. 남장여자가 드라마에서 처음있는 소재가 아니었기에 남장여자를 둘러싼 좌충우돌 에피소드 역시 피할 수 없었죠. 설리의 옷가방에서 나온 여자 팬티나, 구재희가 목욕하는 장면, 차은결(이현우)이 구재희의 가슴에 손을 대는 등, 깜짝 놀라는 상황들이 재미있게 그려졌습니다.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에 언론에서 설리와 민호 키스신, 설리 노출신등의 검색어로 소위 언론플레이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설리가 미성년 나이라는 점에서 드라마에서 요구하는(?), 혹은 필요로 하는 노출신을 어떻게 소화했을까 걱정이 되었거든요. 설리가 우리 딸보다 한 살이 어려서 엄마의 마음으로 본 점도 솔직히 있었고요.
화제가 되었던 샤워신을 보고는 내심 제작진에게 고맙더군요. 요즘 드라마에서 여배우의 과한 노출신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해운대의 연인들에서 조여정을 비롯한 남녀 배우들이, 앞 다투듯이 벗어 제끼는 통에, 드라마 내용보다는 노출이 이슈가 되고 있기도 하죠.
설리의 샤워씬은 설리가 미성년이라는 이유로 제작진이 신경써서 배려했다는 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에서 흔하게 나오는 여배우의 가슴골이 드러나지 않게 보호해 주었으니까 말입니다. 샤워씬은 선정적인 장면도 되지 않았고, 오히려 샴푸 거품으로 머리카락으로 장난을 치는 설리의 귀여움을 돋보이게 만들었죠.
샤워를 하는 중에 불시에 기숙사에 들어온 강태준에 의해 설리가 여장남자라는 것을 들킬 뻔한 위험에 처하기도 했는데요, 타월을 집기 위해 손을 뻗치는 모습이나 타월을 몸에 감고 아무렇지 않게 능청을 떠는 설리는, 완벽하게 몸을 가린 모습으로 보여주었죠. 만약 제작진이 설리의 노출신을 이용하고자 했더라면, 슬쩍 가슴골을 드러내도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미성년자인 설리의 벗은 몸을 제작진의 카메라가 보호했다면, 스토리상 설리의 가슴에 손을 직접적으로 대야 했던 이현우는 매너손을 보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정말 가슴 부위에 손을 댔더라면, 그 보다는 아래쪽에 손을 가져댜 댔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압박붕대로 가슴을 동여매고 있었던 설리의 평평한 가슴임에도, 위치가 어느쯤이라는 것을 알았겠지요.
하지만 이현우(제가 무지 귀여워 하는 녀석^^)는 쇄골 조금 아래 부위에 손을 대는 것으로, 설리의 가슴에서 될 수 있으면 손을 대지 않으려 했던 듯 하더라고요. 또한 손바닥에 힘을 주지 않고 살짝 공간을 두려고 하는 듯한 모습이었는데, 억지스럽게 연출되지 않았으면서도 설리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던 매너손이었습니다. 카메라 역시도 갑작스럽게 가슴공격(?)을 당하는 설리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잡지않고, 가슴 위에서 컷하는 방법으로, 배려를 했고요.
극중 차은결(이현우)을 보니 '미남이시네요'에서 제르미(이홍기) 캐릭터와 비슷해 보이던데, 순진하면서 착하기도 하고, 보이는대로 믿는 조금은 신경이 둔한 듯한 성격인 듯 싶더군요. 2회에서는 설리에게 야릇한 감정을 느끼고 성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듯한 모습이 귀엽더라죠.   

그나저나 드라마 외적인 얘기지만, 민호 헤어스타일 좀 어떻게 안될까요? 헤어스타일이 단정한 샐러리맨 같아서 교복을 입은 모습이 아저씨같아요 ㅠㅠ 이현우의 버섯머리도 저를 슬프게 하는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코디 언니들, 샤방샤방 예쁜 꽃미남들 헤어스타일 손 좀 봐주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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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9 03:37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18화는 방송국 아르바이트직에서도 짤린 백진희의 취직보다 어려운 취집망상기와 종석과의 교제를 위해 신념을 버리는 강승윤의 엉뚱 에피소드를 보여주었는데요, 특히 지네모의 정회원이 된 강승윤의 심리상담 장면이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그래도 지구는 네모다"라고 신념을 꺾지 않았던 강릴레오 강승윤, 연기가 날로 물이 오르는 느낌입니다.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강승윤의 엉뚱한 매력을 발견하는 것도 하이킥3의 재미중 하나지요.
아직 많은 에피소드들이 나오지 않아, 캐릭터들의 관계가 촘촘히 엮이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러브라인도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번회는 백진희와 윤계상의 에피소드를 만들면서, 전작의 황정음-이지훈 라인과 흡사한 전개도 보였지요.

강릴레오 강승윤, "그래도 지구는 네모다"
말과 행동이 엉뚱한 승윤이 종석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못마땅한 윤유선은 지네모(지구를 네모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정회원이 되었다고 자랑하는 승윤의 말에 어이상실이지요. 더군다나 배꼽에 소금을 뿌려 달걀을 찍어먹는 두 사람들 보고는 기가 막힙니다.
결국 심리상담사라는 지석의 친구에게 심리테스트를 받아 정상판별에 들어가기 까지 하지요. 테스트결과 "자존감, 자의식이 부족하고 인지능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정상"이라는 결과가 나왔지요. 할렐루야! 종석과의 교제를 정식으로 허락받는 승윤은 세상을 얻은 듯 즐거워합니다.
승윤이 지구가 네모나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기억해 낸 유선은 심리상담가에게 승윤이 지구가 네모라고 생각한다며, 강승윤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받으려 하지요. '우정이냐, 신념이냐 그것이 문재로다'. 우정과 신념 사이에서 고뇌하고, 번민하고 머리를 쥐어트는 승윤은, 힘든 선택을 합니다. "지구는 둥급니다". 그리고 종석과 이층으로 올라가며 종석에게 속삭이지요, "그래도 지구는 네모다". 강승윤을 앞으로 강릴레오라 불러주마~~
 
백진희-윤계상 러브라인, 만들어 볼까?
한편으로는 진희-계상의 러브라인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아직은 새끼줄을 꼴 단계는 아니고, 볍씨를 뿌리는 중이기는 합니다. 지원과의 러브라인도 볍씨를 많이 뿌려놓고는 있지요. 몽유병이 있는 백진희의 꿈과 실제를 연결한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는데요, 백진희와 윤계상의 러브라인을 위한 준비작업 하나중 일부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윤계상이 나중에 백진희의 엉뚱한 매력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써먹을 듯 싶은 장면으로 보여지더라고요. 신선함보다는 하이킥 2에서 황정음과 이지훈의 관계를 그대로 답습해 가는 자기복제의 안전한(?) 길을 취하는 모습이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주인공들의 감정이 어느날 뜬금없이 찾아온 것은 아니라는 계기들을 엮는 듯합니다.
사실 엉덩이에 빵꾸가 난 백진희를 치료하는 윤계상은 하이킥 2에서 황정음과 이지훈과의 에피와 닮아있죠. 황정음과 이지훈은 공식적으로 사귀기 시작한 후의 에피였지만, 데이트중 설레이는 마음도 몰라주고 환자로만 대하는 지훈에게 화난 정음이 지훈을 밀치다가 넘어져, 선인장 가시가 엉덩이이 촘촘히(ㅎㅎ) 박혔던 사건이 있었죠. 정음이 지훈의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같은 공간에 배치했던 전적을 비춰보면, 이번회 계상이 보건소 행정직 인턴직에 응시해 보라고 지원서를 주는 것도 두 사람의 러브라인을 위한 준비작업인 듯하고 말이지요.
이지훈의 무뚝뚝함과는 달리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 윤계상이지만, 캐릭터가 가진 조건도 거의 같지요. 번듯한 직업에 훈남인데다 싱글. 게다가 사회봉사에도 적극적인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모습까지 갖췄지요. 이런 조건의 남자들은 여자들 조건도 크게 따지지 않을 듯해 보이지만 그건 겪어봐야 아는 것이고, 아무튼 박하선이 진희에게 친절한 계상이 좋아하는 것아니냐고 하자, 백진희는 진짜 착각을 하지요. 덜렁이 백진희가 응시증을 붙이고 있었기 때문이기는 했지만, 면접을 다녀온 진희에게 셜록계상이라며, 회사이름까지 맞추고 장난치는 계상의 한마디 한마디가 자신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지요.
보건소 행정직 인턴을 뽑는다고 응시원서를 건네는 계상, 진희는 그만 부끄부끄 좋아 죽습니다. 고맙다는 인사로 문자메시지를 날려보니, 눈깜짝할 사이에 답장이 오지요. 취직되면 한턱 쏘겠다고 하트까지 날리는 진희, 이번에는 답장이 오지 않자 하트때문에 쑥쓰러웠나 보다고, 착각은 확신으로 한참 앞서가지요.
다음날 지원의 집에 온 계상을 보고, "또 엉덩이를 보러왔느냐?"고 오버하는 진희, 취집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진희입니다. 그러나 꿈은 거기서 끝나고 말았지요. 누구에게나 친철한 의사선생님 윤계상일 뿐이었던 것이죠. 때마침 면접시험을 봤던 미소식품에서도 불합격 통지를 받은 진희는, '불행종합세트'인 자신의 모습에 풀이 죽고 말지요. 학교도 졸업 못하고, 직업도 없고, 미모도 좀 생기다 만 현실이 진희를 더 자신없게 만듭니다.
진희의 스트레스는 꿈으로 이어지고, 꿈속에서도 진희는 예쁘고 똑똑하고 귀여운 지원과 교사에 미모출중, 요리솜씨도 뛰어난 1등 신부감 박하선과 비교당하며, 윤계상취집시험에서도 밀려나지요. 분노폭발하는 진희, 계상의 멱살을 잡고 "나랑 결혼해"라고 소리치는데.....이런... "진희씨 정신차리세요" 퍼득 꿈인지 잠인지 몽유병인지에서 깨어나는 진희였습니다. 
다음날 집앞에서 계상을 만난 진희, 만약에 진짜로 결혼해 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겠느냐고 계상의 마음을 떠보지요. 결혼할 생각이 전혀없다고, 해맑게 웃으며 일언지하에 거절하는 계상, 아주 쥐구멍에 숨고 싶은 진희입니다. 쓰레기 리어카에 꽈당하는 진희, 세상은 청년백조 진희에게는 여전히 쓰레기통과 같습니다. 아직은 요원한 진희의 상황을 쓰레기 리어카에 철퍼덕 빠지는 모습으로 담아내는 센스가 돋보였던 장면이었습니다.

소소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가면서도 김병욱 피디는 예리한 질문을 던지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진희가 면접을 보는 장면이 예사롭지 않아보였던 것은, 인턴면접에서조차 왜 영어면접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이제는 마트나 주유소 알바자리도 영어로 인터뷰를 해야할 모양입니다. 
미소식품에서 영어면접을 보는 진희, 도대체 기업들이 왜 그렇게 영어시험으로 사람을 뽑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영어잘하는 사람이 필요하면, 그 파트에서 필요한 조건을 갖춘 사람만 뽑으면 될일이거늘, 모든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기준이 영어점수가 되고 있으니, 이거 이만저만 큰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니 진희처럼 인터뷰 예상질문을 달달 외워서 시험을 치는 모습이 나오는 것이지요.
물론 영어시험이 우수한 사람이 업무능력이 뛰어날 수도 있겠지만, 글쎄 그럴까 싶네요. 모든 업무에 영어가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닌데, 영어가 실력의 기준이 되고 있으니 문제지요. 진희가 면접을 본 미소식품에서도 인턴사원 하나 뽑는데 영어면접은 왜 필요한지도 의문이고요. 취직시험에서 영어비중이 이렇게 크다보니 요즘 대학생들은 대학입학하자마자 전공공부는 제져두고 영어를 더 죽어라고 공부한다더군요. 영어를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취직을 위한 영어가 필요한 세상, 문제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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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1 08:45




김병욱 감독이 하이킥3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세경과 지훈의 죽음을 암시했던 마지막 결말을 다시 등장시켰습니다.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어요" 세경의 마지막 대사와 함께 흑백정지장면으로 시청자들에게는 황당결말, 충격결말을 넘어 패닉에 빠지게 했고, 하이킥 종영이후에도 끊임없는 논란거리가 되었던 장면이었죠. 신세경의 귀신설까지 등장하기도 했던, 해프닝이라고 하기에는 그 파장의 여파가 대한민국을 뒤덮으리 만큼 컸었죠. 대중문화 평론가들까지도 이 결론을 두고 갑론을박 토론까지 벌였으니 말이지요.
하이킥 3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방송국 알바생 백진희가 결말에 대한 아이디어를 줬고, 감독은 "무슨 시트콤에서 주인공이 죽냐, 그런 오지랖은 딴데가서 떨라"며, 백진희의 의견을 묵살해 버렸지만, 방송국 알바에서 짤린 백진희는 TV를 보다 그 마지막 장면이 자신의 아이디어대로 갔다는 것을 보고 경악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단순히 전작의 패러디를 웃자고, 혹은 미련이 남아 세경과 지훈의 마지막 장면을 등장시킨 것 같지는 않아 보이더군요. 김병욱 감독의 의도가 궁금한 대목이라 잠시 머리를 비우고 생각정리를 했답니다.
그런데 머리를 비우려고 했던 것이 더 머리만 아픈 결론에 도달하고야 말았네요. 사실 12화를 보는 중에, 김지원의 2G구형 휴대폰 폐지를 두고 철회서명운동을 벌이는 광경을 목도한 윤계상이 함께 동참했던 장면을 보며, 적잖이 충격에 빠졌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커피를 사러간 사이 기면증이 있는 김지원이 잠들어 버리자, 윤계상은 자켓을 벗어 김지원에게 덮어주고는 조용히 책을 펼치고, 가을햇살 속에 그림처럼 앉아서 책을 읽는 장면이 나왔죠.
김병욱 감독 작품에는 유독 소품 하나에도 신경을 써도 결말을 암시하거나, 스토리의 중요한 복선장치를  숨겨둡니다. 전작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지훈이 세경에게 준 돈봉투를 헤세의 '데미안'에 넣어두는 장면에서도 그 비극적 결말에 '각성'을 의미하는 중요한 소품이 되기도 했지요(관련글: 지훈-세경을 죽인 이유, 감독의 지독한 짝사랑?).
12화에서도 눈길을 끄는 소품이 등장했는데, 설마설마 긴가민가 눈을 의심케하는 책이 들어오더군요. '버지니아 울프'였거든요. 버지니아 울프...여성을 단순히 여성이라는 '성'에 국한 시키지 않고, 억압받는 계급으로 대치시키며, 사회모순과 계급사회에 대한 고발을 했던 작가, 끝내는 정신질환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여류작가입니다. 곳곳에 깔린 사회의 모순, 혹은 개인의 자아를 그녀는 피지배 계급, 억압받는 계급에 여성으로 대치해 풀어가며, 자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화두를 던졌지요. 그녀의 작품들 특히 자기만의 방, 3기니등은 패미니즘적인 시각에서, 특히 여성학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필독서가 되기도 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에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는 '자아'에 대한 계급적 문제의식입니다. 그녀가 왜 이렇게 계급이라는 것에 집착하고, 그것을 자아로 풀어가려고 했을까? 그녀를 죽음으로 까지 끌고 간 정신질환(우울증)을 들어 짙은 허무적 냉소주의, 내지는 패미니즘으로 축소시켜 해석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누구보다 시대를, 사회를 냉철한 시선으로 관찰하고 있던 사람중의 한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시트콤이라는 형식 속에 날카롭게 사회를 비판하고, 통렬한 일침을 날리기도 하는 김병욱 감독도 그런 분이죠.
1차대전이 끝나고 바다 건너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유행처럼 불어닥친 파시즘에 당시 영국사회는 무관심했지만, 그녀에게 파시즘은 새로운 것이 아닌 오래된 지배자의 속성이었고, 이런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상황은 성적차별을 넘어 기득권 유지를 위한 지배수단이었음을 주장합니다. 나아가 여성해방이라는 패니미즘이 아니라, 진정한 목적은 인간의 해방이라는 점을 역설했지요. 그녀의 소설 '세월'로 기억하는데, 대학시절 인간해방을 여성으로 대치시켜 보고 고발했던 그녀의 작품에 매료되어, '자기만의 방', '3기니' 등을 논문분석하듯 읽어가며, 한동안 저만의 지적유희를 울프와 함께 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의 작품속 인물들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벅찬 난해함때문에, 골머리를 써가며 인물을 분석하고 이해해 보려고도 무던히 애를 쓰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왜 하는고 하니, 김병욱 감독의 작품속 세경과 지훈이라는 인물 역시 울프의 소설속 등장인물들처럼 이해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작품속에 등장인물들은 감정기복도 심하고, 한마디로 말하기 복잡한 인물들이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하이킥 2의 결말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엄밀히 말자면 김병욱 감독의 세경과 지훈을 보내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것을 지훈의 자각라고 해석하는 감독의 시선을 지지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김병욱 감독의 작품에는 롤모델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등장인물들을 통해 옳고 그르다, 선하다 악하다, 좋다 나쁘다로 양분법적인 구조를 취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훈남임에도 한대 쥐어박고 싶은 괴팍함과 못된 성격이 있고, 빈대처럼 빌붙어 사는 찌질이에게도 바른 말을 하고 인정이 넘치는 모습이 있죠. 단정하고 착한 성품의 여주인공을 맹한 바보로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윤계상의 손에 들린 버지니아 울프 책을 보고, 또 순간 멍한 충격을 받은 것도 하이킥3에서도 범상치 않은 결말과 맞딱뜨릴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의 특징은 의식의 흐름을 명확하게 설명하기 힘든 인물들을 통해 산발적으로, 혹은 감정 내키는 대로 한 공간에 등장시킨다는 것이죠. 마치 김병욱 감독의 시트콤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말이지요. 그리고 '자아'에 눈 떠가는 과정을 계급적 억압구조에서 찾아갑니다. 그 과정은 계급이라는 것이 깔려있기에 상당히 비극적일 수밖에 없죠. 세경과 지훈의 상황을 계급적 구조에 대치를 하고 보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이 더 현실적이었던 것처럼 말이지요.

정형화되지 않은 인물들의 성격,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사회의 최소 축소판인 '나'이고, 삶이라고 말하는 이 정리되지 않는 시트콤처럼, 김병욱 감독은 모든 문제를 보는 답도 지극히 다양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하이킥 2의 결말에 대한 그의 생각은 나와 다른 생각이 있음을, 그것이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다름에 있다는 것을 표현했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처음 백진희가 주인공이 죽는 것으로 암시하는 장면으로 가자는 아이디어를 냈을 때, 방송국 감독은 버럭 화를 내지요. "시트콤에서 주인공을 죽이는 게 말이 돼?"라면서 말이죠. 많은 시청자들이 세경과 지훈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펄쩍 뛰었죠. 그런데 결말은 백진희의 의견대로 죽는 것으로 맺어버렸지요.

김병욱 감독이 시청자의 기대를 외면하고 그같은 장면으로 끝을 맺었는지, 직접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김병욱 감독은 신세경이 죽는 것을 제안한 것도 수많은 결론(자각) 중의 하나이고, 다수의 생각이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니고, 또한 틀린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을 듯싶더군요. 다만 다른 생각도 있다는 것에 필이 꽂힌 듯하고요. 그렇게 갑작스러운 죽음 역시 삶의, 혹은 사회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는 듯이 말이지요. 

대부분의 작품이 그러하듯이 작가나 감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결말을 어떻게 내느냐 일겁니다. 특히 죽이냐 살리냐는 시청자의 가장 큰 관심사죠. 복수극도 아니고, 슬픈 멜로도 아닌 시트콤에서 주인공의 죽음이라,,, 상당히 색다르고 충격적인 결론이죠. 시트콤 주인공은 죽지않는다, 혹은 희극의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는 틀에 박힌 선입견을 깨는 결과이기도 했고요. 비극이든 희극이든 인간에게 정해진 삶의 형태란 없다라는 것을 말하듯이 말입니다. 죽음마저도 말이지요. 세경에게는 행복이었겠지만(감독이 생각하는), 남은 사람들에게는 지독한 슬픔과 배신감마저 들게 한 세경의 죽음도 새드엔딩인지, 해피엔딩인지 결론 내리지 못했듯이 말입니다. 
김병욱 감독은 이번 세경과 지훈의 죽음 장면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남과 다르다고 하여 바꿀 생각도 없으며, 앞으로도(하이킥3)에서도 같은 입장이라는 것을 암묵적으로 보여준 듯 합니다. 좋게 말해 뚝심있는 의지이며, 나쁘게 말해 고집일 수도 있겠지요. 김감독의 뚝심이 이번에는 시청자와의 시선에서 크게 멀지를 않기를 바라게 되네요. 

***쓰다보니 김병욱 감독의 작품세계까지 오지랖 넓게 고민한 것 같습니다. 가벼운 시트콤 하나보고 쓴 글 주제가 무거운 듯해서 발행을 할까말까 망설였지만, 작고 사소한 설정 하나도 작가와 감독의 고심과 고민(?)이 담겨있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특별히 전작의 결말을 재등장시킨 것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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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5 07:10




컴백!!!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오랜만에 들어온 '초록누리의 방', 저와 독자님들과 만나왔던 공간이 너무도 낯설게 느껴집니다. 음,,,책으로 써도 몇권을 쓸 수 있을 만큼 제 신변에 무척이나 많은 일들이 있었고, 또 정말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부르트도록 매일 돌아다녔고, 너무나 아름다운 곳들도 많이 구경하고 다닌 여름이었습니다. 잠깐 한국도 다녀왔어요. 이곳저곳으로 날아다니는 통에 이웃님들 만날 시간도 못내고, 안부도 남기지 못하고,,,정신없이 보낸 시간이었지만요. 여름 절반은 하늘에 떠서 지낸 것 같습니다. 딸아이가 원하던 워터루대학교 건축학과에 너무나 운좋게(?) 합격했습니다. 이번 여름이 가족여행을 다닐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듯해서, 입학선물겸 유명한 건축물들을 중심으로 두달동안 여행을 다녔습니다. (하이킥 리뷰글만 읽고자 하시는 분은 스크롤해서 스킵하시고 읽으세요^^) 

두달의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서는, 9월 내내 제 생애 이렇게 많은 시간 운전을 한 적이 없는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집 미시사가에서 아들은 해밀턴에 있는 대학으로, 딸은 캠브리지에 있는 대학으로 통학을 시켜야 했어요. 집에서 학교가 각각 40여분씩 떨어져 있다보니, 아침 저녁으로 5시간을 꼬박 운전만 해야 했네요. 여행일정때문에 일찍 아이들 집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겨우 아이들 집을 번갯불에 콩볶듯이 얻고, 살림살이 넣어주고 이사시키고 정리하고 나니, 이제서야 제 시간이 생긴 듯합니다. 
통학시키는 시간만 5시간, 집에서 출발해 두 아이들 각각 학교에 내려놓고 집에 다시 돌아오고, 저녁에 또 픽업을 하러 가야했고, 일주일 평균 3천 킬로미터를 운전하고 다녔으니, 9월은 길거리에서 산 것 같네요. 낮에는 집 보러 다딘다고 몇번을 해밀턴으로 캠브리지로 다녀야 했고요. 그 여파로 지금 오른쪽 무릎에 이상이 생긴 듯합니다. 목 디스크 증상에 근육뭉침, 게다가 오른쪽 무릎 관절증상까지 제 몸이 종합병원처럼 여겨집니다. 이제서야 긴장이 풀어졌는지 이곳저곳 안아픈 곳이 없네요.

그래도 좋은 것은 딸아이 얻어준 콘도의 경관이 그림처럼 예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고 있게 된답니다. 딸아이 콘도는 강을 바라보고 있는데 주변경치가 참 아름답습니다. 수십마리의 청둥오리들이 꽥꽥 거리며 소풍나온 모습을 볼 수 있고, 바로 눈앞에서 물고기가 수면위로 튀어오르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강주위에 우거진 나무들은 단풍이 한창입니다. 주말에는 강을 따라 조정하는 부부의 모습도 보이고, 카누를 타는 대학생들도 볼 수 있습니다. 베란다에서 손을 흔들어주면 그들도 잠시 쉬어 답례를 해주기도 한답니다. 
일주일에 두번은 아들이 사는 해밀턴으로 반찬을 해서 가지고 가는데, 국도변을 따라 펼쳐진 울창한 숲길이 대관령이나 단양팔경처럼 구비구비 아름다워서, 나름 즐거운(?) 기분으로 엄마 역할에 충실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들집에 가서 보면 냉장고에 지난번에 해다 준 음식이 그대로인듯 해서 속이 상하지만요. 아들도 기숙사가 아닌 따로 살림을 하며 지내는 것과 신학기에 그럭저럭 잘 적응을 하고 있고, 딸은 매일같이 프로젝트에 과제물에 스튜디오에서 도면작업을 하느라 12시가 넘어서 들어오는 날이 대부분이지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이제 또 멍하니 애들 해바라기만 하고 있는 제모습을 돌아보니 문득 허전하고, 그리고 그리운 곳이 생각나더군요. 정말 두달이 넘어서야 제 노트북을 켜봤습니다. 아,,,드라마, 방송이야기들, 그리고 이웃님들과 그저 마음으로만 교류하고 있는 많은 독자들이 머물다 가는 블로그...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감상모드로 빠지는 이 주책아줌마,,,여전하죠?ㅎㅎㅎ 오랜만에 글을 쓰니 감회가 새로워져서리....

거의 세달을 인터넷도 한국방송도 드라마도 뉴스도 보지않았던 시간, 많은 일들이 있었으리라는 짐작만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학교에 전학온 듯한 생경한 느낌에 알 수 없는 설레임과 긴장감, 그리고 떨리는 마음까지도 듭니다. 많이 잊혀졌으리라 생각했는데, 그래도 기억하고 안부를 남겨주신 이웃님들도 있었고(정말 감사합니다), 독자분들 몇분도 안부를 남겨주시고 가셨네요, 거듭 감사합니다.
아직도 누군가에게는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하고, 다시 블로깅을 시작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생기고, 드라마와 방송을 챙겨보지 않아서 흐름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까 하는 자신없는 제 모습도 발견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방송드라마에 대한 정보 알려주시면, 찾아서 볼게요. 사실 계속 해왔던 몇개의 예능프로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드라마나 프로가 시작된다는 소식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답니다. 그동안 못봤던 프로들 챙겨보는 것도 힘에 부칠듯 싶지만, 늘상 보던 프로는 늦게라도 다시보기를 하려고요. 음,,가장 충격적인 것은 강호동의 연예계 잠정은퇴와 1박2일을 내년에 폐지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너무나 안타깝네요....

컴퓨터를 키고(여행다녀와서 두달여만에 처음 부팅했답니다) 처음 본 프로가 1박2일이었습니다. 마침 첫 5인진행 1박2일 방송을 했던 후더군요. 하루하루를 얼마나 바쁘게 정신없이 보냈는지, 그동안 몇년을 매일같이 켰던 컴퓨터를 켜지도 못했다는 것을 보면 아시겠지요? 재미없는 글도 항상 기다려주신 독자님들께 그간 소식 올리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많습니다. 이웃님이 모니터 밖의 세상이 진짜라며 많이 즐기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정말 최고의 조언이었습니다. 늘 그 말씀 잊지 않겠습니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고 블로그의 매력에 빠지게 되더라도, 모니터 밖의 진짜 세상, 진짜 삶과 단절되지 않도록 말이지요.
애정이 누구못지 않게 컸던 1박2일인지라 생각이 많아서 리뷰글은 다음에 올리기로 하고, 여하튼 1박2일을 시작으로 다시 방송보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종일 하이킥3를 다시보기했는데 11회까지 진행되었는데, 볼만하더군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약간의 실망감도 있지만 말입니다. 하이킥 리뷰글을 쓰려했는데 난데없이 불쑥 리뷰글을 올리기 전에 그간의 소식이나 짧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누가 궁금해 한다고?,,,퍽퍽!!인가요?ㅎ 

하이킥3: 짧은 다리의 역습
본격적인 대립구도 혹은 러브라인이 점화되면 에피소드들도 탄력을 받겠지만, 현재 11회가 진행된 하이킥은 플롯의 전개가 아직은 엉성합니다. 친구이자 믿었던 부사장의 배신으로 부도를 내고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된 안내상네 가족이 처남 윤계상의 집으로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이웃집 김지원의 집 화장실과 땅굴로 연결되면서 지상에서는 두집, 지하에서는 한집이라는 묘한 형태의 공생관계가 형성되었다는 큰 아웃라인이 잡혔지요.
실업자에 빚더미에 나앉게 된 가장 안내상, 청년실업 88세대를 대변하는 백진희의 취업문을 향한 고군분투와 좌절 에피소드, 그리고 서서히 젊은 청춘들 러브라인의 밑밥을 깔기 시작했습니다. 여고생 지원이 윤계상에게 호감을 가지기 시작했고, 까칠한 안종석의 지원을 의식하는 신경질도 심상치않아 보이지요. 10회에서는 엉뚱매력남 강승윤이 종석과 베프가 되는 에피소드를 역시 김병욱 피디가 좋아하는(?) 화장실 몸개그편으로 보여줬습니다.
종석을 밀쳐내고 차에 대신 부딪친 강승윤이 중요한 거시기에 부상을 입고, 요도파열이라는 거시기한 장면으로 연결되면서, 두 사람관계는 마치 오래도록 깨벗고 목욕해 온 사이처럼 급격하게 친해지지요. 승윤의 배꼽에서 삶을 달걀에 소금을 찍어 먹는 장면은 참으로 거시기 하게 엽기스러운 장면이기도 합니다. 배꼽 두번 뒤집어지는 장면.ㅎㅎ
시트콤이라는 형식에서 풍자와 해학의 시금석으로 인정할 김병욱표 직격탄은 과격하지 않았지만, 10회에서도 신랄하게 터져나왔습니다. 박하선이 수업 중에 딴짓하는 학생을 교실밖으로 나가게 했다고, 학부모가 찾아와 난리법석을 떨고, 급기야는 죄송하다는 말로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은 실추된 교권을 풍자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야구장에서 맥주를 마시고 술에 취해 속풀이를 하는 박하선, 급기야 맥주캔을 야구장에 던지는 사고를 내면서 끝났지만, 박하선의 주정이 강도가 약했다는 생각이 들어 아쉽더군요. 조금은 더 망가지고 박하선이 가진 조신한 이미지를 더 많이 벗겨내는 장면으로 오버했더라면, 좀더 속이 시원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황정음이 망가질 때는 확실히 망가져 버렸듯이 박하선에게서 좀더 색다르고 강렬한 변신이 기대되었는데, 술에 덜 취했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시트콤에서 여신이미지는 캐릭터를 제한시킨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하이킥 시리즈라는 이유만으로도 관심과 기대가 집중되는 김병욱 감독의 이번 작품은 전작들과는 차별적인 점이 눈에 띕니다. 우선 미달이나 빵구똥꾸 해리, 신애와 같은 아역이 없다는 점과 오지명, 신구, 이순재를 잇는 노역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톡쏘는 사이다의 탄산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네요. 
자극적이지도 못하면서 유치함에 가까운 화장실 유머의 퍼레이드 장면은 군데군데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합니다. 이번 11회에서도 줄리엔이 굳이 박하선의 브래지어를 들고 "이 브래지어 박쌤거에요?"라고 묻는 장면을 넣을 필요가 없어 보였는데, 박하선의 굴욕시리즈를 위한 동기부여가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자들이 세사람이(박하선, 김지원, 백진희) 사는 집 세탁물에서 여성 속옷을 꺼내들고 물어보는 줄리엔이 이상한 거죠. 억지동기부여같아서 말이지요. 이어지는 박하선의 몸개그와 함께 스마일 스티커만 또 하나 달더군요. 줄리엔의 팬티무늬와 같은 스커트를 쇼핑한 박하선이 줄리엔의 팬티를 입고 엉뚱한 실수를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대사만으로도 어떤 연출이 나올지 짐작이 가더군요
역시나 줄리엔의 팬티를 입고 꽈당한 박하선이 5시간여 동안 기절하고, 팬티입고 벌러덩 누운 모습이 유트브를 타고 전세계에 널리널리 퍼졌다는 웃음 하나를 만들어냈지만, 황정음이 미역줄기를 감고 찍은 사진에 비하면 강도와 재미가 덜했습니다. 전작에 비해 에피소드는 산만스럽게 이것저것 만들고 있지만 더 유치해졌고, 주인공들의 감정선은 무미건조합니다. 시트콤이라는 형식속에서도 희비오락을 진하게 느끼고 공감했던 전작에 비해 무성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무엇보다 안내상의 단절된 듯한 1인쇼는 자칫 시트콤을 1인코미디극으로 만들게 할 위험이 엿보입니다. 극중 중심인물 안내상에게 소위 잔소리 시어머니 역할을 하는 적대적 공생관계, 혹은 상하 위계관계가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방방 뜨기만하는 현재의 캐릭터는 지극히 평범스러운 인간적인 면들을 간과하는 실수들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조기폐경이 온 윤유선의 한방울 눈물이 무색할정도로 애틋함을 전혀 느낄수 없는 그의 반응과 행동은, 모자라고 엉뚱하고 덜렁대는 하이킥 대부분의 캐릭터들에게서도 쉽게 발견되고, 그 인간적인 모습때문에 함께 웃고 울수 있었던 감정선을 공유하기 어렵게 만들지요. 
인간이 얼마나 정치적 동물인지 이번 하이킥 3를 통해서도 실감합니다.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갈등구조에 익숙한 생물체가 인간인지라, 드라마나 현실세계에서나 우리는 은연중에 강한 것에 대한 적의 혹은 순종, 또는 존경의 구도를 만들며 살아가지요. 가깝게는 부모자식, 형제간의 서열에서도 그 구도를 인식하며 살아가듯이 말이지요.
그런데 이번 하이킥3에서는 이 구도가 애매모호하다는 점이 읽힙니다. 나대는 인물도 없고, 사고를 쳐도 상황정리를 할 소위 보스격의 캐릭터가 없다는 점입니다. 정보석에게 시도때도 없이 발길질을 했던 순재옹의 캐릭터를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 하이킥3의 큰 변화입니다. 물론 매번 같은 갈등구조에서 오는 식상한 캐릭터관계에서는 변화를 줬지만, 문제는 날개는 꺾였으나 손짓발짓으로 날개를 대신하는 안내상을 제어하고, 그 반발력으로 나오는 반항적인 모습이나 서글픈 가장의 비애를 발산하기에는 그 자극이 부족한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손아래 처남 윤계상이나 윤지석(서지석)의 잔소리는 서열 위계상 그 힘의 위력은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고 말이지요. 물론 윤계상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성격의 할말을 다하는 집주인 행세를 얄밉지 않게 따박따박 정석으로 하고 있지만, 안내상을 자극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훈남캐릭터이다 보니 안내상을 자극하는 인물로는 약하고, 아내 윤유선의 바가지만이 대부분입니다.
안내상은 캐릭터의 엎치락 뒷치락 오르락 내리락 심한 요동도 다 소화할 수 있는 배우입니다. 선한 역할에서 비열한 악역에, 코믹은 물론이고 비굴함까지 그에게서는 잘 재어진 주물럭처럼 맛깔스럽게 어우러져 나옵니다. 자극이 클 수록 캐릭터의 진화도 다양하고 재미있게 나오는 배우지요. 그런데 그를 자극하거나 억누를 수 있는 주변인물이 아내역의 윤유선만이 현재로서는 가장 강적이라는 점에서, 그의 매력적인 마초연기를 다 품어내게 하는 것은 역부족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 시트콤의 성공여부는 중심축인 안내상-윤유선 부부의 역할이 50%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안내상의 다양한 매력을 끌어내는 것이 초반 시트콤을 정착시키는 핵심이지 싶습니다. 드라마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연유인지 윤유선의 부모, 즉 안내상의 처부모가 네팔에 산다는 대사가 나오더군요. 네팔에 사는 장인 혹은 장모가 등장하게 될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어떤 식으로든 이들 부부에게 스트레스 팍팍 주는(오해없으시길,,,갈등구조의 재미를 말하는 것이에요) 괴팍한 어른이 등장한다면, 비록 전작들과 흡사한 가족관계를 보여주겠지만, 안내상의 마초적인 매력이 배가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처남 윤계상이 성격 까칠하고 친숙미가 없는 캐릭터였다면, 서열 상하관계를 떠나 갈등구조의 큰 축이 될 수 있었겠지만, 그러기에는 이 남자는 너무 훈남에 천사표 의사이기까지 합니다. 부드러운 솜사탕처럼 말이지요. 그 솜사탕에 입안에서는 괴이한(?) 맛과 기분을 느끼게 하는 아이스크림 슈팅스타같은, 조금은 못되고 조금은 나쁜 마성이 있다면 또 달라지겠지만, 하이킥3에서 줄리엔과 함께 훈남캐릭터로 자리매김한 윤계상인지라 자극제로 기대하기는 부족할 듯 보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회사부도나고 처남집에 얹혀 살게 된 힘든 가장 안내상을 괴롭힐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는 이 못된 시청자는, 그 이유를 보다 강하게 용솟음 치길 바라는 희망, 그의 재기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변명을 하고 싶습니다. 두드릴수록 쇠가 단단해지듯 이라는 그럴싸한 말을 덧붙이면서요. 무엇보다 안내상이라는 배우의 다양한 모습속에서 약하지만 때로는 한없이 강하고, 유악하지만 때로는 한없이 강직하고, 이기적이지만 한없이 따뜻한 우리의 진솔한 모습들을 확인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 2011년 대한민국을 대변하는 서글픈 가장 안내상, 가진 것은 없어도 자존심은 꺾이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그의 재기를 앞으로 많은 에피소드들과 함께 긴 시간 인내하며 눈물과 웃음으로 지켜보고 싶습니다. 이 시대 루저들을 짧은 다리라는 함축적인 언어로 지칭한 김병욱 감독의 응원메시지, 짧은 다리의 역습, 그 해학적인 메시지에 희망을 걸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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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9 09:22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 후속작으로 방송되는 스타일, 지난 주는 김혜수의 패션 감각에 대한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일단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는 성공을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에 반해 이지아의 오버연기에 대한 우려도 많았지만 3회부터는 1,2회의 산만하고 어수선한 모습이 진정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지아의 뜬금없는 흥분도 조금씩 자제되고 있고, 김혜수의 톡톡튀는 패션쇼도 1,2회의 패션쇼장 같은 분위기에서 벗어나 한결 편안해진 가운데 드라마 스타일은 1,2회의 워망업을 끝내고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선 극중 스타일의 편집장 김지원(채국희)와 편집차장 박기자(김혜수)의 본격적이 대립구도가 시작되면서 두사람의 대결을 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독재적이고 깐깐한 편집장 김지원에 맞서 박기자가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면서 반란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현재의 편집장 김지원이 스타일의 실세로 자리잡게 되는 모종의 뒷거래가 어떤 것인지 잡지사와 패션업계의 공생관계를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박기자가 어떤 식으로 김지원의 비리를 폭로하고 편집장으로 올라가게 될지 궁금증을 더하는 가운데 다음회에서 얼음세례를 받는 김혜수의 모습이 예고되 두사람의 불꽃튀는 싸움도 흥미진진해질 것 같네요.

여기서 저는 막상막하 두 마녀 김지원과 박기자의 색깔을 비교해 볼 필요를 느꼈습니다. 김지원과 박기자는 둘다 보스기질을 가진 강한 여자들이지요. 남 밑에 있는 것은 못참고 오로지 굴복해야할 상대는 실세인 발행인 뿐입니다. 약자에게는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한 한마디로 속물형 인간의 대명사들이지요. 권력을 가지기 위해서라면 지문이 닳더라도 손을 비빌줄 아는 굴욕도 감수할 줄 아는 신 내조의 여왕들이지요.
겉으로 보기에는 둘다 그렇고 그런 속물형인데도 김지원과 박기자가 살아가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김지원이 오늘의 스타일 편집장이 된데에는 모종의 정치적 거래가 있었습니다. 바로 현재 스타일 최고의 광고주 이혜주 패션과의 뒷거래였지요. 이 뒷거래의 냄새를 맡은 박기자가 김지원을 몰아내고 어떻게 쿠데타에 성공하게 될 지가 앞으로 두 마녀들의 대결을 보는 재미가 될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여기에 서우진과 이서정, 김민준의 묘한 애정구도가 성립되면서 스토리는 두가지 큰 흐름을 가지고 전개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드라마 스타일은 처음에는 박기자와 이서정, 그리고 서우진과 김민준의 사각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시청을 했는데요, 오늘 드라마를 보면서 스타일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이들의 사각관계가 주 스토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계속 주시하고 있었던 인물은 잡지사 차장을 맡은 박기자라는 인물이었습니다. 김혜수를 이 드라마의 볼거리 쯤으로 등장시키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때문이었지요.
극중 김혜수, 즉 박기자가 스타일 잡지 스타일의 차장이 된데에는 그녀의 실력이 뒷받침되었습니다. 뛰어난 화술과 상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 세련된 패션감각은 그녀의 직업의식을 보여주는 설정들이고요. 물론 김혜수라는 배우 자체에서 나오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철저한 직업의식을 보여주기 위한 제작진의 주문이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자칫 극중 박기자의 잡지 편집자로서의 감각적 능력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녀가 보여주는 시각적 볼거리에 치중할 뻔했는데 이번회를 보면서 박기자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김혜수라는 여배우가 가진 감각적인 아름다움을 드라마에 대한 시선끌기용 볼거리로 내세웠다는 생각에 극중 박기자를 파헤쳐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회를 보니 박기자에게는 기자라는 직업에서 감지하는 후각, 즉 냄새를 감지하는 동물적 감각이 뛰어나고 그것을 제대로 이용할 줄도 아는 정치적 능력도 뛰어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기자는 편집장 김지원이 세프 서우진의 기사를 빼고 이혜주 패션 광고를 실으라는 명령에 불복하고 직접 발행인 손병희를 찾아가 맞수를 둡니다. 줄리아 K패션회고전 기획으로 손병희 설득에 성공하면서 김지원 편집장의 뒷통수를 쳐버리죠. 마크로비오틱 서우진의 인터뷰 기사로 에디터 입문에 들떠있는 이서정을 밟아버리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저도 어리둥절했었습니다. 왜 서우진의 기사를 빼버렸는지 막판까지 인쇄소에 서우진 기사를 지키라며 특사로 이서정을 보냈으면서도 물을 먹였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김민준과 서우진 두남자가 동시에 이서정에게 구두를 사주는 것에 질투를 하는 오만한 골드미스의 히스테리라고 생각했었는데요, 가만 생각해보니 드라마는 그녀의 거만한 질투심을 어느정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박기자의 선택은 프로로서의 선택이었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줄리아K는 한국 패션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로 스타일 창간부터 같이 했던 최고의 광고주였습니다. 줄리아K가 스타일에서 밀려나게 된 데는 현재 편집장 김지원의 활약이 컸지요. 박기자는 이 냄새나는 커넥션을 감지했고, 개인적으로는 김지원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녀의 잡지 '스타일'을 일류잡지로 만들고자 하는 프로로서의 감각적인 선택때문이었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지요. 박기자는 이혜주패션이 스타일의 제1광고주로 오면서 스타일이 2위로 밀려났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았습니다.
박기자는 2등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늘 외치는 '엣지있게'는 최고를 추구하는 그녀의 욕심이며 그녀 자체가 추구하는 모습입니다. 왜 박기자가 그토록 패션에 집착하고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으로 일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되겠지요.

스타일은 박기자를 통해 자격있는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박기자가 이서정을 못마땅해 하는 이유는 이서정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나태함때문입니다. 박기자는 이서정에게 차가우리만큼 냉정하게 쏘아줍니다." 실수투성이에 응석이나 부리려 하고 징징거리는 넌 이미 하자야"라고 말이지요. 이서정에게는 인간적인 멸시와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말이겠지만 차라리 통쾌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박기자에 느껴지는 프로의식때문입니다. 박기자가 비록 그녀의 엣지를 위해 부하직원의 허점을 용서하지 않는 독수리마녀일지라도 박기자 그녀가 가지고 있는 엣지있는 프로정신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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