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완'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3.08.27 '굿 닥터' 수상한 아군 곽도원, 그의 속내가 궁금하다 (8)
  2. 2013.08.21 '굿 닥터' 주상욱에게 주원은? 상처의 또 다른 이름 (4)
  3. 2013.08.14 '굿 닥터' 주원-주상욱, 멜로보다 기대되는 남남케미 (7)
  4. 2013.07.31 '후아유' 소이현-옥택연, 심장 덜덜거리게 만들 커플 (6)
  5. 2010.11.17 '역전의 여왕' 내겐 너무나 특별했던 목부장(김창완)의 눈물 (19)
2013.08.27 13:05




강현태(곽도원)와 그가 회장님이라 부르는 김창완의 꿍꿍이는 무엇일까? 김창완은 성원대학 병원을 막말로 삼키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라면 그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이상하게도 이 두 사람에게, 특히 강현태에게는 믿음이 생겨나는 중입니다. 소아외과를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왠지 지키고 싶어 한다는 느낌이랄까. 

한 밤중에 야구연습장을 찾아 훈련하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두 사람에게 스치는 씁쓸한 표정에 비슷한 상처를 공유하고 있는 느낌이 스쳐갔던 것은 그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에게도 지키지 못했던 누군가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박시온의 임시채용에서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강현태가 이번에도 시온을 구했습니다. 시온의 레지던트 임시채용에서도 최우석 원장(천호진)과 이사장 이여원(나영희)에게 힘을 실어주었던 인물이 강현태였는데, 우일규의 격리실 출입내역을 뽑아 박시온 병원에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결정적 도움을 주었습니다.

김창완에게는 박시온을 흥미로운 루키로 병원에 남겨둘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보고를 하기도 했었죠. 강현태와 김창완이 연결고리가 되는 과거가 가장 궁금한 대목인데 야구와 관련되어 있을 거라는 짐작만 하고 있지만, 강현태는 한때 골든글러브를 받았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야구선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의 사무실 협탁에 놓여있는 골든글러브와 야구공, 그리고 벽면 장식장을 차지한 야구관련 피규어들과 그의 옷걸이에 걸린 유니폼은 그의 과거를 말해주고 있죠. 혹은 그와 관련된 가족 누군가의 과거를... 

김창완 역시도 야구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인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에서 강현태와 만난 장소도 한밤중 연습중이던 야구장이었죠. "건강한 애들만 보면 기분이 좋아져", 김창완의 첫 대사를 통해 그가 흔히 드라마에서 말해지는 악의 축의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도 그때문이었을 겁니다. 건강한 아이들이라는 말 속에서 소아외과가 그에게 특별해 보였거든요.  

그런데 왜 그가 병원경영에 투입되었을까... 김창완의 지시에 따른 성원대학병원 구조조정을 위한 투입이었지만, 그의 의뭉스러운 행보는 재단쪽 이전무와 고충만(조희봉)과장의 사리사욕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병원 이사장 자리를 차지하려는 이전무와 고과장을 정리하려는 것이 더 목적으로 보입니다.

은지와 성호를 동시에 수술하는 김도한의 수술과정을 지켜 본 이후, 강현태는 감동받았다는 인사를 하기도 했죠. 그리고 전략을 수정해 같은 배를 탈 수 있을 것 같다는 보고를 했었습니다. 야구연습장에서 나와 누군가가 건넨 김도한 관련 서류들을 보며 김창완에게 전화보고를 할 때도, 강현태는 원장 최우석과 김도한을 잔류시키겠다는 말을 했죠.

"구단주만 바뀌면 리빌딩하는데 아무 문제없습니다. 매니저와 클린업 히터(cleanup hitter 4번 타자)는 완벽합니다. 둘 다 잔류시킬 겁니다.그리고 아주 흥미로운 루키가 한 명 있습니다". 여기서 구단주는 이여원(나영희)를, 매니저는 최우석 원장, 클린업 히터 즉 4번 타자는 김도한을, 루키는 박시온을 가리키는 그의 암호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구단주 리빌딩이라는 말이 최대 관건입니다. 현재의 성원대학 이사장 이여원(나영희)을 내리고 새로운 누군가로 교체할 예정이라는 의미이지만, 강현태와 김창완은 허수아비 이전무를 우선 이사장에 앉혔다가 최종적으로는 그의 보스 김창완이 성원대학 병원을 차지하는 것이 그들의 계획이겠죠.

 

그런데 강현태나 김창완은 영리목적만으로 성원대학 병원을 인수하려는 것같지는 않아보여 이들을 경계하고 싶은 마음은 없네요. 오히려 가장 강력한 차기 후보 유채경(김민서)이 이사장이 되는 것이 더 우려스럽습니다. 소아외과에 남으려는 김도한의 자긍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유채경, 그녀의 바람대로 김도한이 소아외과가 아닌 다는 과로 옮긴다면, 적자를 이유로 소아외과를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없앨 수도 있을 유채경이기에 말이죠. 김도한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기에 두 사람의 거리는 멀어지기만 할 뿐이지만 말입니다.

 

박시온이 은옥의 병실문을 열어두지 않았다는 증거물을 최우석 원장에게 건네는 강현태, 당황스러워 하는 최우석(천호진) 원장에게게 말하죠. "잘못된 일은 바로 잡아야죠. 저 그렇게 편향적인 사람 아닙니다", 이어진 말에는 강현태의 진심이 느껴지더군요.  

"전 소아외과, 박시온 모두 우리 병원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성원대학 병원 적자 파트인 소아외과를 정리하고 싶어하는 이전무나 고과장, 김재준 과장과 같은 생각을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말이었죠. 

우일규에 대해서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넘어간 것은, 고과장과 이전무에 대한 관리가 아직은 더 필요하기에 우일규의 약점을 이용하기 위함이었겠지만, 의뭉스러운 그의 말과 행동에 관심집중하게 만드는 곽도원은 굿 닥터에서 요즘 저의 최대 관심인물입니다. "왜 쓸데없이 병실문 열어놨어요!", 발뺌하는 우일규에게 던지는 미소에 소름 쫙 돋았네요. "이 좋은 아침에 나랑 장난치고 싶어요?". 

우일규 하는 짓이 얼마나 미웠으면 제작진도 우일규의 존재를 해독불가 주민번호로 주었더군요ㅎ. 성적표에 찍혀있는 주민등록번호가 8404132-1046390, 도대체 몇일에 태어났다는 건지??

 

은옥이를 강제로 진정시키려는 안전요원을 치고, 은옥의 병실 문을 열어뒀다는 이유로 병원에서 쫓겨나는 시온, 김도한에게 그동안 호의적이었는데, 이번 충고는 솔직히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동생을 잃었던 아픔을 이해는 하지만, 도대체 그에게 환자와 의사는 어떤 관계인지 궁금해 지더군요. 시온에게 자신의 실수를 감정이입해 윽박지르는 것으로 보여서 말이죠. 김도한은 차윤서는 물론 병원 누구에게도 인사도 하지 말고 떠나라며 말하죠.  

"앞으로 어딜가든 사람들에게 피해주는 일 하지마. 혼자서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도 절대 하지 말고, 너에게 걸맞는 인생을 살아.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충고야", 시온이 최우석 원장의 병원자리까지 위태롭게 한 것에 대한 때문이겠지만, 시온이 사람들에게 무슨 피해를 줬는지 저는 잘 이해가 안가더군요. 시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김도한 자신이 불편하기 때문인듯 보이던데 말이죠. 도한이 생각하는 시온에게 걸맞는 인생이 뭔지도 모르겠고 말이죠.

 

이어지는 세 사람의 마음 속 방백은 시온을 위한 말같지만, 나약한 김도한의 모습만 확인하게 했습니다. '박시온, 세상과 부딪치지마.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숨을 수 있으면 숨어. 부탁이다'. 동생을 잃은 슬픔에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김도한으로 보이네요.

시온은 전혀 다른 방백으로 마음을 다잡죠. 사실 상처가 가장 큰 시온인데도 시온은 좌절하지 않습니다. '형아, 미안해. 다음부터는 더 잘할게. 꼭 의사될게 형아'.

 

태백행 기차를 타기전 시온은 수상한 아군 강현태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돌아왔고. 은옥을 데려 가려는 삐리리 같은 고모를 막아섰습니다. "안됩니다. 은옥이 데려가면 안됩니다. 절대 안됩니다". 귀요미 간호사 조정미(고창석)에게 혼이 덜났는지 진짜 감금치료가 필요해 보이는 고모는 정신 못차렸더군요. 

시온의 복귀로 도한의 시온에 대한 마음은 더 차가워져 가기만 하고, 강현태의 제의에 김도한이 최우석 원장과 이여원의 반대편에 서게 될지도 모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도한에게 말했던 강현태의 제안이 왠지 시온에게 해당되는 말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주인공이 루키 시온이 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어서 말이죠. "저는 최고의 소아외과 명의가, 최고의 환경에서, 최고의 수술을 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제가 꼭 그렇게 해드리겠습니다".

부원장으로서 소아외과를 물심양면 지원하겠다는, 도한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기 위한 제안이기는 했지만, 강현태의 말은 그냥 단순히 회유용은 아닌듯 보이더군요. 최고의 환경은 소아외과에 대한 투자를 의미하는데, 그게 혼자만의 독단적인 생각은 아니겠죠. 그의 뒤에 있는 회장 김창완의 뜻이기도 할테니 말이죠. 무엇때문에 그들은 성원대학 재단에서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소아외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성원대학 병원을 손에 넣으려는 목적은 아닌 듯한 회장과 강현태의 사연이 궁금하군요. 야구는 그들에게 어떤 연결고리인지도 궁금하고 말이죠.  

이윤이 되지 않고 적자가 나는 소아외과라고 하지만, 병원의 이윤때문에 어린 생명에게 살아볼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잔인한 일입니다. 자폐를 가진 박시온에게 세상과 부딪치지 말라고, 숨어있으라는 김도한의 마음속 말처럼 말이죠.

속을 알 수 없어 무서운 강현태와 김창완, 소아외과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성원대학의 골치거리로 부각시켜 그들의 계획을 용이하게 하려는 것이라면, 실망이 클 듯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그들의 꿍꿍이를 나쁜 의도로만 보고 싶지 않군요. 그들에게 환아가 이윤의 개념이 아니기를, 그들의 루키 박시온이 이윤보다 더 큰 의미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8
2013.08.21 12:42




"사람들이 절 우습게 생각하는 것 잘 압니다. 어릴 때도 지금도... 그래서 괜찮습니다"-박시온(주원)의 대사.

"죽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죽는다는 건 남은 사람에게 평생 상처야. 그리고 그 어떤 위로나 좋은 말로도 상처를 없앨 순 없어. 절대!"-김도한(주상욱)의 대사.

산타클로스와 천국의 존재를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차이처럼 다르다.

 

남들과 다른 시온은 그 때문에 외로웠고 가슴이 아파왔다, 지금도... 그러나 그는 괜찮다고 말한다.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편견의 시선을 그는 받아들인다. 상처를 받지만 그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고통스러워 하지 않는다. 내일도 또 그 상처는 반복될 것이기에... 

의사가 되겠다는 형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온은 꼭 의사가 되고 싶어한다. 물론 형과의 약속만이 시온이 의사가 되고 싶은 이유 전부는 아니다. 인터뷰때 말했던 것처럼 아이들이 어른이 되게 하고 싶다는 것이 시온이 의사가 되고 싶은 더 큰 이유이다.

동네아이들과의 내기에서 비롯된 형의 죽음, 시온때문이었다. 폐광에 혼자 들어가는 것이 무서웠던 시온과 함께 갱도에 들어가줬던 형은, 시온때문에 죽었다. 그러나 시온은 자기때문에 형이 죽었다고 괴로워하지 않는다. 시온은 형과의 약속을 생각한다.

장난감 의료상자를 생일선물로 주고, 친구가 없는 시온의 유일한 친구가 되어주었던 형, 시온을 쓰다듬어주던 형의 따뜻한 손길은 시온이 잊지 않고 있는 형에 대한 기억들이다. 보고 만질 수 없어도, 시온에게는 살아있는 형이다. 시온의 가슴에.

 

함께 웃어주고 놀아주지 못하는 형이 돼버렸지만, 시온에게 형은 만나고 싶으면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이다. 천국의 문을 통해서 시온은 언제든 형을 만나러 간다. 천국의 문은 시온의 형에 대한 기억이며 추억이다. 형과 토끼의 얼굴을 잊지 않고 있는 시온은 믿는다. 그들이 하늘나라(천국)에 있기에 시온이 문을 두드리면 나와주는 것이라고... 

자기 때문에 동생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김도한, 자책감은 그에게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다. 의사가 되겠다는 동생과의 약속을 지켰지만,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인가가 그를 압박해 온다. 정작 의사가 되었지만, 치료하고 싶은 동생이 없다. 의사가 되면 가장 먼저 치료해주겠다고 약속했던 그 동생이 도한때문에 죽었다.

정신지체3급 판정을 받았던 동생 김수한, 부모님이 어려서부터 잘 보살펴서 호전은 되었지만, 그 호전이 결국 독이 됐다고 생각하는 도한이다. "이제 수한이 학교갈 때 데려다 주지 마세요. 자립심을 키워줘야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자립심을 키워줘야 한다는 생각이 동생을 죽음으로 내 몬 결과라고 생각하는 도한, 동생을 생각하면 고통스럽다.

세상에 없는 동생에 대한 기억은 고통일 뿐이다. 그래서 도한은 하늘나라, 천국이라는 아이들 동화속 나라같은 것은 믿지않는다. 떠올리기 싫은 동생에 대한 기억, 도한이 떠올리기 싫은 것은 동생이 아니라, 동생을 죽게 했다는 자책감이다.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도한의 몸부림이다.  

 

둘 다 자신들때문에 형과 동생을 잃었지만, 그 상처는 다른 방식으로 자리한다. 시온 형을 생각하면 힘이 나지만, 도한에게 동생에 대한 기억은 고통이다. 하늘나라에 대한 생각처럼 대조적인 두 사람의 가슴이다.

 

살고 싶다고 꼼지락 거리는 미숙아의 손, 폐갱도에서 살고 싶어하던 형의 손, 살고 싶어하는 마음을 읽는다. 의사가 잘 고쳐주면 아이들은 힘을 낼 것이라고, 그래서 시온은 아픈 아이를 살리는 의사가 되고 싶다. 형은 어른이 되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지만, 아픈 아이들을 어른이 되지 못하고 형처럼 하늘나라로 일찍 보내고 싶지 않다.

김도한의 자책감은 한치의 실수로 용납하지 않으려는 냉철함으로 이어진다. 동생을 잃었던 것처럼, 잘못된 판단으로 환아들을 잃을 순 없다. 성원대학 병원 소아와과에 있는 환아들의 생명은 모두 자신의 책임이다.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

 

환아를 살리려는 마음은 같은데도 시온과 도한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환아를 대처한다. 늑대소녀 은옥이를 대하는 시온과 도한의 대처방식의 차이처럼 말이다.

정신과 소견은 은옥이가 흥분하면 자해의 위험성도 있다고 했다. 흥분한 은옥이로부터 혹이나 사고를 당할 수도 있을 다른 환아들과 은옥이를 위해서 신경안정제부터 놓으려는 김도한은, 동물과도 소통하고 교감하는 시온이 개처럼 엎드려 심장주파수를 맞추고, 꼬리를 흔들며 은옥에게 공격의사가 없음을 알리려 하는 시온을 기다려 주지 못한다. 어떤 사고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환아를 어떤 위험상황에도 노출시켜서는 안된다. 동생 수한이 처럼... 그게 환자를 지켜야 하는 도한의 의사수칙이며, 그가 생각하는 의사의 멘탈이다. 그에게 환아들은 모두가 수한이다. 살리고 싶은 마음은 그래서 더 간절하다. 그 때문에 도한은 시온이 불안하다. 시온의 실수로 환아를 잃을까봐...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시온에게 유독 차갑고 냉정한 이유, 도한은 시온이 동생처럼 될까 두렵기 때문이었다. 시온에게 겹쳐지는 동생의 모습, 도한은 시온이 의사로 자립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두렵다.

어른이 될 수 없는 시온, 동생 수한이처럼 시온을 혼자 길거리로 내보내는 것이 두려운 도한이다. 시온을 잃을까봐 더 두렵다. 시온에 대한 냉정함은 시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의 또다른 표현임을 그의 트라우마를 통해 읽을 수 있었다.

김도한, 역시 따뜻한 사람이다. 동생을 잃은 슬픔이 아물지 않은 것도 그의 따뜻한 형제애의 또다른 모습이다. 시온에게 냉정한 이유도 상처의 또다른 이름, 걱정과 애정이다.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형을 만나는 시온과 다르게 보이지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너무 닮았다. 

"하늘나라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 문이 없어서 그래...", 어쩌면 시온이 도한에게도 동생을 만날 수 있는 문을 만들어 줄 지도 모르겠다. 종류는 다르지만 도한도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도한은 자신의 병을 소아외과 환아들을 치료하는 소명의식, 자부심으로 치유하려 한다.  

"아이들에게 살 수 있는 기회와 미래를 주는 것, 그게 소아외과 서전이 할 일 같습니다", 차윤서가 도한에게 했던 말이지만, 다른 이유로 기억에 많이 남는다. 동생과도 같은 시온에게 세상과 더불어 사는 기회와 미래를 주는 것, 그게 소아외과 서전 김도한의 할일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아서 말이다.  

"마음의 병은 책으로 치료되지 않습니다. 제 병도 책으로 치료되지 않았습니다. 원장님께서 항상 옆에 계셨습니다.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어쩌면 시온이라는 존재가 도한의 마음의 병을 치유해줄지도 모르겠다. 시온에게 김도한 역시도...

 

"형아가 그랬습니다. 아무리 무서워도 참고 해내는 사람이 제일 멋진 사람이라고요. 저는 사람도 세상도 무섭습니다. 근데 형아 말만 생각하면 힘이 납니다". 도한이 수한에게 했던 말과 똑같다. "(수한이가)자립심을 키워야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동생과 닮은 시온은 그에게 또다른 고통이자 시험이다. 시온을 동생처럼 거리에 홀로 서게 할 것인가, 제자리로 돌려보낼 것인가...  

시온은 긴 자책감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게 할 김도한 자신을 위한 위안이 될 지도 모르겠다. 피가 나면 지혈하고, 찢어진 피부는 봉합하면 되지만, 시온과 같은 케이스는 배려와 도움이 치료라는 것을 배운다. 나아가 인정은 더 큰 치료임을 배운다. 그래서 김도한 교수에게 제안하고 싶다. 함께 서주는 것은 어떻느냐고...

시온의 자립(물론 함께 서주는 자립)과 의사로 인정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그것이 소아외과를 지키는 도한의 자부심이 되지않을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4
2013.08.14 14:31




굿 닥터를 보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핵심을 집어주는 박시온에게 거는 기대는 점점 커진다. 청량리역에서 현우를 구했고, 성원대학병원에서는 성호와 미숙아 신생아를 구했다. 성호의 수술은 다짜고짜 침대를 밀고 수술방을 강제로 밀고 들어가, 김도한이 두 수술을 동시에 진행하게 하기도 했다.

한데 박시온의 결정적인 판단과 도움으로 생명을 구했는데도 칭찬은 커녕 문제를 일으켰다는 구박만 받는다. 응급상황을 잘 판단한 박시온도, 수술을 집도한 김도한도 박수는 커녕 상벌위원회에 불려다니기만 하고 있다. 생명을 살린 것에 대한 칭찬과 박수보다는 과정과 절차, 조직의 질서를 무너뜨린 것에 대한 갑론을박 책임만 추궁당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룰이다.  

한 아이의 목숨을 구했다는 일,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그런데 생명을 구하는 일이 직업이고 일인 의사에게는 그 대단한 일이 늘 감격은 아닌가 보다. 아마 감격에 무뎌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 보인다.

의사들에게 생명을 구한 것보다 어쩜 생명을 구하지 못한 일이 더 큰 일일 것이다. 차윤서의 첫수술, 첫 집도에서 아이를 구하지 못한 일에 큰 충격과 좌절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처럼 말이다. 

박시온은 위축되고, 말썽만 피우는 그가 구박당하는 모습이 시청자에게는 아프고 불편하다. 결정적인 활약은 언제쯤이나 하게 될지, 말썽만 피우는 박시온이 구박만 당하는 것이 불편한 시청자는 박시온을 그만 괴롭혀 달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위험신호다. 자칫하면 작가가 큰 실수를 할 우려도 있다.

서번트 신드롬을 가지고 있는 박시온을 영웅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위험신호, 이에 대해 작가는 김도한의 입을 빌어 중심을 지켰다.  "결핍을 가진 천재가 영웅이 되는 건 만화에서나 가능한 일이야. 난 만화의 주인공보다 소통이 필요한 파트너가 필요해. 결과적으로 그게 환자를 위한 거니까". 

 

미숙아 수술을 무사히 끝내고 동료들의 구박을 받는 시온을 밖으로 불러낸 차윤서는 답답해서 한마디 하고 만다. "넌 죄책감 없어?", 간담췌외과 김재준 과정의 환자를 동의없이 트랜스퍼했다는 일로 상벌위원회까지 열리게 한 일은 따지고 보면 박시온이 만든 일이었기에, 김도한 밑에 있는 팀원들이 박시온에게 화살을 돌리는 일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박시온의 대답은 동문서답이다. "이제 아기가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참 다행이고...", 환아만 생각하고 있었던 박시온이었기에 박시온의 머릿속은 아이가 살 수 있다는 생각밖에는 없다. 박시온은 수술을 성공한 김도한과 최우석 원장을 비롯한 김재준, 고충만, 강현태 부원장이 느끼는 감정보다는, 아이가 살아나길 기도하는 부모의 마음에 더 가까웠으리라.  

 

말장난같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창밖의 인물들(병원관계자 vs 부모)의 1차감정은 조금은 다른 것이었다. 결과는 같은 것이었지만 말이다. 수술성공을 바라는 마음과 수술로 아이가 살길 바라는 마음, 어딘지 조금 다른 출발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그 출발을 곰곰히 생각하다 보니 이 드라마가 하고 싶어하는 질문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긴급수술에 들어간 550g 미숙아의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간 아래에 뭔가 고여있다고 계속 지적하는 시온의 말에 도한은 미숙아의 간주변을 살피다 담도 천공이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담도공장문합술을 해야 하지만, 워낙 작은 아이라 수술은 불가능한 상태, 더이상 대안은 없었다.

이제 가능성이 없는 상황, 박시온은 다급히 외친다. "배액관 배액술!". 이는 담낭에 배액관을 삽입해 담즙을 제거하는 수술을 말한다. 김도한은 박시온의 말을 따랐고, 숨도 쉬지 못하며 긴장속에 지켜봤던 미숙아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우리 아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린 생명은 동수라는 이름도 가지게 되었다.  

휴회되었던 상벌위원회는 다시 열리게 되었고, 김도한은 함께 벌을 받겠다는 시온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고 혼자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시온의 책임자로서 박시온에 대한 문제까지 책임지는 김도한, 한마디로 멋졌다. 책임질 줄 아는 상관!

일주일 정직 처분과 한달 감봉처분을 받은 김도한은 약혼자 유채경(김민서)과 휴가겸 여행을 떠나면서도 차윤서에게 미숙아 부모님을 찾아보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무뚝뚝한 말로 건넨 향수는 윤서를 향한 김도한의 마음이었으리라. 후배가 아닌 여자로 보여지는 마음... 그럼에도 김도한은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포커페이스가 생명인 김도한의 그런 자제심도 참 좋다. 물론 그에게 정혼자인 유채경이 있기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래전 술김에 고백하려던 차윤서의 마음을 모르지는 않았을터... 거절해야 하기에 더 무뚝뚝해야 했고, 일부로라도 다른 감정이 들어올 틈을 주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그게 잘 안되는 김도한이다. 차윤서의 열정이 이쁘고 사랑스럽다. 아이들을 대하는 따뜻한 마음이 도한을 미소짓게 만든다.

 

이 드라마는 박시온의 성장, 편견을 극복하고 진짜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보다는 다른 것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음을 우일규를 통해 보게 된다. 시온의 행동으로 도한이 상벌위원회에 블려가고 처벌을 받은 것에 우일규는 시온에게 감정적 화풀이를 했다.

그 저급한 행동은 그가 고충만 과정의 스파이라는 것을 떠나서 의사로서 함량미달인 인격을 보여준다. 시온을 바닥에 내동댕이 치는 것도 모자라,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말한마디 못하냐. 너 정신연령이 초딩이라 그런 말 안나오지? 이 자식은 좋은 말로 하면 안들어 처먹는 것 아시잖아요!"라며, 박시온을 함부로 대한다.

박시온이 자폐증상이 없는 정상인이라고 해도 심한 인격모독적인 언사였다. 그런데 대놓고 정신연령이 초딩이라고 몰아부쳤다. 그 뿐인가, 책으로 머리를 툭툭 치며 비꼬는 말은 참아주기 힘든 말이었다. 읽기만 해도 외워져서 좋겠다며 우일규는 박시온을 모욕한다. "수술방에서 교수들처럼 나불대도 우린 니가 하나도 안부러워. 그냥 너는 의사하지 말고 예능프로에 나가라. 암기왕 박시온... 그런게 너한테 딱이야".  

여기서 이 드라마는 하고 싶은 말을 던졌다. 자폐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서번트 증후군을 겪고 있는 박시온을 내 곁에 둘 수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우일규나 다른 팀원들, 김도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박시온이 성원대학 병원에서 자신들이 몸담은 조직에 들어오지 않았던, 즉 아무런 관계가 없었을 때는 그들도 자폐를 겪은 박시온을 더불어 사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끌어안아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박시온이 자신들의 사회, 관계 속으로 직접 들어오자 그들은 스스로 편견이라는 벽을 만들어 버린다. 

이 드라마는 박시온의 성장과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을 보고자 함이 아니라, 그런 박시온을 편견없이 인정하고 보듬을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이다. 조금 모자라고 부족한 사람에 대한 배려와 동정심은 나쁜 것이 아니다. 무시와 차별보다는 훨씬 따뜻한 인간애이기 때문이다.

배려와 동정심의 마음이 아닌, 동등하게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우일규나 지금의 성원대학 소아외과 팀원들이 보여주는 모습처럼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의사인, 의사가 되려는 과정에 있는 그들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주목되는 인물이 김도한이다. 영웅이 아니라 파트너를 원한다는 그의 말은 희망적이다. 박시온을 죽은 아이도 살려내는 기적을 불러오는 영웅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이 드라마의 의미는 반감될 것이다. 변화되고 성숙해야 하는 주인공은 바로 김도한을 비롯한 우리이기 때문이다.

박시온이 조직에 적응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에서 박시온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 즉 나는 박시온을 동등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동정이 아니라 인정할 수 있느냐를 묻고 있는 것이다. 편견을 깨야 하는 것은 박시온이 아닌, 박시온에 대한 편견을 가진 나, 우리임을 이 드라마는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7
2013.07.31 09:23




한여름 무더위를 한시간 정도는 싹 식혀줄 오싹한 드라마가 나왔다. 6년전 은궤밀수 현장에서 동료형사이자 사랑하는 사람이 총에 맞는 것을 목도하고, 둔기에 머리를 맞고 6년간 뇌사상태에 빠졌던 양시온(소이현), 6년만에 어느날 갑자기 기적처럼 눈을 떴다. 신체기능은 정상이지만 6년전의 기억은 없는 상태로... 사랑하는 이형준(김재욱)이 죽는 그 순간을 본 충격이 양시온의 기억을 봉인하고 있을 터. 

 

유실물관리센터에 자원한 양시온은 말한다. "끌렸어, 뭔가 날 기다리고 있는 것 같고". 주인없는 유실물들, 혹은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유실물들, 그곳에서 양시온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원한 맺힌 영혼들이었다. 그녀를 그곳으로 이끌었던 것은 죽은 애인 이형준(김재욱)이 전해주지 못한 반지였으리라. 신참 의경 임성찬(노영학)이 아무렇게나 던져버린 조그만 상자에 담긴 반지...

그리고 양시온의 그날 기억은 거대한 범죄자에게로 향하게 되리라. 그날의 기억으로 양시온이끌게 될 반지와 죽은 애인 고스트 이형준(김재욱), 그 뒤에 숨겨진 엄청난 비밀에 접근해 가는 것이 앞으로 양시온(소이현)과 차건우(옥택연) 콤비가 해야 할 일이다. 은궤밀수사건과 관련된 힘있는 어떤자의 정체에 접근하는... 죽은 이형준이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그 진실에 관해서 말이다.

더불어 죽은 영혼과 살아있는 동료 차건우와의 이상한 삼각관계 역시도 이 드라마를 애틋하고 아프게, 그러면서도 쫄깃하게 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옥택연의 미워할 수 없는 열혈형사역이 매력적이라 느껴졌는데, 죽은 이형준(김재욱)은 또 얼마나 가슴아프게 시청자의 김정을 흔들어 놓을지... 

 

6년전의 일이 기억에 없는 양시온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기억을 떠올리려 애를 쓰지만, 여전히 그녀에게 기억은 안개 속이다. 정신과 상담의 박형진(장현성)과 상담하면서, 양시온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은 사람에 관해 털어놓는다. "보여요, 사람이요... 사람이기는 한데 분명 사람은 아닌... 사람모습을 하고 있는데 말도 없고, 눈에 초점도 없고, 표정변화도 없어요. 그리고 저한테만 보이는 것 같아요". 

양시온의 뒤에서 볼펜을 똑깍거리던 남자의사의 반전은 오싹 충격이었다. 볼펜끝에 견출지에 쓰인 9973, 의문의 남자가 저벅저벅 창가를 향해 걸어가 떨어지는 장면을 충격으로 보고 있는 양시온, 6년 뇌사상태이후 그녀에게 갑자기 생긴 능력이다. 그리 유쾌하지 않은 능력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박수하가 가진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때문에 그의 세상이 늘 시끄러운 것과는 다른,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하는 능력이다.

 

양시온의 이상한 행동은 경찰내에서 그녀에 대해 수근거리게(직접적 표현으로는 미친년) 하고, 양시온은 귀신이 보인다는 말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다. 그녀에게만 보이는 귀신, 때로는 사람인지 귀신인지 그녀도 혼란스럽다. 

유실물센터에서 보았던 체육복의 주인 단오름, 유실물 경매에 나온 체육복을 설명하다 말고 양시온은 그 주인이 요즘 시온의 주위에 계속 나타나고 있었던 여학생이었음을 알게 된다.  

유실물센터 부하형사 차건우에게 단오름에 대해 다짜고짜 묻지도 말고 알려고도 하지말고 조사해 오라는 명령을 내리는데, 뜻밖의 인물을 만나게 된다. 죽은 단오름의 남자친구였던 배경민, 그리고 충격스런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는 눈을 반은 감고 봐야 했을 정도로 장현성의 싸이코 패스 연기가 소름돋을 정도로 좋았다. 어린 여자만을 골라 탐하는 성도착증 정신병자, 아이러니하게도 박형진은 상처입은 사람들을 치유해 온 정신적 슈바이처로 즐비한 표창장과 공로상은 역겨울 정도였다. 장현성이 연기한 박진형은 싸이코 패스 집합체를 보는 듯 소름돋는다.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총을 쏠거라는 양시온처럼 법이 못하는 것은 정의가 단죄한다는 말이 어울리는 개자식 싸이코 패스였다. 

유실물센터에서 만나는 사연들, 원한때문에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영혼들과 매치시킨 드라마 설정이 좋다. 단오름의 체육복에 이어 다음은 정체불명의 은색철가방이다. 냉기가 도는 여자, 아마도 이 여자는 얼어죽었으리라.

 

 1,2회를 본 느낌이 좋다. 소이현과 호흡을 맞추게 된 옥택연은 그동안 옥택연의 연기에서 보였던 긴장감이 많이 없어진 느낌이라 좋다. 힘은 빠지고 대사와 표정연기가 자연스러워졌다.

옥택연은 약간의 개그감있는 캐릭터도 잘 소화하고 있고, 물과 같은 느낌의 김창완(최문식 역)표 연기가 드라마를 더욱 탄탄하게 받쳐준다. 섬뜩하리만큼 공포감이 감도는 사건들, 사이사이에 차건우(옥택연)와 임성찬(노영학)의 분위기 업시키는 투덜거림이 체감공포를 완화해 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소이현의 연기가 좋다.

 

소이현의 공포연기에 사실 많이 놀랐다. 호러물에서 시청자를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은 무서운 분장이나 괴기스러운 장면만은 아닐 터.

소이현의 공포연기는 사실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섬세했다. 연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공포와 불안속에 던져진 모습을 사실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마치 소이현이 진짜 귀신을 보고 있는 듯한... 사실 귀신 자체로는 무섭지 않다. 분장과 표정이 괴기스러울 뿐, 연기자가 연기하고 있다는 것을 시청자도 감안해서 보기에....

그런데 소이현이 귀신을 보고 놀라고 도망가고 두려움에 떠는 모습이 너무 리얼해서, 그녀 앞에 서있는 배우가 진짜 귀신처럼 느껴지게 만든다그래서 공포에 떠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지 않을 정도였다.

양시온을 기다리고 있는 다음 사건은 어떤 것을 보게 할지, 얼어죽은 여자와 은색가방은 어떤 사연으로 오싹하게 만들지, 물론 극이 진행되면 덜덜과 함께 달달도 되겠지만, 두 사람의 케미도 나쁘지 않다. 올여름 심장 덜덜 떨게 만들 소이현-옥택연 형사커플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6
2010.11.17 16:05




김남주, 정준호, 박시후의 출연과 공전의 히트를 쳤던 내조의 여왕 작가의 후속작이라는 기대감에 첫회부터 지금까지 역전의 여왕을 봐왔어요. 당시에는 성균관 스캔들에 파김치가 되도록 빠져있었기에, 시간적으로 역전의 여왕 리뷰글을 꾸준히 올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4회 목영철(김창완)부장이 캐나다에 두 아이와 아내를 유학보낸 기러기 아빠라는 사실을 알고는 심한 몸살을 앓았습니다. 목부장은 월 350만원을 캐나다로 송금하고, 목부장 자신은 30만원짜리 지하 월세를 살고 있는 기러기 아빠입니다. 기러기 아빠의 씁쓸한 사연들은 간간히 기사들을 통해 접하기도 했지만, 목부장의 사연이 저를 목에 걸린 가시처럼 쑤셔대더군요.
어느 직장인인들 퇴직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없겠지요. 이제 갓 입사한 신입사원부터 안정적인 생활을 할 것 같은 고위간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어딘가로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느끼게도 하는 곳이 직장입니다. 때려치고 싶을 때도 많겠지만, 한달에 한번은 꼭 행복함을 느끼는 곳이기도 합니다.
역전의 여왕 목영철부장에게도 직장은 절대로 나가서는 안되는 곳입니다. 유학보낸 아이들 학비와 생활비를 몇년은 더 보내야 합니다. 부하직원들의 치부까지 고자질하는 소심하고 쪼잔한 모습까지 보이면서도, 짤리면 안되는 절박한 이유입니다. 누군들 절박하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내 목구멍의 포도청이 우선이겠지요. 구조조정이라는 잔인한 칼바람 앞에서는, 비굴도 비열함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을'의 입장인 직장인의 비애겠지요.
목부장도 구조조정 칼바람을 피하지는 못합니다. "어차피 짜르겠다고 작정한 것, 더러워서 내 발로 나가겠다"고 희망퇴직서에 서명을 했지요. 그날 밤 집에 돌아 온 목부장은 딸 은서에게 장기 휴가를 받았다고, 곧 캐나다로 가겠다고 전화를 걸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죽으라는 법은 없겠지, 어떻게든 살아가겠지 라는 생각을 했던 목부장이었지요. 전화통화 중 건강검진결과 우편물을 보고 자신이 간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죽으라고 그에게 사형선고가 내린 것이지요. 목부장에게 최대한 허락된 시간이 6개월입니다. 
목부장은 구조본부로 가서 희망퇴직을 철회하겠다고 사정을 하고, 특별기획팀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지요. 아들같이 새파란 구조본부 직원에게 무릎까지 꿇으며, 한시적으로 팀을 운영하는 특별기획팀으로 보내 달라고 애원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정말 목이 메이더군요. 목부장은 죽기 전까지 퀸즈그룹에서 근무하며 산재보험금이라도 받아서 가족들에게 남겨주고 싶었던 것이지요.
목부장의 간암진행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습니다. 급속도로 피로감을 느끼고, 구토증세까지 겪고 있지요. 산행대회에도 중도에서 포기하고 내려올 정도로 고통도 심해지고 있고요. 봉준수가 빼낸 기획안때문에 목부장을 의심했던 황태희에게 간암에 걸린 사실을 들켜 버립니다. 때마침 걸려 온 딸 은서에게 회사에서 안보내준다며, 못가겠다고 거짓말을 하는 목부장, 밖에서 이를 듣고 있는 황태희는 망연자실 눈물을 쏟고 말지요. 전화를 끊은 목부장 역시 숨죽여 오열하고 말더군요.
글쎄요, 드라마에서는 목부장이 산재보험금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병을 속이고, 보험금을 받으려 했다는 것이 도덕적으로 법적으로 위배된다고 비판을 하실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문제는 여기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복잡하고, 다만 제게는 너무나 특별했던 눈물로 여겨졌던 기러기 아빠 목부장의 눈물에 대해 말하고 싶어졌어요. 유학을 생각하는 분들께 유학생 엄마로서의 조언같은 것도 드리고 싶더군요.
가족이 함께 사는 것이 물론 가장 바람직한 가정의 모습이지만, 해외파견 근무가 이유가 되기도 하고, 이혼으로 인해, 혹은 드라마에서 처럼 유학사유로 가족들이 헤어져 살고 있는 경우도 많지요. 치솟은 환율로 기러기 아빠들의 허리가 휜다는 기사도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고, 기러기 아빠들이 돈벌어주는 기계가 되고 있다는 말이 틀린 말도 아니에요. 물론 모든 유학생 가정이 다 그렇다지는 않겠지요. 제 주변에서는 남편이 강요해서 유학을 보낸 기러기 엄마도 봤으니까요. 

목부장의 경우는 간암에 걸렸지만, 기러기 아빠들 대부분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은 외로움과 우울증일 겁니다. 저희집의 경우도 아니라고는 말 할 수 없고요. 대개의 기러기 아빠들은 외국에 나가있는 가족들이 건강하고,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받았다가, 또 이게 뭔짓인가 싶어 우울했다가, 아이들 미래를 생각해서 몇년만 참자라고 심지를 다잡기도 하고, 하루 하루 이런 감정이 반복되고 있을 겁니다. 기러기 아빠나 외국에 나와있는 기러기 엄마나 같은 마음이고요. 물론 가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기러기 엄마의 탈선과 기러기 아빠의 외도가 기사로 나오기도 하지만, 제 경우는 그런 분들보다는 잘 이겨내고 있는 기러기 가정들을 더 많이 봐와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학을 계획중인 분이나 기러기 엄마, 혹은 기러기 아빠가 함께 생각해봐야 할 몇가지 문제들을 말씀드리고 싶더군요. 우선, 유학이 요즘은 옵션이 아닌 필수라는 말까지 있다고 하는데, 유학을 트렌드처럼 여기고 무조건 따라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입니다. 단기간이 되었든 장기간이 되었든, 경제적으로 꼼꼼히 따지고 고려를 해서 보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단기유학의 경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뒷바라지를 하는 경우, 몇년만에 몇억은 우습게 나가 버립니다.

그리고 대개 어린 아이들의 경우는 본인의 의지보다는 부모의 교육열에 유학을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기어학유학의 경우가 되겠는데, 이런 경우는 짧게는 1년에서 3년이면 유학생활을 마치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문제가 되는 경우가 고학년이 유학을 온 케이스로, 이런 경우는 대부분 대학까지 염두한 유학이기 때문에, 특히 경제상황과 목부장의 경우처럼 장기 기러기 가정이 되는 문제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한 두해는 자식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가도, 3년정도부터는 '미친 짓'과 '자식을 위해서라면' 두가지를 두고, 주기적으로 고민하면서 우울증도 나타나고, 가장 큰 문제는 아무래도 곁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없으니, 건강에 적신호가 오게 됩니다. 자녀가 고학년인 경우는 부모의 생각보다는 아이가 외국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와 의지가 있을 때 보내십시요. 아이가 공부할 의지가 없으면, 유학생활을 십중팔구 놀다가 가는 돈낭비 유학이 돼버릴 겁니다.  
기러기 아빠의 자살 뉴스나 가정이 파탄되었다는 기사를 읽으면, 외국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유학생 엄마들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습니다. 마치 죄인이 된 기분도 들고, 정말 복잡하고 착잡해집니다. 그런 기사가 뜨는 날이면 답답하고 안타까워서 한국엄마들끼리 전화통화를 하다가, 끝내는 눈물도 흘리고, 며칠동안 우울한 기분을 떨치기가 힘들기도 하고요. 기러기 아빠 목부장의 눈물을 보니, 저도 모르게 감정이 격해져서 울었는데요, 유학은 정말 신중하게, 가족들 모두가 충분히 고민을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러기 아빠 목부장의 눈물장면은 김창완의 연기를 하지 않는 듯한 자연스런 연기도 좋았고, 입술을 깨물며 우는 황태희 김남주의 눈물연기도 좋았던 장면이었습니다. 눈물쏟은 시청자들도 많았을 것이고, 쓸데없이 유학은 왜 보내느냐는 욕도 했을 것 같더군요. 저도 같은 입장인데도 순간 처지를 잊어버리고, '그러게 가족들이 함께 사는 것만큼 중요한게 뭐라고...'라며 뇌까리고 있는 제자신을 보고는, 그냥 미안함과 안쓰러움에 대성통곡을 하고 말았습니다. 순간 한국에 있는 남편과 가족들이 생각나고, 캐나다에서의 6년이라는 시간동안 힘들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가서, 아마 한시간 정도는 계속 울었나 봅니다.
제가 기러기 엄마였기때문에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그렇게 눈믈을 흘렸는지 모르겠지만, 기러기 엄마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대한민국에서 아빠라는 이름으로, 가장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남편들의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짐때문에 울었어요.  
목부장과 황태희의 대화가 송곳처럼 가슴을 파고 들면서 아프게 하더군요. "아빠 얼굴, 남편 얼굴 보고 싶을 거예요. 원망 들을 거예요" 라고 살아있는 동안이라도 가족과 함께 지내라는 말에, 목부장의 대답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슬프다 못해 대못으로 가슴을 탕탕 치는 듯했어요. "얼굴 더 보면 뭐해. 우리 마누라 밥하고 애들 뒷바라지 하는 것 밖에는 할 줄 아는게 없어. 나 죽으면 뭐 먹고 살라고... 산재보험금이라도 받아서 애들 대학가고 시집 장가 갈 수 있게는 해줘야지" .
그냥 멍하니 황태희의 입장과 목부장의 입장이 되어서 제가 그 상황이라면 어떤 말을 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저 역시 황태희였다면 하루라도 더 가족들과 생활하라고 했을 것 같아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이 얼마나 자책감에 시달릴까 싶어서요. 무엇보다 평시에도 가족이 함께 사는 것이 가장 좋은 모습일텐데, 더구나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이니, 가족들과 하루라도 더 함께 있어야 겠지요.
그런데 목부장의 입장에서는 또 목부장의 말처럼, 저도 어쩌면 산재보험금이라도 남겨주기 위해 회사에 남는 것을 택하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드라마에서는 산재보험금때문에 회사에 남는 것으로 설정을 했지만, 해고 상황이 아니었어도, 한달이라도 월급을 더 받기 위해 병을 숨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장사를 했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고요. 가장이라는 무게,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아버지라는 숙명의 무게를 더 크게 두지 않았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기러기 아빠 목부장의 눈물을 단순히 가슴아프고, 안타깝다는 감상평으로 끝내 버리고 싶지는 않은 장면이었습니다. 이 땅의 모든 아버지, 가장의 눈물같아서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셨다면 아래의 추천손가락 View On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