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남자 조기종영'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7.17 '나쁜남자' 키스신보다 소름끼쳤던 김남길의 두 얼굴 (41)
  2. 2010.07.15 '나쁜남자' 한가인, 속을 알 수 없는 민폐형 들러리캐릭터? (15)
2010.07.17 06:29




나쁜남자 11회에서 드디어 최선영이 사고로 실족사하던 날의 심건욱과 있었던 진실이 밝혀졌습니다. 최선영의 자살을 막기 위해 누나를 부르며 손을 내민 심건욱과 최선영이 마지막으로 주고 받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보내달라는 최선영과 슬프면서도 편안해 보이는 최선영의 미소를 바라보던 건욱의 애절한 눈빛이 대사로 나오지 않은 또다른 대사들을 읽게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에 최선영과 건욱의 손이 떨어지는 장면은 건욱이 손을 놓았는지, 더이상 선영의 무게를 버티지 못했는지 조차 모호하게 만들어 버리더라고요. 꼭 붙잡아 살려야 하는 마음, 어쩌면 '이 길만이 선영이 누나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이겠다' 싶은 체념 등등의 복잡한 감정들이 읽혀지던 장면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건욱과 최선영이 잡은 손은 여전히 많은 이야기들을 남기고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건욱에게요. 붙잡지 못했는지, 놓아 버렸는지, 건욱 자신도 묻고 싶은 혼란일 것 같아요. 
앞으로의 스토리 반전을 예고하는 것이 재인이 알게 된 건욱의 비밀과 재인으로부터 상처를 받은 홍태성입니다. 저는 이상스럽게 홍태성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속물성과 태성의 상처를 알고 보듬어 주고 싶어했던 재인의 이중성보다는, 홍태성이 받았을 충격에 더 마음이 가네요. 아마도 홍태성이 최선영을 잃은 죄책감을 치유해 줄 수도 있었을 사람에게서 받은 충격이 더 마음 아프게 느껴져서였나 봐요.
무엇보다 재인이 등에 흉터가 있는 남자를 봤다는 증언으로 심건욱이 파양된 홍태성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곽윤환(김응수) 반장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 집니다. 곽반장의 수사를 보면 떠오르는 말이 수사를 곶감 빼먹듯 감질나게 한다는 것입니다. 곶감 빼먹듯 야금야금 진행해 온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수사망을 좁힐 부분이 심건욱이 해신그룹에 접근한 의도를 알아내는 것일 겁니다. 하나씩 터지기 시작한 해신그룹의 부정 주가조작사건 등을 연결지어 심건욱을 죄어올 것 같은 예감도 들고 말이지요.
결국 이 드라마의 종착점은 심건욱의 복수극 퍼즐맞추기가 먼저 완성되느냐, 곽반장의 수사 퍼즐맞추기가 먼저 완성되느냐로 심건욱의 운명이 결정될 듯 싶은데요, 이번 회도 김남길의 화보같은 매력들이 곳곳에 넘쳤지만, 손에 땀이 나도록 긴장되었던 장면은 곽반장에게 수사받는 모습이었어요. 물론 해신그룹의 시사회장에서 태라와의 키스신 역시도 그 상황이 주는 아찔함때문에 눈을 떼기가 어려웠지만요.

위태로운 태라의 눈물키스 
건욱과 태라의 대화를 들은 모네가 건욱과 어떤 사이냐며 무슨일이 있었느냐고 추궁하자, 태라는 건욱에게 사실을 말하지요. 관리인에 의해 건욱과 태라가 있었던 시사회장 문이 밖에서 잠겨버리고, 단 둘이 남게 돼버립니다. 밖에서 잠긴 문을 여는 방법은 아는데 안에서 열줄은 모른다며, "다음엔 안에서 여는 방법도 알아볼게요" 라는 건욱의 농담에 피식 웃고 마는 태라, 시사회장에 갇혀버린 상황에서의 불안감이 씻기는 듯 마음이 편해집니다.
"웃기도 하네요" 자신이 건욱 앞에서 웃었다는 것에 당황스런 태라, 벌써 마음은 두근거리기 시작합니다. 수줍은 소녀를 안아주듯 살포시 태라를 안아주는 건욱, 역시 무드있는 작업남입니다. 
극장에 왔다고 상상하고 지금 이 순간 내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를 보고 있다고 상상하라는 건욱, 태라가 간 곳은 태라가 처음으로 일탈을 했다는 고등학교 시절에 봤던 <더티댄싱>이라는 영화였지요. 부잣집 딸이 춤도 배우고,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보며, 짜릿하고 흥분돼서 한동안 열병을 앓았다고 고백하는 태라입니다.
"정말 나에게도 그런 사랑이 찾아올까?". 한 번도 가슴 뜨거워지는 사랑을 하지 못했던 태라의 눈에 눈물이 흐르고, 태라의 고개를 돌려 오랫동안 키스를 해주는 건욱입니다. 태라는 이미 알고 있어요. 그런 가슴 뜨거워지는 열병에 신열처럼 펄펄 끓고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남편도 아이도 있는 가정주부, 해신그룹의 장녀라는 사회적 신분은 태라가 그런 열병을 앓으면 안되는 것을 알기에 태라는 눈물로 자신의 마음을 내보일 뿐입니다.
태라는 아마도 이 열병을 이기지 못하는 모양인가 봅니다. 예고편에 건욱을 찾아가 곁에 있어달라는 말을 해버리는 것을 보니 말이에요. 두 사람이 키스를 하는 장면을 목격해 버린 모네와 재인, 한 남자를 둘러싼 세 여자의 각기 다른 사랑은 상처로 피투성이들이 돼버릴 것 같습니다. 

광란의 슬픈 연주, 소름끼치는 김남길의 두 얼굴
제가 이번 회를 보면서 땀이 나도록 긴장되면서도, 김남길의 대사톤과 표정이 주는 연기력에 또 한번 놀란 장면이 곽반장과의 대사장면이었어요. 사건이 있던 날 건욱이 말한 알리바이가 다 거짓이었다며, 곽반장이 최선영의 사진을 건네자, "예쁘네요. 이 여자가 홍태성 이사가 버린 여자인가요? 불쌍하네" 라며 사진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버리지요. 이때부터 김남길은 순간순간 변하는 표정과 목소리로 자기를 변론(부정)을 하는 심건욱과 상처와 분노를 드러내는 홍태성이라는 두 인물을 넘나 들더라고요. 
해신그룹에 접근하는데 방해가 되서 죽였냐는 곽반장의 말에, 처음에는 심드렁하게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며 운을 떼면서, 김남길은 점점 감정을 격앙시켜 갑니다. 마치 '도레미파솔라시도' 차례로 음높이를 올리듯이 말입니다. 정말 놀라웠던 부분은 그 사이사이에, 마치 스타카토를 넣듯이, 밀양의 부모와 자신을 버린 해신그룹 부모의 비정함을 콕콕 집어 대사톤을 끌어올리는 방법이었어요.
"근데, 누나가 죽으면 홍태성한테 누가 남을까요? 밀양에 가보니 그 아이 부모는 죽었고, 그 아이를 데려다 키운 부모는 자기 아이가 아니라고 개처럼 버렸고(스타카토식 강조), 자길 아끼던 사람은 오직 그 누나 밖에 없었을텐데... 하나 밖에 없는 유일한 가족이었을텐데(이 부분에서 감정을 최고로 격앙시켰죠) 정말...". 그리고는 형사를 비스듬히 보면서 클라이막스까지 올렸던 감정을 툭 내려 버립니다. "그런 사람을 죽였을까요?" 그러면서 싸악 미소까지 지어 버리더군요. 정말 소름이 쫙 돋는 장면이었어요.
정말 미치고 환장할 곽반장이었을 겁니다. 심증적으로 다 자백하는 듯한 말을 하면서도, 감정적 이치에 맞게 오히려 반문을 해버리니 말이지요. 다음에 이어진 "사람일이라는 것은 모르는 일이지. 불같이 사랑하는 연인도 오해로 그 다음날 죽이는게 세상입니다" 라는 곽반장의 말에 김남길은, "그렇죠. 한 때 누구보도 귀했던 자식을 한 순간에 뺏고 버리는게 세상이니까" 라며 감정적 분노와 절제를 압축해서 보여주었는데, 그 대사톤과 표정을 그림으로 상상하자면, 마치 터져나오는 화산분출구를 누르고 있는 모습같아 보였어요. 
흉터말고 다른 증거를 대라며 오히려 큰소리치며 취조실을 나가다 말고, 건욱이 곽반장에게 남긴 말은 곽반장이 놓쳤든 아니든, 사건에 대한 진짜 진술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형사님은 지키고 싶은 사람 없어요? 가족... 없냐구요.... 내가 만약 그 남자였더라면,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을 거예요. 가족이니까..." . 곽반장이 건욱의 말이 수사에 영향을 미칠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건욱은 최선영을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진술한 셈이지요. '내가 그 파양된 홍태성이 맞다. 그리고 그날 밤 세상에 남은 유일한 가족, 선영이 누나를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다....'
아마도 경찰서 취조실을 나가면서 건욱의 마음 속 뒷말은 이런 말이었지 싶어요. "밀양의 엄마, 아빠, 강아지 돌돌이까지 빼앗아 가버리고, 마지막 남은 유일한 가족 누나마저 버려서 죽음에 이르게 한 해신그룹 사람들,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라고요. 최선영의 물건을 정리하며 지켜보라고, "벌은 나중에 내가 다 받을게" 라고 했던 것처럼, 심건욱의 복수를 향한 광란의 슬픈 연주는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곽반장 김응수가 심건욱의 말 속뜻을 날카롭게 건져내는 표정도 좋았는데, 김남길의 홍태성과 심건욱을 오가는 두개의 얼굴은 정말 압권이었어요. 부모님과 최선영, 가족을 잃은 슬픔, 그리고 해신그룹에서 버려진 상처는 태성의 얼굴이었고,  그 슬픔과 상처에 대한 분노는 심건욱의 얼굴로 보여 주더군요. 마치 두 인격체가 한 사람에게서 번갈아 나오고 있는 듯 해 보여서 소름이 끼쳐질 정도였어요. 김남길의 순간적인 표정변화와 감정선을 캐치하느라 정말 집중하면서 봤는데, 그 장면에서 몇가지의 표정을 보여주는지 세고 있다가 잊어버릴 정도였습니다.

조사를 마치고 집에서 기다리던 재인과의 눈물의 포옹신, 저는 이 부분에서 재인이 비밀을 알았다는 것에 대해, 혹은 재인이 건욱을 믿어주는 마음에 대한 눈물이었다기 보다는, 이제서야 마음놓고 최선영의 죽음을 슬퍼하는 눈물이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비로소 터놓는 진실, 누나를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던 마음을 처음으로 건욱의 입으로 토해 냈거든요. 최선영을 구하지 못한 무거운 죄책감, 진짜 세상에 혼자 남았다는 가족을 잃은 슬픔 등이 절절하게 느껴졌던 장면이었습니다. 
* 군입대로 당분간 김남길의 연기를 보지 못하는게 많이 아쉽지만, 군복무 잘하고 건강하게 돌아와서 좋은 작품으로 다시 명품연기를 보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팬들이 소집해제되는 날에는 집밥을 들고 기다린다고 하네요. 김남길씨! 군복부가 끝나면 멋진 남자, 더 깊이 있는 원숙한 남자가 되어 돌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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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5 15:07




태라의 건욱을 향하는 마음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고, 재인의 건욱에 대한 새로운 감정마저 감지되면서 드라마 나쁜남자가 심건욱의 복수극 퍼줄맞추기에 이어, 새롭게 감정 퍼즐맞추기까지 복잡하게 스토리가 변하기 시작했는데요, 파국을 향해 가는 주인공들의 격정적인 감정 못지않게 등에 흉터가 있는 남자를 봤다는 재인의 증언으로 곽반장의 수사가 건욱을 향해 조여오기 시작했습니다. 
건욱에게 향하는 태라의 감정, 태라와 건욱의 관계를 알게 된 모네, 태성이 재인이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쁜남자 속 복잡한 애정관계만큼 그 전개도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잘 짜여진 심건욱의 복수극이 어디선가부터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는데요, 재인이 알게 된 비밀이 건욱의 복수질주극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복병이 될 것 같습니다. 
건욱의 전화로 만취한 홍태성을 데리고 태성의 집으로 간 재인은 술에 떡이 된 태성에게 주스를 권하다 옷에 주스를 엎질러 버립니다. 젖은 옷때문에 태성의 와이셔츠를 입고, 무슨 수작인지조차도 이해 안가게 태성이 누워있는 쇼파에 앉는 재인입니다. 나한테 잘해주지 말라며, 누구를 만나든 상처를 주는 놈이라며 태성은 재인을 문밖으로 쫓아내 버리지요. 그 와중에도 손에 꼭 쥐고 나온 핸드폰은 건욱에게로 연결되고, 쏜살같이 달려온 건욱이 윗옷을 벗어 허리에 묶어 줍니다. 신까지 벗어주고 말이지요.
거리에서 건욱과 멋드러지게 걷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재인이 태성의 셔츠로 갈아입고 술 취한 남자 앞을 서성이며 쇼파에 앉는 모습이나 남의 집을 힐끔거리고 구경하는 것이 속물적이라기 보다는 수준 낮은 여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혹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유치하다는 생각? 
나쁜남자를 나쁘게 만드는 옥에 티들이 이런 유치한 설정들이라는 것을 모르는지;;... 건욱 역시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설정도 조금 우스웠어요. 여튼 도로 한복판을 건너는 김남길과 한가인의 장면은 화보처럼 멋있었으니 또 할 말은 없지만요.
재인에게 옷과 구두를 골라주는 건욱, 재인은 건욱에게 자신의 마음이 점점 쏠리고 있음을 느낍니다. 건욱의 머리를 향하던 손을 결국 거둬 버리고 마는 재인입니다. 재인에게 건욱은 모네의 남자친구이기에 가까이 다가서면 안되는 사람일 뿐이지요. 국밥집에서 밥을 먹으면 건욱이 재인에게 말하지요. 밥 힘으로 홍태성을 잡으라고요. 자신의 초라함때문인지 건욱에 대한 감사의 마음때문이지 알 수 없는 재인의 눈에 눈물만 고이고, 그렇게 밥을 꾸역꾸역 밀어넣는 재인입니다.
재인의 마음에 건욱이 들어왔는데, 묘하게도 건욱의 비밀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것이 두 사람의 아픔을 예고합니다. 최선영이 죽던 날 재인의 차에 뛰어든 남자의 등에 길게 나있던 흉터, 재인은 건욱의 집에서 우연히 그 상처를 보게 되지요. 아직은 같은 인물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지만, 건욱에게서 발견되는 의문투성들은 재인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사는 집도 그렇고, 재인에 대한 마음도 관심인지, 친구로서의 감정인지 조차도 모호합니다. 태성에게 접근하도록 도와주는 의도가 무엇인지 까지 재인에게 비치는 건욱은 전혀 낯선 사람입니다. 친구 이상의 감정으로 다가오는 것에 대한 낯설음. 그럼에도 기대고 싶은 편안함이 재인을 신경쓰이게 합니다.
문재인의 감정선에 비해 태라의 감정선은 눈빛만으로도 격한 감정이 다 전달될 정도로 뇌쇄적이고 뜨겁습니다. 건욱과의 키스가 계속적으로 떠오르는 태라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요가를 해 보지만, 이내 무너지고 맙니다. 빗속에서 전해지던 온몸의 세포를 깨우듯 짜릿하게 느껴지던 건욱의 손길을 떠올리고는 화끈거리는 태라입니다. 떨쳐버리고 싶으면서도, 머리 속을 지우는 지우개가 있다면 다 지워버리고 싶은 심건욱의 목소리, 그에 대한 기억들은 지워버리려고 할수록 더욱 생생하게 태라의 가슴을 뛰게 만들지요. 
태라는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묻고 있습니다. 태라를 두렵게 하는 것은 안정적인 가정과 해신그룹의 장녀라는 사회적 위치만이 아닐 거예요. 사랑에 빠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앞서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글거리는 불꽃을 보면 손으로 잡아 보고 싶은 충동이 이는데, 태라의 심정이 춤추는 불꽃을 손을 내밀어 잡을까 말까 하는 그런 감정이에요. 
어린 아이들을 보면 케익에 꼽힌 초를 보고 불꽃을 잡기 위해 무턱대고 손을 내밀지요. 뜨겁다는 것을 모르고 화려한 촛불에 무턱대고 다가가듯이 말이지요. 뜨겁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린 아이들 표정을 보면 무서워 하면서도 눈길은 불꽃을 잡아보고 싶은 생각이 읽혀집니다. 태라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강렬한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건욱이라는 불꽃을 잡아보고 싶어한다는....
모네에게 상처주지 말라며 건욱에게 떠나라고 말하는 태라를 보니, 어쩌면 모네가 아니라 자신에게서 떠나달라는 말처럼 들리더라고요.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어요. 당신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이리저리 흔들릴 만큼 당신을 좋아해. 사랑한다구"
태라의 말은 모네를 빗댄 자신의 감정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욱의 눈빛 하나 행동 하나에도 흔들리고 있는 것은 태라 자신이거든요. 그런 태라에게 건욱이 비수를 꼽지요. "내가 듣고 싶은 건 당신 진심이에요. 당신이 뭘 좋아하는지, 누굴 좋아하는지, 지금 어떤지..."
이어지는 건욱의 말은 태라가 흔들리지 않으려 발버둥치며 하루에도 수십번씩 다짐하는 태라의 모든 것을 흔들어 버립니다. "시간은 그저 지나가는 거예요. 돌아갈 수도 가둘 수도 없어요. 오직 순간이니까. 그래서 그 순간의 진심이 중요하고, 나한테 흔들렸던 것, 그게 당신의 진심이에요". 한 번 뒤집어 들으면 진지한 작업남의 멘트일 뿐이지만, 심건욱이 뱉으니 어찌 이리 폼나는 지..ㅎ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모네가 양평 별장으로 가버리고, 태라와 건욱은 양평으로 향하지요. 감기기운이 있었던 태라는 건욱 앞에서 쓰러집니다. 밤새 태라를 간호한 건욱과 서울로 향하는 길에 결국 태라는 건욱이라는 불꽃에 손을 내밀고 맙니다. 그날 갤러리에서의 키스가 실수가 아니었다고 고백해 버리고 말지요. "그 순간만큼은 그 때 그 순간만큼은.. (제 자신이었어요)".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태라의 감정은 건욱의 복수가 한걸음 가까이 다가섰음을 의미하겠지요. 건욱이 계획한 해신그룹에 대한 복수, 태라에 대한 복수는 철저하게 부숴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참 이해가지 않는 복수극이에요 ;;)
이번 회 특히 눈여겨 본 감정의 변화는 건욱과 재인의 감정입니다. 태성의 집에서 셔츠바람으로 쫓겨난 재인을 위해 묵묵히 재인을 챙겨주는 건욱의 따뜻함에 재인의 손길이 자꾸만 건욱을 향하고 싶어 합니다. 누군가가 집에서 해주는 밥이 먹고 싶다는 건욱의 말이 건욱의 외로움처럼 느껴집니다. 건욱이 받고 싶다는 집밥을 해주려고 미행해서 알아낸 집을 찾아가 재인은 건욱을 위해 밥을 해주지요.
그런데 홍태성에게서 온 문자로 건욱과 함께 밥을 먹지 못하고 도망치듯 나와 버립니다. 홍태성에 대해서는 건욱에게 시시콜콜한 것까지 얘기했던 재인이 동생의 메시지라고 둘러대고, 황급히 건욱의 집을 나와 버렸지요. 함께 밥을 먹지 못하는 미안함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건욱이 신경쓰이기 시작하는 재인입니다.
건욱 역시 재인에게로 자꾸만 마음이 달려가는 것을 스스로 막지 못합니다. 밤새도록 태라를 간호한 건욱이 결국 쓰러졌던 곳은 재인의 어깨였지요. 복수만을 향해 달려가는 건욱에게 잠시의 위안과 평화를 주는 곳은 재인입니다. 복수를 향해 달릴 수록 지쳐가는 건욱, 재인의 어깨에 곤히 기대 잠이 든 건욱을 보며 건욱이 재인 앞에서 무장해제되어 버리는 심정이 이해되더군요. 
불쑥 나타난 재인이 밥 다 됐다고 손씻고 오라는 말은 마치 행복했던 어린 시절 엄마의 목소리 같았어요. "태성아, 밥먹자. 손 씻고 와" 라는. 재인이 손 씻고 오라는 말에 어린아이처럼 웃는 건욱의 표정에는 언뜻 어린 시절 태성의 모습도 보입니다. 
혼자 남겨져 혼자 밥을 먹는 건욱의 등으로 짙게 드리운 외로움과 아픔이 묻어 나옵니다. 스탠드를 잡고 서 있기만 해도 멋있는 김남길은 등에도 감정을 실어 보내나 봅니다. 등을 곧추 세우지도 못하고 감정에 복받쳐 먹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울컥해 지더라고요. 등에도 감정이 실려보낼 줄 아는 멋진 김남길의 연기를 군입대로 당분간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아쉬워지기 까지 합니다.  
나쁜남자는 솔직히 스토리의 탄탄함이나 작품성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특히 매회 감탄을 금할 수 없는 김남길과 오연수의 몰오른 연기는 위험한 관계임에도 지속적으로 훔쳐보고 싶을 정도로 숨막힙니다. 시선과 시선이 부딪치는 한 장면만으로도 대사없이 전달되는 감정을 100% 표현하지 못하는 대사가 오히려 유치하게 느껴질 정도에요. 최선영을 버리고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죄책감에 순간순간 깊은 회한의 표정을 짓는 김재욱의 감정선도 돋보이고요.
그런데 제게는 이상하게도 관심도, 정도 가지 않은 문재인의 밋밋하리 만치 담백한 캐릭터가 마치 퍽퍽한 바게트빵을 먹는 느낌이 드는데 혼자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겠어요. 김남길과의 장면도 애틋함과 달달한 오글거림보다는 따로 노는 느낌이어서인지, 심건욱의 감정선만이 읽어집니다. 심건욱 만큼이나 외로움과 상처, 거기에 반항까지 내보이는 홍태성과도 너는 너대로 놀아라, 나는 나대로 들이댄다라는 식같고요. 드라마에서는 복잡한 캐릭터인데,입체적이지 못하고 단선적인 모습때문인지, 문재인이라는 인물의 매력은 별로 느끼지 못하겠네요. 속물적인 인물이라기 보다는 얄미워지려는 민폐형캐릭터에요.
가진 것은 없고 머리는 뛰어난 자존심 강한 속물주의 인물이라기 보다는 생각을 읽을 수 없는, 그래서 울어도 슬퍼보이지도 않고, 웃어도 뭐가 좋아서 웃는지 조차 잘 모르겠어요. 복수를 꿈꾸는 것인지, 재벌가에 입성해서 신데렐라가 되고 싶어하는 건지, 아니면 진심으로 홍태성을 불쌍해하는 것인지조차 종잡기 힘듭니다. 그러다보니 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장면에서조차도 문재인이 스토리를 주도하지 못하고 들러리 역할만 하는 느낌이에요.  자존심강하면서도 속물적인 여자라기 보다는 대책없이 들이대는 민폐형 캐릭터로 느껴져서 참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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