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에 해당되는 글 19건

  1. 2013.08.24 '꽃보다 할배' 따뜻한 리더 신구-멋진 신사 박근형, 짱!이십니다 (3)
  2. 2013.08.10 '꽃보다 할배' 이서진 멘붕보다 더 커보였던 할배들의 빈자리 (3)
  3. 2013.07.13 '꽃보다 할배' 진격의 할배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1)
  4. 2012.02.13 '1박2일' 이승기-은지원 하차, 시즌2 불안할 수 밖에 없다 (13)
  5. 2011.12.26 '1박2일' 나피디 무릎꿇린 승기의 억지(?), 책임으로 보답했다 (14)
2013.08.24 09:33




9박10일의 긴 유럽배낭여행에 이은 꽃보다 할배 2탄은 한국과는 가까운 거리 대만여행편입니다. 이제는 살포시 패이는 보조개와 고개를 돌려 상황을 외면하고픈 서진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터집니다. '할배들과 또 여행요?', '절대 다시 안합니다. 여행 이제 안가, 혼자갈래', 완강해 보이던 짐꾼 지니를 어떻게 꼬셔서 2탄까지 합류하게 했는가 했더니, 어르신들을 모신 자리에서 몰아가기 작전으로 빼도박도 못할 상황을 만들었던 거였더군요. 재미를 위한 편집이기는 했겠지만, 서진이 다시 함께 가자고 부탁했어도 전 기꺼이 갔을 거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뒷풀이를 빙자해 여행을 피하고 싶은 남자 서진 꼬시기 작전은 은밀함을 가장해 대놓고 들어갔지요. 나피디가 다음 여행이야기를 꺼내자 음식먹기에 몰두하며 딴청피우는 서진, 그 모습도 왜그리 귀여운지요. 할배들 속에서 43세 서진이는 앙증앙증 귀여운 꼬마(쏘리~). 

"이서진씨 대만 OK?", 묵묵부답의 서진, 미끼를 물지 않았죠. 1차 시도 실패! 연거푸 2차작전 개시합니다. 여행 스케줄표를 나눠주며 검토를 해보라고 하죠. '이걸 왜 나한테 줘?' 툭 치워 버리는 서진, 2차 시도도 실패입니다.

나피디 대놓고 서진 매니저가 스케줄 괜찮다고 했다고 정면공격에 나서지요. 그래도 반응없는 서진의 버티기 작전, 행주산성 지키기가 따로없습니다. 얼렁뚱땅 일섭이 서진이 스케줄은 됐고, 1차 정리에 들어가죠. 그래도 서진의 확실한 동의를 받아야 뒷탈이 없을 듯 한 나피디, 굳히기 작전에 들어가죠. "선생님들 생각은 어떠세요, 이서진씨 데려가는 것!", 대답하고 말고 할 게 뭐있나? 좋지! 콜!!

여기서 백일섭의 서진 띄워주기 멘트가 시작되었죠. "니가 말많고 여행 가이드에 일방적이었으면 미움 많이 샀을 거야!", 아차, 방심했던 뉴욕 유학파 서진이 미끼를 무는 말실수, "이번 여행은 미움 살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 오케이 걸렸다, 서진 합류 결정!

 

그렇게 해서 H4와 서진의 2차 배낭여행 대만편 일정은 시작되었지만, 출발부터 난항입니다. 스케줄상 맏형 순재형은 이틀 뒤에 합류해야 한다고 하죠, 자연스럽게 H2 구야형이 리더가 되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서진이 공항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서진씨는 오늘 같이 안갑니다!", 지옥의 사자가 전하는 말에 멘붕되는 할배들, 순재형이 이틀뒤에 합류한다는 말보다 서진이가 함께 가지 않는다는 말에 헉! 갑자기 걱정이 몰려오는 분위기였죠. 멘붕된 할배들에게 나타난 깜짝 손님 최불암, 일섭의 무릎을 걱정해 주고 술 한잔 하라며 용돈도 쥐어주고 가는 모습에 오래된 장맛같은 관계, 우정을 확인할 수도 있었지요. 최불암 할배도 함께 했으면 좋겠지만, 스케줄을 뺄 수 없어서 함께 못가는 게 영 서운하더군요.

서진이 대신에 깜짝 게스트로 걸그룹이나 여배우가 들어오는 것은 아닌가 콩닥콩닥 설레면서(설렌다는 말에 오해는 마시고) 나피디가 시키는 대로 눈을 가리고 있던 할배들, 그들앞에 나타난 늙은이(최불암)를 보고 다들 깜짝 놀랐다면서 한마디씩 합니다. 여배우에 대한 기대가 깨진 실망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최불암의 배웅에 너무 반갑고 고마워 하는 모습, 긴 수다없이도 눈빛만으로도 서로 하고픈 말들이 다 전해집니다.  

할배들만의 여행 첫날, 대만공항에서의 할류열기는 시청자들 마음까지 흡족하게 했습니다. "내 인생에서 그렇게 환영받은 것 처음이에요. 말년에 아주 즐겁고 행복해요", 아이돌 못지않은 환영인파와 인기, 당신들은 충분히 그런 환영을 받으실 자격들이 있으십니다. 할배들의 여행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더 행복합니다. 소홀했던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했고, 지나온 세월에서 나오는 한편의 에세이같은 말들은 깊은 울림으로 전해지고 있으니까요. 

서진의 하루 뒤 합류, 역시 나피디입니다. 참 영리하면서도 할배들의 여행을 더 의미있고 값지게 만든 한 수였습니다. 이서진을 일부러 하루 뒤에 오라고 했던 나피디, 만능 가이드 서진없는 여행, 할배들의 홀로서기와도 같은 배낭여행은 더 많은 것들을 얻게 했으니 말이죠.

짐꾼을 자처하는 막내 일섭, 그동안 몰랐던 신구의 따뜻한 리더십을 끌어내기도 했고, 스스로 해냈다는 대견함을 일흔이 훌쩍 넘은 할배들에게 맛보게 합니다. 맏형순재와 만능 짐꾼 서진이 없는 상황, 제작진이 따르고는 있지만 환전부터 숙소를 찾아가는 것까지 스스로 해야 하는 할배들은 젊은 시절 못했던 도전을 해봅니다. 환전을 직접하고, 숙소를 찾기 위해 지도를 찾아 펴들고, 현지인들에게 위치를 물어보고, 모든 것을 스스로 찾아갔지요.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다니던 여행이었을 때는 몰랐던 것들은 체험해 보는 할배들, 렌터카를 빌리러 갔다가 건너편에 있는 할배들을 찾아 몇십분을 돌고돌아 왔던 네비게이터 서진이 얼마나 당황했었을지도 이해되고, 그 와중에도 침착함을 잃지않은 서진이의 수고로움도 새삼 더 고맙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맏형 순재가 없는 첫날 리더가 되어야 했던 신구, 그에게서 보여지던 아기미소가 없어지는 모습은 멘붕 서진의 모습과 흡사했죠. 34도의 폭염속에서도 대만인들에게 묻고 또 묻고 왔던 길을 돌아가기도 하고, 역 이름을 현지 대만식 발음으로 확인하기도 하고, 그동안 순재형과 서진이 주로 담당했던 지도 연구도 합니다. 

멋진 신사 박근형의 따뜻한 배려는 또 어떻고요. 숙소방을 나가려다 방문을 한 번 열어보고는 본인 침대에 문이 걸리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는 벽쪽 구석 침대를 사용할 신구를 위해 침대를 밀어 공간을 넓혀놓고 나가는 모습, 몸에 배인 배려는 신사의 품격을 완성합니다. 

걸어서 3분이라는 숙소를 엉뚱한 출구로 나오는 바람에 돌고돌아 한시간을 헤매는 할배들, 얼마나 덥고 힘들었을까 시청자는 걱정스러웠는데도, 할배들의 반응에 더 놀랐습니다. 전혀 엉뚱한 곳이었는데도할배들에게는 짜증이 전혀 없더군요. 

잘못된 정보라도 친절하게 가르쳐주려한 그 마음을 더 소중히 여기는 할배들이었죠. 아름답게 나이들어간다는 것이 그런 것일듯 합니다. 나쁜 면보다는 좋은 면을,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것을 보려는 마음 말이에요.  

구야형이 말했죠. 처음 듣는 말이 아닌데고 처음으로 리더가 된 구야형의 말은 더 묵직하게 와닿습니다. "사람한테 피할 수 없는 임무가 주어지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임무를 수행하려고 노력할 수 밖에 없다".

3시간만에 숙소에 도착하고서 박근형도 신구의 리더십에 손가락을 올려주었죠. "구아형아, 멋졌어!", 3분거리를 한 시간이나 헤맨 할배들, 이렇게 지척에 두고도 찾지 못했음을 자책하거나 짜증내기 보다는 한시간이 걸려서도 스스로 찾아왔다는 것, 그 성취감에 더 좋아하는 모습이 왜 그렇게도 가슴 흐뭇하고 벅차게 다가오던지요.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젊어서 했어야 했는데', '나같은 늙은이가 뭘 어떻게', 이런 등등의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할배들, 지나온 세월만큼 묵직하게 전해지는 노신사들의 여행, 연륜의 깊이가 묻어나는 배려와 지혜는 감동 자체입니다. 할배들 짱이십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3
2013.08.10 10:23




끝까지 함께 했으면 좋았으련만, 아쉬움과 서운함을 뒤로 한 채 귀국을 해야 했던 신구에 이어, 박근형도 드라마 스케줄상 여정을 함께 하지 못하고 중도에 돌아가야 했지요. 사전 스케줄을 짤때부터 제작진과 의견조율이 있었겠지만, 시청자들에게는 두 할배의 빈자리가 벌써부터 그리워집니다.

박근형을 먼저 보내고, 숙소에서 할 일없이 침묵만 지키고 있던 이순재와 백일섭의 허전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귀국하면 사석에서든 작품에서든 또 만나고 할 그들이지만, 막상 둘만 남겨지자 멘붕된 서진보다 두 할배가 느끼는 허전함이 더 커보이는 듯 했습니다 

기대하고 있었던 한지민과의 스위스에서의 만남, 30분 늦게 출발했던 것이 화근이 되어 한지민은 다른 스케줄로 이동해야 했고, 넓은 중앙광장에 덩그라니 떨어진 서진의 얼굴이 어느 때보다 굳어지기 시작합니다. 한지민만 믿고 관광할 곳도 알아보지 않고 방심했던 서진, 급기야 완성도 높은 스위스 베른 5단멘붕을 보여주고 말았죠.

급한 스케줄이 생겨 루체른행 기차를 타고 이동중이라는 문자를 보내온 한지민, 베른 역에 나타나지 않았던 한지민때문에 인터넷에서 왈가왈부했던 일이 있었던가 봅니다. 천사같은 한지민이 괜한 마음의 상처를 받았지 않기를 바라네요. 토닥토닥~ 

한지민과의 약속불발로 부랴부랴 스위스 관광일정을 짜야했던 이서진, 무작정 걸을 수도 없고, 일단 할배들에게 커피마실 여유를 주고 관광정보를 업데이트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헉, 커피숍에서 유로화를 받지 않는다네요. 스위스 프랑으로 환전하지 않았던 서진,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일도 있다는데 꼼꼼한 서진의 실수!

환전소를 찾아 뛰는데 서진의 표정이 제정신이 아닌듯 보인 박근형이 걱정되어 서진의 뒤를 따랐지요. 서진은 박근형이 따라오자 자신의 보폭을 맞추느라 박근형이 힘들까봐 얼른 환전소를 찾아야 겠다는 마음이 앞서 더 우왕좌왕하고... 서진이 마음씀씀이 너무 이뽀~

다행히 환전소를 찾았고, 시간단축을 위해 환전은 박근형이, 서진은 관광안내센터로 가서 여행지 추천을 받고 일행과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네비게이션 서진의 방향감각이 복구되지 않았는데도, 서진을 따라가면서 봐둔 시계탑을 기준으로 순재와 일섭이 기다리는 곳으로 정확히 찾아가는 최고의 로맨티스트이자 능동의 아이콘 박근형! 

여행을 통해 드러나는 박근형의 참모습은 근엄 근형보다 훨씬 매력적이었습니다.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하고, 신구형님을 사심없이 놀리기도 하고, 고스톱판에서는 춤까지 추며 분위기 교란작전까지 하는 박근형, 첫날 발톱에 바른 패티큐어를 발견하고 빵 웃음터지게 했던 박근형에게서, 그의 연기에서 보여지는 카리스마보다 더 멋진 훈남의 매력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즐겁고 편한 여행이라 본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앞으로 시청자들이 작품에서 근엄한 모습에 몰입하지 못할까 걱정이시라는데, 그런 염려는 안해도 될 듯... 황금의 제국에서 죽음으로 하차는 했지만, 꽃보다 할배와 동시에 최동성 회장을 봤지만, 최동성에게서 꽃할배 박근형의 모습은 전혀 없었습니다^^ 

 

베른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의 문화유산이라는데, 공사중이라 곳곳에 휘장들로 둘러쳐져 있어서 허탈하게 만들기도 했지요. 공사중이라 가뜩이나 먼지도 많은데 할배들과 서진 앞에 나타난 육교에 허걱!

엎친데 덮친격으로 무릎이 좋지 않은 백일섭은 더 못걷겠다!고 선언하고는 주저 앉아 버리고, 걷기 좋아하는 순재는 진격을 멈추지 않습니다.

서진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오죠. 나피디에게만 궁시렁궁시렁 대는 게 다지만, 가운데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서진이 정말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입니다. "누구 의견에 따라야 할 지 모르겠어요ㅠㅠ. 걷는 것 좋아하시는 분하고 싫어하시는 분... 그런 조합으로 여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예요!"ㅎ. 

일섭은 그곳에서 쉬기로 하고, 두 팀으로 결국 갈라졌지만 조금 지나자 동화같은 거리가 나와, 탄성을 자아내게 했지요. 베른의 상징인 아레강을 가로지르는 니테그 다리에서 내려다 보는 옥색물빛, 동화속 그림같은 집들, 서진은 일섭이 함께 보지 못하는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리는지 버스타고 오시면 안되냐고 했지만, 일섭에게는 휴식이 더 필요한 시간이었기에 합류는 못했지요. 

베른 구시가지 관광이 끝나고 다음 행선지는 체르마트였지요. 영화사 파라마운트사 로고로 유명한 마터호른이 있는 곳입니다. 이동중에 널찍한 기차 의자에 뻗어버린 이서진, "나 아플 것 같아".

체르마트로 이동중이면서도 서진의 머리를 압박해 오는 것은 어김없이 찾아오는 '끼니 걱정'입니다. "저녁 어떡할거야 ㅠㅠ", 몸은 잠시 쉬는데 머리는 여전히 걱정으로 쉬지 못하는 서진, 화장실을 찾아가는 순재에게 누워있는 모습을 보이고는 민망해 하는 모습, 작은 행동 하나에도 기본이 바르게 잡혀있다는 게 느껴지는 43세 소년^^. 서진이는 볼매남(볼수록 매력적인 남자). 

 

알프스의 여왕 마터호른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언덕배기에 위치한 숙소에 도착한 할배들과 서진, 멋진 경관을 둘러보지도 않고 무언가 열중하고 있는 서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죠. 한인마트에서 순재할배가 툭 던져준 미역, 문제의 미역주인공 박근형의 생일상 준비에 바쁜 서진이었지요. 깜짝 이벤트를 위해 근형은 제작진이 밖으로 유인하고, 할배들과 서진이 함께 근형 생일상을 차려주었지요.

미역국과 케익, 관광중에 급히 준비한 서진의 스카프 선물에 눈시울이 촉촉히 젖어드는 박근형, 방송에서 깜짝파티를 하는 것을 보고 부러워했는데, 자신이 그런 생일상을 받았다고 행운아라며 고마움을 표하는 근형할배, 앞으로도 계속 건강유지하면서, 아내분과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생일파티의 훈훈했던 시간도 잠깐, 박근형이 드라마 스케줄로 먼저 떠나야 한다고 해서 모두들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지요. 할배들이 전망대에 올라가 마터호른을 보는 동안 서진은 먼저 떠나는 근형을 위한 이벤트로 헬기를 타고 마터호른이 비추는 호수근처에서 점심을 먹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며 피크닉 준비를 했지요. 

노예근성, 서빙본능으로 무장한 알프스 소년 서지니, 대박! 나피디의 깐족처럼 "이 형 진짜 노예근성 대박이야!". 과일은 먹기좋게 잘라주고, 포도는 알알이 일일이 따서 어르신들께 주는 서진, 스텝들에게는 일일이 찾아가 초콜렛을 내미는 서빙서비스. 제작진은 노예근성이라는 말로 웃겼지만, 친절과 자상이 탑재된 지니요정, 이뽀이뽀^^. 

그러나 피크닉 바구니는 호수의 잔디위에서 펼쳐지지 못했습니다. 기상악화로 바람은 거세게 불고 비까지 내리는데, 헬기는 오지 않고, 궁여지책으로 추위를 피한 곳이 화장실이었지요. 결국 근형 송별이벤트 피크닉 하일라이트는 화장실 앞 바닥에서 마무리 지어야 했습니다.  

배우 김미숙이 선배님들 여행에 보태라고 유로화를 전했던 것도 나왔죠. 그 유로화는 헬기대여로로 사용되었고, 동화같은 피크닉은 화장실 바닥에서 ㅎㅎ. 참 재미있습니다. 여행이라는 참 묘미는 이런 예상치 못한 추억들을 만든다는 것이겠죠. 한참 후에도 화장실 바닥에서의 만찬은 할배들과 서진에게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을 듯 합니다. 

마터호른에서의 즐거운 추억을 안고 이제 박근형이 떠나야 할 시간, 먼저 보내는 이들의 마음도, 먼저 떠나는 이의 마음도 다 서운합니다. 금방 다시 만나게 될 것을 알면서도 헤어짐이 서운하지요. "힘들긴 해도 아주 행복했어요".

박근형을 보낸 그날 저녁의 숙소, 허전함에 외로워 보이는 이순재와 백일섭을 보면서 느껴지는 복잡한 감정들... 이 감정들때문에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명절때 자식 손주들이 모여 시끌벅적해 있다가 하나둘 떠나 보내면서 손을 흔들어주는 부모님, 그 모습이 겹쳐와서 마음 한켠이 싸해지더군요. "왜 이렇게 초가 많아"라던 이순재의 말에 순간 복잡한 감정으로 멈칫해졌던 것처럼... 

누군가를, 무언가를 그리워 하는 그들의 외로워 보이는 등은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합니다. 여러가지 종류의 이별들, 누군가를 먼저 보낸 허전함이라고만 해석하기 에는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이순재와 백일섭의 그리움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장 그리운게 사람이라더군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그래서 가끔은 귀찮게 생각되기도 했는데, 방학때 집에 내려가면 할머니가 졸졸 따라다니시면서 말을 붙였어요. 그게 말동무가 그리웠음을, 사람이 그리웠음을, 한참 후에야 알습니다. 집을 떠나는 날, 한 걸음 한 걸음 따라오시다가 한참이나 그자리에 서서 가족들중 마지막으로 대문안으로 들어가시던 모습...

 

누구에게든 빈자리의 허전함이 크지만 어른들에게 사람의 빈자리는 더 크다는 것이 느껴졌던 할배들의 그리움이었습니다. 함께 오래 해 온 세월의 깊이만큼, 켜켜이 쌓인 정이 깊은 만큼, 몇일 후에 볼 사람들인데도 여행지에서의 이별은 더 큰 그리움이 되고, 더 소중한 무언가가, 혹은 누군가가 되게 합니다.     

......

......

할배들을 오래도록 작품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3
2013.07.13 11:07




나영석 피디는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으로는 알기 어려운 배우들의 진면목, 그들의 인간미 넘치는 소박하고도 평범한 모습을 끌어내는데 천부적 감각을 가졌습니다. 툭트인 초원 혹은 드넓은 바다에 연기자들, 혹은 개그맨들을 던져놓고 그들에게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캐릭터를 잡아내는데 탁월하죠. 설정된 캐릭터에 배우를 맞추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나오는 모습을 캐릭터화 시키는 것, 나영석 피디의 장점이자 강점이죠.

감히 상상이나 했었던가...싶게도 평균연령 76세의 노년배우들을 유럽배낭 여행에 던져놔 버린 나영석, 젊은 일꾼 이서진은 나영석 감독의 히든카드였습니다. 1회때 멘붕된 이서진이 2회때는 줄줄이 이상징후가 나타나면서 얼굴이 흑빛이 되는 것을 지켜보게도 했죠.  

근엄하고, 중후하고,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정감넘치는 각각의 서로다른 색깔을 지닌 노년배우들의 조합은 최상이었습니다. 특 트리플A급입니다. 그동안의 출연작품으로 '이 분의 성격은 이럴 것이다'라고 생각해왔던 부분이 맞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버럭 떼쟁이 백일섭님이나 온화한 귀요미 신구님 등이었죠(이하 '님'의 존칭은 불가피하게 생략합니다). 심통일섭이 장조림통을 차버린 급짜증을 십분 이해합니다. 내내 부인에게 미안해서 후회 엄청했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무릎이 좋지 않은 칠십 고령에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파리에 도착한 피곤한 몸이었던데다, 무거운 여행가방(장조림이 들어서 더 무거웠던)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그런 일섭을 챙기는 신구의 정감넘치는 배려는 말이 아니어도 느껴지게 했죠. 

여행 이틀째, 새벽 일찍 일어난 할배중 막내 일섭, 모닝뽕짝으로 파리의 아침을 열었지요. 뒤이어 일어난 H3 젠틀 박근형은 아내에게 안부를 전하는 것에서 하루를 시작했지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신구의 미스터리 복대는 지갑이나 여권분실의 우려때문인듯 싶기는 한데, 뭔지 궁금하더군요.

일섭이 튼 활기찬 뽕짝에 벌떡 일어난 순재, 그리고 두런두런 소리에 '어제의 일은 꿈이었을 거야'이고 싶었을(ㅎㅎ) 이서진이 용수철 튕기듯 일어났죠. ㅠㅠ..꿈이 아니었어... 1박2일 미대형 이서진에게서 새로운 모습에 빵빵터졌던 지라, 이번 배낭여행도 이서진의 돌발적인 웃음에 기대가 컸는데, 역시나 그는 웃음제조기였습니다.

본인은 울고 싶은 심정인데도 시청자는 이서진의 곤욕스러운 상황에 쿡쿡 웃게 만드네요. 이서진이 사람보는 눈 있네요(댓글에 이서진의 과거연애사에 대한 언급은 하지 말아주세욤^^). 한지민, 정말 착하고 예쁘죠? 봉사활동 열심히 하고 한지민은 날때부터 천사로 태어난 것은 아닌가 생각하는 연예인중의 한사람이랍니다.

 

나영석 피디나 스태프들도 할배들의 놀라운 이른 아침기상에 놀라 당황했지요. 1박2일, 시끄러운 기상나팔소리에 부시시 일어나던 예전의 멤버들을 생각하면 놀랐을 듯ㅎ. 민박집 사장님도 그렇게 일찍 기상한 여행객 봤냐니 단번에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죠.

가장 일찍 일어난 일섭, 강력 에너자이저를 챙기느라 신중합니다. 바로 소주! 캬~~~ 물병에 소주를 넣어가지고 다니는 할배들, 지친 몸에 한 잔의 알콜이 주는 에너지의 힘은 술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다 이해하실 겁니다. 땀뻘뻘 흘리고 일한 뒤 논두렁에서 마시는 막걸리 한 잔에 그동안의 피로가 풀리듯 새로 힘이 불끈 돋는 그런 것...

 

할배들의 본격적인 여행시작은 루브르 박물관으로 시작했지요. 언제봐도 그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입이 떡 벌어지게 하는 곳, 박물앞 광장에 수많은 인파들, 할배들에게는 감격의 시작이었죠. 젊은 일꾼 서진에게는 지옥의 라인업을 의미했지만 말이죠. 한시간을 줄을 서서 입장티켓을 사온 서진, 할배들은 서진이 그러고 있거나 말거나 사진찍기 삼매경입니다.

'고럼!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뿐이여~~', 잠깐 이 생각을 하며 그 장면으로 보고 있었는데 몇십분 후에 개선문에서 나와 박근형과 나란히 걷고 있던 신구가, "이번이 마지막일 거다(이런 세계여행). 내가 죽어 갈때도 이런 모양이 잔상으로 남아있을 것 같아 즐겁게 동참했다"라는데, 그때 밀려드는 복잡한 심경이란... 신구의 말에 울컥해지면서, 착잡하게도 하고, 묘한 슬픔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면서 멍해지게 했습니다;; 우리는 보낼 준비는 커녕 상상조차 안하고 있는데, 그 분들을 앞으로도 쭉 브라운관에서 볼 것만 같은데...

에펠탑에 대한 역사(에펠탑을 처음 설계했을때만 해도 흉물스럽다고 반대가 많았는데 지금은 프랑스의 상징이 된)를 설명하면서, 젊은이들도 지금 이시대에는 인정받지 못하더라고 새롭고 가치있는 시도해보면 훗날에 더 크고 명예로운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신구는 다음 세대에게 꿈을 넘긴다고 말했지요. 그 낮은 자세의 겸허함은 성찰에서 나온 에세이집 한 권을 읽은 것처럼 뭉클하게 전달되더군요. "늬들이 게맛을 알어?", 삼척동자도 아는 신구의 이름자, 그럼에도 그는 자신을 요지경에서 끝난다고 평했지요. 드라마사에 너무나 많은 업적과 궤적을 남기고, 드라마의 산 역사가 된 원로배우, 그는 요지경이라고 했지만 우리에게 신구는 금자탑입니다.

 

루브르를 나와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야 하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분란의 짐조가 보이기 시작했죠. 노틀담을 가자는 순재의 추진력에 그만 일섭 얼굴이 일그러집니다. 아픈 다리를 협상테이블에 내놓은 박근형, 백일섭의 다리가 좋지 않으니 노틀담은 생략하고 에펠탑으로 향하자고 중재노선을 내놓았죠.  

잽싸게 인간 네비게이터 서진이 에펠탑으로 향하는 노선을 확인해 할배들은 에펠탑으로 향했고, 파리지앵된 멋쟁이 할배들의 여행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듯 했지요. 한식당을 찾아 김치찌개에 삽겹살, 그리고 물병에 준비한 에너지원 쐬주~ 일섭의 일그러진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여행도 일섭의 미소만큼이나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 했지요.

그러나 여행의 리얼리티는 뭐니뭐니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는 것이듯, 역시나 였습니다. 서진의 말에서부터 불길한 징조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도를 너무 봐서 토할 것 같애". 

 

'Allons-y' (GO!)

민박집 스태프에게 급히 문자로 한식당을 수배한 이서진,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인간 네이게이터 이서진에게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말았죠. 갈팡질팡 방향감각을 상실해 할배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고, 승강장을 혼돈해 제대로 가던 길을 돌아게 만들고, 지도난독증에 출구까지 놓치는 등, 땀삐질삐질 안절부절 대선배님들 모시게 된 젊은 일꾼 사색이 되어갑니다. 토닥토닥 이서진씨, 고생많았어요. 

한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할배 4, 무사히 파리에서의 첫 일정을 마치나 싶었는데 그만 일이 터지고 말았지요. 이른바 '파리대분열 사태'. 바닥난 체력에 무릎이 좋지 않은 백일섭은 여행이고 뭐시고 숙소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직진 순재 열혈할배 순재는 샹젤리제를 걸어야 한다고 팽팽한 기싸움이 시작된 거죠. 이도저도 못하는 이서진은 눈치만 힐끔힐끔...

좀처럼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용기있는 일반시민(나영석이라는 분)이 나서 중재를 시도하지만, 꼬장꼬장한 직진순재는 결코 물러섬이 없습니다. 유람선을 타고 야경을 보고 내일 아침 일찍 투어하자는 중재안을 내놨지만, "내일 베르사이유 가잖아!", 일정을 컴퓨터처럼 꼼꼼하게 입력하고 있는 학구파 순재할배 앞에서 깨갱...

어쩔 수 없이 용기있는 시민이 또 나섰죠. "샹젤리제를 보는 대신 숙소까지는 차로 모시겠다". 2차 제안이 받아들여져 결국 할배들은 우여곡절 내분을 겪게 만든 샹젤리제로 출발했고, 숙소로 돌아가는 것을 고집했던 좌파 막내일섭의 혁명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우파-좌파-중도파-일반시민, 나영석 피디의 센스있는 자막에 큰 웃음, 중년이라면 중년일 수 있는 43세의 이서진은 스스로를 투표권도 없는 미성년자라고 표현해서 또 웃음. 

파란을 일으켰던 샹젤리제... 안갔으면 어쩔 뻔 했어요? 개선문에서 내려다본 파리의 특 트인 파리의 전경, 그리고 보석처럼 반짝이는 에펠탑은 파리이틀째 여행의 백미였습니다. 보석처럼 빛나는 에펠탑과 파리시내 전경은 하루의 피로도, 내부분열도, 무릎통증도, 네비게이터의 멘붕사태도 다 잊게 만들었지요.

 

여행, 홀로 떠나는 여행도 있지만 이렇게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은 좀더 특별합니다. 그런데 할배들의 여행은 더 특별합니다. 기동력이 떨어지는 할배들이기에 그들의 소소한 투닥거림을 보면서 우리는 파리를 좀더 느긋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백일섭이 계단에 주저앉아 울상을 지을때 그 울상너머로 루브르가 더 보였고, 할배들의 사진찍기 삼매경에 에펠탑을 두 번 세 번 더 볼 수 있었죠.

'용기있는 시민 나영석 피디의 용기있는 기획', 꽃보다 할배를 전 그렇게 평가하고 싶군요. 직진순재의 말에서 나영석 피디가 담고 싶었던 기획의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넷이 어울려 여행을 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쉽지 않은 경우다".  

일흔에서 여든까지, 진격의 할배들이라 이름붙여주고 싶은 할배4의 유럽배낭여행기!

여행의 목적이 무엇일까? 단순히 유명관광지를 둘러보고 카메라에 담는 것이 다일까? 신구의 말은 그래서 더 와닿습니다. 아름다운 파리(물론 그곳이 어떤 곳이었대도) 배낭여행의 추억이 죽기 전에도 잔상으로 남을 것 같다는... 

같은 장소가 아니어도 여행이라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씩은 해봤을 겁니다. 아주 가까운 앞동산 나들이에서부터 해외여행까지 여행의 종류와 장소는 다양하죠. 제 경우는 여행지를 떠올리면 그때봤던 아름다웠던 장면이나 장소보다는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추억거리들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갔던 곳을 잡지나 TV에서 보게 되면, "우리도 저기 갔었지?"하고 말은 시작해도 그때 어떤 일이 있었고, 누가 길을 잃어서 찾느라 해맸다느니, 거기서 만났던 사람 참 친절했다든지, 그때 함께 간 일행중 누구때문에 재미있었다든지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여행의 대부분 기억을 추억합니다. 

할배들의 유럽 배낭여행, 루브르보다 에펠탑보다, 개선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함께 만든 추억, 그리고 그들일겁니다. 무릎이 아프면서도 지하철에서는 열살이 많은 큰형님 순재형님을 앉게 하고 자신은 서서 가는 막내 일섭, 일섭의 다리를 신경쓰며 보조를 맞춰주고, 힘들어 하는 일섭에게 루브르에 왔으니 모나리자만은 보고가자며 일섭을 모나리자 앞에 세운 신구, 옥신각신 티격태격, 그속에서 확인하는 우정과 배려, 오랜 세월 연기인생을 걸어온 동료로 쌓아온 정이 가랑비처럼 오간 순간들, 신구가 말했던 그 잔상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겠지요.

추억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함께 있었다는 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 시간에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있었다는 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은 어떤 특정장소가 아니라, 그 아름다운 곳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 아닐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
2012.02.13 10:54




알짜배기 여행이었습니다. 쉽게 갈 수 있었고, 사극드라마에서 그리도 자주 듣고 봐왔던 건축물에 한국의 미와 영욕의 역사가 면면히 흐르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은, 시공을 초월한 강한 울림을 전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종묘를, 무덤은 아닐지라도 묘의 일부라고 생각했다는 멤버들의 놀람은 시청자가 새롭게 알게 된 놀라움과 다르지 않았을 듯합니다.
건축물로서의 종묘는 조선왕조 500여년의 역사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건축으로 이렇게 고요의 공간을 창출해 낸 것은 기적에 가깝다"는 서양건축가의 평은, 우리의 건축미에 대한 무관심과 소홀함을 부끄럽게 까지 합니다. 또한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벅차오르게도 했고 말이죠.

죽음과 삶의 미학,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를 제시하다

경복궁에 이어 유홍준 교수가 소개한 두번째 한국의 미는 죽음의 미학을 간직한 종묘였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종묘는, 그동안 사극에서 접했던 조선 왕조의 종묘사직의 역사보다는, 그 건축미에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그냥 '이곳이 종묘구나'라고 무심히 보고 지나쳤던 종묘를 설명을 들으면서 보니, 그 엄숙함에 압도되는 감흥을 느끼게 합니다.
은지원이 느꼈던 엄숙함의 기운이 무엇이었는지, 종묘의 일자로 곧게 뻗은 기와의 선에서도 전해지더군요. 그전에는 왜 이런 기분을 느끼지 못했는지, 이상스럽기 까지 합니다. 아마 단순히 관광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지나쳤기 때문일듯 싶습니다.
'절제와 고요함이 완성시킨 웅장함'이라는 짧은 설명만으로도 예전에 무심히 보고 말았던 종묘는, 우리의 역사와 자랑스러운 건축물로 다가오기 시작했고, 조선 500여년 흥망성쇠의 기나긴 역사가 그곳에 잠들어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숙함에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풀어진 자세를 곧추 세운 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니었을 듯합니다. 화면으로도 전해지는 경건함의 기에, 저도 모르게 허리를 곧게 펴고 보게 하더군요.
세번 째로 소개한 한국의 미는 삶의 미학 한옥편이었지요. 조선 사대부의 풍류와 멋이 한폭의 그림처럼, 자연을 병풍삼아 자리한 한국가구 박물관, 순정효황후가 궁에서 나와 살던 사가라고 하는데, 기와에 얽힌 슬픈 역사는 절로 한숨을 짓게 만듭니다. 일제강점기 창경궁이 허물어질 때, 뜻있는 인사가 창경궁의 기와를 사들여 그 기와를 얹어서 지은 한옥이라고 하지요. 이렇게 우리의 역사를 도륙한 나쁜 놈의 새끼들에게 육두문자밖에 뱉을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여담이지만 딸아이가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있는데요, 지난 주 1박2일을 보면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그동안 건축학을 공부하면서, 속상하기도 하고 안타까운 점이 있었는데, 동양건축의 모델로 일본의 건축물이 예로 많이 나온다는 것이랍니다. 현대건축물에 동양적인 요소를 가미한 예로 다다미방이나 미닫이 문, 그리고 공간배치 등의 효율성을 적용하는 사례들을 공부했는데, 일본인중에 유명한 건축가가 많다는 점도 있지만, 음식처럼 건축물에도 우리가 마케팅 노력을 안하는 듯해서 속상하다는 것입니다.
유홍준 교수의 말을 들으면서도 한국의 미를 살리는 건축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건축디자인의 아이디어를 한국의 미에서 찾는 것도, 훌륭한 건축마케팅이 될 수도 있을 듯하고요. "100년 후에 지정될 국보, 보물이 이 시대에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50년, 100년이면 없어질 것만을 짓는다면, 무엇으로 지금의 모습을 후손들에게 이야기하겠는가?"는 유홍준 교수의 걱정은, 우리의 현재 모습을 반추하고 내일을 생각하자는 일갈로 와닿습니다.
세계를 놀라게 한 150년 전의 가구가 왜 그 명맥을 잊지 못하고, 한 시대를 풍미한 과거의 모습으로 박물관에 전시된 고가구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인지, 다른 한편으로는 안타깝기 까지 합니다. 그 우수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현대가구와도 접목시키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 왔더라면, 우리 주거공간이 수입가구로 채워지지만은 않았을텐데 싶어서 말이지요.
우리딸이 안타까워했던 부분이 이런 부분입니다. 우리 건축의 실용성과 우수성, 그리고 건축적인 아름다움이 현대건축물에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지요. 건축물뿐만 아니라 가구 또한 마찬가지이고 말이지요. 잘 키워서 한국의 건축미를 알리는 좋은 건축가로 만들겠습니다!!! 아니 그렇게 해 주길...
이승기-은지원 하차, 시즌2 불안할 수 밖에 없다
1박2일 종영과 함께 새멈버들에 대한 운곽도 나왔고, 종방촬영에서 이승기와 은지원이 하차인사를 했다는 기사도 나왔는데요, 요즘 1박2일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시청하는 눈이 좀 달라졌습니다. 남는 멤버와 떠나는 멤버를 따로 떼놓게 보게 되는데요, 아무래도 시즌2에 대한 걱정때문인 듯합니다.
이번 주 방송을 보면서도 그렇게 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남을 멤버와 떠날 멤버를 구분해서 보게 되더군요. 방송이 끝나고는 솔직히 걱정이 한가득입니다. 이번주의 방송분량도 승기와 지원이 다 만들었고, 남게 될 멤버 셋 이수근, 엄태웅, 김종민은 도대체 뭘 하는지도 모르겠더군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던 미션수행, 미션이 끝나고 저녁식사를 하러 온 한옥에서는 진행과는 별도로 움직이는 모습이 실망스럽다보니, 새멤버나 기존멤버나 개진도진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이수근이 조금은 매끄럽게 시즌2를 이어 가겠지만, 글쎄 이 멤버들이 잘하는 것이라고는 1박2일에서 해왔던 게임정도에서 우위를 보이는 것외에는, 딱히 메리트도 예능감도 없어 보입니다.

엄태웅은 웃는 보릿자루된 지 오래되었고, 이번 주도 뻘소리로 학을 떼게 한 김종민의 무작정 던지기 식의 멘트는 참으로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오죽 어이가 없었으면, 유홍준 교수도 무시해 버리는 듯한 대답을 해줬을까 싶더군요.
지난 주 "상평통보가 뭐에요?"에 이어, 사대부의 멋과 운치가 담겨있는 한옥을 보며, "사대부가 4대부자에요?"라는 김종민의 질문이 방송이 끝나고도 윙윙 귓가에 맴돌더군요. 우스개 소리라고 던진 질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웃음은 커녕 방송 맥을 끊는 무리수 막던지기의 적극성(?)은 민망하기 까지 합니다. 역사시간은 잠만 잤다고 치더라도, 지금까지 조선이 무대가 된 사극은 단 한 번도 시청을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고 심히 걱정스럽더군요.
최근에 종영한 '뿌리깊은 나무' 한 두편만 시청했더라도 알았을텐데, 뿌리깊은 나무를 한 편이라도 보라고 추천하는 바입니다. 에효, 나오느니 한숨이요, 꺼지느니 땅이라는데, 컨셉이라면 잘못잡았고, 정말 진지한 질문이었다면,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세요. 사대부가 뭔지 모르는 사람을 오히려 찾기 어려울테니 말입니다. 모르는 것이 물론 잘못은 아니라지만, 그 정도와 수준이 뭐라고 말하기가 참 거시기하네요.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에이스들의 하차는 그래서 그 빈자리를 더 크게 할 듯합니다. 승기는 강호동의 빈자리까지 대신하느라, 사실 1인 2역을 해왔습니다. 물론 멤버들 모두 1.5인분의 역할을 하려고 더 분발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여기에 나영석 피디까지 1인분의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5인체제라는 허전함을 완벽하게 커버하지는 못했습니다. 
이승기, 은지원, 나영석 피디의 하차가 새로 판을 짜는 것과 같은 모험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들 세사람이 차지했던 역할의 무게감과 크기때문입니다. 시즌 2는 기존 멤버들중 이수근, 엄태웅, 김종민이 잔류하고, 1박2일 포맷과 진행방식을 대부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입장인데요, 1박2일과 별개의 프로로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1박2일의 연장선상의 프로라고 보기도 애매한 상황입니다. 더구나 1박2일 에이스들만 나가니, 걱정과 우려가 큰 것이고요. 

"조상들의 유산을 보존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은지원의 문화여행 소감 한마디는, 서울역사 문화여행이 던져 준 핵심이었습니다. 장난기 다분하고 뺀질뺀질 초딩캐릭터를 유지하면서도, 의젓할 때는 그 역할을 다해주는 은지원, 이번 방송에서도 승기와의 호흡은 단연 빛났습니다.
은지원은 비중있는 진행에 욕심을 내지 않지만, 리액션과 방송진행의 흐름을 간파하는 촉을 항상 세우고 있는 멤버지요. 은지원의 촉은 강호동이 하차하기 전에는 강호동과 잘 맞춰왔지만, 강호동의 하차 이후에는 승기와 맞추는 일들이 많았지요. 그만큼 두 사람이 눈치코치가 뛰어난 멤버였기에, 눈빛만 보고도 마음을 읽기 때문입니다. 멀뚱하게 멤버들 멘트치는 것만 듣고 있다가 웃음이나 짓고, 와! 감탄사만 하는 멤버들과는 다른 호흡이죠. 방송을 주도하기는 커녕, 리액션조차 못하는 멤버들이 남는 자들이라는 것이 슬플 정도로 걱정입니다.

한국의 미(美) 마지막 코스, 한식 '맛의 미학!'
1,2,3등으로 미션지 종묘에 도착한 멤버에게 차등지급된 상을 받고, 이후 방송을 만들어 간 멤버도 승기와 지원이였죠. 특히 1박2일에서 이승기의 존재감은 단순히 멤버 구성원 중의 한사람이라는 의미 이상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게 했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왜 이승기가 강호동의 하차 이후의 1박2일 메인MC였는지를 보여준 장면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음식에 매료되어 한국에 정착해 버렸다는 시몽 두셋 셰프가 1등을 한 승기에게 서빙을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게스트로부터 엑기스를 뽑아내는 노련한 진행을 했던 멤버가 승기였습니다. 시몽 셰프에게 처음 먹은 한국음식에서 부터, 어떻게 한식요리를 하게 되었는지 까지, 셰프에게 관련된 질문으로 시청자의 궁금증은 물론, 한식에 대한 자긍심까지 느끼게 해주었지요. 그런데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1,2,3등이 받은 우리의 밥상 한식의 의미였습니다. 1등밥상 승기의 밥상은 더 중요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고요.
MC의 진행능력은 게스트가 나왔을 때 게스트로부터 어떤 것을 끌어내서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척도가 됩니다. 짧은 시간 시몽 셰프에게서 승기는 핵심을 끌어냈어요. 바로 '한식' 맛의 미학이었습니다. 유홍준 교수와 함께 궁궐나들이를 통해 왕의 정치, 삶과 죽음, 그리고 운치가 느껴지는 사대부의 한옥에서 삶의 미학을 배웠다면, 마지막 한국의 미를 마무리 코스가 바로 맛의 미학이었던 겁니다. 한국음식의 미학을 방송으로 끌어낸 멤버가 승기였던 것이고요. "한식을 세계에 소개하는 것입니다"는 시몽의 소원을 들으면서, 한식에 대한 자부심과 세계화에 대한 바람까지 전달했고 말이지요. 

아무리 웃고 떠들고 즐기는 예능 버라이어티라 할지라도, 1박2일 모든 여행에는 테마가 주어졌습니다. 서울역사여행은 예능 속의 역사와 문화에 깃든 미학을 공부하는 여행이었습니다. 웃음을 뽑는 일도 물론 예능장르이기에 중요한 요소이지만, 테마를 살리는 것 또한 병행해야 하는 것이 1박2일입니다. 승기와 지원은 역할의 경중은 다르지만, 여행의 주제를 놓치지는 않습니다. 바꿔말하면 분위기를 주도하고, 예능을 즐기면서도 핵심을 간파할 줄 아는 영리한 노련미를 갖췄다는 겁니다. 
이렇듯 큰 역할을 해왔기에, 시즌2가 정착하기까지는 이승기와 은지원, 나피디의 빈자리가 클 것은 분명할테니, 남은 멤버들이 빈자리까지 막아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안은 셈입니다. 물론 뚜껑이 열리기까지는 지켜봐야 겠지만, 이수근을 제외하고는 제앞가림도 못하는 멤버들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기는 솔직히 무리지요.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지만, 아직 제대로 된 '컹'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으니, 이래저래 시즌2가 암울한 시작일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새멤버 중에 미친 예능감이 있는 멤버가 있다면 또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3
2011.12.26 07:49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출사특집에서도 1박2일의 미션을 방해한 최대 복병은 날씨였습니다. 이수근이 고생고생해서 올라간 태백산은 너무나 황홀한 설경을 선물했지만, 운해의 장관은 허락하지 않았지요. 우중충한 날씨는 지원에게 무지개를 허락하지 않았고, 승기가 소녀시대의 도움을 받아 성공한(?) 인공적인 무지개와 놀이동산 네덜란드 풍차 세트에 세워진 무지개를 찍은 노력이 가상해서 나피디가 1점으로 점수를 주기는 했지요.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오메가 일출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촛대바위에 앉아있던 갈매기의 비상 순간을 포착한 태웅의 사진은 예술성과 모델이 압권인 작품이었죠. 결국 종민의 4인 두루미 가족과 승기의 가창오리 군무의 찰나의 아름다움에는 조금 부족해 보이는 승기의 사진만이 성공한 셈이었지요.
해질녘의 가창오리 군무를 찍어야 했던 승기는 미션수행 시간도 가장 늦은 시간이어서, 베이스캠프로의 합류도 늦어졌습니다. 승기는 무난히 가창오리 군무를 찍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럴수럴수 이럴수가, 어떻게 20년을 새를 관찰해 온 한성우 박사마저 처음 겪은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으니, 아무리 억지연출을 해도 나오기 힘든 상황이 나왔지요.
15만여마리의 집단외면, 그리고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오리떼들의 실종 앞에 그저 멍해져 버린 승기와 한박사, "에이! 새대가리들" 이라고 속상해 하는 승기와 한박사였습니다. 20년간 새들을 봐왔지만 저공비행으로 순간에 사라져 버린 예는 처음이었다고 하지요. 지원의 말대로 승기에게 배를 보이기 싫었던 가창오리들의 부끄러움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ㅎ.
빠른 속도로 저공비행하던 오리떼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자, 승기도 한박사도 시청자도 믿을 수 없는 광경에 그저 발만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음 속에서 다시 잠깐이라도 돌아오라는 말만 나오더라고요. 통하지 않을 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죠.
승기가 돌아오지 않아 멤버 4명이 OB(수근 태웅) 팀과 YB팀(지원 종민)으로 나뉘어 크리스마스 특집 퀴즈게임을 하기도 했지요. 포복절도하게 만든 '영어로 설명해요. 영어 스피디 퀴즈', 종민의 외계어와 같은 설명을 지원이 알아맞추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지요.

가창오리를 찍으러 갔던 승기도 돌아오고, 드디어 기다리던 '찰나의 아름다움을 담아라' 평가시간입니다. 태웅의 오메가 일출 사진 실패를 시작으로 멤버들의 실패한 미션보고가 이어졌지요. 찰나를 잡는 것을 실패했지만, 멤버들이 찍어온 사진들은 미션을 떠나 귀하게 잡은 작품들이었습니다.
이런 어려운 미션을 수행하라고 했던 나피디에게 고분고분할 멤버들이 아니었지요. 승기와 지원의 강한 이의제기가 시작되었지요. 찰나가 없었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내가 그걸 말하려던 찰나였다"라는 지원의 재치있는 입담이 이어졌고, 기회를 더 주면 죽기 전까지 찍어서 오겠다는 강한 반발을 하는 멤버들이었지요. 슬슬 코너에 밀려가는 나피디, 지원의 회심의 한 방이 이어졌지요. 지원이 놀이동산에서 찍은 무지개 세트를 가리키며, 나피디에게 뭐냐고 묻지요. 나피디 얼떨결에 무지개라고 대답을 해버리고, 일단 지원의 사진은 보류상태로 남겨두고 종민의 작품으로 넘어갔지요. 완벽하게 4인 두루미가족을 찍어온 종민의 사진으로 1점이 겨우 확보되었지요.
마지막으로 승기의 미션, 사진을 공개하기 전 승기가 나피디에게 반협박(?)을 합니다. 날씨가 허락해주지 않았는데, 안되면 되게 하기 위해 만들어 온 노력이 가상해서라도 점수에 반영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소녀시대와 함께 뮤직뱅크 무대에서 만들어온 무지개는 0.5점으로 인정받았고, 지원의 무지개도 0.5점이 인정되어 2점에 성공한 멤버들이었지요.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지요. 수근을 위해 찍어온 운해의 장관, 일명 여의도에 금요일에만 한번 나타난다는 식바산의 운해장관(?)을 공개했지요. 밝혀진 식바산은 뮤직뱅크의 중간 영문자만 읽은 것이었고, 무대 특수효과까지 동원해 그럴 듯한 운해사진을 만들어 온 승기였지요.
어이상실한 나피디, 잠시 승기의 현란한 말솜씨에 정신줄을 놓고 점수를 주고 말았지요. 0.5점이었지만, 도합 2.5점을 획득한 멤버들이었습니다. 그래봐야 2.5점밖에는 안된다는 말에 수근과 지원의 불만에 강한 자신으로 자신을 믿어보라는 승기, 오리군무의 사진으로 정면승부를 해보겠다는 의지였지요.
사진을 평가받기 전에 군무에 대한 정의부터 정리하는 승기, 오리떼가 모여 나는 것이 군무다라고 정리한 다음 문제의 저공비행 사진을 내놓았지요. 낮게 떠서 날기는 했지만 군무는 군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나피디였지요. 나피디도 뭔가 아쉬웠는지 승기의 승부욕과 완벽한 성격에 불을 지피지요. "뭔가 아쉬웠을 것 같은데 방송 말미에 가창오리 군무를 다시 찍어 보여주라"는 제안을 하지요. 잠시 고미나는 승기, 연말연시 바쁜 스케줄로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텐데, 흔쾌히 책임지고 보여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승기입니다. 단 나피디와 함께 가겠다는 단서를 다는 물귀신 작전도 잊지않는 승기였지요.
스케줄 조정해서 다시 가겠다며 0.5점만 더 달라는 승기, 기분이 좋아진 나피디는 앞뒤 생각하지도 않고, 그만 덜컥 주어담을 수 없는 말을 뱉어버리고 말았지요. "4점 채워드리겠습니다". 헉!, 아차차 얼굴 싸해지는 나피디, 그러나 이미 엎지러진 물, 활시위를 떠난 화살이 되고 말았습니다. 4개 성공시에 걸었던 공약이 뭐였더라? 호텔스위트룸 숙박, 저녁은 호텔식 뷔페, 2시간 스파이용권, 그리고 나피디 사비로 옷 한벌씩 사주겠다는 것이지 뭡니까? 쓰러지는 나피디, 이를 어이할꼬입니다.

대형사고를 친 나미디, 시말서를 써야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더라죠. 나피디 두 무릎을 가지런히 모으고 꿇지요. 베이스캠프를 5성급 호텔 산장으로 여겨달라고 사정하는 나피디였지요. 연말연시란 묵은 감정도 다 털어내고 좋은 마음으로 시작하는 송구영신하는 때가 아닙니까? 평화적으로 협상을 타결한 멤버들 덕분에 어려운 고비를 넘긴 나피디입니다. 불가능하리라 생각해서 마구마구 공약을 남발했던 나피디, 큰 코 다치고 말았네요ㅎㅎ.
나피디의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아침복불복으로 해물짬뽕집으로 향하면서 장난기가 발동했지요. 인지도 실험을 하자는 것이었지요. 누구라도 멤버들의 이름을 부르고 아는 체를 하면, 그자리에서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어깨동무를 하고 식당에 들어선 멤버들, 말을 걸기 전에 말을 붙여서 질문을 사전에 봉쇄한다는 작전을 짠 멤버들이었지요. 멤버들의 작전은 성공적이었고, 멤버들을 감시하던 나피디도 '에라 모르겠다' 포기하고 아침이나 먹자며 뒤늦게 주문을 합니다.
그러나 수근과 지원이 속닥거리더니 나피디를 얼음땡!하게 만들어 버리지요. 식당 주인을 불러 멤버들 중에 누구를 가장 좋아하느냐고 물어보지요. 허걱! 한 젓가락도 뜨지 못하고 쫓겨나오는 나피디, 눈뜨고 코 베인 것이나 다름없이 당하고 만 나피디였습니다. 멤버들에게 옷 한 벌씩 선물해서 46만여원을 결제한 나피디의 핏기 가신 표정을 보니, 예전에 나피디가 밥값을 크게 지불한 방송도 기억이 나네요. 집에서 무사하셨는지요? 
시간 가는줄 모르고 나피디와 멤버들의 밀당을 보다가 갑자기 화면이 바뀌고 승기가 나와서 놀랐네요. 승기의 약속을 잠깐 잊어버리고 있었거든요. 촬영이 끝난 열흘 후 나피디와 함께 군산으로 다시 간 승기, 지난 번 촬영에 도움을 주신 한박사님이 또 동행을 해 주셨지요. 
그리고....

와... 그 놀라운 광경에 넋을 빼고 감상을 했습니다. 20여만 마리의 오리떼가 하늘에 그리는 그림, 웅장하면서도 무질서 속의 질서를 보는 듯, 시시각각 변하는 군무는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들더군요. 말 그대로 하늘에서 펼쳐지는 경이로운 쇼였으며, 황홀한 비행이었습니다. 작은 하나하나가 모여 거대한 장관을 만들어 내는 비행은 약속된 것도, 밑그림이 있었던 것도 아닌, 찰나와 찰나들이 만들어 낸 경이로움 자체였습니다.
지난 번 집단으로 외면했던 미안함을 보답하기라도 하듯, 촬영팀의 머리 위로 별무리가 쏟아져 내리듯 인사를 하고 가는 오리떼들, 두 번 걸음이 결코 수고롭지 않은 쾌거였습니다. 무엇보다 바쁜 스케줄에도 시간을 내서 시청자에게 완벽한 가창오리군무를 보여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준 승기에게 고마웠고, 덕분에 자료화면으로가 아닌 생생한 장관을 볼 수 있었네요. 
가창오리군무의 경우는 사실 다른 멤버들의 실패한 찰나사진보다는 수월하게 미션을 성공할 가능성이 있었지요. 그리고 승기의 사진도 군무가 아니라고는 할 수 없었지요. 나피디도, 승기도 아쉬움은 남았겠지만, 자료화면으로 대체할 수도 있었고, 오리떼가 도와주지 않은 것을 탓할 수는 없는 불가항력적인 일이었고요.
그런데 나피디가 재촬영을 해보자는 제안에 잠시 고민하던 승기가, 책임지고 해결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더군요. 매일 스케줄로 빡빡했을 승기의 결정이 방송에서는 쉬워 보였겠지만, 사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겁니다. 정해진 스케줄도 있었을 것이고, 방송사와 스케줄을 조정해서 함께 움직이는 것 역시, 한 두사람과 장비를 움직이는 일이 아니었기에 쉬운 일도 아니고요. 연예인들의 경우 스케줄이 한두달 전부터 잡히는 경우가 많은데, 시청자들에게 좋은 장면을 다시 보여주겠다고 약속을 하는 승기가 잠시 고민하는 모습에는 난감한 표정이 읽혀지기도 했지요.
매사에 열심인 승기는 출사특집에서는 1인 3미션을 한 멤버이기도 했습니다. 지원의 무지개, 수근의 운해,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오리군무까지 찍어왔고, 기발난 아이디어로 웃음까지 만들었지요. 해발 80센티 식바산의 운해라니ㅎㅎㅎㅎ. 식바산의 운해는 다시 봐도 배꼽쥐게 만든 허당승기의 기발함이었습니다. 이러니 1박2일의 보배 승기를 예뻐하지 않을 수 없답니다^^.

멤버들이 승기의 스케줄에 도움을 주겠다는 말도 곁들였지만, 자신의 미션이니 자기가 책임을 지겠다며, 재촬영의 약속을 하는 승기였지요. 출연료를 받을 생각도 없고, 0.5점만 더 쓰라는 말과 함께 말이지요. 승기에게서 1박2일과 시청자가 어떤 의미인지를 볼 수 있었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혹자는 하루 시간빼서 사진 찍는 것이 뭐 어려운 일이겠느냐고 하는 분들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 바쁜 사람에게는 하루가 아니라, 한시간도 많을 일들이 얽힐 수 있는 일이지요. 
그럼에도 승기는 완벽한 미션에 기꺼이 도전하겠다고 했고, 결과는 감동으로 이어졌습니다. UFO같다며 나피디와 아이처럼 흥분하며 웃는 승기의 모습에는 희열같은 들뜬 모습마저 보였고 말이지요. 자연이 허락해 준 선물을 보고는 해맑은 소년들이 돼버린 나피디와 승기는 방송을 잊어버리고, 경이로움에 대한 찬사를 하고 있었고, 시청자도 그 거대한 광경에 감탄사만 뱉고 있었네요. 가창오리 20여만 마리의 군무는 '와, 진짜, 정말, 대박이라는 말만 나오게 하더군요.
자연의 위대함을 담는 것은 인력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승기의 말처럼, 이번 출사특집은 인력만으로는 불가능했던 미션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4점이라는 점수는 조금은 어거지로 얻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아요. 그러나 재촬영으로 완벽하게 만든 승기의 약속이행은 감동 이상으로 보답해 주었습니다. 승기의 시청자와 1박2일에 대한 사랑으로 만든 감동이었고, 가창오리군무는 잊지못할 장관이었습니다. 찰나가 영원으로 남은 귀한 선물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