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조윤희'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3.04.03 '나인' 이진욱의 죽음예고, 반전 시나리오는 없는가? (8)
  2. 2013.04.02 '나인' 어머니가 뉴스를 보는 이유와 아버지를 죽인 진범은? (6)
  3. 2013.03.19 '나인' 이진욱-조윤희, '정해진 시간은 없다, 사랑하니까 사랑한다' (10)
  4. 2013.03.13 '나인' 이진욱 가족의 비극사, 전노민의 출생 비밀때문은 아닐까? (22)
  5. 2013.03.12 '나인' 이진욱-조윤희의 시한부 사랑, 기대되는 아홉 번의 시간여행 (19)
2013.04.03 12:08




지난 글에서 전노민(박정우)의 출생의 비밀이 그날 일의 핵심이라고 예측했었는데, 얼추 비슷한 상황들이 전개되어 좀 놀랐습니다. 헉...신기가 있는 것인가?ㅎㅎ 우스개 소리고요, 박선우의 선택에 또다시 충격받았네요.

1992년 병원 화재현장에 남은 향 두개를 놓고 올 생각을 하다니, 역시 송재정 작가의 상상력은 엄지손가락을 번쩍 들게 만듭니다. 향을 부러뜨리거나 버리는 것도 아니고, 과거의 시간 화염 속에 놓고 오는 선우, 팩트를 중시하는 기자의 냉철함이 돋보이는 설정이었습니다.

 

아들을 아버지를 죽인 패륜아로 만들지 않기 위한 어머니 손명희(김희령)의 오랜 침묵, 그것이 모정일 겁니다. 정의와 진실, 옳고 그른 것을 다 떠나 자식을 품고자 하는 어머니 앞에 시청자도 무거운 마음으로 그 침묵과 아버지의 죽음에 가려진 진실을 묵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니 말입니다.  

죽은 사람을 살리고 미래를 바꿔 현재도 바꾸겠다는 선악과, 그 유혹에 흔들리지 않으면 신이지 사람은 아닐 겁니다. 그럼에도 선우는 자신의 타임슬립이 가져온 변화와 과거의 가족비밀에 충격을 이기지 못하지요. 영원히 몰랐었으면 좋았을 진실, 최진철에 대한 분노보다는 형에 대한 분노와 충격을 감당하기 힘든 선우입니다.

친형제가 아니라는 것을 떠나, 아버지를 죽게 하고도 20년을 멀쩡히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와 살아온 형을 용서할 수 없는 선우였죠. "어머니가... 어머니가 그러라고 했다, 내뜻이 아니었어. 내가 자수하면 어머니가 죽겠다고... 나도 매일 죽고 싶었어,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다구... 미안하다", 흐느끼는 형 정우, 어머니가 그러라고 했다는 말에 선우도 상황은 짐작이 되었을 겁니다.

그래도 선우는 형 정우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정신을 놓아버리고, 형은 좋아하는 여자랑 결혼해서 미국으로 떠나버리고, 어린 선우에게 남겨진 현실은 최진철에 대한 증오와 복수 하나를 위한 인생이 돼버렸으니 말이죠.

 

선우에게는 두 가지 기억이 혼재합니다. 죽은 형과 살아있는 형, 그리고 변하지 않는 최진철의 오늘, 죽은 형은 살아났지만 아버지를 죽음을 이르게 한 비밀을 묻고 살고 있었고, 최진철은 모든 사실을 알고 가족을 협박하고 아버지의 죽음을 은폐하고 병원을 차지한 가증스러운 인간일 뿐이었습니다. 

 

"형은 나한테 미안해 해야해, 형은 나한테서 아버지를 뺏아갔고, 다정한 어머니를 뺏어갔고,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어린 나를 두고 떠나갔어. 그리고 죽어서야 돌아왔고...(이는 히말라야에서 동사한 형에 대한 기억부분이죠, 물론 정우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최진철을 증오하면서 내 청춘을 쓸데없이 낭비하게 만들었고, 저주받은 향을 남겨서 알고 싶지 않은 비밀을 알게 만들었어. 내 소중한 기억을 모조리 박살냈고, 그리고 내 여자를... 형은 내 인생을 너무 많이 망가뜨렸어. 절대로 용서못해!!" 

선우의 위 대사를 그대로 옮긴 이유는 뒤에 쓸 재미있는(?) 반전 시나리오를 위해서 입니다. 

 

선우는 최진철을 찾아가 살인범으로 오해했었다는 것을 사과하죠. 물론 재산갈취, 죽음 은폐, 협박 등의 사유들을 들어 분노마저 없애지는 않겠다고 부연했지만...

그날 현장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USB를 놓고 온 것은 최진철에게 남아있을 일말의 죄책감과 용서받을 기회를 주고자 했을 겁니다. 형 정우의 아버지가 최진철이라는 것을 알게 된 선우였으니 말이죠. 이 부분도 또 어떤 반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은 정우가 아버지 박천수의 친자였다든지 하는 반전도 예상됩니다.

여튼 박정우가 히말라야에서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언뜻 비쳤던 최진철의 얼굴에 돌았던 슬픔을 보고, 지난 글에서 최진철이 생물학적인 아버지가 아닐까 의심을 했었는데 반은(?) 확인된 셈입니다. 

선우에게 남은 향은 세 개였지요. 선우는 미니캠을 확인하기 위해 형에게 주먹을 날리고, 앰뷸런스에서 내려 다시 향 한개를 태워 과거로 타임슬립을 합니다. 미니캠을 통해 보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형 정우의 비밀을 충격이었습니다. 어머니를 때리고 목을 조르는 아버지, 정우가 아버지를 말리려다 사고로 아버지가 죽음에 이르고, 이 모든 것을 은폐해 버린 최진철, 선우가 알고 싶었던 과거가 아니었습니다. 몰랐으면 좋았을 죽음 뒤의 진실들, 그리고 형...

 

원장실에 쓰러져 숨져있는 아버지를 속수무책 봐야하는 선우, 아버지의 주검을 보고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선우였습니다. 불길에 싸인 아버지의 모습이 선우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는데, 선우는 죽은 아버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마지막 임종을 지켜봅니다. 20년이 흘러서 말이죠. 20년전 아버지의 주검을 바라봐야만 하는 선우의 심정, 선우의 눈물 한줄기가 가슴을 저릿하게 찔러오더군요. 

선우는 아버지를 둔 채 탕비실에서 아버지의 방을 계속 보고 있었죠. 기름통을 들고 오는 낯선 남자, 최진철의 사주를 받은 방화범이었습니다. 방화범이 기름을 붓는 것을 보고도 말리지 않았던 선우, 선우는 향으로 과거를 돌린다는 것이 의미가 없음을 알았기에, 그날 그 사건 그대로 일어나도록 더이상 아무것도 바꾸려들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시신이 불길에 휩싸이는 것을 보는 선우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눈물만 흘리는 박선우를 보니 저도 모르게 입술을 꽉 깨물게 되더군요. 이미 사망한 아버지지만 시신을 온전히 보존하고 싶은 것이 자식이었을텐데 싶어서 말입니다. USB를 들고 나와 자전거를 타고 아버지 방을 향해 가는 과거 자신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선우의 참담한 마음, 선우는 그날 일을 그대로 흘러가게 둡니다. 일어났던 그대로... 자신의 팔에 화상을 입을 것을 알면서도 더이상 바꾸려들지 않죠. 과거를 바꾼 결과가 선우에게는 끔찍한 현실이 되어버렸으니 말입니다.

형이 그토록 되돌리고 싶어했던 화목했던 예전의 집은 산산히 부서져 버렸습니다. 향때문에.... 금단의 열매 선악과, 선우는 남은 향 두개를 병원 탕비실에 두고 와버리죠.

 

죽음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끼는 선우는 미련도 원망도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주민영, 사랑하는 여자를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고 조카로 봐야 하는 것이 괴롭습니다. 서서히 죽음이 다가오고 있는 선우, 그는 그가 바꾸지 않은 그만의 팩트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요. "주민영, 넌 주민영이야. 넌 기억못하겠지만 난 주민영만 기억해", 민영의 얼굴을 쓰다듬어 보는 선우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들고, 이상한 느낌이 든 주민영도 괜스레 눈이 젖어듭니다. 무엇때문인지는 비밀이지만 말이죠. 

죽어가는 선우는 주민영만을 팩트로 기억하려 합니다. 그가 만들어버린 팩트와 환타지, 그에게는 주민영이 판타지고 팩트일 뿐이었습니다. 주민영의 환한 미소가 대책없이 좋았고 살아가는 이유였는데, 눈앞에 있는 주민영때문에, 주민영이 좋아서 웃음이 나고, 주민영이 좋아서 눈물이 납니다. 그녀를 사랑할 수 없어서 마음이 아픕니다. 죽는 날이 가까워서가 아니라, 주민영이 박민영인 빌어먹을 현실때문에 말이죠.  

그리고 8회만에 초유의 멘붕사태를 불러일으킨 주인공의 사망 예고가 나왔습니다. "민영씨, 선우가 죽었습니다", 누워있는 박선우 얼굴에 시트를 덮는 한영훈, 으악....이게 뭔일이래요!!!%#$%#@@????

 

*****이쯤해서 등장하는 재미있는 반전 시나리오 상상하기!

위에서 박선우가 박정우(전노민)에게 했던 전화내용을 그대로 옮겼었지요. 자, 여기서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박선우는 죽지 않는다는 것, 그 단서가 1992년에 병원 화재현장에 남겨 둔 두 개의 향이라는 겁니다. 

상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사실 변수들이 많은데 우선 두 세가지 가능성있을(?) 추측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주까지 기다리시기 무료하실테니 재미로 읽어주시와요^^ 

 

 

상상 시나리오 하나, 여기서 등장인물 한 사람이 더 필요한데요, 박선우의 영원한 빠 오민철 국장님(엄효섭)이 등장해 주셔야 겠습니다. 오민철 국장이 20년전에는 어떤 직책에 있었을까요? 빙고! 기자였겠죠. 사건 현장을 취재하는... 만약 오민철 국장에 20년전 당시 명세병원의 의문의 화재사고와 원장의 사망사건을 취재하면서, 선우가 남겨둔 향통을 손에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신비의 향통이 사르르 타서 재가 되지는 않았을 터이고, 유족들에게 전해주겠다고 가지고 있었는데, 아무도 모른다고 하자 보관을 해오고 있었다면?

그래서 그것을 한영훈이나 병원에 실려온 선우때문에 달려온 정우에게 향통을 전하고, 영훈이 향의 비밀을 알려준다면?  

 

상상 시나리오 둘, 화재현장에서 향통이 나와 유족인 정우에게 향통을 주었고, 정우는 그것을 지금까지 아버지의 유품이라고만 생각하고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선우 친구 한영훈에게서 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20년전 화재현장에서 나온 향통을 기억해 낸다면?

 

종합해 본 상상 시나리오:

정우는 선우와의 전화통화에서 선우가 이상한 말을 횡설수설하는 것을 들었죠. "(형은)죽어서 돌아왔고, 저주받은 향을 남겨서 알고 싶지 않은 비밀을 알게 만들었어. 내 소중한 기억을 모조리 박살냈고, 그리고 내 여자를... 형은 내 인생을 너무 많이 망가뜨렸어" 부분입니다.

저주받은 향, 정우는 선우가 말하는 향이 화재현장에서 나온 향이라는 것을 알게 되겠죠(오민철 국장에게 건네받았든, 자신이 보관하고 있었든지 간에). 

정우는 선우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알고 난 후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주사하는 등 극도의 불안증과 정우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에 괴로운 상태입니다. 그런데 정우가 뇌종양으로 죽었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더욱 힘들 겁니다.

그리고 정우가 한영훈을 통해서라거나 선우의 이상한 말들을 떠올리며, 그 향이 신비한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게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의 일종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정우는 선우를 살리기 위해 향에 불을 붙일 거라는 거죠. 선우를 살리기 위해서, 선우가 그랬던 것처럼 선우를 위해 과거를 바꾸기 위해서 말이죠. 선우도 그랬죠. 인간이기에 선악과를 먹을 수 밖에 없다고...

 

정우는 불에 그을린 향통에서 향 하나를 꺼내 불을 붙여보게 되죠. 그리고는 20년전으로 돌아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에도 도망치려는 자신에게 말할 듯합니다. 선우가 과거의 자신에게 20년후 미래에서 온 자신이라고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며 밝혔듯이, 정우도 정우 자신에게 잘못된 선택을 하지 말라고 경고(사정)할 듯 합니다. 훗날 선우가 모든 비밀을 안 후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다 죽게 된다는 가족의 불행에 대해서 말이죠. 제발 선우를 살리라고 말이죠. 그러나 30분이라는 짧은 시간밖에 타임슬립이 가능하지 않기에, 정우는 더 많은 이야기들을 과거의 정우에게 하지는 못하고 사라지죠.

20년전의 박정우는 혼란스럽겠죠. 열여덟 선우가 겪고 있는 비슷한 혼란처럼요. 그리고 정우에게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기억들, 선우가 이상한 남자가 내 삐삐를 가지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둥, 수족관을 깨뜨린 그날 이상한 괴한과 마주했던 일들, 그리고 그 남자가 아버지의 죽음 현장을 목격하고 쫓아왔는데 순식간에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 일들....

 

과거의 정우는 미래의 정우를 만나고 달라져 버립니다. 정우의 타임슬립으로 인해 과거도 현재도 달라지는 거죠. 어쩌면 원점으로 돌아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박정우는 미래에서 누군가와 왔었다는 것, 그것이 꿈이 아니었다는 것을 믿게 되고, 그때부터 과거로 돌아가는 신비의 물건을 찾기 위해 세계를 떠돌며 다니는 거죠. 김유진과는 당연히 결혼도 하지 않았고, 처음 선우에게 돈을 달라고 왔던 정우의 모습으로 살게 되는 거죠. 주변 사람들(최진철)에게는 미친놈 소리를 들어가면서 말이죠. 

뭔가 감이 오시죠. 제자리로 돌아갔다는 것! 정우는 방황하며 과거로 돌아가는 물건을 찾기 위해 20년전 그때부터 쭉 방황하고 다니는 인물로 다시 변한다는 것이죠. 미래에서 온 선우와 자신을 만난 적이 있는 정우는 타임슬립을 할 수 있는 신비의 물건이 있음에 확신을 가지고, 20년간을 헤매고 다니는 거죠. 선우가 알고 있는, 히말라야에서 동사한 진짜 형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그럼... 주민영은 이제 박민영이 될 수 없겠죠. 박선우의 집 거실에 있는 가족사진이 연기와 함께 스르르 사라지고, 조카가 아닌 박선우의 여자 주민영으로 해결! 주민영(조윤희)과 박선우보다 박선우와 한영훈(이승준)의 남남커플도 애틋하고 매력적이네요. 어째 남남커플이 더 캐미가 산다는;;ㅎㅎ. 박민영을 빨리 주민영으로 돌려 주시와요~

그런데 뇌종양에 걸려 수술중 죽는 선우(이진욱)는 어떻게 되느냐고요? 전 정우가 과거로 타임슬립해서 과거의 정우에게 선우에게 말하라고 하든지, 선우에게 30살 이후 1년에 한번씩 꼭 뇌사진을 찍으라는 당부를 하고 오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그래서 뇌종양 말기가 되기 전에 조기발견해서 완치를 하지 않았을까...요?

우리 귀여운 한영훈처럼 박정우도 동생 선우를 살리기 위해서는 앞일에 대한 스포가 아니라 뭐라도 할 것이라고 생각되어서 말이죠. 동생이 죽는 것을 알고 있는데, 과거로 돌아가면 동생에게 대비를 하라는 말, 저같으면 벼락을 맞더라도 하고 올 듯하거든요. 그게 가족이고, 형이고, 동생이잖아요.

  

그럼 현재의 박정우(전노민)는 어떻게 되었느냐고요? 원점으로 돌아가 히말라야에서 죽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반전은 다음에 이야기하겠습니다. 거의 결말이야기가 될 듯해서....

그럼 이제 남은 향은 몇개? 한 개 남았습니다. 어디에? 현재 2012년 12월 31일(혹은 2013년 새해거나). 이 한 개의 향은 선우가 사용할 듯 한데(?) 사용처는 아직은 비밀입니다^^. 상상해 본 반전 시나리오 재미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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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2 12:42




드라마 나인을 보면서 실어증과 정신을 놓아버린 어머니를 보며 떠오른 영화가 있었습니다. 그날 1992년 12월 30일 박선우의 아버지 박천수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함구해 버린 박선우의 어머니를 보면 공공의 적에서 패륜 아들이라도 아들을 살인범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손톱을 삼키고 죽은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첫회부터 요양원에서 아들 얼굴도 몰라보고 박선우의 뉴스만을 챙겨보는 김희령에게서 의뭉스런 비밀은 감지되었지요. 박천수(전국환)의 죽음에 관련된 아들 박정우, 정신을 놓아버린 것은 아들 박정우를 지키기 위한 어머니의 강한 모정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첫회부터 박정우(전노민)이 친자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역시 박정우는 박천수와 김희령 사이에 낳은 아들은 아님이 밝혀졌는데, 개인적으로 첫회 리뷰에서 최진철이 정자를 제공한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기는 했습니다. 새삼스러웠던 것은 아니었지만 박정우가 자신이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지금에서야 알았다는 것이 좀 놀라웠을 뿐입니다.  

 

아버지 박천수가 어떻게 쓰러졌는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박정우가 죽인 것 같지는 않더군요. 실수로 밀쳤거나 김희령의 말대로 발을 헛디뎌 중심을 잃고 날카로운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혔을 가능성이 더 농후해 보입니다만, 박천수의 죽음을 방기해 버린 박정우가 죄책감에 프로포폴에 중독된 이유가 설명이 되기도 했죠.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두 번의 타임슬립을 했지만, 결국 박선우는 아버지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형의 비밀을 아직 박선우가 알지는 못한듯 보이지만, 사고현장에서 아버지를 구하지 않고 도망가버린 형, 박선우의 과거여행은 끔찍한 악몽이었습니다. 형이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되었다는 사실이 박선우에게는 현재가 악몽이 돼버린 셈입니다.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된 형, 좋아하는 여자랑 결혼해서 조울증과 불면증을 약물에 의존해 살고 있는 형과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야 하는 것이 악몽인 선우겠지요. 행복했던 가족을 지키고 싶었던 형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과거로 가는 향을 피웠던 선우, 향은 끔찍한 저주가 돼버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저주는 다른 사람도 아닌 선우가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박천수가 쓰러진 현장을 목격한 박선우, 뜻하지 않은 목격자 혹은 이방인의 출현으로 사고현장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 버렸으니 말이죠. 쓰러진 아버지를 치료할 수도 있었던 정우는 낯선 사람의 출현으로 두려워 현장에서 도망쳐 버렸죠. 어머니는 발을 헛디뎌서 그랬다며 정우를 보호하기 위해 바들바들 떨고 있었을 뿐입니다.

도망치다 최진철의 차에 치일뻔하면서 정우는 최진철에게 평생이 될 약점을 잡히죠. 선우가 쫓아가지 않았다면 최진철과 맞닥뜨리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일입니다. 선우의 타임슬립이 어떻게 보면 문제를 더 꼬아버린 변수가 돼버린 셈입니다.

정우의 손에 묻은 피, 최진철은 정우를 박천수의 살인범으로 몰아 김유진과 결혼해서 외국으로 떠나게 하고, 어머니 김희령에게는 정우의 비밀을 함구하는 조건으로 병원을 차지했을 수도 있었겠죠. 그 와중에 어머니는 정신을 놓아버리고 말도 잃어버렸을테고요.  

이제서야 왜 김희령이 정신을 놓았으면서도 박선우의 뉴스만을 꼭 챙겨보고 있었는지가 짐작되더군요. 어머니 김희령(손명희)은 박천수의 사고현장을 목격한 박선우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던 것이었어요. 크리스 마스 이브를 함께 보낸 친절한 젊은이, 시간이 흘러 어느날 뉴스에서 박선우의 얼굴을 봤겠죠. 어머니가 뉴스만큼은 챙겨보는 이유는 혹이라도 아들 정우와의 그날 일을 그 목격자(박선우)가 발설하지 않을까, 정신을 놓고 말을 잃어버렸어도 자식 정우를 보호하려는 어머니의 마음은 아닐까.... 

그런데 아직 선우가 밝히지 못한 진실이 있는 듯 합니다. 아버지가 쓰러진 시간은 1992년 12월 31일 밤 12시 30분경, 병원에 화재가 난 것은 2시경이라는 기사가 나왔죠. 화재는 사고현장을 은폐하기 위해 최진철(정동환)이 박천수의 방에 있던 난로를 엎어 방화를 한 것이 아닌가 추정이 됩니다.

박선우가 정확하게 확인해야 하는 진실은 박천수가 그 시각 12시 30분경에 사망했느냐는 것입니다. 김희령은 119에 신고를 하고 사람들을 불러 수술하면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전화기를 들었지만, 최진철의 야심으로 김희령이 전화를 걸지 못하게 막았죠.  

박선우가 형 박정우에게 확인해야 하는 것은 당시 아버지가 살아있었는지 이미 사망했었는지의 여부입니다. 살아있었다면 최종적으로 박천수를 죽인 것은 화재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최진철이 진범이라는 뜻이 되겠죠.  

도망치는 형을 잡았다가 향이 타는 시간 30분이 경과되어 현재로 돌아와 버린 박선우, 망년회를 즐기고 있는 형을 찾아 주먹을 날리고, 최진철에게 아버지를 죽였다고 오해했었다며 사과를 하는 것으로 보아 현재로 돌아와서 바로 타임슬립을 한 것 같지는 않지만, 박선우는 현장에 결정적인 증거가 될 물건들을 남겨두고 왔습니다.

바로 박천수의 방 곳곳에 설치해 둔 소형캠코더입니다. 화재가 난 2시 이전에 미니캠을 수거해 온다면 방화를 한 사람과 아버지 박천수가 사망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 단서가 될 듯한데 말입니다. 만약 아버지가 화재가 나기전 살아있었다면, 그것을 알고도 최진철이 방화를 한 것이라면, 진범은 박정우가 아닌 최진철이 될 듯... 즉 아직 박천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정확히 확인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죠.  

잘못된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박선우의 타임슬립은 끔찍한 현재를 만들어 버렸을 뿐입니다. 과거로 간 선우의 출현으로 정우는 아버지를 응급처치도 못하고 도망침으로써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게 했고, 최진철은 사건현장을 은폐하고 병원을 차지하고 오늘에 이르렀으니 말입니다. 최진철의 오늘이 어쩌면 선우의 출현때문에 헝크러진 결과물일 수도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선우가 그날 그곳으로 타임슬립을 하지 않았다면, 과거는 물론 현재도 달라졌을지도 모를일이죠. 아버지는 응급처치를 받고 살았을 수도 있었고, 병원 화재는 일어나지 않았으며, 오늘날 최진철이라는 괴물이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니 말입니다.  

쓰러진 박천수를 보며 광기어린 미소를 짓는 최진철, 그와 박정우와의 관계는 아버지 친구와 친구 아들일 뿐일까? 요양원에서 침묵하고 있는 김희령, 그녀의 실어증은 정우를 보호하려는 모정때문은 아니었을까?

아버지의 죽음에 공동책임이 있는 선우, 그가 바꿔버린 과거로 인해 달라진 현재, 이제 과거가 아닌 진실을 찾기 위해 타임슬립을 해야 할 듯 합니다. 결정적인 단서가 방화사건의 진실일 듯 한데, 화염속에서 정우는 소형캠을 회수해 올 수 있을까요? 아님 현재에서 선우가 감당하기 힘든 새로운 사건이 터지는 것은 아닐지(가령 박정우가 자살을 기도한다든지, 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의식을 잃는다는지)... 

제가 선우라면 병원에 화재가 발생한 새벽 2시 이전에 타임슬립을 해서 화재를 막으러 갈 듯한데, 박선우는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네요.  또 모르죠, 아버지가 선우의 타임슬립으로 응급처치를 받고 살아날지도요. 그렇게 된다면 현재는 또 엄청나게 달라지겠죠. 이제 남은 향은 세 개, 예측불허 박선우의 과거로의 여행에 따라 상상하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달라지는 현재, 또 무엇이 어떻게 바뀔지 무서우면서도 흥미진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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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9 12:01




지금은 우리 곁을 떠난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 영화 보디가드(휘트니 휴스턴, 케빈 코스트너 주연) 삽입곡, 불후의 명곡이죠. 보디가드가 나온지 벌써 20년이라니 세월이 유수와도 같은데, 몇해전의 일처럼 가깝게 느껴집니다. 20년이라는 시간은 물리적으로 먼 시간이지만, 추억이라는 감성으로는 어제처럼 가까이 있는 듯한 그런 느낌입니다.

박선우가 돌아가는 20년전이라는 시간에서 느끼는 동질감은 우리의 추억과 기억이 그대로 재현된 듯한 느낌때문이겠죠. 서태지의 아이들 영상이나 아직도 낯설지 않은 구형텔리비전, 구형 전화기 등은 아직은 박물관에 보관될 전시물이 아닌 듯한 근거리감말입니다. 

박선우가 아홉개의 향과 함께 1992년에서 가져온 LP판에서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선우의 방을 찾아온 주민영(조윤희)는 뜨거운 사랑을 나눕니다. 항상 사랑할 것이라는 노래가사처럼, 박선우도 주민영도 사랑만 생각하기로 합니다.

주민영과 박선우의 러브신은 '그럼애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하며 사랑할 것이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겠죠. 1년도 남지 않은 시한부 남자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눈 앞에 있는 여자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것이라는...  

두 사람은 말로써 사랑의 맹세나 확인하지 않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좀 파격적이랄 수 있는 애정신, 말이 아니라 뜨거운 입맞춤으로 사랑의 맹세나 고백을 대신합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말이 있지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더 현실감있게 다가온 애정신이기도 했습니다ㅎ.  

 

"3개월이 아니라 3년, 아니 내친김에 한 30년 연애할까?", 약물치료를 받겠다는 의지로 들은 주민영에게 박선우는 알 듯 모 를듯한 말을 하죠. "어쨌든 안죽으면 되는 거 아냐?", 박선우는 신비의 향을 손에 넣고 과거를 되돌릴 수 있다는 확신에 차있습니다. 어쩌면 그의 병까지도 사전에 막을 수 있을 지도 모를 일... 박선우의 뇌종양에 대한 복선을 깔아두기도 했죠.  

판타지를 팩트로 믿는 것, 물론 드라마라는 장르이기에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박선우의 판타지를 팩트로 받아들이고 싶어합니다. 우리에게도 과거 한 지점으로 돌아가 되돌리고 싶은 간절한 것이 있기에, 박선우를 통해 대리만족을 해보고 싶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겠지요.

 

형이 죽으면서 손에 쥐고 있었던 향은 원래 길이가 30센티, 조건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재가 되는 30분내외의 시간에 정확히 20년전으로 돌아가는, 일종의 타임머신 물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마루나 롯지 201호 매트리스 안에 남겨두었다는 아홉개의 향, 형은 그것을 찾아 히말라야를 올랐던 것이었습니다. 

정우(전노민)의 일기장을 통해 향의 비밀을 알게 된 박선우는 형 정우(전노민)이 걸었던 같은 길을 1년후에 걷게 됩니다. 네팔 안나푸르나에 있었던, 지금은 없어지고 주춧돌마저 눈속에 덮여 찾지 못한 마루나 롯지가 있었던 곳을 향해서 말이죠.

히말라야에서 박선우는 친구 한영훈에게 자신의 말을 음성메시지로 남깁니다.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을 여행이 될 수도 있기에 친구에게 남기는 마지막 인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담담하게 형이 얻은 향과 일기장에 대해 말을 하는 박선우, "영훈아, 이게 병때문이고 모든 것이 다 환각이래도 난 믿을 수 밖에 없어. 그리고 맏어주는 것이 형의 애처로운 삶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모순이지만 기자의 직감으로 나는 이 판타지가 팩트라는 확신이 든다". 

그리고 마루나 롯지가 있었던 곳에서 향을 피운 박선우는 10분간 타임슬립을 하게 돼죠. 박선우도 향을 피우면 과거로 돌아간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그는 주어진 시간내에 향을 찾아 돌아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는 상태였죠. 촉박한 시간, 향을 손에 넣는 과정에서 향통이 구르고 나르고, 싸움이 일어나고 그 긴박한 1분, 1초는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입이 바짝 타게 만듭니다.  

이제 타임슬립은 박선우에게는 믿거나 말거나의 판타지가 아닙니다. 환각이든 망상이든 그가 방송국에서 뉴스 준비전 10분 행방불명되었었다는 말과 친구 영훈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 그의 삐삐에 대한 기억이 그것이 팩트라는 것을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형이 찾던 향 아홉개를 손에 넣은 박선우, 그의 아홉번의 시간여행에서 그는 건강했던 어머니를 만나게 되고, 살아있는 아버지와 형을 만나게 되겠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보다도 한참 나이가 많아 형이라고 부르지도 못할 박선우, 20년전이나 현재나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못하는 어머니를 대하는 그는 어떤 마음일까요? 

드라마 나인이 재미있는 것은 박선우가 바꾼 과거가 과거는 물론 현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내가 너니까", 삐삐를 가지고 있다는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걸려온 전화는 20년전 선우에게도 영향을 미쳤죠. 형 정우에게 이상한 남자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든가 일기장에 메모를 해두기도 하고 말이죠.

 

나인의 치밀한 구성은 여기서도 돋보였습니다. 과거 박선우의 행동과 말을 통해 현재와도 갑작스러운 기억장치를 심는다는 유치함을 탈피하죠. 친구 한영훈에게 삐삐와 이상한 아저씨에 대해 이야기를 함으로써 현재의 한영훈이 박선우의 삐삐 분실사건과 집에 괴한이 들어 수족관이 깨졌다는 것을 기억하게 합니다. 이는 앞으로 박선우가 과거로 돌아가 어떤 일들을 벌일지에 따라 현재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거라는 것을 말하기도 하죠 

그것이 어떤 행복과 혹은 불행을 가져올지는 아직 모릅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전노민에 대한 반전도 생각하고 있는게 있는데, 아직 드라마 초반이니 좀 나중에 스포성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ㅎ)

 

아홉번의 시간여행, 그에게 의미있었던 날, 혹은 어떤 사건이 일어났던 시간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가깝게는 아버지가 죽은 12월 30일에 박선우는 어떤 일을 과거 속에서 벌이게 될지가 우선 궁금하군요. 그리고 박선우의 형이 쓰던 연애편지의 사연도 궁금하고 말이죠. 어딘가 어두워보이는 박정우, 연애편지의 주인공 유진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마구마구 피어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향의 비밀을 알게 되니 첫회 죽은 박정우(전노민)가 히말라야의 설원 마루나 롯지를 향해 걸었을 절박한 염원이 가슴을 찡하게 만들더군요. 목숨을 내걸면서 까지 그가 그토록 절박하게 찾고 싶었던 가족의 행복이 말입니다. 모든 것을 되돌리려고 죽음을 불사하고 미친놈 소리를 들어가며 추위속에 같은 길을 외로이 걸었을 형, 정우의 길을 이해하게 된 선우입니다. 

 

향이 타고 있는 동안의 30분, 하루 24시간에서는 얼마되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20년 후 2012년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듭니다. 그가 바꾼 것이 행복이 될지 불행이 될지, 전혀 예기치못한 엉뚱한 것이 될지, 아직은 모릅니다.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그의 말과 행동에 따라 현재가 전혀 다르게 바뀔 수도 있으니 말이죠. 거창하게 역사가 바뀌다는 것 보다는 그의 주변 환경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거죠. 

과거에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주민영과의 관계도 달라질 수 있고, 죽은 아버지가 살아 있을 수도 있고, 어머니도 지금의 모습은 아니고...판타지같은 판타지지만 그의 기억회로도 완전히 바뀌게 되겠죠. 그가 다른 여자와 사랑하고 있을 수도 있고, 바뀔 수 있는 변수들이 너무 많네요.

우선 그는 20년전의 선우 자신을 만나고 그의 현재의 기억도 새로 바뀌어 있었죠. 과거 자신이 쓴 일기장을 기억해 낸 것은 짧은 타임슬립으로 과거 박선우와의 전화통화를 한 이후 생긴 변화라고 생각되는데요, 현재의 박선우가 과거에 개입했다는 의미겠죠. 그때문에 현재의 기억회로 역시도 변화된 것이고요. 

박선우의 타임슬립으로 인해 어쩌면 현재의 그와는 전혀 다른 기억회로를 갖게 될지도 모를 박선우, 박선우의 지금까지 살아온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니 일어난 일조차 없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소름이 돋네요. 

 

박정우가 되돌리려고 했었던 것, 향을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싸늘한 시신이 되었든 그가 하고자 했던 여행을 박선우가 하게 됐습니다. 그들이 찾고 싶은 것은 행복했던 가족입니다. 박선우이면서도 박선우로 나설 수 없는 박선우, 제 3자의 눈으로 보는 그의 가족은 어떤 모습일지, 가까이 살면서도 알지못했던 가족들의 이야기들은 어른이 돼버린 박선우에게 어떻게 보일지, 모두가 행복하기만 했었는지, 어른이 된 그의 눈으로 보는 그의 가족은 동전의 양면처럼 다른 모습 또한 보게 될 듯합니다. 예고편에 잠깐 나온 형의 술취한 모습같은 것 말입니다. 그의 가슴속에 품고 있던 연애편지 사연까지... 

아직 첫 여행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아홉번의 여행 마지막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나인입니다. 시한부 삶, 시한부 사랑이 시간여행으로 바뀔 수도 있지않을까 하는 기대를 잔뜩 해가면서 말이죠. 드라마가 끝나는 내내 팩트같은 판타지, 판타지같은 팩트 그 구분이 모호해지고, 30분이라는 촉박한 시간여행의 긴장감이 머리를 쭈뼛쭈뼛 서게 만들듯 합니다. 

 

***좀 뜬금없지만 궁금한 점 하나! 박선우가 향을 과거로 가지고 가고 그곳에서 향을 피우면 1972년으로 돌아가는 걸까요?  

***오늘은 시간내서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 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사람은 갔어도 아름다운 노래는 우리곁에 남아있군요박선우와 주민영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사랑할 것이다'를 노래로 말하는 듯 합니다.  

박선우가 주민영에게 키스를 하는 장면에서 나레이션이 나왔죠. 그가 말한 기막힌 행운은 두 가지였겠죠. 과거도 돌아갈 수 있는 향 아홉개와 박선우가 안고 있는 주민영. 향과 주민영은 박선우에게 판타지같은 팩트입니다. 아니 그의 말처럼 그의 환각이 만든 판타지일 지도 모릅니다. "이 기막힌 행운은 여전히 믿기 힘들고, 지독한 환각이 아닐까 또다시 두렵다. 죽음이 눈 앞에 다가오자 모든 것이 단순하고 명료해진다. 믿고 싶은 판타지는 믿고, 사랑하는 여자는 사랑하면 된다!".

판타지라는 것을 알면서도 팩트처럼 믿고 싶어지는 박선우(이진욱)의 시간여행, '사랑하는 여자는 사랑하면 된다'는 간단 명료한 정리, 군더더기 없는 전개와 대사가 매력적인 '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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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3 09:42




물음표 투성인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 2회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긴박하게 흘러갔습니다. 향의 비밀에 접근하기 시작한 주인공 박선우와 짧은 시간여행을 떠나면서도 줄곧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의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박선우(이진욱)와 최진철(정동환) 회장의 전화통화를 보다가 박정우(전노민)가 죽었다는 말을 듣는 최진철의 슬픈듯, 믿기지 않는듯, 허탈한 듯한 표정이 찜찜해서 말이죠.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언급하기로 하고,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던 2회 내용부터 정리하기로 하겠습니다.

 

박선우의 뒤늦은 사랑고백, 환타지를 가장한 팩트

 

최진철 회장과의 인터뷰에서 박선우가 던진 돌발질문으로 방송국은 비상상태입니다. 다행히 박선우를 믿는 오철민 국장(엄효섭)이 박선우에게 힘을 실어주어, 최진철의 불법비리 혐의사실들을 취재할 전담반을 꾸리겠다고 합니다. 국장님, 끝까지 최진철이 가진 권력과 명성에 굴복하지 않고 박선우 편이 돼줬으면 좋겠네요.  

박선우가 큰 집을 떠나지 않는 이유가 가슴 아프더군요. 정신을 놓아버린 어머니가 금방 돌아오실 거라 생각해서 였다지요. 새로 이사를 가면 바뀐 집에 어머니가 혼란을 겪을까봐서 말이죠. 큰 집에서 이사도 가지않고 홀로 집을 지키는 박선우, 과거에는 행복이 넘쳐서 집이 큰 지도 몰랐던 선우는, 20년전 행복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버린 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형과 어머니가 돌아올 것을 기다리면서...  

 

그런데 형은 다시는 못 올 곳으로 아버지를 따라 가버렸고, 병원에 있는 어머니는 선우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차갑게 등을 보이며 돌아누워 버리죠. 자신에게 남은 시간은 길어야 1년밖에 없고...

앞으로도 뒤로도 깜깜하기만 한 선우, 그의 쓸쓸한 웃음, 그 속에 보이는 조조함과 췌해져 가는 선우의 절망과도 같은 끝없는 불행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박선우의 상황들을 연기하는 이진욱의 차분하고 담백한 연기가 좋더군요.  

박선우(이진욱)가 뇌종양이라는 것을 알게 된 주민영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방송국 모니터를 통해 퍽큐를 날려 박선우와 동료들을 당황케 하지요.

선우는 네팔로 전화를 걸어 뒤늦은 사랑고백을 합니다. 팩트와 환타지, 그 모호한 말장난에도 주민영은 박선우의 진심을 읽지요. "왜 판타지가 더 진짜같이 들리죠?".

선우가 담담하게 그의 마음을 고백했지요. 주민영이 손가락 욕을 날리고, "당신은 한마디로 정말 개자식이야. 이전에도 앞으로도 선배같은 개자식은 없을 거야. 프로포즈에 난 아직 답도 안했는데 오버하지 마요. 혼자 그렇게 지내다 혼자 조용히 가세요"라며 독설을 날리는 이유를 선우도 잘 압니다. 죽을 날 받은 선우는 오랫동안 좋아해 온 주민영이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다리가 후들거리고 아플 거라는 것도 잘 압니다. 뇌종양 판정을 받았던 정우는 더했겠죠. 

"이제 죽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 머릿속에 딱 두가지만 떠오르더라. 하나는 어머니, 나 죽으면 우리 엄마는 누가 책임지지? 그래서 형을 찾으러 갔던 거야, 엄마 부탁할려고...".

그리고 주민영이 떠올랐다고 말하지요. 화끈한 베드신 한 번 찍어보자고... 팩트라고 했지만 팩트를 가장한 뒤늦은 사랑고백이었습니다. 환타지를 가장한 팩트, 그의 마음도 고백하지요.

"너 웃는 얼굴만 봐도 배부를 것 같다는 남자있으면 그건 사기꾼이야", 사실은 박선우에게 주민영은 웃는 얼굴만 봐도 배불러 오는 여자였습니다. 주민영의 해맑은 웃음을 마주하면, 20년간 앓아온 고통, 불행도 잠시 잊혀지던 선우였으니까요. 

"그럼 판타지 말해줄까? 지난 5년간 주민영은 나한테 가르칠게 태산인데 철딱서니없이 여자인척이나 하는 꼴통후배일 뿐이었지. 그런데 막상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 순간 깨달았어. 그 5년이란 세월동안 줄곧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한 순간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걸 알았는데 이미 늦었지. 그래서 남은 몇달이라도 함께 하며 모든 걸 다해주고 싶었는데, 내 병을 알면 뇌가 가출한 여자의 해맑은 웃음을 죽을 때까지 못보게 될 것같아서 비밀로 하려고 했던 거야". 

 

그깟 웃음이 지금의 선우에게는 전부라고 판타지를 가장한 진심을 고백하는 선우였습니다. 물론 판타지라고 돌려말하기는 했지만, 시청자도, 주민영도 선우의 진심을 읽을 수 있었지요. 너무 아파서 사랑하는 여자의 웃는 모습만을 보고 싶어하는 남자, 사랑하는 여자가 마음 아파하는 것을 보기 힘든 이 남자 불쌍해서 어쩌나요? 이토록 깊이 주민영을 사랑하고 있었음을 뒤늦게 알아버린 남자, 그런데 사랑할 시간이 없는 남자, 그래서 자꾸 정을 떼려고 하는 남자, 그럼에도 주민영의 웃음이 고픈 남자를 말입니다.

 

 

전율! 과거와 현재의 만남, '나'에게서 날아온 삐삐, '나'에게서 걸려온 전화

 

향의 비밀을 어렴풋이 알게 되는 박선우, 뇌종양으로 인한 극심한 두통으로 오는 환각증세라고 생각했던 일이 실제 일어났음을 알게 되었지요. 네팔에서 설원의 눈보라 속에 누워있던 일과 20년의 집으로 돌아가 정우가 휘두른 야구 방망이에 깨진 수족관 유리파편에 뒷목이 찢어진 일이 실제였다는 것을 말이죠.

삐삐가 울린다는 도우미 아주머니의 전화를 받고 퀵서비스로 삐삐와 향을 배달받은 선우는 세번째 짧은 타임슬립을 경험합니다. 선우가 있었던 곳은 방송국 대기실, 그가 간 곳은 구형 티브이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이 노래하고 있는 같은 장소였고92년 12월 21일자 대선 당선자 김영삼의 정권인수 착수기사가 헤드라인 기사로 쓰여있는 신문을 보게 돼죠.

선우의 시간은 2012년 12월 21일이었고, 향을 피우면 20년전의 그날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가죠. 현재의 시간에서는 없는 번호로 나왔던 삐삐에 찍힌 번호로 전화를 거는 박선우, 그에게 들려오는 소리에 멍해지는 박선우입니다. "제 삐삐 갖고 계세요? 전 박선우인데요. 박. 선. 우".

 

현재의 선우와 20년전의 선우의 통화는 온몸의 세포를 전율하게 만들었습니다. 집에서의 타임슬립에서 선우의 어머니가 괴한으로 오인하고 비명을 지르고 선우의 형이 방망이를 휘두드는 현재와 과거의 만남도 충격이었지만, 자신과 전화통화를 하는 두 선우는 그 믿기지 않을 상황이 얼마나 경악적일까요. 과거의 선우(박형식)는 아마 미친놈이 장난전화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테지만, 현재의 선우는 소름돋을 일이죠.  

전화기 너머로 두 선우가 당황 긴장하거나 곰곰이 생각하거나 할때의 버릇인 듯한 아랫입술을 만지는 모습은 데칼코마니같았습니다. "명진고등학교 2학년 5반 박선우...그걸 어떻게 아냐면... 내가 너니까". 띠융, 헉, 뭐시라!?

20년전 선우로 나온 제국의 아이들 박형식, 앞으로 많은 분량에서 선우역을 해야 할텐데, 연기하는 모습은 처음봤는데 첫느낌은 나쁘지 않더군요. 지금의 선우와는 달리 밝고 활기찬 아이같아 보이기도 하고, 20년전의 비극으로 선우의 성격이 많이 변했음을 짐작하게도 했습니다. 

"예전처럼이 아니라 예전으로 돌려놓을 거야", 형 정우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공허한 메아리같았던 선우, 형이 돌려놓으려 했던 것을 선우는 어떻게 바꿀지, 그로인해 현재는 어떻게 달라질지, 다음주부터는 선우의 미션,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더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듯 하군요.

 

*** 박선우 가족의 비극사, 박정우(전노민) 출생의 비밀때문은 아닐까?

 

그런데 주인공 박선우와 짧은 시간여행을 떠나면서도 줄곧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의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전노민의 죽음에 대한 의문도 남아있는데, 이는 드라마가 좀 더 진행된 다음에 상상의 나래를 펴보기로 하고, 우선은 그의 의문스러운 출생년도에 대해 상상력을 동원해 보겠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혹 스포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고요. 가끔 황소뒷걸음질에 쥐를 잡기도 하는지라;; 

2회를 보면서 박선우와 최진철(정동환) 회장의 전화통화를 보다가 박정우가 죽었다는 말을 듣는 최진철의 슬픈듯 충격이 커보이는 표정이 찜찜하더군요. 뭔가 사연이 있는 듯한 정동환의 젖은 눈이 심상치 않아보여서 말입니다. 친구 아들의 죽음이기에 충격이 크기도 했겠지만, 그것밖에 없었을까 하는 이 찜찜한 궁금증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더라고요.

 

1회로 돌아가 박정우의 시신과 함께 발견된 유품중 훼손이 심각하기는 하지만 여권을 유심히 보니 생년월일이 몇월 3일이고 출생연도는 1967년으로 짐작되더군요. 박정우는 박선우와 나이차이도 보이는 외모였죠. 박정우의 극중 나이는 47세. 어랏! 병원에 요양중인 박선우의 어머니 김희령이 65세라고 했는데, 그럼 박정우를 몇살에 낳은 거지? 열여덟? 이런 알쏭달쏭한 일이!  

그래서 다시 최진철 회장(정동환)의 표정으로 돌아와서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펴봤습니다. 박정우(전노민)에게 출생의 비밀이 있지 않나 하는... 최진철의 나이는 67세, 죽은 박천수와 동갑친구였죠. 이들 두 사람이 의사였다는 점을 들어 의대에 입학한 20살 무렵, 의무적으로(요즘도 그러는지는 잘모르겠지만) 제공하는 정자기증을 한 일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 정자를 제공받아 누군가 아이를 낳았다면 박정우의 출생년도가 비슷하게 일치하더라는 겁니다.

 

저간의 사정이야 드라마가 진행되면 나오겠지만, 정자를 제공받아 아이(박정우)를 낳은 여자가 죽었다든지 했을 경우, 어떻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박천수가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입니다. 물론 한 번 더 꼰다면 실은 그 아이는 최진철의 정자로 태어난 아이였다는 가정을 해볼 수도 있고요. 20년전 이 문제를 터뜨리고(친자 주장을 했다든지) 박천수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선우 모친 김희령은 충격으로 정신을 놓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 사실을 알게 된 박정우, 불행의 시작이 자신이었음을 알고 충격으로 방황하고 떠돌다가 신비의 향을 알게 되어, 과거로 돌아가 행복했던 가족을 붕괴시켜 버린 그 날의 사건을 되돌리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최진철에게 박정우는 생물학적인 아들이니 박정우가 죽었다는 말에 그런 슬픈듯 허탈한 표정을 짓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미스터리와 판타지, 멜로까지 고루 갖춘 나인, 오랜만에 추리의 재미까지 더해주는 작품을 만나서인지 상상의 날개를 펴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상상과 추측일 뿐이니 담아두시지 마시고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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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2 09:13




김붕도(지현우)와 희진(유인나)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 '인현왕후의 남자' 제작진이 내놓은 차기작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이 베일을 벗었습니다. 첫방부터 시원한 만년설이 뒤덮힌 히말라야의 설경과 조난 당한 남자의 손에 쥔 향이 미스터리를 남기며 시청자를 단숨에 몰입하게 했습니다.

 

그간 타임슬립이라는 소재의 드라마가 많이 나왔지만(옥탑방 왕세자, 신의 등), 개인적으로 가장 완성도가 치밀하고 아귀가 맞는 타임슬립물로 전 인현왕후의 남자를 꼽습니다. 환타지라는 장르이며 비현실적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비현실과 환타지 안에서도 허점이 보이지 않았던 작품이 인현왕후의 남자였습니다. 인현왕후의 남자의 작가와 감독이 작업했다는 이유만으로 드라마를 선택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베일을 벗은 나인은 스케일이 커졌음에도 전작과는 차별화를 둔 타임슬립물인 듯 하더군요.  

인현왕후의 남자에서 300년이라는 체감으로 느껴지기 힘든 시간적 거리감은 20년으로 좁혀졌고, 주인공 이진욱(박선우)에게 남은 시간이 한시적이라는 것과 궤를 같이 해 아홉번만, 정확히 20년전의 그날로 돌아간다는 설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의 시간이 될 듯 합니다.

 

인간의 삶이 유한하듯이 나인에서도 유한적인 존재인 인간의 시간을 아홉번과 20년이라는 제한성으로 치환한 중의적인 의미도 보이고요. 아홉번의 의미는 그의 삶에 주어진 기회의 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향 아홉개로 얻은 기회, 박선우에게 아홉은 현재의 불행을 막을 수 있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의 숫자죠. 박선우는 현재를 불행으로 이끈 과거의 사건을 되돌릴 수 있을까? 그가 아홉번의 과거로의 타임슬립으로 현재는 어떻게 변해갈까...

매우 흥미롭습니다. 20년전 과거의 변화로 인한 현재의 변화는 나비효과처럼 현실에서 확인되는 일이기에, 환타지임에도 현실감있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기존의 타임슬립물과는 다른 느낌이 될 듯도 하고요. 

거대한 히말라야 설원이 삼커버린 남자(전노민), 그가 손에 꼭 움켜쥐고 있었던 것은 하나의 향이었습니다. 왜 그는 히말라야에 그 향을 가지고 올라갔으며, 조난을 당해 죽으면서도 향을 놓치 않았을까?에 대한 의문점으로 시작된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

 

방송국 앵커인 박선우(이진욱)는 형의 신원확인과 유품을 인수하기 위해 네팔로 향하고, 취재차 네팔에 머물고 있는 방송국 후배 기자 주민영(조윤희)에게 기습키스로 결혼하자는 프로포즈를 하지요. 단 6개윌동안만이라는 단서를 붙이면서 말이죠. 혼인신고도 하지말고 6개월 후에 깔끔하게 헤어지자는 박선우. 연애도 하지 않고 결혼부터 하느냐고 투덜대는 주민영에게, 그럼 3개월만 연애하자는 계약연애를 제안합니다. 

박선우가 한시적 프로포즈와 연애를 제안했던 이유는 그가 악성뇌종양 4기라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종양의 위치가 좋지않아 수술도 어렵고, 1년후에는 죽는다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정상적으로 말을 하고 걸어 다닐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6개월...

 

생방송 도중 최진철 명세병원회장(정동환)에게 돌발질문으로 방송국을 발칵 뒤집어 버린 박선우, 그와 최진철 회장의 악연은 20년전으로 거슬러 그의 가족에게 닥친 불행이 최진철과 관련되어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그의 병이 정신병이 아니라는 것을 다행이라며, 방송국 국장에게 그의 가족병력을 이야기합니다. 그의 가족을 비극으로 몰아넣은 최진철의 불법적 행위들을 밝혀 그를 몰락시키게 도와달라면서 말이죠.   

20년전 존경받았던 의사 아버지 박천수가 의문의 화재로 죽음을 당하고, 어머니는 정신병원에서 요양중이고, 형 박정우(전노민)는 무언가를 찾는다며 떠돌다 죽음에 이른 박선우 가족의 비극은 최진철과의 과거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박선우가 20년전으로 타임슬립을 하면서 알게 될 최진철의 야망과 악행은 어떤 것일까요? 그는 과거의 시간에서 잘못된 것을 되돌려 현재의 비극과 불행을 바꿀 수 있을까요? 제한된 시간내에 일종의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박선우의 과거여행이 벌써부터 궁금하군요.

과거가 불행만이 있었던 것은 아닐테고, 20년 전으로 돌아가 만나는 그의 추억이 우리가 공유하는 추억과도 다르지 않을 것이기에, 그가 만나는 과거의 행복했던 시간들이 아련한 향수도 불러일으킨 듯하고, 박선우의 여행을 통해 추억으로 흘러간 20년전을 다시금 보고 싶기도 합니다. 20년 전 저를 돌아보면, 제 경우는 큰 아이를 낳은 초보엄마로 서툰 육아와 살림에 버둥거렸던 기억들이 새록새록하네요ㅎ;;

 

1년전 돈이 필요하다고 찾아온 형은 시신이 되어 힘들게 쓴 일기장과 그속에 고이 넣어둔 가족사진을 남겨두고 떠나버렸습니다. 형이 그토록 찾고 싶었던 것은 가족들이 행복했던 시간이었음을, 박선우는 형 박정우(전노민)가 손에 쥐고 죽은 향의 비밀을 통해 풀어나갈 듯 보입니다.

형 박정우는 어떤 경로를 통했는지 비밀의 향을 얻게 되었고, 과거 비극이 시작된 시점으로 돌아가 사건을 되돌리려 했던 듯 보이더군요. 그러다가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고요.

그런데 왜 네팔의 히말라야였을까? 이 부분도 앞으로 풀어야 할 의문입니다. 인현왕후의 남자에서도 그러했듯이, 나인에서의 타임슬립도 현재 있는 위치의 지점으로 타임슬립을 하는 것으로 보이니 말입니다. 

박선우 아버지 박천수의 병원을 빼앗고, 줄기세포주 연구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정상을 꿈꾸는 최진철 회장, 그의 야망과 오늘에 이르기까지 은폐된 진실들을 파헤쳐 복수하는 것이 박선우의 남은 1년, 아니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 6개월 동안의 과제입니다.

시간이 없는 박선우, 그에게는 살 수 있는 시간도, 사랑할 시간도, 복수할 시간마저도 길어야 1년밖에 없습니다.

1개월전 정밀검사로 죽음을 통보받고, 네팔에서 돌아와 생방송 도중 최진철 회장에게 경천동지할 연구과정에서의 비밀들을 알고 있었느냐고 질문을 던짐으로써, 최진철 회장을 세간의 관심으로 이끌어냅니다. 한마디로 대형사고를 친거죠. 그의 복수의 신호탄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형이 죽으면서손에 쥐고 있었던 향의 비밀을 알고 있지않지만, 잠깐 타임슬립을 경험했던 박선우였습니다. 네팔의 호텔에서 형이 남긴 향을 피우고 난 후 설원에서 누워있었던 시간을 경험했던 박선우, 그가 향의 신비스런 비밀을 알게 된 후 20년전으로 타임슬립을 하면서 겪게 될 일들, 그리고 그가 바꿔버린 과거가 현재에 어떤 변화와 맞닥뜨리게 될지... 

3개월만 만나자는 이유를 묻는 주민영에게, "정들까봐... 너무 정들면 곤란하잖아, 헤어질 때 너무 아프니까..."라고 헤어짐을 말하는 박선우의 시한부 삶이 벌써부터 가슴 짠해옵니다. 판타지 장르라는 점을 이유로 그들의 시한부 사랑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지만 말이죠.

 

20년전으로 돌아가게 하는 향으로 박선우는 과거의 잘못된 일들을 되돌릴 수 있을까? 그래서 그토록 형이 되돌릴 거라고 한 가족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주민영과의 한시적 사랑은 어떻게 될까? 궁금한 것들 투성입니다.

아직은 새드냐 해피냐를 거론하기도 벅찬 향의 비밀, 20년전은 우리도 기억하는, 우리도 살아왔던 시간이기에 향수도 불러일으킬 듯하고, 진한 슬픔과 비극도 만나야 겠지만, 그의 추억과 악몽같은 과거 20년전의 일들이 무엇일까 매우 흥미롭군요.

아홉 번의 타임슬립을 통해 박선우는 현재의 무엇을 바꿀 것인지, 그리고 그가 그 과정에서 잃고 얻는 것은 무엇일지 기대되는 '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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