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자격'에 해당되는 글 29건

  1. 2012.03.12 '남자의 자격' 김국진, 착각을 희망으로 바꾼 감동강연 '오 마이 갓!' (15)
  2. 2011.03.31 '무릎팍도사' 김태원이 방송에서 못다 한 아픈 아들이야기 (26)
  3. 2011.02.07 '1박2일' 이승기의 카메라, 설악산 종주한 이유를 담다 (40)
  4. 2011.01.25 김성민 2년 6월 실형선고, 고맙고 마땅한 처벌 (29)
  5. 2011.01.12 '승승장구' 유재석은 우리의 적? 독설제왕 이경규, 크게 한 탕하다 (24)
2012.03.12 08:45




2010년에 방송되었던 '청춘에게 고함 1탄'에 이어, 2탄에서도 김국진의 강연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청춘에게 고함 1탄에서 김국진은 인생을 롤러코스터처럼 즐겨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었는데요, 굳이 청춘세대에 한정짓지 않은, 모든 세대를 아울러 가슴에 담고 싶은 가르침을 주었지요. 너무 좋았던 방송이라 청춘에게 고함 2탄 역시도 기대를 했는데요, 멤버들 모두 강연을 너무도 잘해줘서 보고 배운 점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김국진의 강연은 1탄에서도 가장 감동적이었는데, 2탄에서도 명강연으로 시청자를 뭉클하게 하더군요. 1탄에서 김국진은 자신의 인생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하며 성공과 실패, 좌절 그리고 다시 일어서기 까지, 자신의 경험담을 담담하게 이야기했었지요.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인생을 겁내지 말고 부딪쳐 보라는 희망의 메시지에 인상적인 말을 덧붙였는데, 모든 롤러코스터에는 안전바가 설치되어 있다는 말이었어요.
김국진은 대한민국 방송계를 움직이는 4인중의 1인(방송3사 사장과 김국진이라는 의미입니다), 광복 50년을 통틀어 모든 분야에서 최고연예인 선정(조용필이 2위였으니 얼마나 인기였는지 짐작이 가실거예요),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유명했던 국진이 빵까지 나왔을 정도로, 연예계 최고의 블루칩이었죠. 
인기 최고의 정상 자리에 있을 때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던 김국진, 그 후 5년의 침체기를 겪으면서 김국진은 인생 최악의 실패들을 경험하게 되지요. 결혼실패와 프로골퍼 테스트 연 15회 탈락, 하는 사업마다 실패하면서 5년을 가속으로 추락하는 기분 속에 살았었다고 했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바닥까지 추락해 갔지만 한 번도 힘들지 않았다고 했을 정도로, 김국진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추락하는 속도만큼 박차고 올라올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고, 그 때마다 힘이 돼주었던 것은 그의 어머니였습니다. 그 힘든 5년간의 시기에 전화를 할 때마다, 다른 말은 하지않고 밥 먹었느냐는 말만 물어봐주셨다는...
청춘에게 고함 2탄에서도 김국진은 그의 어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이어갔습니다. 샌드아트와 함께 강연이 시작되었는데, 샌드아트를 처음 접해봐서 재미있기도 했고, 마치 동화책의 그림이 움직이는 듯한 신기함도 느껴지더군요. 청중들의 시선이 샌드아트에 집중되자, 자기를 봐달라고 웃음도 주면서 강연이 시작되었지요.
김국진의 강연 주제는 '아, 날씨좋다'라는 좀 생뚱맞은 주제였습니다. 설명을 들으니 이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알겠더군요.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부는 날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좋은 날씨가 된다는 말이었어요. 어떻게 상황을 받아들이냐에 따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그런 뜻이겠지요.
김국진은 오늘의 자신을 만든 것은 그를 아끼는 사람들의 착각때문이었다는 말로, 들려주고 싶은 강연의 주제를 이어갔는데요, 어머니를 비롯 주위 사람들의 김국진에 대한 착각을 기대로 해석했고, 김국진은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했더니, 오늘 그 자리에 있게 되었다는 말로 경험담들을 들려 주었지요.

시골에서 나고 자란 김국진, 공부에 소질이 있다고 착각했던 어머니는 돼지를 팔아 아들을 공부시키겠다고 서울로 올라왔다고 하지요. 공부를 잘할 거라고 착각했던 어머니때문에 영문과를 가게 되었고, 군입대를 해서는 영문과를 다니다왔다는 이유만으로 번역병에 응시하라는 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응시장에서는 영어를 한 마디도 하지 않았음에도, 날고 기는 실력을 가진 사람들을 제치고 번역병에 뽑혔다는데, 그 이유 또한 순전히 장교의 착각이었다는 겁니다. 영어를 정말 잘하는데 번역병으로 차출되기 싫어서, 일부러 영어로 답변을 안했다는 장교의 착각ㅎㅎㅎ. 그때서야 김국진이 처음으로 영어를 내뱉었는데, 오 마이 갓! 이었다지요. 김국진의 숱한 유행어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영어를 잘할 것이라는 장교의 착각으로 번역병에 뽑히기는 했지만, 미국에 가서 영어로 음식주문은 하지 못해도, 무기를 사오라고 하면 사올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이는 김국진이 번역병으로서 필요한 영어공부만큼은 얼마나 열심히 했었는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또 군인들을 위한 문선대 MC에 지원하라고 해서 갔는데, 면접보는 곳에서 실제 상황이 아니면 사회를 볼 수 없다고 튕겼다고 하네요. 병력을 동원해 주면 사회를 보겠다면서 말이지요. 김국진에게 대단한 사회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 면접관때문에 또 합격한 김국진, 문선대에서 사회를 봤던 경력으로 방송국 시험까지 보게 되었으니, 그의 오늘을 있게 한 것은 어찌보면 주변 사람들의 착각때문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김국진의 뒷말은, 단지 착각때문에 오늘의 김국진을 있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지요. "착각은 저에 대한 기대라고 생각해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했어요". 
 
청춘들을 향해 들려준 꽃에 대한 비유는 그 깊은 철학적 비유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지요. 무대 뒤에서 멤버들도 감탄해 마지않았는데, 전현무가 "저 남자 갖고 싶다"고 할 정도로 깊이있는 깨우침을 주더군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다르게 피는 꽃도 있고, 우담바라처럼 3천년만에 한 번 피우는 꽃도 있고, 죽기 전에 한 번 피우는 꽃도 있듯이 누구에게나 기회는 있고, 다만 그 꽃 피우는 때가 다를 수가 있다는 겁니다. 누군가가 나보다 일찍 피웠다고, 나는 왜 꽃이 안피지? 나는 꽃이 아닌가 라고 실망해서는 안된다고 말해 주더군요. 자기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비하하지 말고, 조급해 하지 말라는 역설적인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들었던 수많은 희망의 메시지 중에 가장 감명깊게 들은 말이었습니다. "꽃이 피는 시기가 꽃마다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꽃을 피우는 데는 햇살, 바람, 비가 다 필요합니다. 햇살, 바람, 비 모두 꽃을 피우는데 정말 좋은 날씨입니다", 우리가 만나는 시련들도 우리를 영글고 익게 만드는 것들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좌절하지 말자는 역설적인 깨우침이었는데, 그 비유가 참으로 적절하게 공감이 되더군요. 
그리고 김국진 역시도 착각했던 것이 있었노라 고백을 했는데, 그냥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말았습니다. 아마도 우리들 정서에 '어머니'라는 단어가 주는 뭉클함과 무게때문이었을 겁니다. 언제나 그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있었다고 생각했던 어머니를, 문득 사진첩을 보다가 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는데, 어떤 마음이었을 지 고스란히 제 것이 되어 다가오더군요.
아들이 공부를 잘한다고 착각해서 돼지를 팔아 서울로 오신 어머니, 어느새 그 어머니의 머리에는 흰서리가 내려앉았고, 얼굴에는 언제 새겨졌는 지도 모르게 깊은 주름이 하나 둘 늘어갔을 테지요. 제 어머니처럼, 우리들의 어머니처럼 말이지요. 어머니는 항상 그 모습 그대로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마흔 일곱의 아들은, 그렇게 어머니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출세와 성공의 기회는 언제나 오고, 4년마다 월드컵이 돌아오고, 꽃은 계절마다 흐드러지게 피건만, 부모님께 잘해드릴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로, 착각해서는 안되는 것을 구분지었지요. 계실 때 잘해 드리는 것이 최고의 효라는 말은 많이 듣는 말인데도, 들어도 들어도 좋은 가르침입니다. 멈추지 말아야 할 가르침이기도 하고요.
청춘들을 위한 강연의 주제도 놓치지 않고 이어갔지요. "여러분은 언젠가는 피울, 피고 있는 꽃들입니다. 날씨가 흐리든 비가 오든 꽃을 피우기 위한 좋은 것들이니, 좋은 착각들을 많이 하고, 아 날씨좋다...는 긍정의 마음을 가지세요!".
청중 중 한 분이 질문을 했는데, 역시 김국진다운 명대답을 해주더군요. "하고 싶은 것 다 해보세요. 가다가 아니면 돌아오면 되죠.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해 보세요. 가보지 않은 길은 알 수가 없습니다". 쭉 뻗은 곧은 길보다는 굽은 길이 안전하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마무리를 한 김국진, 시련이나 어려움을 겪지 못하면 정작 위험이 있을 때 피하기 어렵다는 말로, 내성을 기르라는 속깊은 말도 들려주었지요.
최정상에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던 침체기 5년이 마치 매1분을 가속으로 추락하는 절망감속에 살았었다고 했던 김국진, 최악의 상황에서도 도움닫기에 성공했던 것은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절망도 즐길 줄 아는 마인드때문이었겠지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지요. 햇살도 비도 바람도 눈보라도 즐기기를 마다하지 말라는 김국진, 그는 그가 겪었던 시련과 경험을 감동으로 포장하지도 않았습니다. 역경을 극복한 인생역전의 신화를 썼노라 자랑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담담하게 보여주었을 뿐입니다. 
가끔 서점에서 이 책만 읽으면 성공할 것같은 수많은 성공지침서들이 발길을 붙들 때도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책이 성공전략서 부류의 책들입니다;;. 경험만큼 훌륭한 교과서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김국진의 강연이 마치 제 마음을 대변해 주는 느낌이 들더군요. "하고 싶은 것 해보세요. 아니면 돌아오면 되죠". 도전해 보고(해보세요), 실패하더라도(아니면), 돌아오면 되죠(안전바-희망, 혹은 기회-는 언제나 있으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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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31 10:14




요즘 입만 열면 주옥같은 보석을 쏟아내며, 심금을 울리는 우리들의 마음의 멘토가 있지요. 국민할매 김태원입니다. 김태원이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처음에는 위암진단을 받은 후에 겪은 일들과 너무나 유명한 부활시절의 힘든 고비고비, 이승철과의 만남, 결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 막연히 생각을 했습니다. 김태원의 라이프 히스토리는 많은 부분 방송을 통해 접한 일화들이었기에, 새로울 것도 새삼 충격을 받을 것들도 사실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방송은 정말 뜻밖의 고백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사실 저는 김태원의 아들이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크게 놀란 일은 아니었어요. 초등학교 들어가서 김태원이 처음으로 맞봤던 소외감이 오히려 충격이었습니다.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낸 김태원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당했던 선생님으로부터의 폭행, 저는 한 아이를 그후로도 오래동안 긴 어둠의 터널 속에 갇혀 살게 한 그 선생님을 선생님이라는 이유로 용서하고 싶지 않더군요. 김태원과 동시대를 살아온 저이기에 그 시절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8살의 김태원, 칠판에서 벽까지 가기까지 따귀를 맞기도 했다는 어린 김태원은 그의 삶을 구원해 주고, 꿈을 갖게 한 기타를 만나기까지 상처받은 미운오리새끼였습니다. 마음이 다쳐서 반항하고 겉으로만 돌던 김태원은 교실에 들어가기가 싫어서, 학교가 끝날 때까지 학교 담벼락을 돌며 시간을 보낸 아웃사이더였죠.
위대한 탄생에서 그가 뽑은 멘티들은 하나같이 미운 오리새끼들이었고,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이름만큼 변변한 외모를 갖추지 못한 도전자들이었음에도, 김태원이 그들을 멘티로 뽑은 것에 시청자들은 대부분이 아무런 의문을 가지지 않았지요. 언젠가 손진영을 뽑은 이유를 말해주겠다고 했는데, 이번 방송에서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학교가 죽기보다 싫었고, 세상에서 소외감만을 느꼈던 어린 시절의 왕따였던 자신을 뽑은 것이었습니다. 세상 단 한 사람만이라도 관심을 줄 수 있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김태원은 그가 그런 관심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했던 것이지요. 김태원이 가진 사람을 대하는 또 다른 마음의 눈이었습니다. 그는 사물을 보는 눈과 사람을 보는 눈, 그리고 어떤 사람의 아픔을 보는 마음의 눈을 가진 사람이고, 그가 가진 특별한 마음의 눈에 시청자들이 감동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태원은 무릎팍 도사에 오래전부터 출연하고 싶었다는 말을 처음 등장하면서부터 웃음으로 말했지만, 그가 무릎팍 도사에 나오고 싶었던 이유는 한가지 이유였습니다. 김태원이 마음속에 10년을 담고 있었던 아들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였습니다. 무릎팍 도사는 사실 여러가지면에서 출연자들에게는 특별 홍보시간입니다. 때로는 아픈 과거사를 해명하기도 하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숨겨진 끼를 보여주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 홍보, 혹은 음반홍보를 위한 좋은 매개체가 되기도 했으며, 연배많은 출연자들은 인생의 희노애락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고요.
김태원이 위암 수술 후 무릎팍 도사에서 섭외가 왔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지만, 많은 출연자들은 무릎팍 도사에서 섭외가 오면, 심사숙고해서 나왔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만큼 자신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야 하기도 하고, 무릎팍 도사 강호동의 예기치 않은 돌발질문이 나올까 내심 불안한 마음도 있기 때문이겠지요. 

무릎팍 도사 김태원편을 보면서, 김태원은 한번에 OK했을 것 같더군요. 지금까지 마음에 묻고 있었던 아들이야기를 통해, 그가 우리에게 우리 사회의 불편한 시선에 대해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김태원의 아들 우현군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마음이 아프다는 것, 우리들과 생각이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았는데, 김태원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방송리뷰글을 쓰면서도 한번도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대마초 사건이나 감옥에 들어간 이야기, 김태원이 배고픈 시절이야기, 부활시절 이승철과의 불미스러운 결합, 이별 등등의 이야기는 김태원도 간간히 말해왔고, 기사를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던 일이라 부담을 가지지 않고 언급을 할 수 있었지만, 그의 가정이야기는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무릎팍 도사에서 김태원이 아들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이제 글을 통해서 김태원이 무릎팍도사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대신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버엔딩 스토리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부활이 재기를 했지만, 이승철과의 재 이별은 김태원을 침체의 늪에 빠지게 합니다. 그때 부인이 캐나다로 가버리자 김태원이 작곡 히스테리를 부려서 갔다는 등 온갖 추측들이 난무했는데, 그 시기가 김태원이 둘째 아이 아들 우현이 정상아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때입니다. 2~3살 된 어린 아이에게 보여지는 이상증세를 김태원 부부가 알게 된 것이죠. 김태원의 부인은 세상사람들의 시선에 상처가 컸습니다. 정상 아이들과 다른 아이를 가진 부모의 심정은 그 부모가 돼보지 않고서는 감당하기 힘든 형벌입니다. 예전에 김수현작가가 쓴 부모님 전상서라는 드라마에 김희애의 아들 준이(유승호)가 자폐를 앓고 있는 아이로 나온 적이 있었어요. 드라마에서 준이엄마 김희애가 한 말이 있었는데, 그게 김태원의 부인 이현주씨의 소원과 같은 말이었어요. "제 소원은 아들보다 단 하루만 더 사는 것입니다".
김태원은 11살 아들과 단 한번도 대화를 한적이 없다고 고백했지요. 대화할 수 없는 아이이기 때문이죠.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아들, 그래서 김태원은 꿈속에서라도 아들과 대화하는 꿈을 꾸고 싶어 합니다. 그의 꿈속에서 우현이는 아빠 김태원과 오순도순 이야기도 나누고 장난도 치는, 김태원이 마음속에 그려보는 그런 아들의 모습이겠지요. 아들과 대화할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김태원, 목이 메여 눈시울을 붉히는 김태원때문에 저도 한참을 울었습니다. 주위의 시선에 상처를 받아 가족이 필리핀으로 떠나야 했다며, 이현주씨가 애들과 필리핀에 있는 이유라고 하는데, 그냥 가슴이 막막하고 답답하기만 했어요. 

제 가까운 이웃중에 김태원과 같은 케이스가 있습니다. 자폐를 앓고 있는 큰아이때문에 한국을 떠나 캐나다로 이민을 온 젊은 엄마인데, 큰아이의 자폐로 둘째를 낳은 이후 전남편과 이혼을 하고 캐나다로 와서, 재혼하고 새가정을 꾸리고 지금 잘 살고 있습니다. 캐빈엄마가 이민와서 답답하고 힘든 마음에 저희집에 자주 와서 마음을 터놓고 가곤 했는데, 캐빈은 지금 초등학고 2학년입니다. 여기서는 캐빈과 같은 경우의 아이를 스페셜로 부릅니다. 캐빈엄마는 이곳에서 재혼해서 딸아이를 하나 더 낳아, 지금은 세아이의 엄마가 되었는데, 캐빈을 학교에 입학시키고 여러가지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캐빈 아래 동생도 있고, 갓난 아이까지 생겨 캐빈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리고 올 수가 힘든 상황이었고, 캐빈 새아빠도 가게일때문에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런 사정을 학교 교장과 상담을 했더니, 캐빈 집에 스쿨버스가 다닐 수있도록 노선을 조정해 주겠다고 걱정말라고 오히려 토닥여 주더랍니다. 그리고 스쿨버스가 다니기 전까지는 학교에서 택시를 불러 등하교 라이드를 해주기까지 했습니다. 흔히 캐나다에 대해 세가지 천국이라고 합니다. 노인을 위한 천국, 어린이를 위한 천국, 장애아를 위한 천국입니다. 캐빈네 이야기를 들으며 "캐빈엄마 캐나다 이민 정말 잘했다"고 말을 해주면서, 캐나다라는 나라가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왜 우리는 이런 마음이 없을까, 딱 하나만 열면 되는데 말이지요. 마음의 눈 말입니다.
 김태원에게 부활과 좌절, 희망과 고통은 빛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운명의 쇠사슬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김태원은 가장 깊은 나락에서도 늘 부활해 왔고, 삶에 대한 관조적인 철학, 여유로움을 잃지 않는 사람입니다. 김태원의 장점이자 힘이겠지요. 음악과 그의 부인 이현주씨의 사랑이 없었다면 오늘의 김태원은 없었을 거라는 고백처럼, 그리고 10년간을 조난당한 사람들처럼 똘똘 뭉쳐 살고있었다는 가족이 김태원의 행복이라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남자의 자격 귀농일기편에서 시골집에 온 아내를 배웅하며 김태원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무릎까지 쌓인 눈을 보며 김태원이 "우현이 여기 오면 좋아하겠다. 막 뛰어나니고 그럴텐데...". 저는 그때 김태원의 말을 듣고 그냥 눈물을 흘렸어요. 글에서는 김태원이 아들이야기를 꺼냈던 심정을 차마 쓰지는 못했지만, 김태원과 부인이 도란도란하는 말이 그냥 가슴에 못처럼 박혀오더군요.
김태원은 "(우현이)같은 아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상처를 받고 떠나거나, 세상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 말을 무릎팍도사에서 하고 싶었습니다"라며, 이런 아이들을 위해서도 노래를 만들어 들려주고 싶다는 말도 했지요. 
어렵게 아들 이야기를 꺼낸 김태원, 위대한 탄생에서 아무도 봐주지 않을 것 같았던 미운 오리새끼들을, 어린 시절 상처입은 자신을 한사람이라도 봐주기를 원했던 마음으로 품은 김태원을 보며, 우리는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마음이 아픈 아들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시선이 조금은 더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그의 진심이, 김태원의 감동어록보다 더 큰 바이러스로 우리 사회에 전염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가정마다 헤어져 있는 이유가 다양하겠지만, 김태원 가정이야기는 우리가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태원이 가진 마음의 눈을 우리도 나눠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김태원의 아들같은 또다른 아이들을 바라보는 열린마음, 그것이 방송에서 정말 하고 싶었던 김태원의 아들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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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26
2011.02.07 09:14




정확히 1년전이었습니다. 남자의 자격 헐렁한 남자들이 지리산을 종주하고 무한감동으로 시청자들을 울렸는데, 1박2일이 화답한다며 설악산 종주에 나섰지요. 새해를 맞이하는 1박2일의 다짐과 각오이기도 했고, 만 4년이라는 장수프로그램으로서의 안일함에 대한 자기반성을 위한 기획이기도 했습니다. 웃음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실망을, 감동을 기대했던 시청자에게는 남자의 자격과 같은 인간승리의 감동 재탕으로 감동의 의미가 크게 와닿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게는 남격과는 다른 감동으로 이번 설악산 종주를 지켜봤습니다. 흔히 긴장감 넘치고 재미있는 프로를 보다보면, 한순간도 눈을 뗄수가 없었다는 표현을 합니다.
이번 설악산 종주편도 제게는 한순간도 눈을 떼지않고 집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남격에서는 사투하는 멤버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봤었다면, 1박2일에서는 멤버들 보다는 설악산의 설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어요. 겨울 설악산이 자랑하는 장엄한 설경과 아름다움에 한시간이 넘는 긴시간을 몰두했거든요. 그도 그럴것이 제게 겨울 설악산 등반은 꿈도 꾸지 못할 도전일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겨울 설악산의 감춰진 절경들을 이렇게 세세하게 카메라에 담아, 실상황으로 보여주는 프로를 만나기 힘들 것임을 알기에 더 집중했던 것이고요.
최종 목적지는 대청봉, 베이스 캠프는 중청대피소입니다. 백담사 코스와 한계령 코스 두 팀으로 나뉘어 설악산 등반을 시작하는 멤버들, 호동과 지원이 한계령 코스를, 수근, 승기, 종민이 백담사 코스를 선택했지요. 거리와 시간, 경사도의 난이 등등의 차이는 있었지만, 호동이 맏형답게 중급코스라고 할 수 있는 한계령 코스를 택하고, 수근은 백담사팀 조율자로 정해주기도 했는데요, 방송분량을 잘 배분하라는 의미였지만, 방송분량은 본인하기에 따른다는 것을 승기가 자연스럽게 보여주더군요. 일본진출설과 맞물려 하차설까지 나오고 있는 이승기, 방송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정리했는데, 이 부분은 별도로 언급할까 생각중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승기의 결정이지만, 괜한 추측성 기사가 오히려 이승기에게 도움이 될 것같지 않아 보이는데 왜들 그렇게 열을 내는지???  
자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 1박2일의 취지에 이번 방송처럼 100% 충실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백두산에 가다'편 역시 힘든 자기와의 싸움이었고, TV에서 그것도 예능프로에서 만나기 힘든 산이었기에 비슷한 감동도 있었지만, 백두산은 희소성의 의미가 더 크게 와닿았었지요. 그에 비하면 설악산은 아무 때나, 혹은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임에도 겨울산행이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감동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 점에서는 남격의 지리산 종주도 마찬가지였고요.
겨울산행시의 주의점에 대한 소개도 알찬 정보였습니다. 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대개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무조건 겨울산의 아름다움에 취해 대비없이 떠나고 보는 분들에게는 좋은 안전점검 교육입니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 모든 여행의 기본 수칙이겠지요. 스패츠(눈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장비)나 아이젠 등의 장비에 대해서는 많이들 알고 계실 것이고, 저체온증 위험에 대비해서 속옷으로 면티를 입지 말라는 것은, 모르는 분들도 많았을 것같습니다. 이런 주의사항은 백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좋은 정보입니다. 
남자의 자격 '지리산을 가다'와 1박2일의 설악산 종주는 그 포맷과 진행이 비슷했지만, 관점은 두 프로그램의 기획취지처럼 확연하게 달랐습니다. 남자의 자격 멤버들, 한 사람씩 따져보면 비덩 이정진을 제외하고는 부실과 허접함의 대명사들입니다. 그런 그들이 마라톤을 하고, 지리산을 종주하면서 남자의 자격 미션을 수행했던 것이고, 방송진행도 지리산에 오르는 멤버들에게 초점이 맞춰졌었지요. 인간승리의 다큐드라마 한편처럼요.

1박2일은 조금 다른 접근을 했습니다. 그들은 승기의 표현대로 용병에 가까운 남자들입니다. 예전에 나피디가 "쟤네들 프로야" 라고 했던 적이 있었어요. 승기가 "왠만한 예능인들 다 모아도 우리 못이길 걸요?" 했던 말도 기억나는데, 그들은 고도로 훈련된 예능인들입니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훈련된 예능인이지요.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 은지원마저도, 부족한 체력은 정신력으로 커버를 해나갑니다. 1박2일 멤버들은 이렇게 정신적으로도 예능프로들입니다. 그런 그들이 설악산을 종주한다는 것 자체는, 큰 화제거리나 한계에 도전한다는 이슈가 되지 못할 수도 있었던 기획이었습니다. 기껏해야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동료애로 감동적인 모습만을 보여주면서, 또하나의 감동 다큐멘터리 한편을 찍는 것에 그쳐 버렸을 지도 모를 일이었죠.
노련한 나피디는 이런 것도 어쩌면 계산에 넣었을 지도 모릅니다. 나피디와 연출팀의 카메라는 한순간도 카메라 앵글을 설악산에서 떼지 않았습니다. 극히 자연의 일부가 돼버린 멤버들, 그래서 그들이 더욱 아름다운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헉헉 거리는 숨소리, '악'소리가 절로 나는 고도의 경사, 칼바람에 피부가 찢겨져 나갈 것 같은 고통, 강호동의 표현대로라면 "피부가 얼어서 깨져 버릴 것 같다"는 혹한의 추위 속에 묵묵히 정상 대청봉을 향하는 멤버들이었습니다. 능선을 넘으면 나오는 절경에 추위도, 힘든 것도 녹여가고, 눈을 들어 바라보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파란하늘이 "왜 산에 오르느냐?"는 질문마저 삼켜 버립니다. 1박2일 설악선 종주편은 그런 설악의 순수를 담았습니다. 철저하게 자연 속에 녹아들어가 버린 1박2일이었습니다. 감동? 예능? 이런 의미를 설악산에서 찾으려 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그들은 겨울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갔습니다. 겨울 설악산 뿐만이 아니라, 지리산도, 천관산도, 한라산도 헬리콥터를 타고 산을 한바퀴 돌고, 전문 산악인들과 가서 영상을 담아서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아름다움만 담는 영상만으로 산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산과 호흡하며 산을 보여줍니다. 말로만 들었던 겨울 설악의 비경, 언제 또 감상할 수 있을지 1박2일을 보면서 고맙더군요.
왜 그렇게 힘든 일을 자처하느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1박2일입니다. 시청자들이 보내주는 사랑을 곱절로 고생하며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와 책임까지, 그들은 몸으로 실천하며 보여줍니다. 이것이 그들이 고생을 죽어라고 하며, 살을 에이는 추위속에서 산행을 감행한 이유입니다.
왜 이토록 추운데 생고생을 사서 하는가? 시청자들이 그들에게 묻습니다. 그에 대한 대답을 승기가 해줍니다. 맨몸으로 걷기도 힘든 산행, 멤버들과 제작진은 20Kg이 넘는 배낭들을 메고 올라갔지요. 승기가 더 가져간 것은 카메라였어요. 제작진들의 좋은 카메라도 있었지만, 승기는 자신의 카메라를 낑낑거리고 가지고 올라갑니다. 승기의 카메라에 왜 산행을 했는가?에 대한 대답이 들어 있습니다. 편한 길을 가지 않겠다는 의지였습니다. 2011년 연중기획을 하겠다는 취지는 제작진과 멤버들의 안일함에 대한 자기반성의 의미였지요. 이승기가 1박2일의 보물인 이유는, 제작진의 기획의도를 가장 잘 파악하고 진행하는 강호동과 더불어 1박2일의 진정성을 살리는 멤버이기 때문입니다.
다리에 쥐가 온 종민과 수근, 그래도 발걸음을 멈출수 없습니다. 함께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동생들에게 육포를 먹여주는 수근, 지원에게 꿀차를 주는 호동, 한계령팀과 백담사팀의 리더들, 출발점은 달랐지만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날 그들이기에 목표도 같은 곳으로 향합니다. 힘들어 하는 지원을 격려하며, 때로는 앞에서 리드하고, 때로는 뒤에서 밀어주면서, 마치 아기 달래듯 "우리 지원이 잘한다"고, 응원하는 한마디는 힘들다고 주저앉지 않게 합니다.
"사람은 산을 만들 수 없지만, 산은 사람을 만들어 준다"라는 호동의 명언처럼, 진정성있는 남자가 되고 싶다는 강호동의 바람처럼, 1박2일은 진정성으로 거듭나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을 하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설악산 종주는 그 채찍질의 시작일뿐입니다. 진정성은 시청자를 위한 그들의 마음의 선물입니다. 누구나 갈 수 있지만, 아무나 하기는 힘든 겨울 설악산 종주, 그리고 그들이 담아 온 겨울 설악의 절경은 시청자를 위해 몸으로 보여주는 선물이었습니다. 안일함을 반성하겠다는 의지였습니다(안일했다고 하는데 그렇게 안일한 것만은 아니었어요. 시청자들은 1박2일 멤버들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는 것을 늘 느끼고 있답니다).
지원과 호동이 "山(산)타 클로스"라며 재치있는 표현을 했었지요. 겨울 설악산 등반, 혹자는 자신의 한계에 부딪치고 이겨내는 그들의 산행기를 감동이라는 말로 표현하지만, 저는 자연이 빚은 예술품을 산타 5멤버와 제작진이 시청자들에게 준 선물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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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5 08:24




필로폰 투여와 밀반입으로 구속기소되었던 김성민에 대한 최종 공판에서 추징금 90 여만원, 징역 2년6월 실형선고가 내려졌습니다. 그동안 김성민이 방송에서 좋은 이미지를 보여 주었기에, 그의 동료들과 시청자들은 충격적 사실에 실망하고 안타까워 했습니다. 남자의 자격팀에서는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까지 법원에 제출하는 등, 김성민에 대한 동료애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법의 처벌은 엄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김성민의 마약투여에 대해서 저 역시 안타깝지만, 실형선고는 너무나 당연하고, 마땅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마약관련 전과가 없음에도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에 강도높은 처벌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동정과 법의 잣대는 엄연히 구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성민은 속옷에 필로폰을 숨겨들여와 투여했고, 대마초를 흡연한 전창걸과 연루돼 마약공급책 혐의까지도 있었기에, 실형선고는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김성민의 경우 여론의 동정과 그의 깊이 반성하는 태도가 반영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물론 재판이 진행되면서 처음 형량보다 감형되는 예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지난 17일 2차 공판에서의 4년 구형보다는 1년 6월이 감형된 것은 여러가지 정황도 고려되었다고 보여집니다. 김성민이 제출한 반성문에서도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깊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고, 김성민의 의지를 법원에서도 최종선고에서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전과가 없음에도 실형을 선고한 이유는 그 죄질이 나빴고,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점등을 들었습니다. 김성민이 단순히 호기심으로 투여했다기 보다는 상습범이었다는 점, 그리고 마약밀수까지 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을 구형하는 경우는 3회 이상 마약을 투여한 상습범인 경우, 밀반입등 죄질이 나쁜 경우, 마약공급책 혐의가 있는 경우, 그리고 도주의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라고 합니다. 
2008년 두 차례 필로폰을 밀반입한 혐의와 2010년 9월까지 5차례의 필로폰 투약, 3차례의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성민의 경우, 이에 해당하기에 중형을 면치는 못한 것이죠. 또한 김성민의 모발검사 결과 3~6cm 부분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이미 중독성이 심각했다는 것을 의미했고, 이는 필로폰을 투여하게 된 이유라고 밝혀진 여자친구와 헤어진 시점 이전이었기에, 동정을 구하는 진술로도 여겨졌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수차례 마약을 복용한 마약상습범일 뿐이라며, "김성민이 공인으로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밀수입이나 투약 횟수 등 그 죄질과 수법이 가볍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사회적 형평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주목해야 하는 점은 사회적 영향력과 형평성의 부분일 겁니다. 

연예인과 소위 사회특권층으로 불리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잣대가 적용됩니다. 어떤 경우는 그 행위가 사회적 악영향을 끼치지 않은 개인적인 일임에도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과 비난이 법의 심판보다 무서운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그 죄질이 나쁨에도 그 사람의 이미지나 사회적 영향력에 따라 선처 혹은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많지요. 그때마다 고개를 들고 나오는 여론은 사회적 형평성과 영향력, 그리고 공인으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이중적인 시선입니다. 김성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고, 도박과 뎅기열쇼로 지탄을 받고 해외체류 중 귀국해서 수사중인 신정환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고, 자기 몸에 주사한 것을 가지고 왜 말들이 많느냐? 혹은 자기 돈으로 도박을 했다는데 왜 마녀사냥을 하느냐는 말도 나옵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타인에게 강제적으로 강요하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의 돈을 훔치거나 은행을 털어서 도박을 한 것도 아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옹호하거나 동정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사회적 영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이 뭘 보고 배우겠냐는 말은 사실 한다리 건너의 걱정일 뿐입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그들과 친분을 유지하는 동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연예계가 유혹에 약하다는 것을 모르지도 않기에 더 우려스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청소년들의 흡연동기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본인의 호기심도 동기지만 친구의 권유로 했다는 경우가 상당히 높은 수치로 나옵니다. 마약이나 도박도 예외는 아닙니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진다는, 즉 나쁜 사람을 가까이 하면 나쁜 물이 들기 쉽다는 의미의 고사성어지요.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면 친구의 유혹도 쉽게 견디고, 오히려 친구를 악의 구렁텅이에서 꺼내려고 혼내겠지요.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사회적 영향력이라는 것은 이렇게 가까운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확실히 처벌을 받아야 하고, 일벌백계의 의미가 아닌, 법에 따른 엄중한 처벌 그 이상 이하의 의미도 아니어야 합니다. 법의 형평성이라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김성민은 "내가 얼마나 큰 죄를 지었는 지 뉘우치고 반성하며 살고 있다. 많은 것을 잃었다. 하지만 꼭 잃은 것 많은 아니다. 나를 아끼고 응원해주는 친구, 가족, 동료, 팬들이 있다는 사실을 가슴깊이 깨달았다"며 반성과 후회하는 진술을 했습니다. 그가 사랑을 받았고 애착이 깊었던 남자의 자격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도 "비록 끝까지 하지 못했지만, 내 인생에서 내가 죽기 전에 꼭 지켜야 할 약속은 지키겠다. 다시는 이같은 잘못을 하지 않고, 혹시 실수로 인생을 포기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분들께 힘이 될 수 있도록 꼭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며,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부모님의 이혼과 사업실패, 부모님의 생활비 부담에 대한 압박감, 그리고 세금문제로 함께 살게 된 김성민의 어머니가 뇌경색을 앓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도 알려져, 더욱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재판부에서도 김성민 개인적인 가정의 어려움과 동료들과 팬의 탄원서도 상당히 고려했음을 밝혔습니다. 마약사범의 경우 최고 무기징역에서 5년이상의 형량을 구형한다는 점에 비하면, 김성민의 경우 결코 무거운 구형량은 아닙니다. 성실하게 연예인 생활을 했다는 점, 그리고 그의 반성과 후회를 고려했다는 재판부의 의견도 있었고요.
재판부도 마지막으로 조언했듯이, 반성문에 김성민이 쓴 것처럼 절대로 다시는 영혼과 육체를 파먹는 마약과는 영원히 이별을 하길 바랍니다. 2년 6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입니다. 새사람으로 사회에 다시 돌아왔을 때, 남자의 자격 김성민 편은 새롭게 시작될 것입니다. 약속을 지키는 남자, 실수로 인생을 포기하려는 사람들께 힘이 될 수 있는 남자로 거듭나는, 그런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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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2 11:26




2010년 KBS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한 이경규가 승승장구에 나와 녹슬지 않은 독설과 입담으로 한시간을 즐겁게 했는데요, 이경규의 대상수상을 두고 부활신호탄을 쐈느니, 제2의 전성기니 평가가 많습니다. 남자의 자격 맏형님으로 남격을 성공으로 이끈 주역 이경규, 토크쇼에서 이경규나 그가 출연하는 방송에서의 이경규는 늘 한결같은 모습입니다. 독설과 버럭,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멘트입니다. 스스로도 인정하는 날로 먹는 이경규의 예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밉지가 않고, 오히려 그가 예능천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합니다.
이경규의 예능에는 억지로 만든 작위성이 없습니다. 억지(버럭) 자체가 그의 성격이고 캐릭터입니다. 박명수와의 버럭 차이를 설명했는데, 박명수는 버럭개그를 의도적으로 캐릭터화 시켰다면, 자신의 버럭은 성격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진실이 담겼다고 하더군요. 여기서 진실이라는 것은 진정성이라는 의미와는 다른, 진짜로 버럭 짜증이 나서 감추지 않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나 제작진, 혹은 동료들은 그의 진심이 드러나는 진짜 버럭을 보며, 움추러들거나 기분이 나빠야 하는데, 이상하게 이경규가 버럭대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이경규의 말대로 가끔 무서울 뿐이지요. 
무서웠던 이경규, 그러면서도 웃겼던 이경규가 어딘지 모르게 달라져 보인 것이 남자의 자격이었습니다. 어리광섞인 짜증이 늘었고, 귀찮고 싫은 것은 어리광 섞인 진심짜증을 내면서도, 제작진의 말을 듣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성질은 변화하지 않았는데, 성격은 변화한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지요. 승승장구에서 5년만에 부활한 비밀이 성격 변화였다고, 그 스스로가 진단했던 이유였습니다. 저는 그 말이 너무나 공감이 되더군요. 독불장군 이경규가 경규옹이라는 애칭을 받게 된 변화는, 그가 느끼는 세월의 무게였다는 말이 새삼 숙연하게 합니다.
이경규는 장난스럽게 말합니다. 자기가 지나가면 홍해바다처럼 주위가 갈라진다고요. 처음에는 이경규라는 연예계의 네임밸류의 무게때문에, 그의 지랄같은 성격때문인 줄 알았다고요. 그런데 어느새 연예계의 어른이라는 자리에 있는 그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신인시절 그가 다른 선배들을 위해 길을 내줬던 것처럼, 그가 그 선배의 위치에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성격을 변화한 것은 그가 선 자리의 책임때문이었음이 이경규의 말에서 읽혀지더군요. 그동안은 자기가 잘나서 그 자리에 온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선배라는 위치에 있는 자신을 돌아보고, 이제는 사랑, 봉사, 희생, 정, 고마움을 표현해야 할 때라고 깨달은 순간, 이경규는 변화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경규로 변화한 겁니다. 제작진에게 반기를 들지않았고, 그러면서 새로운 관계로 사람들과 융화되는 것이 즐거웠다고 하지요.
이경규에게 대상을 안겨준 남자의 자격팀은 무한도전 평균이하의 남자들처럼 특출난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저마다 잊고 싶은 사연들은 하나씩 있는, 체력도 형편없고 딱히 예능인으로서 인기도 없었던 멤버들이었지요. 하다못해 20년 가까이 <일요일 일요일밤에>를 진행하며, 국민MC의 자리에 있었던 이경규는 날개없는 추락을 했었던 침체기에 있었던 시기였고요.
마라톤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물과 감동을 안겨주고, 시청자들에게 하모니라는 가슴 꽉찬 감동을 선물한 합창단은 남자의 자격을 예능을 넘는 감동드라마로 각인시켰고, 남자의 자격은 이경규의 부활이라는 결과까지 안겨주었던 것이 사실이에요. 사람들은 말합니다. 오늘의 남자의 자격이 합창단때문에 있게 된 것이라고요. 이경규에게 대상을 안겨준 것은 카리스마 박칼린 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요. 일정부분 덕을 보기도 했지만, 저는 이경규가 있었기에 남자의 자격이 가능했고, 그것이 이경규의 힘이고 녹슬지 않은 저력이라고 생각해요.
이경규의 입은 무섭습니다. 그가 무의식적으로 입을 연 것이 예언처럼 들어맞은 일들이 많았지요. 가볍게 지나치기에는 이경규의 독설은 뼈와 살이 되는 충고가 되기에,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승승장구 메인MC 김승우와 보조 MC의 역할을 촌철살인 독설로 날카롭게 분석하는 말은, 그동안 승승장구를 보면서 느끼던 문제점을 한마디로 정리해줬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방송을 보니 승승장구를 많이 본 것 같지는 않았는데, 출연을 위해 몇편을 보고도 문제점을 정확하게 집어낸다는 것은, 30년 방송인생의 노하우에서만이 아닌, 그의 타고난 MC로서의 진행감각 때문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성수에게는 불편한 지적일 수도 있지만, 김승우와 캐릭터가 겹치는 것과 김성수에게 동료 수발이 가장 중요하다며, "같은 자리에 앉았다고 메인MC와 동급으로 생각하고 있느냐?"고 지적하는 말은 김성수에게는 피같은 조언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승승장구의 중심역할을 하는 김승우와 같은 컨셉으로 진행을 하는 김성수를 보며, "왜 저기 앉아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이경규가 그 핵심을 말해 주더라고요. 보조MC들은 토크쇼를 다큐쇼로 만들지 않는 양념같은 역할을 하지요. 이기광과 김성수에게 자유롭고 과감하게 톡톡 쏘는 양념들이 되라는 말은 30년 예능선배로서 좋은 충고였습니다. 승승장구 이경규편을 보면서, 이경규의 예능의 정석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도 했던 이유였어요.
남자의 자격 수장으로서 말하기 힘든 부분에 대한 질문도 있었지요. 마약투여로 구속된 김성민에 대한 질문에 "잘 잡혀갔다고 생각한다"라며, 그의 깊은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제 개인적으로는 남자의 자격팀이 김성민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지만, 이경규는 남자의 자격 큰형님으로서 뿐만아니라, 예능계의 선배로서도 귀감이 되는 말로 심경을 밝혔습니다.
김성민이 구속수감되기 전에 문자로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면서, 이경규에게는 자기때문에 대상을 못타게 될까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고 하지요. 이경규는 김성민의 구속에 대해 "안타까운 일이지만, 잘 잡혀갔다. 안 잡혀갔으면 계속했을 것이고, 재기하기 힘들었을 것이고, 끊을 수 없기 때문에 잘된 일이다"이라고 칼같이 잘라 말하더라고요.
이경규의 가족같은 큰형으로서의 진짜 사랑이, "잘 잡혀갔다"는 말에 담겨 있었습니다. 자식을 잘되게 하기 위해서는 매를 들라는 말이 있지요. 자식이라고 잘못을 숨겨주고, 오냐오냐 넘어가 버리면, 더 큰 잘못을 저지를 수 있기에, 잘못에 대해서는 죄값을 치르게 하는 것이 진짜 그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죄값을 치르고 돌아왔을 때, 사람사는 사회에서 용서하고 함께 살 수 있을 것 아니겠느냐는 이경규, 김성민을 안타깝게 생각했던 팬들도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김성민이 죄값을 치르고 돌아오면, 따뜻하게 받아주고, 다시는 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그의 재기를 응원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빨리물어 빵 코너에서 폭탄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듣기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강호동과 유재석을 비교하는 부분에서는 이경규의 재치에 빵터지기도 했습니다. 세간에서 다 인정하는 규라인이 이경규-강호동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요. 강호동을 씨름판에서 예능으로 이끌어 준 인물도 이경규였고, 대상수상에 누구보다 강호동이 축하해 주는 모습도 보였지요. SBS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강호동이, 연거푸 이경규를 번쩍 안아 존경의 예를 표한 것도, 두 사람의 끈끈한 인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기도 했고요.
"국민MC 강호동-유재석 중에 누가 더 장수할 것 같느냐?"는 시청자의 질문에 이경규는 강호동이라고 서슴없이 대답했지요. 그리고 부연설명이 이어졌는데, 이경규의 빵터지는 재치에 한참을 웃었습니다. "강호동은 욕을 많이 먹는 스타일이에요. 욕먹는 사람이 오래 살잖아요". 말 그대로 장수한다, 즉 오래산다는 말에 대한 대답으로 재치를 발휘한 것입니다. 그리고 유재석에 대한 애정은 별도로 언급합니다. "유재석은 너무 착한 스타일이에요. 조금의 흠집이라도 나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기가 쉬워요. 유재석이 너무 착해서 우리같은 사람이 욕먹는 거에요. 우리의 적이에요".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들렸겠지만, 저는 이경규의 됨됨이와 개그감이 함께 녹아있는 발언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강호동과 유재석을 다 좋아하는 제 귀에는 이경규가 두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같은 무게로 말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강호동의 카리스마 진행과 유재석의 배려가 넘치는 진행은 두 사람의 대별되는 진행스타일이지요. 강호동을 아끼는 이경규는 강호동이 욕을 많이 먹어서 오래산다며 장수할 것이라고 응원을 해주었고, 유재석은 이경규나 강호동같은 독설스타일의 진행자에게는 적이라는 말로 유재석의 인간성을 최고로 띄워줬습니다.
여기서 장수의 의미는 가볍게 해석을 하고 넘어가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말에 욕먹는 놈이 오래산다는 말을 그런 식으로 빗대서 유머스럽게 말했을 뿐이었다고 생각되었거든요. 대상 수상을 크게 한탕했다고 표현한 것처럼, 그의 독설개그를 잘못 이해한 곡해가 불거져 나와서, 승승장구에서 더 크게 한 탕한 이경규였습니다. 그러니 시청자들은 경규옹의 발언을 오해하지 말자고요^^*

이경규의 생각을 더 깊이 볼 수 있었던 말은 경쟁프로그램을 언급할 때였습니다. 강호동과 유재석에 대한 비교와 같은 맥락으로 저는 이해가 되더군요. 900회를 진행했던 자식같은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밤>을 떠나면서, 이경규는 마치 오랜 직장을 떠나는 기분이었다고 합니다. 순간 그때의 허탈하고, 서운하고 씁쓸했던 감회가 생각나는지 이경규의 얼굴에 잠시 서글픔이 드리워지기도 했는데요, "독식은 좋지 않다. 공생이 좋다. 균형이 좋다"는 말로 정리를 하더군요. 강호동이 대상을 수상하면서 유재석의 경쟁자라는 말이 가장 듣기 좋은 말이라면서, 함께 가자고 했던 말이 생각나기도 했어요.
어느 프로가 되었든지 시청률이라는 부담과 높은 시청률에 대한 욕심이 왜 없겠어요. 하지만 경쟁이 없는 프로는 도태되기가 더 쉽다는 뜻도 포함되었기에, 단순히 이경규가 인기를 위해 두루뭉실 좋은 말로 포장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요즘 1박2일을 보면 일요일 예능독주 프로그램이라는 나태한 무사안일주의가 눈에 띄고 있어서, 저는 이경규의 말이 더 와닿더군요.
시청자를 감동으로 눈물흐르게 했던 마라톤편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 놓았는데요, 탈진한 이경규가 포기를 하고 앰뷸런스가 왔던 위기의 순간이 생각나면서, 그때의 감동으로 또다시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쉰이 넘은 이경규에게 마라톤이라는 힘겨운 자기와의 싸움이 미션으로 주어졌을때, 사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그가 포기해도 다 이해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어요. 완주보다는 사고없는 방송이기를 더 바랬기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이경규는 앰뷸런스를 타지 않았지요. "앰뷸런스를 타고 가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경규는 이겼고, 시청자는 이경규가 해내는 것을 보며, 감동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경규의 부활이 이미 이뤄진 순간이었습니다.
결승점에 도착해서 눈물이 흘렀다고, 그러나 카메라가 잡아주지 않았다며 특유의 공치사 너스레를 떨면서도, 이경규는 더 깊은 마음으로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더군요. 결승점이 가까웠을 때 이윤석이 "함께 가자"며 팔을 잡았는데, 뿌리치고 혼자 들어왔다고 했지요. "둘이 들어오면 표가 안나잖아요?" 
티내는 것은 엄청 좋아하는 경규옹이 개그로 웃겨주기도 했지만, 그 이면에는 라스트 주자 이윤석에 대한 그의 깊은 애정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이경규의 오른팔, 왼팔, 오른발, 왼발, 충복이라는 말로도 비유되는 국민약골 이윤석을 위한 배려였습니다. 남자의 자격 마라톤편은 기록의 싸움이 아닌 자기와의 싸움을 보여 준 프로젝트였기에, 1등의 의미는 없었습니다. 완주에 있었지요. 쉰이 넘은 노장 이경규보다, 국민약골 이윤석이 해내는 것을 라스트로 보여주고 싶었던 이경규의 깊은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속깊고 멋진 형이었습니다. 
항상 자신이 중심이라고 생각했다는 이경규, 자신의 능력으로 모든 것을 이뤘다는 자만심을 내려놓고, 그는 어깨동무를 할 줄 아는 어른, 후배가 자신의 어깨에 팔을 걸칠 수 있게 어깨를 내어주는 넓은 가슴을 가진 형님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예능계의 큰 형님의 자리에 선 이경규, 그가 대상 수상소감에서 "눈내리는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내 딛으면서, 후배들에게 길잡이가 되고 싶다"라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과거의 이경규가 독불장군이었다면, 지금은 독설제왕으로 업그레이드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독설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 그의 독설에는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독기(혹은 무서움)속에 웃음이 있었다면, 요즘 이경규의 페이소스에는 애정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착한 유재석은 우리의 적이다" 라는 멘트처럼요. 옆집 아저씨같은 편안함으로 가끔은 방송 속에서도 놀고 있는 듯한 개구진 그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한 발 앞서 후배들에게 길을 만들기를 주저하지 않는 예능계의 큰형님, 독설제왕 이경규가 올해도 승승장구하며, 후배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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