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의여왕'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10.19 '역전의 여왕' 여왕의 귀환, 노련한 김남주의 변신 (15)
  2. 2009.12.31 'MBC연기대상' 여왕이자 엄마였던 고현정, 아름다웠다 (53)
  3. 2009.08.21 '아부해' 윤은혜, 몸에 맞지 않는 옷 벗어라 (34)
2010.10.19 07:35




내조의 여왕 시즌 2라 할 수 있을 역전의 여왕이 첫방송 되었는데요, 김남주를 제외하고는 대폭 물갈이를 했다는 것 외에는 전작의 틀에서 크게 변화한 것은 없었습니다. 달라졌다면 내조의 여왕이 커리어우먼으로 변신해 회사라는 전쟁터로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김남주, 정준호, 박시후, 채정안, 하유미 등 캐릭터 강한 연기파 배우들과 박정수, 유지인, 김용건 중견연기자들의 포진은 드마마를 한층 맛깔스럽게 버무려 줄 것이라 기대가 큽니다. 역전의 여왕 첫회를 보니 내조의 여왕과 마찬가지로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로맨틱 코미디로 방향을 잡은 듯 보입니다.
내조의 여왕에서의 김남주의 무식어록이 화제가 되었을 정도로 박지은 작가의 톡톡 튀는 대사가 재미있었는데요, 첫회부터 화제가 될만한 대사들이 터져 나오더군요. 아직도 기억에 남는 "나 토사구땡 당했어". "카드 마그네슘이 손상되었나봐", "이거 완전 설상가상(금상첨화)이잖아", "나침반(주사위)은 던져졌는데", "군대일학(군계일학)", "인생사 다홍치마(새옹지마)" 등 무식어록의 계보를 새롭게 이을 황태희의 독설어록이 벌써부터 기대되는데오, 첫회 무식어록에 비하면 강도는 약했지만, 황태희의 성격을 보여 주기 위해 선덕여왕 미실의 대사를 인용하는 재치를 담아내기도 했지요. "미실이 그랬대며? 사람은 실수할 수 있다고. 하지만 내 사람은 안된다고... 나도 그 여자 말에 절대 동감이야"라는 대사를 들으니, 황태희의 직장생활의 난관에서 무시무시한 독설들이 품어져 나올 것 같은데, 작가의 재치넘치는 불이익에 대한 일갈이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황태희라는 인물은 서른 세살의 능력있는 노처녀 기회개발실 팀장, 이른바 인사권의 실세인 한송이 상무(하유미)의 줄을 잡고 승승장구하는 커리어 우먼입니다. 빡빡하고 깐깐한 성격때문에 부하직원들에게는 인기없는 소위 직장내 '왕따상사'지요. 그런 그녀에게 새로 들어 온 신입사원 봉준수(정준호)의 광채나는 외모에 콩깍지가 씌워지고, 봉준수를 잡기 위한 노처녀의 솔로탈출 작전이 시작되지요. 서울에 아파트 한채를 소유하고 있으며, 통장 열 두어개를 가진 능력있는 커리어우먼이라는 외적조건은 가진 것 없는 봉준수의 눈에는 잘 잡으면 아내 덕에 편하게 먹고 살겠다는 좋은 결혼조건입니다.
사시, 행시,외시, 공무원시험까지 국가고시는 다 준비했던 봉준수는 사귀던 애인 백여진(채정안)에게 채이고, 보란 듯이 같은 회사에 취직해서 소심한 복수를 해줄 요량이었지만, 노처녀 팀장 황태희의 구애에 넘어가게 됩니다. 황태희의 조건이 좋았던 이유도 있지만, 봉준수에게 황태희는 자신의 헌신을 요구했던 과거의 여자친구들과 달리 황태희의 헌신적인 모습이 좋았지요. 일부러 두 번씩이나 점심을 먹고,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는 자신을 조건없이 좋다고 해주는 여자가 처음이었던 봉준수는 양가의 어머니의 반대에도 노처녀 황태희와 결혼을 단행하지요. 사실 두 사람의 결혼과정이 너무 급진전되어, 옥의 티였습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사무실에 출근한 사내커플 황태희 봉준수 부부는 황당한 인사에 당황하게 되지요. 황태희의 든든한 빽이었던 한상무(하유미)가 그야말로 황태희를 토사구팽해 버렸던 게지요. 노처녀 히스테리의 결정판 한상무가 새로 발탁한 충견은 봉준수의 옛애인 백여진(채정안)입니다. 옛애인 봉준수에게 구애를 하는 황태희에 대한 질투와 봉준수에 대한 미련으로 백여진이 한상무와 황태희 사이를 이간질하고, 황태희를 괴롭히기로 작정한 듯 보이더군요. 가지기는 싫고 남주기는 아까웠던 봉준수를 뺏기고 나니, 자존심도 상하고, 봉준수와의 과거 사랑도 새록새록 아쉬운 백여진, 아무래도 시시콜콜 황태희를 걸고 넘어질 밉상 캐릭터가 될 듯합니다. 게다가 황태희의 팀장자리까지 꿰차고 앉았으니 말입니다. 
첫회, 스피디한 전개는 돋보였지만, 황태희와 봉준수의 결혼이 너무 빠르게 진행된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혼기 지난 노처녀의 결혼이라고 하지만, 황태희라는 깐깐하고 도도한 여자가 너무 쉽게 결혼을 결정하는 모습은 성급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황태희는 결혼을 하고 싶다는 탈노처녀 심리로, 봉준수의 경우는 황태희의 조건에 혹해 결혼했다는 인상도 크거든요. 결혼의 형태야 열렬히 결혼해서 사랑한 커플도 있고, 조건을 따져 결혼하는 경우도 있지만, 번개불에 콩볶아 먹듯 치른 결혼이라, 결혼전 두 사람이 진실한 사랑을 키우는 과정이나 계기가 좀더 디테일하게 묘사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봉준수라는 캐릭터는 아직 다 파악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지만, 내조의 여왕에서의 온달수와 비슷하지 않나 싶더군요. 소심하고 능력은 있어 보이기도 하고,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뜨뜨 미지근한 성격이라는 의미지요. 매달리는 백여진을 뿌리치는 모습에서는 뜨거운 사랑보다는 편안한 사랑을 택한다는 말로 정신적, 경제적 조건을 따지는 남자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강렬한 인상으로 드라마에 등장할 때마다 파격적인 변신을 보여주는 하유미는 물귀신 같은 노처녀의 성격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싱글녀의 고독을 부하직원에게 까지 동지의식으로 강압하는 성공한 노처녀, 결혼은 그녀를 배신하는 행위로 보는 싸이코같은 성격도 있지만, 결혼한 여성에게 질투심도 상당히 강한 인물입니다. 결혼한 여성은 성공할 수 없다는 식으로 성공에 대해 위안을 삼고 있기도 하지만, 독신주의자라기 보다는 결혼을 못한 노처녀 같아 보이더군요.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하유미의 캐릭터 변화도 상당히 기대되고 흥미롭습니다. 이런 캐릭터가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 떠오르는 캐릭터라서 말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가장 기다리고 있는 배우는 박시후인데요. 서변앓이로 인기가 하늘을 찔렀던 박시후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궁금해서 말이지요. 아무래도 시즌드라마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전작에서의 태봉씨와 비교가 될 듯도 한데, 태봉씨의 인기몰이를 박시후가 이어가게 될 지 또한 기대가 됩니다. 저는 100% 확신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첫회부터 시선을 뗄 수 없게 한 배우는 역시 황태희 역의 김남주였습니다. 김남주의 노련미 느껴지는 코믹과 정극 사이의 균형감각이 돋보였는데, 사무실에서 부하직원들을 잡는 모습에서는 사무적이고, 깐깐한 직장상사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한눈에 꽂힌 봉준수를 꼬시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위의 내숭을 섞어가며 과장되지 않은 코믹연기를 보여 주더군요. 포장마차에서 봉준수에게 신세타령을 하는 모습에서는 황태희의 감춰진 진짜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고 말이지요.
"난 참 궁금해, 학교다닐때는 공부열심히 했고, 기쓰고 취직했고, 독하다 욕먹으며 일했는데 우리 팀 왕따, 친구들한테는 인생 뒤쳐지는 애, 엄마에게는 창피한 딸"이라고 독백처럼 주절거리는 황태희, 아마 봉준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이때였지 싶더군요. 물론 봉준수와 함께 있고 싶어 밥을 두 그릇씩이나 먹었다는 말에 감동도 받은 모습이었지만, 직장상사가 아닌 황태희에게 연민같은 것도 느꼈을 듯 싶어요.  
김남주가 첫회부터 강단있는 카리스마와 내숭연기로 코믹과 정극의 적절한 균형을 잡아주며 종횡무진 활약을 했는데요, 내조의 여왕 천지애와 판박이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했는데, 억척스런 아줌마 천지애는 없고, 노처녀 황태희의 캐릭터가 더드라져 보였어요. 비슷할 수도 있을 캐릭터를 직장여성이라는 컨셉으로 변신한 김남주의 노련한 연기력이겠지요. 김남주를 내세운 역전의 여왕이 월화드라마의 주도권을 잡을 지, 그녀가 또 하나의 여왕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본격적으로 직장 여성들의 질투와 암투, 경쟁을 보여줄 역전의 여왕, 다만 한가지 캐릭터를 설정함에 있어, 노처녀로 성공한 직장여성 한상무나 황태희가 사적인 감정으로 부하를 다루는 모습은 억지스러운 감이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롤모델이 될 수도 있을 성공한 직장 여성들을 사적인 감정으로 질투하고 응징하는 모습은, 단지 캐릭터의 일부인 것은 이해하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공감가지 않는 설정이었습니다. 커리어 우먼을 직장 내에서의 직급의 정도로 구분하고 있는 모습은 설득력과 공감을 얻기에는 억지스러운 감이 있더군요.

능력과 직급이 비례하느냐, 줄타기와 직급이 비례하느냐의 싸움을 보여줄 황태희의 역전극, 직장 여성의 애환과 일에 대한 열정, 부당한 대우, 처우 문제등을 드라마를 통해 얼마나 속시원히 보여줄 지도 기대는데요, 막장 설정이 없다는 점이 일단은 마음에 드네요. 천지애를 버리고 황태희로 돌아온 여왕 김남주, 남편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자신을 위한 싸움입니다. 직장 여성의 일과 사랑, 가정, 성공을 위한 열정을 김남주의 좋은 연기가 기대됩니다.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다소 능글거리고 코믹하게 변신할 거라는 박시후의 새로운 변신도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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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1 07:17




여왕다운 고현정의 호탕한 대상 수상소감 - 여왕이자 엄마였고 진정 아름다웠다
연말 최고의 관심사는 MBC연기대상의 대상을 받을 주인공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상의 영예는 선덕여왕 미실의 고현정에게 돌아갔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고, 왕좌의 자리가 아깝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연기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최대 관심사는 고현정이 시상식에 참가할 것인지 아닌지부터 이슈가 되었습니다.
고현정은 데뷔 이래 한번도 시상식 행사에는 나타나지 않아 MBC로서는 고민이 컸다는 것도 사실이지요. 세간에 고현정이 참석하지 않으면 김남주와 이요원이 수상을 하게 될 것이다라는 추측들도 있었는데요, 고현정측이 참석을 통고함으로써 대상을 탈 것은 확실시 되는 분위기였지요. 선덕여왕은 11개부문에서 상을 휩쓸면서 2009년 최고의 드라마였음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연기대상 시상식 진행자였던 이휘재씨와 천명공주 박예진씨가 선덕여왕팀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박예진이 춘추 유승호에게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만나는 아들이라고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천명공주의 죽음 이후에 유승호가 등장했으니 처음 상봉하는 모자 상견장이더라고요. 이제 18살되는 유승호를 보면서도 설레인다는 박예진의 멘트처럼, 멋진 모습으로 연기대상에 참석한 유승호군은 알천랑 이승효와 함께 남자 신인상을 수상했지요. 선덕여왕이 끝나자 시원하다는 김유신의 엄태웅은 머리를 깎아서 시원하다면서 웃어 보였는데요, 그동안 과묵한 김유신의 표정과는 사뭇 대조적인 표정의 웃음이라 잠시 엄태웅에게 저렇게 소탈스러운 표정도 있었나 싶더라고요. 그만큼 김유신의 우직한 모습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고현정은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고, 평소에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휘재씨에게도 "미친 것 아냐?"라는 다소 과격한 농담까지 건네기도 했는데요, 평소 친한 이휘재의 진지한 표정에 대한 멘트였던 것 같은데, 급수습하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대상 수상후보를 발표하는 순간에는 "고현정씨, 어려 보일려고 얼굴에 바람 넣는 것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이휘재가 재치있게 복수도 해주면서 웃음도 주었지요.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에게 던지는 농담이었지만, 호탕한 고현정의 모습이었습니다. 
명실공히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았던 선덕여왕을 사랑받게 한 주인공은 미실이었습니다. 미실이라는 인물은 고현정으로서는 처음으로 도전하는 악역이었고, 또한 첫 사극출연이라는 것으로도 고현정에게는 시험무대였을 겁니다. 그리고 50부에서 미실의 죽음으로 하차할 때까지 고현정은 미실=고현정으로 혼신을 다한 연기를 보여주었지요. 미실의 하차로 선덕여왕을 시청하는 재미가 없어졌다는 허탈감까지 느끼게 했으니까요. 고현정은 미실이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으로 안방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미실에 빠져들게 했었습니다. 고현정은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는 미실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고, 아름다운 여배우로 자리를 빛내 줄 뿐이었어요.     

연기대상 수상 소감으로 "아이들이 보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 장면에서는 같은 엄마인 입장에서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1부에서 아역상을 수상한 전민서양이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장면에서,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있던 고현정의 표정이 잠깐 어두워지는 듯 했습니다. 이혼 후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엄마로서의 그리움을 감추지는 못하나 보다싶어서 마음 한켠이 찡해졌어요. 아주 잠시 잡힌 장면이었지만, 화려한 대스타이기 전에 엄마일 수 밖에 없는 모습이더군요.
이혼이라는 상처보다는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엄마로서의 그녀의 아픔을 감출기는 힘들었을 거에요. 그래서인지 대상 수상소감을 짧게 끝내 버리는 고현정에게 이휘재가 더 길게 말해달라는 주문에도, 고현정은 상투적인 인사는 못하고 말더라고요. 울고 싶지 않았겠지요. 고현정은 엄마로서 자랑스러운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것이 나타났어요.
언젠가 고현정이 강호동의 무릎팍도사에 출연해서 했던 말이 겹쳐지더라고요. 아이들을 만나지는 못하지만 엄마가 어떤 일을 하는지는 지켜봐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었는데, 고현정의 무대에서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순간 고현정씨에게 말해주고 싶더군요. "고현정씨, 무대에서의 엄마 모습을 아이들이 지켜 봤다면, 정말 엄마 고현정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겁니다" 라고요. 선덕여왕의 미실과 함께 한 시간들이 행복했고, 고현정의 대상 수상에 기뻤던 순간이었습니다.
연기대상 수상식에 나선 고현정은 꾸밈이 없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시상식을 봐왔지만 대상 발표 순간에 고현정처럼 호탕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은 처음 본 것같아요. 다소곳하게 일어나 인사를 할 거라 생각했는데,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김남길과 벌떡 일어나 하이파이브를 하더라고요. 
고현정의 수상소감 역시 고현정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었던 것 같아요. 사실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대상을 수상하게 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도 고현정은 평소 소탈한 그녀답게 수상소감도 준비하지 않은, 그저 즉석에서 나오는 생각 그대로를 말할 뿐이었어요. 혹자는 준비하지 않은 고현정의 자세에 대해 뭐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그 모습 그대로 좋았습니다. 아이들 생각에 울고 싶지 않고, 어색한 무대에서 가식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 자체가 좋았어요. 연기대상을 수상한 고현정은 2009년 최고의 배우였고 여왕다웠고, 그리고 엄마로서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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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1 12:55





윤은혜의 2년만의 복귀작이라는 기대와 관심을 받은 '아가씨를 부탁해'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1,2회를 본 소감은 솔직히 실망반 기대반입니다. '아가씨를 부탁해' 첫회가 나가자마자 시선을 한몸에 받은 사람은 주인공 윤은혜였는데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실망이 컸다는 부정적인 평이 많았습니다.
극중 윤은혜는 강산그룹의 유일한 상속녀 강혜나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집안배경이나 성격은 '꽃남'의 구준표와 '환상의 커플' 한예슬을 합쳐놓은 한국의 패리스힐튼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세계 최고 호텔갑부의 상속녀 패리스힐튼에 비하면 강혜나의 씀씀이는 새발의 피정도겠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40만평 부지의 저택이며 수영장, 테니스장, 골프장에 검도수련장, 나아가 과장의 결정판인 자가용비행기가 뜰 수 있는 격납고까지 갖춰져 있다니 눈이 휘둥그레지더군요. 우리나라 최고 재벌되시는 분 혹은 돈 많은 분들 집에도 저런 게 두루 갖춰져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아마 없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유명 헐리웃스타나 스포츠 선수 중에 이런 규모의 저택을 소유한 스타들도 몇 있지만 거긴 땅덩어리라도 넓지요. 일가구 일주택도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저런 집이 있다고 드라마에서 뻥을 쳐주시니, 드라마를 시청하는 다수의 서민들에게 눈요기라도 하라는 배려인지 꿈도 꾸지말라는 건지 드라마가 무슨 의도로 보여주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냥 호텔같은 집만 보여줘도 아, 살만한 집이구나라고 알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무슨이유로 드라마에서 상류층이라고 하는, 혹은 재벌가라고 하는 집안 구석구석을 돈으로 쳐발라 보여주고 있는지...이러다가는 과장 조금 더해서 정원의 잔디에도 금가루 섞은 물을 주고 있으며, 마당의 조약돌들도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를 깔았다는 집도 등장할 것 같습니다.
놀라운 저택을 구경하다보니 서론이 길어졌네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아가씨를 부탁해'는 첫방이 나가자마자 곧바로 윤은혜의 발음문제와 연기력 논란, 그리고 인물 설정 및 스토리가 '꽃남'과 겹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영화 문근영, 김주혁 주연의 '사랑따윈 필요없어'도 떠오르더군요. 빚5,000만원을 갚기 위해 재벌상속녀의 수행비서로 들어간 서동찬(윤상현)과 사채를 갚기 위해 앞 못보는 상속녀 문근영에게 접근한 클럽호스트 줄리앙(김주혁)의 인물이 거의 흡사했거든요. 
1, 2회를 시청하고 보니 윤은혜의 발음이 거북한 것은 사실입니다. 연기력 논란이 있을 정도로 대사처리도 어색한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었구요. 윤은혜에 대해서는 사실 예전부터 연기력 논란이 많이 있었습니다. 윤은혜의 전작들  '궁', '포도밭 그 사나이', '커피프린스 1호점' 등의 작품들에서도 윤은혜의 발음과 연기력 논란은 초반부에 항상 있어 왔던 지적들입니다. 그런데도 윤은혜는 드라마 종영시에는 연기력 논란을 잠재우고 흥행보증수표라는 꼬리표를 달고 주목받는 스타급 배우로 섰지요. 그래서 윤은혜를 가벼이 평가할 수 없는 점이기도 하지요. 물론 가벼이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 드라마만 흥행시키면 연기력은 문제될 게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저는 '아가씨를 부탁해' 1, 2부를 보고 윤은혜의 발음과 연기력이 드라마를 망치고 있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 공감은 하지만, 또 한가지 윤은혜가 혹평을 받은 이유는 옷을 잘못 입혔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윤은혜가 전작들에서 성공한 이유는 몸에 맞는 옷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전작 3편에서 윤은혜가 맡은 인물들은 모두 명랑쾌활 말괄량이 캐릭터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아가씨를 부탁해'에서는 전작들에서의 윤은혜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이 도도하고 지 꼴리는 대로 사는, 한마디로 한번 부딪치면 3년은 재수없을 것 같은 왕재수 싸가지 재벌상속녀 역할을 맡았습니다. 한마디로 윤은혜에게 구준표의 옷을 입혀버린 것입니다.
극 중 강혜나가 가진 모든 것들, 즉 집안 배경이며 수십명의 하녀, 하인들, 수행집사, 강혜나 할아버지 회사 강산그룹까지 시청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완벽한 허상의 궁전입니다. 그런데도 이 가짜의 궁전에서 윤은혜에게 진짜가 되어보라고 밀어붙이는 거죠. 결과적으로 구름같은 허상위에 무대를 만들어두고 공연을 하라고 하니 연기도 소꿉놀이도 아닌 황당한 연출이 돼버린 것이구요. 그러다보니 시청자들은 변해버린 그녀의 모습이 달갑지도 않고 익숙하지도 않지요. 몸에 힘을 주니 연기는 어색해지고 힘을 풀자니 극 중 강혜나의 인물과 맞지 않고... 그러다보니 다양한 역할을 해보지 않은 윤은혜는 힘조절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발음은 꼬이고 연기는 어색해지고...

그런데도 이 드라마를 기대하는 이유는 앞으로 나사 한둘 씩 빠져 조금은 맹탕인 듯한 강혜나를 매끄럽게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때문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강혜나도 화장실가서 방귀뀌고 일도 볼텐데요. 아마 방귀뀌는 모습까지 보여줄 지도 모르지요. 코믹멜로를 지향한다고 하니 윤은혜도 코믹하게 제대로 망가져 줄 것으로 보이구요.
다행인 점은 윤은혜를 '내조의 여왕'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 새로운 꽃미남으로 등극한 윤상현이 받쳐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찬란한 유산'이후 밝고 홛달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문채원, 미소가 아름다운 꽃미남 정일우까지 윤은혜의 주변에 포진하고 있으니 시청자들의 시선이 분산될 것은 당연합니다. 동시간대 '태삼'에서 똑같이 발음문제와 연기력 논란에 있는 성유리가 '지성'과 '이완'의 도움을 전혀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윤은혜는 이름처럼 은혜를 입었었다고도 보여지네요. 
이런 이유로 '아가씨를 부탁해'는 혹평에도 불구하고 몰락의 길을 걸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동시간대 방영되고 있는 '태양을 삼켜라'가 스토리의 허술함으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고, '혼'은 드라마 성격상 마니아들에게 시청률을 의지하고 있으니 절대강자가 없는 수목드라마에서 새로운 강자가 될 가능성은 높아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윤은혜는 지금의 발음문제와 연기력 논란도 몇회만 지나면 "없던 일로 해주세요"라며 사랑을 받을 것 같구요.
'아가씨를 부탁해'가 다른 유사한 드라마와 같은 진부하고 과장된 설정을 겁도 없이 취한 것은 시청자들이 무엇에 열광하는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나와는 다른 사람, 너무 많이 가져서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지위와 부를 가진 주인공이, 우리와 조금은 가깝게 느껴지는 인물로 망가져 가는 것을 즐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그 주인공이 왕싸가지 왕재수인 성격을 가진 인물이라면 시청자들의 카타르시스를 해소하는 즐거움도 배가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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