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민우'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1.02.23 '마이더스' 김희애, 부드러움 속에 감춘 욕망의 이중성 (21)
  2. 2010.10.01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멜로연기의 가능성 보여 준 이승기 (11)
  3. 2010.09.30 '여친구' 해피엔딩을 위한 깜짝 선물, 미호의 웨딩드레스 (26)
  4. 2010.09.25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이승기 연기의 매력, 멋내지 않은 진심 (23)
  5. 2010.09.24 '여친구' 해피엔딩을 위한 복선, 미호의 꼬리는 지금 몇개? (31)
2011.02.23 09:15




장혁과 김희애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 마이더스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다음주면 종영되는 드림하이 후속작 강력반, 그리고 아역들의 호연으로 순항 중인 짝패와의 월화드라마 판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기린아로 등장했는데요, 볼만한 드라마들의 잇따른 방영으로 월화드라마를 선택하는데 고민을 하게 하네요. 드라마가 모두 출연진과 작가, 그리고 연출진이 좋아서 다음주부터는 박빙의 시청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여집니다. 짝패의 아역들대신 천정명, 한지혜, 이상윤 등 성인연기자가 등장하면서 스토리도 급물살을 타게 될 것 같고, 강력반 역시 막강한 연기자들과 흥미로운 스토리가 예상되고 있어, 승자가 누가 될지도 자못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드라마 마이더스는 '올인' 최완규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신뢰도 90%는 잡고 들어가는데, 탄탄한 연기진들의 포진은 10%를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네임밸류가 있는 작가와 연출진, 그리고 출연진이 마이더스에 대한 기대치를 120%이상으로 높이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갈 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출발은 비교적 순탄해 보입니다.
돈, 꿈틀거리는 욕망 앞에 예고된 파경
아직 뚜렷하게 캐릭터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첫회는 사법연수원 성적 1%안에 드는 유능한 변호사이자 로맨틱 가이 김도현(장혁), 무한애정과 신뢰로 김도현을 사랑하는 착한 성품의 간호사 이정연(이민정), 지하경제 1인자이며 인진그룹의 딸이자 헤지펀드 론 아시아 대표 유인혜(김희애) 등 주인공의 집안배경과 이력들에 대한 소개편이었는데요, 스피디한 전개속에서도 세밀한 캐릭터들의 관계까지 부담없이 엮었습니다.

생선가게를 하던 어머니를 여의고, 가게 권리금 500만원 종자돈으로 주식에 발을 디딘 주인공 김도현, 그의 탁월한 감각과 능력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펀드매니저로 3년간 일을 했지만, 촉망받던 펀드매니저를 그만두고 사법고시를 준비해서, 변호사가 됩니다.
연수원을 나오면 결혼을 하려고 준비중인 도현과 정연,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가난한 연인들에게 행운의 여신이 한꺼번에 선물을 주지요. 도현은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받으며 대정에 입사하고, 정연은 하루 입원비가 400만원이라는 VIP병실로 발령을 받게 됩니다. 로펌 대정에서 면접을 본 김도현에게 면접비로 1억원이라는 수표가 던져집니다. 김도현의 인생을 바꾸게 되는 '돈'에 대한 욕망을 꿈틀거리게 한 발단이 된 시작이었죠.
대정로펌에서 만난 최국환 변호사(천호진)는 유필상(김성겸) 집안의 재산관리를 하는 변호사였고, 대정로펌의 주업무는 유필상의 재산관리인 것 같더군요. 김도현의 운명을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린 것은 그의 능력으로 가지기를 바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돈이 아니라, 그의 손에 쥐어진 1억원이라는 만질 수 있는 돈이었습니다(그나저나 이 수표가 2001년에 발행된 수표더라고요. 옥에 티ㅎ). 펀드매니저로 일하면서 남의 돈 수백억원을 굴렸지만, 그에게 돈이란 숫자에 불과했을 뿐이었고, 남의 돈일 뿐이었죠. 그리고 최국환은 연봉을 알아서 적으라며 백지수표를 주었지요. 물론 김도현의 가슴을 벌렁거리게 한 것은 입사와 함께 파트너로 대우하겠다는 파격제안입니다. 기업합병이나 큰 건을 맡으면 적게는 수억에서 수십억까지 수임료로 벌 수 있는 대박이 터진 것이죠. 
누구나 마음으로는 수십번 수백번도 꿈꿔보는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 돈에 대한 욕망이 꿈틀거리며, 김도현은 그가 왔던 항로를 이탈하고 거친 파도를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새로 알게 된 보물섬에 대한 유혹을 떨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돈과 부자라는 그 매력적인 유혹 앞에 흔들리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돈과 부자, 그리고 법에 대해 인상적인 강의를 했던 유인혜라는 인물은 김도현과 이정연의 운명을 꽈배기처럼 비틀어 버리게 될 듯합니다. 결혼을 앞둔 도현과 정연, 파경을 맞이하는 두 사람과 새로 시작되는 관계 속에서 주인공들은 무엇을 잃고 얻을지, 내재된 슬픔과 비극, 엇갈린 관계들 속에서 피어나는 욕망은 아스팔트 회색도시처럼 무겁게 짓누를 것이 예고되었습니다.  

외유내강 김희애의 절제된 카리스마, 화면을 장악하다
론 아시아 대표 유인혜 역으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희애는 변함없는 외모가 반갑더군요. 김희애를 보면 가녀린 듯 하나, 고매하게 그 자태를 뽐내는 난초가 생각납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함께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하면서도, 손을 뻗치면 혼자 언제 넘어졌느냐 싶게 혼자 우뚝 서는 그런 느낌이 드는 배우지요. 저는 김희애를 보면 외유내강형의 느낌을 가진 대표적인 연기자라는 생각을 늘 해왔었는데요, 한없이 여린 줄기처럼 보이는데도, 결코 그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은 난초처럼 은은한 힘을 가진 배우지요.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강한 카리스마를 뛰어넘는 묘한 매력을 가졌지요.
첫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마이더스의 기획의도와 주제를 보여주었던 김희애의 강의시간이었습니다.
"돈을 벌어 부자가 되고 싶은 건 대부분 사람의 욕망이다. 그러나 욕망의 이면에는 돈은 더러운 것이다. 돈은 나쁜 것이다 라는 이율배반적인 사고도 존재한다". 정말 맞는 말 같습니다. 돈 싫다는 사람없고 부자가 되기를 희망하면서도, 우리는 '사람나고 돈났지, 돈나고 사람났냐?'며, 돈의 추악함에 때로는 치를 떨고, 돈만 밝히는 사람들을 욕심쟁이에 돈밖에 모르는 돼지라고 표현합니다. 모두들 돈을 좋아하고 부자가 되고 싶어하면서도 말이지요.
"저는 돈과 부자가 나쁜 것이 아니라 돈과 부자에 대해 왜곡된 시선을 가진 이 사회가 병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돈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추악한 탐욕이 아니라, 건강한 욕망으로 지켜내는 것이 바로 여러분들이 공부한 법이죠. 여러분들이 돈에 지배당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법이 돈에 지배당하면 추악한 탐욕만이 남게 텔테니까요".
법을 공부한 사법 연수생들에게 법관으로서의 본분을 잊지말라는, 특히 돈에 지배당하지 말라는 강의를 하고 나온 그녀, 그 사리분별력 강한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분위기를 180도 바꿔서 경영위기에 빠진 KC중공업 임원진을 향해 피한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냉철함으로 투자조건을 제시하면서, 단호하다 못해 얼음처럼 차가운 모습으로 돌변을 하더군요. 
김희애가 맡은 유인혜라는 인물은 이중적인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보이는데요, 김도현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 인물같아서 크게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됩니다. 이성적이고 이지적인 인물이면서도 김도현을 이정연에게서 빼앗는 역이라고 기사에 나온 것을 보면, 그녀가 가진 욕망의 크기만큼 사람에 대한 배려는 없어보이기도 합니다. 법을 공부한 사법연수생들에게 그녀가 말했지요. 돈에 지배 당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법이 돈에 지배당하면 추악한 탐욕만이 남는다고 경고를 하면서도, 김도현을 탐욕의 추악함 속에 거리낌없이 끌어 들이죠. 김도현의 능력을 돈으로 거래하면서, 그녀는 김도현의 두뇌와 감정마저 소유하려고 드는 것 같습니다. 돈과 부자를 보는 사회의 이율배반적인 모습 자체가 바로 유인혜라는 인물로 설명이 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유인혜라는 캐릭터는 한 면만으로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중적이고 입체적인 매력이 있습니다. 지킬 것이 많은 사람은 집에 도둑을 지키는 큰 개를 키우고 싶어햐죠. 큰 비밀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비밀을  공유하려고 하지 않지요. 완전히 내 사람이라는 확신과 믿음이 생기기 전까지는 말이죠. 명석하고 분석력이 천재적인 잘생기고 젊은 변호사에게 그녀는 강의내용과는 정반대의, 쥐약 바른 고기덩어리를 던집니다. 절대 거절할 수 없는 파격적인 것(예고편에 그렇게 말했는데 무엇인지 궁금하네요)을 주겠다고 하는 것으로 보면 말이지요. 쥐약바른 고기덩어리는 물론 이 드라마가 표방하는 돈에 대한 욕망을 깨우는 것이겠지만, 돈에 지배당하지 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그녀의 강의는 적어도 김도현에게는 예외가 될듯합니다.

첫회는 유인혜의 이중성을 크게 부각하지는 않았지만, 위스키를 마시는 모습에서 얼핏 느껴지는 냉정한 표정이라든지, 투자협상을 하며 보여준 강단있는 눈매는 호락호락한 캐릭터로는 보이지 않더군요. 김희애는 연기자가 되었다기 보다는 타고난 연기자라는 말이 어울리는 여배우 중 한 분이죠. 3개국어가 능통한 캐릭터답게 자연스럽게 입에 척척 감기듯 나오는 중국어와 영어, 눈에 전혀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걸음걸이와 표정, 말투만으로 주위를 제압해 버리는 아우라는 김희애에게서 풍기는 묘한 분위기입니다. 김희애의 대사에는 파괴적인 힘이 있지요. 똑부러진 발음만큼이나 정확하게 강약을 전달함으로서, 표정을 보지 않고서도 대사에서 함께 전달하려는 감정을 읽게 합니다. 
김희애는 이목구비가 화려한 것과는 거리가 먼 얼굴이죠. 어떤 배우는 눈빛 연기가 특별히 좋다든지, 우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있고, 눈물 한방울로도 시청자를 울리는 힘을 가진 배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김희애는 이중 해당사항이 없는 배우에요. 대부분의 배우들이 시청자의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려서 함께 극의 캐릭터에 몰입하게 하는데, 김희애의 연기는 시청자를 끌어들이지 않습니다. 그냥 시청자들에게 천천히 가랑비처럼 걸어 들어옵니다. 시청자가 캐릭터를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김희애가 캐릭터가 되어 바로 눈앞에서 보고 있는 느낌을 가지게 하지요. 이번회 김희애가 강의를 하는 장면에서 사법연수원생들과 함께 강연을 듣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듯이요. 
부드러운 난처럼 절제된 선과 힘을 가진 배우, 외유내강의 대표적인 배우가 김희애, 짐승남에서 엘리트 변호사에 로맨틱가이로 돌아온 장혁, 두 사람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돈이라는 재미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 마이더스는 스토리만큼이나 드라마에 빠지게 할 것 같습니다. 이런 말이 있죠. "서류가방을 든 변호사 한 명이 총을 든 도둑 백명보다 더 많은 것을 훔칠 수 있다"는 말, 유인혜를 보니 김도현을 그런 변호사로 만들려는 것 같아 보이더군요. 김도현의 최후의 선택이 무엇이든 간에 방아쇠는 당겨졌습니다. 1억원 수표를 받으면서 김도현이 들어간 돈의 세계, 그가 맞닥뜨리게 될 부자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게 될지 그 끝을 지켜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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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1 12:19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결말은 예상대로 해피엔딩으로 미호와 대웅의 사랑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사랑이 환상이 아니라 진짜였다는 것을 구미호와 인간의 사랑으로 코믹하면서도 예쁘게 마무리했던 드라마였습니다. 시종일관 비극이 감지되는 이 드라마에 코믹요소를 놓지 않고 간 것은, 홍자매 대본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드라마를 무겁게 끌고 가지 않은 트렌디 드라마의 전형적인 범주에서 이탈하지 않은 예이기도 합니다.
사랑을 위해서 목숨까지 내놓았던 미호와 대웅이는 하늘이 깜빡 정신줄을 놓치기도 하는 날 일식을 통해서, 미호는 진짜 사람이 되었고, 미호의 구슬을 품고 끝까지 기다렸던 대웅에게는 조금은 특별한 반려자를 만났으니, 이보다 좋은 해피엔딩은 없겠지요.
인간인 대웅에게 인간의 탈을 쓴 구미호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사람이 아닌 구미호에게 끌려 가는 감정을 대웅이는 처음에는 자기 스스로를 미쳤다라며 부정하고 싶어했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이유가 없었습니다. 구미호가 되었든, 반인반요의 요괴가 되었든 목숨을 걸고라도 살리고 싶었던, 목숨보다 소중한 사랑이었으니까요.
미호에게 대웅이의 의미는 사람이 되고 싶은 이유임과 동시에, 대웅이가 없으면 인간이 되고 싶은 이유도 없어져 버릴 만큼, 미호의 사랑과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은 같은 의미였습니다. 그런 미호였기에 대웅이의 생명 절반이 담긴 여우구슬조차 빼놓고 죽음을 향해 갑니다. 꼬리가 없어지는 고통을 더 아프게 겪으면서도, 대웅이의 생명 절반을 가져가 버리고 싶지 않았던 미호, 대웅이를 지켜줄 수 있는 그녀의 최선의 선택이었고, 사랑이었습니다.
인간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환상이라 여겼던 동주선생은 인간에게서 큰 충격을 받지요. 바로 인간 차대웅을 통해서 말이지요. 미호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라는 말에 미호의 구슬을 망설임없이 마셔버리는 대웅을 보는 동주선생은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 입니다. 동주선생이 놀란 것은 인간이라는 유한 생명체가 본능마저 사랑 앞에 버렸기 때문이었어요.
인간의 일생을 흔히 생로병사의 과정이라고 표현하지요. 태어나면서 늙고 병들고 죽는 것 중에 우리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마 죽음이겠지요. 인간에게 있어 죽는다는 것처럼, 나약하게 하고, 두렵고 거부하고 싶은 것은 없겠지요. 삶에 대한 의지가 인간만큼 강한 동물은 없다는 것을 말하기도 하고요. 유한의 삶을 살기때문이지요. 그런 인간이 구미호를 살리겠다고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것은 충격이었을 겁니다. 동주선생 눈이 아주 충격으로 얼음땡 돼버리더군요. 미호도 마찬가지였지요. 사랑없는 무한한 삶은 의미가 없다며, 죽음을 택하는 미호였으니까요. 마치 천년전에 길달이 그러했듯이 말이지요.
대웅의 진심에 동주선생은 미호의 비밀을 결국 대웅이에게 말해 버리고 말았지요. 대웅이 구슬을 품고 나머지 시간을 채운다고 해도 미호는 죽을 것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남은 미호의 시간을 대웅에게 보내주는 것이 동주선생이 인간 차대웅에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우정의 표시였고, 길달에게 그러했듯이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들어주는 것이 그의 최선의 선택이었고, 미호에 대한 애정이기도 했지요. 미호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기 위해 동주선생이 끝까지 자신의 감정은 숨겨 버리더군요. 동주선생의 눈물은 길달을 죽인 후회와 미호에 대한 사랑이 뒤섞여 있는 감정같았는데, 쿨한 요괴였습니다.

미호가 죽어가는 것이 기정사실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호와 대웅에게 허락된 시간은 일주일, 마지막을 알고 있기에 70년처럼 살기 위해 미호와 대웅는 잠도 자지 않습니다. 어김없이 미호에게 남은 시간은 찾아 왔고, 눈 깜짝할 사이에 미호는 소멸하고 말았지요. 미호는 일장춘몽처럼 꿈이었다고 생각하라고 했지만,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는 대웅에게는 꿈이 아니었어요. "미호가 사라졌다, 미호가 사라졌다" 돌아오지 않은 메아리처럼 그렇게 대웅이의 세상은 텅 비어 버렸지요.
대웅이 자신만큼 슬플 미호의 눈물도 없어져 버린 대낮 뜨거운 거리, 대웅에게는 미호가 사라졌다는 텅빈 가슴만 남아있었을 뿐이었지요. 다가온 트럭에 치이는 대웅, 그때서야 하늘에서 비가 내립니다. 미호가 울고 있었던 것이지요. 대웅은 미호가 정말로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대웅에게 구슬로 남아 지켜주고, 대웅이 곁에 항상 머물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요. 미호의 구슬이 대웅이에게 있는 한, 언젠가는 미호가 다시 올 것이라고 믿는 대웅, 정말 하늘의 눈을 잠시 가리고 금기된 세상의 이치를 깨는 것을 눈감아 주더군요. 홍자매의 선물은 일식에 담겨 있었지요. 재미있는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달이 태양을 가리고 천기의 도를 지켜야 할 하늘의 눈도 가리운 사이, 구미호를 인간으로 변신시켜 버린 예쁜 죄(?)를 삼신할매가 샤뱌샤바 하늘에게 눈감아 주자고 꼬셨던 게지요ㅎㅎ. 삼신할매 김지영님의 깜짝 등장이 정말 반전이었네요. 
다시 돌아온 미호, 미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람이 된 것인가요? 아니면 미호의 대사대로 꼬리 하나 남은 여우일까요? 저는 진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나온 미호의 꼬리는 미호의 빛나는 여우꼬리가 아니었고, 미호의 트릭같던데 말이지요. 삼신할매는 목숨을 걸고도 지켜줄 신랑을 찾으면, 인간세상에서 살게 해주겠다고 한 약속을 미호에게 지켰고, 미호는 진짜 인간이 되어 대웅이와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행복하게 살아가겠지요. 대웅이가 들려준 새로운 인어공주 결말처럼 말입니다.
한편의 예쁜 영화같기도 하고 새로운 환타지 동화같기도 했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이렇게 예쁜 해피엔딩으로 끝났는데요, 비록 시청률의 대박은 아니었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이승기와 신민아는 호이커플로 호평을 받았고, 무엇보다 새로운 연기의 영역을 넓힌 이승기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 작품입니다.
찬란한 유산에서의 이승기는 멜로의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정극연기에서의 폭을 넓혔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요. 찬란한 유산은 워낙 대본도 좋았고, 출연한 중견연기자들 모두가 주인공이었기에 높은 시청률을 누구의 공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작품이었지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그런 의미에서 철저하게 주인공 중심으로 갔던 드라마였고, 이승기와 신민아를 위한 작품이었다고 평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신민아의 연기를 처음 접했기때문에 이전 작품과의 연기를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중간중간 어색한 말투와 표정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구미호의 순수하고 처음 세상을 배우는 낯선 아이같은 모습은 신민아가 잘 표현해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작품에서는 이승기의 변화가 크게 다가 왔습니다. 이승기가 노력형 연기자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살린 일등공신은 누구보다 이승기였지 싶네요. 처음 오버스러우면서도 철부지과 대학생의 모습에서 엉뚱한 구미호를 만나는 과정, 그리고 미호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승기는 차대웅이라는 캐릭터도 드라마속에서 조금씩 바꿔 가는 게 눈에 띄었어요.
가끔은 시청자들이 어느 캐릭터를 보며 일관성없는 캐릭터라는 지적을 할때도 있지요. 차대웅과 구미호는 흔히 말하는 일관성이 없는 캐릭터여야 했어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라는 동화같은 이야기에서 주인공들은 성장하는 캐릭터와는 그 의미를 달리 합니다. 흔히 말하는 성장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시련과 갈등, 역경을 거치고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거예요. 
제 생각에는 이승기가 그런 변화를 염두하고 드라마 속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본인 스스로 설정해 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승기가 내세운 것은 차대웅이라는 인물의 성격 변화였어요. 인간이 아닌 구미호를 사랑하는 것은 성장이나 아픔, 괴로움과는 다른 설정을 필요로 했을 거라는 거지요. 그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세상 사람들이 누구나 같지는 않다는 차별화였어요.
이 드라마가 코믹을 겸비한 멜로극이 아니었다면, 차대웅은 인간이 아닌 여우를 사랑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머리털 빠지도록 고민했어야 했는데, 차대웅은 깜빡증과 유머러스함으로 그 심각함을 버려 버립니다. 순간순간 미호를 인간으로 착각하고 벌어지는 해프닝들이 그 예였고, 제작진의 의도대로 이승기는 무게감보다는 가벼움으로 그 간극을 메꾸는데 성공했지요.

그럼에도 미호가 죽는다는 슬픔에서 대웅이 진지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여기서 이승기의 멜로 남자주인공으로서의 가능성이 엿보였는데요, 사실 이승기에게서는 그 표정의 진지함과 기교부리지 않는 표정이 멜로주인공으로서 한계를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이승기에게도 그 멋스러움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특히 동주선생에게서 구슬을 품어도 미호는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혼자 앉아 고민하는 모습은 정극 멜로 남자주인공의 모습이 나왔고, 15회에서 미호를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꼬리를 확인해야 겠다는 장면에서는 이승기의 취약점이었던 터프함도 보였어요. 
아직은 앳된 볼살이 이승기의 풋풋한 청년의 이미지를 더 도드라지게 하지만, 진지한 표정과 진심을 담아내는 대사처리, 그리고 매회 한층 성숙한 내면연기를 보여주었던 이승기가 코믹애정물이 아닌, 진지한 멜로극에서도 성공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력하는 배우 이승기의 모습이 시종일관 보였고, 그 성과도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한 장면을 가지고도 수가지의 다양한 연습을 해본다는 이승기, 타고 난 광대기를 가진 연기자는 아니지만, 노력으로 채워 가고 만들어 가는, 연기자로서 좋은 자세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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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30 11:00




마지막회를 남겨두고 더욱이나 그 결말이 궁금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새드엔딩이냐 해피엔딩이냐를 떠나 미호와 대웅의 서로를 위한 선택적 사랑이 아프고 빛났습니다. 멈추지 못한 미호의 사랑은 미호의 꼬리가 없어지며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요. 자신의 죽음과 함께 데려가고 싶지 않은 미호는 대웅이의 생명의 반이 담긴 구슬마저 유리병에 꺼내 두고, 고통을 감내합니다. 구슬이 없는 상태에서 꼬리가 없어지는 고통은 더 심했을텐데 말이지요. 이렇게 예쁘고 착한 구미호를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네요.
미호와 대웅이의 아픈 사랑을 보면서도, 웃음장치를 곳곳에 숨겨둔 이 드라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도록 웃깁니다. 특히 병수와 선녀가 미호가 동주선생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상상하는 장면에서는 쓰러졌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 테마곡과 함께 대웅이 동주 선생의 손을 잡고 나오는 장면에서는 박장대소했어요. 대박웃음이었네요. 자이언트의 패러디, 우리는 사실 같은 남매야 장면도 아주 웃겨 주었고 말이지요.
결혼 혼수품을 미리 장만해버린 찜찔방에서의 뜨거운 결과, 계란이를 만들어 버린 반두홍 감독과 차민숙의 결혼 소식도 재미있었고요. 이 커플 계란 몇호까지 만들지 궁금하네요. 청첩장이라고 대웅에게 준 여자 화장품 교환권도 미호의 엉뚱한 매력 퍼레이드였어요. 
중국 촬영을 마치고 돌아 온 대웅은 미호의 흔적을 찾아다니지만, 미호는 어디에도 없었지요. 동주선생과 자취를 감추고 인간세상에서 인간들 속에 섞여서 살아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대웅이지만, 미호가 그립고 보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거리에서 박선주라는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돌아가고, 확인하고 싶은 대웅이에요.
결혼식과 함께 미호를 데리고 일본으로 떠나려는 동주선생, 민숙의 결혼식장과 같은 호텔을 정한 것을 보니, 동주선생은 미호를 살릴 마지막 키워드도 알고 있을 것 같은데, 동주선생도 미호의 마음을 알면서도 미호를 놓지 못합니다. 길달에 대한 죄책감에 미호만은 소멸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겠지요. 그리고 동주선생의 눈빛에서 언뜻언뜻 보이는 미호에 대한 사랑도 감지됩니다. 불쌍한 동주선생, 예나 지금이나 일방통행 사랑만 했다니... 미호의 꼬리가 계속 없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최후의 비책에 대해서 말해주지 않는 것을 보니, 동주선생도 설마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함마저 스칩니다.
대웅도 미호와 동주 선생이 결혼한다는 것을 알게 돼버렸지만, 대웅이는 그 아픈 마음을 애써 누르고 또 누르지요. 그래야 미호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웅이니까요. 미호의 꼬리가 몇 개인지 찰거머리처럼 붙어서 확인하고 싶었던 대웅이었지만, 실패하고 말았지요. 토할 정도로 고기를 먹고 밀어넣고 쑤셔 넣었는데도 말이지요. 그 와중에 스토커, 변태, 빈대가 돼버린 매력남 대웅이...
이번회 이승기의 연기를 보면서 또 한번 감탄했던 것이 있었는데요, 이승기의 연기가 회가 갈 수록 자연스러워 진다는 것이었어요. 특히 대사할 때 '쓰읍'하고 입술을 다무는 표정이 자주 보여서, 언젠가는 글에서라도 꼭 지적해 주고 싶었는데 많이 없어졌더라고요.
미호가 동주선생이랑 결혼한다는 말에 정말 미호가 반신반요의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한 대웅, 그럼에도 중국 촬영현장까지 미호가 왔었다는 것을 알고 혼란스럽습니다. 미호의 꼬리가 소멸되는 것이 멈추고, 잘 살아가기만을 바라고 있었는데,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죽어갈까봐 걱정이 큰 대웅이에요. "미호야, 나는 너를 평생 못 봐도 좋아, 요괴가 되었는 여우가 되었든 그냥 살아만 있어줘라" 이런 마음이었는데 말이죠. 옥상방을 정리한다는 말에 대웅은 미호의 앨범을 찾으러 가지요.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미호도 앨범을 기억하고는 옥상방으로 달려가지요. 모두 버리고 가라는 동주선생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미호입니다. 대웅이의 얼굴이 담긴 앨범, 미호에게 가장 소중한 대웅이와의 기억은 두고 갈 수 없는 미호지요. 동주선생, 또 버려집니다. 불쌍한 동주선생, 천 년전에도 지금도 바라보기만 하는 사랑을 하는 것을 보니 불쌍;;;
달력을 보고 미호가 와있다는 것을 안 대웅, 밖에서 미호를 붙잡고 중국까지 따라 왔었냐고 묻고, 달떴으니 상태를 보여 달라고 하지요. 결국 미호는 자신의 상태를 보여주고 맙니다. '꼬리 한 개. 그 말은 지금 미호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 대웅이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지 못했다는 의미지요. 미호의 죽음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대웅, "나는 사라지게 될거야" 라는 미호의 말에 대웅이 얼어붙고 맙니다. 

미호는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을 버리지 못했어요. 대웅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멈출 수가 없었던 것이죠. 미호가 사는 길은 반인반요로 남는 길이었는데, 대웅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멈추지 못해 죽음을 택하는, 너무나 슬프고 예쁜 미호의 순애보는,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인간의 사랑보다 빛나 보입니다. 그 사랑이 빛나는 것은 미호의 사랑만이 아니었지요. 21세기 인스턴트 사랑에 익숙한 젊은이들의 사랑공식으로는 이해하지 못할 대웅이의 사랑도 그러하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생명도, 사랑이 희생되어야 한다면 사랑하는 마음도 감추려 했던 대웅이었지요. 
대웅이도 미호가 사라져간다는 것을 알게 돼버렸어요. 사람이 아니어도 좋았고, 반신반요라도 미호가 살기만을 바랐던 대웅이었지요. 미호가 대웅이와 함께 있으면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지 못해 죽을 것이라는 동주선생의 말에, 대웅이 그렇게 아프게 미호와 이별을 했는데, 미호가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합니다. 달랑 하나 밖에 남지 않은 꼬리를 보고, 대웅이도 자신처럼 버리지 못한 미호의 사랑을 확인하고야 말았어요. 이렇게 절절히 사랑하는 두 사람, 이제는 미호의 구슬을 다시 받을 수도 없는데, 대웅이 미치고 환장할 것 같은 심정일 듯싶습니다.
대웅이는 후회스러울 정도로 아파요. 차라리 100일을 꽉꽉 채워서 미호를 인간으로 살리고, 자신이 죽어 버렸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눈앞에서 미호가 죽어가고 있는 것을 확인한 대웅이의 마음이 이런 심정이었겠지요.
미호는 삶 대신 사랑을 택했지요. 미호가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거짓이겠지요. 하지만 사랑은 도깨비의 요술방망이 주문처럼 '잊혀져라, 뚝딱!' 해도 잊혀지지가 않는 것이었어요. 잊으려고 할 수록 더 크게 자라는 것이 미호의 사랑이었어요. 대웅이를 보기 위해 중국까지 갔던 대웅이에 대한 그리움처럼 말이지요. 
하나 남은 꼬리, 마지막 꼬리가 없어지는 것은 미호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기에 미호도 대웅이도 가슴이 찢겨져 나가듯 슬프고 아픕니다. 서로를 위해 감추려고 했던 사랑이 미호의 꼬리로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대웅이는 미호가 살길 바래서 괴물로 보인다는 심한 말까지 했는데, 말을 듣지 않은 미호에게 화가 나겠지요. 미호도 대웅이가 왜 그렇게 모진 말을 했었는지 알게 될 것이고 말이지요. 이제 미호와 대웅이에게 남은 희망은 무엇일까요? 결말이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네요. 
과연 홍자매가 마련한 이 예쁘고 달콤하면서도 가슴시리도록 아픈 이야기의 결말은 무엇일까요? 저는 여전히 해피엔딩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요, 하루 전으로 돌아온 동주선생과 미호의 결혼식은 예정대로 치뤄지기는 어렵겠지요. 대웅이에게 미호가 잘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는데, 대웅이도 미호의 상태를 알아 버렸으니 말입니다.
미호의 상태를 본 대웅이 무엇보다 미호를 보내지 않을 것 같네요. 에고... 그냥 한숨이 나와요. 해답이 뭘까 싶어서 말이지요. 저는 예전부터 미호가 인간이 되고 사는 방법은 짝짓기가 답이라고 줄곧 생각했었는데, 지금도 짝짓기 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네요. 여기서 동주선생을 통한 홍자매의 깜짝 선물이 공개될 듯한데요, 그 복선이 결혼식같습니다. 미호가 반신반요로 잘 살고 있다는 것을 굳이 결혼식으로 대웅이에게 확인시키지 않아도 될텐데, 동주선생은 결혼식이라는 것을 들고 나왔지요.
동주선생이 두가지 경우의 수를 염두해 두고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동주선생이 미호가 대웅이에 대한 마음을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지금도 알고 있고, 그녀가 사랑했던 길달을 통해서도 알았어요. 길달 역시도 죽음을 알면서도 인간에 대한 사랑을 놓지 못했고, 미호도 길달과 다르지 않았지요. 길달이 사랑했던 인간은 길달을 배신했지만, 동주선생이 생각했던 그런 인간의 쉽게 배신하는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대웅이를 통해 알았지요. 구슬을 꺼내 주면서까지 앞일에 대한 위험을 계산하지 않은 사랑이었으니까요. 
여기서 저는 동주선생이 대웅이가 중국에서 돌아온 시기에 결혼식 날짜를 잡은 것이 바로 홍자매의 선물이 아닌가 싶더군요. 대웅이가 죽어가는 미호를 살려달라고 부탁하러 갈 곳은 동주선생밖에 없지요. 삼신할매를 찾아갈 수도 없고 말이지요. 동주선생이 대웅에게 인간이 아닌 미호와 결혼까지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통속적인 말이지만 사랑의 결실이 결혼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홍자매의 선물은 웨딩드레스 입은 미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500년전 미호가 연지곤지 찍고 결혼을 하려고 했지만, 신랑이 나타나지 않아 인간이 되지 못했던 구미호였지요. 대웅이의 공식적인 여자친구가 되는 날도 젓가락으로 머리 틀어 올리고, 소박한 결혼식을 장난스럽게 연출했던 미호였는데, 그때도 짝짓기는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지요. 이번에는 미호가 웨딩드레스를 입었는데, 미호 옆에 진짜 신랑 대웅이가 서지 않을까요? 여전히 고이 간직하고 있는 커플링이 아마 결혼 예물이 될 듯하고 말이지요. 동주선생이 잡은 결혼식장에 대웅이가 신랑으로 서있는 모습,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깜짝 결말입니다. 미호가 인간이 되는 방법은 삼신할매가 오래전에 말해 주었지요.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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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5 09:38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는 불운의 드라마에요. 제빵왕 김탁구라는 넘사벽에 가로막혀 젊은 취향의 이 독특한 매력을 가진 드라마가 묻힐 것은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죠. 홍자매라는 이름만으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고, 여기에 이승기와 신민아라는 주인공을 내세웠지만, 매니아층만을 위한 드라마가 될 위험소지가 다분해 보였거든요. 제빵왕 김탁구라는 마의 장벽을 만나지 않았다면 본방에서의 시청률이 훨씬 높은 수치를 보였을텐데, 대진운이 좋지 않았던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회가 방영되자마자 제 눈에 가장 들어왔던 것은 단연 달라진 이승기의 연기였습니다. 관련글로 <예전의 이승기가 아니다>라는 글로 올렸는데, 드라마가 끝나가는 즈음 이승기의 놀라운 연기력의 성장을 다시금 확인시켜준 것이 13, 14회였던 것 같습니다. 홍자매의 작품이 유치와 닭살을 적절히 섞으며, 심장 벌렁거리게 하다는 점에서, 드라마 스토리상 닭살스러운 장면과 설정때문에 연기자들의 오버가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는 특징이지요. 연기자의 입장에서는 연기력 지적이라는 위험성도 감수해야 하기에,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될 장면들도 많지요. 비현실적인 설정을 현실적으로 연기하면 너무 진지해져 버리고, 코믹을 강조하다 보면 오버스럽고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에요.
초반 이승기에게 쏟아졌던 오버스럽다는 지적이 그런 예일 것입니다. 손발이 맞지 않는 듯 뚱스런 신민아의 연기호흡이 맞았다 안맞았다, 냉탕과 온탕을 오간다는 것도 일정부분 이유가 될 듯하고 말이지요. 반두홍감독 성동일과 차민숙 윤유선이 척척 맞는 호흡으로 코믹과 닭살애정 행각의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것에 비하면, 미호와 대웅의 오버연기는 두 사람 모두에게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뻔 했어요.
그런데 제 눈에는 그것이 큰 흠으로 보여지지가 않더군요. 그 이유가 신민아의 단순한 표정과 이승기의 기교없는 표정연기가, 오히려 드라마속 차대웅과 구미호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했거든요. 신민아와 이승기의 멋내지 않은 표정연기가 두 사람의 순수한 사랑을 더 도드라지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드라마에서는 흔히 멜로물에서 보이는 '~앓이'가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이 정도의 뜨거운 반응을 보일 정도면, 승기앓이라는 말이 한번쯤은 나올 법도 한데, 승기앓이나 대웅앓이가 없는 것을 보면 좀 이상스러워요. 곰곰이 생각하니, 이승기가 가진 이미지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승기의 이미지는 건실하고 겸손하고 성실한 청년, 건강한 청년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요. 모범생, 엄친아의 이미지는 애인삼고 싶은 연예인이라기 보다는 닮고 싶은 연예인, 오빠 혹은 아들 삼고 싶은 연예인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이죠. 
이승기의 연기를 보면 느끼함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소위 이미지의 포장이 없는 연기자 중 한사람이지요. 어느 역할이든 까칠남, 매력남, 느끼남, 짐승남, 나쁜남자 등등의 캐릭터에 맞는 강렬함이 있는데, 이승기에게는 그런 분위기가 없어요. 한마디로 이승기의 비주얼이 가지는 평범하리만치 친근한 이미지때문이죠. 1박2일에서 굳혀온 이미지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이승기의 마스크 특징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연기자에게는 좋은 마스크는 아니지요. 강렬함이 없다는 것이 연기자들에게 강인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기에, 특히 색깔있는 연기를 보여 주기에는 한계를 가지지요. 이승기의 마스크 특징이 제게는 그런 이미지로 잡혀있는데, 이승기를 보며 항상 놀라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기는 큰 이미지 변신없이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에요.
찬란한 유산 초기의 어색하고 힘이 들어가 있던 선우환을 뻣뻣남과 까칠남의 이미지로 이승기의 단점을 캐릭터로 만들어 버렸던 것은 이승기의 영리함이었어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보면서 이승기가 또 해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친근하고 성실한 이승기의 이미지, 성실하고 변하지 않을 것같은 믿음직한 건실청년의 이미지를 이승기는 차대웅에게 전가시켜 버렸거든요. 멋진 차대웅이라는 인물에게 심장 벌렁거려 뿅가게 만들기 보다는, 진심이 전해지는 차대웅의 마음이 더 크게 다가오게 했다는 말이에요.
그 장면이 대웅이가 공항에서 미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과 미호를 살리기 위해 떠나며 우는 장면이었어요. 미호에게 사랑한다며, 구슬을 다시 꺼내 가라던 키스신은 최고의 클라이막스였고, 미호에게 괴물로 보인다며 상처를 주고, 미호가 흘리는 눈물 여우비를 맞으며 슬프게 우는 장면은, 결말을 남겨 두고 어찌될지 모를 최고 슬픈장면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눈돌아 가게 아름다운 순수청년 대웅이의 매력에 미친듯 허우적대게 되는 것이죠. 차대웅 역이 이승기가 아닌 다른 꽃남배우나 드라마에서 ~앓이를 앓게 했던 배우들이라면 말이지요.
그런데 이승기의 차대웅은 그저 절절하고 아프기만 합니다. 미호를 살리기 위해 첫번째는 자신의 생명을, 두번째는 사랑을 버리는 차대웅이라는 드마마속 인물에게만 몰두하게 만들었지요. 제가 이승기의 연기가 일취월장 놀랍게 성장했다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었어요. 차대웅이라는 인물의 순수와 진정성 하나만 보이는 상황말이에요. 이승기의 연기의 비밀은 강렬한 캐릭터로 이승기 혹은 극중 주인공이 아니라, 극중 인물의 마음을 각인시켰다는 점이에요. 드라마에 흐르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지요.
이 드라마의 주제는 여느 청춘멜로물과 다르지 않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혹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사랑이겠지요. 이런 주제를 다루는 드라마에서 흔히 눈에 꽂히는 것이 주인공의 멋진 모습일 거에요. 소위 매력남에 뻑가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승기는 주인공 차대웅보다는 차대웅의 진심어린 마음을 더 잘 표현해 버렸어요.
미호가 반인반요의 상태로라도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대웅이 미호에게 심한 말을 하고 나오는 장면, 미호를 떠나며 차속에서 눈물흘리는 대웅, 대웅의 말에 멍하게 슬픈 눈물을 흘리는 빗속의 미호 모습은 화보처럼 아름다운 영상이었지만, 제가 최고로 꼽고 싶은 명장면은 아니었어요. 진짜 명장면은 대웅의 대사속에 대웅이 보여 준 사랑의 진정성이었거든요. 이승기라는 연기자나 드라마속 차대웅이 아니라, 구미호를 사랑하는 진실한 사랑을 절절하게 느낄 수가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승기의 차대웅은 이승기도, 차대웅도 아닌 차대웅의 사랑을 더 부각시켰고, 그것은 기교가 아닌 이승기가 실제로 가지고 있는 모습 자체로 승부를 보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드라마속 차대웅의 모습에서는 이승기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연기자의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요. 그런데 제가 본 차대웅 속 이승기의 모습은 연기자 이승기의 샤방샤방함이 아닌 진심을 완곡하게 호소하는 모습이었어요. 그것이 차대웅의 진심과 혼연일체를 이룬 것이고요.
연기자 이승기의 표정에는 소위 말하는 치명적인 매력도, 김남길과 같은 천의 얼굴표정도, 강렬함도 없어요. 그냥 그런 평범한 표정이죠. 터프하기도 힘들고, 솜사탕처럼 부드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기름기 좔좔 흐르는 느끼함도 없고,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은 강렬함도 없어요. 그런데도 이상하지요. 이승기의 연기에 그닥 큰 태클을 걸 수 없게 만들거든요. 그게 저는 아니러니하게도 이승기의 또박또박 진정성을 담아 내뱉는 대사톤과 표정연기때문이라고 생각되더군요.
이승기의 대사톤은 확실히 딱딱하고 거칩니다. 표정은 다양한 변신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모범적이에요. 그런데 이승기가 힘주어 말하는 대사를 듣노라면, 마치 제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설득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찬란한 유산때는 이런 느낌이라는 것을 잘 정리를 하지 못하고 봤어요. 호소력있게 대사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며, 그 딱딱한 어투때문에 이승기가 연기자로서 많은 변신은 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었어요. 그런데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보며 이승기의 단점들이 오히려 장점으로 변하며, 크게 변신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확히 말하면 변신이라기 보다는 진정성을 담는 연습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였나 봅니다. 화면밖으로도 팍팍 품어내는 이승기가 보여주는 차대웅의 호소력 짙은 진심이야 말로 진짜 명장면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말입니다. 멋내지 않는 진심, 이승기의 연기가 보여주는 이승기표 매력입니다. 인간인 차대웅이 구미호를 사랑하는 것, 멋이나 기교가 아닌 진심을 담아냈기에, 그 사랑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 싶네요. 이승기가 연기자로서 발전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은 맡은 캐릭터마다 혼신을 담는 노력에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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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4 11:02




미호의 예쁘고 슬픈 눈물처럼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결말도 예쁨과 슬픔의 경계에서 고민 중인가 봅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 드라마의 비극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해피엔딩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잠깐씩 걱정은 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해피엔딩에 더 무게를 싣고 있어요. 미호의 사람되기 최종방법도 지난 글에서 과감하게 짝짓기라는 말까지 했었고요. 이번 연속해서 방송한 13,14회를 보면서는 그런 생각이 더 들었답니다. 해피엔딩으로 결말이 나면 두 사람 사이의 아기 이름은 꼭 구슬이라고 지었으면 좋겠고 말이지요.
새드엔딩일지 해피엔딩일지 관심이 뜨겁지만, 저는 이 예쁘고 상큼한 드라마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 더 서운합니다. 대웅이와 미호의 알콩달콩한 사랑만들기는 미호의 사람만들기 만큼이나 가슴 설레고, 드라마 속 여우비에 촉촉히 젖어들게 합니다. 13, 14회를 보면서 절망보다는 미호와 대웅을 위한 희망적인 복선들이 더 눈에 띄어서 반갑기도 했어요. 특히 대웅이 미호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은 그 절정에 이르렀지요. 동주선생의 알 수 없는 눈물때문에 신경이 쓰이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동주선생이 인간의 사랑에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린 것 같지는 않고, 아마도 미호를 가질 수 없다는 인간에 대한 패배감의 눈물이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동주선생의 감정은 지나치게 절제되어 가끔은 감정없는 진짜 반인반요같아요. 로봇느낌도 들고요.ㅠㅠ그래도 매력적인 동주선생이에요. 잘생긴 남자에게 약하다는 저의 취약점도 있지만, 동주선생이 마지막 희망의 열쇠를 주리라 믿기에, 미호와 대웅의 사랑을 위해서 아부떠는 거랍니다. 반인반요의 동주 선생에게 인간인 제가 대들어봐야 본전도 건지기 힘들것 같아서 말이지요. 객쩍은 소리 그만하고 본격적으로 내 여자친구 구미호 리뷰로 돌아갈게요.
전개된 에피소드들이 많아서 다 정리하기는 힘들지만, 요지는 지금 미호가 죽어가고 있거나, 혹은 진짜 인간이 되는 중에 있다는 사실이에요. 동주선생이랑 미호, 그리고 대웅이까지 다 미호가 죽어가는 것으로 거짓말, 혹은 오해를 하고 있지만 말이에요. 동주선생이 자신의 피가 구미호를 죽이고 있다고는 했지만, 말해주지 않은 것이 있지요. 50일동안 인간의 기를 받은 여우구슬이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는 말을 해주지 않았어요.
지금 미호의 속에서는 대웅의 기와 여우의 기, 그리고 그 사이에서 동주선생의 피가 섞여 그야말로 피튀기는 전쟁 중이에요. 알 수없는 미래지만 사랑을 택한 대웅은 과감하게 미호의 구슬을 돌려 주었지요. 미호도 대웅이도 동주선생도 대웅의 행동을 예측하지 못했기에, 미호의 운명은 새로운 상태에 놓이게 되었지요.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아닌, 죽느냐 반인반요의 상태로 남느냐는 것이 돼버린 것이지요. 물론 동주선생의 해석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저는 동주선생의 해석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에, 여기에 하나 더 새로운 가능성을 추가하고 싶어요. 완전한 인간이 된다는 것도 말이지요. 
없어져 가는 미호의 꼬리때문에 미호와의 이별을 선택한 대웅이의 가슴은 찢어지게 아픕니다. 미호는 대웅이가 자신이 구미호의 본능이 나타나는 것이 싫어져서 미호곁을 떠났다고 오해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죠. 다섯번째 꼬리가 없어졌다는 말에 대웅은 동주선생의 말대로 미호가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지요. 대웅이가 곁에 있어서 미호가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을 누르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는 동주선생의 말이 현실이 돼가고 있는 듯해서 말이지요. 어떻게 해서든 미호를 살리고 싶은 대웅은 미호를 떠나 보낼 결심을 하지요. 
술김에 미친놈처럼 말하려고 소주를 네병이나 마시고도 대웅은 취하지 않습니다. 취할 수가 없어요. 미호를 동주선생과 같은 반인반요의 상태로라도 살리고 싶은 대웅이 미호와의 이별을 감당하기 힘들지요. 미호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자 하는 대웅이에요. 그게 아니면 미호가 절대로 대웅에게서 떨어져 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말이지요.
"내게는 네가 괴물로 보여". 우르르 쾅쾅 천둥번개보다 무서운 소리입니다. 미호가 가장 무서워하는 큰 물소리, 파도소리보다 더 무섭습니다. 얼어버리는 미호를 뒤로 하고 달려가는 대웅의 가슴은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지듯 아픕니다. 미호에게 몽땅 다 줘 버린 텅빈 가슴, 그렇게 대웅은 달리고 또 달리지요. 미호의 눈물이 발길을 멈추게 할때까지요. 작가들 너무 미워요. 대웅이가 공항에서 고백할 때는 가슴 콩당거리게 설레고, 감동눈물 쏟게 하더니, 대웅이와 미호이 이별은 왜 이렇게도 가슴절절하게 묘사하는지 드라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아리게 아팠어요. 
멍해져 버린 미호를 두고 나오는 대웅이의 가슴에는 미호의 여우비보다 더 슬픈 비가 내립니다. 아픈비가 내립니다. 미호의 눈물이 대웅의 발길을 돌려세워도 대웅은 차마 미호를 향해 갈 수가 없지요. 미호곁에 있으면 미호가 죽을 테니까요. 대웅이와 함께 있고 싶다는 미호의 소원이 미호가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마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그것때문에 미호가 죽어간다고 하니, 대웅은 미호에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미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에요.
정말 미호의 마음은 대웅이 바랐던대로 상처로 갈기갈기 찢어집니다. 사랑하는 대웅이의 입에서 괴물로 보인다는 말을 들었으니, 악플이 천만번 해도 한번도 신경쓰이지 않은 미호였는데, 세상이 무너진 듯 슬픈 미호입니다. 지금까지 미호의 눈물 중 가장 슬프고 아픈 여우비였어요.

그렇게 한달이 지나고, 대웅은 중국에서의 영화촬영을 끝내고 돌아왔지요. 미호가 없는 집, 동주선생의 복덩이 동물병원도 이미 옮겨 버린 상태입니다. 미호가 동주선생 옆에 있으면 적어도 죽지는 않을 거라는 말에 미호를 보내준 대웅, 미호가 사는 것만으로 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에요. 세상은 텅빈 허전하고 무엇보다 미호가 눈에 아른거리고, 그리워 미칠 지경인 대웅이지요. 중국에서 바쁜 촬영일정 속에서 미호를 잊어 버리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아니 그리움과 미호에게 상처준 것에 미안함에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얼굴이 반쪽이 돼버린 대웅이네요.
미호 역시 잘 지낸것 같지는 않아 보여요. 길가다 설문조사에 응하는 것을 보니, 이름도 까먹고 말이지요. 박선주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미호, 동주선생을 따라 일본으로 간 것은 아니었나 봐요.
자 그럼, 미호는 대웅이 없는 한달동안 어떤 변화를 거쳤을까 한번 상상해 볼까요? 45일이 남은 날, 미호의 꼬리는 또 하나가 없어졌지요. 대웅이는 미호가 죽는다는 동주선생의 말에 미호의 꼬리가 더 이상 없어지지 않길 바랐지만, 미호는 사람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신나했지요. 미호에게 꼬리가 남아있는 한 미호는 영원히 완전한 사람이 될 수는 없을테니까요.
여기에서 저는 희망적인 해피엔딩의 복선을 찾았어요. 미호가 사람이 되지 못하면 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은 아마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요. 동주선생이 말한대로 반인반요의 상태로 살아가는 것은 미호가 원하지 않는 또 다른 괴물의 모습일테고 말이지요. 미호는 인간이 되기 위해 무한의 삶을 포기하고 기껏해야 50년, 아니 50일이라도 유한의 시간을 선택했지요. 미호에게 50년이 되었든 50일이 되었든 시간이라는 의미는 대웅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의미하지요.

동주선생이 모르고 있는 것이 있어요. 인간의 기가 가진 힘을 그는 알 수가 없지요. 그리고 동주선생이 알지 못한 것이 또 하나 있지요. 동주선생은 인간의 사랑을 깨지기 쉬운 환상이라고 생각해 버렸다는 것이지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고, 안보이면 쉽게 다른 사랑으로 채워버리는, 배반과 배신이 쉬운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길달을 배신한 인간으로 인해 동주선생은 인간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환상이라고만 생각하게 했지요. 그런데 눈 앞에서 대웅이 자신의 목숨을 아랑곳하지 않고, 미호에게 구슬을 전해주는 것을 보고 적잖은 충격에 빠집니다. 동주선생이 공항에서 눈물을 보인 것은 의아하게 생각했었다고 했지요. 처음에는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따위에게 자신이 졌다는 생각에, 혹은 남모르게 미호를 좋아하는 마음에 상처를 입고 패배감에 흘린 눈물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다가 동주선생이 천년동안 후회하고 있는 길달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동주선생이 흘린 눈물이 그런 의미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동주선생이 흘린 눈물은 길달에 대한 가여움때문이었다는 생각으로 연결되었어요. 길달이 저런 인간을 사랑했다면, 자기 손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소멸시키는 일은 하지 않았을텐데, 그리했더라면 지금까지 길달을 죽인 죄책감으로 후회하지 않았을텐데 하는 마음 말이지요. 
그래서 동주선생에게 미호의 삶에 대한 희망도 걸어봅니다. 자신이 사랑한 길달은 인간의 배신으로 죽어야 했지만, 길달을 닮은 미호에게는 그런 실수를 하지 말자라는 생각 말이지요. 동주선생은 대웅의 사랑을 보며, 길달이 그렇게도 원했던 영원히 변하지 않은 사랑도 있다는 것을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동주선생이 미호와 대웅이 둘 다 살리는 방법을 찾아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길달에 대한 속죄의 마음으로 두 사람을 살리는 길이 자신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해도, 왠지 기꺼이 해줄 것 같은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저는 미호가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에 90%의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88일이 지난 지금 아마도 미호의 꼬리는 딱 한 개가 남아있을 거예요. 인간이 되기 위한 마지막 죽음을 한번만 남기고 있는 셈이지요. 반인반요 동주선생의 피는 미호의 몸속에서 인간의 기와 구미호의 기를 섞어주는 역할을 할 수가 없었어요. 인간이 대웅이의 기, 사랑의 기가 구미호의 기도 동주선생의 피의 능력도 무찌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여기에 미호가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은 촉매제 역할을 했을 거고 말이지요.
미호는 대웅이가 자신이 괴물로 보인다는 말에 상처를 받았고 아팠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대웅이가 살고 있는 인간 세상에 함께 있다는 것으로, 대웅이를 기억하는 자신의 마음만 있으면 그것으로 상관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미호는 자신이 죽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받아들이려고 마음 먹었지요. 대웅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미호에게 삶은 의미가 없어졌어요. 대웅이와 함께 했던 추억과 시간만이 중요했던 미호였고, 대웅이와 함께 하지 못할 인간세상은 미호에게 중요하지 않아요. 미호가 사람이 되는 것마저도 말이지요. 대웅이가 미호를 위해 죽음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 마음만으로 미호는 행복했지요. 미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사람이 아니어도 대웅이 자신을 사랑했으니까요.
미호는 반인반요로 동주선생처럼 천년만년 무한한 삶을 선택하려는 의지는 없어요. 50일을 살다 죽더라도 사람으로 죽고 싶고, 단 하루를 사랑하더라도 사람으로 대웅의 곁에서 사랑하고 지켜보고 싶어하지요. 그 마음이 대웅의 기와 함께 동주선생의 피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즉 반인반요가 될 수 있는 구미호의 기와 인간 대웅이의 기가 섞인느 것을 거부하고 있는 거예요. 미호는 죽더라도 대웅이와 같은 사람으로 죽고 싶을 뿐이에요. 반인반요로 무한한 시간을 사는 것은 미호에게는 고통스러운 시간일 뿐이에요. 대웅이와 함께 할 수 없으니까요. 대웅이 싫다는 괴물로 사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미호는 사람으로 죽는 길을 선택한 것이지요. 대웅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미호에게는 미호가 대웅이를 사랑했다는 것만이 중요합니다. 그것만 기억하고 싶어합니다.
구미호가 아닌 사람으로 죽음을 선택한 미호는 대웅이 중국에 가있는 동안 아마 세번의 죽음을 겪었을 겁니다. 하나 남은 꼬리가 없어지면 미호는 동주선생의 말처럼 사라지겠지만, 미호가 선택한 것은 결국 인간이었던 것이지요. 미호는 동주선생처럼 무한한 삶을 사는 반인반요가 아닌,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 박선주를 택한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홍자매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착한 미호, 세상의 때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무공해 미호를 그냥 죽게 하지는 않겠지요. 대웅이가 한국에 돌아왔으니 미호와 다음회 어떤 식으로든 재회를 하겠지요. 저는 마지막 선물을 동주선생이 중요한 비밀을 흘려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지난 글에서도 썼듯이 짝짓기를 통해 인간의 기를 받아들이면, 구미호가 완전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비밀을 들려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물론 낯뜨겁게 대웅이나 미호에게 직접 말해줄 것 같지는 않고, 혜인에게 알려주지 않을까 싶어요.
미처 채우지 못했던 인간의 기를 받은 미호는 마지막 꼬리가 없어짐과 동시에 사람으로, 진짜 완벽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지요. 박선주라는 동주선생이 준 이름으로 대웅이랑 귀밑머리 파뿌리될 때까지만 말이지요. 할아버지가 오매불망 기다리는 손주 손녀들 연필 한다스 정도는 낳아가면서 말이지요. 해피엔딩에 대한 강한 열망으로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폈는데, 미호가 꼭 사람이 되었으면 싶네요. 어느 날 마른 하늘에서 여우비가 내리면 그게 미호의 눈물은 아니었으면 싶어요.
또 하나의 복선은 동주 선생이 지니고 있는 의문의 칼이에요. 여태껏 길달을 죽이는 회상씬에서만 등장했던 칼이 한번은 폼나게 사용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 칼이 미호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미호에게 남은 마지막 여우꼬리를 소멸시킬 것 같아요. 동주선생은 천년이 지난 지금에도 인간과의 사랑을 이해하지도, 믿지도 못했지요. 하지만 대웅과 미호처럼 목숨을 내놓는 사랑도 있음을 알게 됩니다. 길달이 왜 목숨을 내놓고도 그 사랑을 버리지 못했는지도요. 사랑은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든지, 정체가 무엇이든지 중요하지 않아요. 그저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은 것이니까요. 대웅이와 미호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미호의 마지막 꼬리와 여우의 기를 동주선생의 칼로 소멸 시켜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미호는 완전한 인간이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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