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12.06.16 이승기, 아름다운 청년의 밉지않은 자신감의 근원 (12)
  2. 2012.05.22 '하지원-한지민' 안타까운 캐릭터 붕괴, 연기력으로 승부한 배우들 (60)
  3. 2012.05.19 '더킹 투하츠' 은시경의 암호, "따내었습니다"는 무엇? (5)
  4. 2012.05.10 '더킹 투하츠' 이윤지, 눈물나게 고마웠던 감동연설 (11)
  5. 2012.05.03 '더킹 투하츠' 이승기의 도발, 호랑이를 굴에서 끌어낸 지혜 (4)
2012.06.16 09:05




더킹 이재하가 입을 열었습니다. 드라마가 끝나고 많은 인터뷰들을 했을 이승기지만, 특히 눈길이 닿는 인터뷰를 읽고 나니, 왜 이승기가 아름다운 청년인가를 그의 입을 통해 확인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시청률이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드라마의 주제의식과, 함께 일했던 동료배우와 감독, 제작진이 좋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라성같은 선배들과 연기를 함께 할 수 있었고, 배웠다는 것만으로도 큰 것을 얻었다고 하는데, 더킹을 관심있게 본 영화관계자들이 많았다고, 영화출연 욕심도 내비치기도 했더군요. 예능에서도 러브콜이 많은 것을 인정하면서, "아, 나만한 인재가 없나?"라고 자신의 팬카페(아마 아이렌이겠죠)에 썼다고도 하더라고요. 기사를 읽으면서, 얘는 자신감도 어쩜 이렇게 밉지않게 충만할까 싶더군요(죄송, 제가 이승기 어머니뻘이라 기사를 읽으면서 이런 식으로 말을 했거든요) .
눈에 띄었던 발언은 이승기가 벽이 하나 무너진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윤제문과의 독대신을 들어 설명을 했는데, 윤제문의 카리스마에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는 평가는 잘못되었다고 말했더군요. 더킹 촬영에 들어가고 처음 두 달은 힘들었다는 이승기, 거의 원톱 주연이었으니 어깨가 무거웠겠지요. 
"제가 무너져버리면 아무리 옆에 있는 기라성 같은 하지원 선배, 윤제문 선배 등도 절대 잘될 수 없거든요. 처음 촬영을 시작한 2월 한 달간은 많이 힘들었어요. 연기파 선배들 사이에서 창피하지 않으려고 준비 많이 했는데 윤제문 선배의 첫 대사를 듣는 순간, 얼어버렸어요. 너무 리얼해서요.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하지?' 너무 황당해서 입이 안 떨어졌어요".
화제가 되었던 윤제문(김봉구 역)과의 독대는 카리스마의 밀고 당김이 아니라, 윤제문의 호흡에 따라갔다고 고백을 했더군요. 윤제문이 당기면 끌려가주고, 이재하가 당기면 윤제문이 끌려와 주는, 즉 들숨날숨에 맞추듯 서로의 호흡을 맞춰줬다고, 특히 윤제문이 이승기를 잘 끌어주었다고 대목에서는, 이러니 선배배우들도 하나같이 이승기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구나 싶더군요. 어린 연기자들에게는 입바른 충고를 하는 이순재옹도 이승기를 칭찬했다는 것은 기사를 통해서 많이 알려졌지요.
이승기가 벽이 하나 허물어진 것같았다고 표현한 것은, 상대의 호흡을 읽을 줄 알게 되었다는 것이겠죠. 이승기는 상대배우의 대본까지 외울 정도로 노력파 배우였습니다. 그럼에도 뭔가 부족하게 느껴졌던 것은 계산이 알게모르게 읽혀지는 불필요할(?) 정도의 성실함이었어요. 상대의 감정선까지 이미 읽고 대응하는 여유라고나 할까, 그리고 그것이 잘하고 싶은 욕심으로 이어지다 보니 경직된 듯한 힘도 보였고 말이죠.
이승기가 하지원이나 윤제문, 이순재, 윤여정 등 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것은 여러모로 행운이었습니다. 그동안 이승기의 작품에서 만난 상대여배우는 고만고만한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들이었기에 이승기는 자신의 캐릭터에만 열심이면 되었는데, 상대배우들이 뿜는 아우라는 소위 내공이라 부를 수 있는, '기'를 접한 느낌이었을 듯 하더군요. 윤제문의 첫대사에 어쩜 저렇게 연기를 잘하지?라고 얼어버린 이유도 그 기에 제압당했던 것이겠죠. 
이재하라는 캐릭터는 그동안 이승기가 맡았던 역할들과는 차별적인 인물이라는 것이, 이승기로서는 힘들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소문난 칠공주 황태자에서는 철없는 대학생 아들로, 찬란한 유산에서는 까칠하고 안하무인인 부잣집 손자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역시 비슷한 선상의 캐릭터였지요. 안하무인 싸가지로 속된 말로 개기고, 목에 힘주면 반은 접고 들어갈 수 있었던 캐릭터였죠.
그에 반해 이재하는 왕제였다가 왕위에 오르게 되는 인물로, 부잣집 도련님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왕족이라는 캐릭터를 함께 표현해야 했기에, 싸가지는 없으나 왕족이라는 고품격 캐릭터도 살려야 하는 이중부담이 있었죠. 초반에는 싸가지없는 왕족의 모습이 심해 부작용도 있었지만, 형의 죽음과 항아를 만나면서 품격을 갖춰가는 성장해 가기는 했습니다만... 
이재하는 스물 다섯 청년에게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직위에 앉은 사람이 되게 했습니다. 그동안 철부지 아들이나 손자로 선배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는, 손아래 사람으로 귀엽거나, 버릇없거나, 반항하거나의 모습이면 족했지요. 그런데 더킹의 이재하에게는 그동안 이승기가 출연했던 드라마 캐릭터에서는 없었던 카리스마가 요구되었죠. 기존 드라마 캐릭터와 차별성이 이 카리스마였어요.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싸이코 김봉구를 상대해야 했고, 이순재의 깍듯한 절을 받아야 하기도 했죠. 아홉살 연상인 하지원에게는 존경받을 만한 남자로서의 매력도 보여야 했고요.
스물 다섯 이승기가 그런 이재하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쉬웠을까, 지금 생각하면 참 깝깝했을 듯 하더군요. 드라마의 주제의식이 접근하기 쉬운 소재도 아니었고,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에서 이승기의 선택은 무모할 정도로 간단했습니다. 모든 배우가 캐스팅되고 남자주인공만 비워져 있던 상태에서 이승기는 바로 승낙을 했다지요. 제의를 받고도 한류스타, 일본진출, 가볍지 않는 주제때문에 망설였을 배우들도 있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승기가 이재규 감독님만 믿고 출연결정을 했다는 것은, 무모할 정도의 자신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감독과 출연배우들에 대한 믿음없이는 역시 불가능했을 것이고요.
이승기의 선택은 그의 배우인생에서 큰 획을 그은 전환점을 돌게 했습니다. 연기력은 과거의 이승기가 맞나 싶을정도로 일취월장해 갔고, 이승기가 아니면 이재하라는 인물은 대체불가의 존재감을 보였으니까요. 더킹에서의 이승기에게서는 엄청난 힘이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이승기에게서 보여졌던 힘과는 다른 것이었죠. 이재하라는 캐릭터를 완성해 가는 열정이었어요.
그동안 이승기의 연기에서 느껴졌던 힘은 빠졌고, 다른 힘이 그 자리를 채워갔지요. 캐릭터의 진중한 무게감이었어요. 간혹 캐릭터의 존재감이나 연기를 살리기 위해 과한 힘을 불사르는 배우들을 보기도 합니다. 연기 잘하는 박신양도 싸인 초반에 카리스마의 과잉이 부작용으로 전해졌을만큼, 힘을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것이 연기자에게 쉬운 일만은 아닌 듯합니다.
이승기는 윤제문과의 밀고 당기는 장면을 찍으면서, 카리스마와 카리스마가 부딪쳤을 때, 좋은 배우는 어떤 식으로 상대와 호흡하고 서로의 연기를 살리는 지, 그 힘의 분배방식을 배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선배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인터뷰를 했어도 참 기특하다 싶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승기는 윤제문의 연기에 얹혀갔고, 윤제문이 분위기를 이끌어 주었다는 말로 명장면의 공을 윤제문에게 돌리더군요. 

드라마나 예능에서 비춰진 이승기의 모습은 아들삼고 싶은 남자, 사위삼고 싶은 남자 1위 완벽한 이상형이지요. 그런데 방송에서 보여진 이승기의 모습이 진짜일까? 겸손과 성실, 무결점 반듯한 청년이 100% 이승기의 본모습일까에 대해서는, 이승기가 아닌 다음에야 확인할 길은 솔직히 없습니다. 함께 생활하지 않는 이상은 말입니다. 더군다나 스타는, 연예인은 만들어진 이미지에 좌우되는 경우가 더 많으니 말입니다. 언론매체나 방송에서 가끔 대형 폭탄발언을 터뜨려 이미지를 실추시키거나, 다른 동료에게 해를 입히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소속사에서 특히 버라이어티 예능이나 토크쇼에 나가서 할 얘기 수위들을 조정하고, 미리 훈련을 시켜 내보내는 경우도 있고 말이죠. 
그런데 이승기에게서는 소위 만들어진 이미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흔한 스캔들 한 번 일으키지 않은 최고의 스타, 트리플 황제라는 칭호까지 받는 이승기가 촬영현장에서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딸아이를 불러 기사를 읽어보게 까지 했습니다.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 이유가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를 위해서라네요. 불만을 표현하다보면 자기만 힘들어지고, 그러면 즐거운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거나 촬영을 할 수 없기때문이라지요.
1박2일에서 다크서클이 진하게 내려와 있으면서도 웃으며 촬영하는 이승기를, 나영석 피디도 늘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본인의 입에서 불평불만을 말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니, 왜 이승기가 아름다운 긍정 청년인지가 더 확 와닿더라고요. 예능에서 러브콜이 쏟아지는 것에 "나만한 인재가 없나" 라는, 자뻑충만한 자신감과 잘난척(?) 농담도 전혀 밉지가 않네요. 
언젠가 이승기의 기사에 악플이 달려있는 것을 봤는데, 돈만 벌지말고 봉사도 좀 하라는 말이었어요. 일본진출설로 홍역을 치를때 돈승기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고요. 이승기가 현장르뽀 동행에 1억원을 기부하고,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선행을 하고 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속상하더군요. 
연예계에 이승기같은 인기스타는 많습니다. 좋아하는 팬들도 다양하고요. 그러나 타의 모범이 되는 스타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더구나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할 수 있는 피끓는 청춘스타들에게는 말이지요. 이승기는 젊은 스타들의 모범롤모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이승기에 관한 글을 쓸 때는 성을 생략하고 쓰는 일이 과거에는 많았습니다. 특히 1박2일 관련글에서는 거의가 승기라고 표현했었지요. 그런데 더킹 이후로 꼭 성을 함께 쓰게 되더군요. 착한 남동생, 아들같은 이승기에게서 뭐랄까, 남자의 향기(?)가 느껴져서 였습니다.
열심히 하는 배우 이승기, 연기 잘하는 연기자 이승기가 되었습니다.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데, 이승기의 승승장구는 배가 아프기는 커녕 기분만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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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2 08:41




막바지에 다다른 더킹투하츠와 옥탑방왕세자, 드라마를 보면서 '엇 이게 아닌데 뭐가 잘못됐지?'라고 의구심을 품은 캐릭터가, 김항아(하지원)와 박하(한지민)입니다. 드라마 중반 전후로 급격한 캐릭터의 변화가 느껴졌는데, 열연을 하고 있는 연기자들이 의기소침하지는 않을까 언급하기가 망설여지더군요.
하지원과 한지민, 명실공히 수목드라마 여주인공들이죠. 남자배우들을 빛나게 하는 여배우들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기도 하지만, 하지원이 승승장구에 나와 말하는 것을 보니 딱히 마음 상한다는 느낌은 없어서, 참 겸손한 배우구나 라고 생각했지요.
드라마에서 두 배우를 만난 것은 하지원은 다모에서 채옥으로 만났고, 한지민의 경우는 대장금에서 의녀 신비로 나왔을 때였네요. 사극에도 현대극에도 어울리는 마스크를 가진 배우들이죠. 이후 황진이(하지원), 이산(한지민), 시크릿 가든(하지원), 경성스캔들(한지민) 등은 두 배우들의 출연만으로도 믿음이 갈 정도로, 하지원과 한지민은 극중 캐릭터에 몰입하게 했고, 연기 또한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 작가가 몇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김수현, 김영현, 소현경, 노희경, 그리고 김은숙 작가입니다. 물론 더 많은 작가들이 있지만 지금 떠오르는 작가들이 이분들이네요. 스토리를 짜는 능력도 탁월하고, 소위 말하는 대중들이 원하는 코드를 드라마 캐릭터로 잘 풀어내는 분들이죠. 작가들의 공통점은 시청률을 위한 무리한 전개나 비현실적인 상황들보다는, 개연성에 비교적 충실한다는 점입니다.
이 작가들의 작품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비중이 적은 조연이라 할지라도 캐릭터가 변질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이에요. 시련과 고난을 겪으면서 캐릭터가 성숙해 가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캐릭터가 지닌 기본적인 모습이나 개성을 견지하는 것은, 작가가 놓치지 말아야 할 기본사항이죠.
그런데 더킹 투하츠를 보면서 우려했던 것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보고는 실망스럽더군요. 홍진아 작가의 작품 중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면서 느꼈던 캐릭터의 변질 혹은 붕괴가, 더킹 투하츠에서도 또 보여서 말이죠. 두루미(이지아)가 강마에(김명민)를 사랑하게 되면서, 극히 수동적이고 눈물만 흘려대는 답답한 캐릭터로 바뀌었는데, 더킹 투하츠의 김항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 이재하를 만났을때 이재하의 깐족대는 말에 화장실로 끌고 가 기선을 제압하던 당차고 강한 여전사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지금은 필요한 상황에서만 특수부대 출신이었음을 기억하게 하는  액션신만 소화하고 있죠.  하지원이기에 가능한 대역없는 액션신들이기에 하지원의 연기에 대해서는 찬사가 모자랄 정도입니다. 그 외의 모습은 극히 재하만을 위한 여자, 재하에게 사랑에 빠진 약하디 약한 여자, 그대 이름은 여자가 돼버렸다는 점입니다.
옥탑방 왕세자에서 한지민이 연기하고 있는 박하라는 캐릭터도 붕괴된 지는 오래입니다. 기억을 잃은채 이역만리 미국으로 입양되어, 오직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일념하에 아르바이트를 해가면서 씩씩하고 강하게 자라왔던 박하, 한국에 온 지 2년동안 조그만 소형 트럭을 몰며 야채가게 배달을 하는 등, 억척스럽게 살아온 캐릭터죠. 너무 억척스러워서 아줌마 필이 나기까지 했던 캐릭터였습니다.
옥탑방에 조선의 네 남자가 나타났을 때는 박하는 주도권을 쥐고 네 남자를 호령하며, 박하라는 캐릭터의 개성을 유지했었지요. 이각이 용태용 행세를 하며 블랙카드로 돈의 위력을 과시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새로 신축한 옥탑방에 입성하면서 도우미(?)로 전락한 박하는, 초반 패기 쩔던 그 박하가 아니었습니다. 이각을 사랑하게 되면서 패기는 없어지고, 왕세자 이각에게 의존적인 여주인공이 되더니, 지금은 멍청돋는 캐릭터로 변질돼 버렸죠. 
여주인공의 급격한 캐릭터 변화는 드라마가 원톱 주인공 위주의 흐름에 따른 현상이기도 하지만, 드라마 퀄리티나 완성도면에서는 썩 좋은 모습이 아니에요. 때로는 여주인공의 급격한 변화에 당혹스럽기도 하고, 다른 캐릭터를 보고 있는 것같기도 하고 말이죠. 
캐릭터가 변질되지 않으면서 윈-윈한 드라마를 개인적으로는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하지원)과 주원(현빈)을 꼽고 싶습니다. 더킹 투하츠의 김항아와 이재하, 옥탑방 왕세자의 박하와 이각이라는 캐릭터와 비슷한 구조임에도, 시크릿 가든에서 두 주인공 특히 여주인공 길라임이라는 캐릭터는, 사랑에 빠지면서도 캐릭터의 붕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상위 0.0001% VVIP와 사랑에 빠지면서도, 스턴트 우먼으로서의 긍지와 자긍심, 직업의식이 철저했고, 주원과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해 가면서도 갑작스럽게 순종적이거나, '연약한 여자에요'를 남발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길라임이라는 캐릭터의 기본성향과 본질적인 특징은 유지했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하지원과 현빈이 윈-윈커플이었다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겁니다.
그런데 김항하와 박하는 어떤가요? 북한 특수부대 출신의 여군관 김항아는 대한민국 왕실이라는 곳에 주눅부터 들었고, 어느 순간 '나는 살랑살랑 바람에도 날아가는 깃털같은 여자에요'가 되었지요. 재하와 본격적인 사랑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재하에 대한 의존도는 급격히 늘어갔고, 중국 포로수용소에서 구출되고서는 180도 다리를 찢고 탈출을 감행했던 패기를 버리고, 무서웠다며 우는 한마리 가녀린 새로 돌아가 버리지요. 물론 사랑하는 재하의 품에 안겨 우는 항아의 감정은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지만, 문제는 김항아를 그녀의 사랑이 아니라, 이재하의 사랑을 위한 캐릭터로 만들어, 극히 수동적인 인물로 보이게 한 점이죠.
옥탑방 왕세자의 박하 캐릭터도 비슷합니다. 과거의 신분은 조선의 왕세자, 현대는 홈쇼핑 후계자 용태용이라는 VVIP 어리버리 매력남을 만나면서, 박하라는 캐릭터는 씩씩한 억순이-->선생님-->착하기만 한 순둥이--> 이각이 말해주지 않으면 스스로 아무 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수동적 멍청이로 변해갔습니다.
드라마에서 캐릭터는 하나의 독립적인 인격체로 세상의 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듯이, 드라마 속 캐릭터도 자라온 환경이나 성격이라는 것을 가지지요. 큰 사건을 겪으면서 일정부분 성격이나 사고방식이 변화되기도 하지만, 사랑에 빠졌다고 강했던 자의식까지 버리고, 오직 남자바라기만을 하는 여자주인공들의 매력이 반감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인기있는 멜로드라마는 흔히 앓이라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많은 경우 남자주인공에게 나타나지요. 이 과정에서 작가들이 놓치기 쉬운 것이 캐릭터의 균형과 일관성입니다. 심한 경우는 상대주인공이 쩌리화되거나, 피동적인 인물로 변질되어 가면서, 캐릭터가 가지고 있던 개성을 잃어가기도 합니다. 특히 사랑이라는 코드는 캐릭터 붕괴의 주범이 되기도 합니다.
더킹 투하츠와 옥탑방 왕세자에도 이 현상이 나타나고 말더군요. 남자주인공 이승기, 박유천의 매력은 갈수록 수직상승인데, 두 작품 공통적으로 여주인공의 캐릭터는 종속적이며 수동적으로 변해갔지요. 이승기 박유천은 물오른 연기력은 물론, 캐릭터의 매력까지 더해 이렇게 매력적인 남자주인공들이 있을까 싶을만큼 연기자로 자리매김을 했고, 두 사람이 아니면 이재하와 이각이라는 캐릭터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캐릭터를 각인시켰습니다.
그런데 하지원과 한지민의 김항아와 박하라는 캐릭터는 작가가 소홀하지 않았나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드라마 초반, 당차고 씩씩하고 능동적이고, 누구보다 자의식이 강했던 캐릭터들을 사랑에 빠진 순간 눈물을 머금은 한떨기 수선화들로 둔갑시켜 버리는 것이 안타깝더라고요. 왜 작가들은 여자 주인공들을 사랑에 빠지면 하나같이 수동적이고, 남자에게 의존적인 캐릭터들로 만들어 버리는지 말입니다. 하지원, 한지민이 아니었으면, 김항아와 박하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사랑받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원, 한지민은 변질되고 붕괴되는 여주캐릭터마저도 뛰어난 연기력으로 설득시키고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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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9 11:11




가진 것이라고는 충직과 신의밖에 없는 은시경이 재하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장면은 섬뜩하기만 했습니다. 은시경이 배신할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었는데, 충격을 받는 분들이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근위대도 돌려보내고 이재하 단신으로 은시경을 따랐고, 은시경이 재하를 데리고 간 곳에서는 양산을 쓰고 김봉구가 기다리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은시경은 이재하를 배신한 것일까요? 약물고문과 육체적 고문, 염산으로 위협하는 봉봉, 무엇보다 이재신 공주를 또다시 위험에 빠뜨리겠다는 경고는 은시경을 약하게 하지요. 물론 화면상으로만 약하게 했을 뿐, 은시경은 결코 대한민국과 이재하를 배신할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제작진이 은시경이 배신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일종의 페이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지요.
은시경과 이재하는 김봉구를 잡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모습이 나왔죠. 그리고 꽤 단순한 암호가 쓰여진 은시경의 메모장이 나왔습니다. 암호는 "전화할 상황은 되는거야?", 이는 이재하가 묻기로 되어 있었고, 은시경이 이재하에게 전화를 하자, 몇마디 안부를 묻다가 문제의 암호를 이재하가 말하지요.
그런데 평소의 은시경의 말투와는 다른 대답에 이재하가 긴장하는 모습이 비춰지기도 했습니다. 은시경의 대답은 "따내었습니다"였습니다. 이 암호와 하루종일 전투를 치룬 느낌이라면 믿으시겠어요? 제가 궁금한 점이 풀리지 않으면 잠을 뒤척이고 그 생각에 몰두하는 성격이라, 어제밤에 침대에 누워서도 이 암호를 해독하느라 머리가 엄청 피곤하답니다. 그래서 오늘 리뷰는 내용정리는 생략하고 은시경의 암호부분만 분석합니다. 물론 틀릴 가능성이 크지만, 여튼 제가 끝장을 보자고 찾아봤으니 재미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우선 은시경이 암호를 만들기 위해 메모해 둔 종이를 보면, 아주 단순하게 자음과 모음을 나열하고 숫자를 써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화할 상황은 되는 거야?는 위치파악을 했느냐는 재하와 은시경이 만든 암호라 생각해 봤는데요, 대답이 위치에 대한 숫자를 말하는 것같더군요. 은시경의 노트에 굳이 자음과 모음을 나열하고 숫자를 써둔 것이 이상했거든요.
은시경의 답은 "따내었습니다"였습니다. 은시경의 대답에서 우선 자음만 나열해 보기로 하죠.
"ㄸ(ㄷㄷ)ㄴㅇㅅㅅㅅㄴㄷ" 이를 아래 숫자에 대입해 보면 "3 3 2 8 7 7 7 2 3" 입니다.
그럼 다음에는 모음을 볼까요?
"ㅏ,ㅐ(ㅏ ㅣ) ,ㅓ,ㅡ,ㅣ,ㅏ"지요. 이를 숫자에 대입해 보면 "1 1 10 3 9 10 1"입니다.
이 숫자는 위치를 말하는 위도와 경도인 듯합니다. 은시경에게 재하가 김봉구가 있는 것을 알아낸거야? 라고 물어서 잠시 헛갈리기는 했지만, 은시경은 김봉구가 적어준 대로 재하에게 위도와 경도를 불러줬지요. 은시경이 불러준 위도 경도는 "위도 38, 57, 35, 89 경도 110. 33. 04. 54"였죠. 이곳을 찾아보니 중국이더군요(제작진 거짓말을 안했더군요 ㅎ)

                                                <김봉구가 가르쳐 준 위치>

                                         <은시경의 "따내었습니다" 로 풀어 본 위치>

그래서 "따내었습니다"를 자음과 모음으로 구분한 숫자를 대입했더니, 놀랍게도 같은 중국이 나오더랍니다. 두 지도를 비교해 보면 김봉구가 가르쳐 준 위치와 은시경의 암호를 해독한 위치가 조금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김봉구가 은시경에게 불러주라고 한 위치는 이재하가 파견한 군대를 교란하기 위한 거짓 장소였던 것이죠. 재하가 다른 장소에서 삽질을 하게 만들기 위한 김봉구의 가짜 정보였던 것이죠. 진짜 김봉구가 숨어있는 아지트는 은시경이 "따내었습니다"로 불러준 위치가 되겠고 말이죠.
은시경의 "따내었습니다"는 위도와 경도를 자음과 모음으로 숫자로 말해 준 암호였던 것이죠. 물론 개인적인 추측일 뿐입니다;;.  

김봉구의 감시와 목에 붙여진 도청기때문에 아무말도 못하는 답답이 은시경을 재하는 믿고 따릅니다. 그런 재하를 한 대 쳐주고 싶을 만큼 미웠을 지도 모르는 은시경입니다. 결코 위험한 곳으로 부를 은시경이 아닐 것이라고, 너무나 강하게 믿고 따라와 버린 재하이기에 말이지요. 왕 이재하의 그런 믿음이 그 순간만은 미워지는 은시경이었습니다. 
덫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은시경을 따라 가는 듯한 재하, 왜 왔느냐고 항의하는 듯한 은시경같아 보이더군요. "전하는 강하신 분입니다"라며, 재하가 힘들 때마다 곁에서 묵묵히 재하를 믿어주었던 은시경, 두 남자의 믿음은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는 것을, 김봉구 앞에서 확인시켜 주겠지요. 썩은 과자를 먹지 않을 은시경이기에 말입니다. 김봉구에게 한 방 먹이는 거죠. 재신공주의 복수까지도 겸해서 말이죠.
재하에게 겨눈 총구를 보며 경악하는 재하였지만, 재하 역시 끝까지 은시경을 믿을 것입니다. 김봉구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사람을 믿지 못했기에 사람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이재하는 사지가 될 지도 모름에도 은시경을 따라왔을 만큼, 그의 사람을 믿습니다. 이재하와 김봉구의 차이입니다.

재하의 위기를 직감한 항아가 부상한 몸에도 불구하고 차를 돌려 재하가 있는 곳을 향했지요. 항아가 재하를 구출해 무사히 대한민국으로 돌아오게 되겠지요. 문제는 귀요미 은시경이 재하를 지키기 위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 걱정이 한가득입니다. 재신공주와의 사랑을 꼭 이뤘으면 싶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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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0 10:32




하반신이 마비된 이재신이 일어섰을 때, 비로소 이 드라마에서 이재신이라는 인물이 상징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가 있었습니다. 드라마 속 이재신이라는 캐릭터가 한반도의 실상과 과제를 상징하는 구조적인 장치였다는 것을 말이죠.
휴전선으로 남과 북이 이념을 달리한 채 60년을 대치상태로 살아온 것은, 우리가 벌인 일이 아니었습니다. 남한도 북한도 아닌, 주변 강대국에 의해 신탁통치라는 명목으로 갈린 것이 고착화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비아냥을 받는 것이 또 우리입니다. 리강석이 화장실에서 들었던 조소는 세계인의 시각이자, 냉정한 현실입니다. 둘이 힘을 합치면 강해질텐데 지들끼리 치고 받고 싸우는 바보들이라는 조소는, 그래서 더 화끈거리는 부끄러움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WOC 세계장교대회에서 남북단일팀은 4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거두고, 약속대로 재하와 항아는 남과 북이 지켜보는 가운데 약혼식을 치뤘지요. 재하와 항아의 행복이 김봉구에 의해 짧은 시간 끝나버릴 것같은 불길한 예감과 함께, 은규태 비서실장이 선왕부부 암살에 정보를 주었다는 것을 고백하는 듯 보이더군요. 이재하의 사람을 품는 포용력과 은규태의 진심을 믿기에 왕실이 흔들리지는 않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만, 김봉구에 의해 누군가 희생될 것같아 불안하네요.

제가 외국에 나와 살기때문에 아주 가끔 동양인인 저에게 질문을 하는 외국인을 만나는 일이 있습니다. 처음 듣는 말이 중국인이냐?는 것입니다. 코리아라고 대답하면 게중 몇 분은 남한이냐, 북한이냐고 묻는 일이 있습니다. 그냥 사우스 코리아라고 하면 될 걸, 무슨 큰 일이라도 되는양, 손사레까지 치면서 사우스 코리아에서 왔다고 자랑스럽게(안심이라도 시켜주려는 듯) 말하게 됩니다. 외국에서도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냐고 묻는 것이 기분나빴다는 듯이 말이죠. 우습죠?
그러면서도 드라마를 보면서는 남과 북이 갈려있다는 현실이 안타깝고, 분단때문에 대한민국의 국력이 커지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제자신을 돌아보면, 여러가지로 모순이죠. 남북한의 평화적 공존, 이 좋은 말도 잘 못 말하면 좌파빨갱이가 될 수도, 친북성향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도 있는 것이 불편한 우리의 현실이죠. 어려서 국가이념처럼 배워왔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이제는 말하면 안되는 시대가 돼버렸다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더킹 투하츠는 대놓고 통일을 이야기하는 담대함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한 발 비껴서 차선을 말하고 있죠. '평화'...
그런데 말이죠, 더킹 투하츠가 세련된 것은 평화를 말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지구촌의 평화는 인류의 바람이자 희망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남한도 북한도 공생하는 길이라는 것을 누구도 아닌 우리들이 더 잘알고 있는 진실이죠. 그러나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지 않는 김봉구로 대변되는 세력에 휘둘리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좌표없이 정책이 변화되기도 하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나름의 자구책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치지도자의 대북관계 혹은평화에 대한 방식에 대해, 어떤 정권은 좌파정권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퍼주는 정권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강경정권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죠.

드라마가 드라마라는 장르로서 좋은 것은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준다는, 일종의 카타르시스 해소 장치들을 과감하게 던져주기 때문일 겁니다. 현실에서는 말하지 못하는 불편한 진실을 드라마라는 가상의 허구를 통해서 말이지요. 환상이고 희망일 뿐일 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드라마에서 이재신 공주가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은시경이 김봉구에게 자존심을 굽히고 사과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재신, 그 답답한 사람이 왕실이 수모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 대신 수모를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한 밤중에 모멸감때문에 비통해 하고, 질주하고, 오열하는 은시경의 모습을 본 재신은 다시 일어나기를 결심합니다.
곁에 두고 떼쓰고 시비걸고 장난치고 싶었던 것이 그를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은 재신은, 자기를 포기하지 말아달라며 고백을 하지요. "좋아해요. 은시경씨한테 어울리는 여자가 돼 보일게요".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해서 버벅거리는 은시경, 이 답답이가 너무 좋네요. 답답하고 서투르고 꽉 막혀서 오히려 로맨틱한 남자입니다.
조정석과 이윤지의 연기가 시청자에게 재하와 항아 이상의 달달함을 주는 이유는, 또 다른 로미오와 줄리엣 커플이기 때문이지요. 재하와 항아는 남과 북이라는 이념적 갈등 속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면, 이재신과 은시경은 선왕부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역적(?)의 아들과의 사랑이라는 신파가 가미된 관계입니다. 특히 원칙과 소신을 목숨처럼 여기는 답답이 은시경의 1+1=2 공식밖에 모르는 우직함이 매력이기도 하고 말이죠. 은시경이란 캐릭터를 자로 잰 듯 완벽빙의해서 보여주는 조정석의 연기는 볼수록 탐나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중이죠ㅎ.
제주평화포럼에 직접 참가한 이재신, 청중을 향한 그녀의 연설은 감동자체였습니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뭔가가 전해졌던 것은 그녀의 모습이 한반도를 상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강대국들에 의해 두 동강이 나버린 한반도, 김봉구에 의해 하반신이 마비된 이재신의 모습이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언제 전쟁이 터질 줄 모르는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에서 자라는 사람은 시도때도 없는 불안의식에서 전투의식을 갖게 돼요. 평화협정은 그래서 꼭 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언제까지 전투적으로 불안하게 키울 수는 없습니다. 평화라는 것은 존 마이어씨 말대로 어느 수준에 됐을 때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 가는 거죠.
저는 지금 10분 정도밖에 못서있는 몸이지만 익숙해지면 설 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민국은 전쟁없는 나라에서 살기 위해 WOC단일팀, 남북결혼 등으로 평화를 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여러분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세계 각국 여러분의 격려와 지지가 필요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노력하겠습니다".
 이재신은 현재 걷기는 커녕 혼자 서있기도 힘든 상태입니다. 그런 재신이 재활치료를 받을 결심을 하고, 세계인들을 향해 고개 숙이며 부탁합니다. 지켜봐달라고 말이지요. 그녀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말입니다. 같은 말이었습니다. 이재하가 우리 문제는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간섭하지 말고 꺼지라고 거칠게 일갈했다면, 이재신은 정중하게 부탁했습니다. 자신의 상태를 보여줘가면서 말이지요. 전쟁에 대한 공포없이 아이들이 평화롭게 사는 나라, 그 평화를 위해 남과 북이 합심해서 모색하고 있으니 도와달라고 말이지요. 비록 약하고 힘없는 나라지만, 스스로 일어서려는 의지와 노력을 꺾지 말아달라고 말입니다.
이재신이라는 캐릭터의 하반신 마비는 대한민국의 실상을 보여준 것이었고, 휠체어에서 일어나려는 의지는 대외적 간섭과 의존에서의 자립을 말하고자 함이었습니다. 블랙코미디라는 장르에서 이재신이라는 캐릭터가 중요한 이유는,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가장 강한 메시지 '대한민국의 자립'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재신이 두발을 딛고 스스로 일어서게 되는 날이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통일보다 중요한 과제가 자립이기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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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3 10:53




최근 일본 자민당에서 자위대 명칭을 국방군으로 변경하는 헌법개정안을 마련했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내용의 골조는 전쟁포기 내용은 유지하면서, 자위권의 발동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인정하겠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일본 국회에서 통과된 것은 아직 아니지만, 일본이 자위대를 강화하는 움직임에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는 있지요. 전범국으로 군대를 가질 수 없음에도 일본은 군사력을 노골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재하가 WOC장교대회 남북단일팀 장교 일원으로 참가해서 일침을 가한 장면은 시원하다 못해 통쾌하더군요.
"출전도 안하면서 대회를 여셨어요?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받으려는 의도는 아니시죠?".
이재하는 국제무대에서만 불편한 진실을 말하지 않습니다. 군면제 수상에게는 고혈압을 체크해 보자며, 군대를 안다녀 왔으니 뭘 알겠느냐고 조소까지 해버리죠. 희귀병때문에 군면제를 받았다는 수상을 보니, 많은 인물들과 오버랩이 되는군요. 행불자로 통지서를 받지 못했다는 보온병 안모씨, 기관지 확장증이 어떻고 저떻고 콜록거리는 높으신 분도 있죠. 그래도 군부대 시찰을 나가서는 왕년에 봐서 잘안다고 아는 척은 또 엄청하다가 창피만 당하고....쩝.
그뿐만이 아니었지요. 남북단일팀 대표로 참가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외교활동의 일부라고 선을 분명히 합니다. 물론 그 의도는 주도권을 잡기 위함이라는 뼈있는 속마음도 전하지요. "한반도의 일에 주변국 간섭이 너무 많아요. 다들 입 다물라고 말하려고 나가는 거에요. 우리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드라마 속 가상인물이지만, 이재하처럼 줏대있고 소신있는 지도자를 가지고 싶더군요.
김봉구의 애인과 뒷담화를 하는 영상을 보내 김봉구의 열등감을 도발한 이재하, 두 번째 대결도 이재하의 승리였습니다. 가차없이 타라를 쏴버리는 김봉구, 김봉구는 재하의 말대로 절망을 향해 가고 있음을 스스로 입증하고 말았죠. "너 그 여자 죽이면 끝이야. 절망.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이잖아. 그래서 나의 무기와 힘은 사람들이야. 내가 내쳤는데도 날 믿어주는 사람, 심지어 내가 쏴버렸는데도 날 사랑해 준 사람. 난 더 강해질 거야, 날 믿어줬던 사람들 내가 지켜줘야 하니까...". 
김봉구도 재하와 전면전을 펴겠다고 베일 밖으로 나왔죠. 클럽 M 회장으로 공식석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겠다고 선언했으니 말이죠. 표면적으로는 돈과 힘을 가진 김봉구가 유리해 보이겠지만, 실제로 김봉구의 조작으로 1차전 대결팀이 미국으로 결정되어 재하가 위기에 처했지만, 재하는 김봉구보다 한 수 위였습니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굴로 들어가는 것은 용기이지만, 호랑이를 굴 밖으로 끌어내는 것은 지혜입니다. 비겁하게 숨어서 돈과 음모로 조종하지 말고, 나와서 싸우자고 유인한 것입니다. 왜? 이재하의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이재신을 한달동안 섭정여왕으로 추대한 이유입니다. 원칙대로 서열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형 재강을 죽인 범인과 재신을 그렇게 만든 김봉구를 공개적으로 잡겠다는 의미였습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김봉구를 왕실로 초대에 독약을 먹일 수도 있고, 그자리에서 총으로 쏴버릴 수도 있습니다. 살인범으로 응징했다는 것으로 말이지요. 그러나 증인이 없는데 그렇게 되면 이재하가 또라이가 되는 것이죠. 재신의 기억이 중요한 증언이 되기는 하겠지만, 아직 기억해내고 있지 못하는 재신이니 말이죠.
이재하가 노린 것은 단지 WOC 2차전 통과와 항아와의 결혼만이 아니에요. 김봉구를 잡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봉구가 싫어하는 것만 골라하는 재하, 그리고 놈이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리는 재하입니다. 재하의 계산대로 애인 타라를 쏴버린 봉구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언론에도 잘 알려져있지 않은 김봉구가 세계의 카메라 앞에 섰다는 것은, 그의 행동반경이 좁아졌음과 동시에 공개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좋은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은 매스컴에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죠. 마피아들처럼 말이지요. 김봉구는 재하의 도발에 흥분해서 제 발로 굴을 기어나왔으니, 재하가 한 수 위였던 것이죠.
김봉구가 굴밖으로 나오리라고 예상했던 것은 이재하가 간파한 김봉구의 열등감때문이었죠. 김봉구의 열등감을 자극할수록 김봉구는 비이성적 행동을 보이고, 김봉구의 비이성적, 반인류적, 반평화적 모습을 세계가 주목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재하의 작전입니다.
재하의 작전은 성공적이지만, 재하가 모르는 진실 한가지가 재하와 은시경을 흔들게 되겠지요. 믿었던 비서실장이 선왕부부의 휴가지 정보를 누출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재하보다 은시경이 충격에 빠질 일은 자명한 일, 김봉구가 노리고 있는 것도 이것이죠.
김봉구는 이재하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추잡한 인간이었습니다. WOC 조추첨을 조작하고, 하반신 마비된 재신에게 공개석상에서 모욕감을 주고, 은시경에게는 아버지를 뇌물에 타락한 사람이라고 속삭입니다. 총체적 위기입니다. 2차전은 커녕 1차전에서도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을 강적 미국을 만났으니, 패배하면 항아와의 결혼도 물거품이 돼버리죠. 왕실은 최측근의 배신이라는 충격에 싸일 것이며, 믿었던 아저씨 비서실장, 사랑하는 항아, 친구 은시경, 국민들의 바람, 선왕 재강의 소원 등이 통째로 날아가게 생겼으니 말이죠. 내우외환이 따로 없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김봉구가 재하의 USB에 대한 답이 이거였어요. 철저하게 네가 믿는다는 사람들을 빼앗아 보겠다는 것이지요. 결국 돈, 힘이 이긴다는 것을 김봉구는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죠. 사람과 돈의 대결, 재하와 김봉구의 대결 핵심이기도 합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메시지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에 대한 믿음... 장교대회 훈련에서 재하가 항아를 믿지 못하고 쏴버렸지만, 재하는 형때문에 살았다고 말했지요. 그리고 자신을 쏴버린 사람을 사랑한 여자와 자신을 믿어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더 강해지겠노라고 말이죠. 아저씨를 믿는다는 재하의 말은 그래서 두 가지 의미로 다가옵니다. 불안과 더 강한 믿음입니다.
불안감은 30년을 왕실에 충성해 온 비서실장의 실수에 믿을 사람은 없다는 혼란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고, 더 강한 믿음이라 함은 은규태의 실수를 덮고 그를 품음으로써 김봉구에게 엿 먹어라는 반사로 갚아주는 것이죠. "30년의 믿음을 한 번의 실수와 바꾸지는 않겠다, 그게 나와 찌질이 김봉구가 다른 점이다"라고 말해주는 것이죠. 항아는 자신을 향해 총을 쏴버린 재하를 사랑했고, 믿어줬고 그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비서실장 은규태의 실수, 선왕부부가 살해된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했지만, 재하는 은규태를 품을 것입니다. 항아가 그를 품었듯이 말이죠.
타라의 뒷담화를 덮어주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그렇지 않으면 절망과 마주할 것이라고 충고했었지요. 김봉구는 돈으로 사람을 살 수 있었고, 그 힘으로 위협과 협박도 할 수 있지만 그를 대신해 죽을 수 있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죠. 총알이 날아온다면 그의 비서가 몸을 날려 김봉구 대신 맞아줄까요? 천만에요. 그런데 이재하에게 총알이 날아온다면 적어도 세 사람은 그를 대신해 총알을 기꺼이 맞을 듯 하더군요. 김항아, 은시경, 그리고 비서실장 은규태입니다. 이재하에게는 있고 김봉구에게는 없는 것, 바로 '사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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