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영'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3.08.30 '투윅스' 이준기, 살아야 하는 이유 보여준 사투와도 같은 열연 (49)
  2. 2013.08.23 '투윅스' 이준기-이채미, 눈물 쏟게 만든 가슴 미어지는 미소 (5)
  3. 2013.08.15 '투윅스' 이준기-이채미, 우리의 하루는 너무 길고 힘들어요 (2)
  4. 2013.08.08 '투윅스' 이준기-이채미, 한 방에 사로잡은 기적의 케미 (11)
  5. 2011.02.20 '마이 프린세스' 지역색 망언한 장영실 작가에게 묻는다 (35)
2013.08.30 12:05




처음으로 수진이 우울한 표정으로 엔딩장면에 잡혀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수진이를 살리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살아야 하고, 도주해야 하는 장태산에게 닥쳐오는 위기에도 부활달력에 날짜를 표시하고 짓는 수진의 환한 표정에서 절망속의 희망을 읽어왔는데, 수진이 처음으로 우울한 표정으로 달력을 봤지요. 수진의 소설 속 주인공 아빠의 눈물을 닦아주는 모습은 또 어찌나 애잔스럽던지...

수진의 표정처럼 장태산은 그렇게 희망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문일석이 겨눈 총구, 죽음의 문턱에서 기지를 발휘해 도망쳐 나온 장태산, 산으로 강으로 필사적으로 뛰고 달리는 장태산을 불러다 우리집에 꽁꽁 숨겨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태산이 수진에게 가는 길이 너무 힘들군요. 장태산이 살아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절박한데, 장태산 앞에 시시각각 닥치는 죽음과 상처의 공포에 시청자는 애가 타 죽겠습니다. 

수진이의 표정이 우울했던 것은 중요한 사람의 전화를 기다리는 엄마를 보고서 였겠죠. 승우 아저씨의 전화도 수진이 자고 있다고 끊어버리는 엄마, 중요한 전화를 할 사람에 대해 엄마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수진이 수술 끝나면 말해주겠다면서요. 하지만 수진이도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사람이 아빠라는 것을 말이죠.

아마 아빠에게 무슨 안좋은 일이 생겼나 봅니다. 엄마가 승우아저씨 전화까지 끊으면서 아빠의 전화를 기다리는 것을 보면 말이죠. 아빠가 힘든가 봅니다. 아빠가 수진이에게 못올까봐 울고 있나 봅니다. '아빠 울지 마세요'. 

무용을 전공하던 서인혜와 주류도매업체의 배달직원에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막말로 별 볼일 없는 건달을 왜 좋아했을까? 그동안 궁금했던 것이었습니다. 제가 서인혜였대도 반했을 듯 하더군요. 따뜻하고 순수한 모습에 말이죠.

인어아가씨 퍼포먼스 중이던 서인혜의 가슴을 만졌다가 동상이 아닌 사람이었음에 당황했던 장태산, 당찬 무용과 학생 서인혜는 태산을 찾아 왜 가슴을 만졌던 거냐고 물어봤죠. 그리고는 가슴을 만진 것에 대한 불쾌감보다는, 자신이 완벽하게 인어아가씨 동상으로 보였다는 것에 흐뭇해 환하게 웃었죠. 물론 친구들과의 내기때문이기도 했지만요.

 

첫만남의 인연은 트럭 위에서 인혜의 무용학원을 올려다 보는 태산과 눈이 마주치면서 다시 이어졌고, 중요한 무용발표회를 앞두고 시간이 촉박했던 인혜가 태산의 오토바이에 타면서 그들의 인연은 말 그대로 영화처럼 이어져갔습니다. 그저 그런 건달이라고만 생각했던 태산, 인혜는 오토바이에서 태산의 심장이 뛰는 소리를 느꼈습니다. 따뜻하고 순수한 청년의 설렘을...  

그날 태산의 도움으로 무용발표회에 참가할 수 있었던 인혜는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 답례로 인혜가 좋아하는 대하구이집에 갔지만, 순수한 청년 태산은 새우알러지가 있다는 말도 못하고, 부작용을 참아가며 새우를 먹다가 죽기 일보직전에 자리를 떠버렸습니다.

다음날 결근한 태산때문에 인혜는 억지로 새우를 먹었던 것을 알게 되었고, 죽을 끓여 혼자 신음하고 있는 태산병문안을 가서 불같이 화를 냅니다. 인형처럼 예쁜 여자, 그런 여자가 태산을 걱정해 화를 내는 모습은 태산에게는 혼자 남겨진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자신을 그렇게 걱정해주면서 혼내주는 사람을 말이죠.

인혜와 태산의 과거는 그들이 어떻게, 왜, 그렇게도 지독하게 사랑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태산이 사랑하는 인혜를 지키기 위해 누명까지 써가며 감옥에 갔었던 이유도요. 

장태산이 문일석을 대신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던 일, 오미숙과 고만석을 죽이지 않았음을 박재경은 확신하게 됐습니다. 디카만 찾으면 장태산의 그동안 누명도 다 벗겨주고, 딸 수진이의 수술도 무사히 받게 하겠다고 모든 것을 말하려 했는데, 장태산과의 대화는 불발되고 말았지요.

아직은 박재경(김소연) 검사에게 잡혀서는 안되는 장태산, 문일석과 함께 검찰에 잡혀 들어가면 태산이 죽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태산은 직감합니다. 유치장에 사람을 넣어서까지 죽이려 했던 문일석이 태산을 가만 둘 리가 없습니다. 태산은 모르는 거물(조서희)이 움직일 것은 분명합니다. 박재경을 길에 버리고 가버린 이유였죠.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임승우(류수영)가 장태산을 도울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장태산이 누명을 썼을 지도 모른다는 박재경 검사의 말, 장태산에 대한 감정을 버리라는 말에 임승우는 장태산의 수사자료들을 검토하고, 장태산이 문일석과 뒤의 거물 사건에 연루된 희생양이라는 것을 알 듯도 하니 말입니다. 

태산을 도울 박재경이 조서희가 내민 태산과 함께 찍힌 CCTV 장면에 위기에 처하고, 밤새 장태산의 자료들을 검토했던 임승우도 장태산과 박재경, 문일석과 조서희가 얽힌 일들에 대해 알게 될 듯합니다만, 태생부터 쓰레기라며 장태산을 사람취급도 하지 않았던 임승우가 장태산을 믿고 도울지는 모르겠지만, 문일석과 조서희의 커넥션을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그동안 장태산과 박재경이 따로따로 문일석과 조서희를 상대하느라 벅차보였는데, 셋의 연합으로 버러지같은 년놈들을 일망타진했으면 싶습니다. 경매에 문제가 생길 듯 하자 시장출마를 하겠다고 계획을 수정한 조서희, 시장출마 연설날에 문일석과의 커낵션 동영상이 실시간으로 떠 버렸으면 좋겠군요.  

박재경이 8년을 쫓아온 문일석과 조서희 커넥션의 비리, 심증은 다 확보되었는데 물증이 없습니다. 그 물증이 디카에 담긴 자료인데, 오미숙이 전당포에 맡긴 디카는 고만석에게서 그의 여자친구 장영자에게로, 다시 그녀의 친구 손으로 넘어가 숨바꼭질을 하는 중입니다. 문일석이 장태산에게 디카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으니, 태산처럼 디카가 고만석의 여자친구에게 있다는 것도 조만간 알아낼 듯 보여, 고만석 여자친구 영자씨까지 희생당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되는군요. 문일석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라서 말이죠.

 

매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태산의 하루는 이준기의 연기에 영화를 보는 것처럼 긴장감과 속도감으로 빨려들게 만듭니다. 산으로 강으로 부상당한 몸으로, 밥도 먹지 못하고 도망다니는 장태산을 연기하는 이준기, 그 놀라운 집중력은 '역시 이준기다'라는 찬사가 나오게 합니다.

이준기는 이 드라마에서 1인 3역을 하고 있는 듯 세 사람의 장태산을 보여주고 있지요. 과거 서인혜를 사랑했던 순수한 건달청년 장태산과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는 탈주자 장태산, 그리고 딸 수진이와의 동화같은 대화를 나누는 장태산 내면의 모습을 한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데, 연기집중력이 놀랍습니다. 

딸 수진이를 생각하면서는 애틋한 부성애와 그리움을, 서인혜를 생각하면서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미안함과 아직도 남아있는 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하더군요.

 

때로는 트럭에 매달려야 하고, 총을 맞고 물속에 빠져야 하기도 하고, 장태산의 도주과정은 탄탄대로 아스팔트를 걷는 일이 없습니다. 차를 타고 다니는 것도 힘들텐데 매회 산으로 강으로 그야말로 온몸을 던져 연기하는 이준기의 몸고생은 이준기이기에 가능한 액션으로 진화되어 나옵니다.  

이준기의 액션은 투윅스에서만큼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공중을 날며 화려한 발차기로 탄성을 지르게 하지도 않습니다. 이준기 연기의 장점이 진짜로 액션을 한다는 점인데, 투윅스에서는 이준기의 액션은 정말로 살아있습니다. 화려한 볼거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살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지난 7회 김소연이 보여주었던 액션도 그런 점에서 정말 훌륭했습니다.

이준기의 액션을 보고 놀란 점이, 그래서 진화했다는 표현을 한 이유가, 그것입니다. 워낙 무술에 뛰어나기에 이렇거나 저렇거나 짜자잔 멋지게 한방으로 때려눕히고, 주인공은 지지 않는다는 정석처럼 살아나오겠지, 비록 만신창이 피투성이의 모습일지라도... 대부분 생사를 넘나드는 액션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이 몇대 일로 붙어도 장면의 긴장감에 심장은 쪼그라들지만, 한편으로는 안심하고 보는 뭔가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투윅스의 이준기는 그게 안느껴지네요. 조민기의 섬뜩하고 잔인한 모습이 연기처럼 보이지 않듯이 이에 맞서는 이준기의 매순간의 위기는 실전같습니다. 진짜 죽는 것 아냐? 싶게 만드는 리얼감말입니다. 이준기에게서 그 리얼상황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수진이를 위해서 항생제부터 챙기고, 그 힘겨운 상황에서도 쓰러지기 전에도 소독부터 하고 쓰러지는 장태산, 인혜를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인생은 어떻게 되든, 설사 죽는다고 해도 좋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태산의 사랑은 태산처럼 컸습니다. 이번에는 딸 수진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수진이를 꼭 살려야 한다에서 제 마음속 외침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장태산 죽지마라로 말입니다. 수진이를 살리기 위해서 장태산이 죽으면 안되는데, 수진이는 물론 장태산을 살리기 위해서도 죽으면 안된다로 바뀌고 있습니다.

장태산 죽지마라고 외치고 있는 이유중 하나가 이준기의 온몸을 던지는 사투와도 같은 열연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준기에게서 살고 싶은 간절함이 너무도 절실하게 전해지거든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자신을 내동댕이쳤던 장태산, 장태산의 과거와 수진이를 살리기 위한 사투과정을 보면서, 그가 행복해져야 할(살아 있어야 행복하겠기에) 이유들이 많아져 갑니다. 

죽지마라 장태산!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5 Comment 49
2013.08.23 09:00




임승우(류수영)가 쏜 총에 맞고 절벽아래로 추락한 장태산, 한치국(천호진)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경찰의 추적을 피해 몸을 숨길 수 있었습니다. 5년전 한치국을 죽이지 못한 이유로 문일석(조민기)의 수하 황대준 대신 감옥에 가야 했던 악연은 다른 인연이 되어 만났지요.

한치국을 죽이지 못했던 이유는 장태산을 홀로 키우다 삶이 버거워 자살했던 어머니때문이었습니다. "왜 안죽였어? 나 그거 궁금해서 뒤지는 줄 알았다", 흥건한 엄마의 피, 더운 여름 방문을 열자 훅 하고 느껴지던 피냄새, 어린 장태산에게 엄마의 피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인혜를 버린 이유도 그때문이었습니다. 문일석이 박호식을 찌른 상해죄를 대신 뒤집어 쓰고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 인혜를 죽일까봐 였습니다. 그때는 몰랐던 장태산이었습니다. 뱃속의 태아를 죽인다는 것 역시도 살인이라는 것을 말이죠.

산속에서 산통을 겪는 산모를 만나 해산을 도와주면서, 어린 핏덩이를 손으로 받아들고 태산은 알게 됩니다. 서인혜도 홀로 그렇게 힘들게 아이를 낳았었다는 것을 말이죠. 어린 생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엄마의 죽을 듯한 고통 속에서 나온다는 것도요. 꼼지락 거리는 손, 세상에... 손톱도 있습니다. 인혜도 그렇게 힘들게 수진이를 혼자 낳았었다는 걸 알게 되는 장태산, 지나 온 바보같은 시간, 인혜와 수진에게 너무도 미안한 장태산입니다. 수진이도 그렇게 태어났습니다. 홀로 힘들고 외롭게...  

 필리핀으로 가는 밀항선을 타러 가기전 수진의 얼굴이라도 한 번 보려고 병원에 간 장태산은 인혜에게 8년동안 가슴에 묻어두었던 미안함을 전하지요. "나 수진이 살리고 싶다. 믿든 안믿든 내가 죽더라도 수진인 살리고 죽고 싶어. 이런 꼴로 살고 있어서 미안하다. 수진이 부탁해". 오미숙 사건이 있고, 태산이 탈주범이 되기 전, 태산이 깔끔한 수트를 그토록 중시했던 이유도 인혜때문이었습니다. 언제 어디서 인혜를 만나게 될지 몰라서, 비록 양아치로 살아왔지만 인혜가 자신의 사랑에 대해 더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이유였습니다.    

 

문일석과 엮인 사건이라는 말에 한치국은 태산에게 당장 나가라고 하지만, 태산의 뜨거운 눈물은 한치국의 마음을 움직이고 도주를 돕게 만들었지요.

"우리 수진이가 죽어요, 제 딸이에요", 한치국에게 과거에 왜 인혜를 떠났어야 했는지, 임신한 인혜에게 낙태를 하라며 산부인과 병원에 밀어넣었던 이유도 털어놓았지요. 그가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말이죠. 

"문일석때문에 인혜를 보내고 사는게 하도 덧없어서, 오늘 죽어도 좋고, 내일 죽어도 좋고, 그렇게 살았는데... 그땐 인혜밖에 생각안했어요. 우리 수진이 생각은 안햿어요. 그냥 인혜만 잘 살라고, 인혜한테 수진이가 있으면 우리 엄마처럼 버거울까봐... 수진이 죽이라고 수술실 밀어넣었어요. 내손으로 한 번 죽였던 애를 또 죽일 순 없어요".

한치국의 지하 뱀방 창고에 열흘만 숨겨달라고 애원하는 장태산, 그 눈물이 너무 뜨겁고 가엾고 간절해서 함께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골수이식만 해주면 문일석 손에 죽으리라고 생각했던 장태산, "그럼 죽어어야지 어떡해요... 그땐 죽어도 괜찮으니까... 죽는 건 겁안나요. 미련따위도 없어요. 근데 그 꼬맹이를 못살게 해주는 거, 그게 너무 겁이 나요".

 

장태산을 죽었다고 위장하기 위해 한치국은 스스로 칼에 상처를 입히고 태산의 옷과 신을 누더기로 만들어 강에 버리기도 했지요. 딸아이를 살리기 위해 수술날까지는 무슨 수를 써서도 살아있어야 한다는 장태산, 한치국은 장태산을 더 안전하게 보호할 방법을 마련해 줍니다.

아직 조직원들과 연이 닿아있는 모양인듯 보이던데, 부산에서 밀항선을 타고 필리핀에 가있다가 수술날 돌아오라고 장태산의 도주를 적극 도와주기도 하고, 한치국이 이번 에피로 하차하지 않는다면 문일석과 조서희를 잡는데 도움이 돼주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품게도 하네요. 그의 잃어버린 아들 사연도 뭔가가 있을 듯 보이고 말이죠. 송재림의 살인도구 만년필과 한치국과는 어울리지 않은 핑크색 뚜껑 만년필이 뭔가 연결고리가 있지 않나 의심도 되더군요 

한치국이 만들어준 독초즙으로 얼굴에 부작용을 만들고 모습을 위장하고 검문을 빠져나가는 장태산, 꼬맹이가 보고 싶습니다. 필리핀으로 가기전 꼬맹이 수진이 얼굴을 한 번만 더 보고 싶었던 장태산은 방향을 틀어 서울로 향하고, 방사선 치료실로 향하는 수진이를 보게 되지요.

 

수진(이채미)이는 아빠의 얼굴도, 아빠의 이름도 알고 있었지요. 걱정이 태산, 티끌모아 태산, "태산이 무슨 뜻이야?", 천진난만한 물음에는 대놓고 아빠에 대해 물어보지 못하는 수진의 속깊은 마음이 들어있었지요. "큰 산", 아빠는 큰 산이라는 이름이었어요.   

"아빠가 살아있는 것 알았어. 아빠가 살아있는줄 알았으면 승우아저씨랑 결혼하지 말라고 했을거야. 승우아저씨랑 결혼한다고 한 날 엄마가 이 사진 찢어서 버렸어. 근데 진짜 죽은 사람 사진은 안찢고 태우는 거거든. 드라마 보면 그래. 그래서 아빠 살아있는 것 알았어. 아빠는 엄마한테 무슨 잘못을 한거야? 아빠얘기 물어보면 엄마는 그날 밤 꼭 울어. 아빠가 너무 미운가봐. 그래도 난 아빠가 좋아".

팅팅이를 맡아주었던 큰 산 아빠... 수진이는 팅팅이와 아빠를 기다리며 힘을 냅니다. 수술날 팅팅이를 들고 아빠가 와줄 거니까요. 수진이랑 약속했으니까요. 아빠가 수진이가 걱정되어서 몰래 병원에 왔습니다. 

 

아빠에게 미소로 인사하는 수진, 다가서지 못하고 바라만 봐야 하는 딸을 보는 장태산, 두 사람이 마주하고 짓는 미소에 가슴이 미어지더군요. 수진 역의 이채미양 연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가 되는 느낌인데, 그런 딸아이를 보는 장태산의 마음은 얼마나 시큰할까 싶어 두 부녀의 장면만 나오면 숨도 쉬지 못하고 몰입하게 만듭니다.

아빠에게 손흔들며 인사하고 가는 수진을 보는 애틋한 마음을 연결하는 이준기의 표정연기가 좋더군요. 장태산의 간절하고 애틋한 마음이 안타까워서, 수진이의 환한 미소가 너무 예뻐서, 반드시 살아야 하는 이유가 절절하게 전해져서 더 눈물을 쏟게 만들었습니다.  

한편 박재경(김소연)도 장태산과 서인혜, 그리고 수진의 관계를 알게 되었죠. 장태산이 죽은 것으로 오해한 박재경, "니 딸은 어떡할거야! 딸한테 골수주기로 한 놈이 살인을 하냐!"고 장태산은 생포하지 못한 답답함에 소리치다 문득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죠. 골수이식을 할 장태산이 문일석이 시켰다고 오미숙을 죽이고 감옥에 가려했다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은 상황이었지요.

오미숙을 죽인 이유까지는 박재경이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장태산이 필사적으로 탈주를 한 이유는 알게 되었습니다. 수진에게 골수이식을 해주기 위해서 였다는 것을 말이죠. 

병원에 나타난 장태산과 서인혜의 통화내용을 녹음한 박재경, 부산에서 밀항선을 타려는 장태산과 마주하게 됩니다. 체포위기에 놓인 장태산, 그의 도주가 설마 여기서 끝나는 것은 아니겠죠. 예고편을 보니 박재경과 장태산 둘 다 위기에 처하는 듯 보이더군요. 장태산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 문일석과 조서희, 장태산이 체포되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 것 같지 않아서 말이죠.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상황이 나올지도 모르겠군요. 바닷물로 뛰어들어 장태산이 밀항선을 타지 않고 다시 도주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지만, 박재경이 장태산을 호송하던 중 공격당할 가능성도 예측 가능합니다. 킬러 김선생이 장태산의 호송을 방해하고 처치하려는 과정에서 장태산은 물론 박재경도 위험에 처해지고, 둘이 함께 조서희 문일석의 비리를 캐며 싸우는 스토리도 예상가능합니다.워낙 소 작가가 치밀하게 각본을 준비하고 있어서 어떤 반전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청계파 보스였던 한치국(천호진)이 움직여줬으면 싶네요.

 

그리고 문일석의 수하중 수상한 사람이 눈에 띄더군요. 서인혜를 찾았다는 말을 전하러 온 부하에게 다짜고짜 박재경에게 특수디카를 만들어준 사람을 찾았느냐고 물었던 문일석 곁에 늘 있는 비서... 그 분이 좀 수상스러운데 아님 헛다리지만, 디카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그 남자도 예의주시중입니다 

서희(김혜옥)의 아들은 스위스에 있더군요실시간으로 아들 모습을 확인하는 조서희의 이중생활, 그녀의 비리가 아무리 아픈 아들을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그 이기적이고 부도덕한 행동은 모정으로도 용서받을 수는 없을 듯 보입니다. 눈하나 깜짝 안하고 사람을 찌르는 문일석은 쓰레기중의 최하지만, 조서희는 역하고 썩은 냄새가 진동해서 더 끔찍하고 무섭군요.

 

수진이 병실에 찾아와 악마와도 같은 섬뜩한 미소를 지었던 문일석, 아무 것도 모르는 수진이 아빠 이름을 대자 너무나 좋아서 웃는 모습이 눈에 밟힙니다. 수진을 통해 아까도 아빠가 병원에 왔었다는 말을 듣게 된다면, 문일석도 장태산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 것이고, 매일이 바람 앞의 등불인 장태산과 수진이가 걱정됩니다.

장태산과 수진이 살아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만큼이나 닥쳐오는 위험이 너무나 커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하네요. 제발 태산과 수진의 불이 꺼지지 않기만을 바라고 또 바랍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5
2013.08.15 14:46




오미숙(임세미) 살해피의자로 검찰에 이송중이던 장태산(이준기), 교통사고는 그에게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신호를 무시하고 가속페달을 밟았던 박재경(김소연)으로 인한 사고였지만(이런 경우는 참 뭐라 할말이 없는 연출이긴 합니다. 피해자가 상당수 나왔던 사고라), 여튼 사고현장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탈주한 장태산의 수진이를 살리기 위한 카운트 다운 도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린 수진이의 목숨이 장태산에게 달려있고, 수진이가 살려면 장태산은 수술전처치가 끝나고 골수이식을 받을 날까지 반드시 살아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장태산은 체포보다는 살해당할 위험이 더 커보여 숨도 쉬지 못하고 그의 도주를 지켜보게 하는군요.  

장태산이 탈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문일석(조민기)은 그의 양아들(송재림)을 킬러로 보냅니다. 그때문에 장태산이 군경찰이 쫙 깔린 산에서 결정적으로 살아나게 하는 반전이 나오리라 예상은 되지만 말이죠. 해품달의 운이 냉혹한 킬러로 변신했더군요. 이 인물에게는 뭔가 사연이 느껴져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장태산이 도망쳤던 이유는 수진이와의 대화장면인듯 연출한 나레이션으로 나왔지요. 경찰서 유치장에서도 문일석이 보낸 놈에게 추리닝 끈으로 목이 졸려 죽을 뻔했던 장태산, 검사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골수를 주려고 해도 문일석이 손을 뻗쳐 그 안에 자신을 죽여버리면 수진의 목숨도 구할 수가 없습니다. 장태산이 필사적으로 도망쳐야 하는 이유, 문일석의 이름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도 그때문입니다. 문일석이 수진과 혜인의 존재를 알아서는 안되기 때문에 말이죠.  

8년전 자신의 아이를 가진 사랑하는 인혜를 어떻게 보냈는데, 인혜와 수진이를 또다시 위험에 빠뜨릴 수 없는 장태산입니다. 서혜인을 지키기 위해서 떠나야 했고, 이젠 서혜인과 수진이를 지키기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삶에 아무런 이유도 의미도 가지지 않고 빈껍데기처럼 시간을 탕진하고 살아왔던 장태산, 수진이를 위해 단 한 번, 꼭 한 번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수갑을 찬 상태로 오토바이를 몰아야 했던 장태산, 거리마다 달려있는 cctv에 자신의 위치가 파악될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을 알죠. 오토바이를 버리고 과일차에 올라탔던 태산은 경북 문경까지 검문없이 갈 수 있었고, 다시 모래 속에 파묻혀 이동해야 했죠. 빨대 하나에 의지에 모래속에 파묻혔던 연기를 했던 이준기, 실제로 죽음의 문턱을 경험했던 시간이었을 겁니다. 모래가 육체를 압박하는 고통은 아무리 촬영이라고 할지라도 힘들었을텐데, 생매장이라는 공포, 연기를 떠나 그 공포와 싸웠을 이준기의 연기투혼이 대단하더군요.  

야영장에서 옷과 신을 훔쳐 농가로 숨어든 장태산, 인근 공장에서 흠친 절단기로 수갑을 절단하고 손은 자유로워졌지만, 추적은 더 촘촘하고 물샐틈 없이 조여오고 있습니다. 박재경 검사와 임승우(류수영)가 태산을 쫓고, 도주중인 살해용의자로 뉴스까지 나온 상태이기에 사면초가에 빠진 장태산입니다.

 

장태산의 누명을 벗겨줄 유일한 증거물인 디카가 있지만, 박재경이 전당포에서 오미숙이 맡긴 디카를 찾으러 왔었다는 것을 알게 된 문일석은 디카때문에 장태산을 반드시 먼저 잡아서 죽이려고 합니다. 문일석이 장태산과 함께 살았던 보육원 동생 고만석을 그냥 둘 것 같지않아 불길하군요.

다행이라면 디카는 고만석의 애인에게 있다는 것과 박재경이 장태산의 오미숙 살해동기에 의문을 품었다는 겁니다. 문일석의 죄를 대신해 전과 2범까지 됐는데, 장태산이 오미숙을 살해할 이유는 없어보였으니 말이죠. 살인범이 되면 무기징역을 받게 될 텐데, 혈혈단신 고아로 보육원에서 자랐던 장태산이 무기징역까지 감수하고 받을 댓가가 아무 필요가 없는데, 문일석의 개라고 하지만 살인까지 할 이유가 충분해 보이지 않았던 거죠.  

디카가 장태산에게 있다고 생각한 박재경과 문일석-조서희, 누가 먼저 장태산을 잡느냐 전쟁과도 같은 추격이 시작되었습니다. 한쪽은 반드시 살려 잡아야 하고, 다른 한쪽은 반드시 죽여야 하고... 장태산은 수진이 골수이식 수술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야 하고...

 

장태산이 살인누명을 쓰고 탈주한 뉴스속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모른채, 서인혜는 수진을 무균실로 보냈지요. 뉴스에 나온 아저씨가 골수를 줄 착한 아저씨(아빠)라는 것을 알고 있는 수진, 사람을 죽인 살인범이라지만 수진에게는 골수를 줄 착한 아빠입니다. 

수진이는 수진이의 눈으로 아빠를 봅니다. 수진에게 사람을 죽인 살인범이라는 말은 욕처럼 나쁜 단어와도 같습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살인범이라는 단어는 어떻게 나쁜 사람인지,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에 대한 이미지가 없지요. 그냥 나쁜 욕과도 같은 나쁜 말 정도랄까... 수진이를 통해 어른들과는 순수한 영역의 생각주머니를 보는 소현경 작가의 섬세함은 이런 곳에서 사실 잘 드러납니다.  

무균실로 들어갈 준비를 하면서 콩닥거리는 자신의 심장소리가 너무 커서 시끄럽다는 수진은 동화에서 튀어나온 아이같더랍니다. 무서워서 콩닥거리고, 골수를 받게 돼서 기뻐서도 콩닥거리지요. "엄마, 여기서 나올땐 나 살아서 나오는 거지?", 무균실에 들어가서 부활달력을 붙이는 수진, 13일 남았군요.

 

절단기로 수갑을 절단하고 그동안 자지도 먹지도 못했던 장태산은 죽은 듯 잠에 빠져들었다가 소란스런 소리에 잠이 깼죠. 닭을 잡기 위해 씨름하는 할머니(최선자)를 보면서 피식 웃음짓는 장태산, "내가 널 꼭 잡아 점심을 오밤중에라도 먹고 말겠어", 웃을 처지가 아닌데도, 그래도 그 상황은 웃지 않고는 그냥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시청자 역시도...  

배는 고프고, 목도 마르고, 나갈 수도 없고, 돈도 없고, 먹을 것만 있으면 할머니네 창고에 꼭꼭 숨어 수진이 수술날까지만 버텼으면 싶지만 그럴수도 없는 노릇이고... 앞으로가 깜깜한 태산입니다.

태산에게 수진이 묻는 것 같습니다. "그러게,,, 어떡해?", 수진을 생각하니 수진의 인형이 생각나죠. 하마터면 벗어둔 바지에 넣어둔 수진이 인형을 잊어버릴 뻔했습니다. "큰일 날 뻔했네... 돌려주기로 했는데...".

수진이가 또 묻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돌려줄 거냐고? 어떡할려고 도망친거냐고?". 수진이를 생각하며 한 자문자답이었지만, 동화같은 연출이 시큰하더군요. 딸바보가 된 이준기처럼 멍하니 수진의 얼굴에 시선고정하게 하는 이채미, 연기도 어쩜 그리 잘하는지^^.  

"어떡할려고 도망친게 아니라 죽지 않으려고... 죽으면 안되잖아. 네 수술날까지 살아야 하니까...".

도주 하루만에 산에서 체포위기에 놓인 장태산, 문일석이 보낸 킬러 송재림이 장태산이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변수가 될 듯은 한데, 첩첩산중이라고 이 놈은 장태산을 죽이려 들텐데, 장태산의 앞길이 말 그대로 태산입니다.

 

장태산과 서수진의 상상만남, 장태산의 마음을 판타지 기법으로 보여준 것이 참 좋더군요. 무엇보다 이준기가 감정선을 무너뜨리지 않고 적정선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8년만에 처음 만난 딸, 존재도 몰랐던 딸아이에게 아직은 눈시울 뜨거운 절절한 부성애보다는 친구처럼 이제 막 사귀고 있는 것같은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그에게 딸이 있다는 것을 단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죠. 

살인누명을 쓴 상황이 지금의 장태산에게는 더 큰 사건이죠. 그러다가 문득 왜 도망쳤지? 자문하다가는 수진이를 생각하고, 수진에게 돌려줘야 할 인형을 꺼내보고... 그 단계적인 감정연기가 좋습니다.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가고, 수진의 수술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아마 장태산의 목숨은 더 위험해지겠죠. 장태산의 목숨이 위험해진다는 것은 수진이가 위험해진다는 것과도 같습니다. 하루 하루가 피가 마르는 시간입니다. 장태산에게 딸 수진은 살아야 할 이유가 되어갑니다. 무균실에 들어간 수진이 골수를 받지못하면 수진은 그냥 죽는다고 합니다. 하늘이 노래지고 땅이 꺼집니다. 살아야 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야 겠습니다. 잡히면 죽습니다. 

처절하리 만큼 삶이 절박해진 도망자 장태산, 살아야 분명한 이유만큼이나 절박한 눈빛으로 변해가는 이준기의 연기는 드라마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군요. 

 

이준기와 최고의 부녀 케미를 보여주는 어린 이채미양, 보고만 있어도 예쁜 눈망울에 빠져들게 만드는 서수진 역의 이채미양은 드라마속 보석이 따로 없습니다. 수진이의 웃음을 보면 그냥 절로 힐링이 되는 듯 빠져들게 만드네요.

수진에게는 아저씨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아빠입니다.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 몰라 무서운 수진이를 하늘나라로 안보내려고 골수를 주려는 사람이 아빠라는 것을 수진은 알고 있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아저씨라고, 아빠는 아빠라고 말해주지 않았지만, 수진이는 압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말못할 사연이 있는 거래요. 아빠에게도 말못할 사연이 있었을 거에요'. 그래서 수진은 묻지 않았습니다. 아빠인 것을 안다고 우기지도 않았습니다. 말못할 사연인데 자꾸 물으면 아빠가 슬프잖아요.

사연을 말하지 못해 슬픈 아빠, 수진이의 새 소설 주인공 눈물흘리는 아저씨이기도 합니다. 손가락 걸고 팅팅이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아빠, 수진이가 살아나면 아빠도 웃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진이는 힘을 내려고 합니다. 무균실에 들어가 치료가 시작되면 많이 아플거라고 했지만, 꼭 이겨내서 아빠가 웃는 그림으로 소설을 끝낼 거예요. 참고 또 참고 이겨낼 거예요.

 

이제 겨우 하루가 지났는데 한달처럼 길게 느껴졌던 시간, 장태산과 수진에게 하루는 너무도 길고 힘들군요. 길고 힘든 시간 13일 남았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2
2013.08.08 10:02




역시 소현경 작가입니다. 드라마 전체를 아우르는 힘, 믿고 보는 소작가의 탄탄한 얼개에 믿고 보는 배우 이준기라는 걸개가 만든 투윅스는, 첫방송부터 긴장감은 물론 곳곳에 배치한 저릿저릿한 감정선들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더군요.

각본, 연출, 배우의 연기, 어느 하나 부족함없이 어우러진 웰메이드 작품이 탄생할 것 같습니다. 스토리는 탄탄하고, 연출은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며 빨려들게 만듭니다.

장태산 역의 이준기를 보면서, 그 설정들이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조인성, 아저씨의 원빈, 파이란의 강재 최민식, 추적자의 백홍석 손현주도 짬뽕되어 떠올랐지만, 드라마 시작 몇분만에 그들은 싹 가시고 오직 수진이 아빠 이준기만 보이더군요.  

"만석아, 심장이 왜 이렇게 아프냐...", 짧은 대사 하나만으로도 '이준기, 살아있네, 살아있어'를 연발하게 하더군요. 전작 아랑사또전보다는 홀쭉한 볼에 복귀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떨친듯 몸에 꼭 맞은 옷을 입은 이준기, 짱!~ 

두 볼을 타고 내리는 이준기의 눈물에는 너무나 많은 사연이 있었습니다. 사랑했던 여자 서인혜를 버려야 했던 이유,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내려온 것처럼 갑자기 생긴 급성백혈병에 걸린 여덟살의 딸, 그에게 단 한조각도 남지 않았던 삶의 이유와 희망이라는 낯설어진 것들이 터진 댐의 물살처럼 거세게 밀려옵니다. 온세상이 하나의 얼굴, 하나의 단어만으로 찼습니다. 딸 수진이와 '아빠'라는 가슴 떨리게 아프고 행복하게 하는 말로... 

투윅스(2 weeks), 2주일은 장태산(이준기)의 딸 서수진(이채미)에게 삶과 죽음을 가르는 시간입니다. 그 안에 수진이 골수이식을 받지 못하면 희망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2주일은 장태산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피를 말리는 도주의 레이스로 바뀌게 되었죠. 장태산의 목적지는 오직 한 곳, '수진이에게...'. 목표는 오직 하나, '내 딸 수진이를 살려야 한다'.

 

오미숙(임세미) 살인혐의로 호송되던 중 호송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호송차에서 도망친 장태산과 그를 잡으려는 추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장태산에게 살인누명을 씌운 몸통 문일석(조민기)과 조서희(김혜옥)의 추악한 탐욕, 그들의 실체를 추적하는 박재경(김소연) 검사, 그들의 과거는 장태산과 서인혜의 과거와도 밀접히 연결되어 있음이 복선으로 나왔죠. 박재경 검사의 집 화이트보드에 적혀있던 조서희와 문일석 수사 추적자료들을 통해 얼핏 유추되기는 하더군요. 왜 사랑하는 서인혜(박하선)에게 아이를 지우라고 했었는지, 그녀를 수술실로 강제로 떠밀고 나와 3류 양아치로 살아야 했는지, 2005년 장태산 매수라는 메모 속 숨겨진 사연에 들어있겠지요. 

낮에는 건달동생 전당포를 봐주고, 저녁에는 정신 아웃된 아줌마들에게 웃음(가끔 몸도)도 팔고, 그녀들이 쥐어주는 명품과 수표를 건네받으며 하루하루를 땜질하듯 살아가는 장태산, 그는 왜 살아야 하는지 언제부터인지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도 관심없습니다. 건달인지 양아치인지... 언제부터인가 자신이 어떻게 왜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기 싫어졌습니다. 남들은 반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그러든지 말든지 관심없습니다. 아마도 서인혜에게 낙태를 강요하며 수술실로 떠밀어 버렸던 그날 이후부터 였겠죠.  

그런 그에게 삶을 통째로 흔들어 버린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죠. 하나는 아픈 딸이 생겼고, 하나는 오미숙의 살인누명을 쓰게 된 사건입니다.

장태산을 짝사랑하는 술집종업원(?) 오미숙은 장태산을 보려고 일부러 목걸이 반지를 맡겼다 찾기도 하며 혼자 사랑을 키워가는데, 오미숙은 박재경(김소연)이 심어둔 정보원이기도 했습니다. 

 

박재경이 수사하고 있는 문일석은 폭력배 출신이며 현재는 성실캐피탈 회장으로 국회의원 조서희(김혜옥)와 손을 잡고 4천억어치 마약을 밀수하려고 1년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를 해오고 있었죠. 지역구민들과 국민들의 눈에는 더없이 청렴한 국회의원, 장애인과 싱글맘들에게 희망을 주는 국회의원으로 철저하게 위장하고 살아온 조서희의 실체에 경악하게 만들었네요.  

조서희라는 인물의 꿍꿍이는 뭘까? 그녀의 자폐아들이 그녀가 두얼굴로 살아온 이유였는지, 그녀의 두 얼굴 사연마저도 궁금하게 만드는군요. 조서희와 문일석 나쁜 년놈들임에는 확실해 보이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조민기의 강단있는 악역, 역시 명품 연기입니다.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김혜옥과 쌍으로 욕좀 먹겠군요. 워낙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라 더...

 

가짜 문화재 속에 4천억 어치의 마약을 밀수해 오려던 계획은 고스란히 오미숙의 디카에 촬영되었고, 오미숙이 박재경 검사에게 연락한 일로 오세미는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문일석과 조서희의 대화가 녹화된 디카는 전당포에 맡겨졌고, 수진에게 골수이식이 적합하다는 얘기를 듣고 기쁨에 흥분했던 장태산은 자기도 모르게 디카를 호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와버립니다. 조서희와 문일석을 잡을 수 있는 결정적 증거 디카는 장태산과 함께 살고 있는 고만석이 애인과 놀러가서 사용하라고 빌려온 것으로 무심결에 들기는 했는데... 디카가 누구 손에 들어가게 될지... 

첫회 눈길을 끌었던 역은 아역 이채미양이었습니다. 아역들이 연기를 잘해서 요즘은 성인연기자들이 긴장해야 하기도 하는데, 수진 역의 이채미를 보는 순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더군요. 긍정적이고 속도 깊고, 죽는 것이 무서운데도 엄마 서인혜가 슬퍼하고 울까봐 아무말도 못하고 꼭꼭 숨겼던 수진, 골수기증자가 나타났다는 말에 결국 울음을 터트리지요. "하늘나라가 어떤 데인지 몰라서, 엄마도 아저씨도 없이 나 혼자 가는 것 너무 무서웠어...".

처음 만나는 아빠 이준기와의 케미는 이준기의 설렘과 떨림, 기쁨과 두려움 비슷한 감정과 수진역 이채미양의 너무도 해맑은 모습이 어우러져 기적같은 케미를 만들었지요. 이준기가 그냥 아빠가 되더라고요. 수진이는 딸이고... 

피검사를 마치고 소아병동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태산, 볼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궁금합니다. 딸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을까, 키는 얼마나 될까, 어린 것이 얼마나 아플까, 내 골수로 그 아이만 살릴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겠다고, 아니 앞으로 사람답게 살겠다고 하느님께 맹세도 하고 싶었을 장태산입니다.

또르르 굴러오는 축구공, 휠체어에 앉아있는 그 아이를 보는 순간, 장태산의 심장이 쿵쿵 떨려오기 시작합니다. 인혜와 너무도 닮았습니다. 설마? 이준기와 이채미, 첫 만남부터 끊을 수 없는 부녀 케미를 만들었습니다. 남녀간의 러브케미보다 가슴 떨리게 만들더군요. 아빠와 딸을 보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수진이와 장태산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분들 많았을 겁니다. 둘을 꼭 살리고 싶은 감정이 울컥울컥 눈물로 솟구치게 만들어 버린 케미였습니다.

극중 의사가 친부모인 경우 오히려 골수가 적합한 경우가 많지 않은데장태산과의 골수가 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오자 기적이라고 표현하더군요. 그 기적처럼 아빠와 딸의 첫만남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기적같은 케미라는 표현을 하고 싶을 만큼 이준기와 어린 이채미양의 연기는 시청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수진은 아빠의 얼굴을 알고 있었지요. 엄마와 다정히 찍은 사진을 붙여 몰래 몰래 아빠의 얼굴을 봐왔던 수진이었지요. "공좀 주워주세요", 공을 건네는 태산에게 벼락이 내려치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심장을 얼게 만들어 버린 "아빠"라는 말, 뒷걸음쳐 버린 태산을 따라온 수진이, 천사같은 아이가 태산을 보고 웃습니다. "내가 왜 니 아빠야, 난 그냥 지나가는 아저씨야", "지나가는 아저씨! 부탁이 있는데요...". 

수진은 인형친구 팅팅이를 태산에게 맡아달라고 부탁하지요. "더이상 같이 못살게 됐어요. 얘는 사람이 아니라서 내 사연을 말해줄 수가 없어요. 엄마가 그랬어요. 사람한테는 말 할 수 없는 사연이 있는 법이라고.. 그렇다고 막 버릴 수는 없잖아요". 팅팅이가 사람이 아니라서 골수를 받지 못하게 되면 죽어 하늘나라로 가게 된다는 사연을 말하지 못했던 수진이었지요.

인혜가 수진을 부르는 소리에 놀라 도망가려는 태산의 손에 수진이 팅팅이를 쥐어줍니다. 나중에 꼭 돌려달라면서 말이죠. 약속, 도장... 자석처럼 손을 들어 약속하고 도장을 찍는 태산, 그게 생애 처음 만난 딸과의 첫만남이었습니다. 그리고 장태산에게는 필사적으로 살아야 할 이유가 되었습니다.   

수진의 골수이식에 적합판정이 나왔다는 말에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뻤던 태산, 당장이라도 피가 되었든 골수가 되었든, 뭐가 되었던 딸 수진이에게 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러저러한 검사로 2주후 9월 26일에 수술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나오죠. 수진이 감염되면 안되니 9월26일까지는 털끝하나 안다치게 할 겁니다. 몸도 마음도 깨끗하게, 예쁜 수진이에게, 내 딸 수진이에게 깨끗한 골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길게만 느껴진 2주가 끔찍한 2주로 바뀌어 버렸군요. 오미숙의 살인누명으로 도망자가 되는 장태산, 딸아이의 골수이식 수술을 하는 9월 26일까지는 무조건, 무슨 일이 있어도 가야 합니다. 딸에게...내 딸에게... 내가 가지 않으면 내 딸이 죽습니다. 내 딸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살아야 합니다. 딱 2주만이라도 살아야 합니다... 

"만석아, 심장이 왜 이렇게 아프냐...", 딸 수진을 만나고 와서 소주를 마시다 누운 태산의 말, 심장이 아프다는 말이 얼마나 실감나게 들리던지요. 태산에게는 온통 아이들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수진이가 겹쳐지지요.

그런데 그 아이가 아프답니다. 태어난 것조차 몰랐는데,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그 아이를 보자 사랑에 빠져버린 태산입니다. 3류 양아치 아빠라도 그 아이의 아빠이고 싶습니다. 골수를 다 빼서 뼈만 남아버린다고 해도, 딸 수진이를 살릴 수만 있다면 남은 한 방울까지 다 짜서 주고 싶은 태산입니다. '아빠가.. 이제부터 널 사랑해도 될까? 수진아... 갈게, 아빠가 꼭 갈게, 수진이 살리러, 팅팅이 돌려주러 꼭 갈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1
2011.02.20 08:16




망가진 김태희가 세간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초반 인기 가두를 달리던 마이 프린세스의 시청률이 떨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왜 반가웠는지에 대해서 지금부터 다소 사적인 감정과 공적인 감정을 동시에 가지고 말하고 싶습니다. 연기변신으로 주목을 받았던 김태희의 연기의 한계, 매 출연작품이 그 나물에 그 밥인 송승헌의 화석화된 연기력은 그동안 많은 분들이 거론했기에 그만하겠습니다. 그나마 김태희의 연기가 조금이나마 가능성을 보여준 것에 대해서는, 그녀의 멍때린 표정이 안쓰러우면서도 노력만큼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오윤주역의 박예진도 큰 부분에서 고쳐야 할 것이 보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다른 블로거의 리뷰글 댓글에 이유를 달아두면서 연기를 비교 분석해 보시라는 말을 했는데, 그분이 연기 비교분석글은 냉철하게 하시는 분이라 믿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댓글에 답글이 없는 것으로 보아 쓰실 것 같지는 않아,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언급하고, 저를 분노하게 한 장영실 작가에 대한 질문을 던질까 합니다.
박예진의 초점 잃은 눈동자, 과잉 힘이 낳은 부작용
김태희의 연기에 대해서 저는 이전글을 통해 갈길이 멀다라는 글로 그녀에 대한 개인적 애정을 표했습니다. 관심있는 여배우가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각자 표현방식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칭찬으로 격려하는 방법이 있겠지요. 이 부분은 망가진 김태희의 연기를 통해 많은 분들이 이미 했었고, 언플의 행태까지 보이며 앞다투어 칭찬이 늘어졌지요. 김태희에 대한 연기변신의 칭찬이 늘어지고 있을 때, 저는 폭풍까임을 당하면서 비판적 애정으로 김태희 연기의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만이 알고 있는 김태희에 대한 애정이기에, 김태희 팬들에게 '저도 팬이에요' 라고 굳이 믿어달라는 말을 하고 싶지도,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가 김태희의 연기한계에 대한 비판들이 나오더군요. 물론 제 글때문에 김태희의 연기력 지적이 일었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문제는 김태희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소재들이 바닥났고, 충격요법도 웬만한 것으로는 통하지 않았기에,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배우 김태희의 망가짐은 화제를 일으키기 위해 이용하는 것만으로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죠. 즉 작가의 능력이 김태희 연기력의 한계보다 심각한 필력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김태희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는 이유는, 김태희가 겸손하고 비판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좋은 태도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김태희가 재작년에 연기상을 수상하면서, 자신의 연기가 수상할 정도가 아니었는데 상을 준 것에 감사하다며 겸손의 눈물을 쏟았던 일이 기억납니다. 김태희는 자신의 연기력을 인정하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이 점이 너무 예쁜 배우입니다.
아직까지도 제 마음에 응어리로 남은 여배우가 있는데, 추노에서 이다해의 연기력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을 때, 많은 블로거의 글들이 블라인드 처리되어 글이 삭제조치 당하는 황당한 일을 겪은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리스에서 김태희의 연기에 대한 지적은 언년이 이다해에 비하면, 여배우로서 배우를 그만두고 싶어할 정도로 심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김태희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지적을 관심으로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겸손한 자세를 취하더군요. 얼마전에 기사를 보니 김태희도 악플에 상처를 받는다고 했던데, 김태희는 악플과 발전을 위해 지적하는 비판의견 정도는 구분할 줄 아는 영리한 배우라 저는 믿습니다.
마이 프린세스에서 김태희의 연기가 워낙 화제가 되다보니, 박예진에 대한 연기력을 평가하는 글을 읽은 기억이 없네요. 김태희와 비교해서 연기력이 더 낫다는 글은 읽었고, 저 역시 박예진의 연기가 김태희보다는 조금 낫다는 것에는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박예진의 얼굴을 보는데, 첫회부터 박예진을 보며 '왜 그렇게 인조인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까?'에 대한 개인적인 답을 찾고는, 박예진에게 한 마디 해주고 싶어지더군요. 박예진이 수용해도 나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박예진이 이 글을 읽을 리야 만무하겠지만, 피드백 정도는 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처음에는 낯설은 헤어스타일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정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 흐트러짐없는 자세와 굳은 표정, 박예진이 생각한 오윤주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정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드라마 첫회부터 지금까지 박예진은 목에 힘줄이 들어날 정도로 온몸을 경직시키고,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대사톤도 거의 일정하지요. 김태희나 송승헌, 혹은 남정우(류수영)와 대화하는 장면에서, 박예진은 드라마 어느 장면에서든 복사붙이기 해도 될 정도로 똑같습니다. 이런 것을 캐릭터를 변함없이 유지한다고 연기력으로 평가하면 곤란한 일이죠. 예컨대 선덕여왕에서의 고현정 역시도 비슷한 표정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런데 고현정은 눈빛이나 표정, 대사톤의 변화로 똑같은 자세를 취하면서도, 매번 다른 느낌이었다는 것을 비교해 보면, 박예진의 굳은 표정과 고현정의 표정이 천지차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교대상이 무리기는 합니다만...
이웃 블로거의 댓글에 제가 이런 말을 썼습니다. 박예진이 대사할 때 눈을 몇번이나 깜빡이는지 세보라고요. 그리고 똑같이 흉내를 내보라고 우스개말도 썼는데요, 제가 박예진 흉내내기를 몇번이고 해봤거든요. 이설에게 박예진이 막무가내 독설을 퍼붓는 장면이 상당히 많은데, 박해영과의 대화에서도 그렇고, 박예진은 거의 눈을 깜빡이지 않고 대사를 칩니다. 그리고 항상 화면이 클로즈업되어 교차적으로 두 사람을 잡지요.
그런데 박예진의 눈동자를 보면, 처음 상대배우를 대면했을 때와 달리 동공에 초점을 점점 잃어갑니다. 눈이 충혈되어 가는 것도 볼 수 있고, 어쩔 수 없이 눈물도 고이게 되고요. 믿기지 않으시면 오윤주처럼 눈 한번 깜빡이지 말고, 정면을 응시하면서 온몸을 경직시킨 상태로 따라해 보세요. 눈이 피로해지면서 눈동자가 처음 바라보던 지점에서 초점을 이탈하고, 희뿌얘지는 느낌을 가질 겁니다. 오윤주 캐릭터의 부자연스러움의 실체가, 대사와 표정에 과잉으로 힘을 주려는데서 나오는 부작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에 비하면 김태희는 처음 강한 안광을 쏘아대는 모습이나 포스에서 박예진의 과잉 힘에서 밀리지만, 자연스럽게 눈을 깜빡이죠. 그러니 김태희의 동공은 박예진과는 달리 초점이 흐려지지 않습니다. 반짝반짝 빛나죠. 입만 다물면 멍한 표정은 조금 덜할텐데, 습관적으로 안되는 것같기는 하지만요. 연기에 힘이 들어가면 부자연스럽기 마련입니다. 박예진의 힘들어간 표정은 그래서 부자연스럽고, 연기력에 점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데, 연기지적을 좋은 의미로 받아들였으면 싶네요.

지역색 망언과 잘못된 역사, 작가에게 세 가지를 묻는다
그럼 본론을 들어가서 마이 프린세스 장영실 작가에게 묻습니다.
우선, 도대체 이런 말도 안되는 작품을 기획한 이유가 뭔지를 먼저 묻고 싶습니다. 황실재건이라... 드라마가 대부분 픽션이고, 작가의 머리속에서 나오는 창작물이기에, 시크릿 가든에서의 영혼체인지라는 비현실적인 설정마저도 우리는 드라마라는 테두리에서 이해하고 봅니다. 그러나 역사를 드라마에 차용할 때는 좀 다릅니다. 100% 가공에 의한 순수 창작의 경우도 많고, 역사적 사실 한 부분을 도입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이 프린세스는 후자의 경우입니다. 일제말 조선 황실이 거론되었고, 있지도 않은 진짜 황세손을 픽션으로 만들어 내기는 했지만, 조선황실은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사실이죠. 저희 친정부모님은 일제시대와 대한민국 동시대를 사시고 계신 분들입니다. 두 분다 1930년대 출생이십니다.
황실재건을 하자는 주장을 못할 것은 없습니다. 국민적 공감대가 없고 전혀 논외의 대상이라는 것이 현실이기에 거의 실현불가능에 가까울 뿐입니다. 제가 분노하고 묻고 싶은 것은 황실재건이라는 허무맹랑한 설정이 아니에요. 드라마에서 계속적으로 반복해서 나오는 한 대사때문입니다. "이설 공주를 황실로 모시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대사입니다.
도대체 조선황실에 대한 잘못된 역사는 무엇이고, 조선황실이 재건되지 못해서 오늘의 현대사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어떤 논리에서 나온 것입니까?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을사조약에 도장을 찍고,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를 배출한 것이 백성들이었나요? 조선 황실이었습니다. 조선말 외척들의 권력남용과 백성의 고혈을 짜며, 곳간을 채운 권력자들을 척결하지 못한 것이 누구였습니까? 동학농민전쟁이 일어나고, 체제에 대한 변혁의 물결이 일었을때, 왕조를 지키기 위해 백성을 진압하고, 신물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개화파를 밀어주지 못한 것이 누구였습니까? 명성황후와 흥선대원군의 권력싸움의 결과가 무엇이었습니까?
작가가 뭉뚱그려서 잘못된 역사라고 말끝마다 박동재 회장의 입을 빌어서 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역사라고 하는지 저는 이해가 안가서 말이지요. 잘못된 역사가 아니라 잘못 이끈 역사였습니다. 그것도 조선의 황실이 주축이 되어서 말입니다. 오늘날의 잘못된 정치와 역사가 황실재건이 되지 않아서입니까? 이런 말도 안되는 논리가 어디있는지, 무책임하게 막던지는 설정은, 그 역사의식이 위험스럽고, 심한 말로 한심스럽습니다.
이설공주를 위해 수만평이 되는 궁을 세우고(서울 그 빽빽하게 찬 땅에 어디 남아있는 부지가 있다고..), 황실리조트는 왜 필요한 것인지... 아무리 드라마지만, 황실이 왜 재건되어야 하는지 역사의식도 없는 공주를 국민이 원한다는 설정은 어이가 없어요. 황실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설정도 물론 있었지만, 이설이라는 황실을 상징하는 인물의 무엇을 사랑하고, 역사의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는 커녕 오해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냥 박동재 회장의 개인적 채무관계 청산으로 재산이나 돌려주고 말일이었습니다.
또 한가지,
도대체 작가는 대통령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그리도 얼빠진 사람으로 그리는 지도 참으로 황당합니다. 저는 여태껏 드라마를 보면서 대통령이 이렇게 망가진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김태희의 망가짐은 저리가라입니다. 여권대표 소의원과 대통령이 함께 헌혈을 하면서, "다음부터는 대통령 혼자 현혈하세요. 친한 사이도 아니잖습니까?"라고 쇼를 하지를 않나, 황실리조트 건설현장에서도 어디서건 소의원이 대통령에게 티꺼운 표정으로 고개만 까닥하는 예우를 취하지 않나,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것이 도무지 황당스럽다 못해 치욕스러울 정도입니다. 저는 현재의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히 이 나라에서 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그런 표정을 지으며, 예우조차 하지 않는 거지 발싸개 같은 건방의원과 재벌그룹 총수가 몇이나 될까요? 천하의 삼성 이건희회장도 이런 태도는 취하지 않습니다. 야당 대표도 이런 태도는 취하지 못합니다. 그런 대통령을 뽑은 드라마속 국민들은 다 접시물에 코박고 죽어야 할 정도로, 정치인을 보는 안목도 없게 만들었군요.
여기까지는 공적인 감정으로 질문을 했습니다. 이젠 사회적 시선과 개인감정으로 질문을 하나 던집니다. 마이 프린세스 14회를 보고 저는 잠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수목드라마는 싸인 리뷰글을 올리기에 시간적으로, 육체적으로 마이 프린세스는 시청을 하면서도 리뷰글을 올릴 여력은 되지 않은데, 14회를 보고 기사를 허겁지겁 뒤져 봤습니다. 김태희의 폭풍눈물, 계단키스, 하다못해 김태희가 한 머리띠에 의상까지 기사를 줄줄이 쓰던 기자들은 아무런 말이 없더군요.
펜션으로 내려간 이설공주에게 위문사절단(?)이 왔지요. 오지랖 넓은 박해영이 초대를 한 것이었고요. 궁에서 신상궁이랑 건, 그리고 이설의 학교 친구와 선배도 왔고, 남정우 교수가 맥주를 사들고 오기도 했지요. 그런데 이설의 경호원이자 박해영의 비서이기도 한 경호원이 망발을 하더군요. 건너편에 앉아있던 좀 예쁜 여자에게 관심을 가져보지만 건이에게 관심을 갖자, 경호원은 옆에 앉아 있던 선배에게 뜬금없이 "고향이 어디세요? "라고 묻지요. 그리고 "경상도?" 라고 또 묻자, 선배여배우는 "라도(전라도)"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우리 엄마가 전라도 여자 만나지 말라고 했는데"라는 대사를 하더군요.
이거 대본에 있는 겁니까? 아니면 경호원이 애드립한 겁니까? 공중파 드라마에서, 어디 하찮은 인터넷 기사에서도 이런 말은 나와서는 안되는 것 아닙니까? 방송이 나가고 지역색 망발을 한 마이프린세스에 대한 단 한줄의 기사도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는,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글을 준비하면서 찾아보니 블로거중 한 분(딘델라님)이 이에 대한 언급을 하셨더군요.
전라도 여자랑 만나서는 안되는 이유도 좀 밝혀주시죠. 그 이유가 납득이 되면, 전 이 질문을 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할 겁니다. 사적인 감정 역시 글에 들어 있음을 밝힙니다. 저는 전라도 여자입니다. 그러나 전라도 여자라서 묻는 것은 결단코 아닙니다. 충청도 경상도 어느 지역 출신이어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분노했을 겁니다.
정치인들이 국민대화합을 공약으로 내거는 이유가 뭘까요? 말로만 국민대화합 외치면 뭐합니까? 현대사의 잘못된 역사의 한 부분이 무엇인지 작가는 아십니까? 그 망할 놈의 지역색입니다. 황실재건으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다면서, 이런 망할 놈의 지역색 발언이나 드라마에서 써대면서 작가는 도대체 뭘 바로잡아야 한다고 드라마를 쓰는 겁니까?
블로거 역시 거의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기에 누구보다 글쓰기의 고통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작가도 창조의 고통을 겪으며 아이디어를 내고, 소재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건 아니지요. 흔히 말하는 지식인의 범주에 저는 작가도 당연히 넣습니다. 지식인은 문화를 이끌어가는 선구자들입니다. 문화의 최선봉에 선 작가라는 분이 이런 망언을 하시면 안될 일이죠. 경호원의 애드립이었다면, 경호원 역할을 한 연기자가 사과해야 할 일이고, 작가가 쓴 대사라면 장영실 작가와 제작진은 분명히 사과를 해야 합니다.
추신: 지나가던 분이 댓글로 한가지 지적을 해주시고 가셔서 다운 받아 둔 동영상을 다시 찾아봤습니다. 13회에서 이설이 받은 이한 황세손을 알고 있던 제보자 명단에 김대중이라는 이름이 나오고, 직업이 사채업자라고 쓰여있더군요. 아무 생각없이 김대중이라는 이름을 썼고, 그 위에 사채업자라고 썼나요?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장영실작가의 지역감정이 드라마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아 씁쓸하네요. 고의적이라면 작가와 제작진의 의식은 불량을 넘어서 수준이하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셨다면 아래의 추천손가락 View On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