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프린세스'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1.02.25 '마이 프린세스' 최고의 언플과 무개념 발대본, 최대 피해자는? (37)
  2. 2011.02.20 '마이 프린세스' 지역색 망언한 장영실 작가에게 묻는다 (35)
  3. 2011.01.28 '싸인' 전광렬, 소름끼치는 소시오패스로 변해가는 이유 (30)
  4. 2011.01.22 '마이 프린세스' 망가져도 극복못한 김태희의 한계, 갈길이 멀다 (225)
  5. 2011.01.14 '마이프린세스' 망가진 김태희, 캐릭터 진화가 필요하다 (34)
2011.02.25 11:08




12회정도로 끝냈으면 작가의 한계도 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김태희와 송승헌이 쌍으로 보여준 발연기의 향연도 그나마 더 최악으로 끝나지는 않았을텐데, 16회까지 오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김태희의 변화를 시청자도 많이 인정하는 분위기였는데, 김태희 소속사가 생각이 짧은 건지, 방송사가 프로그램 홍보에 열을 낸 건지, 김태희를 사심으로 좋아하는 언론기자가 김태희를 주구장창 칭송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마이 프린세스는 방송이 시작되기전부터 화려한 김태희 띄우기에서 시작하고, 김태희 과대포장으로 끝나 버렸습니다.
이설공주의 캐릭터의 성장이나 황실재건에 대한 화두조차 던지지 못하고, 김태희를 위한 드라마에서 초지일관 이탈하지 않았던 김태희 드라마였고, 장영실 작가의 입봉작일 뿐이었습니다. 입봉작으로서는 수준낮은 실패작으로, 드라마 작가로서 갈길이 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오윤주(박예진) 외에는 이설을 눈엣가시로 여기지 않았던 것처럼(대통령이나 소의원은 철저하게 정치적 계산으로 움직여서 갈대와 같은 행보를 보여주었기에 일단 제외하고), 드라마에서도 현실에서도 이설과 김태희를 위해 입에 쓴 보약을 넣어주는 언론은 없었습니다. 김태희의 과도한 언플은 결과적으로 반발심마저 들게 했으니, 정치도 드라마도 빈수레만 요란스럽게 과대포장하면 욕을 더 먹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김태희공주를 위해 사약을 받기를 각오하고 조언한다
김태희의 재발견이니 발연기를 씻었느니 호평일색인 기사는 많았지만, 김태희를 위해 진심으로 조언을 해주는 기사가 없음을 보고, 또 욕먹을 각오로 화살받이를 자처하고 나섭니다. 드라마 속 황실에서는 최고의 지위와 권위를 상징하는 공주에게 충언하는 충신은 한 사람도 없고, 주위에는 미모와 망가짐만을 칭찬하기 바빴고, 야설공주의 키스신에 열광해서 무엇이 이설공주 김태희를 위한 것인지 모르는 간신배만이 넘쳐났던 2011년 대한민국속 가설의 황실이야기였습니다.
김태희의 무엇때문에 언론과 방송국이 이토록 쩔쩔 매는지 모르겠어요. 미모때문인지, 배경에 대단한 힘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은 바가 없었는데 말이죠. 김태희는 연기자로서는 더 많이 다듬어져야 하고, 노력도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고, 개인적인 감정은 열성팬까지는 아니어도 관심도 많고, 좋아하는 편이었습니다. 김태희는 마이 프린세스를 통해서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할 듯합니다. 
연기자 김태희가 아니라, 연기자가 되고 싶어하는 김태희의 모습을 저는 좋아합니다. 겸손하게 비판을 수용할 줄 아는 태도는 김태희가 환골탈퇴해서 국민여배우라는 칭찬을 들을 정도가 되어도 변함없이 견지했으면 좋겠고요.
김태희와 송승헌, 비주얼만 보면 절로 가슴 뛰게 할 절세미인 미남들이죠. 그러나 감정없이 원맨쇼로 일관하는 김태희와 송승헌의 무색무미한 연기때문에 가슴이 뛰는 일은 거의 없었네요. 이렇게 닭살 작렬하게 손발이 오그라들정도로 애정놀음을 했는데도, 유치한 대사가 망쳐놓은 결과물이었죠. 여기에 두 사람의 연기력이 손발 척척 맞춰가며 거들어 줬고요.
기사를 보고 김태희와 송승헌의 회당 출연료가 어마한 액수라는 것을 알았어요. 기사를 처음 본 순간 들었던 생각은 '세상 참 불공평하구나, 무슨 복에 저렇게 뛰어난 외모를 타고 났을까, 아마 조상 중에 나라를 구한 분이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는...
김태희, 송승헌을 죽인 유치한 발대본이 가장 큰 문제
각설하고, 마이 프린세스는 최고의 김태희 언론플레이, 주연배우의 발연기(출연료 대비), 그리고 작가의 발대본과 세련되지 못한 연출 등 네박자가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로코물에 명함을 끼워넣기 민망한 드라마였습니다. 로코물이면 달달하고 가슴떨리게라도 하든가, 연기자가 세밀한 감정처리는 못해줄지언정 대사라도 건질만한 것이 있던가, 연기자의 연기가 흡족하지 못하면 노굿싸인을 통해서라도 조금이라도 나은 연출을 보여주던가 했어야 했는데, 발대본, 밋밋한 연기, 캐릭터 실종, 밤샘촬영, 시간에 쫒기는 편집등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을 종합적으로 보여준 드라마였습니다.
가장 반성해야 할 부분은 초호화 안구정화커플의 매력을 전혀 담아내지 못했던 유치한 대본입니다. 대본이 좋았더라면 김태희나 송승헌의 연기력이 아무리 딸린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커버를 해주었을텐데, 오히려 어색한 연기력만을 더 부각시키고 말았지요. 초반 1~4회는 망가진 김태희가 90%는 채워주었고, 이후 공주가 된 후에는 매일같이 변신하는 패션쇼만으로도 눈은 재미있었습니다.
김태희라는 이름값을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나마 이 드라마에 김태희가 여주인공이 아니었다면, 시청률은 반토막이 아니라, 애국가 수준도 감사했을 겁니다. 물론 연기력이 뛰어난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캐스팅되었다면, 형편없는 대본에도 주인공들의 연기가 살린 작품소리를 들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만... 아무튼 이점에서는 김태희에게 감사패라도 수여해야 할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MBC가 올 연말대상에서 김태희에게 감사패를 수여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야 없겠죠? 설마?

마이 프린세스 최대 피해자는 김태희
최고의 언플에도, 발대본으로 시청률 사수에 실패하고 만 드라마의 피해자는 김태희와 송승헌으로 꼽고 싶습니다. 이들처럼 상대배우도 죽이고 자신도 살리지 못하는 커플은 드문 것 같습니다. 박예진과 류수영도 피해자지요. 지난 글에서 박예진의 연기부분에서 과도한 힘이 들어간 눈 때문에 부자연스럽다고 했는데, 물론 제 글을 읽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눈을 자연스럽게 깜박여서 눈빛이 맑아진 것을 보니 기분이 좋더군요. 경직되었던 표정도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박예진과 류수영 두 사람은 작가와 제작진이 전혀 살려주지 못한 캐릭터로, 오윤주는 이라이자도 아니요, 독사과를 든 마녀도 아닌 뜨뜨미지근한 그저 미운역1 정도로, 남정우는 호위병1에 머물게 하고 말았죠. 시종일관 키다리 아저씨1에 머문 송승헌은 그나마 복받은 셈이고요.

김태희를 위한 드라마였기에 최대의 수혜자가 김태희였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저는 이 드라마처럼 김태희의 가상한 노력을 철저하게 짓밟은 드라마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희가 서른이 넘은 나이로 25살의 이설이라는 캐릭터의 천방지축을 위해 자글자글한 눈가의 잔주름과 이마에 줄줄이 오선지를 그어가며 망가져 줬으면, 제작진은 김태희만큼의 노력을 했어야 하는데, 캐릭터는 퇴보했고 이설이라는 캐릭터도 실종되고, 김태희만을 남겨 버렸습니다. 연기력이나 캐릭터의 매력등으로 남겨진 것이 아니라, 시청률 반토막난 김태희 출연작으로 남았다는 것이죠. 김태희가 이래도 수혜자일까요?
김태희는 학예회 무대에 나온 귀여운 유치원생처럼, 거의 매회 패치코트같은 공주스커트룩으로 패션쇼를 열심히  했어요. 김태희는 마이 프린세스 속 CF모델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회에서는 아주 대놓고 모델을 시켜 버리더군요. 연기자가 아닌 CF모델 이미지를 더 강조해 버린 것이 연출팀이었어요. 연기자 김태희를 보여 주기보다는 예쁜 김태희를 보여주기에 급급했으니, 연기자에게 좋은 일은 아니죠.
또한 김태희는 언플수혜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요란한 빈수레 홍보라도 정도껏 했어야 했는데, 솔직히 너무 심했죠. 미친예능감 회복이라며 1박2일 방송이 나가자 마자 올라오는 김종민 기사같은 느낌이랄까요? 암튼 언론에서는 날마다 마프에서 푹풍고백, 폭풍오열, 심지어 키스도 폭풍키스라는 요상스런 표현까지 써가며, 그야말로 폭풍이라는 단어가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띄워줬지요. 폭풍이 그리 심했으니 조난을 당하고 배가 좌초하는 일은 당연지사... 아무튼 마이 프린세스는 초반 시청률 반토막으로 폭풍조난 폭풍좌초 폭풍함몰하고 말았습니다.

무개념공주 김태희와 제작진에게 실망한 이유
그리고 13회 14회에서 마이프린세스 작가와 연출은 심각한 실수(?)를 의도적이라고 의심스럽게 했습니다.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지만, 그 어디에서도 관련 기사는 나오지 않더군요. 경호원이 "우리 엄마가 전라도 여자 만나지 말랬다"는 대사에 대한 해명과 이유에 대한 설명을 공개적으로 던졌는데도 아무런 말이 없네요. 대본에는 없었다고도 했는데, 만약 극중 경호원 봉재의 애드립이었다면, 그것을 편집하지 않은 제작진은 사과했어야 합니다. 또한 13회에서 황세손을 알고 있다는 제보자 명단을 작가가 넘겨줬던 것같지는 않지만, 김대중 전대통령을 사채업자로 표기한 부분은 간단한 실수가 아니라, 제작진의 고의성이었다고 저는 봤습니다. 전대통령에 대한 모욕과 전라도 비하발언에 대해 제작진은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제작진의 의식은 수준이하에 상식을 벗어난 태도입니다.

작은 틈새 하나로도 둑이 무너진다는 말이 있죠. 주리파와 주기파, 당쟁싸움, 영호남 지역감정 등으로 대(?)를 이어 내려 온 망국병이 지역감정입니다. 예전에 비하면 지역감정은 정말 많이 없어졌습니다. 공중파 방송이라면 팔을 걷어 부치고 틈새를 메워도 모자랄 판에, 이런 실수를 하고도 사과도 하지 않는 태도는 잘못된 것입니다.
망국적인 지역색 발언과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한 모욕에 대한 시청자 의견을 제작진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발뺌하지 마세요. 시청자 게시판에 관련글들이 삭제조치 당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금시초문이고 전혀 의도된 것이 아니라고 변명하지는 못할 것 같군요. MBC가 뉴스도 그렇고, 드라마공화국이라는 타이틀까지 빼앗기고, 요즘 왜 이렇게 되고 있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저도 이런 지적을 하고 또 하고 싶지 않았지만,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깨어있어야 틈새도 막아지고, 국민화합도 이뤄진다고 생각하기에 다시 거론했습니다.
드라마의 '최대 피해자는 김태희다'라고 말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김태희는 마이 프린세스를 통해 연기변신도 어느정도 성공했고, 연기력이 좋아졌다는 호평도 받았지만, 저는 김태희에게 개인적으로 실망했습니다. 비록 김태희의 연기를 환골탈퇴했다고 까지 칭찬은 하지 않았지만, 그 변화와 노력에는 칭찬과 격려를 했고, 훗날 좋은 연기자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발판을 마련했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김태희의 의식은 착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무개념스럽네요. 김대중 사채업자 위에 쓴 정수기 판매업자, 그리고 빨간 줄은 모두 김태희가 쓰고, 그었습니다. 김대중 이라는 이름 옆에 사채업자라고 쓴 것도 김태희의 필체겠지요. 김태희씨, 김대중이라는 이름을 설마 처음 들었거나, 모르는 이름은 아니죠? 연기자가 감독님이 시키는대로 하는거지 힘이 있느냐고 한다면 할말은 없지만, 만약에 저였다면 감독님께 이의를 제기했을 것같습니다. 화면에 클로즈업이 되건 안되건, 혹시 실수로 프린팅되었다라도, 이것은 좀 그렇지 않냐고 말해야 했지 않았을까요? 명단에 쓰인 하고 많은 이름중에 왜 김대중이라는 이름을 꼭 집어서 사채업자라고 썼는지, 그것을 지시했을 듯한 감독도 실망스럽지만, 김태희 역시도 실망스럽네요.
머리 명석한 것도 잘알고, 예쁜 것도 잘 알고, 겸손한 자세도 잃지 않으려는 것, 저도 잘 알아요. 그런데 개념은 좀 없는 것 같네요. 초등학생도 아는 분의 이름인데 말이죠. 연기자에게는 본인이 가진 의식의 일부도 연기로 나온다고 생각해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녀배우, 전국구의 사랑을 받으려면 이런 생각없는 장면은 본인도 걸렀어야 했어요. 이래저래 김태희는 마이 프린세스가 낳은 최고의 언플공주, 드라마 속에서처럼 역사의식이라고는 없고, 전대통령을 사채업자로 표기한 무개념공주였습니다. 
* 가상인물이지만 이씨 조선왕조 피들은 다들 왜 이 모양이에요? 전시에는 제일 먼저 궁을 버리고 산성으로 피난가고, 적장자의 피를 물려 받았다는 하나 남은 공주도 사랑찾아 미국으로 날아가 버리네요. 삐까뻔쩍한 황실 지어주면 뭐하냐고요. 작가에게 묻고싶은 가장 큰 궁금증. 황실재건은 도대체 왜 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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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37
2011.02.20 08:16




망가진 김태희가 세간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초반 인기 가두를 달리던 마이 프린세스의 시청률이 떨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왜 반가웠는지에 대해서 지금부터 다소 사적인 감정과 공적인 감정을 동시에 가지고 말하고 싶습니다. 연기변신으로 주목을 받았던 김태희의 연기의 한계, 매 출연작품이 그 나물에 그 밥인 송승헌의 화석화된 연기력은 그동안 많은 분들이 거론했기에 그만하겠습니다. 그나마 김태희의 연기가 조금이나마 가능성을 보여준 것에 대해서는, 그녀의 멍때린 표정이 안쓰러우면서도 노력만큼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오윤주역의 박예진도 큰 부분에서 고쳐야 할 것이 보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다른 블로거의 리뷰글 댓글에 이유를 달아두면서 연기를 비교 분석해 보시라는 말을 했는데, 그분이 연기 비교분석글은 냉철하게 하시는 분이라 믿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댓글에 답글이 없는 것으로 보아 쓰실 것 같지는 않아,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언급하고, 저를 분노하게 한 장영실 작가에 대한 질문을 던질까 합니다.
박예진의 초점 잃은 눈동자, 과잉 힘이 낳은 부작용
김태희의 연기에 대해서 저는 이전글을 통해 갈길이 멀다라는 글로 그녀에 대한 개인적 애정을 표했습니다. 관심있는 여배우가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각자 표현방식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칭찬으로 격려하는 방법이 있겠지요. 이 부분은 망가진 김태희의 연기를 통해 많은 분들이 이미 했었고, 언플의 행태까지 보이며 앞다투어 칭찬이 늘어졌지요. 김태희에 대한 연기변신의 칭찬이 늘어지고 있을 때, 저는 폭풍까임을 당하면서 비판적 애정으로 김태희 연기의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만이 알고 있는 김태희에 대한 애정이기에, 김태희 팬들에게 '저도 팬이에요' 라고 굳이 믿어달라는 말을 하고 싶지도,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가 김태희의 연기한계에 대한 비판들이 나오더군요. 물론 제 글때문에 김태희의 연기력 지적이 일었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문제는 김태희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소재들이 바닥났고, 충격요법도 웬만한 것으로는 통하지 않았기에,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배우 김태희의 망가짐은 화제를 일으키기 위해 이용하는 것만으로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죠. 즉 작가의 능력이 김태희 연기력의 한계보다 심각한 필력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김태희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는 이유는, 김태희가 겸손하고 비판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좋은 태도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김태희가 재작년에 연기상을 수상하면서, 자신의 연기가 수상할 정도가 아니었는데 상을 준 것에 감사하다며 겸손의 눈물을 쏟았던 일이 기억납니다. 김태희는 자신의 연기력을 인정하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이 점이 너무 예쁜 배우입니다.
아직까지도 제 마음에 응어리로 남은 여배우가 있는데, 추노에서 이다해의 연기력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을 때, 많은 블로거의 글들이 블라인드 처리되어 글이 삭제조치 당하는 황당한 일을 겪은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리스에서 김태희의 연기에 대한 지적은 언년이 이다해에 비하면, 여배우로서 배우를 그만두고 싶어할 정도로 심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김태희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지적을 관심으로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겸손한 자세를 취하더군요. 얼마전에 기사를 보니 김태희도 악플에 상처를 받는다고 했던데, 김태희는 악플과 발전을 위해 지적하는 비판의견 정도는 구분할 줄 아는 영리한 배우라 저는 믿습니다.
마이 프린세스에서 김태희의 연기가 워낙 화제가 되다보니, 박예진에 대한 연기력을 평가하는 글을 읽은 기억이 없네요. 김태희와 비교해서 연기력이 더 낫다는 글은 읽었고, 저 역시 박예진의 연기가 김태희보다는 조금 낫다는 것에는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박예진의 얼굴을 보는데, 첫회부터 박예진을 보며 '왜 그렇게 인조인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까?'에 대한 개인적인 답을 찾고는, 박예진에게 한 마디 해주고 싶어지더군요. 박예진이 수용해도 나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박예진이 이 글을 읽을 리야 만무하겠지만, 피드백 정도는 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처음에는 낯설은 헤어스타일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정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 흐트러짐없는 자세와 굳은 표정, 박예진이 생각한 오윤주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정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드라마 첫회부터 지금까지 박예진은 목에 힘줄이 들어날 정도로 온몸을 경직시키고,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대사톤도 거의 일정하지요. 김태희나 송승헌, 혹은 남정우(류수영)와 대화하는 장면에서, 박예진은 드라마 어느 장면에서든 복사붙이기 해도 될 정도로 똑같습니다. 이런 것을 캐릭터를 변함없이 유지한다고 연기력으로 평가하면 곤란한 일이죠. 예컨대 선덕여왕에서의 고현정 역시도 비슷한 표정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런데 고현정은 눈빛이나 표정, 대사톤의 변화로 똑같은 자세를 취하면서도, 매번 다른 느낌이었다는 것을 비교해 보면, 박예진의 굳은 표정과 고현정의 표정이 천지차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교대상이 무리기는 합니다만...
이웃 블로거의 댓글에 제가 이런 말을 썼습니다. 박예진이 대사할 때 눈을 몇번이나 깜빡이는지 세보라고요. 그리고 똑같이 흉내를 내보라고 우스개말도 썼는데요, 제가 박예진 흉내내기를 몇번이고 해봤거든요. 이설에게 박예진이 막무가내 독설을 퍼붓는 장면이 상당히 많은데, 박해영과의 대화에서도 그렇고, 박예진은 거의 눈을 깜빡이지 않고 대사를 칩니다. 그리고 항상 화면이 클로즈업되어 교차적으로 두 사람을 잡지요.
그런데 박예진의 눈동자를 보면, 처음 상대배우를 대면했을 때와 달리 동공에 초점을 점점 잃어갑니다. 눈이 충혈되어 가는 것도 볼 수 있고, 어쩔 수 없이 눈물도 고이게 되고요. 믿기지 않으시면 오윤주처럼 눈 한번 깜빡이지 말고, 정면을 응시하면서 온몸을 경직시킨 상태로 따라해 보세요. 눈이 피로해지면서 눈동자가 처음 바라보던 지점에서 초점을 이탈하고, 희뿌얘지는 느낌을 가질 겁니다. 오윤주 캐릭터의 부자연스러움의 실체가, 대사와 표정에 과잉으로 힘을 주려는데서 나오는 부작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에 비하면 김태희는 처음 강한 안광을 쏘아대는 모습이나 포스에서 박예진의 과잉 힘에서 밀리지만, 자연스럽게 눈을 깜빡이죠. 그러니 김태희의 동공은 박예진과는 달리 초점이 흐려지지 않습니다. 반짝반짝 빛나죠. 입만 다물면 멍한 표정은 조금 덜할텐데, 습관적으로 안되는 것같기는 하지만요. 연기에 힘이 들어가면 부자연스럽기 마련입니다. 박예진의 힘들어간 표정은 그래서 부자연스럽고, 연기력에 점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데, 연기지적을 좋은 의미로 받아들였으면 싶네요.

지역색 망언과 잘못된 역사, 작가에게 세 가지를 묻는다
그럼 본론을 들어가서 마이 프린세스 장영실 작가에게 묻습니다.
우선, 도대체 이런 말도 안되는 작품을 기획한 이유가 뭔지를 먼저 묻고 싶습니다. 황실재건이라... 드라마가 대부분 픽션이고, 작가의 머리속에서 나오는 창작물이기에, 시크릿 가든에서의 영혼체인지라는 비현실적인 설정마저도 우리는 드라마라는 테두리에서 이해하고 봅니다. 그러나 역사를 드라마에 차용할 때는 좀 다릅니다. 100% 가공에 의한 순수 창작의 경우도 많고, 역사적 사실 한 부분을 도입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이 프린세스는 후자의 경우입니다. 일제말 조선 황실이 거론되었고, 있지도 않은 진짜 황세손을 픽션으로 만들어 내기는 했지만, 조선황실은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사실이죠. 저희 친정부모님은 일제시대와 대한민국 동시대를 사시고 계신 분들입니다. 두 분다 1930년대 출생이십니다.
황실재건을 하자는 주장을 못할 것은 없습니다. 국민적 공감대가 없고 전혀 논외의 대상이라는 것이 현실이기에 거의 실현불가능에 가까울 뿐입니다. 제가 분노하고 묻고 싶은 것은 황실재건이라는 허무맹랑한 설정이 아니에요. 드라마에서 계속적으로 반복해서 나오는 한 대사때문입니다. "이설 공주를 황실로 모시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대사입니다.
도대체 조선황실에 대한 잘못된 역사는 무엇이고, 조선황실이 재건되지 못해서 오늘의 현대사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어떤 논리에서 나온 것입니까?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을사조약에 도장을 찍고,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를 배출한 것이 백성들이었나요? 조선 황실이었습니다. 조선말 외척들의 권력남용과 백성의 고혈을 짜며, 곳간을 채운 권력자들을 척결하지 못한 것이 누구였습니까? 동학농민전쟁이 일어나고, 체제에 대한 변혁의 물결이 일었을때, 왕조를 지키기 위해 백성을 진압하고, 신물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개화파를 밀어주지 못한 것이 누구였습니까? 명성황후와 흥선대원군의 권력싸움의 결과가 무엇이었습니까?
작가가 뭉뚱그려서 잘못된 역사라고 말끝마다 박동재 회장의 입을 빌어서 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역사라고 하는지 저는 이해가 안가서 말이지요. 잘못된 역사가 아니라 잘못 이끈 역사였습니다. 그것도 조선의 황실이 주축이 되어서 말입니다. 오늘날의 잘못된 정치와 역사가 황실재건이 되지 않아서입니까? 이런 말도 안되는 논리가 어디있는지, 무책임하게 막던지는 설정은, 그 역사의식이 위험스럽고, 심한 말로 한심스럽습니다.
이설공주를 위해 수만평이 되는 궁을 세우고(서울 그 빽빽하게 찬 땅에 어디 남아있는 부지가 있다고..), 황실리조트는 왜 필요한 것인지... 아무리 드라마지만, 황실이 왜 재건되어야 하는지 역사의식도 없는 공주를 국민이 원한다는 설정은 어이가 없어요. 황실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설정도 물론 있었지만, 이설이라는 황실을 상징하는 인물의 무엇을 사랑하고, 역사의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는 커녕 오해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냥 박동재 회장의 개인적 채무관계 청산으로 재산이나 돌려주고 말일이었습니다.
또 한가지,
도대체 작가는 대통령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그리도 얼빠진 사람으로 그리는 지도 참으로 황당합니다. 저는 여태껏 드라마를 보면서 대통령이 이렇게 망가진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김태희의 망가짐은 저리가라입니다. 여권대표 소의원과 대통령이 함께 헌혈을 하면서, "다음부터는 대통령 혼자 현혈하세요. 친한 사이도 아니잖습니까?"라고 쇼를 하지를 않나, 황실리조트 건설현장에서도 어디서건 소의원이 대통령에게 티꺼운 표정으로 고개만 까닥하는 예우를 취하지 않나,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것이 도무지 황당스럽다 못해 치욕스러울 정도입니다. 저는 현재의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히 이 나라에서 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그런 표정을 지으며, 예우조차 하지 않는 거지 발싸개 같은 건방의원과 재벌그룹 총수가 몇이나 될까요? 천하의 삼성 이건희회장도 이런 태도는 취하지 않습니다. 야당 대표도 이런 태도는 취하지 못합니다. 그런 대통령을 뽑은 드라마속 국민들은 다 접시물에 코박고 죽어야 할 정도로, 정치인을 보는 안목도 없게 만들었군요.
여기까지는 공적인 감정으로 질문을 했습니다. 이젠 사회적 시선과 개인감정으로 질문을 하나 던집니다. 마이 프린세스 14회를 보고 저는 잠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수목드라마는 싸인 리뷰글을 올리기에 시간적으로, 육체적으로 마이 프린세스는 시청을 하면서도 리뷰글을 올릴 여력은 되지 않은데, 14회를 보고 기사를 허겁지겁 뒤져 봤습니다. 김태희의 폭풍눈물, 계단키스, 하다못해 김태희가 한 머리띠에 의상까지 기사를 줄줄이 쓰던 기자들은 아무런 말이 없더군요.
펜션으로 내려간 이설공주에게 위문사절단(?)이 왔지요. 오지랖 넓은 박해영이 초대를 한 것이었고요. 궁에서 신상궁이랑 건, 그리고 이설의 학교 친구와 선배도 왔고, 남정우 교수가 맥주를 사들고 오기도 했지요. 그런데 이설의 경호원이자 박해영의 비서이기도 한 경호원이 망발을 하더군요. 건너편에 앉아있던 좀 예쁜 여자에게 관심을 가져보지만 건이에게 관심을 갖자, 경호원은 옆에 앉아 있던 선배에게 뜬금없이 "고향이 어디세요? "라고 묻지요. 그리고 "경상도?" 라고 또 묻자, 선배여배우는 "라도(전라도)"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우리 엄마가 전라도 여자 만나지 말라고 했는데"라는 대사를 하더군요.
이거 대본에 있는 겁니까? 아니면 경호원이 애드립한 겁니까? 공중파 드라마에서, 어디 하찮은 인터넷 기사에서도 이런 말은 나와서는 안되는 것 아닙니까? 방송이 나가고 지역색 망발을 한 마이프린세스에 대한 단 한줄의 기사도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는,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글을 준비하면서 찾아보니 블로거중 한 분(딘델라님)이 이에 대한 언급을 하셨더군요.
전라도 여자랑 만나서는 안되는 이유도 좀 밝혀주시죠. 그 이유가 납득이 되면, 전 이 질문을 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할 겁니다. 사적인 감정 역시 글에 들어 있음을 밝힙니다. 저는 전라도 여자입니다. 그러나 전라도 여자라서 묻는 것은 결단코 아닙니다. 충청도 경상도 어느 지역 출신이어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분노했을 겁니다.
정치인들이 국민대화합을 공약으로 내거는 이유가 뭘까요? 말로만 국민대화합 외치면 뭐합니까? 현대사의 잘못된 역사의 한 부분이 무엇인지 작가는 아십니까? 그 망할 놈의 지역색입니다. 황실재건으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다면서, 이런 망할 놈의 지역색 발언이나 드라마에서 써대면서 작가는 도대체 뭘 바로잡아야 한다고 드라마를 쓰는 겁니까?
블로거 역시 거의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기에 누구보다 글쓰기의 고통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작가도 창조의 고통을 겪으며 아이디어를 내고, 소재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건 아니지요. 흔히 말하는 지식인의 범주에 저는 작가도 당연히 넣습니다. 지식인은 문화를 이끌어가는 선구자들입니다. 문화의 최선봉에 선 작가라는 분이 이런 망언을 하시면 안될 일이죠. 경호원의 애드립이었다면, 경호원 역할을 한 연기자가 사과해야 할 일이고, 작가가 쓴 대사라면 장영실 작가와 제작진은 분명히 사과를 해야 합니다.
추신: 지나가던 분이 댓글로 한가지 지적을 해주시고 가셔서 다운 받아 둔 동영상을 다시 찾아봤습니다. 13회에서 이설이 받은 이한 황세손을 알고 있던 제보자 명단에 김대중이라는 이름이 나오고, 직업이 사채업자라고 쓰여있더군요. 아무 생각없이 김대중이라는 이름을 썼고, 그 위에 사채업자라고 썼나요?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장영실작가의 지역감정이 드라마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아 씁쓸하네요. 고의적이라면 작가와 제작진의 의식은 불량을 넘어서 수준이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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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8 08:08




드라마 싸인에 흥미로운 심리전개를 보이고 있는 인물이 전광렬이 연기하는 이명한 국과수원장입니다. 전광렬의 표정연기는 그 자체가 카리스마지요. 대사 하나에 설득력이 있고, 힘이 넘칩니다. 그의 표정을 마주하면 감히 오금이 저려서 말이나 제대로 붙일까 싶을 정도로, 무서운 기를 방출하는 연기자입니다. 싸인 8회를 보면서 전광렬에게서 한 인물이 겹쳐 보여서 순간 섬뜩해지더군요. 드라마 '혼'에서 프로파일러로 좋은 연기를 보였던 이서진이었습니다. 어릴적 트라우마로 사회정의를 위해 악을 쓸어버리겠다며, 연쇄살인범이나 죄질이 흉악한 범죄자의 심리를 연구하고 범인에 대한 단서를 잡아가던 그가 소시오패스에서 악마로 변해가는 모습이 충격적이었지요.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의 공통적인 점은 양심과 고통 등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유형의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지난회 7명의 부녀자를 연쇄살인하고 방화한 안수현(최재환)의 경우는 분명히 사이코패스지만, 이명한 국과수원장은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인물입니다. 소시오패스에 대한 정의는 심리학자나 사회학자들마다 차이는 보이지만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마사 스타우트가 저술한 <당신 옆의 소시오패스> 책에 의하면, 소시오패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죄의식이 없이, 어떤 일이든 하는 사람을 뜻한다고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소시오패스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고, 이웃과 사회에 대한 의무감이나 양심보다는 소유욕과 지배욕이 큰 인간을 말합니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나쁜짓을 저지르거나 동참을 해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으나, 순간적으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반사회적이고 반도덕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사이코패스와는 달리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극중 이명한 원장의 모습이 바로 오버랩되지 않나요? 저는 그렇게 느껴졌거든요. 작가가 의도했든 아니든, 그런 뛰어난 내면연기를 소화하는 전광렬의 연기내공이라고도 할 수 있고요. 

소름끼쳤던 소시오패스 전광렬의 독설, "쓰레기들..."
이해가 가기 쉽게 소시오패스의 대표적인 인물이라면 히틀러나 스탈린을 들 수 있을 듯하고, 사이코패스는 조두순같은 나쁜 놈이나 극중 안수현같은 연쇄살인범을 떠올리면 쉽게 두 유형의 차이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시오패스는 매력적이기도 하고(홍숙주가 뽕가고 있는 것을 보면;;), 예술을 좋아하며(이번회 바흐의 음반 초판을 감상하는 모습처럼), 카리스마로 자신을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희생양을 삼는 것도 개의치 않고요. 
대권 후보 강준혁 의원과 결탁한 이명한 원장은 미군에 의한 총기살해 사건을 조폭들의 싸움으로 조작해 달라는 강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섬뜩한 미소를 지어보였지요. "이번 일만 잘해주면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것입니다"라는 강의원의 말에 회심의 미소를 짓는 전광렬, 그를 드라마에서 어떤 인물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사실 모호한 점들이 많았습니다. 국과수를 최신설비를 갖춘 세계최고의 과학수사기구로 만들고 싶은 그의 야망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가  불투명과 투명 사이에 한발씩 걸쳐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던 그가 이번회 돌변한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는 바로 떠오른 단어가 소시오패스였습니다. 그의 싸늘하고 비정한 말에는 억울하게 죽은 조폭 오정수나 살해범으로 몰린 조폭 김종호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따위는 없었지요.
"제가 부검을 시작한지 25년이나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무척이나 화가 났었어요, 같은 인간을 왜 이토록 잔인하게 살해할까? 그러면서 나 역시 범인들에게 살의를 느끼게 됐습니다. 이 세상에는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무 죄없이 여자들을 죽인 연쇄살인범, 돈 몇푼때문에 자기 아버지를 무참히 살해한 아들, 탐욕에 눈이 멀어 자기 아내를 죽인 남편... 전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양정수도 김종호도 이사회에는 전혀 쓸모없는 쓰레기들입니다. 쓰레기들..."
소름끼치도록 이중적인 두려움이 느껴졌던 장면이었습니다. 전광렬에게서는 그 자리에 범인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릴 것 같은 살의가 느껴졌을 정도로, 살얼음장같은 섬뜩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던 장면입니다. 그리고 이명한이라는 인물의 변화때문에 이중으로 소름이 끼쳤어요. 사회쓰레기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그에게서는 혼에서 악마가 되어가던 이서진과 같은 캐릭터가 함께 보였거든요. 스스로 정의의 심판자라 자처하는 인간, 사회악을 쓸어버리기 위해서는 거대한 권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시오패스의 무서운 지배욕과 정복욕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이 사회에는 없어져야 할 쓰레기가 많다는 대목에서 또 공감하고 있는 심리는 이명한을 미워할 수만은 없게 하더군요.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인두겁을 쓴 악마같은 범죄자들이 사회 어딘가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명한의 트라우마, 무참히 살해된 아내때문?
소시오패스가 되어가는 이명한, 처음에는 단순히 국과수를 위한 권력야망에서 그의 비뚤어진 양심과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는 진실만을 규명한다'는 국과수의 모토까지 대를 위해 소의 희생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이명한의 과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홍숙주(안문숙)가 짝사랑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상처했다는 대사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이명한이 부인과 어떻게 사별했는지는 드라마에 나오지 않았지요. 자연스럽게 이명한의 심리가 부인의 사인의 종류와 연결고리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의 부인은 이명한이 말하는 조폭같은 사회쓰레기에 의해 죄없이 희생된 여자는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나오지도 않은 내용으로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윤지훈이 사체를 검시하면서 고다경에게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사체에 감정이입을 시키지마라, 다만 사체가 말하는 사인의 객관적인 사실만을 보라"는 말입니다. 이명한 원장이 25년간 사체를 부검하면서, 그도 처음에는 감정이입을 배제하며 출발을 했지만, 검시의 원칙에서 점차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살인자가 조폭이나 사회악으로 분류되는 놈들이면 더더욱이나 말이지요. 이번 미군총기살해 사건은 정치적으로, 국제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지만, 이명한 개인의 트라우마까지도 드러내게 되는 사건이 아닌가 해서, 드라마 싸인의 복잡하면서도 재미있는 실타래들이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이명한은 처음부터 소시오패스 기질을 보였던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제 추측으로는 20년전 정병도 전 국과수 원장의 부검과 관련된 비밀과도 연관이 있을 듯하고, 보다 큰 이유는 아내의 죽음 이후에 더 강해졌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어떤 계기가 되었는지 그는 국과수가 권력기관이 되길 원했고, 그가 수장이길 원했습니다. 무서운 지배욕과 야망입니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힘있는 권력이 되어야 한다는 거의 말은 한편으로는 궤변이고, 한편으로는 맞는 말같기도 하지만, 산자의 거짓말을 위해 사인을 조작하는 순간, 그는 정도에서 어긋났습니다. 메스에 감정이 실렸기 때문입니다. 권력에 고개를 숙였음에도 대를 위한 일이었다고 스스로를 합리화시키고, 개인적인 적개심, 분노 등등의 감정을 숨기지 못한 것입니다.
윤지훈이 고다경에게 감정을 경계하라고 하는 이유가 한 번 무너지면 두 번, 세 번 무너지고, 그러다보면 죽은자의 말이 아닌 산자의 거짓말에 귀를 기울이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산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버린 이명한 원장처럼 말이지요.
이명한의 강의중에 일본에서 돌아온 윤지훈이 핏대를 높이고 질문을 했었지요. 아마 다음주에 왜 윤지훈이 이명한의 강의실로 뛰어들어 갔는지, 그 부연설명이 있을 듯하지만, 인기가수 서윤형의 죽음을 은폐하고, 조작한 것에 대한 경고임과 동시에, 미군 총기살해 사건에 대한 의혹 때문이지 싶더군요. "국과수 내에서 부검의 결과를 조작하거나 은폐하려는 것이 발각되었을 때, 법의관의 자격정지는 물론, 증거인멸 특례법, 타인의 형사사건의 증거를 인멸, 은닉, 변조한 죄로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명한에 대한 시원스런 법의 심판부터 때려버리는 드라마 싸인, 참 특이하고 재미있는 전개입니다. 죽은 자의 몸에 남아있는 싸인으로부터 산자의 죄를 찾아가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법의 심판부터 알려주고, 이명한의 법의관으로서의 범법 조각들을 찾아가는 형식이 말입니다. 

백골사체, 망부석이 된 소녀의 사랑
소시오패스가 되어가는 전광렬 캐릭터가 흥미로워서 글이 길어져 버렸네요. 일본에서 발견된 백골사체에 대한 아름다운 사연도 가슴 뭉클했었는데 말입니다. 2차세계대전말 징병에 끌려간 남학생을 사모한 한 소녀의 가슴시리도록 아름다운 사랑, 동굴에서 발견된 백골사체에는 징병에 끌려간 소년을 기다리며, 바다만을 바라보다 죽어갔던 사연이 숨겨져 있었지요.
사인은 결핵에 의한 사망이었지만, 소녀의 사인은 속절없는 기다림이었고, 짝사랑이었고, 친구들에게 결핵환자라고 따돌림 받던 소녀에게 손수건을 건네 준 소년에 대한 외사랑이었습니다. 소녀의 이름조차 몰랐던 소년, 그래서 미안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던 백발의 소년은 그제서야 소녀를 기억했지만, 이름조차 모르는 소녀는 신원미상으로 일본 어느 사찰에 안치되고 말지요. 소년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도하며, 소년을 가장 먼저 보기 위해 바다가 보이는 절벽에서 망부석이 된 소녀, 가슴시리도록 아프고 애절한 사랑이 가슴 깊숙이 전해지는 울림을 주었습니다.
종군위안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던 기대는 어긋났지만, 일본에서는 강서연을 직접 만나는 에피소드와 함께, 윤지훈의 옛사랑에 대한 정리편 정도여서 긴박감은 없었지만, 대신 박신양의 대굴욕으로 웃음으로 보답은 해주더군요.   

사인조작 드러나는 실체, 그리고 배후
조폭 총기살해사건에 대한 진범을 알게 된 정우진검사와 최이한 경사가 사건 깊숙이 들어오게 됩니다. 서윤형의 사건처럼 조폭 총기사건 역시도, 은밀하게 국과수와 공모해서 진실을 덮고자 하는 실체가 있다는 냄새를 맡게 된 것이지요. 두 인물이 권력과 가장 가까이 있는 인물들이기에 갈등도 클 것 같습니다. 최이한 경사의 아버지가 대검 부장검사라는 사실, 성공을 위해서라면 간도 쓸개도 빼 줄 수 있다는 정우진 검사는 소중한 사람과 싸워야 할지도 모르고, 목표를 버려야 하는 상황에 이를지도 모르기 때문이에요. 
눈 앞에서 서윤형 살해범인 강서연을 놓쳐버린 후, 10년이 걸리더라도, 20년 30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서윤형을 살해한 진범을 잡겠다는 윤지훈, 그리고 어시스트로 인정받아가는 고다경, 권력과 진실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열혈형사 최이한과 출세지향주의 여검사 정우진, 두커플 사이에 모락모락 핑크빛 무드가 싹트는 중이기는 하지만, 러브모드는 양념정도로 하고, 그보다는 사건과 수사를 더 박진감있게 전개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드라마 전체적 완성도를 위한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서윤형의 죽음과 미군총기사건을 은폐하려는 배후의 연결고리는 이명한이 중심에 있고, 그 배후에는 대권주자 강준혁의원이 있기에, 정치적인 싸움의 양상도 띄기는 하지만, 드라마 싸인은 법의학 수사라는 드라마 범주를 이탈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윤지훈의 두 발이 국과수 모토내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법의관의 신념과 정의에 대한 대립이기 때문이지요.
의문사에 대한 단서를 하나씩 찾아가는 윤지훈, 미군의 총을 맞고 죽은 조폭 강정우에 대한 시신부검을 두고, 또다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윤지훈이 찾아야 할 것은 은폐한 흔적들이겠지요. 총상 부위, 사격거리, 명중률 등등의 변수들은 은폐로 조작될 수 없는 망자가 가진 유일한 싸인입니다. 윤지훈이 이 싸인들을 어떻게 읽어갈지 단서를 찾아가는 과정이 기대됩니다.

빵터진 박신양의 대굴욕
이번회 일본편에서의 밋밋함에 대한 보너스, 박신양의 대굴욕편이 빵빵 터지게 만들었는데요, 핑크팬티, 핑크팬더라는 별명도 얻었다고 하는데, 고다경의 사진덕분에 박신양의 스트라이프 팬티구경까지 했네요. 멋쩍어 하는 것도 박신양스럽게 하더군요. 민망했을텐데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더 웃기더라고요. "내 궁뎅이 사진... 그거 왜 찍었어?". "좀 보고 싶었습니다"ㅎㅎㅎ참으로 객쩍은 두 주인공입니다.
핑크팬티는 약과였습니다. 사실 폭탄급은 따로 있었지요. 과거 정우진과 영원히 헤어지지 말자고 '우리 사랑 영원히'를 간절히 소원하고, 벤치에 앉아 꾸벅 졸던 정우진때문에 뜨거운 커피를 흐억...중요한 곳에 쏟아 버리는 대형사고...오매..이를 어쩐대요? 혹시 후유증은 없었는지 심히 걱정이 되었다는 후문과 함께 큰 웃음 한방 날립니다. 하하하하하...

* 미군 총기살해사건을 드라마에서 어떻게 풀어갈지 가장 궁금한 부분인데, 관련글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싸인' 미군 총기사건과 일본 백골사체, 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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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30
2011.01.22 10:45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가 망가졌다'. 충분히 화제감이었고, 망가진 김태희마저 아름답다는 찬사가 줄을 이었습니다. 발연기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섣부른 칭찬까지 이어졌지요. 김태희의 연기는 확실히 나아졌지만, 이는 과거 김태희의 연기에 비해서이지 절대적으로 김태희가 연기를 잘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김태희의 연기력은 비교대상이 없습니다. 참 아이러니 하지요. 윤은혜가 성유리와 종종 비교되기도 하는데, 김태희는 같은 또래의 쟁쟁한 여배우들과 비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신인들과 비교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이돌 출신 여배우들과도 연기력을 비교하기가 애매합니다. 김태희정도의 데뷔경력과 나이라면 어느정도 자신의 연기색깔과 연기력을 갖추고 있기에, 늘 연기초짜같은 김태희는 어디에도 비교대상으로 낄 자리가 없지요.
여전히 김태희는 CF의 여왕에 걸맞는 예쁜 배우입니다. 데뷔한지 오래되었는데도 한 번도 연기자로서 인정받지는 못했지요. 그럼에도 김태희의 출연작은 그녀의 이름만으로도 소위 유명세를 탑니다. 외모가 되었든 학벌이 되었든 이유불문하고 말이지요. 그것이 김태희라는 배우의 힘입니다. 연기력까지 겸비된 힘이라면, 포스트 고현정이라는 말이 진즉에 나와도 열두번은 나왔을텐데, 참 아쉬운 일입니다.
그런 김태희가 처음으로 연기력이라는 오명을 벗을 만한 작품을 만나 제대로 망가지면서 연일 화제가 되었습니다. 다른 배우들이라고 김태희만큼 망가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김태희였기에 망가짐이 신선했고, 그것을 일취월장한 연기력의 성장이라는 평까지 받고 있습니다. 다른 여배우들이 망가지면 그렇게까지 연기력찬사를 하지 않았을 망가짐도 김태희이기에 가능한 것이지요.
김태희, 분명 열심히 하고 있고 연구도 많이 하고 나왔습니다. 무서운 학구열입니다. 김태희의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연기를 공부하듯이 외워왔기에 김태희의 변신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에요. 더이상 그녀의 망가짐이 새롭지 않다는 것이죠. 또한 망가짐의 정도가 이젠 커보이지도 않습니다. 똥마려운 연기에서 터뜨리고 거기서 끝나 버렸어요. 침대 시트 속에서 머리를 수세미처럼 헝클어뜨리고, 이마에 잔뜩 주름살까지 만들면서 망가지는 것에 강박관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캐릭터 상 망가지는 것과 망가지기 위해서 망가지는 것은 그 차이가 엄청나지요. 김태희 연기의 한계가 여기에 있으니까요.

마이 프린세스에서의 김태희의 문제는 망가진 김태희만을 너무나 의도적이고, 강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이설이라는 캐릭터보다는 망가진 김태희에게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고, 캐릭터의 매력이 감소되는 요인이 되고 있고요. 시청률에 기여했을지는 몰라도 작품자체만으로 볼 때는 민폐입니다. 김태희에 대한 사심은 없는데, 예쁘니까 좀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더 들고 아끼기에 조언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네요. 김태희 팬분들이 지금 속에서 부글부글 끓으면서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말이지요. 뒷통수가 따가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희를 위한 조언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이 프린세스에서 김태희의 상대방과 전혀 호흡이 느껴지지 않는 원맨쇼 대사와 행동은 드라마 스토리보다는 김태희의 얼굴에만 시선을 고정하게 합니다. 이설이라는 캐릭터는 없고 여전히 김태희의 변화된 모습 퍼레이드만이 계속되고 있어요. 박해영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송승헌의 변화되지 않는 모습까지 더하면, 캐릭터가 살아야 할 가장 중요한 남녀주인공들이 아이러니하게도 문제에요. 아무리 비주얼이 좋아도 캐릭터의 매력이 없으면 드라마 흡입력은 떨어지잖아요.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귀엽고 순진무구한 캔디형의 잡초같은 이설, 완벽한 외모에 집안, 외교관이라는 직업까지 두루 갖춘 박해영이라는 인물에 가슴이 설레이지 않는다는 것, 무엇보다 두 사람의 무미건조하리만큼 전류가 느껴지지 않는 로코물의 주인공들은 처음인 듯 싶습니다. 하다못해 주인공에게 빠져들지 않으면 주변인물에라도 애정이 가는데, 오윤주나 남정우에게서도 매력적인 모습은 없네요. 일례로 찬란한 유산에서는 주인공들 못지않게 유승미와 배수빈에게도 큰 애정이 갔었거든요. 물론 스토리가 탄탄하거나 대사빨이 시크릿 가든처럼 톡톡 튀면서도 가슴팍에 꽂히지는 않는 아류작같은 대본이 가장 큰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드라마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경우는 여러가지가 있겠지요. 좋아하는 배우라서, 좋아하지는 않지만 특정배우의 연기가 좋아서, 작품이 뛰어나서 등등의 경우 말입니다. 저는 드라마 리뷰를 쓰기때문에 그저 편하게 즐기듯이 보는 작품과 리뷰글을 쓰는 작품이 다릅니다. 동시간대 싸인을 예를 들자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어 보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작품을 계속 보게 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캐릭터의 흡입력입니다. 연기력이 좋은 배우는 캐릭터에 대한 완성도가 뛰어나기에 시너지 효과까지 가져오게 되지요. 싸인에서 박신양, 전광렬, 김아중이 만들어 가는 캐릭터가 그런 예입니다. 엄지원의 경우는 연기력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에, 이번 작품에서는 실망이 크지만요. 

글 제목은 가장 이슈가 되는 김태희로 잡았지만, 사실 송승헌에게도 캐릭터에 대한 연기연구의 부족은 심각합니다. 송승헌은 매력있지만 남자주인공 박해영은 영 매력이 없거든요. 마찬가지로 드라마 속에서 망가지는 김태희는 귀엽고 예쁘지만, 이설이라는 캐릭터는 '저게 어디서 떨어진 물건인고?' 싶고요.
이유는 배우들이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몰입을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김태희는 변화된 모습만을 보여주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망가지고 있는 중이고, 송승헌은 현빈이 주연한 김주원을 흉내내려는 듯한 무리수까지 보이는 중입니다. 송승헌이 어설프게 김주원 흉내를 내기는 했지만, 매력이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캐릭터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연기력의 한계인지...;;;
몇 장면만 상기해 보도록 하죠. 우선 이설이라는 인물이 왜 김태희에게서 제대로 완성되지 않는지 볼까요. 5회에서 남정우 교수와 궁에서 몰래 나온 이설이 충돌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 장면이 있었지요. 소심스런 방귀뀌기로 또 한번 망가짐을 시도했지만, 폭발적인 반응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여튼 입원실이 없다는 이유로 입원 거부를 당하는 어린애에게 병실을 양보하고, 이설은 병원에서 나가다가 푹 쓰러져 버렸지요. 쓰러진 이설을 집으로 데리고 온 박해영, 왜 다른 병원이라도 데리고 가지 않았는지 상당히 비현실적이었지만, 박해영이 간호하는 장면과 죽을 써주는 장면, 그리고 이설이 아버지에 관해 오해하는 설정들을 넣어야 했기에 억지는 불가피했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런데 김태희는 여기서 큰 실수를 하지요. 죽은 듯이 쓰러져서 자는 이설은 교통사고로 오른팔에 여기저기 타박상을 입었고, 숟가락 들 힘도 없었어요. 박해영이 죽을 떠먹여 줄 정도로요. 박해영을 속이기 위해 거짓말과 연기는 했었지만, 그 장면에서 아픈 것은 사실이었지요. 그후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간 이설은 아무렇지도 않게 옷을 입습니다. 팔을 들어올리는데 인상을 찌푸리지도 않았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짱한 모습이었다는 것이지요. 아버지에 대한 보도자료를 보고는 박해영을 향해 기사들을 던지고 독설을 뱉기도 했고요. 해영의 집으로 이설을 데리러 온 박동재 회장의 차를 타고, 청와대로 가서 대통령을 만났지요. 악수도 오른팔로 자연스럽게 하고, 기호 5번을 찍었다고 귀여움까지 떱니다.
자, 그럼 다른 여배우들이라면 이 장면을 어떻게 표현했을까요? 연기력은 이런 데서 검증이 되는 겁니다. 드라마 속에서 이설이라는 캐릭터는 환자에요. 오른팔을 움직일때마다 통증을 느끼는... 그런데 김태희는 죽먹는 장면만을 위해서 아팠습니다. 연기력 갖춘 배우들은 이렇게 안하지요. 적어도 옷을 갈아입으면서 다친 상태이기때문에 하다못해 인상이라도 썼을 거라는 거지요.
그리고 6회에서 김다복 여사와 호적정리를 하며 폭풍눈물을 쏟았다고, 명품연기라는 칭찬이 늘어진 기사제목을 잠깐 봤습니다. 기사는 제목부터 김이 새서 읽지는 않았어요. 시청자들이 느끼는 것이야 개인차가 있지만, 명품연기는 결코 아니더군요. 물론 제 개인적인 드라마 감상입니다만...

엄마 김다복 여사가 간 이후 이설은 밤내내 울면서 뜬 눈으로 지샌 것 같더군요. 이설의 방앞에서 박해영은 이설이 통곡하는 것을 미안한 마음과 애잖한 마음으로 듣고 서있었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설은 마치 대여섯살 어린아이가 우는 모습으로 그야말로 예쁘게 대성통곡 하고 있더군요. 이설의 극중 나이가 25살, 발을 뻣대며 울었으면 꼬마아이가 운다고 해도 믿을 장면이었습니다.
김태희의 우는 장면을 보며, 여전히 김태희에게 연기는 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김태희가 눈물연기를 못했다고 생각했을까요? 김태희가 우는 장면은 마치 엄마에게 좋아하는 만화영화 금지를 받아서 벌받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잉잉, 엄마, 나 만화 볼 거란 말이야. 보게 해주세요"라며, 억울해 하며 투정을 부리듯이 말이지요.
연기를 달리해서 김태희가 입을 막고 끅끅 우는 모습이나, 침대 시트를 뒤집어 쓰고 울음을 참는 듯이 울었다면 어떤 감정을 전달받았을까요? 엄마와 호적상 남남이 된다는 슬픔과 25살 나이에 맞는 여대생의 눈물연기가 되었을 겁니다. 김태희의 얼굴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오히려 이설의 감정이 더 잘 전달되었을 거예요. 이설의 감정은 김태희의 어린 애같은 울음소리와 우는 표정으로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겁니다. 김태희가 연기는 연구하고 나왔지만, 캐릭터를 제대로 만들어 가는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뜻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연기력 혹평을 받았던 아이리스에서의 최승희의 캐릭터가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연기는 나빴지만 캐릭터는 오히려 이설보다는 확실했다고 생각되거든요. 김태희보다는 최승희를 보여주려고 했으니까요. 마이 프린세스에서는 이설이 아닌, 나 이런 연기도 한다는 듯한 김태희만 보이고 있어서 말이지요.  
김태희가 연기변화에만 몰두하고 있으면, 상대역을 하고 있는 송승헌이라도 캐릭터를 제대로 잡아줘야 하는데, 송승헌도 송승헌 본인과 박해영, 그리고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까지 여러가지 색깔의 옷을 입고 있는 중입니다. 침대에서 김태희와 삐리리 감정이 되기 전에 대사들은 김주원 패러디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더 망측스러웠던 장면은 이설의 빵점짜리 시험지를 가지고 장난을 칠 때였지요.
혀까지 메롱하며 내밀면서 깝죽이 엉덩이 춤을 추는데, 잠깐 눈을 의심하게 하더군요. 우리 아들이 초등학교때 여동생과 장난치면서 여동생을 놀릴때 그런 엉덩이 춤을 췄거든요. 서른 넘은 외교관, 게다가 이설과 시청자에게는 서서히 해영앓이를 시작하게 해야 하는 박해영 캐릭터의 환상이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망가진다고 남자배우의 매력이 없어진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다만 촐싹녀같은 김태희와 모지리 푼수같은 남자주인공의 모습으로 더 크게 다가왔다는 겁니다.
멋진 남자의 모습은 수트발과 멋진 폼으로 서있거나 앉아 있는 모습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상처, 그리고 반항은 눈썹만 모은다고 나오지는 않습니다. 가슴 콩닥거리는 감정은 여자에게 얼굴만 가까이 들이민다고 생기지 않습니다. 박해영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이 먼저 시청자의 마음을 휘어잡아야, 얼굴을 들이밀면 함께 가슴이 콩닥거리고, 할아버지에게 반항해도 그 상처가 전해지는데, 전해지지 않는 이유가 뭔지 답답스럽습니다. 장영실 작가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대본이 뭔가 쓰다만 느낌이 들거든요. 연기력이 나아지고 있는 김태희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탄탄한 대본으로 캐릭터까지 매력적으로 그려준다면, 김태희에게는 이보다 좋을 수는 없었을 캐릭터인데 싶어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배우의 연기변신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캐릭터의 매력구축은 되지 않고 있는 마이 프린세스, 김태희의 원맨쇼에 이어 송승헌까지도 깨방점 춤을 추며 나이에 맞지 않는 여동생 놀리는 오빠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본까지 더 유치해지면 그야말로 환상궁합(?)이 될 듯합니다. 작가가 여배우 무너지는 것으로 에피소드를 만들어가기 보다는, 이제는 스토리에 더 신경쓰는 궤도 수정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더불어 송승헌과 김태희는 보여주기 위한 연기가 아닌, 캐릭터 속에 자신을 던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캐릭터와 동화되는 연기를 보여야 할 때입니다. 드라마는 연기자가 아닌 캐릭터가 사랑받을때 더 가치가 빛납니다. 태희앓이 승헌앓이는 필요하지 않아요. 설이앓이, 해영앓이가 필요하지요. 그러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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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4 07:08




한 시간을 멍하니 김태희가 오늘은 어떻게 망가져 줄까가 더 관심인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 드라마가 끝나면 여운이 없어서 뒤끝이 깨끗하다 못해 깔끔한 드라마입니다.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고 재미는 있는데,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내용은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정말 정신없이 많은 에피소드 모음집을 본 느낌이에요. 로맨틱 코미디이면서도 코미디에 치중하다보니, 로맨틱한 부분이 여전히 나오고 있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쉽죠.
드라마에서 김태희의 모습을 보면 사랑스러운데 달달함은 없는, 귀엽기는 한데 두근거림은 없는, 그래서 그녀의 변신이 반가우면서도 2%충족되지 않는 아쉬움이 채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망가지기로 작정한 김태희, 마이프린세스 4회에서는 또 얼마나 망가졌는지 볼까요? 똥마려운 김태희, 번진 마스카라 김태희에 이어 이번회 눈찢어진 김태희의 모습을 선보였지요. 눈을 찢어도 예쁘기만 하다는 게, 참으로 축복받은 외모입니다. 질투가 나기보다는 예뻐서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설이라는 캐릭터의 천방지축 캐릭터때문이기도 하겠지요. 공주에 욕심부리지 않고 살아온 대로 살고 싶은 이설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예쁘기도 하고요. 

김태희 이번에는 눈 찢었다
출국정지를 당한 이설은 박동재 회장이 손을 쓴 것을 알게 되고, 할아버지에게 눈 짝 찢고 대들어서 열받아서 그런 것 아니냐며, 박해영 앞에서 눈을 찢는데 그 귀여운 모습을 보고도 동요하지 않는 박해영을 보면 신기해요. 전재산을 황실재건을 위해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폭탄선언에 열받은 해영은 이설이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 상황이지요. 그럼에도 이번회 박해영이 슬슬 이설에게 감정이 싹트는 듯한 장면 한가지는 나왔지요. 사랑에 발동이 걸리면,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빠져들겠지만, 아직은 어리고 무드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이설에게서 여자의 매력을 발견하기는 무리지요. 
아버지 부분을 제외하고는 짝사랑도 코믹만화처럼 장난스럽게, 공주라는 신분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없는 이설입니다. 이런 부분은 작가가 조금더 감정코드를 진하게 넣어서 써주고 연출도 조금 진지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코믹 김태희와 함께 정극 김태희의 성장도 함께 보고 싶은 시청자의 욕심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예쁜 배우라서 그런지 제가 너무 바라는 게 많죠?ㅎ
이집트를 간다고 편지를 써두고 온 것이 생각난 설이는 부랴부랴 펜션을 향하고, 해영도 함께 동행을 합니다. 그런데 성경속에 끼워둔 편지를 들고 교회를 가버린 이설엄마때문에 교회에서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지지요. 이설 언니 이단의 사시패스 기도를 올린다는 게 그만 이설의 편지와 바뀐 모양입니다. 목사님이 신도 앞에서 이설의 이집트 가출 편지를 읽게 되고, 이설의 엄마는 설이가 아이를 가졌느냐며 넘겨짚어도 한참을 오버하시지요. 
해영이 집안의 반대가 심해서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해명에 해영을 알아본 목사님이, 집안을 뛰어넘는 두 사람의 사랑의 도피행각을 주님의 이름으로 "쉿"이랍니다. 설이 못지 않은 엉뚱스런 엄마 임예진, 대한그룹의 손자가 사윗감이라는 사실에 입이 귀에 걸렸지요. 어여빨리 이집트로 도망가라고 바리바리 밑반찬까지 장만하는 여전히 낭랑 18세 청춘의 나이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그려.ㅎㅎ 임예진의 감칠맛나는 코믹연기도 재미있지만, 수세미같은 헤어스타일과 무표정 속에 한방씩 터뜨리는 개그감이 이설 못지 않습니다. 친엄마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닮아서 말이지요.
걱정되는 감정, 아직은 뭔지 몰라
해영은 이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이설이 공주자리에 앉는 것을 막으려고 하지요. 젊으나 늙으나 돈은 좋은가 봐요. 하기야 대한그룹의 돈은 돈이라고 볼 수가 없지요. 그야말로 '금권'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이기에 포기할 수 없는 재산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애가 공주되는 것을 막겠다며 눈을 부라리는 해영에게 박동재 회장이 의미심장한 말을 했지요. "지애비랑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구나".
박동재의 말에 해영의 감춰진 슬픔을 토해내지요. "아버지도 이 일을 당했다는 건가요? 황실재건, 그딴 것 때문에 아버지를 내친 거예요". 아버지없이 자란 박해영의 아픔입니다. 할아버지와의 의견충돌로 외국으로 추방시키고, 부자간의 연을 끊고 살게한 할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쏟아내는 박해영입니다. 자새한 사연은 드라마가 진행되어야 알겠지만, 아버지라는 존재는 이설과 해영에게 공통점을 발견하게 하더군요. 그리움과 기다림입니다.

돌아오겠다는 아버지의 약속을 지금까지 믿고 있었던 이설,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죠.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언니의 구박을 받으면서도 팍팍한 생활을 참을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해영도 마찬가지에요. 해영의 어머니에 대한 사연은 나오지 않았지만, 해영이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이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군데군데 보이더군요. 성장기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누구보다 외롭게 자랐던 해영이었을 테니까요. 사업에 바쁜 할아버지는 경호원으로 자신을 보호해 주었지만, 아버지는 두팔로 보호해 주었을 거라는 그리움이, 박해영에게 아버지라는 존재의 의미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펜션에서 꼼짝말고 있으라는 말을 어기고 학교로 간 이설때문에 또 일이 터지고 말지요. 소의원(이대연)에게 이설의 출국금지를 풀어달라고 부탁한 해영은, 이틀만 기다리면 이설을 비행기에 태워, 멀리 이집트 사막으로 이설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남정우 교수에게 보낸 향수연애편지를 찾기 위해 학교를 간 이설때문에 일이 틀어지고 말지요.
언론에 이설의 정체와 아버지에 대한 허위사실을 흘린 인물이 오윤주(박예진)와 소의원으로 추측되는데. 여튼 몰려든 취재진때문에 학교가 난리가 나버렸지요.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공주의 존재는 이제 온국민이 알게 된 사실이 돼버렸습니다. 취재진을 피해 다급하게 뛰며 비명만, 깍깍 질러대는 설이때문에 눈썹이 휘날리도록 학교로 달려간 해영, 자신도 알지 못하는 감정을 드러내고 말았지요.
"걱정했잖아! 비명은 왜 질러, 전화도 뚝 끊어버리고 그러니 걱정이 안돼!!!" 버럭대는 해영을 바라보는 이설도 순간, 댄디하지 않은 터프한 매력을 느꼈나 보더라고요. 남정우(류수영)가 자기를 댄디남이지만 터프한 매력이 있다며, 자뻑드립을 쳤지만, 진짜 터프매력은 해영에게서 느끼고 있는 듯한 이설이었다지요.ㅎ
해영은 취재진을 따돌리고 설이를 데리고 무작정 차를 몰고 달리지요. 잠들었다 깨어난 이설이 해영의 잠든 모습을 보며, 빗자루 같은 송승헌의 속눈썹을 만져보는 장면에서는 쿡쿡대고 웃으면서도 살짝 부럽더이다. 송승헌을 볼때마다 속눈썹 길이를 재보고 싶은 생각이 들곤 했는데, 대리만족시켜주는 김태희였어요. 질투났음.;;; 드라마가 뻔히 그렇지만, 그런 상황에서 잠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지만, 이설이 속눈썹을 만지고 있음에도 자는 척 즐기고 있는 해영, 진짜 변태아냐? 자신도 모르게 이설의 깜찍발랄 푼수끼가 싫지 않아 보이는 박해영입니다. 
감정 솔직, 배변욕구 솔직, 아무데서건 수면욕구 솔직, 돈계산 바가지인 이설은 식욕도 솔직입니다. 꼬르륵 소리에 밥을 먹으러 간 해영과 이설, 이쁜 누나에게 음료수 서비스하는 깜찍한 이기광이 등장하더라고요. 황실에 취직했다더니 진짜로 요리사 모자를 쓰고 나왔는데, 공주가 된 이설을 짝사랑하면서 설이를 위해 궂은 일 마다않는 귀염둥이로 나올 것 같더군요. 핑크잠옷입은 이기광의 깜찍한 엉덩이에 빵터지기도 했다네요.

전재산을 환원하고 빈털털이가 되면 너랑 결혼 안한다는 말에 황실재건 반대에 두팔 걷고 나설 듯해 보이는 오윤주와 소의원이 못된 일을 꾸미리라 생각은 했는데, 더러운 언론플레이를 시작하더군요. 소의원 짓같아 보이는데, 황세손 이한이 방탕한 과거생활을 했다며, 절도, 사기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악성루머를 언론에 제보하고 방송에 내보내지요. 
아버지를 모욕한 것이 황실재건을 반대하는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생각한 이설, 드디어 공주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공주라는 자리, 그딴 것은 관심없는 이설입니다. 아버지의 오명만을 벗겨야 겠다는 이설입니다. 손발이 꽁꽁 어는 추운 겨울, 어린 이설을 업고 바닷가에서 밤을 지새웠던 아버지, 아버지의 등은 항상 따뜻했습니다. 공사판에서도 어린 이설에게 힘든 기색을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아버지의 가슴은 넓었습니다. 가물가물한 기억이지만 아버지의 눈은 어질고 자상했습니다. 공주를 막기 위해 아버지가 욕먹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이설입니다. 공주가 되어서 꼭 사과하게 만들겠다고 결심하는 이설입니다. 아버지는 자신을 버린 게 아니라, 돌아올 수 없었다는 것을 안 이설입니다.
망가진 김태희, 캐릭터의 진화가 필요한 이유
연기력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듯 죽을 힘을 다하는 김태희의 변신은 놀랍고 환영할 만한 모습이에요. 그런데 힘이 과하다 보니 오버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역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김태희의 모노드라마, 원맨쇼를 보는 느낌이 너무 심해서 말이지요. 이런 현상은 전체적인 드라마의 흐름상 좋은 면은 아니지요. 주조연이 함께 스토리를 만들어 가야 하는데, 김태희에게 초점이 맞춰져있다 보니, 스토리보다는 김태희의 예쁜 얼굴에 빠져 버리는 부작용도 있네요. 여자가 봐도 정말 예쁜 배우에요. 더욱 예쁜 것은 드라마에서 "내가 이렇게 가려도 이쁜게 다 보이나?"라고 솔직하게 말해버릴 정도로 대사에서도 인정을 한다는 겁니다. 
사실 김태희가 심하게 망가지면서 멍태희라는 오명은 벗고 있지만, 이설이라는 캐릭터는 어찌보면 멍설에 가까울 정도로 생각도 즉흥적이고, 천방지축 만화캐릭터에 가깝습니다. 이설이라는 캐릭터에서 만화캐릭터가 아닌 사람이라는 공주 향기가 나지 않는 이유는, 김태희의 오버에 가까운 망가짐에 있습니다. 연기력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는 듯한 감정연기와 풍부한 표정연기의 부재라고 할 수 있을 듯 싶네요.
김태희에게서 이설이라는 캐릭터의 향기가 부족한 이유 중 하나는 호흡이 빠르다는 것을 지적해주고 싶습니다. 김태희의 대사에는 진지함이 부족하지요. 천방지축 이설이라는 캐릭터때문이기도 하지만, 상대의 대사에 한호흡을 늦게 치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대화를 하는 느낌보다는, 대사하기에 바쁜 느낌이 강해서 상대와 완벽한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장면들이 많거든요.
김태희는 이번 작품에서 자기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열심히 하고 나왔습니다. 세세한 손동작이나 표정까지도 하나하나 연구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좋은 발전이에요. 그럼에도 대사를 달달 외우고, 자신의 연기를 연습했다는 티가 나버립니다. 그 이유는 상대의 대사나 감정선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의욕이 넘치다 보니, 김태희의 원맨쇼가 되는 장면들이 많은 게지요.
지금은 박해영과 이설의 감정이 무르익지 않은 단계이기 때문에, 공튀겨 나가듯 바로 치는 김태희의 대사와 표정연기가 큰 흠으로 부각되지는 않지만, 재건된 황실로 들어간 공주 이설은 지금보다 심리적 변화가 많아질 겁니다. 김태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이설이라는 캐릭터의 내면감정선이에요. 박해영과의 러브라인을 방해하는 오윤주와의 감정대립, 하다못해 고등학교때 총각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여학생에게도 심각하고 진지한 고민이 있는데, 대학생 이설에게서는 그런 감정이 읽혀지지 않아요. 아무리 코믹설정이라고 해도 4각관계는 적당히 진지함이 있어야 긴장감도 있고 재미가 있잖아요. 
로코물을 너무 늦게 한 김태희로서는 이번 이설이라는 전혀 새로운 캐릭터가 김태희를 재평가하게 한, 김태희에게는 행운의 작품입니다. 서른이 넘은 김태희가 이런 작품만 골라할 수도 없는 일일테지만, 김태희의 연기도약을 위해서는 이설이라는 캐릭터를 조금 더 진화시켜 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믹과 달달한 로맨스물이지만, 슬픔과 반전을 예고하는 복선들은 이설이 한없이 깜찍발랄할 수만은 없을 듯 하거든요. 바꿔말하면 내면의 변화와 함께 감정소비가 필요한 캐릭터라는 의미에요. 빵빵터지는 코믹망가짐과 감정연기까지 잘 소화한다면, 아마 마이 프린세스가 끝날 즈음 김태희에게는 '연기자'라는 좋은 수식어가 붙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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