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도사'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1.07.16 '무릎팍도사' 강호동, 예능대제 주병진 만나 안절부절한 이유 (13)
  2. 2011.03.31 '무릎팍도사' 김태원이 방송에서 못다 한 아픈 아들이야기 (26)
  3. 2011.01.13 '무릎팍도사' 천하장사 무너뜨린 빅보이 이대호 선수 (23)
  4. 2010.12.09 '무릎팍도사' 추신수 선수, 아내와의 사랑도 메이저리거 (27)
  5. 2010.12.02 '무릎팍도사' 미국시민권 거절한 추신수, 자랑스러운 대한의 아들 (34)
2011.07.16 08:30




그동안 무릎팍도사를 보면서 강호동이 그렇게 긴장하고 어렵게 방송을 하는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주병진처럼 그렇게 긴장하는 게스트도 처음이었습니다. 말은 편하게 방송을 했다고, 강호동에게 감사하다는 멘트도 했고, 중간중간 녹슬지 않은 폭풍입담도 터졌지만, 제 눈에 비친 주병진은 방송내내 떨고 있었고, 천하장사 강호동은 시종일관 안절부절했습니다. 과도한 리액션으로 강호동이 긴장한 것을 티를 내지 않았지만, 방송을 보는 내내 외줄 곡예를 하는 듯 조심하고 긴장하면서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강호동과 눈가가 바르르 떨리는 주병진의 긴장된 표정이 불안해 보일 정도였던 방송이었습니다. 방송이 끝나고 강호동이 왜 그렇게 긴장했는지를 알고는 진정성 넘치는 배려진행과, 주병진의 위대한 용기에 조용히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개그계의 신사, 예능대제 주병진의 14년만의 방송출연은 오랜 장맛비끝의 쨍한 날씨처럼 반가운 손님이었어요. 요즘 10대들이 주병진이 누구인지를 모른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는데, 그토록 오래동안 방송계를 떠나 있었다는 것을 들으니 비로소 이해가 되더군요. 고작 몇년정도 밖에 안된 것 같은데 14년이라니...당연히 10대들에게는 낯선 이름일 듯합니다. 방송을 보며 더 놀란 것은 14년을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야 했던 인간 주병진의 고통과 상처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점이었고, 그 12년을 주병진은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트라우마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무릎팍도사를 통해 14년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와 세상과의 교감을 타진한 주병진, 여전히 주병진에게 세상은 무서운 곳인가 봅니다. 방송을 통해 기회를 달라고, 시청자들에게 방송복귀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을 보며, 그가 굉장히 자존심이 센 남자라는 것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주병진은 한마디로 뻔뻔하지 못했던 남자였습니다. 솔직히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마약범죄, 도박, 성범죄, 뺑소니, 폭행 등등 파렴치한 사고를 치고도, 짧게는 몇개월, 길게는 1~2년 근신을 하고 방송에 아무렇지 않게 복귀해서, '과거는 잊어 주세요'하고 나오는 연예인들도 많습니다.
주병진은 2000년 불미한 사건으로, 무죄판결을 받고도 12년간 대중들이 만든 감옥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주병진은 무죄였지만, 대중들이 만든 감옥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아마 주병진이 뻔뻔했더라면 대중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법적으로 무죄판결을 받았음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해명하고, 상대방이 조작한 증거들과 누명들에 대해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방송활동이나 사업을 더 왕성하게 했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나 한 번 찍힌 주홍글씨의 낙인에 의해 주병진은 무죄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해야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주병진이라는 이름은 대중들에게서 잊혀져 갔습니다. 

주병진은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는 개그맨은 아니었습니다. 짧은 몇마디로 강렬하게 상대방을 제압하고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직접화법식의 공격형 진행과 개그와 절묘하게 섞은 세련된 진행에 능한 사람이었습니다. 지금의 강호동과 어투나 리액션의 방식은 다르지만, 질문방식이나 프로그램 진행방식이 비슷한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차이라면 강호동은 토속적인 에너지가 넘친다면, 주병진은 도회적인 세련미가 강하게 풍긴다는 것이랄까요? 그래서인지 무릎팍도사 주병진편을 보면서 왠지 두사람이 참 닮았고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53살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은 주병진,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더군다나 무릎팍도사를 찾은 고민내용이 "저 장가좀 보내주세요"여서 많이 놀랐습니다. 저 나이 든 것은 생각 못하고, 여전히 주병진은 나이가 조금 많은 노총각으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주병진하면 떠오르는 프로가 물론 일밤이지만, 제게는 다른 일화가 생각나는 사람입니다. 주병진이 수입이 없던 무명시절에 남방 하나 단벌 신사로 다녔는데, 주위에서는 옷을 잘입는 사람이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지요. 알고보니 옷 하나를 매일 세탁해서 반듯하게 다림질을 하고 입고 다녔는데, 다른 사람에게는 늘 새옷을 갈아입는 것으로 비춰졌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주병진의 단벌 남방 이야기 한토막을 들으면서 그때 생각했던 것은, '자기관리가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이었고, 머리카락 한올 흐트러지지 않은 한결같은 헤어스타일과 깔끔한 정장은 개그계의 신사라는 별명과도 일치되던 이미지였습니다. 주병진의 진행스타일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리만큼 군더더기없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었어요. 개그계의 신사는 주병진을 지칭하는 대명사였습니다. 그런 그가 성폭행이라는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었으니 대중들에게는 충격이었죠. 
주병진은 방송에서 사건만 알지 결과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고 말했지만, 주병진에게 관심있었던 많은 사람들은 판결결과를 보고, 더구나 돈을 노린 꽃뱀에게 당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주병진은 이후로 방송에서 얼굴을 감춰 버렸고, 제임스딘(제가 기억하기로는 회사 이름이 '좋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속옷 사업에만 몰두하며, 사업가로서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좋은 사람들' 본사 사무실이 성산대교 가기전 고가 옆 빌딩에 있었어요. 추석이나 설날에는 고향길 효도선물이라는 이벤트로 파격 세일을 그 빌딩에서 했었고, 저도 몇번 쇼핑을 갔던 기억이 납니다. 행사장 출입구에는 주병진의 대형 브로마이드가 세워져 있었고요. 그래서 주병진이 사업에만 매진하고 있었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방송을 보니 12년을 창살없는 감옥에서 살았더군요;;. 저역시 문화연예 관련글을 쓰는 블로거로서,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는 칼이 되는 글도 쓰고 있다는 것에 가슴이 벌렁거리고, 뭔지 모를 미안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제가 여행중이라 현재 방송을 다양하게 챙겨보기가 힘든 상황이지만, 주병진이 무릎팍에 나온다는 기사를 보고는 이번 무릎팍도사만큼은 꼭 챙겨봐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방송을 보고는 늦은 글이지만 꼭 쓰고 싶었습니다. 방송을 보지 못한 분들이 이 글을 통해서라도 주병진의 방송복귀를 응원해 주기를 바랐기 때문이고, 과거의 사건이 새긴 주홍글씨를 함께 지워주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과거 불미스런 일은 여대생이라 속인(휴학중이었다는 말도 있었는데) 술집 여종업원이 돈을 노리고 여러가지 증거들을 조작했고, 주병진이 1심에서는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이성미, 박미선, 이경실 등 동료들의 도움으로 증거조작을 밝히고,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내용이 요지입니다. 구체적으로 이랬다 저랬다로 당시의 상황을 열거하고 싶지는 않아서, 글에서 언급은 되도록 자제하고 싶습니다. 또 한번 주병진에게 주홍글씨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자료를 정리하기가 주저됩니다. 관련 기사 검색으로 많은 분들이 정황은 알고 계시리라 생각도 되고요.
연매출 1600억원의 속옷 사업가 주병진, 저 역시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주병진의 속옷광고는 그야말로 대박이었고, 파격이었고, 최고의 광고개그였습니다. 그때는 재미있는 해프닝같은 느낌이었지만, 다시금 생각하니 그 광고 아이디어는 기가 막히게 재미있었고, 앞서간 것 같습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정면으로 벗고 나오겠다는 주병진의 광고공약은 그야말로 핫이슈였고, 약속날 저 역시도 주병진의 올누드를 기대(?ㅎㅎ)하며 기다렸던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그 허를 찌르는 반전에 얼마나 재미있게 웃었는지 모릅니다. 그야말로 아침부터 파안대소했던 광고완결편이었습니다. 주병진의 돌사진ㅎㅎㅎ. 그런데 진실은 그 상큼하고 선정적(?)인 파격누드의 주인공이 주병진이 아니었다는군요. 이제와서 따질 수도 없고, 10여년이 지나서도 주병진이 제대로 한 건 터뜨려 주었네요. 이름하여 '이제는 말할 수 있다'-주병진 누드의 진실편이었습니다.
승승장구하던 속옷사업, 당시 속옷업계는 세 개업체가 점유하고 있었고(쌍방울, 백양, 태창이라는 세개의 브랜드를 말하는 듯하네요), 주병진은 이 틈새시장을 노려 언더웨어 시장에 뛰어들게 되었다고 하지요. 아무리 못해도 업계 4위라는 주병진의 유머가 배꼽을 잡게 했습니다. 저도 소비자중 한 사람이었답니다. 얼마나 벌었는지를 몰랐다는, 말 그대로 구름 위를 걸어다니는 듯했다는 시기, 주병진에게 찾아온 끔찍한 일은 주병진을 인생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합니다.
죽을 뻔했던 기억, 자살까지 생각했던 인생 최악의 위기를 주병진은 비교적 담담하게 고백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자신없게 만들고 있고, 12년을 악몽 속에서 살고 있는 주병진, 고통속의 악몽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나오고 싶다고 고백했지요. 세상을 다시 찾고 싶다는 주병진의 말이 가슴을 먹먹하게 하더군요. 
단도직입적으로 강호동이 묻겠다며 방송컴백에 대한 가능성을 묻자, 주병진은 "너 참 잘하는구나"라며, 강호동을 쓰러지게 했지만, 선뜻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리는 주병진에게서 입이 바짝 타들어 가는 듯한 느낌이 전해지더군요. 질문을 받고 주병진의 머리에 주마등처럼 많은 것들이 흐르고 있다는 것이 보일 정도였으니까요. 주병진의 대답은 정말 의외였습니다. '할 생각이다, 하겠다'가 아닌 "기회를 주십시오"였기 때문입니다. 가장 억울한 주병진인데 대중들의 판단에 맡긴다는 말을 듣고는, 그 긴 시간 주병진의 고통이 얼마나 컸었는지, 가슴 아프게 전해지더군요. 얼마나 자신감을 잃었기에, 얼마나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기에, 얼마나 큰 고통속에 살았기에, 시청자들에게 피해자임에도 방송컴백을 공개적으로 물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어떤 연예인들은 엄청난 비난여론에도 뻔뻔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복귀하고, 눈물로 사과하는 한마디로 끝내버리기도 하던데 말이지요.
장가 보내달라는 주병진의 고민에 대한 해결책으로 위대한 결혼이라는 가상프로를 내놓는 재치를 발휘한 무릎팍도사지만, 1,2편을 보면서 정말 위대한 것은 주병진의 방송출연 자체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이 10년이 넘게 세상에서 소외되어 있으면, 그것도 자신이 활동하는 분야에서 살지 못했으면 재기불능으로 스스로를 포기해 버렸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전히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니라는 말을 스스로 할 정도로, 고통속에 살고 있다는 자존심 강한 주병진이기에 방송출연 자체만으로도 위대한 결심이었고, 사회를 향해 다시 내디딘 첫발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용기였습니다. 기회를 달라는 말에 시청자의 한사람으로 주저없이 YES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시청자의 한사람으로서 저는 강력하게 "예"라는 답을 드립니다.
서두에 강호동이 그렇게 긴장하고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는 말을 썼는데요, 강호동을 보며 국민MC가 거저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병진은 강호동이 감히 상대하기 어려운 개그계의 대선배이자, MC계의 대부격인 인물입니다. 오늘의 강호동을 있게 한 이경규에게도 주병진은 어려운 선배였고, 메인MC로서 출연진을 쥐락펴락했던 전설이었습니다. 강호동이 유난히 주병진을 게스트로 맞아 긴장하고 어려워 했던 것은 주병진의 기에 눌려서도 아니고, 주병진의 입담에 속수무책 당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강호동이 대선배를 모시고 보여 준 최선의 예우는 리액션과 조심이었습니다. 강호동의 진행에 힘이 없었다는 말을 하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강호동이 주병진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취하는 모습과, 그의 고통을 건드릴까봐 조심하고 미안해 하는 모습이 더 들어오더군요. 녹화를 끝내고 강호동이 이런 생각을 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슨 정신으로 방송을 했는지 모르겠다라고요.
혹자는 강호동의 진행방식을 몰아부치기 방식이라고 하지만, 말투의 차이일 뿐이지 강호동의 상대방을 배려하고 조심하는 진행을 저는 자주 보고 느낍니다. 주병진을 게스트로 맞아 강호동이 안절부절했던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불미스런 일을, 그것도 직계 대선배에게 묻고, 상처를 되씹게 하는 것이 죄송하고 미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강호동이 어렵게 그 사건에 대해 말문을 열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용기를 내겠습니다. 개인적인 만남이었다면 안 물어 봤을 겁니다. 개인적인 질문이 아니니 질문 드리겠습니다"라고요. 강호동은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주병진의 과거 불미한 일을 들춰야 하는 것때문에, 방송시작과 함께 계속 부담스러운 마음을 떨치지 못했던 것이지요. 무릎팍도사라는 토크쇼의 형식에서 그 일을 거론하는 것을 피하기는 어려운 일이었기에, 주저하며 말을 꺼냈고, 목소리와 얼굴근육이 떨릴 정도로 상기된 표정이었어요.
개인적인 만남이었다면 묻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양해를 구하는 강호동, 그 진정성있는 진심과 따뜻함에 뭉클해졌고, 강호동의 안절부절했던 모습이 방송말미에 와서야 이해가 되더군요. 말 꺼내기가 미안해서, 그 긴장감을 리액션으로 대신하는 것도 다시 보였고 말이지요. 녹화가 끝나고 "선배님 반갑습니다"라며 깎듯하게 인사하는 강호동, 강호동의 마음을 노장 주병진이 모를리가 없지요. 누구보다 어렵고 까다로운 유명게스트를 다양하게 만나봤던 주병진, 진행자로서의 고충을 이해했기에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덕분에 14년의 고통을 잊을 정도로 편하게 방송했다"고, 최고라고 칭찬해 주기도 했지요. 강호동을 진심으로 격려하는 모습이, 그래서 더 훈훈해 보였습니다.
방송이 끝나고 고민해결 '팍팍'을 외치며 손바닥을 펼치는 액션을 하는 주병진과 강호동, 유난히 크게 느껴졌던 방송속의 긴장감이 해소된 듯 편해 보이더군요. 오랜 고통과 긴 망설임 끝에 방송에 나온 예능대제 주병진, 다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세상을 향해 나와 속풀이를 하고, 조금은 후련하고 홀가분한 마음이었을 듯합니다. 그 긴 악몽에서 벗어 나오길 진심으로 바라며, 편한 얼굴의 주병진을 앞으로 쭉 자주 만났으면 합니다.

*두 달 예정 여행중이라 글을 들쑥날쑥 올리고 있습니다. 여건이 되는대로 이렇게 글로 독자님들과 이웃님들께 안부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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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13
2011.03.31 10:14




요즘 입만 열면 주옥같은 보석을 쏟아내며, 심금을 울리는 우리들의 마음의 멘토가 있지요. 국민할매 김태원입니다. 김태원이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처음에는 위암진단을 받은 후에 겪은 일들과 너무나 유명한 부활시절의 힘든 고비고비, 이승철과의 만남, 결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 막연히 생각을 했습니다. 김태원의 라이프 히스토리는 많은 부분 방송을 통해 접한 일화들이었기에, 새로울 것도 새삼 충격을 받을 것들도 사실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방송은 정말 뜻밖의 고백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사실 저는 김태원의 아들이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크게 놀란 일은 아니었어요. 초등학교 들어가서 김태원이 처음으로 맞봤던 소외감이 오히려 충격이었습니다.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낸 김태원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당했던 선생님으로부터의 폭행, 저는 한 아이를 그후로도 오래동안 긴 어둠의 터널 속에 갇혀 살게 한 그 선생님을 선생님이라는 이유로 용서하고 싶지 않더군요. 김태원과 동시대를 살아온 저이기에 그 시절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8살의 김태원, 칠판에서 벽까지 가기까지 따귀를 맞기도 했다는 어린 김태원은 그의 삶을 구원해 주고, 꿈을 갖게 한 기타를 만나기까지 상처받은 미운오리새끼였습니다. 마음이 다쳐서 반항하고 겉으로만 돌던 김태원은 교실에 들어가기가 싫어서, 학교가 끝날 때까지 학교 담벼락을 돌며 시간을 보낸 아웃사이더였죠.
위대한 탄생에서 그가 뽑은 멘티들은 하나같이 미운 오리새끼들이었고,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이름만큼 변변한 외모를 갖추지 못한 도전자들이었음에도, 김태원이 그들을 멘티로 뽑은 것에 시청자들은 대부분이 아무런 의문을 가지지 않았지요. 언젠가 손진영을 뽑은 이유를 말해주겠다고 했는데, 이번 방송에서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학교가 죽기보다 싫었고, 세상에서 소외감만을 느꼈던 어린 시절의 왕따였던 자신을 뽑은 것이었습니다. 세상 단 한 사람만이라도 관심을 줄 수 있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김태원은 그가 그런 관심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했던 것이지요. 김태원이 가진 사람을 대하는 또 다른 마음의 눈이었습니다. 그는 사물을 보는 눈과 사람을 보는 눈, 그리고 어떤 사람의 아픔을 보는 마음의 눈을 가진 사람이고, 그가 가진 특별한 마음의 눈에 시청자들이 감동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태원은 무릎팍 도사에 오래전부터 출연하고 싶었다는 말을 처음 등장하면서부터 웃음으로 말했지만, 그가 무릎팍 도사에 나오고 싶었던 이유는 한가지 이유였습니다. 김태원이 마음속에 10년을 담고 있었던 아들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였습니다. 무릎팍 도사는 사실 여러가지면에서 출연자들에게는 특별 홍보시간입니다. 때로는 아픈 과거사를 해명하기도 하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숨겨진 끼를 보여주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 홍보, 혹은 음반홍보를 위한 좋은 매개체가 되기도 했으며, 연배많은 출연자들은 인생의 희노애락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고요.
김태원이 위암 수술 후 무릎팍 도사에서 섭외가 왔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지만, 많은 출연자들은 무릎팍 도사에서 섭외가 오면, 심사숙고해서 나왔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만큼 자신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야 하기도 하고, 무릎팍 도사 강호동의 예기치 않은 돌발질문이 나올까 내심 불안한 마음도 있기 때문이겠지요. 

무릎팍 도사 김태원편을 보면서, 김태원은 한번에 OK했을 것 같더군요. 지금까지 마음에 묻고 있었던 아들이야기를 통해, 그가 우리에게 우리 사회의 불편한 시선에 대해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김태원의 아들 우현군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마음이 아프다는 것, 우리들과 생각이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았는데, 김태원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방송리뷰글을 쓰면서도 한번도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대마초 사건이나 감옥에 들어간 이야기, 김태원이 배고픈 시절이야기, 부활시절 이승철과의 불미스러운 결합, 이별 등등의 이야기는 김태원도 간간히 말해왔고, 기사를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던 일이라 부담을 가지지 않고 언급을 할 수 있었지만, 그의 가정이야기는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무릎팍 도사에서 김태원이 아들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이제 글을 통해서 김태원이 무릎팍도사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대신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버엔딩 스토리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부활이 재기를 했지만, 이승철과의 재 이별은 김태원을 침체의 늪에 빠지게 합니다. 그때 부인이 캐나다로 가버리자 김태원이 작곡 히스테리를 부려서 갔다는 등 온갖 추측들이 난무했는데, 그 시기가 김태원이 둘째 아이 아들 우현이 정상아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때입니다. 2~3살 된 어린 아이에게 보여지는 이상증세를 김태원 부부가 알게 된 것이죠. 김태원의 부인은 세상사람들의 시선에 상처가 컸습니다. 정상 아이들과 다른 아이를 가진 부모의 심정은 그 부모가 돼보지 않고서는 감당하기 힘든 형벌입니다. 예전에 김수현작가가 쓴 부모님 전상서라는 드라마에 김희애의 아들 준이(유승호)가 자폐를 앓고 있는 아이로 나온 적이 있었어요. 드라마에서 준이엄마 김희애가 한 말이 있었는데, 그게 김태원의 부인 이현주씨의 소원과 같은 말이었어요. "제 소원은 아들보다 단 하루만 더 사는 것입니다".
김태원은 11살 아들과 단 한번도 대화를 한적이 없다고 고백했지요. 대화할 수 없는 아이이기 때문이죠.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아들, 그래서 김태원은 꿈속에서라도 아들과 대화하는 꿈을 꾸고 싶어 합니다. 그의 꿈속에서 우현이는 아빠 김태원과 오순도순 이야기도 나누고 장난도 치는, 김태원이 마음속에 그려보는 그런 아들의 모습이겠지요. 아들과 대화할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김태원, 목이 메여 눈시울을 붉히는 김태원때문에 저도 한참을 울었습니다. 주위의 시선에 상처를 받아 가족이 필리핀으로 떠나야 했다며, 이현주씨가 애들과 필리핀에 있는 이유라고 하는데, 그냥 가슴이 막막하고 답답하기만 했어요. 

제 가까운 이웃중에 김태원과 같은 케이스가 있습니다. 자폐를 앓고 있는 큰아이때문에 한국을 떠나 캐나다로 이민을 온 젊은 엄마인데, 큰아이의 자폐로 둘째를 낳은 이후 전남편과 이혼을 하고 캐나다로 와서, 재혼하고 새가정을 꾸리고 지금 잘 살고 있습니다. 캐빈엄마가 이민와서 답답하고 힘든 마음에 저희집에 자주 와서 마음을 터놓고 가곤 했는데, 캐빈은 지금 초등학고 2학년입니다. 여기서는 캐빈과 같은 경우의 아이를 스페셜로 부릅니다. 캐빈엄마는 이곳에서 재혼해서 딸아이를 하나 더 낳아, 지금은 세아이의 엄마가 되었는데, 캐빈을 학교에 입학시키고 여러가지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캐빈 아래 동생도 있고, 갓난 아이까지 생겨 캐빈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리고 올 수가 힘든 상황이었고, 캐빈 새아빠도 가게일때문에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런 사정을 학교 교장과 상담을 했더니, 캐빈 집에 스쿨버스가 다닐 수있도록 노선을 조정해 주겠다고 걱정말라고 오히려 토닥여 주더랍니다. 그리고 스쿨버스가 다니기 전까지는 학교에서 택시를 불러 등하교 라이드를 해주기까지 했습니다. 흔히 캐나다에 대해 세가지 천국이라고 합니다. 노인을 위한 천국, 어린이를 위한 천국, 장애아를 위한 천국입니다. 캐빈네 이야기를 들으며 "캐빈엄마 캐나다 이민 정말 잘했다"고 말을 해주면서, 캐나다라는 나라가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왜 우리는 이런 마음이 없을까, 딱 하나만 열면 되는데 말이지요. 마음의 눈 말입니다.
 김태원에게 부활과 좌절, 희망과 고통은 빛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운명의 쇠사슬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김태원은 가장 깊은 나락에서도 늘 부활해 왔고, 삶에 대한 관조적인 철학, 여유로움을 잃지 않는 사람입니다. 김태원의 장점이자 힘이겠지요. 음악과 그의 부인 이현주씨의 사랑이 없었다면 오늘의 김태원은 없었을 거라는 고백처럼, 그리고 10년간을 조난당한 사람들처럼 똘똘 뭉쳐 살고있었다는 가족이 김태원의 행복이라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남자의 자격 귀농일기편에서 시골집에 온 아내를 배웅하며 김태원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무릎까지 쌓인 눈을 보며 김태원이 "우현이 여기 오면 좋아하겠다. 막 뛰어나니고 그럴텐데...". 저는 그때 김태원의 말을 듣고 그냥 눈물을 흘렸어요. 글에서는 김태원이 아들이야기를 꺼냈던 심정을 차마 쓰지는 못했지만, 김태원과 부인이 도란도란하는 말이 그냥 가슴에 못처럼 박혀오더군요.
김태원은 "(우현이)같은 아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상처를 받고 떠나거나, 세상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 말을 무릎팍도사에서 하고 싶었습니다"라며, 이런 아이들을 위해서도 노래를 만들어 들려주고 싶다는 말도 했지요. 
어렵게 아들 이야기를 꺼낸 김태원, 위대한 탄생에서 아무도 봐주지 않을 것 같았던 미운 오리새끼들을, 어린 시절 상처입은 자신을 한사람이라도 봐주기를 원했던 마음으로 품은 김태원을 보며, 우리는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마음이 아픈 아들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시선이 조금은 더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그의 진심이, 김태원의 감동어록보다 더 큰 바이러스로 우리 사회에 전염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가정마다 헤어져 있는 이유가 다양하겠지만, 김태원 가정이야기는 우리가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태원이 가진 마음의 눈을 우리도 나눠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김태원의 아들같은 또다른 아이들을 바라보는 열린마음, 그것이 방송에서 정말 하고 싶었던 김태원의 아들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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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3 08:36




타격 7관왕, 광저우 아시안 게임의 주역 이대호 선수가 무릎팍도사에 나와 배짱 두둑한 입담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대호 선수를 보면 젖살이 토실토실 오른 귀여운 막내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데, 천하장사 강호동 앞에서도 할말 다하고, 기선제압을 하면서 그의 야구인생을 들려 주었습니다. 지난번 추신수 선수편에서 이대호선수와 추신수 선수의 각별한 인연과 우정을 들어서, 이대호 선수가 어떻게 야구를 시작했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그 속에 감춰진 사연들을 들으니 가슴이 짠해 오기도 했습니다.
이대호선수는 얼마전 1박2일 광역시투어 부산편에서 이승기가 깜짝 캐스팅해서 부인과 함께 출연해서 부인과의 러브스토리 일부도 공개해 주었고(다음주에 더 자세하게 들려줄 것 같아서 여기서는 이쯤만), 이승기와 형아우로 좋은 인연을 맺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었지요.
세계최초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기록보유자, 타관 7관왕으로 2010년 최고의 선수, 사직구장이 개장한 이래 최초 장외 홈런을 친 이대호 선수, 그의 화려한 경력을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죠. 무릎팍도사를 보고 나니 배짱왕에 입담왕, 게다가 예능감까지 갖춘 차세대 강호동의 후계자감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네요. 운동선수들의 만남을 그들만이 느끼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훈련때문에 포기할 수 밖에 없는 학창시절의 평범한 일들, 엄격한 위계질서에서 빚어지는 선후배와의껄끄러운 관계, 그리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최고의 친구, 라이벌에 대한 생각들 말입니다.
무릎팍도사 방문을 여는 순간 그의 거구에서 풍기는 위압감이 상당했는데, 천하장사 강호동도 빅보이 이대호 선수를 모시기에는 무리였습니다. 자칫하면 허리 나갈 수도 있었을 것 같더라고요ㅎ. 씨름후배는 아니지만 운동후배 만나는 강호동이 이대호 선수를 대하는 모습이 다른 때보다 편해 보이더군요. 토실이 형제를 보고 있는 느낌이었네요. 
예능출연은 무릎팍도사에만 출연하겠다는 약속을 왜 어겼느냐는 강호동의 질문에 국민동생의 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그러면서 강호동을 제대로 한방 먹여 버렸지요. 추신수 선수가 먼저 나왔더라고요. 본인의 1박2일편 방송분량이 10분정도였는데 추신수 선수는 2주분으로 방송을 내보냈다면서 질투를 하는데, 은근히 귀엽더라고요. 귀여움이 매력이라는 이대호 선수 앞에 강호동이 애교떨고 재롱부리는 모습도 귀여웠습니다. 까마득한 후배 앞에서도 재롱떠는 강호동, 역시 게스트를 띄워주고 바람잡는 최고의 MC였습니다.
이종범 선수가 먼저 출연하는 바람에 1년을 늦췄는데, 그사이 추신수를 먼저 섭외한 서운함도 드러냈는데, 무릎팍도사가 그 다음부터 점점 재미없어 지더라며 너스레를 떱니다. 급기야는 강호동과 유세윤을 땀을 삐질삐질 흘르게 해버리는 홈런타를 날려버렸지요. 2011년을 빛낼 유망주라는 소개에, 올해 야구경력 11년차에 7관왕에 빛나는 이대호의 경력은 다 버리고 이제부터 빛낼 유망주냐?며, 한방 크게 먹이더라고요. 
야구를 하게 된 계기도 말해주었는데, 해맑은 이대호 선수에게 아픈 사연이 있는 줄은 몰라서 더 깜짝 놀랐어요. 초등학교 3학년, 같은 반에 전학 온 추신수 선수가 멋진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해보자는데, 이대호 선수는 어려운 가정형편때문에 고민을 했었다고 합니다.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 손에 자란 이대호 선수, 어린 나이지만 운동을 하면 돈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자기를 뒷바라지하느라 할머니가 더 고생하고, 잠도 더 못주무시게 될까봐 고민을 했었다고요. 그리고 추신수 선수를 따라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는 야구를 하고 싶어 할머니에게 조심스레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삼촌들과 상의를 해서 이대호 선수가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왔고, 다행히 재능있는 이대호 선수는 감독님의 도움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학비와 숙비를 면제받고 야구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어려운 시절 이야기를 들려줬지요.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구김살없이 해맑은 이대호 선수의 오늘이 할머니와 故 조성옥 감독님을 비롯한 스승님 덕이었다는 말에 잘 자라준 이대호 선수도, 그의 재능을 아껴준 스승님에게도, 그리고 이대호 선수의 오늘을 있게한 할머니께 야구팬으로서 마음으로 감사하고 싶어지더군요. 
감독님 덕에 학비와 훈련비를 면제받은 것에 이대호 선수를 질투하는 친구도 있었고, 동료선수 부모님도 시기하는 분도 있었다고 하지요. 가난이 주었던 눈칫밥은 이대호 선수를 더 강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이대호 선수가 보여줄 것은 잘하는 것 밖에는 없었다고요. 방송에서 나오지 않았지만 남들보다 더 연습하고, 좋은 성적을 위해 경기에 더 집중하고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았습니다. 고등학교때 후배를 기합 준 일로 그 후배의 부모님이 집에 찾아와서 좋지않은 소리를 할때, 할머니와 삼촌이 고개 숙이며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며, 많이 힘들었다고 말을 하는데, 그 상황이 어땠을 것인지가 그림처럼 그려져서 함께 마음 아파지더군요.

청소년대표선수로 발탁되어 캐나다에서 경기를 우승으로 이끌고 무작위 도핑테스트를 받았던 일화도 들려주면서,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도핑테스트에 걸린 임태훈 선수에게 있었던 비화도 공개하며 웃음을 주었는데요, 이대호 선수 말도 조근조근 정리를 잘해서 들려주더군요. 故조성옥 감독님의 적극 추천으로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달고 캐나다로 간 이대호 선수, 조감독님은 이대호 선수에게 비밀병기라며 결승전까지 출전을 시키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리고 0:5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대호 선수를 출격시켰고, 잘 막은 덕분에 역전으로 승리를 할 수 있었는데, 7회에서 강판당하면서 친구였던 포수에게 서운했던 감정도 털어놓았는데, 정말 귀엽더라고요. 
"이대호 공에 힘이 떨어진 것 같지?" 라고 묻는 감독님 말에 인정사정없이 "네, 감독님"이라던 친구가 야속했다고요. 경기가 끝나고 이대호 선수가 경찰관을 따라가 도핑테스트를 하고 나오니, 이미 선수들은 우승세레머니를 다 끝내고 버스를 타고 있더라죠. 얼마나 허탈했을지... 암튼 이대호 선수의 랜덤 도핑테스트에 한 번 웃고, 아시안게임에서 경기후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도는 임태훈 선수의 자료화면때문에 두 번 웃었네요.
강호동을 들었다 놨다 하며, 무릎팍 도사 방분위기를 휘어잡은 이대호 선수, 요즘 기사에 이대호 선수의 연봉협상문제로 시끌한 것을 읽었는데, 예민한 문제라 설마 고민으로 들고 나왔을까 싶었는데, 이대호 선수의 고민을 들으면서 뒤통수를 강하게 얻어 맞은 느낌이 들었네요. 소속팀이 우승을 못해서 고민이라는 겁니다.
1992년 이후 롯데 자이언트의 우승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 고민이라는 이대호 선수, 더구나 연봉협상으로 밀고 당기기를 하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많이 놀랐습니다. 이대호 선수가 구단과 연봉협상이 결렬되어 조정단계에 들어갔다는 기사와 함께 이웃 야구블로거의 글을 통해 내막을 읽었는데요, 구단에서 제시한 6억 3천만원과 이대호 선수측의 7억이 끝내 타협점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고 의리있는 결단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마 롯데 야구팬들과 선수들은 왜 이대호 선수가 7억을 고집했는지 더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대호 선수가 연봉조정에서 패할 가능성은 농후하지만, 7천만원이라는 액수차이가 아니라 구단에 대한 롯데소속 야구선수들 전체의 자존심이 걸려있기에 팬들도 응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좋은 결과로 매듭지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대호 선수가 한말 중에 우승을 못했으면 개인기록도 다 필요없다면서, 국가대표로서 우승을 했든 소속팀의 우승이었든 팀을 우승으로 이끈 기여도는 모든 선수 개개인이 100%라는 말에 감동받았습니다. 선수 개인이 이룬 7관왕이니 9연속 홈런 기록이니 하는 것도 팀이 우승을 못하면서 이룬 기록이기에, 팀 우승보다는 기쁘지 않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7관왕을 반납하더라도, 후보선수가 되어서 경기를 지켜보더라도 팀의 우승을 보고 싶다고요. 이대호 선수의 말에, 나이는 어리지만, 그의 체구만큼 큰마음을 가진 큰그릇이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올해 이대호선수의 고민처럼 롯데팀의 선전을 바랍니다(저는 사실 기아팬이에요 ㅎㅎ;;) 개인적으로는 올해도 이대호 선수의 방망이에 불이 활활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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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9 08:38




지난 주에 이어 추추트레인 추신수 선수의 메이저리거가 되기까지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추신수의 아내와의 만남에서 결혼에 이르기까지 러브스토리를 풀어놨는데요, 방송을 보면서 영웅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추선수의 오늘을 있게 한 야구인생 코치는 많은 분들이 있겠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야구선수로 키우기 위해 체력훈련을 시킨 아버지와 외삼촌이었던 롯데 자이언트 박정태 선수, 그리고 부산고시절 만난 故조성옥 감독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추선수의 담력훈련을 위해 공동묘지 훈련은 물론 한 밤중에 학교 과학실과 병원을 보낸 일명 실미도 훈련 비화를 들으니, 그라운드에 설 때마다 담대하게 보이는 추선수의 표정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투수로서 야구를 시작했지만, 투수나 타자나 1:1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추신수 아버지는 실미도 지옥훈련을 통해 추선수의 담대한 평정심을 길러 주었고, 모래주머니를 채우고 체력을 강화시키면서, 추선수의 기초를 닦아준 분이셨지요. 외삼촌 박정태 선수는 추선수에게 꿈을 꾸게 한 모델이었고요. 삼촌과 함게 그라운드에서 같은 소속 롯데선수로 뛰고 싶은 프로야구선수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지요. 그를 맹훈련으로 달금질한 또 한 분의 아버지는 故조성옥 감독이셨습니다. 작년에 간암으로 타계해서 많은 야구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분이시죠.
부산고로 가기전 심한 연습으로 어깨에 무리가 와서 1년을 쉬고 운동을 하겠다는 조건을 걸었지만, 조성옥감독에게 예외는 없었지요. 3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을 해야했다는 추신수선수, 2년 연속 대통령배에서 우승을 하고 MVP로 선정되면서 해외구단들의 추선수에 대한 관심은 높았고, 2000년 세계 청소년 야구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계약을 하고, 미국으로 가면서 추선수의 미국생활이 시작되었지요.

물론 무엇보다 언어장벽으로 고생이 많았었다고 합니다. 처음 2년 반은 통역관의 도움으로 의사전달을 주고 받았지만, 영어도 늘지 않고, 친구도 없는 답답한 생활이었다고 하지요. 속마음을 일일이 통역사를 끼고 동료들과 대화를 할 수도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그래서 3년째부터는 통역사 없이 스스로 부딪쳐 보자고 영어정복기에 나섰다고 하는데, 햄버거 가게에 가서 주문하면서 무조건 "넘버 원"만 말했다며, 웃음도 선사했습니다.
추신수 선수가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초등학교 야구 입문때부터 줄곧 투수로서 활동했는데, 시애틀로 가서 코치의 권유로 타자로 전향하면서 였다고 합니다. 투수로서 마운드에 섰을 때의 시절도 생각나고, 하루 아침에 타자로 실력을 발휘할 수는 없는 일이었죠. 남들보다 몇시간은 더 열심히 연습하는 길 밖에는 없었습니다. 마이너리그에서의 월급은 한화 100만원 정도, 메이저리그와의 대우 차이에 대해서도 말해 주었는데요,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게 실감이 되더군요.
마이너리그의 한달 100만원에 비해, 메이저리그는 시합을 뛰지 않아도 최저 연봉이 하루에 150만원이라고 하더군요. 음식 차이는 햄버거와 초일류 뷔페로 볼 정도로 차이가 있다는데, 마이너리그에서는 음식 레벨도 다르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네요. 루키, 싱글A, 더블A, 트리플A로 나뉘는 마이너리그에서는 등급이 올라가면서 잼이 하나씩 더 추가된다고 합니다. 운동선수들에게는 필수적인 음식이라 할 수 있는 스테이크(고기)도 트리플A에서나 나오는데 너무 익혀서 질기다고... 반면 메이저리그 음식은 종류별로 다양한 잼은 물론, 고기는 살살 녹는다고 차이를 설명하는데, 추신수 선수의 예능입담도 살살 녹더군요. 
가장 실감나게 차이나는 것은 대우가 완전히 다르다는 겁니다. 일례로 마이너에서는 시합 후 손수 운동복을 정리해서 가방을 들고, 10시간 이상의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고 하지요. 반면 메이저에서는 샤워하고 나오면 유니폼은 각을 잡아 개켜져 가방에 정리되어 비행기에 실려있다고 하죠. 더 실감나는 대우는 마이너리그에서는 시합을 위해 이동하는 버스에서 1인 1좌석인데 비해, 메이저리그에서는 전용기나 전세기로 이동하면서 1인 3석을 다 차지하고 간다고 하네요.
추신수 선수가 아내(하원미)와의 러브스토리도 공개했는데요, 사랑도 속전속결 그야말로 불꽃같은 초스피드의 최강러브 사연이었습니다. 비자 발급을 위해 잠시 한국에 들어와서 만났다고 하는데요, 우연히 아는 동생과 있다가, 동생이 사람을 만나는 동안 쇼파에서 잠들었다가, 잠깐 눈을 떴는데 천사의 강림을 봤다고 하지요. "천사를 본 순간 눈이 초롱초롱해지고 잠이 다 깼다"고 아내와의 첫 만남을 밝혔는데요. 당시 혈기왕성한 21세의 추신수 선수, 사랑도 화끈하게 했더라고요.ㅎㅎ. 첫눈에 반한 아내와 그 때부터 매일 만화방으로 PC방으로 찜질방으로 새벽까지 데이트를 즐겼답니다.
아내되는 하원미씨는 처음에는 야구에 대해 정말 하나도 몰랐다고 해요. "무덤에서 던지는 사람은 뭐하는 사람이에요?"라고 물어봤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투수가 서는 마운드를 무덤으로 표현한 것에 웃음 빵터지기도 했답니다. 지난 번 다른 방송에서 하원미씨는 추선수가 운동을 한다는 말에 "대학동아리에서 야구하는 줄 알았다"며, 자신도 운동한다고 "헬스장 다녀요"라고 말했다고, 두 사람의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었지요.
더 멋졌던 부분은 추선수의 장인과의 대화였답니다. 새벽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는 말만한 딸자식때문에 장인되시는 분도 얼마나 걱정이 많았고, 속상했겠어요. 그런데 추선수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당시 통금시간이 있던 아내의 집에서 딸이 새벽에 집에 들어오는 날이 계속되니 난리가 났었다지요. 추신수 선수는 장인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제가 한 달 뒤에 미국에 갑니다. 잠깐이라도 같이 있고 싶은데 데리고 있으면 안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고...
추선수도 화끈했지만, 장인되시는 분은 더 화끈하시더라고요. 단 3초의 망설임도 없이 "우리 딸이 새벽에 들어올 때부터 자네에게 다 줬네. 데리고 가게"라고 대답하고, 아내에게는 "밥 먹고 집에 가서 빨리 짐 챙겨서 가라!" 라고 했다지요. 사랑도 메이저리그 추추트레인급 사랑이었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아내와 결혼하고 싶다는 추신수 선수는, 다시 태어나면 더 어려서 만나고 싶다고 "아기일 때부터 기어서 찾아가겠다" 고 아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사랑이 지금 두 아이를 둔 엄마 아빠가 되었는데,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다는 말에는 놀랐습니다. 내년쯤에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한 추선수는, 미국과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는데, 추선수가 계획하고 있는 로맨틱한 야구경기장에서의 불꽃축제 속의 결혼식이 꼭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호사다마라고 좋은 일이 있으면 악재도 따르는게 인생인가 봅니다. 메이저리그로 첫 이적하고 와서 치룬 첫경기가 전 소속팀이었던 시애틀과의 경기였고, 추선수는 그 경기에서 멋진 홈런 한방으로 우승을 이끈 클리블랜드의 스타로 떠올랐지요. 한 번도 기회를 주지 않았던 시애틀, 벤취에만 앉혀두었던 추신수 선수가 숨은 진주였는지 몰랐겠지만, 역시 보는 눈도 마이너와 메이저가 다르다는 것도 느껴지더군요. 시애틀과의 경기에서 홈련쳤던 이야기를 들으니, 어찌나 속이 후련해지던지요.
그러나 승승장구 추선수에게 브레이크가 걸렸지요. 무리한 훈련으로 팔꿈치에 부리가 와서 인대가 끊어져 버린 사고가 이어졌지요. 재기에 성공했다는 얘기만 들었었는데, 왼손 팔의 인대를 끊어서 팔꿈치에 이식수술을 했다는 비화는 사실 저는 처음 들어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매일같이 6~7시간의 훈련으로 추신수 선수는 화려하게 재개에 성공하고, 동양인 최초 메이저리그 20-20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되었지요. "동양인 최초"라는 다섯 글자가 가장 마음에 든다는 추신수 선수,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있고, 한국인 최초 타자부분 최희섭 선수가 있었기에, 사실 추신수에게는 최초라는 단어를 붙일 부분이 없었는데, 한국을 뛰어넘어 동양인 최초라는 명예스런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된 것이죠.
추신수 선수가 최종 꿈에 대한 질문에 "야구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플레이 하나하나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선수로 기억해 준다면, 야구를 그만 두더라도 후회없이 은퇴할 수 있다"라고 대답을 했는데요, 꿈은 이미 이루어졌다고 감히 말해주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외삼촌을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고, 부상에도 남들보다 두배의 고된 훈련을 감수하며 재기에 성공하고, 제발 훈련 그만하고 퇴근하라는 말까지 들었던 추신수 선수, 최선을 다하는 땀과 노력의 결과가 오늘의 추신수를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영웅은 하루 아침에 나오는 것은 아니지요. 수많은 시간, 자신과의 싸움에 굴하지 않는 노력의 결과가 자랑스러운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만든 자산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팔꿈치 인대 이식 수술 후 재활시기에 다시 찾아온 경제적 위기와 생활고에도 추신수 선수를 메이저리그급 사랑으로 지켜 준 추선수의 소중한 가족인 아내와 아이들이 있기에, 추선수의 앞으로의 선수생활도 특급트레인으로 쭉쭉 질주하리라 믿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들과 아버지가 되고 싶어, 미국시민권 제의를 거절하고, 대한민국을 택한 자랑스런 대한의 아들 추신수 선수, 내년 시즌에도 추추트레인의 폭풍질주를 기대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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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2 07:37




광저우 아시안 게임 야구 금메달의 우승 주역 폭주기관차 추신수선수가 무릎팍 도사에 납치(?)되어 나왔습니다. 침착하고 조용조용하게 얘기를 풀어 나가는데, 야구에 못지않게 말도 재미있게 잘하더라고요. 방망이를 휘두를 때마다 대포알처럼 쭉쭉 뻗어나가 가슴을 뻥 뚫어주던 경기장면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운동장에서 타석에 들어서던 추신수 선수를 무릎팍도사에서 다시 보니 반가움이 더 컸습니다. 추신수 선수의 고민을 전하기 전에 우선 추신수 선수를 비롯한 모든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수고많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박찬호 선수, 추신수 선수는 세계 한국야구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자랑스러운 스포츠 외교관들이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김연아 선수도 마찬가지고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꼬리표처럼 부담감으로 따라다니는 것이 병역의무일 겁니다. 작년부터 추신수 선수의 병역문제가 불거져 나와 추신수 선수를 괴롭혔던 것도 사실이고, 클리블랜드 감독이 추신수 선수가 미국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한 수속에 들어갈 것이라는 말에 시끄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추신수 선수의 메이저 리그 활동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었을 병역문제가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병역면제가 확정되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잘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신수 선수 개인적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부담감없이 활동할 수 있게도 되었고, 구단의 불안감도 해소된 듯해서, 추선수가 선수생활하는데 더 자유스러워 졌다고 보입니다.
추신수 선수가 무릎팍에 가져 온 고민은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좋은 아들이 되고 싶은데 함께 할 시간이 없다"는 겁니다. 1년중 3개월정도만 가족들과 생활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도 공개했는데요, 아이들 행사에 아빠가 늘 함께 하지 못해서 싱글맘으로도 비쳐진다고 하더라고요. 어려보이는 추선수의 아내에게 고등학생들이 프로포즈를 해온다며 웃음도 주었지요. 큰 아들 무빈이의 이야기를 들으니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더군요. 7살 어린 나이에도 아빠가 없는 동안에는 엄마와 어린 동생을 지켜주는 아빠역할을 하려는 의젓함으로 일찍 성숙하게도 했지만, 아빠 앞에서는 한없이 어리광 부려보고 싶은 아이로 돌아간다지요. 몇달간 보지 못하다가 아빠가 오는 날이면 달려와 안겨서 운다는 말이, 찡하게 하더라고요.
2년 연속 동앙인 최초로 3할타율에 홈런 20개 도루 20개 기록을 달성한 추신수 선수, 화려한 경력만큼 그동안 잠못이루고 고민도 많이 했다는 미국시민권 제안설에 대해서도 방송에서 솔직하게 밝혀주었는데요, 이미 언론에 기사가 되어 나왔지만,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들으니 그가 대한민국의 아들이라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게 여겨지더군요.
추신수 선수라고 고민과 갈등을 하지 않을 수는 없었겠지요. 고민과 갈등도 했다는 말이 오히려 더 인간적이고 솔직하게 들리더군요. 추신수 선수가 미국시민권을 거절한 이유는 가슴 뭉클하게도 했고, 추신수 선수의 말에 부끄러워야 할 사람들이 꼭 들었으면 싶었습니다. "나라가 있기에 아버지도 있고 나도 있는 것이고, 내 아이들도 있는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에게 부끄러운 자식, 아버지로 남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 거절한 가장 큰 이유라고 했지요.
전쟁나면 자원입대해서 싸우겠다는 씨도 안먹히는 거짓말을 하며, 보온병을 포탄이라고 말하는 블랙코미디 주인공 안상수의원이 대한민국의 정치발전, 국민을 위한 정치 운운하는 말에는 비교되지 못할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치아기능점수 미달로 병역면제를 받은 MC몽 대중의 심판을 받겠다, 우울증으로 면제를 받았다는 박해진이 언제고 재검 소환이 이뤄지면 병역의무를 하겠다는 말보다는 진심이 느껴지더군요. 만에 하나 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병역의무를 하겠다는 추선수의 의지까지 내포된 것이었기에, 더 자랑스럽게 여겨지기도 했고요. 알려져있다시피 추신수 선수는 야구방망이에 태극마크를 새기고 항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강호동이 이번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출전할 때 병역면제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추신수 선수는 솔직하게 대답하더군요. "그런 마음도 솔직히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야구선수로서 상대팀과 투수를 이기는 것, 그래서 우승하는 것이 먼저 목표였다". 운동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승부일 겁니다. 항간에 추신수 선수가 병역면제를 받기 위해 그렇게 죽을 힘을 다해 방망이를 휘둘렀다는 웃지 못할 비아냥을 하는 네티즌들도 봤지만, 운동선수에게 있어 경기란 일차적으로 이기는 것이 목표일 거라고 생각해요. 돈이나 명예, 병역혜택 등은 2차적인 목표이고, 부수적으로 따르는 행운이기도 할테고요. 동네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이르기까지, 모든 선수들이 운동장에 들어서는 순간은 이기겠다는 목표가 가장 크겠지요. 더구나 국가대표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경기에 나갔을 때는 우승에 대한 부담감과 목표가 더 강해질 것이고요. 
작년 WBC에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를 치룰 때도, 구단에서는 그에게 병역혜택도 없는데 왜 뛰려고 하느냐고 만류를 했다는 이야기도 하더군요. 병역면제가 아니라 "나라의 부름을 받고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뛰는 것이 먼저였다"고 말하는 그를 보며, 그에게 국가대표로 나라의 부름을 받고 이에 응하는 자체가 병역의무를 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까지 했습니다.
국가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와 태극마크를 달고 뛰겠다는 추신수 선수, 미국시민권 제안을 거절하고 그는 한국인을 택했습니다. 그에게 태극마크는 병역의무와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더구요. 병역의무를 피하기 위해 국적을 포기하는 스티븐 유(유승준)도 있었고, 고위층 자제들 가운데도 시민권을 획득한 사람도 많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부유층들 중에 출생지 국적취득을 이용해 해외원정 출산을 하는 개념없는 사람들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무릎팍도사에 나온 추신수 선수를 보고 너무 고마웠습니다. 추신수 선수 정도라면 메이저리그에서 편하게 활동할 수 있게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는 것도 나을 것이라는 의견들도 솔직히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추신수 선수는 멋지게 거절했어요. 아시안 게임 금메달 획득보다 시민권 거절의사를 먼저 밝혔기에, 추신수 선수가 더 당당하게 보였습니다. 그에게서 대한민국이라는 가슴떨리는 조국의 이름, 부끄럽지 않은 자식과 아버지가 되고 싶었던 추신수의 자랑스러운 태극마크를 확인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추신수 선수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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