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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14 '무한도전' 대인배 유재석의 착한 손과 큰형 박명수의 배려 (1)
2012.10.14 14:02




신 해님달님편은 단순한 게임이었습니다. 단순한 게임을 복잡한 심리전으로 유도한 중심에는 박명수와 노홍철이 있었지요. 다섯호랑이 중 착한호랑이 둘을 찾아 송편을 들고 어머니 차례상을 차리라는 미션을 받은 해님달님 오누이(유재석, 정형돈), 이들에게 서로 착한호랑이라고 곶감을 상납하고, 자진해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호랑이들때문에 쉽게 판단을 할 수 없었습니다.

초반 착한호랑이였던 정준하에게 곶감을 먹여버린 것은 치명적 실수였습니다. "나는 착한호랑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던 정준하가 얼마나 답답했을지, 복장터지는 착한호랑이였지만 아는 것이 너무 없다는 이유로 제거당하고 말았죠.  

노홍철의 사기꾼이라는 이미지가 끼친 악영향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아무리 착한 호랑이라고 항변을 해봐야 번번이 사기꾼이라는 전과가 발목을 잡고 말았고, 결국 정준하에 이어 착한호랑이 홍철에게 곶감을 먹여버리는 오판을 하게 만들었지요. 편견이 불신으로 굳어져 어떻게 해도 재기가 안된다는 노홍철의 빨간줄 발언은 처절하리 만큼 슬프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과응보의 결과물같아서 역설적인 속시원함도 느껴지게도 했고요. 

말하는대로 편에서 조커로 큰 웃음을 주었던 박명수는 해님달님편을 나쁜호랑이의 승리로 이끈 일등공신이기도 했죠. 게임룰을 이해하지 못하는 척 어눌하게 굴었던 박명수는 조커이미지를 역으로 이용하는 영리함을 보였지요. 정준하를 잡게 한 일등공신이었음에도 박명수는 끝까지 룰을 몰라 그랬던 것이라고, 순진무구의 탈을 쓴 연기를 보였고, 해님달님 오누이를 결정적으로 혼란에 빠뜨린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박명수는 처음부터 정준하와 노홍철을 착한호랑이로 심증을 굳혔는데, 박명수의 촉이라는 것이 정말 무섭더군요. 첫 곶감을 먹이는 장면에서 재석에게 준하와 홍철이 나쁜호랑이라고 발설했던 이도 박명수였습니다. 착한 호랑이를 콕 집어서 말했던 것이죠. 박명수의 감을 역으로 이용했더라면, 마지막에 홍철이에게 곶감을 먹이는 실수를 하지 않았을텐데 아쉽더군요. 길과 하하가 모자에 곶감을 숨겼다고 함께 거짓말을 했는데, 길만 의심하고 하하는 이후 문제삼아버리지 않았던 것도 실책이었고 말이죠. 

 

박명수가 영리했던 이유는 팀플레이를 하지 않았던 점입니다. 마지막에 하하와 동맹을 깨고 하하를 나쁜호랑이로 몰아간 것도 치밀한 계산이 숨어있었던 것이었죠. 박명수에게 분명한 것은 자신이 악의 패를 쥐었다는 것밖에 없었죠. 홍철이 착한호랑이라는 것은 심증적인 감이었고요.

여기서 박명수는 하나의 노선만을 택합니다. 혼자만 살아남으면 되는 것이죠. 하하와 홍철이 누가 제거되든 나쁜호랑이는 살아남을 것이고, 곶감 세개는 이미 없어졌으니 호랑이동굴에 오누이를 데리고 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이죠. 홍철이 착한호랑이였으면 금상첨화였고요.  

 

사실 착한호랑이 나쁜호랑이는 본인들 외에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요. 하하가 마지막에 나쁜호랑이로 박명수를 지목한 것이 재석과 형돈이 패한 결정적 이유가 되었죠. 하하도 홍철을 지목했다면 홍대에 함께 다녀온 두 사람의 연합이 들통났을 것이고, 재석과 형돈도 좀더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홍철의 정체를 고민했을텐데, 박명수가 홍철을 지목하고 하하는 박명수를 지목해서 두 사람이 같은 편이 아니라는 것으로 믿게 만든 것이죠. 박명수와 하하가 홍철을 함께 공격했다면 둘 다 나쁜호랑이라는 것을 말하는 꼴이나 다름없었으니 말입니다.

홍철이 명수와 하하 둘 다 지목했는데 이를 간과해 버린 것은 재석과 형돈의 치명적인 실수이기도 했습니다. 홍철이 길과 함께 차에 탔던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 독자적으로 움직여왔는데, 이것만 봐도 홍철이 남은 착한 호랑이일 가능성이 커보였는데 말이죠.

 

사기꾼 노홍철의 착한호랑이 역할은 처절하리만큼 힘겨워 보였습니다. 고정된 이미지를 깬다는 것이 참 힘들어 보이더군요. 시청자는 중간쯤 홍철이 착한호랑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요. 홍철이 혼자 차에 타서 어떻게든 해님달님을 살려야겠다는 말로 그의 정체를 드러냈으니까요. 그런데도 그간 사기꾼으로 굳어진 이미지를 바꾸리란 쉽지않았습니다. 

반면 박명수는 홍철보다 더 단순한 작전으로 홍철을 잡을 수 있었지요. 예전 명수야 놀자편에서도 보였던 게임룰에 대한 이해부족, 조커박으로 야무지게 뒤통수를 쳐서 목놓아 웃겼던 이미지를 재활용한 것이죠. 룰을 몰라 애궂은 정준하를 잡은 것으로 믿게 하고, 홍철은 사기꾼이기에 믿을 수 없다는 단순논리로만 홍철을 지목한 것이죠. 

박명수의 놀라운 연기는 정준하를 잡은 직후 보여졌습니다. 착한 호랑이였던 정준하를 잡고, 사실 이때 정준하는 어떨결에 희생당한 케이스이기는 했지만, 박명수는 감쪽같은 연기로 정체를 위장할 수 있었지요. 정준하의 볼멘소리를 죄지은 양처럼 온순하게 듣고 있었던 겁니다. 마치 같은 편이 같은 편을 희생시켰다는 죄책감을 느끼는 듯이 말이죠. 내가 알았냐고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었지만, 굳이 그럴 이유가 필요도 없었죠.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자신이 착한호랑이라는 것을 믿게 하는 미션이었으니 말이죠.

 

그런데 해님달님편이 끝나고 들었던 의문 한 가지, 남은 호랑이 셋 중에 착한 호랑이는 하나밖에 남지 않았는데, 마지막은 나쁜 호랑이 둘을 골라야했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남더군요. 재석과 형돈이 홍철의 입에 곶감을 먹이려 할 때 박명수와 하하가 입을 벌려주며 도왔는데, 이를 보고 수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도 개운하지가 않고요. 재석과 형돈 조합은 추리쪽으로는 정말 부족한가 봐요ㅠㅠ 

 

신 해님달님편에서는 박명수의 내숭연기와 노홍철의 처절함이 큰 재미를 주었는데요, 큰형 박명수의 인간적인 배려가 느껴졌던 장면이 훈훈했습니다.  길의 하차와 철회소동을 겪은 후 첫 녹화라 솔직히 멤버들이 아주 밝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해님달님과 다섯호랑이로 두팀이 나뉘어 오프닝을 시작한 것도 썰렁하게 만들기도 했고요.

호랑이 분장을 하고 만난 다섯 멤버들은 길의 떡이야기로 간단하게 언급만 하고 넘어갔지만, 정준하가 재석이가 없으니 재미가 없다는 말로 유재석 의지본능을 드러냈지요. 박명수는 언제까지 메뚜기 밑에서 있어야 하냐고 홍철에게 진행을 양보하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 주었지요. 

늘 진행욕심을 보였던 박명수였기에 의외였는데, 제작진의 첫봉투를 받고는 홍철에게 건네면서 또 "니가 MC해"라고 진행을 양보하더군요. 나는가수다에서 박명수가 MC를 하니 여기서는 홍철에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봉투에 적힌 미션을 누가 읽든 사실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박명수의 배려가 속 깊어 보이더군요.

박명수의 속깊은 배려는 또 읽혀졌지요. 두 번째 편지를 길에게 건네는 모습이었습니다. 준하가 편지를 받았는데 박명수가 빼앗아서 길에게 주었지요. "몇 주 못가 이런 거"라면서 길에게 편지공개를 하게 했는데, 형님이 달리 형님이 아니라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독선적이고 독단적인 버럭형님이지만, 짧은 순간이었는데도 속깊게 길을 챙겨주는 따뜻함이 전해졌던 장면이었습니다. 정준하, 노홍철 두 착한 호랑이 둘을 잡게 한 악역이었지만, 미워할 수 없는 착한 호랑이 형님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해님달님편에서는 정형돈의 말 한마디가 계속 찜찜하게 해서 썩 기분이 좋지는 않더군요. 노홍철에게는 천성이 나쁜 애라고 막말을 해서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도 했고, 천성까지 들먹이며 사기꾼 노홍철 캐릭터를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싶었네요. 노홍철이 무한도전에서는 사기꾼 캐릭터지만 천성적으로 착한 심성을 가졌는데 말입니다. 또한 유재석에도 함부로 던지는 말은 눈살 찌푸려지게 거슬리더군요. 

 

유재석을 좋아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유재석의 진행스타일에 심히 공감할 수 없는 발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떡을 사가지고 나온 정형돈이 감독놀이를 잠시 하는 장면이 있었죠. 재석이 형돈에게 "니가 쭉 빼"라며 카메라 줌아웃되는 상황극을 만들었는데, 형돈이 정색을 하며 말하더군요. "아주 습관이에요. 사람 괄시하고 무시하는게..."라고요. 

친한 사이라고 해도 서운했을 말이었는데 유재석은 민망한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도, 그 상황을 재치있게 마무리했죠. 형돈의 어깨를 감싸안으면서 다음 진행에 대한 화제로 돌려버리더군요. 

유재석만큼 배려하고 띄워주려는 MC는 드뭅니다. 유재석에게 괄시와 무시라는 단어가 가당키나 한 것인지 잠시 머리가 띵할 정도로 화가 나더군요. 아무리 절친한 사이고 농담도 막 던지는 사이라 할지라도, 할말 아닌말을 구분해야 하는데 농이 지나친 것 같습니다. 무조건 던지고 보는 정형돈의 거침없는 자신감과 하하의 막말이 가끔씩 도를 넘는 것이 아닌가 불안불안할 때가 많습니다.   

 

정형돈이 배워야 할 게 이런 덕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정형돈이 그런 멘트를 다른 멤버에게서 받았더라면 발끈해서 말시비가(물론 상황극으로) 붙었을 수도 있었는데, 유재석은 정형돈의 도발적인 말도 못 들은 척 넘겨버리더라는 것이죠. 자신에 대한 기분나쁜 농담마저도 감싸안는 유재석, 대인배가 달리 대인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마음 넓은 착한 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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