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노'에 해당되는 글 21건

  1. 2009.12.23 '선덕여왕' 시청자 울린 최고의 명장면, 피눈물 비담 (38)
  2. 2009.12.20 '선덕여왕' 비운의 햄릿왕자, 비담을 파멸로 이끈 사람들 (21)
  3. 2009.12.15 '선덕여왕' 누가 비담에게 돌을 던지랴 ! (24)
  4. 2009.12.11 '아이리스' 최승희의 정체, 킬러 빅과는 무슨 관계? (57)
  5. 2009.12.10 '아이리스' 오현규 과학수사실장, 그가 의심스럽다 (59)
2009.12.23 07:27




선덕여왕이 62회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마지막회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될 거라고 생각했던 비담의 최후 장면에서는 눈물을 펑펑 흘리고 말았어요. "덕만까지 70보...덕만까지 30보...덕만까지 10보...."
애절했던 비담의 마지막 가는 길, 비틀거리면서도 오직 사랑하는 여인 덕만을 향한 비담의 눈빛과 목소리가 너무나 선명해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눈물이 흐르네요.
가슴을 무엇인가가 내리 누르듯 답답하고 아파오는 게 비담의 마지막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끝내 닿지 못하고 쓰러져 버린 비담의 떨리는 손을 지금이라도 덕만 손에 쥐어주고 싶어서, 그 장면을 다시 촬영하라고 하고 싶을 정도에요. 
눈물로 범벅되었던 비담의 최후편, 선덕여왕 마지막회 내용정리하면서 제 마음도 진정시켜야겠습니다. 오랜 시간 애정과 애증으로 함께 했던 드라마라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허탈합니다. 지금까지 선덕여왕을 시청하며 느꼈던 것은 어제 글<'선덕여왕'의 치명적 실수, 비담의 난>에서 밝혔고, 마지막회는 드라마 내용 위주로 주요 장면에서 보여 주었던 대사의 의미들을 정리하면서 선덕여왕 포스팅을 마칠까 합니다.

"폐하는 널 끝까지 믿었어"  
불 붙은 연이 하늘로 올라가자 월성에 떨어진 유성으로 사기가 떨어진 덕만측 병사들은 환호를 지르고, 비담군 병사들은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불붙은 연을 신호탄으로 비담군이 주둔하고 있는 명활산성을 향해 양동작전을 펼치고, 유신은 반란군 진압에 성공합니다.
직접 군사를 이끌고 나가려던 비담은 산탁으로부터 이 모든 것이 염종의 계략에 의한 것임을 알고, 나쁜 자식 염종을 죽여버리지요. 염종은 죽는 마당에도 실실 웃으며 비담의 상처를 후벼 파는데, 뭐 저런 싸이코가 있나 싶었어요.
"내가 아니어도 넌 여왕을 차지하기 위해 뭐든 했을거야. 왕이 되고 싶은 너, 다 가지고 싶은 네 안의 욕망때문에 비롯된거야" 그리고 연모가 이뤄졌다 해도 결국은 난을 일으켰을거라며 비담의 아킬레스건,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건드립니다. 나쁜 놈 염종, 그래도 마지막에는 비담에게 덕만의 진심을 전해주었네요. 
"폐하는 널 끝까지 믿었어"
"믿지 못한 것은 너였고, 흔들린 것도 너야. 니들 연모를 망친 건 폐하도 나도 아니야, 너 비담...."
에라이 나쁜 자식, 매를 벌어요. 암튼... 염종의 뒷말은 이어지지 못했지요. 비담의 칼을 받느라고 말이에요. 나쁜 자식, 너한테는 잘가라는 말도 해주기 싫다(진짜 염종 미워요ㅠㅠ).

"칼쓰지 말고 낫과 호미를 잡고 살거라"
덕만의 진심을 알게 된 비담은 모든 게 꿈인 듯 무너지고 맙니다. 오직 남은 것은 죽기전에 덕만의 얼굴을 보고 전하고 싶은 한마디 뿐이었어요. 갑옷도 벗어 버리고 덕만을 주군으로 모셨던 신하도, 상대등이라는 직함도, 권위도, 난을 일으킨 수장도 아닌, 오직 한 여자를 연모한 남자 비담의 모습으로 달려갑니다. 풀어 헤친 상투, 벗어 버린 갑옷은 덕만을 여왕이 아닌 한 여자로 연모했음을 보여주려는 비담의 진심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염종의 계략을 알려주었던 산탁에게 금붙이를 주며 "가거라, 멀리 가서 칼 쓰지 말고 낫과 호미를 잡고 살거라" 했던 말은 비담이 꿈꾸었던 세상이었어요. 사람들은 비담을 왕이 되려 한다고 끊임없이 오해하고 충동질 했다지만, 비담은 그의 푸른 꿈 덕만을 가슴에 품는 순간부터 낫과 호미를 든 평범한 지아비의 삶을 꿈꾸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덕만이 왕이 아니었다면 초가삼간이어도 행복했겠지요. 여왕을 사랑했기에 이루지 못한 소박한 꿈을 산탁이 대신 살아주길 바랬는데, 그 소박한 바램마저 산탁의 죽음으로 빼앗아 버린 제작진이 순간 야속해지더군요.

"나를 베는 자 역사에 남을 것이다. 유신, 해 주겠나?"
비담은 칼 한자루 달랑 들고, 덕만을 향해 갑니다. 그 길이 죽음의 길이라는 걸 알면서도요. 
"나를 베는 자가 역사에 남을 것이다" 장열한 한마디를 던지고 칼을 빼든 비담은 하나 둘 자신을 가로막는 병사의 목을 베고 앞으로 나아 갑니다. 숨을 헐떡이는 비담을 유신이 가로 막았지요. 유신의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덕만을 발견한 비담은 "저기 폐하가 계신가?"라며 유신에게 자신의 마지막을 유신이 끝내주라고 합니다.
"유신, 생각해보니 우린 제대로 승부를 낸 적이 없는 것 같군" 라며 칼자루에 손을 묶은 비담이 "해주겠나" 라고 한 말은 유신에게 자신의 목숨을 거둬달라는 부탁이었겠지요. 다만 덕만에게 마지막 말을 전한 후에 말이에요.

"덕만까지 10보....덕만...덕만아..."
덕만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덕만까지 70보.... 덕만까지 30보.... 덕만까지 10보...." 화살을 맞은 비담은 끝내 덕만에게 다다르지 못하고 유신의 칼을 받았지요. 비담도 울고, 죽어가는 비담을 보며 어찌할 수 없는 덕만도 울고, 시청자도 울고, 하늘도 땅도 울었던 장면이었지요. 드라마의 내용이야 어찌 되었든 그 장면에서는 울음바다가 되었을 것 같아요.
유신의 칼을 맞고 쓰러지는 비담의 눈에는 피눈물이 흘렀어요. 그 사랑이 얼마나 애절했으면, 몇 발자국만 가면 닿을 수 있는데,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푸른 별 덕만에게 향한 절절한 비담의 마음은 피눈물이 되어 흐르고, 유신에게 기대어 비담이 하고 싶었던 말 "덕만... 덕만아..."라며 이름을 부르며 쓰러집니다. 덕만을 향해 시선을 고정한 채 덕만을 향해 손을 내밀면서요. 죽어가는 비담을 보며 덕만도 쓰러져 버렸지요.
3일 후 깨어난 덕만이 유신에게 물었지요. 비담이 마지막에 한 말이 무엇이었느냐고요. 유신으로 부터 비담이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을 들은 덕만은 말없이 눈물을 흘리고, 비담의 마음을 전해 받았지요. 비담이 덕만에게 연모를 고백할 때 말했지요.
"공주가 되고서 모든 것이 변했다.  어느 날 네가 나타났다. 넌 내가 공주가 된 후에도 반말을 했고 너만은 나를 예전의 나로 대했고 편했다" 그런데 왜 변했느냐고 묻는 비담에게 덕만은 "난 이름이 없으니까. 왕은 이름이 없어. 난 그냥 폐하다. 이제 아무도 내 이름을 부를 수 없다" 라고 하였지요. 비담은 자기가 이름을 불러주겠다고 하였지요. "내 이름을 부르는 건 반역이다. 네가 연모로 내 이름을 불러도 세상은 반역이라 할 것이다."
덕만은 비담과 주고 받았던 대화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지요. 비담의 마지막 말을 알았으니까요. 세상이 반역이라 할지라도 비담을 자신을 한 여인으로 연모하고 끝까지 사랑하고 갔음을요. 유신이 차마 입에 담지 못하는 불경한 말이었다고 했던 것처럼 세상은 비담의 연모를 반역이라 하지만, 비담은 그저 저잣거리 아낙네에게도 있는 이름자 하나 불러 주고 싶었던 지아비이고 싶었다는 것을요.    
사족으로 선덕여왕 마지막회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 하나는, 비담이 죽어갈 때 덕만이 걸어 와서 손이라도 잡아 주었으면 했어요. 되돌려 온 반지를 다시 비담 손에 꼭 쥐어 주고 서로 애틋한 미소를 나누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미련이 남네요. 비담이 너무 가엾잖아요. 하지만 비담은 덕만이 자신을 끝까지 믿어 주었다는 것은 알고 죽었으니, 버려짐의 상처는 극복했을 거라 믿어요.
비담의 최후 장면은 선덕여왕 마지막회를 빛낸 최고 명장면이었습니다. 미실이라는 희대의 여걸을 연기했던 고현정의 카리스마, 똘끼로 충만했던 닭도령 비담의 이중적인 캐릭터를 가장 잘 소화해 준 김남길은 선덕여왕 인물들 중 가장 사랑 받았던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꿈틀거리는 야망, 버림받은 상처, 한 여인을 향한 순애보 사랑의 비극적이고 순수한 모습 등 복합적인 캐릭터를 열연한 김남길은 마지막 장면에서도 화려한 무술신으로 몸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멋진 액션신 만큼이나 변화무쌍했던 눈빛연기는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견뎌야 해, 견뎌 내"
유신과 함께 산에 오른 덕만은 서라벌을 내려다 보며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유신에게 들려 준 어릴 적 계림에 처음 왔을 때 꾸었던 꿈 속의 여인, 덕만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면서요. 어린 덕만의 꿈 속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덕만이 이런 말을 했다네요. "덕만아, 지금부터 많이 힘들거아. 그리고 많이 아플거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을 거고 너무나 외로울거야.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지만, 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할거야. 그래도 건뎌야 해. 견뎌. 견뎌내"
요지는 인생이란 공수래 공수거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치열하게 살아내야 한다 이런 말 같은데, 듣고 보니 덕만의 인생을 함축적으로 말한 것 같기도 하고, 우리네 인생에 대해서 말한 것 같기도 해요. 가지기 위해, 오르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누구나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다. 
하지만 '역사란 그 치열한 견딤이 축적되는 과정이다'라는 의미같습니다. 치열하게 견뎌 나가는 사람들이야 말로 시대의 주인이고, 역사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선덕여왕에 출연했던 덕만공주 이요원, 미실 고현정, 비담 김남길, 유신 엄태웅, 알천 이승효, 춘추 유승호, 문노, 죽방, 고도, 미생, 설원랑, 보종, 하종, 칠숙, 소화, 기타 언급하지 많은 모든 연기진과 제작진 모두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중간 중간 스토리를 혼란스럽게도 했지만 마지막까지 집필에 몰두하신 작가진도 수고 많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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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0 08:01




선덕여왕 대미를 장식하게 될 비담의 난은 미실의 죽음 이후 아마도 최고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회 폭풍간지남으로 돌아 온 비담 김남길의 번뜩이는 안광은 되돌릴 수 없는 그의 운명을 예고했다. 비담을 분노케 한 것은 덕만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오해때문이 아닐런지 모른다. 비담은 덕만이 목숨을 내놓으라고 했더라면 기꺼이 목숨을 내놓았을 것이다.
무엇이 비담을 미치게 했는가? 혹자는 사랑에 대한 배신이라고 대답할 것이고, 혹자는 오해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자기연민의 지독한 상처가 곪아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생각해보면 비담은 덕만처럼 자기 운명을 만들어 갔다기 보다는 자신을 만들어 온 악연들에 의해 잉태된 비운의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비담을 파멸로 이끈 악연의 시작은 물론 미실로부터 시작되었으리라. 비담을 절망을 향해 칼을 빼들게 만든 드라마 속 인물들은 누구일까?

어머니, 왜 저를 낳고 버리셨습니까?
비담의 파멸, 그 시작점은 당연히 그의 생물학적인 어머니 미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황후가 되고자 진지제와 정치적 야합으로 비담(형종)을 낳았으나 미실은 꿈을 이루지 못했고, 진지제의 폐위와 함께 비담을 버려 버렸다. 세상에 어머니라는 이름처럼 편하고 따뜻한 것이 또 있을까? 젖을 물려 주며 그윽히 내려다 보는 그 따스한 눈을 보며 방긋방긋 웃어 보이기도 전에 어머니라는 여인은 비담을 외로움 속에 던져 버렸다. 모성보다는 야욕이 앞섰던 비정한 어머니 미실에게 버림 받는 순간 비담의 자기연민에 대한 상처가 시작되었고, 비극이 잉태되었다 할 수 있으니, 생물학적 어머니 미실이야 말로 비담을 불행으로 이끈 최초의 가해자가 아닐까.

아버지를 빼앗아 버린 마을사람들
스승님은 말씀하셨다. "이 책의 주인은 왕보다도 큰 천년의 이름을 가지게 될 것이야. 이 책은 너의 것이야. 그러니 비담아, 배우기를 열심히 하고 이책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라고. 출타한 스승님은 책보따리를 잘 가지고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런데 가난에 찌들었던 마을 사람들은 어린 비담이 보물처럼 안고 있던 보따리를 빼앗아 가버렸다. 어린 고사리 손으로 어른들의 뭇매질을 어떻게 이길 수 있었을까? 비담은 책을 되찾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있던 동굴로 찾아가 독초를 먹여 몰살시켜 버린다. 스승님이 잘 간수하라는 책을 찾아 오기 위해...
동굴에 있던 사람들을 다 죽여버린 비담의 잔인한 성정에 문노의 비담에 대한 애정은 싸늘히 식어버리고, 칭찬받고 싶었던 아이, 인정받고 싶었던 아이, 정에 굶주렸던 어린 비담의 고사리 손을 밀어내고 말았다.
세상의 유일한 보호자, 누구에게 보다도 인정받고 싶었고, 하늘만큼 높고 바다처럼 넓었던 스승 문노는 비담에게는 아버지였고 닮고 싶은 태산이었다. 어둠이 깔린 저녁, 배운 글을 스승에게 자랑하면 스승님은 비담을 대견해 했고, 큰 뜻을 품고 학문을 더 열심히 하여 큰 인물이 되라고 말했다. 스승의 창찬 한마디에 얼마나 가슴이 벅차오르고 들떴었던가?
그런 아버지와 같았던 스승을 마을 사람들은 빼앗아 버렸다. 어린 비담에게서 책보따리를 빼앗아 간 마을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삼한지세를 빼앗기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비담이 독을 풀어 마을 사람들을 죽이는 일이 없었더라면 비담의 인생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런 악연이 없었다면 문노가 어린 비담에게 마음을 거두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스승님, 왜 그때 가르쳐 주지 않으셨습니까?
스승 문노는 어린 비담의 총명함을 눈여겨 보았다. 미실과 진지제의 피가 흐르는 비담을 거두면서 문노는 비담을 큰 인물로 키우고자 했다. 문노가 읽은 천기는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었고, 천의가 정한 개양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신국은 미실의 시대임을 알앗기에, 은둔하여 산천을 떠돌며 때를 미래를 준비한다. 신국의 대업을 이룰 삼한지세를 완성하는 것이 그가 받은 하늘의 소명이었으리라.
누구보다 총명했던 아이 비담은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우쳤다. 그런데 삼한지세를 되찾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다 죽여버렸다고 천진난만하게 자랑하는 어린 비담에게서 그 어미의 잔인한 피가 흐르고 있음을 보고야 만다. 그리고 차마 비담을 바라보지 못한다. 무서웠던 것이다. 이후 문노는 비담에게 한번도 따뜻한 눈길도 마음도 주지 않았다. 호되게 야단치고 호통치는 것만이 비담을 가르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독이 차오르기 전에 어린 싹을 잘라버려야 하듯이 말이다.
그때 문노는 비담에게 가르쳐야 했었다. 삼한지세 그 따위 종이쪼가리 묶음 보다 사람의 목숨이 중요하고, 천년의 이름을 가진 자는 사람을 버리는 자가 아니라 사람을 얻는 자, 사람을 살리는 자라는 것을 말이다. 비담이 칼자루 없는 칼을 휘두를 때 문노는 가르쳤어야 했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리기 위해 써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죽어가면서 뒤늦게 비담의 마음에 측은지심이 있음을 확인하고 가서 그나마 편하게 눈은 감고 갔지만, 비담을 좀더 일찍 사랑으로 품어주고, 가르쳐 주었다면 비담이 일찍 깨우쳤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천년의 이름이 야망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이라는 꿈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말이다. 비담의 피에 흐르는 미실의 잔인함을 보고 비담을 포기하고 만 문노는 비담의 트라우마를 만들고 비담을 가장 불행하게 만든 정신적 가해자라고 할 수 있겠다.

덕만,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
처음 덕만을 만났을 때부터 비담의 운명은 화살보다 빠르게 비극을 향해 내달려 버렸는지도 모른다. 애초부터 그녀의 마음 속에는 다른 사내가 자리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덕만과 유신의 엇갈린 사랑을 지켜봐야했고, 날개쭉지 찢어진 여린 새의 파닥거림도 지켜주고자 했다. 그 상처가 자신의 것과 너무도 닮았기에 처음으로 보듬어 주고 싶었던 여인은 왕이 되고자 했고, 당당하게 맞서 싸워 여왕의 자리에 앉았다.
여왕이라는 자리는 한 남자의 순애보도 계산해야 하는 고독하고 무거운 자리였다. 그 고독을 함께 나누려고 했던 연모마저도 세상은 허락하지 않았고, 홀로 가라고 한다. 촌장의 목을 치고 돌아 오던 날, 가마를 따르며 유신이 말했다. 군주의 길은 홀로 가야 하는 길이라고...
덕만이 유신보다 비담을 먼저 마음에 담았다면 역사는 달라졌을까. 덕만은 처음에는 유신랑때문에 비담을 보지 못했다. 힘들 때마다 늘 곁에 있어 주었고, 때로는 친구였고, 때로는 유일하게 투정을 부려보기도 했는데, 어느 날 슬픈 눈동자가 덕만 가슴에 꽂혀 들었다. 오랜 시간 마치 공기처럼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던 비담, 그의 사랑을 너무 늦게 알았던 것이 죄였을까?

널 죽이지 않은 것이 최대의 실수야, 염종!
스승 문노를 암살한 염종은 일찍 도려내지 못한 치명적인 독을 가진 종기였다. 염종은 철저한 장사치였다. 염종에게 있어 비담은 충성하는 주인이 아니라 철저히 이용할 가치가 있는 물건이었다. 죽일 수 있었음에도 비담은 왜 그를 살려두었을까? 얼굴에 남긴 자상만으로 굴복시킬 수 없었던 비열한 장사꾼 염종은 비담의 최대 실수였고, 결과적으로 비담의 칼을 미치게 만들었다. 비담은 스승 문노를 죽인 염종의 얼굴에 자상이 아니라 목을 쳤어야 했었다.

비운의 햄릿 왕자, 비담
비담은 엄연히 말하자면 진지제의 씨, 신국의 한 왕자이다. 왕자로 태어났지만 한번도 왕자로 살아보지 못한 비담은 "사느냐 죽느냐"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해 왔던 인물일 것이다. 선과 악의 이중성이 비담의 모습이었듯이, 삶과 죽음 역시 같은 무게였으리라. 차갑게 변해 버린 스승 문노의 눈빛은 끊임없이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싸우게 했다. 버림받는 게 두려워 세상 누구도 믿을 수 없었고, 오직 자신만을 사랑하고 믿었을 뿐이었다. 그런 비담을 처음으로 봐 주고 믿어주었던 사람이 덕만이었다. 왕보다도 천년의 꿈보다도 컸던 덕만은 삶의 의미이자 꿈이었다.  
비담이 덕만을 사랑하게 된 것은 덕만의 상처가 자신의 상처와 너무도 닮았기 때문이었다. 자기연민의 상처를 구원해 줄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라고 믿었기에, 문노로부터 받았던 그 최초의 상처 이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믿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푸른 꿈이 또 다시 그를 배신하고 버리려 한단다. 태산이었던 스승 문노보다 컸던 비담의 하늘은 그렇게 오해와 음모 속에서 무너지고, 아물지 못한 비담의 상처는 절망이라는 좌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자기연민을 극복하지 못하고 속에서 곪고 있었던 상처는 터져 나오게 마련이다. 비담을 집요하게 괴롭혔던 상처는 버림받는 것이었다. 어머니로 부터 버려지고, 스승 문노에게 버림받고, 이제는 전부라고 믿었던 사랑하는 사람이 버리려고 한다. 결국 극복하지 못한 상처의 기억때문에 흔들리고 만 비담은 스스로를 불행하게 한 장본인이라 할 수 있겠다. 조각조각 파편처럼 흩날려 버릴지라도 차라리 부숴지고 싶은 상처받은 영혼, 절망을 향해 자신을 내던지고 만 비담은 여린 자기연민의 슬픈 햄릿 왕자와 너무도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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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21
2009.12.15 07:50




당사신과 상대등 비담 사이에 밀약이 있었다는 오우선(까마귀 깃털 부채)파동은 비담이 또 한번 덕만에게 진심을 보여주면서 일단락된 듯 싶습니다. 그러나 그 후폭풍이 거세네요. 오우선 밀약 파동으로 덕만과 비담 사이에 무르익었던 애정모드도 사라져 버리고, 국혼까지도 소문 혹은 전설로 남겨진 듯합니다.
비담의 난을 향한 마지막 수순으로 이번 선덕여왕 59회에서는 포구에 들어 온 함에 담긴 서찰 하나를 등장시켰는데요, 이 서찰로 신라에 피바람이 불고 세력간에 일대 파란을 일으키면서, 선덕여왕 대서사시 종지부를 찍을 비담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것같습니다.
덕만과 비담의 이승에서는 이루어 질 수 없는 불행한 사랑의 전주곡이 될 서찰은 사실 조금 황당한 설정이었어요.기묘사화로 일컬어지는 조광조의 죽음을 가져오게 한 주초위왕(走肖爲王)의 나뭇잎 음모론도 아니고, 극락정토의 부처 이름을 가진 자가 신국의 왕이 된다는 괴이한 서찰을 등장시킨 제작진의 아이디어에 감탄(?)할 뿐이네요. 그런데 저는 아직 비담의 이름과 불국정토의 부처이름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파악하지 못하겠어요. 아무리 머리를 쥐어 짜내도 구름낄 담(曇)과 부처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모르겠어요. 아시는 분 계시면 댓글에 설명 부탁드립니다.

오우선 파동이란 덕만과 비담의 밀약을 알게된 미실파가 비담을 불신하면서, 염종과 미생공이 당사신과 밀약을 했다는 음모를 꾸며 비담을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만든 사건이었지요. 비담은 덕만을 찾아가 미생을 비롯한 귀족세력이 맹약서에 대해 알게 되어 꾸민 일이라고 순순히 빍히고, 자신이 수습할 것을 약속하였지요. 춘추의 의심에도 덕만은 비담을 믿는다며 비담에게 일을 처리하게 합니다.
비담은 염종에게 자신을 따르는 귀족세력들의 실명맹약서를 요구하고, 표면적으로는 귀족세력과 야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한편, 은밀히 염종상단의 동태를 파악하고 오우선 파동을 일으킨 인물들을 처리할 계획에 착수합니다. 마침 염종상단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있다는 제보를 받은 비담은 염종상단에서 모집한 일꾼들이 군사훈련을 받는 광산내 현장을 목격하고, 유신에게 병력지원을 부탁하였지요.

여기까지는 비담의 의도대로 모든 일이 손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어요. 그러나 비담의 운은 거기까지 였나 봅니다, 비담에게 닥친 또 다른 음모가 비담 숨통을 조여오기 시작했지요. 염종과 미생의 작품인 이른바 "서국호세존 신국호제론(극락정토의 부처 이름을 가진가가 신국의 왕이 된다)"는 서찰사건이 일어나게 된 것이지요. 
서찰사건이란 비담이 여왕 덕만을 만난 것을 알게 된 염종, 미생을 비롯한 귀족세력이 비담을 왕위에 올리기 위해 꾸민 또 다른 음모였어요, 사병들을 병부에 편제시키고 이빨 빠진 호랑이들이 된 귀족세력들은 불안해 하지요. 더구나 미실의 죽음이 후 권력의 핵심부에서 밀려난 이들 미실잔당세력은 국혼과 더불어 모든 정무에서 손을 뗀다는 비담의 맹약서로 더욱 수세에 몰릴 것을 두려워 하지요. 비담이 그깟 종이쪼가리 불에 태워지면 그만이라는 엄포를 놓았음에도, 비담을 온전히 신뢰할 수 없었던 그들은 비담을 확실하게 끌어들일 올가미가 필요했던 것이지요.
귀족세력이 두려워 하는 것은 덕만과 국혼 이후 불가피하게 벌어질 비담과 춘추의 세력판세지요. 비담이 실권을 잡는다면 그들 입장에서는 다행이지만, 비담이 정무에서 손을 뗀다는 밀약을 했을뿐만 아니라, 여왕의 차기 후계자에 대한 의중이 춘추에게 있다는 것이었지요. 귀족세력이 불안해 하는 이유는 춘추가 다음 보위에 올랐을 때 행해질 수 있는 정치보복이었을 겁니다. 춘추가 미실세력을 끌어안지 않을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지요. 황실세력과 유신공, 알천공등의 미실의 반대에 섰던 귀족세력과 월야의 가야세력이라는 막강한 지지기반 위에 서있으니 춘추가 보위에 오르면 다시 내쳐질 수 있는 상황을 계산한 것이겠지요. 이들 귀족세력이 살길은 비담을 왕위에 올려 자신들의 세력을 강화하려는 것이겠지요. 
예고편에 던진 떡밥상으로는 덕만이 비담을 다시 믿어주는 듯한 인상을 받았어요. 물론 덕만만이 신뢰를 하겠지요. 누구보다 정치적인 인물 춘추, 그리고 신국의 안위가 불안한 유신은 비담에 대한 불신을 떨칠 수 없을 것이고, 외로운 비담이 푸른 꿈 덕만을 지키기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으로 질주해 갈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이번회 비담이 등장한 여러 장면들을 종합해 보면서 과연 비담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난을 일으킬까? 아니면 어쩔 수없는 상황으로 난의 주모자로 떨밀리게 되는 걸까?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염종상단의 비밀 군사들이 등장하고, 유신군의 병부 재편등의 상황을 보아 양측 군사가 충돌하게 될 것은 불가피하게 보이니 분명 비담의 난은 일어날 것입니다. 
비담은 난을 통해 덕만을 향한 사랑을 완성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비담은 덕만의 왕권강화를 위해 스스로 희생하려고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이는데 제가 유심하게 봤던 장면이 손을 떠는 비담이었어요. 오우선이 덕만의 손에 들어갔다는 것을 알고 나온 비담은 손을 떨며, 어린 시절 마을 사람들을 독살해 버리고, 이후 스승 문노로 부터 내쳐졌던 기억을 떠올렸지요. 칭찬받고 싶었지만 스승님은 한마디 말도 없었고, 잠결에도 어린 비담의 손을 빼내버렸던 그 참담했던 기억...비담의 가장 큰 트라우마가 스승 문노로부터 받은 냉대였지요.
세상에서 의지하는 단 한사람, 칭찬 한마디, 따스한 눈길에 목말랐던 비담에게 처음으로 믿는다고 말해 주었던 사람이 덕만이었지요. 비담의 트라우마를 치유해 주었던 유일한 사람이 덕만이었어요.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자신을 봐 주었던 사람, 그래서 오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했던 비담은 다시 두려워집니다. 문노와 마찬가지로 덕만에게서 내쳐질까봐서요. 세상에 다시 홀로 남겨질까봐서요.
그런 비담에게 덕만은 또 다시 믿는다고 말해주었고, 비담은 덕만이 믿어주었다는 사실이 기뻐 웃지만 그 웃음도 잠깐, 염종과 미생의 수상한 행동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집니다.  
서찰파동은 비담을 철저하게 고립시켜버릴거에요. 아마 덕만은 비담을 끝까지 믿어줄 것 같아요. 하지만 춘추와 유신의 견제가 강해질 것이고 미실잔당파의 부채질은 더욱 심해지겠지요. 막다른 골목에 선 비담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라도, 저는 결국은 덕만을 선택한 비담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귀족세력들이 자신을 이용했듯이, 비담은 역으로 덕만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그들을 자신과 엮어 함꼐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귀족세력들에게 실명서약서를 받으려 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고요. 왕보다도, 천년의 이름보다도 더 큰 푸른꿈 덕만,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에요.  

미실의 사당을 찾아 비담이 말했었지요.
"어머니, 나라를 얻어 사람을 가지려 하는 것을 걱정하셨지요. 또한 사랑은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라 했지요. 이제 그러지 않으려 합니다. 뺏는 것이 아니라 주어서...얻는 것이 아니라 버려서 함께 하려 합니다. 왕으로의 길도, 천년의 이름도 그녀의 눈물 앞에 얼마나 하찮은 것입니까?"
비담은 그래서 버리려 합니다. 꿈도 야망도 내려놨지만 이제는 목숨을 버리려 하는 것이지요. 비담은 자신의 푸른 꿈 덕만을 지키기 위해 ,이제는 모든 것을 버리려 하고 있는 듯 보여요. 비록 역사에서는 자신을 반란의 수괴로 기억한다 할지라도, 덕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이 필요하다면 아낌없이 주고 가려고요. 어머니 미실의 사랑은 아낌없이 빼앗는 방법이었지만, 비담은 아낌없이 주는 사랑을 하고 싶어합니다. 비담은 어쩔 수 없는 덕만의 오리니까요. 

어머니를 죽게 하고 우는 비담을 안아주고 믿어 주었던 자신의 하늘 덕만을 지키는 길이라면, 미실잔당의 수장이 되어 지옥으로 떨어진다 할지라도 비담은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담이 역사 속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더라도, 적어도 드라마에서는 자신의 방법으로 사랑을 완성하고자 했던 인물로 그릴 것 같아요.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아 온 비담을 끝까지 지켜주고 싶은 제작진의 마음이 전해지기도 하고, 미실과 마찬가지로 비담도 결코 미워할 수 없게 만들고 싶은가 봅니다.  상처투성이 비담을 유일하게 봐 주었던 여인 덕만, 그녀를 위해 아낌없이 버리려는 비담의 사랑 앞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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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1 07:36




최승희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하고 있는데요, 아이리스 18회에서 그녀의 정체에 대한 몇가지 단서를 던져 주었습니다. 아이리스 18회 주요 줄거리를 요약하면 호송 중이던 백산과 진사우는 아이리스 특수요원들에 의해 탈주에 성공하고, 백산은 남북 정상회담을 막기 위해 대통령을 암살할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현준은 승희와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 의문의 전화를 받고 나간 승희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현준은 NSS박상현으로부터 백산과 진사우의 탈주사실을 듣고 NSS로 향하지요.
북으로 돌아간 선화는 박철영이 준 USB파일에서 아이리스와 관련된 자료를 분석하다 최승희의 프로필이 있음을 보고, 정상회담 협상을 위한 북측 실무진과 함께 남한으로 오게 되고 현준과 재회합니다. 현준을 만난 선화는 아이리스가 제거 대상으로 최승희를 지목하고 있다며 최승희가 위험함을 알려 주었는데요, 꼬이고 꼬인 인간관계에 대한 의구심때문에 머리가 아프네요. 어제 올린 글에서는 오현규 과학수사실장이 조각상 뒤의 남자, 즉 아이리스 한국지부 우두머리가 아닐까 의심을 해봤는데요, 이번회에도 의심의 눈길은 거두지 못하겠더라고요. 저는 계속 의심하면서 지켜 보려고 생각 중입니다 ㅎ.
아이리스 18회에서 나온 가장 큰 의문은 과연 최승희가 아이리스 조직원인지, 아니면 아이리스의 제거 대상인지의 여부겠지요. 저는 후자에 더 가능성을 두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많은 분들이 추측하고 있는 것처럼 최승희가 아이리스의 거물급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최승희는 아이리스 요원은 아닐 거라는 겁니다.
항간에 최승희의 정체에 관해 최승희가 '백산의 딸일 것이다', 혹은 '아이리스 수장의 입양한 딸일 것이다'라고 하는데,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보면 아이리스 수장의 입양한 딸일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백산의 딸일 가능성이 작은 이유 중 하나는 최승희가 강도철 테러단에게 납치되었을 때, 백산이 조각상 뒤의 남자에게 전화를 걸었는데요. 그때 백산은 "미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절대로 죽여서는 안됩니다. 꼭 좀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을 했거든요. 따라서 조각상 뒤의 인물은 아이리스 수장은 아닐 거에요. 한국지부 아이리스 우두머리일 겁니다. 만약 그가 아이리스 수장이고, 승희가 입양한 딸이었다면 백산이 그런 식으로 말할 필요는 없었을테지요. "최승희가 납치되었습니다" 라는 한마디만 해도 됐었거든요. 따라서 최승희는 적어도 백산과 조각상 뒤 인물의 딸은 아닐 겁니다.  

저는 최승희는 아이리스 수장이 입양한 딸이라기 보다는 백산에 의해 현준과 마찬가지로 백산이 설계하고 만들어 온 인물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최승희와 빅은 남매일 가능성이 크고요. 최승희의 가족관계나 성장에 대한 것은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한번도 언급된 적이 없지만, 이번회 김선화가 본 최승희의 프로필에 의하면 1977년 서울생이며,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고 일본과 독일에서 공부한 경력이 밝혀졌지요.
그런데 지난 3회에서 정형준 비서실장이 새로 취임한 조명호 대통령에게 NSS라는 비밀 정보조직에 대해 보고 했던 장면을 떠올려 보면, NSS의 창설은 1976년이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핵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라고 했었어요. 박정희 전대통령 시해 이 후 당시 핵개발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은 다 암살을 당했고,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이 목소리였었지요.
지난 17회에 국정원에서 현준과 백산이 만나 나눈 대화에서 백산은 현준의 부모와 함께 현준도 제거하라는 명을 받았다는 말을 했었지요. 그런데 살려두었고 자신의 설계대로 키워 왔다고요. 살렸으면서 왜 버렸느냐는 말에 백산은 현준에게 답을 주지는 않았어요. 다만 금단의 열매를 먹었기에 현준이 벌을 받는다는 의미심장한 말만 남겼을 뿐이지요. 금단의 열매는 최승희를 사랑했다는 것이겠고요.
그런데 만약 최승희가 금단의 열매라면 왜 두 사람의 사랑이 허락되지 않은 걸까요? 이것이 시청자들이 풀어야 할 최대 숙제인 것 같아요. 제 개인적인 추리소설이 될 지도 모르겠지만 그 숙제를 풀어가 보도록 할게요.

다시 정비서실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NSS조직으로 돌아가서, NSS는 대한민국의 단독 핵개발을 목적으로 창설된 기구이고 국정원내 비밀조직이라고 했습니다. 당시 중앙정보부와 기무사가 국가안보 기밀사항을 다루고 있었는데, CIA를 위해 일하는 이중첩자들이 들어 왔었고, 이들은 청와대를 감시하고 도청했다고 했지요. 이는 뉴스에까지 나왔었던 실제 사실입니다. 저도 이 뉴스를 들었거든요. 
박정희 전대통령은 핵개발추진을 위해 미국의 눈을 피하고 절대적으로 신회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했고, 이것이 NSS가 창설된 계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회에 최승희의 출생년도를 보니 묘하게 시점이 1977년이더군요. NSS가 창설된 이듬해지요. 그리고 핵개발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은 박정희의 죽음 이후 다 암살되었고요. 그래서 제가 추측하기에 최승희 역시 핵개발에 관련된 과학자의 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외모상 빅은 최승희의 동생일 가능성이 크고요. 여기서 추리소설 들어갑니다.
현준의 부모를 암살한 백산은 어쩌면 최승희의 부모도 암살했을 겁니다. 백산은 당시는 아이리스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했어요. 아마 백산에게 있었던 한줄기 측은지심이 현준과 최승희 남매를 살려 주었겠지요. 현준과 승희의 부모를 죽인 백산은 현준은 성당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으로 보내 관리하고, 최승희 남매는 아이리스 수장이 입양했을 가능성이 크겠지요. 
저는 처음에는 백산이 거뒀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헝가리에서 현준이 죽은 줄 알고 승희가 꽃집에 틀어 박혀 있을때, 잠깐 등장했던 미모의 꽃집아줌마에게 최승희 남매를 거두게 했지 싶어요. 이후 아이리스에서는 백산이 최승희 남매를 살린 사실을 알고 둘 중 빅만 입양해서 데리고 가버린 것이지요.
현준과 마찬가지로 최승희 역시 백산의 설계대로 NSS 요원으로 발탁할 교육을 시킵니다. 백산의 설계대로 라면 현준과 승희는 언젠가는 아이리스 조직원으로 키우려고 했을 거에요. 그런데 승희와 현준이 사랑에 빠지자 백산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판단, 헝가리에서 현준에게 윤성철을 암살하라는 단독임무를 맡기고 버려 버립니다. 만약 현준이 총상을 입지않고 무사히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왔더라면, 어쩌면 백산이 설계한대로 되었을 가능성도 있었을 겁니다. 백산은 현준에게 윤성철을 암살한 것이 NSS명령이 아니라 아이리스였음을 말하고, 아이리스 조직원이 될 것인지, 죽음을 선택할 것인지 현준을 협박했을 거고요. 그런데 현준이 부상을 입고 구원요청을 하자 현준을 제거하자는 쪽으로 결심을 굳히고, 사우를 끌어들여 현준을 제거하려고 한 것이지요. 
현준때문에 힘들어 하는 승희가 탈진해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백산은 사우에게 승희를 어려서부터 봐왔다며, 누구보다 강한 아이라고 말을 한 장면이 있었는데요, 이는 백산이 승희를 어려서부터 거뒀기 때문에 승희의 성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뜻일 거에요. 사석에서 승희에게 말을 놓는 것도 어려서부터 봐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올테고요. 한편 아이리스 수장에게 입앙된 빅은 냉혈한 킬러로 교육을 받으며 지금에 이르게 되었을 겁니다.

또 한가지 추측해 하고 있는 것은 최승희와 빅이 당시 한국에서 CIA이중간첩으로 활동했던 인물, 혹은 아이리스 조직원의 자식들이었을 거라는 점입니다. 최승희의 부모는 신분이 들통나 제거되고, 백산이 이들 남매를 거두었을 가능성이 크지요. 이 경우라면 백산이 말한 금단의 열매에 대한 해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리스 수장이 최승희 남매를 입양해 최승희는 한국에서 백산의 관리하에 후일 NSS요원으로 들어가 백산의 뒤를 이을 아이리스 조직원으로 키우게 하고, 빅은 자신이 킬러로 키우고 있었을 수도 있겠지요. 아이리스가 CIA와 연관될 수도 있겠지만, CIA를 직접적으로 언급할 것 같지는 않고, 다만 아이리스가 CIA 방대한 조직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해 볼 수 있겠지요. 아이리스라는 조직이 CIA와 유사한 점을 보면 그리 신빙성이 떨어질 것 같지는 않아요. 백산이 말한 금단의 열매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되고요. 
이번회 또 하나 궁금점은 아이리스 임시본부 지하 1층에 백산이 숨겨두었던 인물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에요. 진사우가 지하에 누군가가 감금되어 있다는 사실을 부하로부터 은밀히 보고 받았는데, 아마 지하에 있던 인물은 현준과 여행 도중 전화를 받고 간 후 사라져 버렸던 승희였을 겁니다. 지하는 백산만이 출입하고 있다고 했는데, 승희가 지하에 있었다면 백산은 동생 빅과 승희의 친한 동료들, 그리고 현준의 목숨을 담보로 모종의 협박을 했을 겁니다. 몰론 대통령의 암살에 결정적으로 협력하라는 요구였을 거고요. 빅이 어려서 헤어진 동생이고, 또한 아이리스 조직원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승희가 협조하지 않으면, 빅과 승희의 친한 주변인물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승희가 NSS에 돌아와서 양미정이 죽은 사실을 듣고 지었던 표정은 놀라움보다는 불안감이었어요. 양미정의 죽음은 승희와 가까운 동료들을 하나씩 제거하겠다는 신호탄처럼 여겨졌을 겁니다. 워낙에 멍한 표정이 주무기인 김태희가 이 후 계속해서 좌불안석 불안한 표정을 보여주었는데요, 현준의 말에도 넋이 빠진 듯 멍해 보이고, 뭔가 감추려 하고 불안해 했었지요.

이제 2회분량만을 남겨두고 화두로 떠오른 최승희의 정체, 최승희와 아이리스의 관계, 그리고 최승희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네요. 또한 아이리스의 대통령 암살음모와 이를 저지하려는 NSS, 남북 정상회담 실무진으로 내려 온 박철영, 김선화 앞에 무슨 일들이 벌어질 지 궁금합니다. 특히 아이리스의 거대한 음모와 실체를 맞딱뜨린 진사우와 최승희가 어떤 선택을 할 지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아이리스는 여전히 많은 것들을 풀어주지 않고 종방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핵개발과 관련되어 묻혀진 진실, 아이리스 조직의 실체, 아이리스가 현준을 제거하려 한 이유, 그리고 현준이 성당에서 가지고 나온 신부님 반지의 비밀, 목소리도 모른다고 했던 아이리스의 크고 깊은 뿌리 등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더미인데, 이 모든 것들을 풀어줄 지 의문입니다. 시즌2가 제작된다고 하는데 풀어주지 않은 의문들은 시즌2로 넘기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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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0 07:38




아이리스의 주인공 이병헌이 캐나다 한인 여성 권모씨로부터 혼인빙자간음 혐의로 피소되었다는 충격적인 기사를 접하고 한동안 멍해졌어요. 막바지를 몇회를 남겨두고 아이리스에 날아든 흉보가 드라마 진행에는 차질을 빚지 않았으면 싶고, 투명하게 일이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 여러가지 의혹이 가는 내용들이 많아 섣불리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는 껄끄러운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더구나 100억대 부동산 구입기사와 동시에 터져 나온 일이라 이병헌의 입장으로서는 이미지 실추라는 부분은 피하기 어려워 보이는데, 아이리스와 함께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이병헌이 이런 스캔들에 휘말렸다는 게 안타깝네요. 이병헌 개인의 사생활이 드라마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으면 싶고 ,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대했던 광화문 총격장면은 스케일은 컸지만 스펙터클하지 못한 모습에 다소 실망을 했어요. 총소리만 요란했지 싶어요. 너무 기대가 컸는지 모르겠지만 이병헌을 제외한 인물들의 다양한 액션을 기대했던 터라 명중률 제로에 가까운 사격술을 보니, 이건 뭐 고도의 훈련을 받은 요원들이 맞나 싶기도 하고, 총알이 일부러 찾아가서 맞추는 것같아 실소 또한 나왔네요.
결국은 수류탄으로 차가 폭발하고 검은 화염 속에 강도철 테러팀은 소탕되었지만, 심했던 옥의 티는 도철의 부하가 독안에 든 쥐가 된 현준과 선화에게 총을 겨누는 순간, 홀홀단신 광화문 한복판에 전신을 드러내고 총을 쏘던 김태희의 사격장면이었어요. 주위의 엄호물도 없이 그렇게 간 크게 서서 총을 겨누는 모습이 배짱이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싶었더군요. 주인공이 아니었으면 총알받이가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뭐 아무튼 아름다운 광화문 광장은 핵폭탄으로부터 구했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지요. 참, 이번 회 선덕여왕에서 문노, 태양을 삼켜라에서 백실장으로 인상깊은 연기를 남겼던 정호빈이 국정원 간부로 등장해 중후하면서도 부드러운 연기를 보여주었는데요, 오랜만에 보니 반갑더라고요.
아이리스 17회는 현준과 선화의 이별장면이 가슴 아팠어요. 핵테러로 서울을 구한 현준은 NSS로 복귀하고 대통령을 만납니다. 대통령은 현준에게 아이리스 명단을 완성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현준은 대통령에게 선화의 신변문제를 부탁했지요. 한국이나 제 3국을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북으로 돌아가겠다는 선화에게 현준은 어머니도 여동생도 없는 곳으로 왜 가려하느냐고 묻습니다. 선화는 여기도 마찬가지라는데 현준은 선화를 붙잡을 수 없는 안타까움과 미안함에 눈길을 피합니다.
선화는 현준에게 아키타현 산속 움막에서 만들어 준 버터 커피맛은 영원히 잊지 못할거라며 애써 눈물을 참고 미소를 짓는데, 그토록 슬퍼 보이는 미소가 있을까 싶었어요. 그리고 한번도 현준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 적이 없다고 이름을 한번 불러 달라는데 현준이 다가와 선화를 안아주었지요. "네가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거야. 함께 해줘서 고마워. 선. 화. 야" 하는데 슬픔과 아쉬움, 체념이 뒤범벅된 미소를 지으며 선화는 말없이 눈물을 흘렸어요. 그 장면을 보는데 저도 울컥해져서 마치 가슴께에 무거운 무언가가 얹히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가슴 저 밑 바닥에서 뭔가가 쓸려가버리는 그런 공허함이 동시에 밀려 들더라고요.
말없이 마지막 악수를 하고 돌아서는 선화를 지켜보는 현준이 두손을 호주머니에 찔러 놓고 결국은 빼지 못하더라고요. 아마 손을 빼면 선화를 붙잡고 싶어질까봐 입을 앙다물고 서서 선화가 멀어져 가는 차를 응시할 수 밖에 없었겠지요. 현준에게는 다시 만난 운명같은 여인 승희가 있으니까요. 차안에서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마는 선화를 보니 어찌나 짠하고 가슴 한켠이 시리도록 아프던지요.
현준이 안아주면서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눈물을 흘리며 보여주었던 선화의 슬픈 미소는 김소연의 표정연기에 박수를 보내 주고 싶을 만큼 절절하게 와닿았어요. 김소연은 아이리스를 통해 정말 매력적인 여배우로 거듭난 것 같아요.

자, 그럼 이번회를 통해 의혹이 증폭된 과학수사실 오현규 실장에 대한 탐문을 해보기로 할게요. 그동안 아이리스에 관한 글에서 저는 두번씩이나 오현규 실장에게 의심의 눈길을 주었는데요, 이번회 역시 아이리스의 숨은 뿌리에 대한 정체가 과학수사실 실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장 인간적이고 소탈한 캐릭터라 아니길 바라지만, 만약 그가 아이리스의 뿌리이자 빅의 보스로 드러난다면 꽤 큰 반전이 될 것 같습니다. 
과학수사실 실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정치에도 관심없고, NSS내에서 돌아가는 상황에서도 이방인처럼 행동을 해왔는데요, 묘하게도 항상 현준의 소재를 파악하는데 있어 오현규 실장이 결정적인 도움을 줘 왔습니다. 현준의 골격 시스템 파일을 비밀리에 보관하고 있으면서, 승희에게 현준이 생존해 있을 거라고 확신을 준 인물도 오현규 실장이었지요. 또한 지난회에 핵폭탄을 결합한 벙커를 찾을 수 있도록 승희에게 컴퓨터를 이용하게 해 도움을 준 것도 오현규 실장이었고요.
그런데 이번회에는 빅의 부탁으로 양미정 실장(쥬니)에게 서버실에 들어갈 수 있도록 아이디 카드를 빌려주었어요. 오현규 실장이 주식에 미쳐있다는 것은 NSS내에서는 다 알려진 사실이고, 양미정에게 서버가 차단되어 주식거래 싸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서버를 열어달라고 오실장은 미리 연막을 쳤어요. 양미정은 오실장의 부탁을 처음에는 거절했어요. 그런데 빅과 사랑에 빠진 양미정은 빅(탑)의 부탁으로 서버 차단실에 들어가는데 그 출입카드를 준 사람이 오실장이었지요.
양미정은 USB에 무엇인가 옮겨 왔고 자신의 PC에서 볼 수 있는 접속코드 USB를 건네는데, 그 길로 황천길로 가버렸어요. 그러고 보면 진사우나 양미정이나 참 한심하고 자격미달 요원들이라는 게 여실히 드러나는데, 국가정보기관에서 교육을 제대로 시키기나 한 것인지 의심스러워요. 사랑때문에 친구를 배신하고 NSS와 국가를 배신한 진사우나, 도대체 정체도 모르는 남자 빅에게 이유도 묻지않고 국가정보기관의 기밀을 넘기는 것을 보면,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요원자격에서는 함량 미달이에요.
드라마니까 가능한 일이겠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국정원 요원들은 그런 인물은 정말로 없을 것입니다. 사적인 얘기지만 국정원에 다니는 동창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이 친구는 아무리 허물없는 사석에서라도 단 한번도 국정원이라는 이름을 언급한 적이 없어요. 입도 뻥긋 안하더라고요. 회사라고만 해요. 동창녀석에게 물론 제 친구들도 입장 곤란한 질문은 전혀 하지 않지만요.
오현규 실장이 의심가는 대목은 그가 NSS에 오래동안 몸담아 왔다는 점, 아이리스 한국지부 핵심인물은 최소한 60대에 가까운 나이일 거라는 점, NSS라는 조직에서는 가장 소탈스럽고 인간적이라는 점(사실, 인간적인 모습이 신분 위장에 가장 확실해 보이기도 하고요), 현준의 소재를 파악하려 할 때마다 결정적인 단서 혹은 도움을 제공했다는 점 등등을 들 수 있겠는데요, 빅에게 전화를 건네 받았던 조각상 뒤의 남자 정체가 왠지 오현규 실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빅의 보스가 오실장이라면 여러가지로 NSS내에서 백산의 행동 반경을 꿰뚫고 있는 아이리스 뿌리에 대한 비밀이 풀리거든요.

빅이 양미정으로부터 건네 받았던 USB에는 아마 백산과 진사우의 호송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었을 겁니다. 다음회 예고에 호송 차랑이 정체모를 괴한들에게 공격을 받고, 백산과 진사우를 빼내가는 장면이 나왔는데요, 언뜻 보니 외국인들도 섞여 있는게 보이더라고요. 아마 아이리스 본사가 움직였나 봅니다. 백산과 진사우가 국정원에서 끌려가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요. 백산과 진사우의 호송사실은 NSS임시국장이 박상현에게 일급 보안사항이라고 했는데, 어디선가 정보가 흘러 나갔다는 것이겠지요. 박상현도 아이리스 조직원이 아닐까 살짝 의심이 가지만, 그간의 행동으로 봐서 박상현은 제외시켜야 할 것 같고, 이 호송 루트 파악을 위해 빅이 양미정에게 부탁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이는 오현규 실장이 빅에게 지시한 것일테고요.
백산이 같은 NSS내에서 일하면서 오현규 실장을 몰랐다는 게 이해는 안가지요. 하지만 충분한 가능성은 있어 보여요. 바로 목소리 변조지요. NSS내에서 이상하게 오현규 실장 말투가 특이하잖아요? 조각상 뒤의 인물이 오현규 실장이라면 아마 목소리와 말투는 지금과 전혀 다른 말투를 사용할 거에요. 오현규(윤주상) 실장이 출연했던 드라마에서 묵직하고 중후한 목소리를 기억하면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닐 것 같은데, 저 혼자 또 엉뚱한 상상을 하고 있지는 않았나 모르겠네요.
드라마 종영까지 아이리스 실체에 대해서는 파헤쳐 지지 않겠지만, 아이리스 한국지부 우두머리 정도는 밝혀지지 않을까 싶은데, 어리숙해 보이면서 NSS내에서는 좀 엉뚱하다 싶을 정도로 괴팍한 과학수사실 오현규 실장에게 자꾸 시선이 가는 게 왠지 등잔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떠오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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