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분홍'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1.01.23 '시크릿가든' 2프로 부족했던 숨겨진 이야기 (24)
  2. 2011.01.17 '시크릿가든' 신데렐라 판타지 깨버린 열린결말 (19)
  3. 2011.01.16 '시크릿가든' 아영의 꿈 속 주원의 눈물, 어떤 복선이 숨어있을까? (24)
  4. 2011.01.09 '시크릿가든' 주원의 어리석은 선택,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32)
  5. 2010.12.27 '시크릿가든' 라임 아버지의 죽음, 해피엔딩 암시? (58)
2011.01.23 08:14




시크릿 가든 시청자를 위한 제작진의 특별한 선물, 시크릿 가든 스페셜 숨겨진 이야기. 제작진과 배우들도 드라마와 헤어진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나 봅니다. 명장면 베스트 10으로 뽑힌 장면들을 보면서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가슴졸이고, 마음아파하고, 두근거리고, 기다렸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숨겨진 이야기는 기대했던 편집은 아니었습니다. 뭔가 아쉬움과 여운이 길게 남아있었던 감정들을 이어주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시크릿가든 시청자들에게 주원과 라임의 동화같은, 마법같은, 운명같은 사랑에 대한 여운과 함께 정리해 주길 바랬는데, 그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웠네요. 그래서 명장면 베스트 10을 중심으로 시크릿 가든 다시보기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스페셜편과는 다른 정리를 하며 마음 속에 완소드라마로, 생각날 때마다 다시 끄집어내서 기억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글로 방송에서 부족했던 2%의 여운을 채워보려고 합니다.

<만남, 운명의 시작>
주원과 라임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먼 훗날, 자신의 반쪽이 될 운명이 될 것이라는 것을 모른체로 말이지요. 병원 장례식장, 아버지를 보내고 오열하는 길라임과 어린 여고생의 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살려낸 생명 21살의 김주원은, 그렇게 마주했습니다. 너무 슬퍼서 우는 아이, 너무 미안해서 눈조차 마주칠 수 없었던 아이에게 동화처럼 걸린 마법, 기억의 저편 요르단 강을 건너는 아버지는, 라임에게 빨간 장미꽃을 주고 슬프게 웃어 보입니다. 죽음의 문앞에서 돌아서 강을 건너는 소년을 바라보면서 말이지요.  
자면서도 슬픈 아이, 그 슬픔을 만든 사람이 자신인 것 같아 미안한 주원입니다. 찌푸린 소녀의 양미간을 눌러주니 소녀는 금새 평온을 되찾습니다. 가슴에 좋아하는 고양이 인형을 품고 편하게 잠든 모습처럼 말이지요. 그렇게 잠든 두 사람이 13년만에 깨어났습니다. 끊어진 운명의 줄이 서로를 알아보고, 주원과 라임을 마주보게 하지요.
얼떨떨하고 신기한 감정, 언젠가 만났던 것 같은 슬픈 눈동자, 내리깔면 까칠하고, 뜨면 반짝반짝 빛나서 자꾸 쳐다보고 싶은 눈동자를 가진 여자에게서 라벤다향이 납니다. 라벤다향은 피로한 정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진정의 효과가 있다고 하지요. 멋집니다. 다리도 짤막하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거친 입과 언행일치를 보이는 폭행까지 아무렇지 않게 하는 여자, 스턴트우먼이라고 몸쓰는 직업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여자가 멋져 보입니다.
부상을 입어 열이 펄펄 끓어도 아프다고 내색하지 않는 여자, 그녀에게서 눈을 돌릴 수가 없는 김주원입니다. 사회지도층의 선행이라고, 사회지도층이 베푸는 소외계층에 대한 따스한 온정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잠결에 양미간을 찌푸리는 길라임, 무의식적으로 주원의 손가락이 라임의 이마를 향합니다. 13년전의 기억, 그 끊어졌던 기억이 주원의 무의식 속에 흐르는 순간이었습니다.
<두근두근 설렌다. 가슴이 뛴다. 터질 것같이...>
껌딱지 같이 앵겨붙는 녀석이 액션스쿨까지 찾아와서 라임을 정신사납게 합니다. 가평에서 라임의 다친 팔을 보며, 흉지겠다고, 그래서 미스코리아 못나가겠다고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던 녀석, 그래도 기분이 좋았던 라임이었어요. 누군가가 예쁘다고 말해준 것은 처음이었어요. 가난한 스턴트우먼에게는 멋도 사치였고, 여자이기보다는 액션배우이고 싶었기에, 라임은 누군가가 여자로 대해주는 것이 얼떨떨하고 신기했을 뿐이에요. 그녀석도 같은 말을 합니다. 맨날 주위에 얼쩡거리면서 나타나고, 딱 미친놈이 되기 일보직전이라면서요. 
액션스쿨 6기생 교육시간, 빤짝이 똘추가 윗몸일으키기를 한다고 잡아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윗몸일으키기는 보통 말하는 기초체력훈련이 아니었지요. 심장이 쪼글쪼글해지며, 손발을 오그리고 터져나오려는 꺄아악 소리까지도 멎게 만들었던, 심장박동수 체크 트레이닝이었습니다. 다시봐도 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한 달달 장면입니다. "길라임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 작년부터?". 길라임이 스페셜에서 그 대답을 해주더군요. 태어날 때부터랍니다. 하지원씨 태어날 때부터 예뻤을 겁니다. 인정!!
  
<기억하는 손길, 그래도 와라, 내일도 모레도...>
처음 길라임을 만났던 날도 길라임은 양미간을 찌푸리며 꿈을 꾸고 있었지요. 가평촬영장에서도 주원이 기억하지 못하는 13년전 여고생때도, 액션스쿨팀과 합숙을 가서도 길라임의 무의식에는 슬픔이 있습니다. 언제부터일까, 아버지를 잃었던 그때부터였을까, 그런 라임을 편하게 해주었던 손길, 그때도 지금도, 그리고 13년전 무의식 속에서도 느꼈던 손길입니다. 
설레이고 두근거리고 편안하게 했던 손길, 그 손길의 주인공이 내일도 모레도 꿈속에 나타나 주기를 바라는 라임입니다.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그래서 라임에게 얼마나 먼 사람인지, 그래서 언젠가는 아름다운 별처럼 사라져 버리겠지만, 그렇게 꿈속에서라도 오래도록 만나고 싶은 사람입니다.

<영혼체인지, 세상에 이런 걸 누가 믿을 수가 있겠어?>
제주도 신비가든에서 얻어온 꽃술을 마신 라임과 주원, 영혼체인지라는 마법장치는 드라마에 깨알같은 웃음들을 선물해 주었지요. 속옷입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현빈의 민망한 모습, 오줌을 참는 모습, 그리고 순간 쩍벌녀로 둔갑한 하지원의 터프한 모습까지, 보는내내 웃음 터졌던 장면들이었습니다. 벤치에서 처음으로 키스를 하기도 했었고, 임감독의 대화를 엿듣기 위해 라임의 영혼이 들어간 현빈이 가발을 뒤집어 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서로의 집을 바꿔 살아야 했던 두 사람이 부의 차이를 경험하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올법한 월세 30만원짜리 쪽방과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왕자의 궁, 그 극과 극의 비교체험에서의 웃음과 비애도 있었고, 바뀐 몸에 적응하는 에피소드도 빵빵 터지게 만들었지요. 그중 압권은 사우나에 간 윤슬과 바뀐 주원, 대담하게 몸자랑하는 오스카를 보고, 기겁해서 소리지르는 현빈의 모습이었고요.
<주원의 상처, 그리고 악몽같은 기억>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따지고 보면 이런 무의미한 논쟁도 없을 겁니다. 딸을 살리기 위한 아버지의 부성애에서 비롯된 사랑이었을까? 운명의 사랑이었을까?도 마찬가지에요. 주원을 엘리베이터에서 구하고 순직한 길라임의 아버지는, 그 후로도 오래동안 라임의 곁을 맴돌았습니다. 라임에게 닥칠 비극을 막기 위해서였지요. 라임을 살리기 위해 영혼체인지를 할 대상으로, 13년전 자신이 구했던 청년을 미리 점찍은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사고전에 라임이 영혼체인지로 비극을 몰고 올 촬영을 막기 위함일 뿐이었지요. 두 사람이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될 것을 미리 라임아버지가 알았다면, 어쩌면 영혼체인지가 아닌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라임에게 정해진 운명은 길라임 아버지의 마법으로도 바꿀 수는 없었어요.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고, 운명을 바꾸는 것이 있다는 것도 함께 보여준 설정이었습니다. 마법이라는 장치를 동원했지만, 세상에 사랑으로 운명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는 일들이 우리가 늘상 경험하는 일이라는 것을 보면, 운명보다 강한 것이 사랑의 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멜로드라마의 공식에 철저하게 충실했던 설정이기도 했고요.
결혼한 분들이라면, 옆에 있는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를 상상해봐도, 사랑의 마법이라는 것이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잖아요. 지금과는 다른 사람과 다른 환경에서 다르게 생긴 아들딸을 낳고 살고 있겠지요. 만족하든 만족하지 못하는 생활일지라도요. 새로운 만남, 인연이 우리에게 매일 일어나고 있는 생활 속의 마법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라임과 주원은 마법의 강도가 엄청나게 세서 핵폭탄급이었지만 말입니다.
라임과의 인연의 시작점이기도 하고, 라임이 평생 꿈을 포기하고 주원에게 달려옴으로, 주원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보여주었던 엘리베이터씬, 현빈의 미친 연기감이 돋보였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인어공주, 세아이 엄마되다>
지난 글에서는 저는 길라임은 신데렐라가 아니라고 썼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길라임은 사회지도층 김주원을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그녀의 꿈을 위해 일하고 있었고, 지지고 볶고 애낳고, 사랑하고 시어머니 시집살이까지, 평범한 여자로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에요. 신데렐라가 되어 입궁은 했지만, 길라임표 가정을 꾸리고 있었어요. 방귀도 뀌고 아침에는 눈꼽도 묻히고, 부스스한 몰골이 되기도 하고, 애들에게는 군기잡는 무서운 팥쥐엄마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신데렐라 보다는 현실 속의 아줌마였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데렐라의 판타지를 깬 드라마라는 표현도 했었어요.
마지막회 시청자를 위한 팬서비스가 지나쳐서 김은숙 작가의 해피엔딩에 대한 눈물겨운 노력까지도 엿보였는데, 그래서 살짝 허탈스럽기는 했지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 것은 시가팬들에게 가슴앓이는 해방시켜준 것 같습니다. 파리의 연인이 되면 진짜 거품 물려고 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크릿 가든은 많은 이야기를 진행형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문분홍여사와의 화해도 결국은 이뤄지지 않았고, 결혼사진 한 장, 결혼식조차 없었던 재벌남으로 마지막까지 날카로운 해학을 남겼지요.
인어공주의 결말은 김은숙 작가가 새로 쓴 변주곡이었습니다. 신데렐라를 만들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세아이의 엄마로 만들어 버리면서, 드라마를 마법과 동화를 넘나들면서 주원앓이 라임앓이를 하게 했던 주인공을 드라마 밖으로까지 나오게 한 것이지요. 마치 이웃집 젊은 신혼부부가 '이러저러한 사연을 가지고 산대, 그 여자가 길라임이래, 그남자는 김주원이고, 저기 봐, 쟤네들이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애들이란다...'등등 속닥거리게 하는 재미까지 주었다는 겁니다. 대개의 판타지 동화나 드라마가 두 사람의 키스신이나 포옹신, 혹은 결혼사진으로 끝내버리면서, 거기서 상상을 멈춰버리게 한 것과는 다른 마무리였지요. 사회에 모범을 보이는 사회지도층의 금슬로 네번째 아이도 생겼을 듯한데, 딸일까, 또 아들일까? 문분홍 여사는 길라임과 주원을 받아들였을까? 등등의 상상을 하게도 했습니다.

<만남과 헤어짐, 돌아올 수밖에 없는 자리, 운명 그 절대적인 사랑>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던 라임과 주원, 처음에는 최상류층 0.1%와 최하위층 0.1%의 이루어질 수 없는 조건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건보다 앞서는 감정, 자석처럼 끌리는 감정은 김수한무와 거북이로도 되지 않았고, 정강이를 뻥뻥 차버리면서 밀어내도 끊어지지 않았지요. 그리고 또 헤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어공주처럼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 달라는 말은, 라임에게는 얼음송곳처럼 아프고 가슴시렸지요. 인어공주처럼 거품이 되어 사라지진대도 왕자님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라임입니다. 주원엄마 문분홍여사의 독설에 무너지는 라임, 부모님을 욕되게 하면서까지 왕자님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인어공주처럼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것이 왕자님을 구하는 일이었으니까요. 라임은 끝내 인어공주일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왕자님을 사랑하니까요.
상처받은 라임을 위해 주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자기 것을 버리는 것이었지요. 로엘백화점의 주식도, 세상의 눈도, 사회적 조건도 라임보다 소중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라임을 인어공주로 만들고 싶지 않은 주원이었으니까요. 인어공주를 신데렐라로 만들 수만 있다면, 가진 것 모두를 버릴 수 있는 주원입니다. 단 하나, 라임이만은 버릴 수 없는 왕자님입니다. 이번 스페셜에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제가 추가하고 싶은 명대사는 주원의 "제게는 이 여자가 김태희고, 전도연입니다"라던 대사였답니다.

라임은 아버지가 그토록 말리려고 했던 운명을 비껴가지 못했습니다. 영혼체인지라는 꽃술의 마법도 라임의 운명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게지요. 촬영중 사고, 뇌사상태에 빠진 길라임,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던 두 사람에게 영원한 이별이 예고된 사고였습니다. 라임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주고 떠나려는 주원, 그들의 영혼체인지는 기적을 선물해 주었지요. 비록 21살의 주원으로 돌아왔지만, 죽음도 주원과 라임의 절대사랑에 잠시 눈을 감고 모른척해 준 것이지요. 저승사자님 완전 땡큐~
밀어내려고 할 수록 더 강하게 이끌리는 마법,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13년이라는 긴 시간을 돌아서 시작된 운명같은, 혹은 마법같은 사랑말이지요. 사랑처럼 위대한 것은 없다고 하지요. 그리고 저는 시크릿가든 마지막회를 보면서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사랑처럼 우리 가까이에 흔하게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요. 다만 그 사랑이 일상처럼 너무나 평범해서 특별하게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요. 시크릿가든이라는 비밀정원은 운명같은 사랑을 하는 주원과 라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선물입니다. 예쁜 장미꽃이 만발한 눈부신 정원을 만들지, 벤치만이 덩그라니 놓여있는 삭막한 정원이 될 지, 마법은 우리들 모두가 부릴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시크릿가든 보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현빈씨 해병대 잘다녀오고, 군복무후 좋은 작품에서 다시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연기자들 모두에게 감사하고, 특히 김은숙 작가님은 휴식 충분히 취하고, 새 작품으로 시청자들과 다시 만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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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7 14:05




흔히 재벌가의 아들과의 사랑을 이룬 드라마속 여주인공을 신데렐라에 비유하곤 하는데요, 시크릿가든의 여주인공 길라임도 마찬가지의 시선으로 보는 시청자들이 많았을 겁니다. 드라마의 결말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김은숙 작가가 길라임을 신데렐라로 그리지 않고, 독립적인 여주인공의 캐릭터로 만들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길라임은 신데렐라라는 드라마 속 판타지를 깨버린 여주인공이었습니다. 결혼을 하고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액션스쿨 감독이 된 길라임, 결혼전보다 아줌마스럽게 뻔뻔해졌으면서도 부스스 부산스러운 머리꼴을 하고 나오는, 망가진 길라임을 보는 것은 새로운 즐거움이었습니다. 자면서도 마스카라를 지우지 않은 완벽한 수면메이크업의 주인공들에 익숙해서 였는지, 망가진 길라임은 그들이 마법이 아닌 현실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했으니까요. 밤새 뭘(?ㅎ) 그리 열심히 했는지 비몽사몽한 두 주인공을 보니, 두 사람은 평범하게 오래오래 살 것 같더군요.
길라임은 억척같은 캔디형의 주인공도 아니었고, 순종적이고 헌신적인 이미지의 인어공주나, 출생의 비밀을 가진 여주인공도 아니었지요. 그야말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올 법한 환경의 여주인공이었고, 부잣집 도련님을 만나 한 눈에 뿅가는 운명적인 사랑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여자도 아니었습니다. 가진 것이 너무 없어서 서럽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그러면서도 잃을 것이 없어서 더 당당했던 역설적인 캐릭터였지요. 그리고 끝까지 그 캐릭터를 유지해줬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남자 주인공 김주원의 캐릭터 역시도 상식을 깨는 인물이었습니다. 은근히 거부할 수 없는 마초적인 매력을 가진 나쁜남자도 아니었고, 불의를 참지 못하고 주먹부터 나가는 터프가이도 아니었지요. 까칠한 재벌남에 싸가지를 밤무대 의상처럼 뻔뻔하고 두르고 나온 남자였지요. 스스로 돈많은 남자라고 돈자랑도 엄청 해대는, 너무 솔직해서 나사가 하나는 빠진 녀석처럼도 보였고, 머리에 든 것은 많지만 가슴은 이성적 계산으로 철옹성을 쌓았던 남자였습니다. 사회지도층의 상식 딱 그선에서만 소외계층에게 온정을 베푸는, 한 번 만나면 혹시 꼬셔볼까 싶지만, 두 번 만나면 재수 바가지로 털리게 되는 그런 남자였지요. 사랑에 빠져도 한 순간에 솜사탕이 돼버리지 않는 일관성있는 까도남,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의 캐릭터 완성도가 뛰어났다고 생각되네요.
"그쪽만 사랑하니까, 이 어메이징한 여자야"
남은 생을 길라임의 남편으로 살겠다며 어머니와 의절을 선언한 김주원, 그가 택한 것은 행복이었습니다. 길라임과 함께 하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불행일 수 밖에 없는 사랑을 택했지요. 함께 창밖으로 정원을 보고, 함께 책을 읽고, 오래도록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사는 사랑을 택했습니다. 그 사랑이 운명이었다는 것은 드라마에서 쓰여진 마법의 힘이 작용했다는 것을, 엔딩장면에서 부언설명이 되기는 했지요. "내가 부린 마법은 그저 처음 만난 사람들의 악수같은 거야. 그러니 이제 진짜 마법을 부려봐". 길라임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주원이 오열하는 길라임을 보고 차마 아버지의 유언을 전하지 못하고, 잠든 라임곁에 쓰러지듯 잠들면서 잡았던 손, 그때부터 두사람의 마법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13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돌아서 말이지요.
어메이징한 여자와의 결혼도 어메이징이었습니다. 결혼식은 올리지 않고 혼인신고만 하는 김주원과 길라임, 드라마에서 흔히 가까운 친구 두어 사람만 불러서 단둘이 하는 그런 결혼식도 아니었고, 외딴 성당에서 비밀 결혼을 하거나 흔한 스티커 사진 한장 없는 결혼이었습니다.
주원과 라임은 오스카와 윤슬의 증인으로 구청에서 혼인신고만 하고, 첫날밤을 치르지요.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갈라임이 주원을 덮치는 모습에 아찔했다지요. 눈뜨면서부터 사랑할 시간이 부족한 두 사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지치지 않는 금슬을 자랑하는 부부입니다. 죽음의 문턱에까지 다녀왔던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숨쉬는 시간도 아까워 보이더라고요. 뭐 부럽다는 말입니다. 러브스토리의 한장면처럼 눈밭을 뒹굴다가 키스를 나누기도 하고, 아이리스에서 이병헌과 김태희의 패러디모습도 나왔지요. 뜨악 소리나게 놀랐던 장면은 엘리베이터에서의 키스장면이었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결혼이라는 생활을 한 두 사람, 5년이 지난 그들의 스위트홈에는 여전히 결혼사진이 걸려있지 않습니다. 그 사이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에 모범을 보인 사회지도층의 금슬 인증샷만 걸려있을 뿐이었지요. 귀여운 남자아이들 셋, 평창동의 검고 높은 문의 통과패스권을 가진 로엘그룹의 진짜 실세들이기도 합니다.ㅎ 문분홍 여사의 허락을 받고 결혼식은 올리겠다는 주원의 생각에 김은숙 작가가 결혼식이라는 것은 형식일 뿐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같기도 했습니다. 문분홍여사 5년이 지나도 가이드라인을 확실히 하고 있다는데, 베를린 장벽도 무너졌는데, 설마 휴전선처럼 견고할까요? 몇년 후에는 받아들일 것이라는 데에 전 과감하게 배팅하고 싶습니다.
*** 오스카의 콘서트는 세간에 화제가 많이 되어 홍보가 많이 되어 있었지만, 여기서 사고가 날줄은 몰랐네요. 스텝이 두번째 스케치북 하는 무전음성이 고스란히 방송을 탔고, 어찌보면 더 드라마틱했던 윤슬과 오스카의 사랑이었는데, 마지막에 실수가 그대로 나오는 바람에 옥에 티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앞에서 윤슬에게 하트 사인을 보내는 오스카와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윤슬은 예쁜 한쌍이었습니다. 
드라마 엔딩장면, 해피엔딩 속 열린결말
손예진의 카메오 출연도 있었고, 김비서가 제주도에서 병에 넣어 보낸 편지가 한강에 떠내려 온 기적같은 일들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시청자를 의혹의 눈으로 드라마를 보게 한 장면은 장례식장에서 잠든 라임과 주원의 미스테리였을 듯 합니다. 운명을 뜻하는 필연적인 인연이라는 의견도 있을 것이고, 그날 주원이 왜 라임에게 아버지의 말을 전해주지 못했는 지에 대한 부연설명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드라마가 끝나고 한참동안이나 두 사람의 잠든 모습과 숨이 끊어지는 순간에 하는 행동처럼, 힘없이 손을 툭하고 내리는 주원때문에 조금 혼란스러웠습니다. 뭐야? 죽었다는 뜻은 설마 아니겠지, 이 모든 것이 길라임의 꿈이라는 얼토당토한 결말은 아닌 것이겠지... 다행히 그런 나레이션은 없이 두 사람이 마주보고 잠든 장면만으로 드라마가 끝나더군요.
해피엔딩일 수도 있고, 두 사람이 동시에 꾼 긴 꿈일 수도 있는 여러가지 복선들이 숨겨져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세 커플의 사랑의 특징은 긴 기다림이었습니다. 주원이 한 여고생의 눈물을 본 이후 라임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기 까지 13년, 윤슬과 오스카가 또 그만큼의 긴 시간을 지지고 볶고 싸우고 오해하면서 사랑을 하기까지 걸린 긴 시간, 그리고 가장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바다를 돌아 강으로 온 김비서의 유리병편지까지...
모든 사랑의 공통점은 필연일 수 밖에 없는 견고한 사랑이었습니다. 오스카의 바람기를 오랜 시간 견뎌야 했고, 자신의 상처를 치료할 시간이 필요했던 윤슬은, 오스카에 대한 견고한 사랑을 확인하기까지 쉽게 마음을 허락하지 않았지요. 새침떼기 아영이도 마찬가지였어요. 물론 조연의 사랑이라 크게 다뤄주지는 않았지만요.
엔딩장면에 대해서 몇가지의 열린 가능성들이 있었기에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 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작가가 시청자에게 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또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펴보라는 시크릿가든 폐인들을 위해서 말이지요. 그만큼 작가도 이 작품이 자신의 손에서 떠나는 것에 일말의 미련이 남아 보이기도 하고요. 해피엔딩 압력에 작가가 스트레스를 대단히 받았다는 것이 마지막회에서 느껴지도 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이나 해피엔딩을 가장한 열린결말에 대한 의구심이 들더라고요. 결말에 대한 다른 시각 세가지, 독자분들은 어떤 결말에 손을 들어주고 싶은지 궁금하네요.

시청자를 위한 작가의 선물, 열린결말의 이유
우선 가장 평범한 결말은 5년이 지난 시간동안 주원과 라임은 토깽이같은 아들 셋을 낳고, 길라임은 액션감독으로 주원은 월급쟁이 로엘백화점의 사장으로 그 신분과 어느 정도의 재산을 유지하면서, 그들의 정원, 즉 가정을 꾸리면서 알콩달콩 산다는 결말입니다. 말 그대로 해피엔딩이죠.
두번째 지금까지의 모든 일이 주원과 라임의 꿈이라는 결말 가능성입니다. 한마디로 마법같은 꿈이지요. 잠에서 깨어나면 길라임은 고등학생으로 주원은 21살 청년으로 돌아가, 라임의 아버지가 말한 것처럼 처음 만난 사람들의 악수같은 만남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에피소드들을 겪으면서 완성한다는 열린 결말이죠. 이 결말 역시 해피엔딩인 열린 결말이겠지요.
세번째는 좀 우울한 결말입니다. 주원의 힘없이 떨어지는 손이 남긴 복선처럼, 주원이 그날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을 거라는 겁니다. 라임과의 동화같은 이야기를 꿈꾸면서 하늘나라로 간 것이지요. 작가가 좋아하는 결말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기분나쁜 결말이기에 우리 버리기로 합시다!
결론은 첫번째와 두번째 해피엔딩과 열린 해피엔딩으로 결말이 났지만, 두 사람에게 일어났던 마법보다 중요한 것은 기억이라는 장치에 숨겨둔 인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주원이 험한 꿈을 꾸는 라임의 양미간을 세번에 걸쳐 눌러주는 장면이 나왔는지요. 시간적으로 장례식장에서가 처음이었네요. 아빠를 부르며 잠든 길라임, 양미간을 찌푸리는 라임에게 주원이 손가락으로 눌러주자 라임은 평온하게 잠이 들지요.
촬영중에 부상을 입은 라임을 병원에 데리고 갔을 때도, 주원이 자석에 이끌린 듯 라임의 찌푸린 양미간을 눌러줬고, 라임은 금세 평온한 얼굴로 바꼈지요. 액션스쿨 합숙을 가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주원의 손길에 눈을 뜨기는 했지만 말이지요. "그래도 와라, 내일도 모레도..."라며, 라임은 아주 오래전 그 손길을 기억하는 듯 평온해 집니다. 
장례식장에서 잠든 라임에게 "미안하다, 미안해"는 말밖에는 할 수 없었던 주원, 첫번째는 아버지가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 것이었고, 두번째 미안해는 아버지를 자신으로 인해 잃게 해서 미안하다는 주원의 사과였지요.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은 마법을 겪은 후 아름다운 언어로 바뀌게 됩니다. "사랑해, 사랑한다"로 말이지요. 기억을 되찾은 주원이 라임에게 이마에 뽀뽀를 해주면서 하나는 내꺼, 하나는 아버님꺼 라고 했던 말 기억하시지요.
길라임의 아버지가 준 마법은 악수같은 인연일 뿐이었습니다. 진짜 마법을 부린 사람들은 주원과 라임이었고, 마법은 사랑이라는 치명적인 감정이었겠지요. 우리는 수없이 많은 인연들을 만나고, 만들어 가고, 때로는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랑이라는 녀석은 사람과의 인연보다는 좀더 고약한 심보를 가졌지요. 때로는 깊은 슬픔과 상처를 주기도 하고, 끊임없이 조건이라는 녀석과 견주게도 하지요. 조건이 맞아서, 혹은 사랑과 조건이 맞아서 사랑을 완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사회뉴스 1면기사에 사랑때문에 목숨을 끊었다니 하는 기사가 매일 올라오지 않고 있겠지요.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 시크릿 가든에서는 영혼체인지라는 판타지를 썼지만, 결국 드라마가 보여준 판타지는 주원과 길라임의 "그 쪽만 사랑하니까 필요하다"는 사랑의 본질에 대한 마법의 힘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문분홍이라는 현실을 벽을 넘지 못하게 한 것도, 불굴의 의지를 돋보이게 하는 장치였고요. 
세상의 어떤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을 정해두고 태어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고, 사랑에 빠지면 누군가만 사랑하게 만들지요. 주원이 그랬지요. 언젠가 한 번쯤은 이여자랑 결혼한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고요. 그래도 그렇게 후회하면서 평생 그 여자랑 살겠다고요. 중요한 것은 그들의 마법은 어떤 식으로든 완성될 것이라는 겁니다. 인연이 필연이 되고 숙명이 될 수 있는 것은, 그 운명적 숙명성때문이 아니라, 인연을 숙명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을 하기 때문이겠지요.

장례식의 엔딩장면이 라임과 주원의 꿈일 수도 있고, 라임에게 갔던 그날 일을 말해주는 설명장면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시크릿 가든 결말을 작가가 시청자에게 상상의 선물을 준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사랑이란 완성될 수가 없는 마법의 과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한 발 다가서면 두 발 도망가는 사람, 그 사람을 잡기 위해 세 발을 더 다가서는 노력의 과정말입니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심지어는 꿈속에서도 계속될 운명같은 마법에 걸린 두 사람이기에, 해피엔딩을 향한 열린결말이라는 생각을 해봤답니다. 그것이 두 사람의 꿈이었다고 해도 말이에요.
결혼이라는 편리한 결말로 '땡'하고 끝내버리는 사랑이 아니라, 언젠가는 결혼사진을 걸어둘 날을 기다리며, 죽도록 미친듯이 사랑하도록 두 사람이 여전히 그들만의 마법을 계속 부려가도록 말이지요. 후회할 수도 있는 날이 올 수도 있는 현실이기에, "신데렐라는 왕자님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가 아닌, "행복하기 위해 죽도록 사랑하고 있을까?"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신데렐라의 판타지를 깬 열린 결말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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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6 09:07




시청자를 울고 웃게 만든 행복한 드라마 시크릿가든이 마지막 한회를 남기고, 또다시 아영의 꿈으로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해피엔딩이라는 결말 약속에도 불구하고, 아영의 꿈에 하얀 옷을 입은 꼬마 셋과 주원이 입을 막고 울고 있었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해지기도 했는데, 다행히 누가 죽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마지막 말에 "넌 막 소리를 지르고 있고..."라는 말이 첨가되는 것으로 보아, 라임이나 주원이가 죽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듯 하니까요. 마지막까지 큰 폭탄을 장치하신 작가님, 특히 항간에 파다하게 퍼진 길라임 세쌍둥이 엄마설은 작가의 깜찍 유쾌한 상상력이 귀엽기 그지없네요. 설이 아니라 진짜였으면 좋겠어요.
주원의 기억이 돌아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요. 지난회 "우리가 키스도 한 사이냐?"며 얼굴을 들이민 주원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는데, 라임이 주원이 했던 그대로 돌려 주더라고요. 주원이 라임을 예쁘고 귀하게 지켜줬던 것처럼 말이지요.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라는 라임때문에 웃었다지요. 피끓는 34살 주원이가 얼마나 인내하며 참았는지(ㅎㅎ) 라임이 눈치채고 있었나 봅니다. 

너에게로 가는 기억의 터널,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집으로 가겠다는 라임에게 왜 좋아했는지 알기 전에는 못보내준다는 주원에게, "그쪽 옆에 없는 듯이 있다가 그쪽이 원한다면 물거품처럼 사라져 줄까? 인어공주처럼..." 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입만 뾰족 내밀고 가버리는 길라임입니다. 무슨 그런 험악한 말을 저렇게 태연스럽게 하나 싶은 주원이지요. 기억이 돌아오지 않았는데도, 그 여자가 점점 좋아져서 곁에 꼭 붙들어두고 싶어지는데, 무슨 인어공주 타령? 게다가 라임의 웃는 모습이 죽여주게 이뻐 죽겠는 주원인데 말이지요.
오스카의 팬이었다며, 눈꼴시려운 팬미팅 중인 두 사람을 본 주원, 언젠가 본 듯한 모습이지만 보기 좋은 그림이 아닙니다. 오빠오빠 하며 최우영에게 눈웃음 살랑살랑 치는 길라임에게 분노폭발하고 싶은 질투감은 또 뭔지, 길라임과 오스카를 졸졸 따라 라임의 집에 들어가지요.
그런데 하나씩 기억이 돌아오고 있는 주원이 라임을 기억할까 두려운 문분홍여사, 기어이 일을 내고 말지요. 길라임의 아버지 길익선과 주원의 엘리베이터 사고에 대해 전화로 알려준 거예요. 아버지 목숨값을 핑계로 주원에게 들러붙었다는 모략까지 하면서 말이지요.
주원을 살린 소방관의 딸이 길라임이라는 사실에 혼란스러워 하는 주원, 라임이 다 설명해 주겠다는데도 마다하지요. 기억은 주원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요. 여전히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 주원, 4만5천원을 소중히 했다느니, 처음보는 여자옷과 초라한 귤바구니를 애지중지했다느니 하는 말들에도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 주원이지요.
주원을 잃어버린 기억의 터널로 들어가게 이끈 것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에 끼워있던 인어공주 결말부분이었지요. "공주는 물거품이 되려는 찰나, 진실을 알게 된 왕자는 이웃나라 공주에게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라며 파혼을 하고, 인어공주에게 달려가지만, 인어공주는 물거품에 착안, 공기방울 세탁기를 개발해 재벌이 되었고, 왕자는 묻지마 투자로 알거지가 되어서 인어공주의 '김비서'가 되어, 오래 오래 진짜 그냥 오~래만 살았답니다"라는 주원의 문장력, 상상력도 싸가지 제대로인 유치한(?) 개그감에 웃게 만들었네요.
'인어공주와 물거품...' 주원이 기억 속을 바늘처럼 아프게 콕콕 찔러대는 아픔이 느껴집니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은 마음, 막고 싶은 간절함이 주원의 무의식을 빠르게 휘감고 돕니다. 기억났어요. 인어공주 길라임, 인어공주 김주원 그 모든 것들이 말이지요. 빠른 속도로 타임머신을 타고 라임과의 모든 일들이 휙휙 슬라이드처럼 주원의 머리에 떠오릅니다. 그리고 13년전 엘리베이터까지 가는 주원의 기억이 초스피드로 달려갑니다.
잠에서 깨어났을때 왜 길라임이 생각났는지, 언젠가 본 적이 있었던 이유까지 알아버린 주원입니다. 자신을 구한 소방관의 말을 전하러 갔던 주원이 아버지를 잃고 오열하는 여고생의 눈물을 보며, 차마 들어가지 못했었던... 그리고 한 여자아이에게서 아버지를 잃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발걸음을 돌리고, 심한 괴로움으로 13년간 기억을 봉인해 버렸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주원입니다.
라임의 집에 와서 말없이 라임을 꼭 안아주는 주원, 라임에게 선을 보겠다느니, 내 스타일도 아닌데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느냐? 느니 라임을 놀리지요. "길라임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머리가 나쁜건데? 작년부터?" 주원의 기억이 돌아온 것에 기쁜 라임은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그저 고마워서 울 뿐입니다.
이어지는 두 남녀의 사랑고백, "사랑해, 이건 내꺼", 다시 라임의 이마에 뽀뽀하며, "정말 사랑한다. 이건 아버님꺼". 로맨틱 가이 김주원, 끝까지 이렇게 달달하게 하면, 시크릿 가든이 끝나는데 널 어떻게 보내라고... 시크릿 가든이 끝나고도 한참동안 주원앓이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아요.  길라임의 남자 주원으로서, 그리고 라임의 아버지의 몫까지 두배 세배로 사랑하려는 주원입니다.
21살 주원이 34살 주원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13년전의 엘리베이터 사고의 진실과 함께 그동안 주원이 전하지 못했던 라임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까지 전하면서, 또다시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딸한테 일찍 못가서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아빠가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전해줘... 부탁한다".
평생 길라임의 남자로 살겠습니다
주원을 살리기 위해 주원의 손을 놓고 추락하는 엘리베이터와 함께 순직한 길라임 아버지, 여기서 나가면 우리 라임이 소개시켜 준다며, 너무 예뻐서 기절할거다 라고 농담까지 건네고, 주원의 불안을 달래주었던 소방관의 죽음을 본 주원, 그렇게 긴 시간을 봉인해 두었던 말을 전하는 주원도,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을 듣는 라임도 울고 말지요. 추모원으로 가서 길라임 아버지에게 정식으로 청혼을 넣는 주원, "따님 주시면 평생 길라임의 남자로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추모원에 다녀와서 라임이 했던 말,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대사입니다. "그쪽은 날 죽어라 사랑하고, 난 그쪽을 미친듯이 사랑하면 돼". 고통은 봄눈 녹듯이 사라지고, 이제는 죽어라고 미친듯이 사랑할 일만 남은 두 사람입니다.
주원과 라임의 마지막 관문인 엄마 문분홍 여사, "아드님 제게 주십시오, 평생 행복하게 살게 해주겠습니다"라며, 당당하게 청혼을 했던 강한 라임이처럼, 주원 역시도 더 강한 남자가 되었지요. 사랑만큼 강한 것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주원과 라임은 이제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문분홍 여사의 거짓말에 뿔난 김주원, 엄마에게 폭탄선언을 해버리지요. 엄마가 아무리 라임이 싫다고 뜯어 말리고, 사람을 붙여서 감시하고 모욕을 주고, 이사회를 소집해서 사장자리에서 목을 뎅강 잘라버려도, 엄마니까 참았던 주원이었어요. 그런데 자신의 목숨을 구한 소방관과 그 딸을 모욕하고, 거짓말을 했던 것은 참을 수 없는 주원입니다.  "엄마는 끝까지 나빴어요. 이번 일로 자존심도, 저도 잃었어요. 34년간 엄마아들로 살았지만, 저 이제 엄마 아들로 안살려고요. 이제 남은 시간, 그 여자 남편으로 살겠습니다".

끙,,, 문분홍여사 뒷목잡고 쓰러질 일만 남기고 19회가 끝났네요.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할 지, 그 의미심장한 복선 하나를 아영의 꿈을 통해 들려주고,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시는 김은숙 작가십니다. 벌써부터 슬퍼지네요. 시크릿가든이 새드엔딩이 되었든, 해피엔딩이 되었든 이젠 관심도 없어질 지경이랍니다. 이 착하고 예쁜 드라마가 끝난다는 것이 슬프고, 빤짝이 까도남 김주원과 길라임, 그리고 오스카랑 윤슬, 김비서와 아영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이 슬프네요. 무서운 문분홍여사까지 너무나 그리울 것 같습니다.
맛보기: 아영의 꿈, 어떤 복선이 숨어있나?
오스카와 윤슬의 공개데이트와 김비서와 아영의 거품키스까지 서비스로 해피하게 결말로 향하는 시크릿 가든, 맛보기로 아영의 꿈해몽이나 하면서 마지막회를 기다릴까 합니다. 작가님이 한 입으로 두 말 하지는 않을 거라 굳게 믿고, 아영의 꿈이 어떤 의미인지 상상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네요.
많은 분들이 검고 높은 문 앞, 세아이와 주원의 눈물, 그리고 소리지르는 라임을 두고 여러가지 추측들을 해보셨으리라 생각해요. 저도 다르지 않은 상상의 나래를 폈는데요, 우선 일반적인 추측으로는 세아이의 엄마된 길라임과 주원이 문여사의 집앞에서 받아달라고 우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을 듯 싶네요. 또 하나는 터프우먼 길라임한테 개구장이 세 애기들과 주원이 사고를 저질러서 반성하라고 쫓아냈을 듯한 재미있는 상상도 있겠고요. 드물게 새드엔딩을 상상하는 분은 길라임이 죽어서, 애기들과 주원이 울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했을 듯도 싶고요(떽끼, 그러면 안돼요!).
저는 다른 생각을 더 해봤습니다. 같은 생각을 하신 분들이 있으셨으면, 진짜 하이파이브에요^^*
전 길라임이 네 번째 아이를 출산 중인 꿈으로 해석도 했거든요. 세 아이 엄마 길라임은 해산의 고통에 소리를 지르고, 라임과 주원의 세 애기(쌍둥이인가?)들은 엄마가 소리를 지르니 막 울어대지요. 누구나 그렇듯이 아내의 해산을 보는 남편은 초조와 불안으로 입이 바짝 타게 만들겠지요. 애들은 울어대지, 라임은 고통으로 소리를 지르지, 대신 아이를 낳을 수도 없고, 라임이 걱정이 돼서 죽을 지경인 주원이 우는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네요. 혼자 자란 라임이나 주원이 자식욕심은 엄청 많을 것 같아서, '생기는대로 힘닿는 데까지 쑥쑥 낳아보자'의 사고방식을 가졌을 듯 해서 말이지요. 출산률이 저조해서 걱정인데 주원이같은 사회지도층이라도 솔선수범해서 출산률 상승에 기여하는게 어떠하올런지요?ㅎ주원의 텅빈 정원에, 봄이면 꽃이 피고 아이들이 비누방울 놀이도 하면서 뛰어노는 그런 상상을 해봤어요. 그들만의 시크릿가든에서 말이지요.
또 한가지는 아영의 꿈이 라임이가 세 쌍둥이를 낳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게 더 강하게 끌리는 복선이지만요. 아영의 꿈속에 애기들이 하얀 옷을 입었다는 말을 했는데, 신생아들이 입는 배냇저고리가 생각나더라고요. 라임은 출산하느라 소리를 질러대고, 주원의 라임과 자신의 아이들이 세상에 나오는 생명탄생의 위대한 과정을 보며, 꺼이꺼이 울고 있지요. 주체할 수 없는 감격과 기쁨에 찬 눈물을 흘리면서 입을 틀어막고 말이지요. 이때 문분홍여사가 "우리 새 애기, 순산해야 할텐데..주원아, 걱정마라, 걔 보통인물은 아니니 애도 순풍순풍 잘 낳을 거다"하며, 병실문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이라면, 그야말로 역사적인 해빙기 무드로 해피엔딩이 될테고 말입니다. 문제의 문분홍 여사님, 옛말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는데, 그렇게 귀여운 천사 셋이나 둔 라임을 설마 내치시겠어요. 손주들 보고 싶어서라도, 라임을 문지방이 달도록 평창동 집으로 오라고 할 것 같지 않나요?
라임과 주원의 운명과 죽음을 뛰어넘는 마법같은 사랑을 보면서 책에서 읽었던 구절이 머리 속에 뱅뱅 돌더라고요. "미성숙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당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랑을 한다고 말하지만, 성숙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라는 말이에요.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있어야 하는 두 사람, 주원과 라임의 정원에 사랑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의 정원을 완성해 가고 있습니다. 꽃이 만발한 사랑의 정원말입니다. 봄이 되면 그들의 시크릿 가든에도 꽃이 활짝피게 되겠지요. 김은숙 작가가 마지막에 정신줄을 놓지 않는한 말입니다.
주원이 바꿔놓은 인어공주의 결말처럼, "두 사람은 오래오래만 살았습니다"가 되면 어때요? 죽을 때까지 행복만 먹고 사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어요. 애들 똥귀저귀 갈아주면서, 티격태격 싸움도 하고, 방뀌뽕뽕 뀌면서 환상도 깨지면서 사는 것이 결혼이고 사랑이지요. 그것이 사람사는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행복한 모습이고 말이지요. 그런 모습이 두 사람이 새롭게 만들어 갈 정원이겠지요. 올망졸망한 애들과 단체로 빤짝이 트레이닝복을 입고 산책도 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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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9 08:19




인류학자 애슐리 몽태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간은 이성의 이름으로 비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유일한 피조물이다". 눈물 콧물로 범벅된 시크릿 가든 17회, 예고된 슬픔이었지만 영혼체인지를 재시도하는 주원을 보면서 이 말이 생각나더군요. 사랑이라는 병에 걸리면 가끔은 사람들이 이성을 잃은 행동을 하게 되지요. 죽음도 불사하는 극단적인 선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선택이 감동적인 이유는, '사랑'이라는 절대가치가 가지는 힘때문일 겁니다. 
라임을 살리기 위해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주원의 오열에 폭풍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사랑을 포기하는 라임의 통곡에 함께 가슴을 쥐어 뜯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비를 맞기 위해 뇌사상태에 빠진 라임을 싣고 자동차를 돌진하는 주원의 미친사랑에, 심장이 멈춰 버릴 듯한 전율에 휩싸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영의 꿈을 통해 시크릿가든의 해피엔딩에 대한 예감으로 뛰는 심장과 격정적으로 흥분되었던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말없이 웃을 수 있었던 시크릿가든 17회였네요. 주원의 선택을 보면서, 주원에게 저는 이 말을 외치고 있었다지요. "그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라고요. 이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 시청자를 눈물콧물 쏙 빼놓은 줄거리부터 정리하도록 할게요.

주원을 위해 물거품을 선택하는 라임
돈으로 보상하겠다며 아버지의 목숨 헛되이 하지 말고 정리하라고 가버리는 문분홍여사, 이름은 봄꽃이 만발한데 마음은 차디찬 눈의 여왕인지 참으로 독한 분이시지요. 그럼에도 문여사의 가녀린 떨림을 읽을 수 있었던 장면이 나왔기에, 저는 여전히 문분홍여사의 분홍꽃의 마음을 믿어 보렵니다. 라임의 사고 이후 핸드폰을 들고 뭔가를 보던 문분홍여사가, 감정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잠깐 엿봤거든요. 주원이 보낸 꽃과 카드로 그 분위기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뭔가 걱정하는 눈빛이어서 저는 그게 길라임에 대한 걱정으로 비춰지더라고요.
전세기를 띄워서 오디션을 보게 하고, 라임의 평생꿈을 이뤄주기 위해 기적을 만들어준 남자, 아버지의 목숨 대신 얻은 남자였기에 죽어도 헤어지지 못하겠다는 라임입니다. "아빠가 당신 목숨 걸고 살린 목숨이면, 저에게도 소중한 목숨입니다. 아빠가 목숨걸고 지킨 사람이니까, 저도 평생 소중하게 지키며 살겠습니다. 정말 저는 안되나요? 되게 해주세요".

이 정도로 감동적인 말을 했으면 대개는 아무리 모진 사람이라도 한 풀 꺾이는데, 문분홍여사는 상상이상의 독한 분이시지요. 눈의 나라 여왕님 문분홍여사의 작전은 라임을 결국 무릎꿇고 애원하게 만듭니다. 사장해임안을 안건으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원의 모든 것을 빼앗아 버리겠다고 길라임에게 협박하지요. 그래도 그여자 포기 못하겠다는 주원의 목소리가 전화로 들려옵니다.
"자식이 엇 나가면 부모가 더 엇나가야 자식을 이기는 거야. 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얘기야. 그게 주원일 꺾는 일이라도..."
문여사의 완고함에 라임은 주원일 지키기 위해 결국 헤어지겠다고, 통곡하고 말지요. "그 사람 놓겠습니다. 제가 사라지겠습니다. 물거품처럼 사라져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그 사람 망치지 마세요". 주원을 지키기 위해 인어공주가 되려는 라임, 주원의 서재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에 인어공주의 결말을 끼워두지요. 그렇게 주원에게 이별을 고하는 라임입니다. 
다크블러드의 오디션에 통과했다는 라임에게 꽃다발을 들고 온 주원, 특별주문했던 고양이 브로치로 라임의 까만비닐봉지보다 못한 가방끈을 묶어주지요. "이렇게 달고 다녀, 손수건으로 묶지 말고...". 그 장면을 보면서 혼자 웃었답니다. 짜아식, 돈도 많은 녀석이 새가방 하나 사주지..ㅎㅎ. 하지만 라임의 가난을 라임의 일부로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이 더 예뻤던 장면이었습니다. 신데렐라가 아닌 재투성이 라임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겠다는 마음이 읽혀져서 말이지요. 주원이 많이 성장했네요. 
가방을 밀쳐버리는 라임, 가슴은 감동으로 울기 일보직전인데, 애써 마음을 다잡는 라임입니다. 그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내야 하기 때문이죠. "난 그 쪽 덕분에 내 몫이 아닌 상처들까지 껴안은 느낌이야. 근데 그쪽은 왜 그렇게 해맑아? 당분간 보지 말자. 나 촬영들어가.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에 사랑타령이나 하고 싶지 않아, 귀찮고 힘들어".
돌변한 라임때문에 괴로운 주원은 술병채로 나발을 불고, 다시 약을 찾게 되지요. 그렇게 힘들게 밀어내는데도 찰거머리처럼 찾아오는 주원에게 라임은 하고 싶지 않은 말을 뱉고야 맙니다. "13년전 그쪽을 구하고 순직한 소방관이 우리 아빠셨어. 난 그쪽을 볼때마다 아빠 생각이 나. 난 이제 맘편히 그쪽을 볼 자신이 없어. 부탁이야, 인어공주처럼 물거품처럼 사라져 줘". 아버지가 살린 목숨이니 평생 소중히 지키고 싶다며, 문분홍 여사에게 울며 애원했던 라임, 그렇게 주원을 지키고 싶은 라임입니다. 평생 보지 않는 것이 주원을 망치지 않는 길이라면, 그렇게라도 하려는 라임입니다.

라임을 살리기 위해 물거품이 되려는 주원
쿵!
13년전 신문기사에서 라임아버지를 확인하는 주원, 라임이를 지켜야 하는 이유가 더 생긴 주원입니다. "연기는 진하고 공기는 희박할 때, 고귀한 생명의 생사를 알 수 없을 때, 내가 준비되어 있게 하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라임 아버지의 소방관의 기도 나레이션은 주원이 가족을 돌보아 주겠다는 마음을 깔아준 것이였지요.
라임의 첫촬영날입니다. 촬영현장에서 라임이 교통사고를 당한다는 것이 알려져 버렸기에 각오를 단단히 하고 봤네요. 스포덕(?)에 충격은 덜받았지만, 다음부터 이런 스포 올라오면, 그 기자 멱살을 잡고 싶은 심정입니다. 김비서의 목소리에 화병을 깨는 주원, 쏟아진 장미는 라임의 불행을 말했지요. '영영 깨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 소견으로는 뇌사입니다". 이런 된장 막장같은 경우라니... 혼수상태도 아니고 뇌사라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라임의 병실에서 간호하는 주원, 손을 닦고 뚫어지게 라임의 얼굴을 쳐다봐도 그녀는 깨나지 않습니다. 인상도 쓰지 않습니다. 빌어먹을, 이럴 때는 양미간이라도 찌푸리면 좀 좋아, 그러면 라임이 살아있다는 것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을텐데 말이죠.
"보름이 지났다. 그녀는 여전히 꿈속에 있다. 평온한 얼굴인 걸 보면 그녀의 꿈속엔 내가 없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날 기다리고 있나보다. 내가 갈 때까지 기다릴 모양이다. 내일도 모레도..."
주원은 라임에게 가기로 결심하지요. 그녀에게 가는 방법은 알고 있어요. 비가 내리는 곳으로 가는 것입니다. 영혼체인지. 일기예보를 검색하던 주원에게 우영이 사고전에 라임이 왔었다는 얘기를 해주지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속에 끼워둔 라임의 이별편지, 인어공주가 되어 물거품처럼 사라지겠다는 이별통고였어요. 주원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던 라임의 마음을 확인하고는, 주저앉고 마는 주원입니다.   
그런데 그런 이별이 아니게 되어 버렸지요. 라임이 진짜 인어공주처럼 죽을지도 모르는 여행을 떠나고 있는 중이에요. 찢겨진 인어공주의 결말을 부둥켜 안고 우는 주원, 눈물없이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습니다. 차라리 헤어지는 것이 나을 것같은 주원입니다. 어디선가 길라임은 살아있을테니까요. 그런데 길라임이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곳으로 떠나게 될 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녀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주원에게는 죽음입니다. 이기적인 선택이라 할지라도, 나중에 라임이 길길이 뛰고 난리를 쳐도 주원은 라임이 살 수 있는 방법을 택하려고 하지요. 주원 자신의 몸으로 라임이를 살게 하려는 것 말이지요.
    
가슴 찢어지는 주원의 고백, "사랑해, 사랑한다"
자신의 몸을 라임에게 주고 대신 라임의 몸과 함께 긴 여행을 떠나려는 주원은 한 사람 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을 준비하지요.
"엄마 사랑해요. 언제나 언제나요. 주원이가요"라고 적힌 카드를 보는 문분홍여사, 저는 이상스럽게 뒤에 적힌 '주원이가요'가 다른 의미로 해석되더라고요. 띄어쓰기를 하면 '주원이 가요'가 되는데 마치 주원이가 엄마에게 자신은 떠난다는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읽는 것에 따라 느낌이 다르죠?
아무튼 주원은 그렇게 주변정리를 합니다. 오스카에게는 오스카가 탐냈던 물건들을 선물로 주고, 잠든 오스카에게 "형, 나 다 알고 있었어. 형이 늘 나한테 져주는 것... 정말 고마웠어.. 형"이라며 눈물을 흘리며, 사랑하는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합니다. 주원에게 가장 힘든 작별인사는 라임에게 였지요. 라임에게 쓴 주원의 편지는 원문을 인용해서 올립니다.

"미리 밝혀두지만 그쪽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써보는 사회지도층 김주원의 편지를 받는 유일한 소외된 이웃이야... 그러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바람이 나뭇가지를 못살게 흔드는 오후다. 그쪽이 이 편지를 볼때도 바람에 나무가지가 흔들리는 오후였으면 좋겠어. 그래서 내가 봤던 걸 그쪽도 봤으면 좋겠어... 내가 서있던 창가에 니가 서있고, 내가 누웠던 침대에 니가 눕고, 내가 보던 책들을 니가 보고...
그렇게라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 정도면 우리.... 함께 있는 걸로 치자. 그 정도면 우리... 다른 연인들처럼 행복한 거라고 치자."
주원이 꺼이꺼이 가슴으로 우는 장면에, 현빈이 부른 드라마 OST 그남자가 흐르는데, 진짜 오장육부가 갈기갈기 찢기는 아픔이 느껴졌네요. 얼마나 울었는지, 이렇게 울려도 되는 겁니까? 
병원으로 달려간 주원은 라임을 안고 비소식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지요. 의식없는 라임에게 전하는 눈물인사에 정말 엉엉 소리를 내며 울었네요.
"어떤 놈도 사랑하지 말고 평생 나만 생각하면서 혼자 살아. 최우영이랑도 너무 친하게 지내지 말고... 그거 근친이야(심각한 순간에도 웃음 날려주는 까도남)... 내 생애 가장 이기적인 선택이겠지만, 사회지도층의 선택이니까 존중해 줘. 언제나 멋졌던 길라임, 앞으로도 꼭 멋져야 돼"
이마에 뽀뽀를 하며 눈물 한줄기를 주르르 흘리면서, 주원이 처음으로 사랑한다는 고백을 했지요. "니가 아주 많이 보고 싶을 거야... 사랑해, 사랑한다".
이제 다시는 주원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라임의 얼굴, 영원히 주원의 눈에 새겨두려는 듯 그렇게 오래도록 라임의 잠든 얼굴을 내려다 보는 주원입니다. 다시는 라임을 만질 수 없겠지만, 다시는 라임의 반짝반짝 빛나는 눈을 볼 수는 없겠지만, 다시는 화내고 울고 웃는 라임을 볼 수 없겠지만, 다시는 그녀의 숨소리를 듣지 못하겠지만, 라임이 주원의 몸과 함께 사는 것으로 족한 주원입니다.
천둥번개가 치는 하늘로 거침없이 돌진하는 주원, 주원과 라임은 영혼체인지가 다시 되는 걸까요? 이것이 라임을 살리기 위한 주원의 최선의 선택이었습니까? 확실해요?ㅠㅠㅠㅠㅠㅠ

주원의 어리석은 선택,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예고편이 없어서 영혼체인지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드라마니까 아마 영혼체인지는 되었겠지요. 길라임은 주원의 몸으로, 주원은 뇌사상태에 빠진 라임의 몸으로 말이지요.
그럼 잠시, 사랑에 넋나간 주원의 어리석은 선택에 대해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라임은 지금 뇌사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이는 영혼체인지라는 마법이 통하기에는 무리인 설정이었어요. 뇌사와 혼수상태 혹은 식물인간이라는 개념은 의학적으로 조금 차이가 있는데, 뇌사상태는 가장 최악이거든요. 찾아본 자료에 의하면, 뇌사는 호흡과 혈압등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뇌간(숨골)을 포함한 뇌 전체의 기능이 완전히 손상되어, 어떠한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는 혼수상태를 말합니다. 인공호흡기의 도움으로만 호흡이 가능한 상태를 말하고, 이때 심장은 뇌의 지배를 받지 않고도 일정 기간 동안 심박동이 가능하지만, 호흡기에 의존하는 시간이 경과할수록 인체의 장기기능도 점점 떨어져 결국에는 심장정지가 오게 된다고 해요.
그러니 영혼이 체인지 된다면 주원은 라임의 몸과 함께 살게 되지만, 라임은 현재 의식이 사라진 상태이기때문에 주원의 몸으로 들어갈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다는 것이지요. 만약 들어갔더라도 주원이 의식불명상태가 되는 것이고요. 다행히 라임이 의식이 돌아오는 기적이 일어난다면, 주원의 몸과 함께 라임의 의식도 돌아오겠지만, 라임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다음은 주원이 식물인간 뇌사상태가 돼버린다는 것이지요. 즉 교통사고를 당한 라임은 주원의 영혼과 함께 깨어나고, 반대로 주원은 하루 아침에 멀쩡하고 건장한 남자가 몸은 정상인데, 의식은 없는 그런 상태로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 제가 주원에게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라고 묻는 것이랍니다. 이성적 판단보다는 비이성적인 판단이었거든요. 사실 병원씬에서 뇌사 상태에 빠진 길라임이 인공호흡기를 안 끼고 있던데, 이건 제작진의 실수라고 보여지고요, 그런 라임을 병원에서 데리고 나온 주원도 이미 이성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인공호흡기를 꽂고 있었던 상태라면, 이거야 말로 살인행위 아니였냐고요. 드라마니까 패스~ 주원의 사랑이 예뻐서 패스~...뇌와 영혼, 마음과 생각, 이런 것을 정리하다보니, 그 상호관계가 머리 뽀사지게 복잡하더라고요. 몰라몰라 이것도 패스, 김은숙 작가가 시원하게 해결해 주겠지요? 

여기서 제가 예상하는 상황은 바로 문분홍여사의 변화입니다. 생각해 보자고요. 영혼이 체인지된다면 주원이 하루아침에 의식불명상태가 되고, 왜냐면 라임이 다친 부분은 뇌부분이기 때문에 의식이 멀쩡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주원이 잘못 계산했다고 한 것이고요. 여튼 라임은 멀쩡한 주원의 영혼 덕에 깨어날테고, 아마 라임의 몸으로 깨어난 주원도 황당할 것 같아요;;. 이 부분을 작가가 어떻게 그려줄지 무지무지 궁금하답니다. 뇌의 손상과 영혼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줄지 궁금해서 말이지요.
뇌세포가 마음과 정신을 주관한다는 전제하에, 주원의 몸에 들어간 라임의 다친 뇌의식은 주원을 이상하게 만들겠지요. 그리고 문여사도 아픈 주원을 보러오는 라임을 막을 수는 없겠지요. 문여사는 '흥' 하고 콧방귀 뀌는 라임의 사랑으로라도 주원의 의식이 돌아올 수만 있다면, 사랑의 힘으로 깨나게 해달라고, 라임에게 손이 발이 되더라도 울며불며 애원하지 않을까요? 물론 문여사의 애원을 듣는 것은 주원이지만 말입니다. 주원이가 이때 라임의 몸을 빌어서 꼭 조건을 받아냈으면 좋겠다는 허무맹랑한 생각도 들었답니다. "어머니, 대신 이 사람 깨어나면 저를 받아 주시는 겁니다"라고요.  

아무튼 주원이 계산을 잘못한 선택에도 불구하고 주원의 자기를 버리는 거침없는 사랑에는 하트뿅뿅 폭풍감동입니다. 라임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느냐고 오스카가 물었었는데, 주원은 자신이 가진 물질적인 것은 물론, 영혼까지도 버릴 수 있는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성의 이름으로 비이성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주원이기에 말입니다.

해피엔딩의 복선, 아영의 꿈 속 장미꽃
시청자의 눈물에 김은숙 작가가 큰 선물을 주어서, 그나마 저는 안도했습니다. 아영의 꿈을 해피엔딩의 복선이라고 해석을 했거든요. 아영이 라임의 첫촬영날에 대박꿈을 꿨다며 사라고 했지요. 새하얀 눈밭 한 가운데 예쁜 식탁에서 라임과 주원이 예쁜 꽃차를 마시고 있더라고요. 근데 한 사람이 더 있었는데 누군지는 모르겠다고 했는데, 라임의 아버지였겠지요. 두 사람이 차를 마시니까 하늘에서 새빨간 장미꽃잎이 비처럼 쏟아졌다고 했는데, 꽃차와 비처럼 쏟아지는 장미꽃잎이 저는 해피엔딩에 대한 암시가 아닌가 생각되었답니다. 잠시 새빨간 장미꽃잎이 쏟아졌다는 부분에서 길라임의 피흘리는 손이 연상되기도 했지만, 고개를 강하게 저어 부정하고 싶네요. 저는 생명의 빛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참, 대사가 빛이었나요? 비인가요? 암튼... 비가 되었든 빛이 되었든 장미꽃잎은 생명으로 저는 해석하고 싶습니다. 아니라면 김은숙 작가 미워할거얌~
해피엔딩의 복선을 찾기 위해 1회부터 꼼꼼히 뒤져봤는데요, 시크릿가든 1회 주원의 정원에서 찾았습니다. 눈이 소복히 쌓인 주원의 텅 빈 정원, 라임에게 자신의 몸을 주고 가려는 주원의 절대적인 사랑에, 떨어진 장미꽃은 상사화가 되어 주원의 정원에서 다시 피어나게 됩니다. 식탁이 놓여있고 꽃이 만발한 주원의 정원, 그 곳에 라임과 주원이 앉아 새로운 이야기를 써가지 않을까요?
라임과 주원은 물거품으로 사라지는 인어공주가 되지는 않을 거예요. 아영의 꿈에서 저는 백설공주의 한 부분을 떠올렸거든요. 어릴때 읽은 동화라 백설공주인지 잠자는 숲속의 공주인지 가물가물하지만, 백설공주의 엄마, 그러니까 여왕이 바느질을 하다가 손가락을 바늘에 찔려 피가 나고, 새하얀 눈에 떨어졌지요. 그 색깔이 너무 예뻐서 보는데 거기에서 빨간 장미꽃이 피었다고 하는, 한구절이 생각나더라고요. 백설공주의 태몽이었는데, 태몽이라는 것은 생명의 탄생을 예고하는 거잖아요. 하얀 눈밭에 빛(비)처럼 떨어지는 장미꽃잎들, 하늘도 감동해서 두사람에게 눈물의 비가 아닌, 축복의 꽃잎을 내려주는 황홀한 마법, 그것이 라임의 기적같은 소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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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32
2010.12.27 09:43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단단한 사랑을 다지는 라임과 주원에게 최대의 위기가 왔습니다. 친한 친구이자 주치의인 지현을 알아보지 못하는 주원(라임)과 아버지의 기일과 죽은 선배도 기억하지 못하는 라임(주원)을 우영과 임감독이 의심하기 시작한 거지요. 영혼체인지라는 판타지를 이해할 수 있을지, 정체를 의심하는 우영과 임감독의 추궁에 주원과 라임이 어떻게 대처할 지 정말 궁금해 죽겠네요. 보석처럼 반짝였던 시크릿가든 14회는 주원과 라임, 우영과 윤슬의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예쁜 장면들이 넘쳐서 보석가루가 뿌려진 그림같았지요.
라임의 사랑고백 "나 너 보러왔다"
요정할머니의 도움으로 파티장에 들어가게 된 라임은 주원을 이제는 똑바로 볼 자신이 생겼습니다. 그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죠. "이렇게 예쁘게 하고 와서 12시 땡치면 사라지게?" 전화도 받지않고, 만나 주지도 않은 라임때문에 애간장이 탔던 주원은 더 불안합니다. 신기루처럼 그녀가 사라져 버릴까봐서 말이지요. "들어오고 싶었는데 밖에 있었어. 근데 요정할머니가 가서 말하래. 나 너 보러왔다라고... 그쪽 어머니에게 아빠 걸고 다시는 안만나겠다고 맹세했어. 그런데 몸은 돌아섰는데 마음은 안떠나. 그쪽 만나면 앞으로 많이 힘들 거 아는데 그쪽을 못봐서 힘든 것 보단 만나서 힘든게 더 참기 쉬울 것 같아서... 나 너 보러 왔어..이게 내 대답이야"
그리고 자신이 아직도 인어공주밖에 될 수 없느냐고 묻지요. 주원의 대답이 나오려는 찰나, 왠 똥파리들이 자꾸 꼬여드는지 계속 주원의 대답을 막지요. 선을 봤던 유경란이 들이대지를 않나, 주원의 시덥잖은 친구가 말을 걸지를 않나, 암튼 윤슬의 멋진 행동에 엉덩이 톡톡 두드려 주고 싶은 장면이 나왔지요.
"이제 막 마음 연 사람들한테 상처주지 말고 조용히 놀다 가라" 왕년에 껌좀 씹고, 침 좀 뱉은 포스를 흉내내는 윤슬의 붉은장미파 두목같은 모습을 보니, 예전 백화점에서 아영의 명찰을 달라며 터프한 모습을 보여줬던 길라임 흉내를 그럴싸 하게 내더라고요. 진짜 사랑을 아는 윤슬이기에 주원과 라임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그녀가 예쁘더군요.
힘든 사랑을 해왔던 윤슬에게도 사랑의 보석가루가 뿌려질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고 있네요. 지난 글에서도 투정부리는 윤슬을 미워할 수가 없다고 썼는데, 가여운 그녀가 우영으로부터 받았던 상처를 곱절로 보상받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윤슬에게 못해 줬던 것들을 하나 하나 기억해서 위로하고, 사과하는 우영의 진심을 아직은 모른 척하고 있지만, 그녀가 우영을 바라보는 눈빛에서 슬픔은 점점 가시고, 사랑으로 일렁이는 변화가 감지되어서 좋답니다. 사랑을 하면 표정이 부드러워진다고 하지요. 요즘들어 눈에 띄게 표정이 부드러워지고 있는 인물이 윤슬과 라임이지요. 잘 웃지 않는 여자들이었는데 말이죠.
주원의 파티키스, "난 이런 멋진 여자를 본적이 없어"
"너 같은 놈은 평생 볼일 없는 여자야. 돈도 없고 온몸은 상처투성이인 주제에 우리같은 놈들하고 1분1초도 있고 싶지 않단다. 난 이런 멋진 여자를 본 적이 없어. 이게 내 대답이야"
라임에게 키스하는 주원, 파티장에 온 VVIP들 눈이 휘둥그레져서 입도 뻥긋하지 못하고 숨도 쉬지 않고 얼음땡되어서 두 사람을 지켜 보았지요. 그 후로도 오래동안 주원과 라임은 사랑의 키스를 나눕니다. 주원과 라임의 파티장에서의 공개키스가 의미있었던 것은 그 사랑의 절대성에 있겠지요. 세상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사랑하겠다는 공개선언과 같았으니까요.
사실 사랑하기에 조건들을 배제한다는 것은 거짓말일지도 모릅니다. 빈부차이, 학벌, 집안 등이 때로는 사랑의 조건이 되기도 하고, 결혼에 필요한 필수 예단이 되기도 하는 세상이니까요. 주원의 파티키스는 그런 의미에서 주원이 라임을 절대로 인어공주로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과도 같았습니다. 두 사람에게 인어공주의 슬픈 동화는 이제 끝났습니다. 인어공주에서 신데렐라 동화로 급진전하는 주원과 라임의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데렐라 동화는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사랑때문에 왕위를 버린 에드워드 8세와 심프슨 부인의 사랑이야기가 더 생각나더군요. 세기의 로맨스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로엘가로 대표되는 주원과 스턴트우먼에 고아인, 악조건은 두루 갖춘 라임과 오버랩되어서 말이지요.
주원집의 화려한 크리스마스 파티장과 대별되는 라임의 크리스마스 깜짝 선물은 더 로맨틱했지요. 주원엄마의 모질고 칼같은 성격에서, 어찌 그리도 한땀한땀 수놓은 듯한 섬세한 감성을 가진 아들이 나왔는지 불가사의할 정도로, 주원의 라임앓이는 달달하고 로맨틱합니다. 아영을 다음날까지 야근시키라는 응큼한 주원때문에 기겁하는 라임,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고 있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라임을 몰아세우는 주원때문에 또 실컷 웃었답니다. 다 큰 성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밤을 함께 보낸다는데, 뭐라 할 말은 없었지만, 손을 꼭 잡고 싶어서 그랬다는 말에, 어쩜 저리도 겸손한 욕정(?ㅎㅎ)을 가지고 있나 눈을 흘기면서도, 주원이 진심으로 라임을 사랑하는 방법이 예뻤어요.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곱게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이 읽혀져서 말이지요. 
영혼체인지된 주원과 라임, 사랑보다 강한 것은 없다
파티키스는 삽시간에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라 주원엄마의 귀에까지 천리마를 타고 들어가고, 주원엄마 문분홍 여사의 방해공작 1단계가 시작되었지요. 아영의 해고라는 파장을 가져온 게지요. 열받은 라임은 평창동으로 향하고, 주원도 이 사실을 알게 되어 대문앞에서 라임을 막아서지요. 그때 먹구름이 몰려오고 비가 내리더니, 예측했던 대로 영혼체인지가 다시 일어나게 됩니다.
라임의 몸으로 바뀐 주원은 엄마 문분홍 여사를 기절초풍하게 하는 폭탄선언을 하며, 라임의 하트뿅뿅 눈길을 받습니다. 물론 문분홍 여사는 라임이 한 말이라 생각하고 있기에, "보통애가 아니다"라며 혀를 내두르고, 뒷목을 잡고야 말았지만 말입니다.
"저 아드님이랑 못 헤어집니다. 이게 다 아드님을 위한 겁니다. 이 상태에서 헤어지면 아드님이 상사병으로 죽을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또다시 인사문제에 개입하면 노조에 확 찌를 겁니다. 저희들이 만나는 것 정 못보시겠다면, 외국가서 살죠, 뭐..." 주원의 확신에 찬 말에 길라임도 감동으로 울컥하며, 용기백배입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이제 이 사람 믿으려고요".
문분홍 여사 혈압을 급상승시키고 나와버리는 주원과 라임, 박수 짝짝입니다. 물론 뒷목잡고 쓰러지기 일보직전인 문여사에게는 우황청심환을 권해 드립니다만...;;;
한번 바뀐 경험이 있는 주원과 라임은 두 번째는 적응하기가 더 쉽지요. 라임을 대신해 오디션을 봐야 하는 주원에게 액션 훈련을 겸한 PT체조도 시키고, 라임은 주원의 사인연습과 행동에 대한 주의사항을 받으며, 영혼체인지를 편한 마음으로 즐겨가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후끈 달아오른 주원이 라임에게 키스하고 싶을 때마다, 자신의 입술에 키스를 하고 있는 자신을 봐야 하기에 고역이기는 하지만, 라임의 눈을 감기고 키스하는 방법도 알아냅니다. 궁하면 통하리라... 주원이 라임을 안아주며 "몸은 바뀌었지만 하루 한 번씩은 서로 안아주기"라고 했던 말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막간을 이용해서 현빈과 하지원의 상대방에 대한 빙의 연기를 또 칭찬하지 않을 수 없네요. 작은 손동작 하나까지 연기하는 모습은 극의 재미를 더하지요. 예를 들면 하지원이 웃거나 쑥쓰러울 때 습관적으로 손이 눈으로 가는 모습을 현빈이 한다든가, 현빈이 웃음이 나올 때 주먹을 입에 대는 모습을 하지원이 그대로 재현하는 모습은 작은 재미를 주더군요.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주원과 라임의 수상쩍은 행동에 정체가 들통날 위기에 처했지요. 임감독과 오스카 최우영이 두 사람을 의심하게 된 거지요. "당신 누구야?" 소름끼치는 대사였네요. 왜 안그러겠어요. 매일 보는 애가 전혀 딴 사람처럼 이상스런 행동을 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주치의 지현도 못 알아보고, 주원이 지현에게 물어볼 게 있다며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지를 않나, 라임은 아버지 기일과 죽은 선배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으니 임감독이 식겁할 일이지요. 과연 이 위기 상황을 주원과 라임이 어떻게 모면할 지, 정면돌파로 사실을 고백하고 도움을 요청하게 될지, 다음주까지 기다려야 겠지요.
물론 임감독이나 오스카가 영혼이 바뀐 사실을 알게 되면, 무슨 그런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느냐고 하겠지만, 제주에서의 이상한 행동들도 그렇고, 쏘리 하는 라임, 임감독에게 건방떨던 라임의 모습을 상기하면 좀 믿을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오스카도 마찬가지고요. 기분 좋은 말을 들으면 운동화 빵꾸날 정도로 땅바닥을 콕콕 찍던 라임과 주원이 같은 행동을 했던 것도, 다른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는 일이라고는 가뭄에 콩나듯이 했던 주원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꾸벅 인사를 하던 일들도 이해가 될 듯도 하고 말이지요. 그래도 이 두 양반 걱정은 안되네요. 수호천사가 되었음 되었지, 저승사자는 안될 듯 하니까요.
길라임 아버지의 죽음, 해피엔딩 암시?
그럼, 이 타임에 왜 주원과 라임이 영혼체인지를 했어야 했는지 잠시 정리를 해두고 가야 겠네요. 주원과 라임의 영혼체인지는 앞으로 있을 라임의 다크블러드 오디션과 라임에게 닥칠 불행이 동시에 예고되는 불안한 징조입니다. 라임 아버지가 딸을 살리기 위해서 라며 주원에게 미안하다고 했던 말을 생각하면, 라임에게 예고된 사고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과, 동시에 주원이 라임을 대신해 죽을 수도 있음을 암시합니다. 그래서 새드엔딩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기 힘들기도 하지만, 저는 그보다는 라임을 받아들이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더 크답니다. 

두번째 영혼체인지는 두 사람 사이에 있는 불가분의 운명을 설명하기 위한 체인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주원의 폐소공포증과 길라임 아버지의 죽음이 연관되었을 것이라는 복선때문이에요.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알게될 것도 같아요. 라임은 주원이 약을 복용하고, 정기적으로 정신과 닥터 지현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듯하고, 주원은 라임의 라커에서 길라임의 어버지 사진을 보며, "어쩐지 꼭 뵌 분같고 친근하고 그렇습니다"라는 말을 했는데, 주원과 라임의 영혼체인지가 우연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복선이기도 합니다.
라임의 아버지가 주원을 살리고 죽음을 맞이했을 거라는 것은 이미 예상은 했지만, 문제는 이 사실을 라임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해요. 물론 아버지를 죽인 원수는 아니지만, 주원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는 것은 라임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 상처를 극복하는 것이 주원의 강한 사랑이겠지만, 주원은 주원대로 고통을 받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우울함이 감지되기도 합니다. 길라임 아버지가 자기 대신 죽었다고 생각하면, 지금까지 라임이 온몸에 상처투성이가 되면서 쪽방 30만원짜리 월세에서 살게 했고, 라임이 학업을 계속 하지 못했던 이유였기도 했을 테니까요. 라임 아버지의 희생으로 주원은 상류 1%의 모든 안락함은 다 누리며 살 수 있었지만, 길라임은 자기때문에 가난과 궁핍과 부모없이 자랐다는 모욕까지 받게 했으니 말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라임 아버지의 죽음은 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을 위한 강한 복선이기도 합니다. 문분홍 여사의 입장에서 아들의 목숨을 구해준 사람의 딸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느 면에서는 진정한 사랑에 두손두발 들어주는 것보다 더 현실적인 인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저는 가난한 여주인공이 재벌가의 아들과 사랑에 빠져 신데렐라가 되는 이야기를 썩 달갑게 생각하지 않아요. 과연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감때문인데요, 주원의 엄마가 이런 말을 했었지요. "주원과 사이에 아이를 낳는다면 아이까지는 받아줄 수 있다, 하지만 그애(라임)는 절대 우리집 문턱을 넘을 수 없다, 내가 죽어서까지도. 내가 그렇게 유언장에 쓰겠다"라고요.
이런 주원엄마의 마음을 두사람의 절절한 사랑으로 돌리기는 무리일 겁니다. 아마 라임을 평생 며느리로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고, 더한 모욕을 줄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통속적이고 식상할 수도 있고, 또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라임 아버지를 주원의 생명의 은인으로 설정하는 것은, 김은숙 작가가 라임의 미래에 대한 현실적인 배려로도 보입니다.
또 하나 해피엔딩을 위한 복선은 주원의 트라우마에 대한 치료책이에요. 주원의 폐소공포증은 생명의 위험에서 온 후유증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기때문에 누군가가 죽었다는 자책감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 사고에 대한 기억의 문을 닫아버린 주원에게 봉인된 기억이 돌아오면, 극도의 심리적 혼란을 겪게 될 수도 있겠지요.
라임 아버지는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프로의식으로 무장된 소방관이에요. 라임 역시도 비슷한 직업관을 가지고 있지요. 스턴트의 프로정신이 없다면 다른 사람을 대신해 팔다리가 부러지거나, 혹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일을 할 수 없을 테니까요. 주원이 라임의 몸을 대신해서 알게 되는 것은 위험한 직업의 고귀함일 겁니다. 그리고 더 알게 되겠지요. 소방관이나 다른 사람의 위험을 대신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희생에 대해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지요. 라임 아버지가 주원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잃었지만, 주원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주원이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원의 폐소공포증은 자신을 구한 소방관에 대한 죄의식도 함께 자리하고 있을 것같아서 말이지요. 그것을 알게될 때 죄의식과 폐소공포로 인한 주원의 트라우마도 자연스럽게 치유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라임이 출연할 다크블러드, 영화제목에서 풍기는 아우라는 비극의 징조가 농후하지만, 설마 사고로 누군가를 잃게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주원엄마 문분홍 여사가 라임을 예쁘게 받아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게 되네요. 진정한 해피엔딩은 가족이라고는 세상천지에 아무도 없는 라임에게 진짜 가족들이 생기는 것도 포함되어야 하니까 말이지요. 재산도 자식도 사랑도, 이것 없으면 다 소용없는 것이잖아요. 살아있다는 것 말이에요. 라임 아버지의 죽음으로 대신 얻은 아들의 생명, 주원과 라임의 사랑을 위한 해법이라는 장치로는 너무 드라마적이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두 사람이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결말이 났으면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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