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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28 '굿 닥터' 주상욱, 주원을 위한 차선책이 공감가는 이유 (9)
2013.08.28 12:53




경찰을 대동하고 은옥이를 데려 가겠다고 진상을 피우는 고모(이 분 연기 밉살스럽게 잘하더군요) 앞에 선 박시온(주원), 은옥의 의사를 물어보자는 시온의 말에, "그래 해보자"고 그야말로 웃기고 자빠졌던 고모에게 은옥의 의사를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한 두 음절에 불과하지만 은옥의 말도 찾아 준 시온이었죠.

고모가 은옥에게 집착했던 이유 중 하나가 은옥 앞으로 나온 장애아동수당때문이었든 듯도 보이더군요. 에라이, 이런 벼룩의 간을 빼먹는 삐리리 같은 아지매! 싫어 진짜 싫어!!  

은옥이는 병원에 남겨졌지만 병원비 정산을 하지 않아 은옥의 처방이 제한되었다는 말에, 자신의 장애수당으로 은옥의 병원비를 치뤄준 시온, 불편한 현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충고하는 차윤서(문채원), 야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저 돈 많습니다. 100만원도 넘게 있습니다. 은옥이 병원비 제 장애아동수당입니다", 시온의 마음에 뭉클했습니다. 시온에게 장애아동수당은 자신의 돈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는 돈이라는 생각인 듯 보여서 말이죠. "저 보다 더 어려운 사람 도와야 합니다". 

 

좀 길어졌던 은옥의 에피가 일단락된 듯하고, 성원대 병원에 천재 성악가 이규현(정윤석-이 어린 아역 제가 유심히 보고 있는 기대주입니다. 스캔들에서 하은중의 아역으로 나왔고, 그녀의 신화에서는 서태지 광팬으로 연기를 잘하더군요)이 들어왔습니다. 수두인두내에 비정상적인 구멍으로 염증이 생기는 선천성 기형을 앓고 있는 희귀케이스입니다. 수술밖에는 방법이 없는데, 수술 후에는 고음을 낼 수 없어 성악가의 꿈을 접어야 할 수도 있는 안타까운 사연의 환아입니다. 

규현의 병명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시온, 김도한(주상욱)이 의국팀들 회의에 시온을 참여시킨 이유가 드러났지요. 의국 레지던트들에게는 더 공부하라는 말을 하면서, 시온의 능력을 모두 앞에서 인정해 준 김도한이었죠.

"너희중에 이 질환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 박시온뿐이다. 정확한 진단이 바탕돼야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다. 희귀질환이라고 등한시 말고 분발해라". 시온에게 마음을 여는 도한 같아서 보여서 좋아좋아!

 

김도한에게는 다른 이유가 또 있었습니다. 시온을 진단의학과로 보내려는 것이었지요. 은옥의 병실문을 열어두었다는 오해로 최우석(천호진) 원장의 거취문제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에 시온이 병원에서 나갈때도 차갑게 보냈던 도한, 그의 마음도 편하지 않습니다. 시온을 보면 겹쳐지는 동생때문에 더더구나 말이죠.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숨어서 살라는 그의 방백에 실망했던 7회였지만, 8회에서는 도한의 마음이 표현되어서 마음을 좀 풀었습니다;; 특히 입국식 2차 노래방에서 즐겁게 노래를 하는 시온을 슬픈듯 안타깝게 바라보다 돌아서는 김도한의 표정은 시온에 대한 그의 진심이 묻어나오더군요. 동생도 살아있었으면 함께 노래방도 갔겠지 싶은 동생에 대한 그리움시온에게 차갑게 대했던 미안함, 시온에 대한 걱정 등등의 복잡한 감정이었겠죠.

(***몰랐던 문채원의 끼~  광란의 템버린 춤, 뀻!!!!! 문댄서라 불러주세욤^^) 

 

김도한은 시온을 진단의학과로 보내는 것이 차선책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박시온 능력을 확인해 본거야. 박시온 진단의학과로 보낼 생각이야. 거기서는 수술할 필요도 없고... 박시온을 의사로 만들 차선책이야. 그나마 차선책이 있다는 건 행운이야".

개인적으로 김도한의 말에 수긍이 가더군요. 시온의 꿈이 서전이기는 합니다. 수술로 아이들을 살리는 의사, 그런데 말이죠, 의사가 꼭 메스를 들어야 의사는 아니죠. 박시온은 서전이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려들지 않지만, 시온을 보는 주위 시선은 그리 살갑지도, 믿음직스럽지도 않습니다. 특히 응급상황에서 보여지는 시온의 긴장감, 손을 떨고 동공이 풀리는 상황이 언제 어떻게 닥칠지도 모르기에, 도한은 시온이 메스를 잡는 것이 불안합니다.

정확한 진단과 수술방법을 외우고 있는 시온이지만, 수술 역시도 그의 천재적 암기력처럼 능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죠. 특히나 소아환자들의 장기나 혈관등이 성인에 비해 작기때문에 실수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고 말이죠. 

'정확한 진단이 전제되어야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다', 수술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중요한 것이 정확한 진단입니다. 환아를 살리고 싶어하는 시온이지만, 반드시 수술을 해야만 의사가 되고 싶은 시온의 꿈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진단도 중요하다고 설득하려는 차윤서에게 화를 내고 나가버리는 시온, "꿈하고 잘하는 건 다릅니다. 전 그림을 제일 잘 그립니다. 수술보다 잘 할 자신있습니다. 꿈이란 건 잘하지 못해도 그냥 하고 싶은 겁니다. 빕먹을 때도 잠잘때도 생각나는게 꿈입니다. 저를 기분좋게 하는게 꿈입니다". 

시온은 꿈을 포기할 생각이 없습니다. 형아랑 한 약속이기에 시온은 꼭 지키고 싶어 합니다. 의사가 너무 좋아서, 아이를 살리는 일이 너무 좋아서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에게 그의 꿈을 버리라 합니다. 시온이 의사가 되지말라는 말이 아닌데, 다만 서전이 아닌 다른 의사가 되는 것은 어떻느냐는 것인데, 시온은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잘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꿈), 시온의 말은 뒤통수를 얻어맞은듯 멍해지면서도 가슴 한켠이 무거워지더군요.

암기에 천재성을 가진 시온, 성악에 천재적 재능을 가진 규현, 그러나 꿈을 접어야 한다는 공통점이 그들을 가로막았습니다. 잘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 박시온의 경우이기에 더 어려운 질문이 되는군요. 잘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같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시온의 경우는 힘들죠. 생명을 다루는 의사가 꿈이기에 말이죠.

천재성악가 규현의 선천성 기형, 4살때부터 성악만 했던 아이가 가장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성악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하면 잘 할 수 있는 것을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규현이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성악이었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옥상 난간에 서있는(아가, 그래도 그러면 못쓴다, 안돼!) 규현을 보니, 규현도 하고 싶고, 잘하는 것이 성악이었던 듯도 보이더군요. 

 

엄마의 극성때문에 규현에게는 잘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할 기회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기는 했습니다.

아이의 건강보다는 성악을 할 수 없다는 말에 수술을 거부하는 규현 엄마는 아니나 다를까 눈살찌푸리게 하는 왕극성 까칠맘이더군요. 수술을 거부하는 규현엄마에게 너무 한다며 은옥의 고모같다고 직설을 던지는 시온, 규현의 엄마 태도가 하도 기가 차니 버럭 김도한도 가만 있더군요. 규현엄마가 은옥의 진상 고모를 봤어야 했는데, 은옥의 고모나 규현엄마 둘다 같은 류의 사람들같아서 말이죠. 

시온이 규현을 처음 보고 했던 말이, 규현이는 노래말고는 말을 못하냐는 것이었습니다. 규현을 보면서 혹 엄마의 강요로, 잘 하는 것만 보며 죽어라 달리기만 했던 것은 아닐까 싶더군요.

노래연습을 해야 하니 친구와 놀지도 못했고, 잠자는 시간외에는 노래밖에 없는 규현, MP3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속상하고 아프더군요. 참으로 이율배반적이게도 음악감상을 하는 척 하면서, 규현은 잘하는 노래에서 벗어나 숨쉬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시온은 그런 규현의 마음을 한 번에 읽어내지요. 자신의 어렸을때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었거든요. 아무도 놀아주지 않았던 시온은 그래서 말도 잘 안했고, 혼자가 외로워 웃을 일도 없어서 많이 아팠습니다. 마음이 늘 아팠습니다.  

규현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많이 아픕니다. 옥상에 올라간 이유도 마음이 아파서였을 겁니다. 자신의 몸보다 성악가가 될 아들이 중요하고, 유학에 차질이 빚어질까 더 걱정하는 엄마, 엄마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규현입니다.

어른들은 그러죠, '다 너의 장래를 위한 일이야, 너를 위해 부모가 모든 것을 희생했는데...', 아이들에게 그 말이 사랑으로 들리지 않는다는 것, 왜 우리 어른들은 다른 사람에게서는 보면서도 정작 내 자신에게서는 보지 못할까요? 우리 아이들이 부모에게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늘 사랑이 고픈 것이 아이들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수술을 하면 성악을 할 수 없는 규현, 서전이 되는 외과대신 진단의학과로 옮겨야 하는 시온, 두 천재의 꿈앞에 닥친 시련에서 저는 다른 희망을 읽습니다. 

규현의 에피가 그래서 나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천재에게 주어지는 고난과 시련같은 것 말입니다. 세상은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사는 것은 아니라는 것, 차선도 주어진다는 것, 어쩌면 시온이 규현을 통해 배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고음을 낼 수 없는 규현은 테너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바리톤의 꿈을 새로 가져볼 수도 있고, 규현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다면 그것을 할 수도 있겠죠. 수술을 할 수는 없지만 시온은 그의 방대한 의학지식으로 정확한 진단을 하는 진단의학과 의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굿 닥터, 아이들 마음을 치료하고 정확한 진단을 하는 시온은 메스를 잡든 아니든, 이미 좋은 의사쌤입니다. 

물론 전 시온이 메스를 잡아 최고의 수술을 하는 모습도 한편으로는 보고 싶습니다. 시온의 꿈이 이뤄지는 것도 보고 싶고요. 그런데 김도한의 말도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시온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도한의 걱정을 밀쳐버리기도 힘드네요. 

김도한의 차선책이 그가 찾은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온을 의사로 만들고 싶은 그의 진심이 느껴지더군요. 돌아온 시온때문에 행복해 하는 윤서에게 "앞으로 동생 간수 잘해"라고 했지만, 김도한에게 해당되는 말 같기도 하고요. 시온의 능력을 인정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받아들이려는 모습, 김도한에게 감지되는 변화가 어쨌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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